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없는 실업대란…취업자 증가폭 6년 만에 최저 수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7일 15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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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체 취업자 증가폭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시작된 실업대란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7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10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국내 전체 상시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1265만 명으로 지난해 10월보다 29만2000명(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보험 자격이 있는 상시근로자 수는 국내 전체 취업자 수를 파악하는 지표다. 이 같은 증가폭은 2010년 9월(27만2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고용 증가폭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조선업과 전자부품업 등 제조업 경기가 악화되면서 실업 대란이 현실화된 탓이다. 전체 업종 가운데 고용 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0.2%밖에 늘지 않은 것이다. 8월 9000명, 9월 7000명에 이어 석 달 연속 고용 증가폭이 1만 명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0월(7700명 감소)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증가폭이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업의 상황이 제일 심각하다. 선박 제조업이 포함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지난달 2만5000명이나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지난해 말 고용규모가 21만 명이었지만 18만3000명까지 줄어들었다. 10% 이상 급감한 것.

제조업 가운데 고용 규모가 가장 큰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업도 취업자 수가 1만5000명이나 줄었다.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업은 제조업 고용의 14.5%를 차지해 고용 규모가 가장 큰 업종이다. 2013년 9월 57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달에는 51만8000명까지 줄어들었다.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 내몰린 국내 전자업체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조선업에서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제조업 취업자 증가폭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다만 저가항공 이용객 증가와 수출 호조 등으로 항공운송, 식품, 화학 등에서 고용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유성열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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