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시즌 첫 ‘엘 클라시코’에서 FC 바르셀로나(바르사)가 웃었다. 엘 클라시코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바르사와 레알 마드리드(레알)의 맞대결로 ‘고전의 승부’라는 의미다. 지난 시즌 코파 델 레이(국왕컵) 챔피언 바르사는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에서 열린 2012 수페르코파(Supercopa) 1차전에서 지난해 리그 우승팀 레알에 3-2로 역전승을 거두고 대회 4연패를 눈앞에 뒀다. 수페르코파는 지난 시즌 코파 델 레이 챔피언과 리그 우승팀이 맞붙는 경기. 30일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2차전이 열린다. 후반 10분 첫 골이 터질 정도로 초반엔 박빙이었다. 레알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메수트 외질이 올린 오른쪽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균형을 깼다. 하지만 바르사는 1분 뒤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동점골을 넣었고 후반 25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리오넬 메시가 차 넣어 역전에 성공했다. 바르사는 후반 33분 사비 에르난데스가 쐐기 골을 넣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레알은 후반 40분 앙헬 디 마리아가 1골을 만회했지만 더이상 골을 추가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주제프 과르디올라에서 티토 빌라노바로 사령탑이 바뀐 이후 첫 엘 클라시코여서 관심을 끌었다. 팀 컬러가 과르디올라 감독 때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우승상금 1억 원. 초등학교 축구대회 우승상금이라면 믿겠는가. 23일 인천국제공항공사청사 운동장에서 개막한 2012년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이채욱)배 전국유소년축구(12세 이하) 챔피언십은 명실상부한 최고의 유소년 ‘왕중왕’전이다. 제주칠십리배와 화랑대기에서 그룹별 1∼3위를 한 24개 팀이 참가해 자웅을 겨룬다. 특히 우승팀에는 1억 원의 유럽 전지 훈련비를 지원해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에는 광덕초교(경기 광명시)가 우승해 10일간 축구 종주국 영국으로 전지훈련 겸 견학을 다녀왔다. 이 대회는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일환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한국유소년연맹(회장 김휘)과 손잡고 올해로 4회째 열고 있다. 후원사인 NH농협은 출전 선수 모두에게 운동복과 유니폼을, 동국제약은 전국 180개 팀 전체에 의료비상약을 지원했다. 이 대회에는 서울 전통의 라이벌 신정초교와 대동초교, 경기의 강호 세류초교(수원시), 신흥초교(대구) 등 국내 유소년 축구의 내로라하는 강호들이 다 출전했다. 3개 팀씩 8개조로 나뉘어 리그전을 치르고 각조 1, 2위 16개 팀이 토너먼트로 챔피언을 가린다. 김휘 유소년연맹 회장은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이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이 대회를 통해 2020년 올림픽과 2022년 월드컵 때 주역이 될 선수를 잘 키워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 명문팀으로 날려 보내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이날 공식 개막경기에서는 성거초교(충남)가 제주서초교를 1-0으로 이겼다.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산 넘어 산. 최근 프로축구 전남 사령탑에 오른 하석주 감독(44)의 심정이다. 극심한 부진 속에 정해성 감독이 자진 사퇴하고 ‘해결사’로 낙점 받았는데 헤치고 나가야 할 게 너무 많다. 하 감독은 1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의 K리그 데뷔전에서 팀에 1-0의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전남은 최근 4연패를 당하는 등 무려 11경기 연속 무승(2무 9패)의 부진에서 벗어나 ‘탈꼴찌’에도 성공해 15위가 됐다. 하지만 한숨 돌릴 여유도 없이 하 감독은 22일 2위 FC 서울과 홈경기를 치러야 한다. 하 감독은 “올 시즌 치른 모든 경기를 비디오로 보면서 우리 팀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군을 먼저 알아야 적절한 처방을 내릴 수 있기 때문. 하 감독은 “실점할 때 우리 실책 탓일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고참 선수들보다 나이 어린 선수들이 많이 뛰다 보니 성급한 플레이가 많이 나왔다. 고참들이 기가 죽어 분위기도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노장과 중간, 젊은 선수들이 고르게 섞여 있어야 하는데 지나치게 ‘젊은 피’로 구성됐다는 판단. 경남전에서 수비라인에 31세의 노장 이상호와 올 시즌 한 경기밖에 뛰지 않은 정준연(23)을 선발 투입하는 등 변화를 줘 승리할 수 있었다. 하 감독은 승강제를 위해 상위 8개팀과 하위 8개팀이 벌이는 스플릿 시스템에서 전남이 하위 리그에 남았지만 명문 구단의 명성을 되살리기 위해 팀을 재구성하고 있다. 올해 스플릿 시스템 하위 리그 1, 2개 팀은 다음 시즌 하부리그로 떨어진다. 이를 막고 내년에 다시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하 감독은 포항과 경남, 전남에서 코치를 7년 했고 2010년부터 모교 아주대를 맡아 전국 최강으로 이끌었다. 하 감독은 “하루가 너무 짧다. 어차피 결과로 평가받는 것 아니냐”며 전남 재건에 자신감을 보였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아니 회장 사인 인장을 허락도 받지 않고 찍어 편지를 보냈다는 말입니까. 그럼 사인 위조네요?”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선교).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이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에게 호통 치자 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사과 공문의 전말이 드러났다. 이번 ‘사과 편지’ 사건은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대한 지나친 저자세와 김 총장의 섣부른 판단이 만든 합작품이었다. 이날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축구에서의 ‘독도 세리머니’에 대한 적절치 못한 대응으로 국제적 망신을 당한 것과 국립현대미술관 화재에 대한 긴급 현황 질의가 열렸다. 가장 큰 관심은 축구협회와 체육회의 부적절한 대응 자세였다. 11일 열린 런던 올림픽 일본과의 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2-0 완승을 거둔 뒤 뒤풀이 세리머니 때 박종우(부산)가 관중석에서 건네준 ‘독도는 우리 땅’이란 종이를 든 게 카메라에 포착됐고 일본 측의 이의 제기로 IOC가 박종우를 메달 수여식에 참가하지 못하게 한 게 시작이었다. 축구협회는 이와 관련해 13일 일본축구협회에 유감의 뜻을 전달하는 공문을 보냈는데 일본 언론들이 ‘한국이 사죄했다’고 보도하면서 부적절한 조치였다는 비난이 일었다. 최 의원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진상 조사 보고서를 제출하고 이날 귀국해 공항에서 국회로 온 김 총장에게 “일본에 누가 편지를 썼냐”고 물었다. 김 총장은 “국제국과 협의해 먼저 공문을 보내고 사후 보고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이 “회장 사인도 안 받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하자 김 총장이 “사인봉을 찍어 보냈다”고 말하면서 ‘사인 위조’ 얘기가 나왔다. 김 총장은 “조중연 축구협회장이 박 회장과 런던에서 상의한 뒤 전화를 해왔다. 조 회장이 ‘체육회 쪽에서 IOC는 체육회가, FIFA와 일본축구협회는 축구협회가 맡아서 적극적으로 설득 작업을 하자고 한다’고 했다. 저는 일본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편지를 보내는 게 좋겠다고 말했고 조 회장께서 ‘검토해 보라’고 해서 미리 편지를 보내고 사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의원들은 체육회와 축구협회가 IOC에 지나치게 저자세로 나간 것에 질타를 퍼부었다. 최 의원은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 회장, 조 회장에게 “박종우의 행동이 IOC 헌장 위반이었느냐”고 묻고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답이 나오자 “그런데 왜 당시에 항의하지 않고 일본에 유감 편지를 보내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였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은 “축구협회가 일본에 보낸 공문에 비스포츠적인(Unsporting) 행동이란 표현을 쓴 것은 그 행동이 정당하지 않고 정치적이었다는 것을 인정한 것 아닌가”라며 불필요한 조치로 문제를 키운 것을 지적했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아주 우발적인 상황이었는데 당시에 항의를 하지 않고 왜 일본에도 저자세로 나갔냐”고 질책을 했다. 그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 유니폼에 대해선 왜 항의하지 않았냐”고 박 회장에게 질문했다. 박 회장은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어떤 식의 항의가 효과적인지 연구하겠다. 2차대전 피해 당사국들과 공동 대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1일 2012년 런던 올림픽 축구 3, 4위전에서 한국이 일본을 2-0으로 꺾은 직후 박종우(23·부산)가 ‘독도 세리머니’를 한 것에 대해 일본축구협회가 ‘논쟁을 끝내길 원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다이니 구니야(大仁邦彌) 일본축구협회장은 15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 베네수엘라의 국가대표 친선경기 직후 “우리는 이 문제가 잠잠해지길 원한다. 이제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한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고 앞으로도 이어가길 바란다고 대한축구협회에 말했다”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는 13일 박종우의 행동에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는 내용의 영문 e메일과 팩스를 일본축구협회에 보냈고, 다음 날 일본축구협회는 “올림픽에서 발생한 문제는 불행한 일”이라는 답신을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은 16일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를 방문해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에 대한 해명 절차를 마쳤다. 김 사무총장은 FIFA의 상벌 관련 담당 부서에서 독도 세리머니가 사전에 계획된 게 아니며 한 관중이 건넨 종이를 받아 우발적으로 한 행동이라고 강조한 뒤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제출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김 사무총장이 직접 FIFA에 해명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IOC는 한일전 당시 박종우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든 채 그라운드를 달리는 사진을 발견한 뒤 ‘정치적 행위’로 보고 FIFA에 사건의 조사를 맡겼다.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여러분이 한국과 일본 축구의 미래입니다. 열심히 즐겁게 공 차세요.”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43)은 광복절인 15일 강원 인제군 북면 원통리로 달려갔다. 원통생활체육공원 경기장에서 열린 ‘홍명보장학재단컵 유소년(12세 이하) 클럽축구대회 결승전인 파주 유소년팀과 일본 가시와 레이솔 유소년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다.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 첫 축구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사령탑 업무를 사실상 모두 마친 홍 감독이 13일 귀국해 보여준 첫 공식 행보는 유소년 축구에 대한 사랑이었다. 파주 유소년팀이 ‘유소년 한일전’에서 1-3으로 져 한일전으로 열린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2-0 승리의 흥을 이어가진 못했지만 홍 감독은 “승부에 연연하지 말고 즐겁게 공을 차라”며 꿈나무들을 격려했다.홍 감독의 향후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홍 감독은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이란 신화를 쓰며 명장 대열에 합류했다. 올림픽 전부터 일본은 물론이고 K리그 구단들이 영입하려고 했지만 “올림픽에 집중하겠다”며 모두 고사했는데 동메달까지 따 더 ‘귀하신 몸’이 된 것이다. 현재로선 프로행을 선택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중이라 빈자리가 없는 측면도 있지만 큰일을 치르느라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한 만큼 휴식을 취하며 홍명보장학재단 일에만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뭘 할지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 당분간 쉬고 싶다”고만 했다.사실 대부분의 축구인은 홍 감독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사령탑 ‘0순위’로 보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월드컵팀을 맡아 아시아 지역예선을 치르고 있지만 사령탑에 오른 뒤 “내 역할은 본선 진출을 이루는 것으로 끝날 것”이라고 선언해 월드컵 본선 감독을 다시 뽑아야 할 상황이다. 국내 감독 중에서 선택한다면 홍 감독이 최고의 카드가 된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김보경(카디프시티) 등 2009년 이집트 20세 이하 월드컵 때부터 키워온 선수들이 월드컵팀의 중심으로 성장한 것도 홍 감독의 발탁을 자연스럽게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감독도 대표팀 사령탑 수락 직전에 “청소년대표팀 출신이 대표팀에 많아 홍 감독이 올림픽팀과 월드컵팀을 겸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었다. 당시 일부에서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나이도 젊다”는 반대가 없었다면 홍 감독이 월드컵팀 사령탑을 겸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이제 그런 의견 자체가 사라졌다. 영국과 일본을 무너뜨리고 ‘세계 3위’를 하며 홍 감독의 지도력이 만천하에 증명돼 ‘반대론’은 완전히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동영상=韓축구, 日꺾고 사상첫 메달 획득, 감격의 순간 다시보기}

2005년 2월 박주영(아스널)이 모교 고려대를 찾는다고 해 달려갔다. 카타르 8개국 초청 청소년대회에서 4경기 9골을 터뜨리며 ‘축구 천재’로 불렸던 터라 최고의 뉴스메이커였다. 그런데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며 버텼다. 간신히 설득해 인터뷰를 했는데 “동아일보에 기사가 나가면 다른 매체에서 귀찮게 해 훈련을 못 한다”는 게 인터뷰 거부의 이유였다. 박주영은 “전 축구에만 매진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 뒤 박주영은 기자들에게는 인터뷰를 잘 해주지 않는 ‘괴짜’로 통했다. 박주영이 지난해 8월 병무청에 국외 여행기간 연장을 신청하면서 의도적인 ‘병역 회피’ 논란이 불거졌을 때 그날이 생각났다. 여행 기간을 연장한 게 뒤늦게 밝혀지며 병역 회피의 의도성이 부각됐지만 박주영의 평소 행동으로 볼 때 선수생활을 더 오래하기 위한 방편이었지 병역을 회피하진 않았을 것이란 판단이 들었다. 이에 대해 박주영은 ‘평소대로’ 공식적으로 아무런 의사표현을 하지 않았다. 이게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을 애태우게 했다. 골잡이가 없어 박주영을 와일드카드로 뽑고 싶은데 선발하면 ‘역적’이 되는 분위기였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떳떳해도 국가대표로 공인인 이상 오해하고 있는 국민에겐 설명이 필요했는데 아무런 행동이 없어 갑갑했던 것이다. 결국 홍 감독은 6월 박주영을 끌고 나와 “꼭 군대에 가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올림픽팀에 선발했다. 박주영은 스위스와의 조별 예선에서 선제 헤딩골을 잡았고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2-0 완승을 주도해 한국의 사상 첫 올림픽 축구 메달이란 신화를 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박주영은 동메달을 획득한 뒤 “한국에 사상 첫 메달을 안겨 기쁘다. 무엇보다도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이 병역 특례를 받아 그라운드에서 기량을 펼칠 시간이 늘어나고 해외 진출 기회를 얻기도 쉬워졌다는 의미였다. 일부에서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고 병역을 면제해 주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사상 첫 올림픽 축구 동메달로 우리가 얼마나 기뻐했던가. 병역특례법은 존재하고 있다. 법은 모두에게 고르게 적용돼야 한다. 이제 박주영의 ‘진심’을 믿고 그를 병역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주자. 그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우리를 더 기쁘게 해줄 것이다. 우리 이렇게 외쳐보자. “주영아, 군대 안 가도 된다. 더 열심히 뛰어라.”양종구 스포츠레저부 차장 yjongk@donga.com}

홍명보 감독이 한국축구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획득을 지휘하면서 이른바 ‘홍명보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네덜란드식 ‘실리형 리더십’을 보였다면 홍 감독은 세계적 명장들을 통해 배운 노하우에 끈끈한 정에 기반을 둔 ‘한국형 리더십’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많다. 홍 감독은 국내 지도자도 세계의 벽을 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공부하는 지도자’의 전형그동안 ‘선수는 되는데 왜 지도자는 아직’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지도자가 나오질 않았다. 이런 가운데 2002년 ‘축구도 과학이다’라는 것을 보여준 히딩크 감독이 한국 사회에 던진 화두는 컸다.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이었던 지도자들에게 ‘더 공부해야 한다’, ‘세계 축구의 흐름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반성의 기회를 줬다. 그 최선봉에 홍 감독이 자리하고 있다.2002년 주장으로 히딩크 감독 밑에서 4강을 함께했던 홍 감독은 몸으로 느끼며 세계 축구를 배웠다. 짧은 시간에 성적을 내기 위해 ‘파워 프로그램’을 실시했던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과학축구의 기본을 습득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땐 코치로 ‘작은 장군’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보좌하며 장시간의 훈련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상의 성적을 내기 위해 상대와 아군을 철저하게 분석해 처방하는 분석축구를 배웠다. 모든 ‘연(緣)’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팀을 구성하는 법도 자연스럽게 익혔다. 홍 감독은 고려대 박사 과정을 밟았고 스포츠심리학자 등을 초청해 강의를 받는 등 지속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카리스마 리더십’ 뛰어넘을 ‘큰형님 리더십’홍 감독이 보여준 리더십은 한국형을 가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동안 축구 하면 강력한 카리스마의 ‘히딩크 리더십’만이 주목을 받았는데 홍 감독이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코리안 스타일’로 히딩크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홍 감독은 선수와의 관계에서 상명하복이 아닌 신뢰를 중요시한다. 감독과 선수가 같은 동료이며 서로 도와주는 동반자 관계임을 강조한다. 하지만 모든 책임은 큰형님 격인 감독이 진다. 홍 감독은 한때 “난 너희들을 위해 등에 칼을 꽂고 다닌다”고 해 관심을 끌었다. 선수들이 다치거나 잘못되면 자신이 죽을 각오를 하고 있다는 의미. 그 대신 선수들은 열심히 뛰기만 하면 된다.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이 ‘살신성인’에 가깝게 헌신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큰형님을 무조건 믿는 끈끈한 신뢰가 선수들을 더 뛰게 만들었다.사실 홍 감독이 히딩크 감독을 넘으려면 아직 멀었다. 홍 감독을 네덜란드와 한국, 호주, 러시아 등지에서 꾸준하게 성적을 낸 세계적 명장 히딩크 감독에 비유한다는 것도 어찌 보면 ‘침소봉대’다. 하지만 홍 감독은 분명 기존 지도자와는 다른 지도력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올림픽 첫 동메달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대한민국이 종합 5위로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마감했다. 한국은 12일 한순철(서울시청)이 영국 런던 엑셀 복싱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복싱 라이트급(60kg) 결승에서 바실 로마첸코(우크라이나)에게 져 은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달 28일 진종오(KT)의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을 시작으로 양궁과 펜싱, 유도, 레슬링, 체조, 태권도 등에서 모두 13개의 금메달을 따 역대 최다였던 2008년 베이징 대회 때와 금메달 수 타이를 이뤘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총 28개의 메달(금 13, 은 8, 동메달 7개)로 종합 5위에 랭크됐다. 종합 5위는 1988년 서울 올림픽 종합 4위에 이어 역대 2위 성적. ‘태권 여왕’ 황경선(고양시청)은 11일 열린 태권도 여자 67kg 이하급 결승에서 누르 타타르(터키)를 12-5로 꺾고 우승하며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13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2008년 베이징에 이어 2연패를 이룬 황경선은 한국 선수로는 처음 태권도에서 2연패했다. 한국 축구는 ‘이명박 대통령 독도 방문’으로 뜨거웠던 11일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박주영(아스널)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연속 골을 앞세워 ‘숙적’ 일본을 2-0으로 완파하고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획득이란 위업을 이뤘다. 한국은 1948년 런던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후 64년 만에 꿈에 그리던 축구 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아시아 국가로 사상 처음 4강에 오른 한국은 일본(1968년 멕시코 대회 동메달)에 이어 아시아에서 역대 두 번째로 올림픽 축구 메달리스트 국가가 됐다. 태극전사들은 병역 면제 혜택과 함께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총 15억2000만 원의 포상금도 받게 됐다. 하지만 일본전이 끝난 뒤 관중석에서 던져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승리 세리머니를 펼친 박종우(부산)는 논란에 휩싸였다. 모든 정치적 행위를 금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박종우의 메달 시상식 참석을 금지하는 등 대한체육회에 진상조사를 요청했다. 한편 17일간 열전을 벌였던 런던 올림픽이 12일(현지 시간) 막을 내렸다.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남자 100m와 200m에 이어 400m 계주까지 석권해 2008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사상 첫 2연속 단거리 3관왕이란 신화를 썼다. 다음 대회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홍명보 감독이 한국축구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획득을 지휘하면서 이른바 '홍명보 리더십'이 주목 받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네덜란드식 '실리형 리더십'을 보였다면 홍 감독은 세계적 명장들을 통해 배운 노하우에 끈끈한 정에 기반을 둔 '한국형 리더십' 과시했다는 평가다. 홍 감독은 국내 지도자도 세계의 벽을 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공부하는 지도자'의 전형 그동안 '선수는 되는데 왜 지도자는 아직'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지도자가 나오질 않았다. 이런 가운데 2002년 '축구도 과학이다'는 것을 보여준 히딩크 감독이 한국 사회에 던져둔 화두는 컸다.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이었던 지도자들에게 '더 공부해야 한다', '세계 축구의 흐름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반성의 기회를 줬다. 그 최선봉에 홍 감독이 자리하고 있다. 2002년 주장으로 히딩크 감독 밑에서 4강을 함께 했던 홍 감독은 몸으로 느끼며 세계축구를 배웠다. 짧은 시간에 성적을 내기 위해 '파워 프로그램'을 실시했던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과학축구의 기본을 습득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땐 코치로 '작은 장군'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보좌하며 장시간의 훈련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상의 성적을 내기 위해 상대와 아군을 철저하게 분석해 처방하는 분석축구를 배웠다. 모든 '연(緣)'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팀을 구성하는 법도 자연스럽게 익혔다. 홍 감독은 고려대 박사 과정을 밟았고 스포츠심리학자 등을 초청해 강의를 받는 등 지속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카리스마 리더십' 뛰어 넘을 '큰 형님 리더십' 홍 감독이 보여준 리더십은 한국형을 가미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그동안 축구 하면 강력한 카리스마의 '히딩크 리더십'만이 주목을 받았는데 홍 감독이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코리안 스타일'로 히딩크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홍 감독은 선수와의 관계가 상명하복이 아닌 신뢰를 중요시한다. 감독과 선수가 같은 동료이며 서로 도와주는 동반자 관계를 강조한다. 하지만 모든 책임은 큰 형님 격인 감독이 진다. 홍 감독은 한 때 "난 너희들을 위해 등에 칼을 꽂고 다닌다"고 해 관심을 끌었다. 선수들이 다치거나 잘못되면 자신이 죽을 각오를 하고 있다는 의미. 대신 선수들은 열심히 뛰기만 하면 된다.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이 '살신성인'에 가깝게 헌신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친 형님을 무조건 믿는 끈끈한 신뢰가 선수들을 더 뛰게 만들었다. 사실 홍 감독이 히딩크 감독을 넘으려면 아직 멀었다. 홍 감독을 네덜란드와 한국, 호주, 러시아 등지에서 꾸준하게 성적을 낸 세계적 명장 히딩크 감독에 비유한다는 것도 어찌 보면 지나친 '침소봉대'다. 하지만 홍 감독은 분명 기존 지도자와는 다른 지도력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올림픽 첫 동메달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싱가포르 짜유(加油·중국어 표기는 ‘자유’)!” “홍콩 짜유!” 런던 올림픽 탁구경기가 열린 엑셀 노스아레나에서 거의 매일 들리던 외침입니다. ‘짜유’는 중국어로 ‘힘내라’는 뜻이지요. 중국이 왜 다른 나라를 응원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알고 보니 세계 각국 탁구대표팀에는 ‘중국계 귀화 선수’가 많기 때문이라네요. 중국 탁구는 런던 올림픽에서 남녀 단식과 단체전을 석권할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입니다. 아시아권 국가들은 중국 선수를 자국 선수로 귀화시켜 전력을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그렇다 보니 중국인이 다른 나라를 응원하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거죠. 싱가포르 대표팀의 리자웨이, 펑톈웨이 등은 중국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스타 출신입니다. 경기장에서 만난 중국 관광객 리지하오 씨(48)는 “외국에 나가 있는 귀화 선수도 중국인이다. 그들이 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짜유’를 외친다”고 했습니다. 한국 여자탁구도 석하정과 당예서가 중국 귀화 선수입니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이들이 여자단식과 복식경기를 할 때는 오히려 한국의 상대 국가를 응원했습니다. 아무래도 중국의 라이벌이 한국이어서 그런 모양입니다. 이제 탁구도 ‘순혈주의’가 깨지는 분위기입니다. 후쿠하라 아이, 이시카와 가쓰미 같은 차세대 스타를 보유한 일본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말입니다. ‘다문화시대’에 탁구도 예외일 순 없습니다. 그러나 1970, 80년대 한국 탁구를 생각해 봅니다. 19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 여자단체전을 제패한 이에리사와 정현숙,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남자단식 유남규와 여자복식 양영자-현정화가 있었습니다. 외국 선수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한국 탁구는 세계 정상에 올랐습니다. 현정화 탁구대표팀 총감독은 “한국은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 싱가포르까지 쫓아가야 할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여자탁구가 남자 못지않은 힘과 기술을 갖춘 중국을 잡으려면 유소년 선수를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키워야 한다는 얘기였죠.황태훈 스포츠레저부 차장}

‘톱10’ 진입. 언제나 메달을 노리던 한국 마라톤의 런던 올림픽 목표다. 격세지감을 느낄 만하다. 1936년 베를린 금메달(손기정), 1992년 바르셀로나 금메달(황영조), 1996년 애틀랜타 은메달(이봉주)을 따낸 한국 마라톤이 이젠 10위 안에 드는 게 목표가 됐다. 국내 마라톤의 전반적 퇴보도 있지만 케냐와 에티오피아 등 ‘검은 대륙’ 아프리카 선수들의 성장세가 너무 거세면서 나타난 결과다. 하지만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일. 한국 마라톤의 기대주 정진혁(22·건국대)이 ‘마라톤 한국’의 가능성 되찾기에 나선다. 47개 종목 중 유일하게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해 국제경쟁력을 입증한 마라톤에서 다시 세계를 제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이번 올림픽 출전의 최대 목표다. 2시간4분대는 물론이고 2시간6, 7분대 선수가 즐비한 케냐와의 경쟁에서 10위 안에 들면 다음 대회에선 메달 경쟁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정진혁은 2011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2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국제 2위, 국내 1위를 차지하며 등장한 샛별. 당시 비가 오는 가운데 2시간9분28초로 역대 7위, 현역 2위 기록을 냈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2시간7분대도 가능했다는 평가. 그만큼 스피드가 좋다. 2시간4분대를 달리는 아프리카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스피드가 필수다. 정진혁이 한국 마라톤을 이끌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이유다. 훈련도 잘 마쳤다. 해발 1800m 고지인 중국 쿤밍에서 30km와 40km 장거리 훈련으로 몸을 만들었고 날씨가 선선한 일본 홋카이도의 지토세에서 스피드도 끌어올렸다. 1일 런던에 입성해 현지 적응훈련까지 마치고 현재 마지막으로 ‘지옥의 식이요법’을 하고 있다. 3일간 고기 위주로 먹고 3일간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해 근육 속에 에너지원인 글리코겐을 쌓는 것으로 잘 마치면 컨디션이 배가된다. 유영훈 남자마라톤대표팀 코치(건국대)는 “금메달을 다투는 케냐와 에티오피아 선수들의 눈치작전이 예상되는 데다 날씨가 더워 선수들이 섣불리 치고 나가진 못할 것이다. 선두권 후미를 지속적으로 따라붙는다면 목표로 한 10위 안엔 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양씨 종친회가 런던 올림픽 체조 뜀틀 금메달리스트 양학선(20·한국체대) 돕기 성금을 걷는다. 양씨 6개파 대종회 양영두 회장(64)은 8일 “어려운 환경에서도 세계를 제패해 가문의 명예를 드높인 양학선을 종친회 차원에서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양승태 대법원장 등 사회 고위인사들과 뜻있는 회원들을 중심으로 금일봉을 모아 더 열심히 훈련하도록 돕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대종회와 중앙종친회, 제주종회가 공동으로 이달 말까지 성금을 걷어 전달할 계획이다. 양학선은 한자 ‘梁(들보 량)’을 쓰며 ‘양고부’의 삼성혈로 유명한 제주에 시조를 둔 양씨다. 양씨는 제주와 남원(전북), 충주(충북)로 분관했고 총 6개 파로 구성돼 있다. 집안 족보를 잃어버려 정확하진 않지만 항렬상 양학선은 남원이 본관인 것으로 대종회는 보고 있다. 양씨는 약 5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첫 실점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의 경기력은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점유율 면에서 우세했을 뿐 아니라 ‘우승후보 0순위’ 브라질의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나 첫 실점이 다소 허무했고 후반전 초반 확연한 페널티킥 상황을 외면했던 주심의 판정도 실로 아쉬웠다. 그 이후의 경기는 두 팀 간 총체적 화력의 차이를 반영하고 말았다. 다만 우리의 아쉬운 점들에 관해 조금 더 말해보자면 우선 김창수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우리의 측면 공격 전반에 작지 않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오재석, 남태희가 열심히 뛰기는 했으나 김창수가 없는 오른쪽 측면에서 우리의 공격은 날카로움을 잃었다. 이는 곧 공격 루트의 단조로움으로 귀결된다. 둘째로 적어도 브라질전에 국한할 때 중원 살림꾼 박종우의 부재 또한 여파가 컸다. 피로도가 절정에 달해 있을 법한 구자철, 기성용의 부담은 시간이 갈수록 가중되며 공수 양면에서 어려움을 겪게 됐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 전체적으로 미흡한 우리의 득점력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브라질과 같은 강적을 상대로는 우세한 흐름이 주어질 때 반드시 득점에 성공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바야흐로 ‘한일전’이다. 역사적인 동메달이 걸려 있는 한 판이다. 그리고 적어도 필자가 판단하기에 우리는 충분히 일본을 무너뜨릴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은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팀이고 상대적으로 우리 선수들의 역량과 경험이 일본의 장점을 최소화하면서 단점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 서기 때문이다. 일본의 장점은 선수들의 일사불란한 위치 이동과 압박으로 상대의 볼을 끊어내는 플레이에 능하다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아마도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인터셉트’가 가장 많은 팀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상대의 볼을 끊어내자마자 전광석화 같은 역습이 이어진다. 서너 명의 선수들이 공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달려 들어가는 한편 역습 패스들 또한 대부분 빠른 타이밍으로 이뤄진다. 전체적으로는 ‘실리 축구’적 성향을 띠면서 인터셉트와 역습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팀이 일본이다. 준결승 이전까지 이 스타일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일본의 문제점이 멕시코전에서 잘 드러났다. 이러한 스타일을 성공적으로 구사하기 위해 일본은 이른바 ‘많이 뛰는’ 축구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많이 뛰는 축구가 경기 내내 지속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일본의 스타일은 딱 전반전 전반부까지만 성공적이었다. 이후부터 일본의 활동량과 스피드는 지속적으로 저하됐고 이는 수준급 조직력과 개인기를 겸비한 멕시코로 하여금 일본의 진영을 마음껏 누비게끔 했다. 선제골을 얻고도 1-3으로 역전패한 결과가 그러한 경기 내용을 정확하게 반영한다. 지금의 우리 올림픽 태극전사들은 기본기와 볼 관리 능력, 조직력과 경험 면에서 일본의 경기 전반부 압박을 견뎌낼 만한 역량을 지니고 있다. 더불어 우리에게는 오히려 일본을 당혹스럽게 할 수 있는 물리적 능력도 있다. 일본의 장점을 별무신통한 것으로 만든 이후 일본의 단점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경기는 우리의 것이 될 수 있다.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아주대 겸임교수▲동영상=홍명보호 브라질에 패, 결승행 좌절-주요장면 다시보기}

“와∼ 이겼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한국축구가 런던 올림픽에서 종주국 영국을 승부차기 끝에 무너뜨리는 것을 TV로 지켜본 뒤 함성을 터뜨리며 5일 아침을 맞았다. 사상 첫 올림픽 4강 신화를 지켜본 팬들은 10년 전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때처럼 환호와 박수를 터뜨렸다. 10년의 시차와 공간은 달랐지만 4강의 감격은 똑같았다. 한국이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열린 개최국 영국과의 8강전에서 연장 120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겼다. 1948년 런던 올림픽 때부터 올림픽에 도전해 64년 만에 일군 쾌거였다. 한국은 8일 오전 3시 45분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의 4강은 7만여 홈팬들의 일방적 응원 속에서도 기죽지 않고 일군 것이라 값졌다. 2002년엔 거리거리 4000만 ‘붉은 악마’의 열광적인 응원이 있었지만 이번엔 원정 응원단과 현지 교민 몇백 명이 펼치는 응원밖에 없었다. 태극전사들은 원정이란 부담 속에서도 사상 처음 연합팀을 만들어 출전한 영국을 맞아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도 흔들리지 않고 헌신적으로 몸을 던졌다. 지칠 줄 모르는 강철체력으로 강호들을 무너뜨렸던 2002년의 태극전사들을 보는 듯했다. 한편 한국 사격은 이날 오후 남자 50m 권총에서 금, 은메달을 휩쓸었다. 진종오(KT·사진)는 영국 런던 그리니치파크의 왕립 포병대기지 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662.0점을 기록해 최영래(661.5점·경기도청)를 극적으로 따돌리고 우승해 대회 2연패를 이뤘다. 이로써 진종오는 10m 권총에 이어 대회 2관왕이 됐다. 진종오는 본선에서 562점을 쏴 5위로 결선에 올랐지만 포인트를 차근차근 쌓은 뒤 1.6점 차로 뒤지던 마지막 10번째 사격 때 10.2점을 쏘아 8.1점을 기록한 최영래에게 극적인 0.5점 차 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한국선수단의 10번째 금메달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동영상=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4강 진출 쾌거… 승부차기 다시보기}
“여기저기서 찬사가 쏟아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찬사를 절대 믿지 않는다. 모든 평가는 내가 한다. 감독인 내가 잘했다고 해야 잘한 것이고 내가 못했다고 하면 못한 것이다. 이번 승리에 우쭐하지 말고 계속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2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마지막 평가전을 3-0 완승으로 마친 뒤 선수들을 불러 모아 놓고 이렇게 강조했다. 승리에 기뻐하던 선수들의 얼굴엔 다시 비장함이 서렸다. 1승 1무로 가봉과의 B조 마지막 경기 전반을 마치고는 “여기서 패하면 우린 집에 가야 한다. 우리 꿈이 여기서 멈춰서야 되겠느냐. 더 열심히 뛰자”고 말했다. 선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했고 0-0 무승부를 기록해 1승 2무로 8강에 올랐다. 올림픽 태극전사들에게 홍 감독의 말은 곧 법이다. 상명하복의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명령이 아닌 서로의 믿음에 기초한 ‘신뢰의 법’이다. 2009년 이집트 20세 이하 청소년월드컵부터 함께한 선수들이 주축이라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리는 올림픽팀은 홍 감독을 믿고 따르며 즐겁게 춤을 췄고 이번에 사상 첫 올림픽 4강 진출이란 신화를 썼다. 불거진 광대뼈에 표정 없는 과묵한 얼굴. 강력한 카리스마의 홍 감독은 사실 가슴이 따뜻한 ‘큰형님’이다. 선수들이 골을 넣으면 주저 없이 그에게 달려가는 이유다. ‘영원한 리베로’ 홍 감독은 대형 스타플레이어 출신이지만 겸손한 노력형 지도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선수로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을 지켜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 이후 ‘작은 장군’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핌 베어벡 감독 등 훌륭한 지도자 밑에서 코치를 하며 소통과 분석의 중요성을 배우고 실천했다. 5일 그동안 벤치를 지키던 ‘영국파’ 지동원(선덜랜드)을 선발 투입하고 미드필드부터 협력플레이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등 영국을 압도한 홍 감독의 준비된 전략 전술도 빛났다. ‘홍명보호’의 끈끈한 모습은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직원들의 반응에서도 확인된다. 대회 때마다 NFC 직원 모두가 나와 손을 흔들어 주는 환송회를 해 준다. 식당 아줌마, 잔디 관리인, 경비원 등이 늘 웃으면서 인사하는 선수들에게 보내는 마음의 표시다. 홍 감독은 “대표팀의 경기력을 위해 노력하는 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으면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없다”며 항상 겸손하고 예의를 지킬 것을 주문했고 선수들이 진심으로 행동해 얻은 결과다. 격의 없는 행동으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 킬러 박주영(아스널), 부상을 감수하는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친 골키퍼 정성룡(수원)과 수비수 김창수(부산) 등 와일드카드도 홍 감독이 후배들과 ‘하나’ 될 성품을 중시해 뽑은 결과다. 홍 감독의 ‘소통 리더십’이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창조하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빠름, 빠름, 빠름.’ 스마트 시대를 맞아 여기저기서 온통 스피드가 뛰어남을 자랑한다. 남보다 조금이라도 뒤지면 안달이 난다. 빨라야 이긴다. 이른바 속도 전쟁의 시대다. 남보다 앞서고 싶은 인간의 속도 본능을 대리 만족시켜 줄 드라마가 4일 런던에서 막이 오른다. 그 주인공은 금세기 최고의 스프린터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사진). 195cm의 장신에도 폭발적인 스피드로 육상 남자 100m(9초58)와 200m(19초19) 세계기록을 연거푸 수립해 ‘외계인’으로 통하는 그가 이번엔 어떤 ‘스피드 드라마’를 펼칠 것인가. 볼트에게 쏠린 관심은 100m 세계기록 경신. 2008년 5월 9초72로 세계신기록을 세운 그는 그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단거리 3관왕(100m, 200m, 400m 계주)에 올랐다. 베이징에서도 100m에서 9초69로 사상 처음 9초7의 벽을 무너뜨렸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선 다시 9초58이란 경이적인 기록을 찍어 조만간 9초5의 벽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쏟아졌다. 지난해 대구 세계선수권 결선에서 부정 출발로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강자들이 모두 출전하는 이번 런던이 9초4대를 찍을 절호의 찬스다. 라민 디아크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도 “볼트의 몸 상태가 좋다면 9초4대가 가능하다. 육상에서 굉장한 볼거리가 쏟아질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100m 세계신기록 탄생에 대한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문제는 볼트의 컨디션. 볼트는 지난달 초 “내 몸 상태는 95%”라고 밝혔다. 6월 말 자국 올림픽 선발전에서 경미한 허벅지 부상으로 훈련 파트너 요한 블레이크(9초75)에게 밀려 2위(9초86)로 티켓을 획득한 뒤 재활을 거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볼트는 지난달 17일 런던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은 내가 런던에서 100m 9초40, 200m 18초를 기록하기를 기대한다. 내 몸 상태가 100%라면 얼마든지 그런 기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나는 런던의 전설이 되겠다”고 자신했다. 블레이크를 포함해 미국의 타이슨 게이(9초69)와 저스틴 게이틀린(9초80)도 ‘총알 탄 사나이 드라마’에 출연한다. 4일 예선을 시작하는 남자 100m의 결선은 6일 오전 5시 50분(한국 시간)에 열린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009년 7월 16일 서울 태릉선수촌.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두고 “최선을 다해 우승하겠다”며 기자회견을 한 박태환에게 나는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물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박태환이 훈련을 등한시했다고 생각하고 “이런 상태로 어떻게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느냐”는 질책성 질문을 한 것이다. 그때 노민상 당시 대표팀 감독이 답을 대신했다. “박태환은 이제 스무 살이다. 국민적인 관심에 얼마나 심적 부담이 크겠느냐. 성장할 시간이 필요하니 질책보다는 격려를 해줬으면 좋겠다.” 어릴 때부터 박태환을 발굴해 키운 스승의 말 한마디에 더는 질문을 이어갈 수 없었다. 노 감독은 말은 안 했지만 ‘선수도 사람이다. 어떻게 훈련만 하고 사느냐. 박태환은 훈련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다’라고 항변하는 듯했다. 당시 박태환은 로마에서 전 종목 결선 진출 좌절이란 부진한 성적을 내고 돌아왔다. 일부 언론은 ‘로마 참사’라고 대서특필했고 국민들도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박태환에게 로마 악몽은 실패가 아니었다. 인간 박태환이 성장하기 위해 겪어야 할 성장통이었다. 박태환은 1년 뒤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3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에서는 자유형 400m를 제패해 2007년 멜버른 대회 이후 4년 만에 챔피언에 복귀하며 2년 전 로마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부정 출발로 헤엄을 쳐보지도 못하고 고개 숙인 채 걸어 나왔던 실패를 4년 뒤 베이징에서 금메달이란 결실로 만들었듯 박태환은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섰다. 스포츠심리학에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을 분석한 결과 올림픽 이듬해에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간절히 원한 것을 얻은 선수들이 ‘꼭 이렇게 힘들게 해야 하나’란 회의감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새로운 목표를 정하거나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즐겨야 한다. 그러지 못하는 경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잊혀지게 된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박태환은 수영 자체를 진심으로 즐기고 있었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조 1위를 하고도 어이없는 실격 판정을 받았다. 올림픽 2연패를 위해 4년을 준비했고 ‘세계신기록도 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던 박태환에게 실격 판정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실격 판정 번복이란 변수가 없었다면 금메달도 가능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하지만 박태환은 결선에서 최선을 다해 레이스를 펼쳤고 라이벌인 중국의 쑨양에 이어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했다. 목표로 한 금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박태환은 “영광스러운 올림픽 메달을 걸 수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날아간 금메달은 벌써 잊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박태환은 “수영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말을 하곤 했다. 이번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일찌감치 4년 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출전할 뜻을 비쳤다. 그리고 공부를 많이 해 한국 수영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목표를 찾지 못하고 방황했던 ‘마린 보이’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없었다. 3년 전 “왜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았느냐”고 몰아붙였던 기자는 박태환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당부한다. “태환아. 이젠 쉬엄쉬엄 하렴.”양종구 스포츠레저부 차장 yjongk@donga.com}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와일드카드’에 대해 “팀과 동화되지 않는 선수는 필요 없다”고 말해왔다. 23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인 팀에 성인 선수 3명이 들어와 ‘선배’임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팀워크가 깨진다는 얘기다. 그동안 한국축구가 올림픽 때마다 최강의 와일드카드를 뽑았는데도 성적이 좋지 않았던 이유는 부조화 탓이라는 게 홍 감독의 분석이다. 홍 감독은 6월 ‘병역 논란’ 박주영(27·아스널)과 함께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해외에서 장기 체류 허가를 받아 병역을 10년 연기해 사실상 병역을 편법 면제받았다는 비난을 들은 박주영은 성인대표팀의 ‘킬러’로 골 결정력이 약한 올림픽팀에 꼭 필요했다. 그런데 병역 논란에 대해 ‘나는 떳떳하다’며 아무런 설명이 없는 박주영을 뽑기 위해선 ‘대국민 담화’가 필요했다. 국민감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박주영은 “은퇴하고 꼭 입대한다”고 국민 앞에 선언했다. 홍 감독은 “주영이가 안 가면 내가 간다”며 힘을 실어줬다. 홍 감독이 박주영에게 집착한 이유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때의 경험 때문. 당시 박주영을 와일드카드로 뽑았는데 자신을 버리고 팀워크를 위해 헌신해 후배들이 아주 잘 따랐다. 골키퍼 정성룡(27·수원)은 ‘삼고초려’해서 선발했다. 이운재(39·전남)를 이은 국내 최고의 골키퍼. K리그 우승을 노리는 수원으로선 내주기 쉽지 않았지만 홍 감독의 적극적인 설득에 두 손을 들었다. 홍 감독은 23세 이하 골키퍼는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지 못해 경기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일찌감치 정성룡을 낙점해 ‘작업’했다. 김창수(27·부산)는 수비수이면서도 공격 본능이 뛰어나 뽑았다. 부산의 주장으로 책임감이 강한 것도 홍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홍 감독의 이런 세심한 와일드카드 선발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박주영은 30일 열린 스위스와의 올림픽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후반 12분 그림 같은 다이빙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려 2-1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정성룡은 스위스의 기습 공격에 골을 내줬지만 경험이 부족한 수비라인을 지휘하며 듬직하게 골문을 막아 첫 승을 지켰다. 김창수는 경기 내내 과감한 오버래핑은 물론이고 폭 넓은 활동량으로 공수에 활기를 불어 넣어 승리를 거들었다. 무엇보다 박주영과 정성룡, 김창수는 2009년 이집트 20세 이하 월드컵부터 함께 해온 김보경(카디프시티)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홍명보의 아이들’과 하나가 돼 전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역대 최고의 와일드카드로 평가받는 이유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김정우의 날’ 김정우(전북·사진)가 팬 서비스를 확실하게 했다. 전북은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안방경기를 ‘김정우 데이’로 삼아 선착순 1만 명의 팬들에게 김정우 사진이 새겨진 부채를 선물로 주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후텁지근한 날씨에 부채를 부치며 시원하게 경기를 즐기라는 팬 서비스였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정우는 전반 7분 그로겟이 찬 볼이 수비수 맞고 옆으로 흐르자 골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받아 넣어 선제골을 낚았다. 김정우는 전반 27분엔 골지역 정면을 파고들며 강원 수비수 박우현의 파울을 유도해 이동국의 페널티킥 결승골도 사실상 만들면서 1만2000여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김정우의 활약에 전북은 2-1로 승리를 거두고 13경기 무패행진(12승 1무)을 질주하며 선두를 굳게 지켰다. 전북은 승점 49(15승 4무 3패)로 21일 부산을 6-0으로 대파한 2위 서울(승점 45)을 4점 차로 제쳤다. 이동국은 이날 골을 추가해 13골을 기록해 데얀(서울)과 함께 동률을 기록했지만 출전 경기수가 적어 득점 선두가 됐다. 역대 통산 최다골도 128골로 늘렸다.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강원 감독은 중하위권으로 밀린 팀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전북의 막강한 공세에 밀려 취임한 뒤 1승 2패를 기록했다. 울산은 광주와의 방문경기에서 후반 44분 곽태휘의 결승골 덕택에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6경기 무패행진(3승 3무)을 질주했다. 울산은 승점 41을 기록해 수원(승점 40)을 4위로 끌어내리고 3위로 2계단 뛰어올랐다. 포항도 인천과의 안방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승점 34로 6위에 올라 2계단 상승했다. 포항 노병준은 후반 44분 결승골을 터뜨린 뒤 6일 세상을 떠난 아버지(노흥복 씨)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한을 떨쳐내며 눈물을 흘렸다. 한편 21일 서울은 부산을 잡고 1무 1패의 부진에서 탈출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