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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보안 벤처기업 ‘두루안’(‘두루두루 안전하게’라는 뜻)은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뜨고 있는 기업이다. 독창적인 문서 암호화 기술과 방화벽 시스템으로 업계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 각종 복지 혜택이 대기업 못지않기 때문이다. 신입사원의 기본 연봉 2600만 원. 각종 수당을 합친 연봉은 더 많다. 신입사원부터 연 20일의 휴가가 보장되며, 휴가가 남으면 남은 일수만큼 수당으로 지급한다. 두 달에 한 번씩 금요일에 열리는 ‘부부데이’에 기혼자는 무조건 조기 퇴근해야 한다. 회사에 오래 다니면 순금으로 된 열쇠(5년은 5돈, 10년은 10돈)도 받는다. ‘신뢰의 금고’에는 현금이 있어 직원들이 언제든지 현금을 빌려갈 수 있다. 김명락 대표는 “불필요한 스펙보다는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보안 분야는 배울 기술이 매우 많으니 적극 도전해달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두루안처럼 연봉과 복지혜택이 대기업 못지않고 비전도 있어 청년이 갈 만한 기업을 ‘청년친화 강소기업’으로 선정하고 있다. 고용부는 17일 두루안을 포함해 227곳의 청년친화 강소기업을 추가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4월 1차로 발표한 891곳을 포함해 총 1118곳의 청년친화 강소기업이 선정됐다. 청년친화 강소기업은 △월평균통상임금 200만 원 이상 △주중 야근 2일 이하 또는 주말 근무 월 1회 이하 △4개 이상 복지제도 운영 등의 조건을 갖춘 기업 중 전문가들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기업만 선정된다. 임금 체불도 없어야 하고 산업재해율도 기준 이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유효기간인 2018년 6월 30일까지 총 1118곳의 청년친화 강소기업이 활동하게 됐다. 이 기업들의 평균 월급(초임)은 225만2000원, 평균 연봉으로 환산하면 2700만 원 수준이다. 고용부가 파악한 결과 1∼9월 이들 1080개 기업에서 1만9711명을 채용했고 이 중 34세 이하 청년은 1만2763명(64.8%)으로 나타났다. 청년친화 강소기업 명단과 연봉 등 기업 정보는 취업포털 워크넷()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영돈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청년들이 갈 만한 괜찮은 중소기업을 더 발굴하고, 부처 협의를 통해 인센티브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국내 전체 취업자 증가폭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시작된 실업대란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7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10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국내 전체 상시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1265만 명으로 지난해 10월보다 29만2000명(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보험 자격이 있는 상시근로자 수는 국내 전체 취업자 수를 파악하는 지표다. 이 같은 증가폭은 2010년 9월(27만2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고용 증가폭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조선업과 전자부품업 등 제조업 경기가 악화되면서 실업 대란이 현실화된 탓이다. 전체 업종 가운데 고용 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0.2%밖에 늘지 않은 것이다. 8월 9000명, 9월 7000명에 이어 석 달 연속 고용 증가폭이 1만 명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0월(7700명 감소)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증가폭이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업의 상황이 제일 심각하다. 선박 제조업이 포함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지난달 2만5000명이나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지난해 말 고용규모가 21만 명이었지만 18만3000명까지 줄어들었다. 10% 이상 급감한 것. 제조업 가운데 고용 규모가 가장 큰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업도 취업자 수가 1만5000명이나 줄었다.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업은 제조업 고용의 14.5%를 차지해 고용 규모가 가장 큰 업종이다. 2013년 9월 57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달에는 51만8000명까지 줄어들었다.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 내몰린 국내 전자업체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조선업에서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제조업 취업자 증가폭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다만 저가항공 이용객 증가와 수출 호조 등으로 항공운송, 식품, 화학 등에서 고용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유성열기자 ryu@donga.com}
우리나라 청년 2명 중 1명은 일자리를 구한 후에도 부모가 생활비를 부담하는 '캥거루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업 예술인 가운데 절반 이상은 월 소득이 50만 원도 되지 않았다. 6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내놓은 '청년층 경제활동상태 선택 요인' 보고서에서 취업자 청년(15~29세) 429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3.2%가 '부모가 생활비를 부담한다'고 답했다. 배우자가 부담한다고 답한 청년 비율은 6.5%였고, 본인이 생활비를 부담한다고 답한 비율은 26.7%밖에 되지 않았다. 캥거루족이란 성인이 된 이후에도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살거나,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청년층을 일컫는 신조어다. 특히 '가구원 간 공동 부담'이라고 답한 비율도 13.5%로 나타나 부모가 전부는 아니더라도 생활비 일부만 부담하는 청년까지 포함하면 캥거루족의 비율은 53.2%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성년이 되면 부모에게서 경제적 지원을 받지 않고 독립하는 선진국과는 뚜렷하게 대비되는 현상이다. 월세비용 등 주거비와 물가가 치솟고 있고, 청년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임금을 주는 일자리가 부족한 탓으로 분석된다. 청년 취업자가 자립하는 경우 역시 독립성이 강해서 그렇다기보다는 부모 소득이 낮아 부모에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비(非)캥거루족 취업자 본인 소득을 제외한 가구 소득은 1390만 원으로 캥거루족 취업자 가구소득(3385만 원)보다 낮았다. 부모 소득이 너무 낮아 어쩔 수 없이 자립한 청년들이 많은 셈이다. 정현상 노동연구원 연구원은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직업훈련을 내실화 해 취업률을 높이고 질 좋은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업예술인의 소득 역시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관광체육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 활동 증명 예술인 중 280명을 표본으로 지난해 실태조사를 한 결과를 6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업 예술인의 68.7%가 예술 관련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월수입이 100만 원 미만이라고 대답했다. 이 가운데 43.1%는 월수입이 50만 원 미만이라고 자신의 소득을 밝혔다. 예술 활동을 통한 수입이 200만 원 이상인 경우는 11.9%로 10명 중 1명꼴에 불과했다. 월평균 소득은 전업예술인이 102만9000원이고, 겸업예술인이 166만4000원으로 각각 조사됐다. 올해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4인 가족 중위소득(439만 원)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낮은 소득으로 생활고를 겪는 예술인들은 고용 불안에도 시달리고 있었다. 전업 예술인의 경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36.3%), 임시직(21.3%), 일용직(17.5%)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18~34세 청년 예술인이 임시·일용직에 종사하는 비율이 63.6%에 달했다. 겸업 예술인도 예술 활동 외 직업이 임시·일용직이 65.6% 정도로 고용이 불안정했다. 이들이 경제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누구와 의논하느냐는 질문에 부모라고 대답한 비율(34.3%) 가장 높았다. 부모 외에는 형제자매(16.1%), 배우자(13.9%) 순으로 가족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6개월 이상 일자리가 없는 장기실업자가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실직 상태에 들어간 청년층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6일 한국고용정보원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현재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12만 명)보다 6만2000명 늘어난 18만2000명에 달했다. 국내 전체 실업자 가운데 장기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18.3%로 실업자 5명 가운데 1명 정도는 장기실업상태로 집계됐다. 특히 전체 장기실업자 가운데 청년층(15~29세)의 비율이 4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달(34.3%)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비율이 늘어나 청년층이 장기실업자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청년층 장기실업자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근로자를 채용하려는 기업과 청년 구직자 사이의 '일자리 미스매치' 때문이라고 고용정보원은 분석했다. 고용부가 상반기에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서 '기업의 미충원 사유'를 분석한 결과 회사에서 요구하는 경력과 학력, 자격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40%였다. 사업체가 제시하는 임금 등 근로조건과 구직자의 기대가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25.1%였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층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근로조건과 사업체가 필요한 인재 조건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미스매치' 탓에 장기실업 상태에 놓인 청년층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연간(2015년) 실업률 기준으로 국내 장기실업자 비율은 전체 실업자의 10.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46.9%)보다는 아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세정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도 "더 나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자발적으로 장기실업에 들어간 청년층이 늘어난 것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다"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된 것에 따른 현상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인천시가 고용노동부의 청년 취업 지원 사업인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해 청년들에게 월 최대 20만 원의 구직수당을 3개월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고용부가 서울시 청년수당에 맞서 취업성공패키지 개선책을 내놓은 이후 지방자치단체가 처음으로 호응한 사례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과 유정복 인천시장은 31일 인천 남동구 인천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취업성공패키지 참여 청년 취업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취업성공패키지 3단계(취업 알선)에 있는 인천지역 청년들에게 정장 대여비나 증명사진 촬영비 등을 석 달간 월 20만 원 한도로 지급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가 직권 취소해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서울시 청년수당은 19∼29세 미취업 청년에게 월 50만 원씩 6개월간 최대 30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총 9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취·창업 활동계획서만 제출하면 별다른 조건 없이 받을 수 있다. 이에 맞서 고용부는 1단계 상담(20만∼25만 원), 2단계 직업훈련(40만 원), 3단계 취업 알선으로 이뤄진 취업성공패키지 개선책을 8월에 내놨다. 지금까지는 3단계에서 별다른 수당이 없었지만 면접 등 구직에 필요한 비용을 월 20만 원씩 최대 3개월간 지급하기로 했다. 일단 저소득층과 취약 계층 2만4000명에게 74억 원을 지원한 뒤 지자체의 참여를 유도해 예산과 지원 대상을 늘린다는 방침이었는데 인천시가 적극 호응한 것이다. 이날 고용부와 인천시는 청년수당 지급을 추진 중인 서울시를 겨냥해 “중앙정부 사업과 연계 없이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비효율이 발생하고, 대상이 중복, 배제될 수 있다는 점을 정책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또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다양화해 기타 지자체나 다른 중앙부처 프로그램과도 적극 연계하고, 훈련기준 단가도 훈련 수준에 따라 차등화해 고급 과정이 개설될 수 있도록 했다. 정부가 지원하지 않는 훈련과정에 참여 중인 청년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 장관은 “다른 지자체도 독자적인 제도를 신설하기보다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제도와 정책이 융합되도록 새로운 협력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두산인프라코어㈜ 군산공장은 지난해 무(無)재해를 달성했다. 협력업체 재해율도 2011년 1.48%에서 지난해에는 0.2%까지 떨어졌다. 원청인 두산인프라코어가 협력업체의 안전관리를 지원하는 ‘공생협력 프로그램’을 가동한 덕이다. 원청이 협력업체의 안전관리 역량을 끌어올려 양쪽 모두의 재해를 대폭 줄이는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에쓰오일㈜ 울산공장은 협력업체가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3년 동안 컨설팅 및 심사비용을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18개, 올해는 10개 협력사가 인증을 받았고 내년에는 6곳이 추가로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특히 협력업체 안전관리 감독자를 상대로 연 2회 워크숍을 열고, 인증 컨설팅 설명회도 울산공장이 직접 개최하고 있다. 이렇게 원청과 하청이 함께 안전경영을 이뤄낸 사례도 있지만, 여전히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올해 6월과 지난해 8월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과 강남역에서 일어난 안전문(스크린도어) 사고의 피해자는 모두 협력업체 근로자였다. 올해 6월 경기 남양주시 복선전철 공사현장 가스폭발 사고 때도 협력업체 근로자가 5명이나 사망했다. 최근 대기업들이 탄력적 인력 운용과 비용 절감을 위해 하도급을 대거 늘리면서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산업재해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중대재해(1명 이상 사망하거나 3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한 재해) 피해자 중 하청업체 근로자 비율은 2012년 37.7%에서 지난해에는 40.2%까지 늘어났다. 특히 하청업체의 안전사고에 대해 원청업체가 나 몰라라 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안전을 원청 대기업이 보장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19대 국회에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원청이 안전보건 조치를 취해야 할 장소를 현행 20곳에서 ‘모든 작업장’으로 늘리고, 위험한 작업을 하도급 줄 때 고용노동부의 인가를 받도록 했다. 인가는 최대 3년까지 가능하며, 기간이 끝나면 안전보건 평가를 거쳐 재인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또 ‘안전보건 공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해 우수 사업장에는 표창을 수여하고 근로감독을 면제해주고 있다. 그러나 산안법 개정은 노동개혁 입법 논란에 밀려 제대로 논의조차 못 하고 폐기됐고, 정부는 20대 국회에 같은 개정안을 다시 제출했다. 박화진 고용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여야의 견해차가 크지 않은 만큼 개정안이 꼭 처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지난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에 모두 가입하지 않은 미가맹 노동조합원 비율이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2015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양대 노총에 가입하지 않은 미가맹 조합원 비율은 23.0%(44만5603명)로 전년보다 0.0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총 가입 근로자 중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이 전체 조합원의 43.5%(84만3442명)로 비율이 가장 컸고, 민노총은 63만6249명(32.8%)으로 나타났다. 조합원 비율은 한국노총이 전년보다 0.08%포인트, 민노총은 0.03%포인트 각각 감소했다. 2006년 말 3429개에 달했던 한국노총 소속 노조 수는 지난해 2372개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민노총 소속 노조도 1143개에서 373개로 대폭 줄었다. 반면 미가맹 노조는 1317개에서 3028개로 급증했다. 상급단체가 각종 혜택과 복지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양대노총에서 이탈한 노조와 조합원들이 미가맹 조직으로 남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인 미가맹 노조로는 현대중공업, 한국수력원자력,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조 등이 꼽힌다. 지난해 전체 조합원 수는 190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3000명(1.7%) 증가했다. 하지만 노동조합 조직 대상 근로자 수(1902만7000명)도 전년보다 59만8000명(3.2%) 늘어나면서 국내 전체 노조 조직률은 전년보다 0.01%포인트 감소한 10.2%로 집계됐다. 노조 조직률은 1989년 19.8%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해 2010년 사상 최초로 한 자릿수 퍼센트(9.8%)까지 떨어졌지만 2011년 7월 복수노조가 허용된 이후 10%대를 회복했고, 이후에도 계속 10%대를 유지하고 있다.유성열기자 ryu@donga.com}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로봇 신에너지 바이오 같은 신(新)산업 분야의 국가기술자격이 신설된다. 핀테크 사물인터넷 스마트팜 등과 관련된 직업훈련 지원도 강화된다. 정부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3차 고용정책심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직업능력개발 훈련 제도 개편안’을 심의, 의결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자율주행, 로봇, 사물인터넷 등 유망 분야 인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신규 개발해 훈련과정에 반영할 예정이다. 특히 로봇과 신에너지 바이오생명공학 분야는 내년에 국가기술자격을 신설해 인력 양성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인력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직종을 국가 기간·전략산업 직종훈련에 대거 포함시키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가 기간·전략산업 직종이란 중요 산업분야에 부족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국가가 구직자의 훈련비를 장기간 전액 지원하는 제도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핀테크, 스마트팜 등이 후보군으로 꼽히며 11월 고용노동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인력양성협의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직업훈련 공급 방식도 정부가 통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에 자율성을 주기로 했다. 인력 수요가 있고, 훈련 내용과 시설, 장비 등만 있으면 별도 제한 없이 훈련과정을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지역, 직종별 훈련수요를 추산해 훈련과정 수를 사전에 통제해 능동적인 훈련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직업훈련 수강료가 정부 지원액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수강료 상한제’도 폐지된다. 이에 따라 훈련기관별로 고급 과정은 수강료를 더 책정할 수 있다. 훈련생들 입장에서도 좀 더 많은 수강료를 내고, 높은 수준의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훈련과정별 취업률이나 훈련 수료생의 임금 수준, 취업 사업장 규모, 훈련 교사 및 강사 실적 등 관련 정보도 직업능력개발정보망(www.hrd.go.kr)에 상세히 공개된다. 구직자는 이곳에서 취업률이나 심사 등급이 높은 훈련기관을 쉽게 정렬, 탐색하며 본인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 개인이 부담하는 직업훈련 비용도 취업률과 연계해 차등화한다. 취업률이 70% 이상인 훈련 직종은 ‘우수 직종’으로 분류돼 훈련생 자부담을 최소화하고, 취업률이 35% 미만인 ‘저성과 직종’은 개인 부담 비용(현행 50%)을 8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에프에스 김태호 대표(71·사진)를 10월의 기능한국인으로 24일 선정했다. 동대문상고를 졸업하고 은행 취업을 준비하던 김 대표는 1969년 화재경보기 업체에 들어갔다. 총무직이었지만 소방기술을 적극 배웠고, 1974년에는 회사를 아예 인수해 지에프에스를 세웠다. 초기에는 특허분쟁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가스누설경보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복합수신기, 자동화재속보기 등을 개발해 위기를 돌파했다. 현재 지에프에스는 소방시설면허 보유 업체 4000여 곳 가운데 시공능력평가가 13위, 순수 소방업체로는 5위다. 최근에는 인천국제공항 3단계 공사에 참여해 자동화재 탐지 시스템을 구축 중이고, 수출 원전과 주한미군 등 굵직한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직원이 성장해야 회사가 성장한다는 신념으로, 자격증을 취득한 직원에게는 최대 10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본인이 원하면 정년퇴직 이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게 한다. 김 대표는 “안전산업 분야는 무궁무진한 블루오션”이라며 “하면 된다는 긍정 마인드를 갖고 최선을 다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이명박 정부에서 초대 노동부 장관을 지낸 이영희 인하대 명예교수(사진)가 20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이 전 장관은 경북 경산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71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들어가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1980년부터는 인하대 법대 교수를 지내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임집행위원장 등을 맡으며 노동 전문가로 활동했다.1995년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자유당의 여의도연구소장을 맡아 정계에 발을 들였고, 이명박 정부의 초대 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노동부 장관 시절 저소득, 중장년 취업애로 계층을 지원하는 취업성공패키지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기영 서울대 명예교수와 2녀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 발인은 22일 오후 12시 반. 장지는 경기 광주시 시안공원묘지. 02-3410-6917.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임금피크제와 직무성과급 도입 등을 핵심으로 하는 임금 체계 개편은 주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추진해 왔다.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조직의 효율성을 확보하는 한편 청년 채용을 늘리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이런 임금 체계 개편이 중견기업과 강소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견기업과 강소기업도 임금 체계 개편으로 불황을 극복하고, 고용을 안정시키는 한편 청년 채용에도 적극 나서는 것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불황을 극복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임금 체계 개편이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성과연봉제 도입해 기업 경쟁력 상승 충북 진천의 의약품 제조업체 유영제약은 근로자 340명, 매출 971억 원(지난해 기준) 규모의 강소기업이다. 유영제약은 최근 성과연봉제 도입 등 임금 체계 개편을 통해 청년 채용에 적극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유영제약은 이미 경영 관리, 영업, 생산직 상위 직급에 연봉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보상 체계가 미흡하고, 연공성은 여전히 강하게 작용했다. 이에 노사는 연구개발 동기 부여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려면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데에 공감하고 성과연봉제를 확대 적용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생산직 대리 이상 근로자까지 성과연봉제를 도입해 임금을 성과에 따라 차등 인상했다.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한 정기 인상률과 별도로 4개의 평가 등급에 따라 4.5%에서 10.5%까지 임금 인상률을 달리 적용했다. 임금 체계 개편에 따른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직무 성과급이 정착되면서 불필요한 인건비를 절감했고, 2014년 859억 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971억 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만 53명의 청년을 채용하는 등 총 65명의 직원을 새로 뽑았고, 올해도 지난달까지 69명의 청년(인턴 포함)을 뽑아 이 가운데 33명은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원래 연구개발과 품질 시험, 영업 직무 같은 경우는 이직률이 높고 핵심 인재의 유출도 잦았다. 그러나 직무 능력을 인정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체계가 갖춰지면서 20%에 달하던 이직률이 14.1%로 줄었다. 특히 제조업 경기 침체 때문에 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임금 체계 개편을 통해 단 1명의 감원도 없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유영제약 관계자는 “중장년들의 조기 퇴직도 막는 한편 청년 채용도 늘리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라며 “정규직 10명 중 8명은 청년으로 채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불황 극복과 청년 채용을 동시에 서울, 강원 원주, 인천 송도 등에 사업장을 두고 자기혈당측정기 등을 생산하는 아이센스는 2000년에 설립된 체외 진단 의료기기 전문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1019억 원, 근로자는 522명에 달하며 코스닥에도 상장된 우량 중견기업이다. 아이센스 역시 이미 연봉제를 도입했지만 성과가 아닌 연공서열에 연동하는 체계라 근로자들의 근속연수가 길어질수록 회사의 부담이 계속 커졌다. 직원 평가제도 역시 형식적이어서 동기 부여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도 어려웠다. 이에 지난해 먼저 정년연장법에 따라 노사 합의로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한 뒤 56세부터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줄이되 장년 근로자들의 고용을 안정시킨 것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에는 노사발전재단의 임금직무체계 개편 컨설팅을 받고, 직무 등급과 성과 평가 결과를 임금 체계에 반영했다. 임금 체계 개편의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2011년 358명에 불과하던 근로자가 올해 64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매출액(523억→1300억 원)은 두 배로, 영업이익(94억→270억 원)은 세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센스는 임금 체계 개편 후 청년 채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12% 많게 청년을 뽑았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118명의 청년을 추가로 뽑을 예정이다. 아이센스 관계자는 “임금 체계 개편을 통해 고용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여력을 확보했다”라며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유성열기자 ryu@donga.com}

“재도전은 아름답습니다.” 동아일보와 채널A,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국내 최대 야외 잡페어인 ‘2016 리스타트 잡페어―일하니 행복해요’가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첫날에만 2만여 명이 몰려 재취업을 향한 뜨거운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서는 대기업, 중소기업, 공공기관, 정부 부처 등 100여 곳이 140여 개 부스를 마련해 경력 단절 여성과 중장년층, 청년들에게 다양한 일자리 정보를 제공했다. 미리 이력서를 준비해 온 30, 40대 여성, 은퇴 후 재취업을 희망하는 50, 60대 중장년층의 발길도 하루 종일 이어졌다. 11개월 된 딸을 안고 오전 일찍 행사장을 찾은 심혜진 씨(33)는 “학교 영양사로 일하다 현재 육아휴직 중인데 복직하면 중·석식을 챙겨야 해서 육아가 걱정”이라며 “혹시나 해서 와봤는데 생각보다 좋은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많아 놀랐다. 친구들에게 소개해서 꼭 와보라고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열린 개막식에는 황교안 국무총리,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박용호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 위원장, 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이 참석했다. 황 총리는 개막식 후 일자리 상담 부스를 일일이 돌아보며 구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상담하던 7개월 된 아기의 엄마에게는 “좋은 일자리를 찾기 바란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황 총리는 “도전하는 사람에게 좋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정부도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유성열 기자}

“혹시 학원인가요? 스펙이 많이 필요한가요?” “대기업에서 교육 받고, 인턴을 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프로그램입니다.”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6 리스타트 잡페어―일하니 행복해요’의 SK고용디딤돌 부스. 취업준비생 정모 씨(31)가 고용디딤돌 1, 2기 참가자들의 동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부스 안으로 슬며시 들어왔다. 정 씨는 “전공을 살려 취직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얼마 전 퇴직했다”며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담당자가 설명에 나서자 정 씨의 눈가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정 씨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라 아무래도 눈길이 더 가고,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다른 분야로도 취업문을 넓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기업 디딤돌 삼아 리스타트! 이날 행사장에는 예년보다 청년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청년일자리 정보관 5곳과 창업정보관 7곳이 올해 신설돼 고용디딤돌 프로그램, 해외 취업 등 청년들이 관심이 많은 일자리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이 직접 청년들의 직업훈련과 인턴은 물론이고 협력업체 정규직 취업까지 알선하는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SK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부스는 청년과 학부모들이 대거 몰리는 등 높은 관심을 끌었다. 최근 직장을 그만둔 뒤 행사장에 온 신유진 씨(28·여)는 “취업준비생으로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학벌과 실무 경험”이라며 “과거에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오라는 곳에 무작정 가서 일했는데, 이제는 실무 능력이 쌓이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방문한 이모 씨(25·여)도 “대기업이 직업을 소개해준다는 것이 새로웠다”며 “중국에서 대학을 다니느라 국내 회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고용디딤돌 같은 취업 지원 서비스의 질이 당초 취지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구직자 이모 씨(25)는 “설명을 들으면 좋아 보이는데 과연 잘될까 약간 의문도 생긴다”면서 “대기업이 청년을 교육하고, 실무능력을 배양시킨다는 취지가 잘 구현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SK고용디딤돌 관계자는 “많은 청년이 연령 제한과 관련해 ‘저도 대상인가요’라고 묻는다”며 “우리는 34세까지 가능하다. 나이만 해당하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청년들이 무료로 직무적성검사를 받아볼 수 있는 부스도 마련됐다. 대학생 송민아 씨(22)는 “외향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내향적으로 나왔다”며 “항공사 지상직을 희망했는데 검사 결과가 사무직으로 나왔다. 이쪽 직업도 적극 고민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일자리 영토 넓히는 청년들 “중국의 알리바바나 샤오미, 화웨이에 취직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중국 회사들은 한국인 직원들을 매우 좋아합니다. 충분히 가실 수 있습니다.” 최근 해외 취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설치한 ‘K-MOVE(케이무브)’관에도 청년들이 대거 몰렸다. 중국어 전공 대학생 박철언 씨(25)는 중국 취업비자는 따기 쉬운지, 중국에는 어떤 회사들이 주축인지 등을 자세히 물었다. 박 씨는 “지난 학기까지 중국에서 공부하느라 막막하기만 했는데 상담을 받으면서 마음이 좀 놓였다”라고 말했다. 산업인력공단이 운영하는 케이무브 프로그램을 통하면 어학, 직무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고 해외 취업에 성공하면 최대 400만 원에 이르는 초기 정착금도 지급된다. 올해 8월까지 케이무브를 통해 해외 취업에 성공한 청년은 1754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날 케이무브관을 찾은 헤어디자이너 박승욱 씨(26)와 신혜민 씨(26·여)도 당당히 해외 진출을 노리는 청년들이었다. 이들은 “영국이나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은 우리 같은 서비스 노동력의 가치를 높게 쳐주는 것 같다”며 “케이무브를 통해 해외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대해 정주영 서울K-MOVE센터 대리는 “언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술력”이라며 “호주나 캐나다는 한국인이 미용사로 많이 진출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전주영 기자}
화물연대와 서울지하철 노조가 19일 파업을 전격 중단한 가운데 철도노조 파업이 사상 최장 기간 기록(2013년 23일)을 깰 것으로 전망된다.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노정(勞政) 협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사측의 노조 지도부 고소에 따른 경찰 수사도 지지부진해 파업이 더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9일로 23일째를 맞은 철도노조 파업은 20일부터 사상 최장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철도노조는 조합원들에게 이탈 금지 지침을 내리는 등 장기 투쟁을 준비 중이다. 철도노조는 2013년 12월에도 수서발 고속철도 사업을 ‘철도 민영화’로 규정짓고 23일간 파업을 했다. 이에 코레일은 불법 ‘정치파업’으로 규정하고 노조 지도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지도부 검거에 나서 민노총에 사상 처음으로 공권력을 투입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번 파업도 불법으로 규정했다. 코레일이 취업규칙 변경을 통해 성과연봉제를 이미 도입했기 때문에 파업 같은 쟁의행위가 아니라 민사소송 등 법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임금체계와 관련한 파업이어서 불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적잖다. 특히 2013년 파업처럼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는 것은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은 이번 파업과 관련해 지도부 20명에게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하지만 실제 기소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검찰은 2013년 김명환 당시 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지만 1, 2심 법원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내렸다. 한편 이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코레일은 파업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 주 모집 공고를 내고 500명 내외의 정규직 직원을 채용하기로 했다. 철도노조 파업 중 코레일이 정규직을 채용하는 건 처음이다. 코레일은 이달 초 기간제 직원 796명을 채용한 데 이어 이번 주 기간제 직원 500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 채용할 인력을 앞당겨 선발해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구가인 기자}
내년부터 만 65~69세 장년층도 정부의 '취업성공 패키지'에 참여해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게 된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는 대기업의 해고자 재취업 지원 서비스도 의무화된다. 정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장년 고용서비스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그동안 취업성공패키지 참여 대상이 아니었던 만 65세~69세 장년층도 신규 참여가 내년부터 허용된다. 취업성공 패키지란 실업자의 적극적 구직활동을 전제로 정부가 직업훈련수당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일단 취업 의지가 있는 장년층 5000명을 대상으로 시범실시한 뒤 규모를 점차 늘릴 예정이다. 특히 앞으로 대규모로 감원하는 대기업은 해고자에게 재취업 지원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국회 심의를 거쳐 개정키로 했다. 또 재취업 역량강화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국가기술자격도 신설되며, 인증제를 도입해 민간 재취업 서비스 시장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아무 준비 없이 퇴직한 뒤 질 낮은 일자리에 재취업하는 일이 없도록 생애경력설계 서비스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재직자만 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구직자까지 포함해 재취업을 희망하는 모든 장년층이 이용할 수 있다. 노사발전재단의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로 한정했던 서비스 제공 기관도 민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주가 민간에 위탁해 소속 근로자에게 이 서비스를 제공하면 훈련비도 정부가 지원한다. 이렇게 하면 40대와 50대, 퇴직 전후 등 최소한 3회 이상은 생애경력설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장년층의 근로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평생 교육훈련시스템도 구축한다. 근로자가 스스로 훈련계획을 설계하는 '내일배움카드' 제도를 평일에서 주말까지 확대하고, 카드 유효기간도 3년까지 연장한다. 전국에 중장년 정보화 아카데미 과정도 개설해 장년층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장년 특화 훈련과정도 선정해 무료로 제공한다. 정부가 이렇게 장년 고용 서비스 강화 방안을 내놓은 이유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5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30년에는 전체 인구의 40%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장년층 재취업 일자리의 40%가 단순노무직일 정도로 일자리의 질도 좋지 않다. 정부는 이번 방안으로 12만~15만 명의 장년층이 새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내 근로자들은 주로 50세 전후로 은퇴를 하지만 노동시장을 완전히 떠나는 나이는 72세로, 이 20년간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장년층 구직자들이 적절한 고용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촘촘하게 망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현대자동차 근로자들의 올해 연봉이 지난해보다 최대 500만 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차례 파업과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 등 극심한 갈등을 거친 결과치고는 ‘초라한’ 성적이다. 17일 노동계에 따르면 14일 조합원 63.31%의 찬성으로 가결된 2차 잠정합의안 기준 현대차 근로자의 올해 1인당 평균 연봉은 9492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9600만 원)보다 108만 원 줄어든 액수다. 기본급 인상으로 345만 원이 늘었지만 성과급과 격려금이 1567만 원으로 지난해(2020만 원)보다 453만 원 감소한 탓이다. 특히 24차례 파업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면 1인당 임금손실액이 410만 원(특근비 200만 원 포함)이고, 이를 반영하면 올해 평균 연봉은 9082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518만 원이나 낮아진다. 12년 만의 전면 파업 등 총 24차례 파업과 3조 원 이상의 생산 차질을 빚고서 얻은 결과가 ‘연봉 감소’인 셈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 내부에서도 “고작 이런 결과를 얻으려고 파업에 그렇게 집착했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차 잠정합의안까지 부결시키고 파업을 이어갔지만 무리한 파업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불만족스러운 성적표만 받게 된 것이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부는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전환형, 중장년 근로시간 단축형 등으로 폭넓게 진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 임신 초기와 말기에 하루 2시간씩 근로시간을 줄이는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적극 확산시켜 나갈 방침이다. 임신, 육아, 학업 등을 목적으로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허용한 기업에는 1인당 월 최대 40만 원의 전환장려금이 지급된다.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장려금을 먼저 지급한 뒤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수령하는 방식으로, 사업주가 중간에서 정부 지원금을 가로채는 일이 없도록 했다. 지원 대상도 한 달 이상 전환근로자에서 2주 이상 전환근로자로 확대했다. 건강보험료, 산재보험료 등 근로자를 고용할 때 발생하는 간접노무비 역시 전환형 근로자 1명당 월 20만 원씩 지원된다. 다만 중소·중견기업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결국 급여보전분과 간접노무비를 합하면 1인당 월 6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셈이다. 기업이 시간선택제 전환 근로자의 대체인력을 채용하면 인건비의 50%(월 60만 원 한도)도 1년간 지원한다. 대기업은 인건비의 50%까지 월 30만 원 한도로 지원한다. 특히 임신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의 여성 근로자 역시 근로시간을 하루 2시간씩 줄일 수 있다. 자격을 갖춘 여성 근로자가 이를 신청하면 사업주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거부할 수 없다. 정부는 이를 허용한 사업주에게 40만 원의 장려금도 지급한다. 예를 들어 월급 200만 원인 임신 근로자가 하루 2시간씩 한 달간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하면 월급이 150만 원으로 줄지만 전환장려금 40만 원을 받으면 총 190만 원을 받는다. 여기에 중소·중견기업은 월 20만 원의 간접노무비 지원도 추가돼 사실상 임금이 줄지 않는다. 50세 이상 근로자가 근로시간을 주 32시간으로 줄이는 ‘중장년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도입한 기업에는 월급 감소액의 50%를 정부가 지원한다. 사업주에게는 단축 근로자 1인당 월 30만 원이 별도로 지원된다. 지급 기한은 근로자와 사업주 모두 최대 2년이며 1인당 지원 한도는 연간 1080만 원이다. 기존에는 정년 연장 또는 재고용을 하면서 근로시간을 줄여야 지원이 가능했지만 이런 조건 없이 근로시간만 줄여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나영돈 고용노동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전환형 시간선택제는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과 저출산 극복을 위한 핵심 정책 수단”이라며 “모든 기업이 도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한국남동발전 총무인사실 대리 김순영 씨(35·여)는 오전 8시 반경 두 딸과 함께 출근한다. 아이를 직장어린이집에 맡기고 일을 하다가 오후 4시가 되면 아이들과 함께 퇴근한다. 김 씨가 시간선택제여서 가능한 일이다. 김 씨는 정규직 전일제로 일하다가 지난해 4월 둘째를 낳으면서 3개월 출산휴가를 쓴 뒤 바로 1년 육아휴직을 했고, 올해 8월에 복직을 하면서 하루 2시간씩 근로시간을 줄여 시간선택제로 전환했다. 이어 김 씨는 다음 달 인사 때 다시 전일제로 복귀할 예정이다. 아이가 어느 정도 어린이집에 적응했다는 판단에서다. 남동발전은 ‘도담도담 패키지’라 부르는 이 제도를 통해 근로자들이 전일제와 시간선택제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생애주기에 맞춘 ‘패키지’ 모델 김 씨는 정부가 시간선택제 확산의 열쇠라고 보는 ‘전환형’과 ‘패키지’ 모델의 대표 사례다. 출산과 육아휴직, 근로시간 단축(시간선택제 전환)과 전일제 복귀가 생애주기에 따라 연속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모델은 근로자가 본인의 필요에 따라 시간선택제와 전일제를 자유롭게 전환하기 때문에 경력 단절을 막고 일-가정 양립에도 큰 도움이 된다. 김 씨 역시 첫딸을 낳았을 때는 출산휴가 3개월만 쓰고 바로 복직했다. 남동발전이 경남 진주로 이전하면서 주위에 돌봐줄 사람이 마땅치 않았고, 공무원인 남편 역시 떨어져 지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남편도 진주로 전근을 와 함께 살고 있고 시간선택제를 통해 경력을 계속 이어가면서 육아도 안정적으로 병행할 수 있게 됐다. 김 씨는 “시간선택제가 없었다면 휴직을 더 연장하거나 더 늦게 복귀했을 것”이라며 “경력이 단절되지 않으면서 육아도 병행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투잡’ 전남 무안의 해산물 가공업체인 삼일물산에 23년째 근무 중인 김소아 씨(58·여)도 시간선택제로 일한다. 남편의 농사일을 돕기 위해 퇴직을 고민하다가 회사의 권유로 근로시간만 주 32시간으로 줄였다. 금요일은 쉬면서 주 4일만 일하고 남은 날은 농사일을 한다. 김 씨 남편도 이 회사를 다니다가 농사일 때문에 퇴사했다. 하지만 혼자 농사짓기가 너무 버거웠다. 아내의 도움이 절실했다. 결국 김 씨가 시간선택제로 전환해 사실상 ‘투잡’을 뛰고 있다. 이 회사 직원 21명 가운데 장년 직원 14명은 이렇게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농사와 직장생활을 병행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김 씨는 “월급은 많지 않지만 4대 보험도 적용되는 쏠쏠한 일자리”라며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게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미역이나 다시마 등을 가공하는 작업은 숙련 근로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회사는 장년 근로자들이 가급적 회사를 오래 다니길 원한다. 60세 정년 이후에도 일을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다. 전에는 농사일 때문에 퇴직하는 근로자가 많았지만 이제는 근로시간만 줄여 계속 일하는 근로자들이 늘어났다. 정부 역시 이 사업장에 임금 감소분 등 총 1억800만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삼일물산 관계자는 “숙련 근로자들의 유출을 막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족 병간호에도 이용 경기 남양주의 축산물 가공업체 홈델리도 최근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도입했다. 한 50대 여성 근로자는 남편이 위암 수술을 받자 퇴직 준비를 했지만 회사의 권유로 시간선택제로 전환해 남편 병간호를 한 뒤 전일제로 다시 복귀했다. 아버지 병간호와 장례 준비 때문에 시간선택제로 전환했던 근로자 역시 최근 전일제로 복귀를 준비 중이다. 고등학교 3학년인 자녀의 학업 보조를 위해 시간선택제로 전환한 근로자도 있다. 대부분 주 30시간으로 근로시간을 줄여 하루를 온전히 쉬는 것을 택한다. 홈델리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의 임금 감소분을 정부가 지원해 주면서 회사 부담도 줄었고 직원들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경력이 단절된 우수한 여성들에게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일자리를 찾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은 1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리스타트 박람회가) 앞으로도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산을 통해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 우리 경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 장관은 시간선택제와 전일제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방식의 근무 형태를 보편적이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20대와 30대 초반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어 전일제로 근무하다가 결혼 후 출산, 육아기에는 부부 중 한 명이 자유롭게 시간선택제로 전환하고, 이어 육아가 끝난 후에는 다시 전일제 근로로 돌아가는 모델이 정착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시간선택제 비중이 20∼30%로 확대돼야 고용률이 70%를 넘길 수 있고 고용률이 올라가야 노동소득분배율이 선진국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출산과 육아 기간에 부부가 전일제와 시간선택제로 일하는 ‘1.5인 맞벌이 모델’로 고용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사회의 인식구조와 조직문화가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장관은 “전일제, 장시간,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와 상습적 야근문화가 아직 온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며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유별나게 받아들이는 인식이 지속되는 한 고용률 70%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은 물론이고 저출산 문제도 극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앞으로는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집중적으로 확산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제도는 임신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 근로자가 임금 삭감 없이 하루 2시간씩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으로 근로자가 청구하면 사용자는 이를 허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장관은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근무를 아직 도입하지 않은 기업 1000여 곳을 중심으로 홍보, 설명회, 모니터링 등 지도 감독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정시 퇴근하기, 퇴근 후 업무 연락 자제 등 근무혁신 10대 제안을 범국민 캠페인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국민 2400만 명의 정보를 관리 중인 고용보험 전산망에서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돼 관련자가 처벌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특히 고용보험 전산망 관리가 여전히 허술한 것으로 나타나 제2의 정보유출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보라 새누리당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고용정보원은 2014년 7월 15일부터 23일까지 고용보험 전산망에 접속해 사업장 7771건을 검색하고 이 가운데 75명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한 뒤 영업에 활용한 혐의를 뒤늦게 파악하고 D노무법인과 소속 임원 1명을 지난해 3월 경찰에 고발했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생년월일과 이름, 성별, 직종, 고용보험 가입 및 탈퇴 일자, 채용 일자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번호 뒷자리 7자리는 별표 처리되는 방식으로 검색되면서 유출되지 않았다. 근로자가 입사, 퇴직할 때마다 사업장에서는 고용보험 가입, 상실 신고를 해야 한다. 이를 사업장 자체적으로 하는 곳도 있지만 D노무법인과 같은 외부 사무대행기관에 위탁하기도 한다. 위탁받은 대행기관은 근로복지공단에 위탁 사실을 신고한 뒤 사업장관리번호(일종의 아이디)와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 고용보험 전산망에 접속해 관련 업무를 처리한다. 다만 위탁받지 않은 사업장과 소속 근로자 정보는 검색할 수 없다. 하지만 고용정보원 조사 결과 D노무법인은 위탁받지 않은 사업장과 소속 근로자의 개인정보까지 무단으로 열람해 정보를 확보한 뒤 해당 사업장을 찾아가 정부보조금 신청 권유 등 영업 활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산망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위탁 사업장 여부를 걸러내는 프로그램이 9일간 누락되면서 미위탁 사업장까지 검색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이 기간에 D노무법인의 사업장 검색 횟수는 무려 7771건에 달했다. 법인 임원은 결국 기소돼 법원에서 벌금형(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고용정보원은 고용노동부로부터 고용보험 전산망 관리를 위탁받아 운영하는 산하기관이다. 2400만 가입자 정보를 관리하고 있는 고용보험 전산망은 2008년에는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로 지정될 정도로 국가의 가장 중요한 전산망 중 하나지만 9일간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됐던 셈이다. 고용정보원 측은 “다른 유출 사건은 없었다. 해킹 등 외부세력의 공격에 따른 피해도 없다”고 해명했지만 만약 전산망이 이렇게 취약하다는 사실이 외부에 널리 알려졌다면 대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벌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더 큰 문제는 고용보험 전산망 관리가 여전히 허술해 이런 사건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2013년 이미 당시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가 관리가 부실하다고 지적했지만 고용부는 지난달 중순에야 전산망 보호지침을 만들어 내려보냈다.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로 지정된 지 8년이 지나서야 지침을 만든 것이다. 전산망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취약점 제거율’도 고용정보원은 올해 86%에 머물렀다. 고용정보원처럼 주요통신기반시설로 지정된 인천공항의 제거율이 100%인 것과는 비교되는 수치다. 특히 올해 고용정보원이 받은 보안 컨설팅에서도 △비인가자 접근 가능성 존재 △바이러스 침투 가능성 존재 등을 지적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 의원은 “감독 책임이 있는 고용부는 유출 관련 책임자를 문책하지도 않았다”며 “고용보험 전산망 관리 방안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해 확실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