권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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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것만 보이고 듣고 싶은 것만 들리는 시대. 한 쪽에만 속 시원한 기사보다는 양쪽 모두 불편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kaki@donga.com

취재분야

2025-11-21~2025-12-21
정치일반81%
인사일반3%
칼럼3%
정당3%
기타10%
  • 류양선 할머니, 젓갈가게로 번 23억여 원 30년간 모두 기부

    사회에 큰 감동을 전해줬다며 국민이 직접 추천한 사람은 누구일까.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37년간 젓갈가게를 운영하며 모두 23억9000만 원 상당을 기부한 류양선 할머니(79)가 첫손에 꼽혔다. 2001년 TV 광고에서 ‘디지털’이라는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돼지털’이라며 퉁명스럽게 받아치는 젓갈 할머니로 등장해 웃음을 주었던 류 할머니는 오전 4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꼬박 일해 번 돈으로 장학금과 책을 기부해왔다. 자신을 위해서는 1000원짜리 한 장도 쓰지 못하면서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거금을 쾌척하는 할머니의 모습에 많은 사람이 ‘희망’을 보았다. 류 할머니처럼 숨은 공로자에게 국민이 직접 감사의 마음을 전달한다. 행정안전부는 26일 국민이 직접 수상자를 추천하는 국민추천포상 수상자 2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류 할머니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다. 국민이 직접 추천한 473명 중 현지 실사와 7번에 걸친 심사를 거쳐 선정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던 류 할머니는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 “여자애가 무슨 공부냐”는 어른들의 타박 때문이었다. 그러나 공부에 대한 갈증은 나이가 들수록 더해졌다. 류 할머니는 자신 같은 사람이 더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1983년부터 기부를 시작했다. 1998년에는 경기 광명시의 상가와 임야 등 10억여 원에 이르는 재산을 고향인 충남의 한서대에 기증해 화제가 됐다. 올해 2월에는 한 방송사 TV 프로그램에서 ‘골든벨’을 울린 대전 대신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2500만 원 상당의 조선왕조실록 전질을 기부하기도 했다. 류 할머니는 “보답받자고 한 일도 아니고 그럴 만한 일을 하지도 않았다”고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이 밖에도 기부 봉사 헌신 인명구조 고난극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묵묵히 헌신해 온 사람들이 평범한 이웃의 추천을 받아 국가로부터 포상을 받는다. ‘작은 거인’ 김해영 씨(47·여)는 척추장애 때문에 키가 134cm밖에 되지 않으면서도 아프리카 오지에서 재능기부와 봉사활동을 펼쳐 국민훈장 목련장의 주인공이 됐다. 김 씨는 보츠와나의 ‘굿 호프’ 직업학교에서 1990년부터 14년 동안 현지 주민들에게 뜨개질 기술을 전수했다.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전사한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씨(69)는 2010년 받은 유족보상금 중 1억 원을 방위성금으로 기부해 국민포장을 받는다. 해군은 이 돈과 기존 예산을 합쳐 구매한 18정의 ‘3·26 기관총’을 초계함 9척에 나누어 배치했다. 윤 씨를 포함해 △목재소를 운영하며 모은 15억 원의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부한 김흥제 씨(84) △장애아동을 포함해 8명을 입양한 강수숙 씨(52) △35년간 도시빈민 등에게 무료진료를 하고 있는 고영초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장(59) △우리나라 미혼모 권익 보호에 힘써 온 미국인 리처드 보아스 씨(63) △실직자에게 보일러 기술을 전수한 이영수 씨(58) △36년간 나눔을 쉬지 않은 이진용 씨(61) △염소를 키워 모은 1억 원을 기부한 정갑연 씨(79) 등 8명이 국민포장을 받는다. 농사로 모은 1억원을 재난지역에 기부한 김재문 씨(62)는 국무총리표창을 받는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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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학습지원센터 다녀오더니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서울 강동구에 사는 김도훈 군(16)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프로야구팀 기아 타이거즈의 열혈 팬이었다. 자연스레 김 군은 나중에 커서 프로야구 선수가 돼야겠다는 꿈을 키웠다. 공부는 뒷전으로 미뤄둔 채 야구를 보거나 운동에만 몰두했다. 성적은 점점 바닥으로 떨어졌다. 중학교 1학년 당시 그의 성적은 거의 꼴찌에 머무를 지경이었다. 중학교 2학년이 된 김 군은 부모에게 폭탄선언을 했다. 집 근처에는 야구부가 있는 중학교가 없으니 야구할 수 있는 종로구의 한 중학교로 전학 가겠다고 선언한 것. 김 군의 부모는 평소 운동에 소질도 없는 김 군이 계속 고집을 부리자 고민에 빠졌다.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강동구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에 상담을 신청했다. 사실 김 군도 자신의 처지를 잘 알았지만 바닥권인 성적이 가져다주는 ‘현실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 야구선수가 되겠다고 집착했던 것. 윤영희 상담사는 김 군이 진로를 감정적으로 결정하지 않도록 감정조절 훈련과 심층 상담을 병행했다. 반년 동안 리틀야구단에 가입시켜 직접 야구선수의 생활을 체험하도록 했다.○ 야구선수에서 외교관으로 변한 꿈 몇 달 뒤 김 군이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 “상담과 야구단 생활을 직접 해보니 야구선수보다는 외교관이 어울릴 것 같다”고 한발 물러선 것. 김 군은 “이제야 내 진짜 꿈을 찾은 것 같다”며 “앞으로는 고집을 부리지 않고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겠다”고 다짐까지 했다. 20점에 불과했던 수학 점수는 1년 만에 80점대 후반으로 훌쩍 올랐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김 군은 학교 상위 10%를 1차 목표로 설정하고 외교관의 꿈을 키우고 있다. 서울 강동구는 김 군처럼 자신의 진짜 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청소년들을 돕기로 했다. 2010년 만들어진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와 함께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상상팡팡’을 운영하기로 한 것. 구는 26일 지하철 5호선 명일역 1번 출구 인근에 ‘상상팡팡센터’(3388.gd.go.kr)를 개관하고 진로체험을 통한 학습동기 부여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상담실 진로도서관 다목적홀 등을 갖추고 있다. 적성검사와 일대일 진로학습 상담 등은 무료다. 02-481-7088 ○ 진로체험은 자기주도학습의 시작 진로체험교육은 1단계 적성탐색, 2단계 직업탐구 기자단과 토크콘서트, 3단계 직업 체험 강좌로 이뤄진다. 1, 2단계는 적성을 파악하고 막연하게 알고 있던 직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센터는 한 달에 한 번 청소년들이 궁금해하는 직업을 선택해 토크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일부 재능기부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무료이고 나머지는 유료다. 직업 체험 강좌는 전문 교육기관과 연계하거나 센터에서 직접 실시한다. 단순히 보고 듣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로 경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이 직접 빵을 만들어 팔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실제로 ‘일일 빵집’을 운영하도록 하는 식이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학습에 흥미를 가지려면 올바른 진로체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센터가 학생들의 꿈과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주는 인생 나침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2-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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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서울시 “뚝섬 승마장 월말까지 철수하라”

    서울 뚝섬 승마훈련원의 전(前) 원장이 분양대금 6억여 원을 횡령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자 서울시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는 승마협회의 운영 능력을 믿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승마협회가 이달 말까지 뚝섬 승마훈련원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7월 1일 명도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뚝섬 승마훈련원장을 지낸 박모 씨(62)는 2003년부터 당시 훈련원 이전 및 신규용지 개발을 위한 공동사업권과 종합체육시설 운영권을 주는 대가로 두 차례에 걸쳐 업체 사장들에게서 3억 원을 받았다. 2004년에는 도봉동 승마장 공사 시공권 청탁 대가로 2억 원을, 뚝섬 승마장 철거와 개보수 공사 시공권을 주는 대가로 관계자들에게서 2억 원을 받아 챙겼다. 2004년 7월 훈련원 이전이 무산되고 시공권도 주지 못해 돈을 돌려 달라는 압박을 받게 되자 박 씨는 2005년 6월 당시 훈련원이 회원권을 분양해 확보한 자금 중 6억2100만 원을 횡령해 개인적인 용도와 리베이트 비용을 갚는 데 썼다. 박 씨는 또 2004년 승마협회의 법인화가 검토되자 공사업체 선정, 자금 운용 등의 권한을 잃기 전에 훈련원 공사를 진행하려고 ‘대한승마협회와 공동으로 뚝섬승마장 개보수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공동추진 각서를 위조해 시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박 씨는 2008년 배임수재 및 업무상 횡령,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받고 복역한 뒤 2010년 출소했다. 승마협회는 “공금 횡령은 박 씨의 개인적 비리”라고 선을 그었다. 이광진 승마훈련원장은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시가 회원권 분양과 관련해 면밀한 검토를 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는 승마협회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승마협회가 도덕성이 부족한 고위 간부를 훈련원장에 임명한 데다 제대로 된 감시를 못해 횡령이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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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120다산콜센터에 욕설… 못참아!

    서울시는 다음 달 1일부터 120다산콜센터 상담원에게 폭언 욕설 성희롱을 일삼는 악성 민원인에게 강경 대응할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시에 따르면 상담원들은 고객의 전화를 받으며 각종 언어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민원은 한 달 평균 2300여 건이 접수되고 있다. 전체 상담원 중 87%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 직원들은 악성민원인으로부터 “신음소리를 내보라” “성관계가 가능한가” 같은 성희롱을 당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시는 기존에 운영되던 악성민원 전담팀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전에 운영하던 전담팀에서는 고객이 언어폭력을 해도 대응하지 않고 고객이 전화를 끊을 때까지 기다렸지만 앞으로는 상담원이 “법적조치에 따른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계속 언어폭력을 사용할 경우 해당 전화번호는 전담팀에서 특별 관리한다. 1차적으로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통해 안내하고, 2차적으로 경고문을 발송한다. 그래도 계속될 경우에는 법무검토를 거쳐 법적 조치를 취하게 된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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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 길 명품 길] 구연작가 서정숙 씨의 낙성대 ‘교육체험’길

    강감찬 장군이 태어난 곳은 서울 관악구 낙성대(落星垈)다. 강 장군의 어머니가 별이 품속으로 떨어지는 태몽을 꾸고 아들을 낳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뒤로 주민들은 낙성대를 ‘인재가 태어나는 곳’으로 여겨 왔다. 서울대가 1970년대 관악구로 이전한 걸 보면 주민들의 믿음은 사실이 된 듯하다.20일 찾은 낙성대 ‘문화의 거리’에는 또 다른 인재를 낳기 위한 시설들로 가득했다. 서울영어마을 관악캠프, 관악예절원, 구립도서관, 안국사(安國祠), 서울시 과학전시관 같은 교육 체험 시설이 늘어서 있다. 이날 함께 이곳을 걸은 인기 동화구연작가이자 교육활동가인 서정숙 씨(56·여)는 인재 육성을 ‘나무 키우기’에 비유했다.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가 높고 곧게 뻗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 씨가 서울대 후문을 향해 쭉 뻗은 길을 뒤로하고 왼쪽에 난 작은 흙길로 들어서며 말했다.“가족이 함께 걷기엔 이런 길이 더 좋습니다. 훌륭한 인성을 갖춰야 인재도 될 수 있는 것이죠.”○ 모든 교육은 공감에서 시작해서 씨를 따라 걸어 들어가니 관악예절원이 나왔다. 서울 서남권에서 유일한 전통예절원으로 인사법부터 다도 서예 전통문화와 놀이를 배울 수 있다. 예절원에 들어오면 신발을 벗을 때도, 자리에 앉을 때도 조심스러워진다. 강금주 문화수호미는 “밖에서는 ‘쩍벌남’ ‘쩍벌녀’였던 학생들도 꼼짝없이 얌전해진다. 조신하게 걷고 얌전히 앉는다”며 웃었다. 예절원 홈페이지(www.gwanakyae.co.kr)에서 일정표를 확인하고 방문하면 된다. “생생한 체험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단해요. 주입식 교육과 달리 스스로 공감하고 경험하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죠.”서 씨도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교육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다 찾은 것이 연극이다. 재미와 공감을 모두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장애아동과 다문화가정에 대한 연극을 만들어 각 자치구를 돌며 공연했다. 올해는 학교 폭력에 대한 새로운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서 씨가 직접 운영하는 실버연극단은 동물이 나오는 우화로 학교 폭력 문제를 다뤄 무대에 올린다. 9월부터 시내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를 돌며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서 씨는 “딱딱한 학교 교육은 호소력이 떨어진다. 연극을 보고 적어도 신고전화가 117이라는 정도는 기억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걷는 길 예절원에서 나오자마자 왼쪽 흙길로 들어서면 낙성대공원과 구립도서관이 나온다. 설치미술가 배영환 씨가 컨테이너를 이용해 만든 46m²(약 14평) 규모의 작은 건물 두 개에 3000권의 책이 진열돼 있다. 길을 걷다 잠시 들러 책을 읽기에 부담 없는 크기다. 도서관을 지나 조금 더 걸으면 강감찬 장군의 사당인 안국사가 나온다. 나무가 많아 시원하고 고즈넉해 감춰뒀던 속내를 털어놓기도 좋은 곳이다.“조용한 길을 걸으며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하면 아이가 진짜 원하는 바가 뭔지 알게 되죠.”서 씨는 입시교육 위주의 우리 사회에서 아이와 부모가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걱정했다. 자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함께 걷는 게 좋다고 권했다.“가까운 곳에 이런 좋은 길이 있는 걸 모르는 것처럼 부모가 오히려 아이에 대해 잘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아요. 오늘이라도 당장 아이와 손잡고 걸어 보길 바랍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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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서울시 ‘가뭄대책본부’ 긴급 편성

    서울시가 104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을 이겨내기 위해 19일부터 ‘가뭄 물주기 대책본부’를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48일 동안 10.6mm의 비가 내려 평년 강수량의 6.4%에 불과해 기상관측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며 도심 가로수가 말라죽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문승국 행정2부시장이 직접 지휘하는 대책본부는 공원녹지국 소방방재본부 기후환경본부 상수도사업본부 공무원이 참여하며 가뭄이 해갈될 때까지 운영된다. 각 자치구의 녹지급수차량 외에 소방차 도로물청소차 상수도사업본부의 물차와 민간 급수차까지 모두 499대가 동원된다. 특히 서울시는 우면산 산사태 지역에 심은 상수리나무와 억새 등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급수 차량 17대를 별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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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어린이대공원 162억 들여 새단장 한다

    1980, 90년대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한 번쯤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청룡열차’를 타봤던 기억이 있을 법하다. 하지만 1973년부터 운행해 온 어린이대공원 청룡열차는 추억으로만 남게 됐다. 서울 어린이대공원은 놀이동산의 청룡열차를 철거하고 다른 놀이기구를 설치하는 등 새 단장에 들어간다고 19일 밝혔다. 서울시 동부공원녹지사업소는 162억 원을 들여 2013년 말까지 놀이기구 2개는 다른 곳으로 옮기고 9개의 놀이기구를 새로 제작할 계획이다. 새로 생기는 놀이기구는 롤러코스터 범퍼카 바이킹 회전관람차 후룸라이드 슈퍼라이드(둥글게 돌며 위아래로 움직이는 놀이기구) 타워라이드(기둥을 오르내리는 놀이기구) 회전그네다. 바이킹은 현재 40인승보다 큰 60인승 이상으로 제작된다. 잠실롯데월드의 ‘스페인 해적선’(70인승)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다. 범퍼카는 기존보다 6대 늘어 16대가 된다. 슈퍼라이드도 기존 시설인 점프보트(56인승)보다 크게 제작된다. 타워라이드와 회전그네는 자이로드롭, 스페이스샷, 스타플라이어 중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롤러코스터는 민원을 고려해 무소음시설로 제작된다. 새 시설들은 20, 30년 된 놀이기구를 대체한다. 2008년 안전진단에서 불합격 등급을 받은 뒤로도 수년간 계속 탈락해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는 것들이다. 사업소는 공개입찰을 통해 9월 초 사업자를 선정하고 10월부터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2014년 4월까지 공사와 시범운영이 진행된다. 이 기간에 놀이동산은 문을 닫는다. 새 단장한 놀이동산은 2014년 어린이날을 전후해 문을 열 예정이다. 이용태 시 동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시민의 요구와 주변 민원까지 반영해 모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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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104년만의 최악 가뭄… 목타는 서울

    기상 관측 이래 100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뿌리가 얕은 서울시내 가로수와 공원의 꽃나무, 잔디가 말라죽고 있다. 하도 가뭄이 심하다 보니 농작물 피해만 있는 게 아니라 도심의 가로수까지 피해를 보고 있는 것. 서울 지역엔 최근 48일 동안(5월 1일∼6월 17일) 고작 10.6mm의 비가 내렸다. 이는 평년(165.8mm)의 6.4% 수준이다. 1908년 서울 지역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으니 104년 만의 가뭄이다.○ 도시 나무들 고사 직전 18일 찾은 서울 양재대로 중앙분리대 조경구역에서는 작은 나무, 큰 나무 할 것 없이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나무 허리에 매단 물주머니가 버거워 보였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한창 녹음을 자랑해야 할 버즘나무 은행나무 향나무 철쭉 줄사철 회양목 맥문동 등이 노란 빛을 띠고 있었다. 반나절 전에 물을 주었는데도 땅은 쩍쩍 갈라져 있었다. 김병완 강남구 조경팀장은 “급수차 6대가 매일 담당 구역을 돌며 물을 주고 있어 말라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근처 인도의 가로수 밑에는 비교적 가뭄에도 잘 견딘다는 맥문동이 시들고 있었다. 30∼40그루 가운데 멀쩡한 것은 5그루뿐. 대부분 잎의 끝부분이 노랗게 타들어갔다. 나무를 볼 때마다 속이 시커멓게 탄다는 김 팀장은 “서울에서 이런 가뭄은 처음 본다. 국가적 수준의 재난 아니냐”고 말했다. 강남구는 3대만 운행하던 급수차를 최근 6대로 대폭 늘렸다. 5월 말부터 새로 심은 나무에만 달아주던 25L짜리 물주머니 500개도 긴급 투입했다. 도시에서 가뭄을 실감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주기적으로 물을 주는 서울 시내 도로와 인도 주변 녹지가 시들해질 정도다. 서울 시내에는 가로수 28만4000그루, 띠녹지 350km, 녹지대 424만5000m²가 조성돼 있다. 광화문과 청계천 주변 녹지에 외떡잎식물은 이파리 바깥부터 노랗게 변하고 있었다. 회양목 이파리 끝은 손으로 만지니 낙엽처럼 부서졌다. 청계천 입구 수크령도 힘을 잃고 쓰러졌다. 서울 동작구 상도터널 앞에 조성된 1150m²(약 348평) 규모의 조경구역 나무들도 타들어가고 있었다. 한강대로 중앙에 있는 잔디 대부분은 이미 말라 비틀어졌고 꽃나무 역시 군데군데 이파리가 누렇게 변했다. 도로변은 땅이 물을 머금지 못하는 데다 지열이 높아 더욱 피해가 크다. ○ 서울시 장기 대책 마련 나서 서울시는 말라죽는 나무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시는 8일 각 자치구에 급수차를 빌릴 수 있도록 2억여 원을 지원했다. 각 자치구가 15일 정도 급수차를 추가로 배치할 수 있다. 도로청소차, 소방차도 동원됐다. 지금으로선 나무가 줄기까지 말라 생을 마치기 전에 비가 오는 게 최선의 대책이다. 앞으로 열흘 정도가 고비다. 18일 오후부터 남해안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서울에는 이번 주 내내 비 예보가 없다. 배호영 시 조경과장은 “앞으론 기후 변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이 올해뿐만 아니라 매년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 서울 가로수를 가뭄에 강한 수종으로 교체하고 빗물 유입이 잘되도록 녹지를 보도보다 낮은 곳에 조성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 201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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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석기 ‘애국가 부정’ 파문]‘수도〓서울’처럼 ‘국가〓애국가’는 관습헌법 지위

    애국가를 국가(國歌)로 보는 근거는 2010년 7월 대통령령으로 제정된 ‘국민의례 규정’ 제2조 2항이다. 이 조항은 ‘국민의례란 공식적인 의식이나 행사에 있어 국민으로서 국기에 대한 예를 표하고, 애국가를 애호(愛好)하며,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하여 예를 갖추는 일련의 격식을 말한다’고 해 애국가를 국가로 규정하고 있다.행정안전부는 2010년 규정이 마련되기 전에도 관습적으로 불렸기 때문에 ‘엄연한 국가’라는 입장이다. 애국가는 국가 행사나 공공기관 행사에서 사용되고 초중고교생 교과서에 실리는 등 ‘국가’의 지위도 인정받아 왔다.이지헌 행안부 의정관은 “국가가 독재정권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은 근거 없는 소리”라며 “애국가는 임시정부 때도 불렀고 1948년 정부 수립 때도 불렸기 때문에 의심할 여지가 없는 국가”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2010년 일부 노동계와 좌파 단체에서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민중의례를 진행하자 정부 내부 지침을 국민의례 규정으로 제정해 국민의례를 정확히 알리고자 했다.법조계의 해석도 정부와 같다. 애국가가 국가가 아니라는 것은 국가와 애국가에 대한 몰이해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1948년 정부 수립 때부터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 국가는 애국가, 국기는 태극기, 국화는 무궁화다. 누구나 아는 상식이어서 법제화가 필요 없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의 다른 변호사는 “2004년 헌법재판소가 수도이전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서울이 대한민국 수도임은 성문헌법과 동등한 관습헌법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한 논리는 애국가, 태극기, 무궁화에도 통용될 수 있다”고 했다.애국가는 1896년 11월 26일 독립협회가 독립문 주춧돌을 세우는 자리에서 정동교회와 배재학당의 찬양대가 부른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후렴구의 노랫말이 원형으로 전해진다. 작사자 미상으로 표기되지만 정치가 윤치호(1865∼1945)가 지었다는 설이 유력하게 제기돼 왔다.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의 선율에 따라 부르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에는 안익태(1906∼1965)가 1936년경 독일 베를린에서 작곡한 ‘한국환상곡’ 중 합창 부분 선율을 붙여 오늘날에 이른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

    • 201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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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메트로 엿보기]“편파 지원” 억울하다는 서울시… 더 억울한 시민단체들

    보수적인 시장 아래서 보수 시민단체를, 진보적인 시장 아래서 진보 시민단체를 지원했다면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바로 서울시 이야기입니다. 서울시가 14일 “일부 정치권이 서울시의 민간단체 지원이 편향적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음해”라는 내용의 입장 발표를 했습니다. 동아일보가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가 지원하는 민간단체의 63%가 물갈이됐다’고 12일 보도한 뒤 정치권은 이에 대한 공방을 벌여왔는데 서울시가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입니다. 시는 발표문에서 “북한 관련 사업을 하는 11개 단체 중 5개 단체는 지원 신청을 아예 하지 않았고, 지원을 신청한 6개 단체 중 3개 단체는 공정한 심사를 거쳐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공익사업선정위원 14명은 모두 전임 시장 시절에 위촉된 사람들”이라며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원 기준을 바꾼 이유를 빼고 한 시의 해명은 군색해 보였습니다. 본보 기사에서도 북한 인권단체 일부가 지원 신청조차 하지 않았던 점을 밝히며 이는 기준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관련 단체들은 “기존에 안보교육이나 북한인권운동을 하던 단체가 지원할 ‘안보분야’가 사라졌다. 시장이 바뀌면서 기준도 바뀌었는데 지원을 해주겠나 싶어 포기했다”고 했습니다. 시는 지원 기준을 바꾼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사업 분야를 바꾼 것은 보다 시민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인권단체도 ‘자유제안 분야’로 신청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유제안 분야’에는 시장 보좌진이 몸담았던 ‘환경정의’ ‘서울KYC(한국청년연합)’ 등이 선정됐으니 이마저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북한 관련 단체들의 속은 헤아리지 못한 듯합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평가 결과가 좋았던 북한 관련 단체도 탈락했습니다. 2011년 ‘양호’ 등급을 받았던 ‘열린북한’은 2012년에는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시는 탈락 이유를 설명하지도 않았습니다. 박 시장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 북한인권단체는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며 “시가 그런 단체까지 지원하라는 법은 없다”고 썼습니다. 차라리 시도 이렇게 당당하게 말했다면 보다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권기범 사회부 기자 kaki@donga.com}

    • 201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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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메트로 달인]보신각 ‘종지기’ 신철민 씨

    《 4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 보신각 앞. 정오 타종을 5분 앞두고 시민 타종 행사를 보러 40여 명의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보신각을 관리하고 있는 서울시 문화재과 소속의 신철민 씨(39)가 “보신각 종소리를 가까이서 들으려면 관람료를 내셔야 합니다. 이 자리에 오신 이상 모두 내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무료 행사인 줄 알았던 관람객들이 웅성웅성하며 발길을 돌리려 했다. 돌아서는 관람객들을 막아서며 신 씨는 “종이 울리기 직전에 박수를 치며 카운트다운을 함께 하는 것이 오늘의 관람료입니다”라고 농을 던진다. 마음이 풀어진 관객들도 크게 웃으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5, 4, 3, 2, 1.” 정오가 되자 보신각종이 ‘댕 댕 댕’ 울렸다. 》○ “보신각에 뼈를 묻고 싶다.” 보신각 종지기 신 씨는 6년 전 전통 문화체험을 진행하는 행사업체 직원으로 일하기 시작하며 보신각종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보신각 관리소장은 삼대에 걸쳐 보신각을 지켜 온 고 조진호 씨였다. 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조 전 소장에게 타종과 관리 방법을 배운 뒤 신 씨도 보신각종과 사랑에 빠졌다. 그해 12월 암 투병 중이던 조 전 소장은 “내가 죽으면 이곳을 지켜 달라”는 유언을 신 씨에게 남겼다. 신 씨는 간곡한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평생을 종과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전문성을 인정받아 2007년 3월 정식 서울시 직원으로 채용되기도 했다.○ “종은 치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다.” 시민 타종 행사가 끝난 뒤에도 신 씨의 ‘종 사랑’은 계속된다. 종 망치로 종을 약하게 5, 6번 친 뒤 두 팔을 벌려 종을 감싸 안는다. 신 씨는 “소리를 듣고 균열은 없는지, 소리가 변하지는 않았는지 점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에는 종을 치기 전 미리 ‘마사지’를 해 준다. 종을 약하게 진동시켜 추위에 얼어 있는 종을 깨우는 일이다. 종 망치를 관리하는 것도 신 씨의 일이다. 예전에는 소나무로 만든 종 망치를 썼다. 1979년부터 쓴 소나무 망치는 수분을 잃고 굳어 버렸다. 2007년에는 “종소리가 이상하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었다. 신 씨는 전국에 산재한 범종을 조사하며 보신각종에 가장 어울리는 나무를 찾아 헤맸다. 단단한 소나무보다는 조금 무른 플라타너스가 종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좋은 소리를 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2008년 플라타너스로 만든 종 망치를 새로 달자 종소리 논란도 잠잠해졌다.○ “소원 들어주는 종 보러 오세요.” 신 씨는 2006년 11월부터 시작된 상설 타종 행사의 진행자로 일하고 있다. 시민들이 종을 가깝게 느끼도록 2011년 ‘소원을 말해봐’ 코너를 만들었다. 관객이 종에 손을 대고 울림을 느끼며 소원을 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코너를 통해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하고 결혼 승낙을 받은 남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신 씨는 “보신각종은 전국에서 소원을 잘 들어주는 3대 종 중 하나”라고 자랑을 한다. “저도 힘들 때는 종을 안고 하소연을 합니다. ‘종님’은 대답이 없지만 신기하게도 마음은 가벼워지죠. 이곳에서 소원을 비는 모든 분의 소원이 이뤄지는 것이 제 소원입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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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생이 22조 예산 심의?

    연간 22조 원에 이르는 서울시 예산에 의견을 제시하는 주민참여예산위원으로 초등학생을 비롯한 150명이 선정됐다. 위원들은 전체 예산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2013년도 시 예산안에 포함되는 500억 원 규모의 주민사업 우선순위를 정한다. 서울시는 1664명이 응모해 11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주민참여예산위원 공개추첨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자치구당 6명, 남성과 여성을 75명씩 뽑아 지역 및 성별 균형을 맞췄다. 연령별로는 40대가 39명(26%)으로 가장 많고 50대(37명·24.7%), 30대(34명·22.7%)가 뒤를 이었다. 10대 2명(1.3%)이고 70대도 3명(2%) 선정됐다. 시 관계자는 “주민참여예산조례 제정에 참여한 시민단체 대표들이 추첨자로 참석하고 인터넷으로 추첨 과정을 공개해 투명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최연소 위원은 서울 구로구 영서초등학교 6학년생 서지민 양(12)이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와는 달리 초등학생도 참여할 수 있는 서울시 조례 덕에 신청할 수 있었다. 서 양은 “인터넷에서 모집공고를 보고 힘든 사람이나 어린이와 관련된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고 싶어 어머니와 함께 신청했다”며 “어린이들이 원하는 사업을 예산에 반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이 위원으로 참여한 데 대해 “지나친 전시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시의원은 “다양한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너무 과하다”며 “초등학교 6학년이 경제와 의회제도를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26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예산학교에서 주민참여예산제도, 재정 및 예산현황, 실습교육을 받는다. 다음 달 10일경 시, 시의회, 자치구와 비영리 시민단체 등이 추천한 100명과 함께 정식 위촉된다. 이들은 8개 분과위원회로 나뉘어 예산안이 제출되는 11월까지 활동하며 500억 원에 이르는 내년 주민사업의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무보수 명예직이다. 위원회 참석수당은 지급되지 않고 하루 8000원의 자원봉사수당을 받는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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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고액 세금체납자 대여금고 열어보니 금-다이아반지 쏟아져… 14억 징수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사는 황모 씨(66·여)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방세를 내지 않았다. 서울시 38세금징수과는 올해 3월 밀린 세금을 받기 위해 황 씨의 대여금고를 압류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계속 반응이 없자 지난달 황 씨의 금고를 강제로 열겠다고 통보했다. 그제야 황 씨는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대여금고에는 아무것도 없다”며 “매월 조금씩 나눠 낼 테니 압류를 해제해 달라”고 싹싹 빌었다. 대여금고가 정말 비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38세금징수과 직원들은 지난달 26일 대여금고를 열어봤다. 그러자 ‘아무것도 없다’던 금고에서 고가의 명품 시계, 금반지 25개, 다이아몬드 반지 2개 등 70여 점의 귀금속이 쏟아져 나왔다. 시가 이를 압류하자 황 씨는 백기투항하고 지난달까지 체납된 지방세 3200만 원 전액을 납부했다. 서울시는 황 씨처럼 고액 지방세 체납자의 대여금고 503개를 3월에 압류한 뒤 지금까지 29명에게서 모두 14억4100여만 원의 세금을 거둬들였다고 13일 밝혔다. 이 중 24명은 금고가 압류되자 스스로 세금을 냈다. 자진 납부하지 않은 사람의 대여금고는 강제로 열었다. 시는 지금까지 100개의 금고를 열어 이 중 17개에서 귀금속 고서 외국화폐 증권 등 300여 점을 확보했다. 압류 물품의 추정 가격은 2억5000여만 원에 이른다. 시는 체납자에게 이달 말까지 유예 기간을 주고 자진 납세를 유도하기로 했다. 만일 계속 세금을 내지 않으면 다음 달 공매에 부칠 계획이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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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박원순 정책센터’ 한자리 모은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 질병관리본부(옛 국립보건원) 터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핵심 정책을 담은 기관들이 줄지어 들어선다. 문화·일자리 분야 7개 기관이 입주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4월 5일 열린 공유재산경영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단기 활용계획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가 이전하고 남은 건물 중 4개 동에 대한 활용계획이다. 이 기관들은 이르면 7월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기존에 임대된 공간과 함께 2014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입주가 끝나면 박 시장의 시정원칙 중 좋은 일자리·문화창조활동 확대·마을공동체 육성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와 일자리 키우는 지원센터 1동 옛 실험본동 건물 1층에는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청년일자리허브센터’가 생긴다.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사회적기업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기관으로 11월 입주할 예정이다. 기업 자생력을 떨어뜨리는 기존 인건비 보조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기관이다. 이곳은 단순 보조 대신 사회적기업과 마을공동체가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사회적기업 최고경영자(CEO) 교육 프로그램도 실시하게 된다. 청년일자리허브센터는 청년실업 해결을 위한 공간이다. 지난해 12월 청년 일자리 정책 수립을 위한 청책워크숍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이곳에는 ‘청년을 위한 커뮤니티·네트워크 센터’가 들어서 청년 간 교류를 활성화하게 된다. 청년 일자리 마련을 위한 실태 조사와 연구·개발 기능도 수행한다. 원래 창고였던 4, 5동에는 영상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실내세트장’이 생긴다. 독립영화인이나 일반인을 위한 실내 촬영장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하반기 중 본격 개장할 예정. 시는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이용요금을 최대한 낮게 책정할 계획이다.○ 은퇴자 지원하고 마을 소통 키운다 8동에는 4개 기관이 입주한다. 1층에는 ‘작은도서관’이 생긴다. 북카페 설치 등 준비작업을 거쳐 2013년 3월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2층에는 ‘은퇴자지원센터’가 만들어진다. 은퇴한 노인들의 교육훈련과 일자리 알선을 담당한다. 사전 조사에서 수요가 높았던 보육도우미 교육과정과 경비업 민간 자격증 교육과정이 생긴다. 노인들의 사회 경험을 살려 창업 멘토로 활동하도록 돕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3층에는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가 입주한다. 시가 5월 발표한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 중 하나다. 센터는 3명 이상의 주민이 ‘마을공동체사업’을 만들어 제출하면 사업 준비 단계부터 완성 단계까지 돕는다. 사업자에 대한 재정 지원과 함께 카운슬링 교육을 병행한다.○ 새로운 디자인 산업 지원 4층에는 ‘디자인자원뱅크’가 들어선다. 시내 5개밖에 없는 업사이클(폐기물에 디자인을 접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식) 기업을 돕기 위한 곳이다. 디자이너들의 단순 작업을 줄이기 위한 폐기물 가공장과 가공물 보관 창고가 생긴다. 일반 시민 대상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교육하는 공방도 마련된다. 시는 이를 통해 제품 원가가 15∼30% 줄어 업사이클 제품이 가격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2014년 이후 질병관리본부 터의 중·장기 이용계획도 수립해 세부 조율 중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터는 3, 4개 특화 공간으로 나뉘는데 필요할 경우 리모델링도 진행된다. 서울시 도시계획국 관계자는 “시민 생활과 직결되는 핵심 지원센터가 한자리에 모이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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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지원 끊긴 北인권 단체 사업 접고 줄이고

    올해 서울시 비영리단체 지원사업 공모에서 탈락하거나 지원 신청을 하지 않은 북한 관련 단체들이 사업 추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한인권학생연대는 지난해 ‘대학생 북한전문가 아카데미’ 전체 사업비 2500만 원 가운데 1500만 원을 서울시로부터 지원받았다. 대학생을 상대로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강좌를 두 차례 개최했다. 강의 내용은 북한의 3대 세습, 정치범수용소 생활 등 북한 체제의 실상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올해는 이와 맞는 공모 분야가 없어 ‘북한이탈주민의 적응을 돕는 문화 교육’으로 바꿔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결국 올해 진행된 ‘대학생 북한전문가 아카데미’는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북한이탈주민 청소년을 대상으로 외국어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탈북자동지회 역시 시로부터 지원받던 예산 1500만 원이 끊겨 올해는 사업 자체를 포기했다. 일반 시민이 대북방송 제작과정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열린북한은 자부담으로 사업을 끌고 갈 생각이지만 올해 규모를 확대하려던 계획은 접어야 했다. “지원할 공모 분야가 없어 지원을 포기했다”는 단체의 주장에 대해 서울시는 12일 “탈북자 지원, 안보교육 등의 사업은 자유제안 분야로 신청이 가능했던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지원 대상 138개 중 96개가 자유제안 분야에서 선정될 정도로 누구나 신청할 수 있었다는 것. 하지만 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해영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서울시의 해명은 공모사업의 속성을 무시한 발언”이라며 “지정 항목을 벗어나 지원하면 공모 취지에 맞지 않기 때문에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데도 자유제안으로 지원하면 된다고 하는 건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정태 한국통일문화진흥회장은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뒤 갑자기 안보 분야가 없어져 우리가 하던 통일 교육을 어디다 넣어야 할지 몰라 탈락할 게 뻔하다는 생각에 지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근배 열린북한 기획팀장은 “몇 년간 이어졌던 통일·안보 분야가 올해 없어지니 ‘지원 안 해주려고 이렇게 바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탈북자 출신 조명철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12일 성명을 내고 “서울시의 차별적 행태는 북한인권 운동을 퇴보시키고 북한 주민 고통을 가중시키는 무책임한 행위”라며 “북한 인권단체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해 사업을 펼치기 힘든 단체를 돕자고 만든 제도인데도 이를 외면한 채 박 시장과 밀접한 단체에 신규 지원이 집중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성민 한국남북청소년교류평화연대 사무총장은 “작년보다 짜임새 있게 준비해 신청했는데 떨어졌다”며 “우리처럼 영세한 단체를 돕자고 만든 제도인데 사업을 크게 벌일 수 있는 ‘희망제작소’ 같은 단체에 시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201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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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가락동에 친환경 급식 농산물유통센터

    2014년에는 서울시내 초중고교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농축산물 유통환경이 구축된다. 서울시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장에 ‘동부권 친환경유통센터’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2014년부터 친환경 무상급식 혜택이 중학교 3학년생까지로 확대돼 식자재 공급량이 늘어날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시는 2년간 142억 원의 예산으로 총면적 5430m²(약 1642평)의 용지에 지상 3층 규모로 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동부권 센터가 완공되면 시는 서울시내 1313개 학교가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급식재료 유통 구조를 갖춘다. 시는 이날 ‘학교급식 식재료 질적 향상 방안’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친환경유통센터에서 공급하는 식재료 범위가 농축산물에서 수산물까지로 확대돼 2013년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그날 납품되는 식재료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2학기부터 시작된다. 식재료 정보는 웹사이트(orbon.mshowcas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2-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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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원신청 항목서 ‘안보’ 아예 빠져… 보수단체 명함도 못내

    올해 서울시가 예산을 지원하는 시민단체 현황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보수적 성향을 띤 대북단체들이 대거 지원 대상에서 빠진 점이다. 북한 인권운동가 출신으로 이번 19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대표로 있던 사단법인 열린북한은 2010년과 지난해 각각 ‘우수’ ‘양호’ 등급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에는 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 그 대신 한국청년연합(KYC) 서울지부는 ‘600년 역사도시 서울 만들기 한양도성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 3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올해 지원 단체 가운데 최고액이다. KYC는 김형주 정무부시장이 초대 대표를 맡았고 박 시장의 일정을 책임지는 천준호 기획보좌관도 대표를 맡았다.○ 대북 라디오, 탈북자 지원 사업 배제열린북한은 지난해 ‘시민들의 참여로 만들어가는 통일주파수’라는 사업을 진행했다. 시민들이 직접 다양한 정보가 담긴 대북 라디오 방송을 만들어 북한으로 송출하는 사업이다. ‘라디오 남북친구’ 10, 11기를 30명씩 모집해 사업을 진행했다. 열린북한 관계자는 “일반 시민들이 북한이나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획한 대북 라디오방송 제작사업과 딱 맞는 지원 분야가 올해 아예 없었다”고 말했다.○ 시장 입맛 맞게 바뀐 지원 기준기존 사업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이 단체들은 한목소리로 “올해 공모사업 분야가 바뀌는 바람에 지원 자체가 어려워 배제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서울시가 제시한 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 분야는 △그물망 복지 제공 △관광·문화도시 활성화 △안전문화 및 재난극복 △자원절약·환경보전 △글로벌 시민문화 구축 △사회통합과 평화증진 등 크게 6개 분야다. 이 가운데 사회통합과 평화증진 분야에 시가 예를 들어 제시한 사업을 살펴보면 ‘청소년·시민 안보교육, 통일 및 평화운동, 남북 어린이 교육지원, 새터민 가정 정착지원 등’이라고 공고문에 표기돼 있다. 그러나 올해 공고문에는 대북 관련 사업 분야 자체가 전혀 표기돼 있지 않다. 올해 3월 시가 공고한 민간단체 지원사업 공모에 따르면 △기획사업(비영리조직·NPO 역량 강화, 정책연구 및 정책제안 분야) △단체 제안사업(시 지정, 자유제안 분야) 등 크게 2개 유형 4개 분야로 구분했다. 공모문 자체에 ‘안보’나 ‘통일교육’ 등 자신들이 사업을 할 수 있는 분야가 없다 보니 지원 자체를 못했거나 선정 과정에서 탈락했다는 것. 시 관계자는 “올해는 서울시민이 직접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시민위원 소속 단체는 지원금시민사회의 지지를 업고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은 주요 사업마다 시민위원회를 구성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들 시민위원회에 위원이 소속된 시민단체도 이번 지원사업 대상이다.올해 ‘주민센터를 기반으로 한 마을 의제 발굴 및 모형개발’로 2000만 원을 지원받는 열린사회시민연합의 대표는 서울시 마을공동체위원회의 최순옥 위원이다. 에너지시민연대는 ‘에너지 자립마을 만들기 활동가 양성’으로 2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이 단체의 대표는 서울시의 원전 하나 줄이기 시민위원인 남미정 씨다. ‘제돌이 야생방사’ 시민위원인 하지원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에코맘코리아도 에너지 절약 교육으로 2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시민사회 일부에서는 박 시장을 비롯해 시민단체 출신들이 시정에 참여하면서 시민단체가 오히려 동력을 잃었다고 진단한다. A단체 관계자는 “시 예산을 지원받는 시민단체가 시민위원회에서 시정을 비판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겠는가”라며 “정부와 행정기관을 견제하지 못한다면 시민단체는 존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이런 우려에 대해 최 대표와 남 대표는 “프로젝트를 제안해 지원받는 것과 시민위원으로 시정에 조언하는 것은 별개”라며 “민관 파트너십이 필요한 사업이 있다”고 주장했다.:: 비영리민간단체지원제도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는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에 근거해 공익활동을 벌이는 민간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관련법에 따라 등록된 정규 단체가 지원 대상이다. 각 단체가 추진하는 1개 사업별로 최대 3000만 원을 지원한다. 지원사업은 각 지자체가 구성한 공익사업선정위원회가 선정한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 2012-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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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뚝섬승마장 갈등’ 또 법정으로

    서울 뚝섬 승마훈련원을 법적 근거 없이 사용하고 있으니 비워 달라는 서울시와 계속 이용하겠다는 서울시 승마협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승마장을 직접 운영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승마협회에 “지난 5년간의 사용료를 내라”고 통보했다. 이어 올해 3월 시는 “협회에 승마장 사용 허가를 공식적으로 내준 적이 없다”며 승마장에서 철수하라고 통보했다. 승마협회는 이 두 건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협회가 사용료를 내지 않거나 승마장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둘 사이의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지난해 12월 2007∼2011년 5년간의 승마장 용지 사용료 22억여 원을 협회에 부과했다. 이에 승마협회는 “서울시 청구 내용은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사용료를 낼 수 없다”고 맞서 왔다. 협회 측은 시가 과태료를 부과했으나 법원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시는 2007년 “승마협회가 1990년 이후 20년 넘게 사용료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며 과태료 31억 원을 청구했지만 2009년 10월 대법원은 “시가 암묵적으로 사용을 인정했기 때문에 과태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다. 승마협회는 “승마장에 대한 묵시적 사용 허가를 종료하니 6월 말까지 철수하라”는 시의 통보도 이행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협회 측은 “5월 법원이 승마장 철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당장 철수할 계획은 없다”며 “시가 우월한 지위를 앞세워 권위적이고 불합리한 방식으로 운영 방침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는 공공성 강화를 위한 당연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진재훈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 운영1과장은 “6월 말까지 철수하라고 통보했는데도 협회가 7월 1일 ‘서울시장배 승마대회’를 열겠다고 홍보하는 비상식적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며 “대회를 강행하면 형사고발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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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100년간의 근현대 유산 보존 나선다

    육당 최남선이 살았던 저택 ‘소원’은 2003년 세상에서 영원히 자취를 감췄다. 건물주가 새 건물을 지으려고 철거해버렸다. 육당의 흔적은 바위 하나와 기념비 하나뿐이다. 시인 박목월과 소설가 현진건의 생가도 건물주의 무관심 속에 사라졌다. 서울시는 이런 ‘역사의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20세기 이후 근대 유산을 발굴해 보존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시는 이날 ‘근현대 유산의 미래유산화 기본구상’을 발표했다. ‘미래유산보존위원회’를 7월 구성해 보존 대상을 심의하기로 했다. ‘미래유산’이란 역사 예술 학술 생활사적 가치가 있어 미래세대를 위해 보존해야 하는 근현대 유산을 말한다. 시는 1900∼2000년에 만들어진 유산을 보존 대상으로 정하고 이 중 문화재보호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된 유산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시는 이달부터 보호가 시급한 사업지 5곳을 선정해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여기에는 강북구 수유동 순국선열 16위 묘역, 종로구 경교장, 이화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 가옥, 옛 중앙정보부 건물, 박경리 생가 등이 포함됐다. 역사적 가치의 논란이 일 수 있는 유산도 ‘선 보존, 후 판단’ 방침하에 보존하기로 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2-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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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역사 찾기’ 日 탐방… “日문화에 영향 끼친 백제문화 자랑스러워”

    일본 나라(奈良) 현 호류(法隆)사를 찾은 한국 청소년 32명이 사진으로만 보던 백제관음상(百濟觀音像) 앞에 서자 나지막한 탄성을 터뜨렸다. 4일 오전 이들은 길이 2.8m, 8등신의 관음상이 짓는 미소에 완전히 압도된 모습이었다. 아스카(飛鳥) 시대의 대표적 유물인 관음상은 왼손에는 보병(寶甁)을 들고 오른손은 손바닥을 내보이며 ‘구원’과 ‘자비’의 정신을 표현하고 있었다. 절 입구에서부터 시끌시끌하던 아이들이 순간 조용해졌다. 학생들은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관음상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꼼꼼히 살폈다. “온화한 얼굴로 보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다.” “일본의 유명한 유적에는 꼭 삼국시대 이야기가 같이 나오던데 그만큼 우리 문화가 대단했던 것 같다.” 관음상을 본 뒤 저마다 백제 문화에 대한 평을 늘어놓느라 다시 시끌벅적해졌다. SH공사가 주최하고 동아일보 우리은행 롯데관광 서울의료원이 후원하는 청소년 일본 백제문화유적탐방 ‘희망 꿈꾸GO!’ 탐방대가 일본을 찾았다. 이번에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모범적으로 생활하는 서울 지역 중고교생 32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일본 오사카(大阪)와 교토(京都), 나라에 있는 사찰과 신사(神社)를 찾아 백제 문화의 흔적을 되짚었다. 2006년 이후 7번째로 이뤄지는 해외역사탐방으로 1∼6회에는 백두산을 올랐지만 올해 처음 일본을 찾았다. 학생들은 이번 탐방에서 호류사 금당벽화, 백제사 등 직간접적으로 백제문화의 흔적이 담긴 유적들을 고루 살펴봤다. 일본에 논어와 천자문을 전한 백제 왕인박사의 묘를 둘러보기도 했다. 이은혜 양(17)은 “일본 문화에 백제 문화가 이처럼 많은 영향을 미친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일본 방문이 두 번째인 손정현 군(18)이 절을 지키고 있는 일본인 관리인에게 유창한 일본어로 “이 절이 일본에서 몇 번째로 큰 절이냐”고 물었다. 관리인이 “크기는 잘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라고 답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손 군은 중학교 때부터 독학으로 일본어를 공부해 2010년 일본어능력시험(JLPT) 2급 자격을 취득했다. 손 군의 꿈은 한국과 일본을 넘나드는 일본 관광통역안내사가 되는 것. 손 군에게 이번 탐방은 직업체험과도 같았다. 되도록 많은 일본인과 대화를 나누며 그동안 공부했던 일본어를 실전에서 시험해봤다. 일본 문화재 속에 담긴 백제의 흔적을 보며 서로의 역사에 대해서도 고민해봤다. 손 군은 “일본 국보 1호이면서 동시에 백제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교토 고류(廣隆)사의 목조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손 군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국내 면세점에서 일하면서 꿈을 이뤄갈 생각이다. 면세점을 찾는 일본인과 대화하며 실전 일본어를 익힐 수 있고 돈도 벌 수 있어서다. 손 군은 “장래 한국과 일본을 아우르는 서비스 사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1학년 강태양 군(16)은 역사학자 겸 소설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일본에 방치되다시피한 왕인박사 묘를 바라보면서 한일 양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소설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강 군은 “훗날 두 나라의 역사적 앙금을 씻을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영준 SH공사 고객관리팀장은 “학생들이 한국 문화에 자부심을 느끼면서 일본에서 새로운 꿈을 키웠길 바란다”고 말했다.나라=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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