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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며 유럽연합(EU)과 연대해 미국에 맞서고 싶어 하는 중국의 바람과 달리 EU 측은 “중국과 함께 미국에 대항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거리 두기에 나섰다. 16일 중국을 방문한 EU 도날트 투스크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20번째 EU-중국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날 양측은 경제, 안보 등 현안 전반에 대한 44개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성명을 냈지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언급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EU 측은 중국의 무역정책에도 문제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중국과 거리를 뒀다. 투스크 상임의장은 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세계 무역질서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개선하는 것이 유럽과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의 의무”라며 “우리 역사에서 뜨거운 전쟁으로 비화했던 무역 전쟁을 시작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투스크 상임의장의 발언은 관세를 두고 국가 간 대결을 벌일 것이 아니라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등을 통한 공정한 규칙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이지만 미국에 맞선 공동전선 구축을 희망하는 중국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투스크 상임의장은 또 기자회견에서 “산업보조금, 지식재산권, 강제 기술 이전, 무역비용 경감, 새로운 발전 전략, 분쟁의 효율적 해결 등에서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다”며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이와 관련해 리 총리는 “중국에 투자한 기업이나 합작한 기업이 불공정 대우나 강제적 요구를 받는다고 느끼면 우리에게 진정해도 된다”며 “악의적인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해서는 가산을 탕진시킬 정도로 처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는 미국도 그동안 줄곧 제기해왔던 문제 중 하나다. EU가 중국과의 공동대응에 거리 두기를 한 것은 중국과 같은 편에 설 경우 분쟁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권오혁 hyuk@donga.com / 구가인 기자}

글로벌 금융전문지가 선정한 세계 1000대 은행 순위에서 중국 4대 국유은행이 최상위권을 석권했다. 영국 국제금융전문지 ‘더 뱅커’가 2일 발표한 2018년 세계 1000대 은행 순위에 따르면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은행, 중국농업은행이 1∼4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4000여 개 은행 중 기본자기자본(T1)을 기준으로 선정한 결과다. 중국공상은행은 6년 연속 세계 최대 은행의 자리를 지켰다. 중국계 은행이 1∼4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3위였던 미국 JP모건체이스는 5위로 밀려났다. 그 사이 중국은행과 중국농업은행은 각각 1계단(4위→3위)과 2계단(6위→4위) 순위가 상승했다. 상위 10위 은행에 중국계 4곳, 미국계 4곳, 영국계 1곳, 일본계 1곳이 포함됐다. 중국계 은행의 성장은 양과 질에서 모두 두드러졌다. 2013년 발표한 세계 1000대 은행 중 중국계 은행은 96곳이었으나 올해는 126곳으로 늘어났다. 자산총액과 세전이익총액 등에서도 3년 연속 미국과 유로존 은행들을 넘어섰다. 더 뱅커에 따르면 세계 1000위 안에 포함된 전체 중국계 은행들의 기본 자산은 지난해 대비 20%(3370억 달러) 늘어난 2조570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계 은행(1조4060억 달러)과 유로존 은행(1조3950억 달러)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중국계 은행의 지난해 총수익은 전체 은행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더 뱅커는 “중국계 은행들은 자본과 수익 면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계 은행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은행은 50위권에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KB금융그룹이 72위로 국내 은행 중 최상위를 차지했다. 신한금융그룹이 73위로 그 뒤를 이었다. 국내 은행들의 지난해 수익은 전년 대비 81%(약 80억 달러) 늘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주체는 남과 북이고 미국, 중국이 담보해주는 형식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지난달 29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회 한·중 전략대화’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67)는 “평화협정 당사국에 대해 국내에서도 논쟁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외교부가 주최하고 동아시아재단과 중국 판구연구소가 공동 주관했다. 판구연구소는 2013년 설립된 중국 정책 연구기관으로 중국 내 주요 싱크탱크 중 하나다.● 문 특보 “남북이 평화체제 중심, 미·중은 담보자 역할” 이날 회의에선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한·중 전문가들은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중국의 개입 정도와 시점에 대해선 한중 학자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특히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누가 주도할 것이냐에 대해서 일부 이견을 드러냈다. 스인홍(時殷弘) 중국런민대 국제관계학원 특훈교수는 “중국이 현재와 같이 목소리를 내면서 북핵문제 해결에 실제 참여해야 한다”며 “북핵 논의 과정에서 중국의 이익과 관심사가 소외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주문한 것이다. 장투오셩(張¤生) 중국 국제전략연구기금회 학술주임도 “북한이 비핵화를 결심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대체불가한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평화협정에 참여해야 더욱 역사적 의의와 대표성을 지니고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 참여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문 특보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에 대한 개념 정리를 제안했다. 문 특보는 “먼저 종전선언은 현재 적대관계 있는 국가들끼리 적대관계를 청산하자는 정치적 선언을 의미하는 것이고 평화협정은 앞으로 평화관계를 유지하고 심화시킬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미 삼자가 우선 올해 안으로 종전을 선언해서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이나 조약으로 전환하자는 것이 한국 정부의 생각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이 평화체제 구축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장샤오밍(張小明) 중국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남북미중 모두 중요한 당사자”라면서도 “굳이 분류하자면 북한과 미국이 핵심국이라고 생각한다”고 ‘한국 역할론’의 한계를 언급했다. 황재호 외국어대 국제학부 교수는 “평화체제 논의 과정에서 한국의 중개 역할이 축소될 수도 있다”면서 “한중간 소통의 뉘앙스까지 주의하면서 오해를 줄여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중국 학자는 ‘중국 패싱론’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루오옌화(羅艶華)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4·27 판문점 선언 중 종전선언 주체를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이라고 표현해 중국을 사실상 없어도 되는 대상으로 봤고, 6·12 북-미 공동성명에서는 아예 중국이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장 주임은 “미국은 중국과 한국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언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미중 무역 전면전 가면 북한 생각 바뀔 수도” 한중 전문가들은 미중 간 통상 마찰이 북한 비핵화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김성환 전 외교부장관(65)은 “미중간 무역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혹시라도 중국이 한반도 문제를 ‘레버리지(지렛대)’로 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하자 장 주임은 “마찰이 있어도 (미중이) 전면적으로 대립하지 않는다면 비핵화에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주임은 또 “최악의 시나리오로 미중 간 무역 전면전이 벌어지면 북한의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고 밝혔다. 북한 비핵화 이후 경제 개방 국면에서 한중 경제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최필수 세종대 국제학부 교수(45)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 중 중국·몽골·러시아 경제회랑(연결구상)과 한반도를 직접 연계해야 한다”며 “지역수요가 부족한 중·몽·러 경제회랑에 7500만 인구의 한반도가 참여하면 거대한 수요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딩도우(丁斗)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현재 한중 경제 관계에 대한 진단을 내놨다. 딩 교수는 “모바일 결제, 금융과학기술 등 새로운 영역에서 이미 한국은 중국에 뒤쳐져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한중 무역 관계에서도 1990년대 초 이래 한국이 계속 흑자를 냈으나 그 흑자액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중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 투자 수치가 크게 증가할 것이고 서비스 분야가 향후 한중 무역의 주요 분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회의에는 문 특보, 김 전 장관 등을 비롯해 공로명 전 외교부장관(86), 이해찬 전 국무총리(66), 박은하 외교부 공공외교대사(56·여) 등 한국 측 전문가 18명과 중국 측 전문가 12명이 참석했다. 제주=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지난달 22일 북한 황해북도에서 버스 사고로 숨진 중국인 32명 중에 마오쩌둥(毛澤東)의 친손자인 마오신위(毛新宇)가 포함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최대 중문매체 세계일보(World Journal)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32명 사망자 명단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중국 내에서도 사망자 신분에 대한 추측이 무성하다”며 “마오쩌둥의 손자 마오신위가 포함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에 사고를 당한 중국 방문단의 명칭이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 승리 65주년 조선(북한) 방문 문화교류단’이라며 방문단 다수가 6·25전쟁 당시 북한을 도와 전쟁에 참여한 장군들의 자녀라고 전했다. 이어 마오쩌둥 사상을 추종하는 좌파 사이트인 우유즈샹(烏有之鄕·유토피아) 주필 시웨이밍(習偉銘) 등이 방문단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방북단 34명 중 세계일보가 공개한 26명 명단에 마오신위는 포함돼 있지 않아 사망설 진위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마오신위는 마오쩌둥의 차남 마오안칭(毛岸靑)의 아들로 마오쩌둥의 유일한 친손자다. 2010년 7월 40세의 나이에 중국 최연소 군 장성으로 승진했고, 중국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 전략연구부 부부장 등을 지냈다. 2008년부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을 맡았으나 올 3월 새로운 정협 위원 명단에서 제외됐다. 방문단은 6·25전쟁에서 숨진 마오쩌둥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 등이 묻혀 있는 평안남도 회창군 ‘중국인민지원군 참전 사망자 묘역’을 다녀오던 길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북한은 사고 이후 사상자 명단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74)의 한국인 연인 김소연 씨(48)의 전남편이 슈뢰더 전 총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30일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김 씨의 전남편 전모 씨는 4월 27일 서울가정법원에 슈뢰더 전 총리를 상대로 1억 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전 씨 측은 소장에서 “피고(슈뢰더 전 총리)는 김 씨가 가정을 가진 유부녀라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수차례에 걸쳐 외도 행각을 벌여 원고(전 씨)에게 참을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주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이 때문에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됐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혼인 파탄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관할권은 가정법원에 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44·사진)이 결혼 8년 만에 파경 위기를 맞았다. 30일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조 전 사장의 남편 박모 씨는 4월 2일 조 전 사장을 상대로 이혼 및 양육자 지정 청구소송을 서울가정법원에 냈다. 사건은 가사합의4부(부장판사 권양희)에 배당됐다. 재판부는 같은 달 11일 소장, 소송 안내서 등 소송 관련 자료를 조 전 사장에게 보냈다. 조 전 사장은 변호인을 아직 선임하지 않은 상태다. 조 전 사장은 2010년 10월 초등학교 동창이자 유명 성형외과 전문의인 박 씨와 결혼했다. 2013년 5월 미국 하와이에서 쌍둥이 아들을 출산했다. 조 전 사장은 2014년 12월 대한항공 항공기 안에서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아 박창진 사무장과 승무원 등을 폭행하고 항공기 항로를 변경한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을 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항공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사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의 형이 확정됐다. 조 전 사장은 3월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으나 최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35)의 ‘물벼락 갑질’ 논란으로 경영에서 다시 손을 떼게 됐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드루킹 댓글 조작’ 파문을 계기로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뉴스 콘텐츠 유통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누리면서 악성 댓글(악플)과 끊이지 않는 댓글 조작 등 불법행위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동아일보가 그동안의 판례를 분석한 결과 법원은 포털의 뉴스 및 게시물, 댓글로 인한 명예훼손 등 불법행위에 대해 네이버 등 포털의 책임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포털이 인터넷 게시 공간을 창출, 관리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으므로 불법행위를 막기 위한 주의 의무를 져야 한다는 것이다.○ “포털, 피해자 요구 없어도 위험 게시물 차단해야” 불법 게시물 및 댓글에 대한 포털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표적 사례는 2009년 4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다. 법원은 자살한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올린 비방 글과 이를 다룬 기사 및 댓글로 피해를 본 김모 씨(42)가 네이버 등 포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김 씨의 손을 들어줬다. 김 씨와 약 1년간 교제하던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A 씨의 어머니는 A 씨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A 씨가 김 씨 때문에 목숨을 끊었다는 취지였다. 이 글은 순식간에 인터넷에 퍼져나가 몇몇 언론에서 기사화했고 김 씨를 비난하는 인터넷 카페까지 생겨났다. 김 씨는 네이버 등 포털에 자신을 비난하는 악플을 삭제하고 안티 카페를 폐쇄할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김 씨가 네이버 등 포털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은 “네이버 등은 김 씨에게 16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배상금을 3000만 원으로 올렸고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은 “포털은 피해자가 게시물 삭제 요구를 하지 않더라도 명예훼손성 게시물을 삭제, 차단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뉴스 취재, 편집, 배포하는 언론매체” 오보를 낸 언론사와 해당 기사를 비중 있게 다룬 네이버가 공동 손해배상 책임을 진 경우도 있다.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은 2005년 3월 “언론사 B사가 사실관계가 다른 기사를 내보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B사와 네이버를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 2심 재판부는 모두 “B사와 네이버는 전 전 의원에게 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전 전 의원 측에 승소 판결했다. 전 전 의원 항소심 재판부는 “네이버는 전 전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기사를 눈에 잘 띄는 자리에 배치해 접속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 만큼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또 “네이버는 언론사 기사를 단술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취재, 편집, 배포 기능을 두루 갖춘 언론매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법원은 뉴스가 아닌 일반 게시물에 대해서는 포털의 책임을 인정하는 데 인색한 편이다. 영어교육업체 대표 이모 씨는 2011년 학생과 학부모들이 네이버 블로그 등에 자신과 자신이 운영하는 영어캠프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자 네이버에 삭제 요구를 했다. 네이버는 글을 지웠다가 작성자의 요구로 다시 게시했다. 1심 재판부는 “네이버는 이 씨에게 2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이 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 씨 사건은 네이버가 불법성이 명백한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은 경우로 보기 어렵다”며 이 씨에게 패소 판결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수사기관이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피의자가 숨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다른 사람의 주거지나 사무실 등을 영장 없이 수색할 수 있도록 한 현행 형사소송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특히 헌재는 이례적으로 영장주의를 규정한 헌법 16조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26일 형사소송법 제216조가 헌법상 영장주의에 위배되는지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형사소송법 제216조는 별도로 영장을 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구별하지 않고 피의자가 숨어 있을 것으로 의심되면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지를 수색할 수 있도록 허용해 헌법의 영장주의에 벗어난다”고 밝혔다. 헌법 16조는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헌재는 “근본적으로 헌법 제16조가 영장주의를 규정하면서 예외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은 잘못에서 (문제가) 비롯된 것”이라며 “영장주의의 예외를 명시하는 방향으로 헌법 제16조가 개정되고,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 제216조가 개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헌재의 개헌 언급은 최근 정부의 개헌안 발의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개헌의 방향을 적극적으로 제시했다기보다 단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와 함께 헌재는 이날 세무사 자격을 보유한 변호사가 세무 업무를 볼 수 없도록 제한한 세무사·법인세·소득세법 조항에 대해 재판관 6(위헌) 대 3(합헌) 의견으로 헌법 불일치 결정을 내렸다. 곧바로 위헌 결정을 할 경우 발생할 혼란을 감안한 헌법불일치 결정으로, 헌재는 2019년 12월 31일까지 국회가 법률을 개정하도록 했다. 이호재 hoho@donga.com·권오혁 기자}
“합격률 발표 후 학부모들이 변호사시험(변시) 강의를 더 개설해 달라고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법학전문대학원이 이제 ‘변시 수험학원’이 될 것입니다.” 이희성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원장은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법무부의 변시 합격률 공개 이후 상황을 우려했다. 원광대 로스쿨은 전국 25개 로스쿨 가운데 1∼7회 변시 누적 합격률이 62.6%로 가장 낮았다. 올해 제7회 변시 합격률도 최하위인 24.63%로 1위 서울대(78.65%)의 약 3분의 1 수준이었다. 원광대 로스쿨은 올해 입시 경쟁률(10.13 대 1)이 경쟁률을 발표한 21개 로스쿨 중 가장 높았으나 이번 합격률 발표로 ‘공개적 망신’을 당한 셈이다. 이 원장은 “학생들이 사설 수험학원에 다니는 것을 더 이상 말릴 수 없다”고 토로했다. 22일 법무부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공개한 후 합격률이 낮은 지방 로스쿨이 동요하고 있다. ‘변시를 통과할 희망이 없다’며 자퇴를 고려하는 학생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서울 지역 로스쿨에서도 합격률이 높은 ‘스카이(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일컫는 말)’ 로스쿨을 가기 위해 휴학이나 자퇴를 고려하는 사례도 있다. 이는 법무부가 20일 올해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49.35%로 정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응시자 대비 합격률이 최초로 50% 미만으로 떨어진 만큼 ‘지방 로스쿨을 나와서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지방 로스쿨에 다니는 A 씨는 “합격률이 낮아지고 있는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몰랐다. 합격률이 낮은 로스쿨을 나와선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변호사 단체들은 합격률이 낮은 로스쿨을 중심으로 통폐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합격률 발표만으로 로스쿨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합격률이 낮은 로스쿨들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정욱 한국법학전문대학원 법조인협의회장은 “로스쿨 정원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로스쿨 관련 단체들은 합격률 공개가 로스쿨 설립 취지를 훼손하고 향후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관계자는 “합격률이 낮은 로스쿨이 취약계층특별전형 입학자 수를 줄이는 문제 등이 일어날 수 있다”며 “로스쿨 설립 취지에 맞춰서 일정 수준만 넘으면 합격시키는 ‘자격시험’으로 변시를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법학교수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 “로스쿨에 진학할 수 없는 사회적 약자와 소외 계층도 응시할 수 있는 ‘신(新)사법시험’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법학교수회는 로스쿨을 설치하지 않고 기존 법과대학을 그대로 둔 대학에 소속된 법학 교수들을 중심으로 2013년 출범한 단체다.이호재 hoho@donga.com·권오혁 기자}
서울고법은 23일 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 기소)의 항소심 재판을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에 배당했다. 서울고법 관계자는 이날 “해당 사건은 관련 사건의 배당 현황 및 진행 정도, 재판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사4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형사4부는 현재 최순실 씨(62·구속 기소)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9·구속 기소)의 항소심 재판을 맡고 있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등 사건이 1심에서 함께 심리됐고 방대한 자료를 공유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무작위로 전산 배당하지 않고 직접 형사4부에 사건을 배당했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장인 김 부장판사가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60)과 서울 중앙고 동기 동창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이다. 김 부장판사와 박 회장은 나란히 1974년 중앙고에 입학해 1977년 졸업했다. 김 부장판사는 김영란 전 대법관(62·사법연수원 11기)의 동생이기도 하다.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자발적으로 사건을 회피할 수 있다. 다만 피고인의 가족과 출신학교 동문일 경우 회피 대상으로 명시된 것은 아니다. 박 전 대통령이 항소를 포기한 상태여서 항소심에서는 검찰 측이 항소 이유로 제기한 삼성 뇌물 관련 혐의를 집중적으로 심리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공소사실 상당 부분이 동일하고 재판의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병합 심리할 가능성도 있다. 사건 병합 여부는 추후 재판부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서 주범 김동원 씨(49·구속 기소·온라인 닉네임 ‘드루킹’)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에게 주오사카 총영사 후보로 추천했던 A 변호사 등의 해명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A 변호사는 17일 해명 자료에서 “드루킹 씨와 2009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라며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으로 경공모가 주최하는 강연이나 모임 등에 참석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2017년 4월 이후에는 강연이나 모임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A 변호사는 올해 1월 경희대에서 열린 경공모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특강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 변호사는 연단 아래 좌석 맨 앞줄에 김 씨와 나란히 앉았다. 이에 대해 A 변호사 측은 19일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는 해명이 아예 연을 끊었다는 것은 아니다”며 “김 씨가 구속된 뒤 변호를 맡아 달라고 할 정도면 나름 연은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3월 말 청와대에서 백원우 대통령민정비서관(52)을 만난 데 대해 “돌이켜보니 백 비서관이 주오사카 총영사 인사 때문에 만나자고 했던 게 아니라 당시 문제가 되고 있던 드루킹이나 김경수 의원 관련 내사 검토를 위해 만나자고 한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만난 시점은 김 씨가 경찰에 구속된 뒤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권오혁 기자}
박정희 정권 때 일어난 시국사건 ‘서울대생 내란 음모’ 사건 관련자들에게 46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형두)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972년 유죄 판결을 받았던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72)과 이신범 전 국회의원(68)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피고인 신문 조서 등을 보면 중앙정보부에서 고문을 당하고 자백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판결문을 낭독한 뒤 “마지막으로 재판부에서 드릴 말씀이 있다. 사법부가 과거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인권수호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피고인들이 큰 고통을 당했다”며 사과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어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 판결이 위로가 되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중앙정보부는 1971년 당시 서울대생이던 심 의원과 이 전 의원,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73),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사법연수생이던 고 조영래 변호사 등 5명이 사제폭탄으로 정부 기관을 폭파하려 하는 등 국가 전복을 꾀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재판에서 이 전 의원은 징역 2년, 조 변호사는 징역 1년6개월, 심 의원과 장 대표는 각각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의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심 의원 등은 지난해 9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 김모 씨(49·구속)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에게 주오사카 총영사직을 요구하며 추천한 인물은 법무법인 광장 소속 A 변호사(61·사법연수원 13기)였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A 변호사는 일본 와세다대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법조계의 대표적인 ‘일본통’이다. 2007년 법무법인 세종에서 일하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광장에 몸담고 있다. A 변호사는 일본 업무 외에도 지식재산권과 부정경쟁 전문가로 많은 사건을 처리해 왔고, 국제중재 사건의 중재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광장은 이날 “총영사직 추천과 관련해 일절 사전에 상의한 적이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공식 입장을 냈다. 광장은 “A 변호사가 2009년부터 김 씨와는 인터넷 카페에서 만나 회원인 다른 변호사들과 함께 개인적인 법률문제 등과 관련해 질문이 있으면 답변을 해주던 사이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 중 A 변호사를 포함한 변호사 3명에게 각종 법률 자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 변호사 측은 “지난해 말 김 씨로부터 ‘내가 정치권에 줄이 있는데 오사카 총영사로 당신을 추천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러느냐’고 답했을 뿐인데 지금 이런 얘기가 나와서 황당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A 변호사 측에 따르면 김 씨가 구속된 뒤 A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으나 광장이 주요 포털 사이트의 사건을 다수 대리하고 있는 상황을 이유로 수임을 거절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음란물 사이트 소라넷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여성이 외교부의 여권제한발급 조치가 부당하다며 해외 도피 중에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박형순)는 소라넷 운영자 송모 씨가 외교부를 상대로 낸 여권발급제한처분 및 여권반납결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송 씨는 2003년 1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남편 등과 함께 소라넷을 운영하며 회원들이 음란물을 인터넷에 올릴 수 있도록 방조한 혐의 등으로 2015년 경찰의 수사를 받았지만 해외에 머물며 수사망을 피해갔다. 검경은 기소중지 결정을 내렸고, 외교부는 경찰의 요청으로 송 씨에 대해 여권 발급제한 및 반납을 명령했다. 이에 송 씨가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에서 대리인을 통해 자신은 소라넷을 운영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들에 비춰 송 씨가 장기 3년 이상의 징역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볼 만한 개연성이 있다”며 “여권발급 제한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사와 재판이 지연돼 국가형벌권 행사에 큰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여권 무효화로 송 씨가 입게 될 불이익이 이 사건 처분의 공익상 필요보다 크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외교부가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현재 호주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송 씨가 아들의 해외 중고교 입학 준비 등을 이유로 귀국이 어렵다고 주장한 것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배우 송선미 씨(42) 남편을 청부 살해한 혐의(살인교사)로 구속 기소된 곽모 씨(39)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송 씨는 이날 법정에서 판결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의연)는 이날 곽 씨에 대해 “피고인을 무기한 사회에서 격리해 잘못을 참회하게 해야 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할아버지 재산을 독차지하려고 이를 빼돌리는 과정에서 (송 씨의 남편) 고모 씨와 갈등이 생기자 평소 자신의 오른팔 역할을 한 조모 씨에게 사주해 대낮에 변호사 사무실에서 고 씨를 무참히 살해했다”며 “범행의 패륜적 성격과 살해 방법의 계획성·잔혹성 등에 비춰 사회 공동체가 관용을 베풀기 어려운 범죄”라고 밝혔다. 곽 씨는 재일교포 재력가인 조부 곽모 씨(99)의 재산을 두고 사촌지간인 고 씨와 갈등을 빚던 중 지난해 8월 조 씨를 시켜 고 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곽 씨는 조부가 국내에 보유한 6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가로채기 위해 증여계약서 등을 위조하고 예금 3억4000만 원을 인출한 혐의도 있다. 앞서 곽 씨의 살인 교사를 받고 고 씨를 살해한 조 씨는 지난달 16일 1심에서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 기소)이 6일 1심 선고 직후 유영하 변호사(56·사법연수원 24기)에게 지나친 외부 대응을 하지 말도록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박 전 대통령의 측근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1심 선고 직후 이뤄진 유 변호사와의 접견 중 “(선고 결과에 대해) 너무 격하게 대응하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유 변호사가 징역 24년이 선고된 것에 대해 언론 인터뷰 가능성 등을 비추자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이날 접견 내내 박 전 대통령은 특별한 표정 변화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 변호사는 9일과 10일에도 한 차례씩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하고 향후 대응을 논의했다. 항소 여부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 측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항소 기간(판결 선고 후 일주일) 만료일인 13일이 돼서야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측은 1심 재판에 대한 항의 표시로 항소 포기도 고려하고 있으며, 항소한다면 사선 변호인을 다시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국선 변호인들에게 자체적으로 항소를 제기하지 말아달라고 전달할 예정이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신아람 채널A 기자}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77·구속 기소)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7·구속 기소)에게 “전직 대통령 수사가 부담이 되니 조용히 수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원 전 원장이 10일 증언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이런 뜻을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전하라고 원 전 원장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원 전 원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 심리로 열린 국고손실 혐의 공판에서 검찰의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이 전 대통령에게서 지시받은 상황을 상세히 밝혔다. 원 전 원장은 “(이명박) 대통령께서 저를 불러 전직 대통령 수사가 부담이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검찰이 권양숙 여사는 호텔에서 수사를 했는데 그렇게 조용히 하든지, 방문조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전달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원 전 원장은 “‘그걸 왜 저한테 시키느냐’고 묻자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장 차원이 아니라 검찰총장이 학교 후배니까 좀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서울고를 나온 원 전 원장과 부산고를 나온 임 전 총장은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원 전 원장은 이후 임 전 총장을 직접 만난 과정도 상세히 설명했다. 원 전 원장은 “나도 부담스러워서 대학 동기 중에 임 총장하고 동기인 사람한테 얘기해 달라고 하니까 (그가) 저한테 직접 하라고 했다”며 “(국정원) 안가에서 직접 만난 (임) 총장은 당시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이 전혀 자기 말을 안 듣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 여부를 저울질하던 상황이었다. 원 전 원장은 “임 총장과 만난 뒤 국정원 차장에게 ‘전직 대통령 문제로 시끄러운데 그렇게 안 됐으면 좋겠다는 게 대통령 뜻’이라고 전했다”며 “차장이 ‘법조 출입을 20년 한 단장이 있는데 (국정)원 차원이 아니라 여론 차원에서 (검찰에) 전달하게 하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국민 여론이 그렇다고 (검찰에) 전달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원 전 원장의 이런 증언은 원 전 원장이 2009년 4월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반대하는 움직임에 ‘대응 심리전 활동’을 했다는 검찰 주장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원 전 원장은 “당시 ‘국정원장이 검찰 수사를 지휘한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나왔고 취임 두어 달이 넘었을 때였는데 엄청 시달렸다”며 “(노 전 대통령을 방문조사 하라는) 대통령 뜻도 그랬고 총장에게 얘기도 했는데 한쪽으로는 (검찰 소환 저지를 위한) 심리전 활동을 시키는 건 아무리 봐도 상식에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검찰은 2009년 4월 30일 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로 대검찰청에 소환해 약 13시간 동안 조사했다. 그 후 검찰이 20여 일간 신병처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은 5월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 전 대통령 서거로 검찰은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9일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77·구속 기소)이 검찰 수사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향후 검찰과 치열한 법정 투쟁을 예고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공소사실을 조목조목 반박한 A4용지 5쪽 분량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22일 구속되기 전 작성해 비서실에 맡겨 놓았다가 기소 시점에 맞춰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한 것이다. 검찰이 이날 법원에 제출한 259쪽 분량의 이명박 전 대통령 공소장에는 7개 사건과 관련해 총 16개 공소사실이 담겼다. 검찰은 2012년 서울 내곡동 사저 특검 당시 규명하지 못한 이시형 씨(40)의 부지 매입 대금 6억 원의 출처가 김윤옥 여사(71)가 준 현금이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2008년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74)의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선임이 무산되자 당시 청와대가 그 책임을 물어 금융위원회 김모 과장을 사직시킨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자신의 차명재산을 관리하던 처남 김재정 씨의 경호 및 관리를 위해 김 씨가 근무하던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으로 경호처 직원 한 명을 2년간 동원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1985년 다스 설립부터 주요 사항을 결정하고 다스 경영진이나 이시형 씨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영에 관여해 349억여 원의 회삿돈을 횡령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성명서에서 “다스는 30년 전에 설립돼 오늘날까지 맏형에 의해 가족회사로 운영돼 왔다”며 “가족기업이기 때문에 경영상의 조언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 소유권’이라는 이상한 용어로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것은 황당한 일이다”라고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활비 7억 원 수수 혐의와 관련해 “보고를 받거나 지시한 일이 결단코 없지만 지휘 감독하에 있는 직원들이 현실적인 업무상 필요에 의해 예산을 전용했다면 제가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김백준 전 대통령총무기획관(78·구속 기소) 등과 청와대 특활비 확보의 필요성을 논의한 후 국정원장에게 자금을 요구해 직접 수수했다고 발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적도 없다”며 “서울시장과 대통령 재임 중 받은 월급 전액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내놓은 제가 무엇이 아쉬워서 부정한 축재를 하고 뇌물을 받았겠느냐”고 반박했다. 검찰은 앞으로 혐의가 드러나는 이 전 대통령의 친인척이나 측근 등 관련자들을 단계적으로 기소할 방침이다. 또 이 전 대통령이 범죄로 취득한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몰수·추징보전을 하기로 했다. 삼성 뇌물 수수의 공범인 김석한 미국 변호사(69)에 대해선 인터폴 적색수배와 형사사법 공조를 요청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이 전 대통령 사건을 전자 배당을 통해 부패 전담부인 형사합의27부에 배당했다. 형사합의27부의 재판장은 올 2월부터 정계선 부장판사(49·여·사법연수원 27기)가 맡고 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정 부장판사는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했다.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자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정성택 neone@donga.com·황형준·권오혁 기자}
북한을 찬양 또는 동조하거나 이적표현물을 소지 및 반포한 사람에게 징역형과 함께 자격정지를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한 국가보안법 조항이 합헌이라는 결정이 나왔다. 단, 재판관 9명 중 5명이 이적표현물 소지에 대해 위헌 의견을 냈지만 위헌 정족수인 6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헌재는 진모 씨가 제기한 국가보안법 14조에 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 대 5(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진 씨는 국가보안법 14조 중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동조하고, 이를 목적으로 이적표현물을 소지·배포한 자에 대해 징역형과 함께 자격정지를 부과할 수 있다는 국보법 내용이 이중처벌금지 원칙 등에 어긋나 위헌이라는 취지로 헌법 소원을 냈다. 재판관들은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이 위헌인지에서 의견이 갈렸다. 김창종 안창호 서기석 조용호 재판관 등 4명은 “이적표현물을 소지하는 행위가 지니는 위험성이 이를 배포하는 행위에 비해 결코 작다고 보기 어렵다”며 합헌 의견을 냈다. 반면 이진성 헌재소장과 김이수 강일원 이선애 유남석 재판관 등 5명은 위헌 의견을 냈다. 이 소장 등은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사람이 이를 유포·전파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막연하고 잠재적인 가능성에 불과하며 이를 미리 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밝혔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 기소)의 1심 선고 결과를 전해 들은 최순실 씨(62·구속 기소)는 “다 나 때문이다”라며 심하게 자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최 씨 측 이경재 변호사(69·사법연수원 4기)에 따르면 최 씨는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끝난 6일 오후 4시경 서울동부구치소로 접견을 온 권영광 변호사로부터 선고 결과를 전해 들었다. 최 씨는 “내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나를 기준으로 대통령의 형량이 더 올라간 것”이라며 낙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변호사는 “최 씨 본인이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은 그 이상의 형의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나왔다”며 “최 씨가 중압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이는데, 본인의 징역 20년에 박 전 대통령의 징역 24년을 더한 총 44년의 무게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 1심 판결에 대해 검찰은 항소 기간(판결 선고 후 일주일) 만료일인 13일 이전에 항소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일부 무죄가 나온 부분이 있기 때문에 판결문을 분석해 이번 주에 항소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아직까지 항소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통령 국선변호인들은 이날 “피고인의 형이 높게 나왔기 때문에 피고인이 항소 포기 의사가 있는지 기다려본 뒤 (없다면) 12일경 항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권오혁 hyuk@donga.com·허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