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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도 지지부진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 증시가 올해 주요 28개국 증시 가운데 6번째로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거래소가 주요 28개국의 주가지수를 비교한 결과 코스피는 지난해 폐장일인 12월 30일 2,011.34에서 18일 1,897.50으로 5.66% 하락해 6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러시아의 RTS지수가 46.98%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다. 이어 포르투갈 PSI20지수(―25.01%) 그리스 종합지수(―24.47%) 말레이시아 KLCI지수(―9.22%) 브라질 보베스파지수(―5.85%)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인도의 센섹스 지수는 28.30% 올라 가장 상승폭이 컸고 터키(22.42%)와 덴마크(20.96%) 인도네시아(19.63%) 뉴질랜드(15.72%) 중국 상하이B(14.81%)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증시에서는 내수주와 수출주의 표정이 엇갈렸다. 한국화장품(228.32%), 한국콜마홀딩스(219.70%), 아모레퍼시픽(125.20%) 등 중국인 관광객의 사랑을 받은 화장품주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유가 하락의 수혜를 본 항공운수 업종의 수익률도 49.76%에 달했고, 내구소비재(35.78%) 건축소재(33.04%) 섬유·의복(28.51%) 등의 전통 내수업종도 크게 올랐다. 반면 대표적 수출업종인 조선업종은 올해 주가가 49.66% 하락해 반 토막이 났다. 자동차(―21.81%)와 무역(―20.11%) 전자(―19.01%) 등도 약세를 보였다.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유럽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 우려, 일본의 양적 완화, 환율 불안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국내 대형 수출주에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삼성전자가 올해 배당을 지난해보다 최대 50% 늘리기로 하면서 주식시장이 들썩대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를 필두로 기업들이 배당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배당주에 쏠리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9일 “주주 중시 정책 및 국내경기 활성화를 위해 특별배당금 성격으로 지난해보다 30∼50% 배당 증대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당 배당금은 1만4300원이었다. 올해 배당을 50% 늘릴 경우 주당 2만1450원이 된다. 삼성전자가 배당 확대 방침을 밝힌 19일 주가는 모처럼 4.9% 상승했다. 다른 기업들도 배당 확대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현금배당을 하겠다고 19일까지 공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13개사이며 이 중 8개사가 지난해보다 높은 배당금을 제시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주당 배당금 600원의 5.7배인 3430원을 배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의 배당 확대는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주가를 방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기업들에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있고, 내년 1월부터 연기금이 배당주주권을 행사하도록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는 것도 기업들의 배당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연기금이 배당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삼성전자 외에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배당 확대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군을 추린 뒤 이들 주식을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노 연구원은 △시가총액이 5000억 원 이상이면서 △국민연금 지분이 5% 이상이고 △과거 배당성향이 낮은 편이었지만 순이익이 높은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며 신한지주, 삼성화재 등 금융주를 추천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하는 것도 좋은 배당주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 17일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3개사가 운용하는 ‘배당성장 ETF’가 유가증권시장에 동시 상장하는 등 이달 들어 고배당 ETF 5종이 시장에 선보였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초기에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을 만큼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고배당 ETF에 대한 관심은 연말까지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배당금 확대가 시장 전체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당이 늘려면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늘어야 하지만 올해 조선, 정유, 화학 업종 등의 어닝쇼크가 이어지고 있어 배당금을 늘리는 기업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제일모직이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날 상장에 앞서 삼성카드가 제일모직 지분 5.0%를 구주매출 방식으로 전량 매각하면서 삼성그룹의 대표적 순환출자 구조인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의 연결고리가 16년 만에 끊어지게 됐다. 이로써 지난해 말까지 30개가 넘던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는 10개로 줄었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3세 승계를 앞두고 금융사와 비금융사 간 남은 고리를 최대한 끊고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수직계열 구조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얽히고설킨 순환출자 해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12년 말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자 계열사들 간 복잡하게 얽혀 있던 순환출자 고리를 최대한 정리하라고 주문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당시 국회에서 신규 순환출자 금지에 대한 법안이 발의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 회장이 자녀들에게는 순환출자 구조에 대한 부담감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며 “3세 승계를 앞두고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온 사업구조 재편의 가장 큰 원칙 중 하나가 순환출자 고리를 최대한 끊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삼성물산과 삼성전기가 각각 삼성카드 지분 2.5%와 3.8%를 삼성생명에 매각한 것이 시작이었다. 비금융 계열사들이 갖고 있던 금융사 지분을 사실상의 금융지주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생명에 넘기면서 6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연쇄적으로 사라졌다. 올해 6월에는 삼성카드가 제일모직 지분 4.7%를 삼성전자에, 삼성생명이 삼성물산 지분 4.7%를 삼성화재에 각각 넘겼다. 이어 7월 삼성SDI가 제일모직 소재 부문을 흡수합병하면서 제일모직에서 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출자 고리가 끊겨 전체 고리 수는 14개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삼성SDI가 남은 제일모직 지분 4.3%를 추가로 매각하고, 삼성물산과 삼성전기도 각각 갖고 있는 제일모직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면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한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 고리만 남게 된다.▼ 제일모직 → 삼성생명 → 삼성전자로 단순화 ▼○ 삼성생명→삼성전자가 골치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되고 나면 삼성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게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24%의 지분을 갖고 있는 제일모직의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삼성생명을 통한 삼성전자 지배가 가능하다. 삼성생명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7.2%를 정리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순환출자를 최대한 정리하는 게 목표이긴 하지만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정리하려면 너무 큰돈이 필요하다”며 “당분간은 이 구조에 손을 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삼성도 그동안 이어져 온 금산분리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꾸준히 지분을 늘리고, 우호 지분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최근 삼성생명 지분 0.1%를 매입하고, 삼성전자가 2조 원을 들여 자사주를 사들인 것이 그 신호탄이다. 일각에선 삼성그룹이 앞으로 삼성전자를 사업부문과 지주부문 회사로 인적 분할한 뒤 몇 년 후에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지주부문 회사를 합병해 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은 오랫동안 검토해 봤지만 자금이 10조 원 이상 필요하기 때문에 자칫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당장은 어렵고 장기적으로 고민해볼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첫날 거래대금 신기록 제일모직은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2배 이상으로 급등하며 증시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제일모직은 공모가(5만3000원)의 2배인 10만6000원에 첫 거래를 시작했다. 장 초반 주가가 급락하면서 첫날 하한가 가까이 떨어진 삼성SDS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연기금을 필두로 한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시초가보다 6.6% 오른 1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5조2550억 원으로 단숨에 시가총액 순위 14위에 올랐다. 거래도 폭주했다. 제일모직의 이날 거래대금은 1조3651억 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대금의 26%를 차지했다. 지난달 삼성SDS(1조3476억 원)를 넘어 상장 첫날 거래대금 기록을 갈아 치웠다.김지현 jhk85@donga.com·김재영 기자}

국제유가 하락으로 촉발된 러시아발(發) 금융 불안이 한국 시장에도 그 위력을 본격적으로 발휘하기 시작했다. 적어도 내년 3월까지는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18일 국내 증시는 장중 한때 1,880대 초반으로 밀리는 등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외국인이 5000억 원 이상의 주식을 팔고 나가면서 원-달러 환율도 15일 이후 사흘 만에 달러당 1100원 선을 넘어섰다. 저유가는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면이 있지만 아직은 러시아 등 신흥국들의 경제 불안이 국내 시장에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양상이다.○ 미국 경제만 ‘나홀로 독주’ 이날 코스피가 강세로 출발할 때만 해도 17일 연준의 결정이 러시아 위기의 진정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미국의 조기(早期) 금리 인상 우려가 사라지면 글로벌 시장의 달러화 강세가 억제되고, 이는 유가 하락세를 막아 러시아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이 초저금리를 유지하면 베네수엘라,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의 자본 유출을 최대한 줄여 불안심리를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이날 증시는 오전 중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더니 이후 1,900 선 아래로 가파르게 하락했다. 미국발 호재가 최근 금융시장의 악재들을 단번에 누그러뜨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제금융센터 최호상 연구원은 “현재 세계경제를 보면 미국만 ‘나 홀로 독주’를 하고 있을 뿐 전반적으로 성장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 수출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도 “선진국 증시는 연준의 결정에 안도했지만, 한국 등 신흥국 증시는 러시아의 불안에 더 영향을 받았고 이것이 외국인의 대량 매도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는 루블화 약세 심화→물가 상승 압력 가중→금리 인상→내수 위축→펀더멘털(기초체력)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도에 봉착했다. 이런 상황에서 찾아온 국제유가의 폭락은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의 천수답(天水畓) 경제를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한국경제, 금융불안 진정되면 低유가 혜택 볼 것” ▼○ 저유가 자체는 한국에 축복 다만 정부 당국과 많은 시장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단기간에 디폴트(채무불이행) 등 최악의 상황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러시아는 1998년 당시보다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정부도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러시아 위기가 한국 경제에 끼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또 국내 금융회사들이 러시아에 제공한 돈(익스포저)도 전체 해외 여신의 1.3% 수준이다. 러시아 위기가 신흥국으로 전이되지 않고 별 탈 없이 마무리된다면 한국은 오히려 유가 하락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유가가 10% 하락할 때마다 생산비용 감소로 한국의 성장률이 0.2%포인트씩 오른다는 분석이 있다”며 “현재 수준의 유가가 지속된다면 내년 성장률이 예상외로 4% 가까이 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의 위기가 신흥국, 유럽 등지로 확산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러시아와 유럽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충격을 받을 경우 한국 수출이 2.9% 감소하고 성장률은 0.6%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유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경우 러시아와 교역 비중이 큰 유럽의 수요 약화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국내 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유재동 jarrett@donga.com·김재영 기자}

산업용 첨단 레이더장비를 수출하는 A사는 최근 실적 악화로 시름에 빠져있다. 주요 수출대상국인 중국과 러시아 경기가 좋지 않아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2012년 2400만 달러(약 259억 원)였던 실적이 올해는 800만 달러로 3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엔화 약세 때문에 가격경쟁력에서 일본기업에 치이는 데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줄어든 상황이라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나라가 ‘10년 불황’의 위기에 처한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에 빠져들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일본의 엔저 공세, 3차 위기에 빠진 유럽 경제, 최대 수출대상국인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 유가 하락에 따른 신흥국의 몰락 등 한국을 둘러싼 대외 경제여건이 녹록지 않다.○ 세계 경제 동반 위축 현재 세계 경제는 새로운 성장기반을 찾기보다는 선진국이 돈을 풀어 수요를 부추기는 양적완화로 버티는 ‘긴급수혈’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한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유럽연합(EU) 등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제 회복이 더딘 흐름을 보이면서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경제전망에서 2015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로 7월(4.0%)보다 0.2%포인트 낮췄다. 신흥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5.2%에서 5.0%로 하향 조정했다.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릴 만큼 장기간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은 경기부양을 위해 양적완화를 통한 돈 풀기를 계속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엔화 약세는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엔저가 계속되면 세계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을 벌이는 한국의 자동차, 석유제품, 기계, 철강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유럽은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재정 긴축, 높은 실업률 등으로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유로존의 소비자물가는 0.3%로 10월의 0.4%보다 더 떨어지는 등 디플레이션 압력이 심화되고 있다. 유로존의 경제 엔진인 독일은 성장을 멈췄고 프랑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도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08년 글로벌 위기 당시 성장세가 한풀 꺾인 중국은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나서 경제를 떠받쳐왔지만 2011년 이후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5%로 잡았지만, 향후 수년 동안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대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과 중동 산유국은 유가 하락으로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고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주식, 채권, 외환 시장이 한꺼번에 휘청거리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16일 기준금리를 10.5%에서 17%로 6.5%포인트나 올리는 ‘극약 처방’을 내놓았지만 위기탈출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한국의 수출 대상국이 중동이나 러시아 등으로 다변화돼 있어 신흥국의 불황은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가 일본 된다’는 책을 낸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은 “세계 경제가 성장과 팽창의 시대에서 저성장 저물가 저투자 저금리의 ‘전환형 복합불황’ 시대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일본형 장기 경제위기가 전 세계적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탈출구 없는 한국 경제 세계 경제 회복이 더뎌지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에도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과거 한국 경제는 외부의 경제충격을 비교적 순조롭게 극복해왔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때에는 원화가치를 대폭 떨어뜨려 수출 증가를 통해서 빠르게 위기에서 벗어났다. 외환위기 이후 원-엔 환율이 900원 선 아래로 떨어졌던 2005∼2007년에는 중국의 고성장에 힘입어 수출물량을 늘리면서 가격경쟁력 저하를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에 빠져들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한 상태다. 제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로 먹고살던 한국경제의 운용전략이 벽에 부닥친 것이다. 당장 엔저 여파와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위축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달 ‘수출 빅4’ 지역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중국 일본 EU에 대한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대일본 수출이 ―24.2%나 급감했다. 중국 수출도 감소세(―3.2%)로 돌아섰고, 대EU 수출은 9월 이후 석 달 연속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환율과 수출로 돌파구를 열던 과거 방식과 달리 서비스업 활성화 등 경제구조의 체질을 바꾸고 내수를 살리는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재정·금융정책을 통한 대응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투자·소비 활성화를 위한 구조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김재영 redfoot@donga.com·박민우 기자}
“일주일에 몇 번 구두를 닦습니까.” “몸이 아프면 얼마나 참았다가 병원에 갑니까.” 9월 한국투자증권 채용에 지원한 김모 씨(27)는 인터넷으로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격증 경력 등 서류전형 항목을 채워 넣고 자기소개서를 쓴 뒤 완료버튼을 눌렀더니 갑자기 5지선다형 125문항의 설문지가 떴다. 김 씨는 “정답이 따로 없는 평소 생활습관에 관한 질문이었다”며 “도대체 왜 이런 걸 묻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씨가 무심코 답을 고른 설문지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일 잘하는 임직원들이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는지를 추려낸 뒤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 입사지원자들로부터 생활습관에 대한 설문을 받아 일 잘하는 직원들의 특징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비교해 채용 과정에 반영한다. 한투증권은 지난해부터 이런 독특한 ‘채용실험’을 하고 있다. 사소한 생활습관을 묻는 ‘바이오데이터’ 설문은 ‘좋은’ 인재보다 회사와 궁합이 ‘맞는’ 인재를 찾으려는 노력에서 시작됐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신입사원 1명을 채용하면 연봉과 교육비용 등으로 연 1억 원을 투자한다”며 “우수한 인재라고 채용했는데 1, 2년 만에 그만두면 회사도, 직원도 모두 손해”라고 말했다. 이런 취지에 따라 한투증권은 일 잘하는 임직원들의 평소 생활습관을 조사하기로 했다. 본사영업, 지점영업, 리서치, 정보기술(IT) 등 직군별로 임원과 성과우수자를 인터뷰했다. 400∼500개 문항으로 설문조사를 해서 이들의 공통점을 간추린 뒤 이를 중간 정도의 성과를 보인 직원들의 특징들과 비교해 차이점을 찾아냈다. 한투증권 측은 여러 차례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설문 문항을 125개로 줄였다. 몇 가지를 소개하면 이런 식이다. ‘외출 준비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 ‘학창 시절 일주일에 쇼핑을 평균 몇 차례 했나’ ‘가족과 1년에 몇 번 여행을 가는가’ ‘고민이 있으면 누구와 먼저 상담을 하는가’ 등이다. ‘정답’은 뭘까. 신현성 한국투자증권 인사부장은 “매년 문제가 바뀌고, 일부 문항만 골라 분석에 활용하기 때문에 답을 알아봐야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입사지원자들이 제출한 답변은 3, 4년 차 사원, 대리 등 비슷한 세대 우수 직원들의 특징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비교한다. 스펙 등이 미흡해 옛 기준으론 서류전형에서 탈락할 지원자라도 ‘바이오데이터’ 성적이 높으면 면접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렇다고 ‘바이오데이터’ 성적이 낮다고 탈락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은 참고자료로만 활용할 뿐이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바이오데이터 성적이 높은 신입사원이 실제 우수한 성과를 내는지 검증하려면 적어도 4, 5년의 시간은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은 참고만 할 뿐”이라며 “회사에서 오래 일하며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를 뽑기 위해 제도를 계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한 푼이 아쉬운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서민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올해 새롭게 선보인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는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투자 수익률에 더해 연말정산 소득공제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이어서 2030세대에게는 목돈 마련을 위한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올해 3월 첫선을 보인 소장펀드는 내년 12월 31일까지 가입할 수 있는 한시적 상품으로 11월 말까지 1700억 원가량의 자금이 몰렸다. 전년 기준 총급여액 5000만 원 이하인 근로소득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의 소득명세 합계에서 비과세급여(야간근로수당, 6세 이하 자녀의 보육수당, 업무 관련 학자금 등)를 뺀 급여액이 5000만 원 이하면 된다. 최소 5년 이상 가입해야 하며 가입 후 소득이 늘더라도 급여액이 연 8000만 원을 넘지 않으면 소득공제 혜택이 유지된다. 월 50만 원씩 최대 600만 원을 넣으면 연말정산 때 240만 원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환급액이 39만6000원이나 돼 소득공제만으로 연 6.6%의 수익률을 거두는 셈이다. 분기별 납입액수 제한이 없어 아직 가입하지 않은 사람도 이달 30일까지 600만 원을 한 번에 넣으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펀드를 잘 고르면 세제 혜택 외에 쏠쏠한 투자 수익도 올릴 수 있다. 특히 배당주와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15일 현재 ‘한국투자네비게이터소득공제(주식)’가 3월 설정 이후 8.84%의 수익률을 올렸고 ‘KB가치배당소득공제’(7.19%), ‘신영고배당소득공제’(5.91%) 등이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절세 효과와 운용 수익을 더하면 연 10% 이상의 고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물론 자산의 4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 상품이어서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보고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이렇게 혜택이 크지만 아직 소장펀드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이 많다. 국내 근로소득자 1400만 명 중 연소득 5000만 원 이하가 87%지만 소장펀드 가입자는 전체 근로소득자의 2%뿐이다. 가입자가 적은 이유로 금융투자업계는 ‘연소득 5000만 원’이라는 가입 기준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꼽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기준으로 연소득 1488만 원 이상∼2900만 원 미만인 계층의 월 흑자액은 27만 원, 연소득 2900만 원 이상∼4320만 원 미만 계층의 월 흑자액은 56만 원에 불과하다. 주식형 펀드처럼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에 투자할 여력이 거의 없는 것이다. 김철배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지원부 본부장은 “은퇴 설계의 필요성을 느끼는 30대 후반 이상의 근로자는 소득이 5000만 원을 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가입할 여력이 있거나 가입을 희망하는 계층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소득 기준을 연 8000만 원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박지만 EG 회장이 15일 검찰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하면서 박 회장이 최대주주인 코스닥 상장사 EG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G는 1987년 ‘삼양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산화철 전문생산업체로 포항제철(현 포스코)의 도움을 받아 큰 회사다. 고 박태준 포항제철 명예회장은 냉연강판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삼양산업에 독점 공급했고, 삼양산업은 이 부산물을 2차 가공해 모니터 부품 등에 쓰이는 산화철을 생산했다. 1999년 9월 회사 이름이 삼양산업에서 EG로 바뀌었으며 2000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박 회장이 EG와 인연을 맺은 것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각별했던 박 명예회장 덕분이다. 박 명예회장은 박 회장이 1989년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 풀려난 직후 그를 삼양산업 부사장에 앉혔다. 이듬해 삼양산업 대표가 된 박 회장은 유상증자에 참여해 1대 주주가 됐다. 당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증자대금 9억 원을 변통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출유망 중소기업으로 선정됐을 정도로 건실한 회사이지만 정치적 이슈에 따라 주가가 자주 출렁였다. 2007년,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요동쳤다. 최근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이 보도된 이후 주가는 지난달 27일 1만8850원에서 15일 1만7150원으로 9.02% 하락했다. 2012년 1월에는 주가가 8만700원까지 올라 시가총액 6052억 원, 박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1735억 원에 이르기도 했다. 현재 박 회장의 지분은 25.95%이며 15일 종가 기준으로 주식평가액은 333억8000만 원으로 줄었다. 박 회장은 2000년 상장 이후 주식을 매도해 270억 원가량을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증권사들이 지난해 말 내놓은 올해 주식시장 전망이 크게 빗나가고 있다. 코스피가 박스권을 벗어나 최고 2,42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제시했지만 공수표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 증권사 12곳이 예상한 올해 코스피 상단 평균은 2,325였다. 증권사들은 올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국내 기업의 실적도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우리투자증권이 2,420으로 가장 높게 잡았고 KDB대우증권과 키움증권도 각각 2,400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대투증권(2,380) NH농협증권(2,320) 한화투자증권(2,320) 신한금융투자(2,320) 삼성증권(2,300) 현대증권(2,300)증권 등도 2,300선까지 내다봤다. 교보증권 IBK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3곳은 최고 2,250을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코스피는 2,100선을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종가 기준으로 7월 30일의 2,082.61이 최고치였다. 아직 보름가량 남았지만 최근 유가급락과 엔저 여파로 코스피가 1,900선 초중반대에 머무는 상황을 감안하면 증권사들의 장밋빛 전망이 실현되긴 어려워 보인다. 2012년 말에도 증권사들은 2013년 코스피 최고점을 2,150~2,554로 제시했지만 실제 코스피는 2063.28이 최고점이었을 정도로 차이가 컸다. 증권사들의 연간 전망이 연거푸 허탕을 치면서 아예 2015년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를 내지 않는 증권사도 나오고 있다. 전망치를 제시하더라도 코스피 상단을 평균 2,188로 내다볼 정도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 증권업계가 긴 불황의 터널에서 점차 빠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불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둔 한국투자증권이 주목받고 있다. 위탁수수료에 의존한 수익구조에서 탈피해 다양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춰 업계의 ‘롤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해외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위탁매매 위주 수익구조 벗어나 한국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의존하던 수익구조를 ‘투자은행(IB)-자산관리(AM)’의 두 축을 기반으로 한 모델로 개편해, 분야별로 업계 최상위권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삼성SDS NS홈쇼핑 캐스텍코리아 파버나인 쿠쿠전자 등 굵직한 기업공개(IPO)를 도맡아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올해 IPO의 최대어로 꼽히는 삼성SDS의 대표 주간사회사를 맡아 최종 경쟁률 134.19 대 1, 청약증거금 15조5520억 원의 흥행을 일궈냈다. BS금융지주(5146억 원)와 LS전선(1725억 원)의 공모증자를 맡는 등 회사채 발행, 인수합병(M&A) 등 다른 IB 영역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자산관리 부문에서도 수익을 꾸준히 내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재형저축펀드를 비롯해 소득세법 개정에 맞춰 내놓은 신연금저축계좌 ‘아임유-평생연금저축’은 가입자 수에서 업계 선두다. 연금펀드 잔액 점유율도 10월 말 기준 19%로 업계 1위다. 이를 바탕으로 2011∼2013년 3년 연속 업계 1위 실적을 거뒀고, 올해 상반기 순이익(1029억 원)도 업계에서 유일하게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올해 3분기(7∼9월)까지 누적 매출액 2조5332억 원, 당기순이익 1816억 원으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안정적 사업구조 덕분에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의 주가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재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자산이 증가하고, 중위험·중수익 상품판매가 증가하면서 위탁수수료 부문을 제외한 다른 사업부문에서 이익을 내고 있다”며 “자산운용과 자산관리의 시너지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철저한 사전조사로 차근차근 성과 한국투자증권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이달 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대표사무소를 열고 현지 시장공략을 시작했다. 1974년 홍콩 현지법인을 시작으로 영국 런던(1994년), 미국 뉴욕(2001년), 싱가포르(2008년), 베트남(2010년), 중국 베이징(2010년)에 이은 7번째 해외 거점이다. 섣불리 큰돈을 투자해 성과내기에 치중하기보다는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해 차근차근 성과를 거두고 있다. 베트남 진출이 대표적이다. 2010년 인수한 베트남 현지합작증권사인 ‘키스 베트남(KIS Vietnam)’은 철저히 로컬 중심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해 인수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에 한국형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바탕으로 한 온라인 서비스 등을 접목해 업계 순위도 인수 당시 60위권에서 현재 20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이 밖에도 2010년 11월에 문을 연 베이징 전유(眞友) 투자자문사는 중국기업 IPO를 비롯한 IB 업무, 적격국내기관투자가(QDII) 및 적격해외기관투자가(QFII) 관련 사업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도 국내 자본 최초로 대안투자 전문펀드 운용사를 두고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성공모델을 만들어 다른 신흥시장에 이식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이 시중 부동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단기 부동자금이 일시적으로 급감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제일모직 일반 공모 전날인 9일 하루 동안 국내 머니마켓펀드(MMF)에서 5조5950억 원이 빠져나갔다. 이는 금투협이 집계를 시작한 2006년 4월 이후 하루 최대 유출액이다. MMF와 함께 대표적 단기 금융상품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도 9~10일 이틀 동안 3조7770억원 줄었다. 단기 금융상품에서 일시에 거액이 빠져나간 것은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이 사상 최대규모의 부동자금을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10~11일 이틀간 진행된 제일모직 일반 공모에 30조649억 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렸다. 2010년 삼성생명의 19조2216억 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부동자금이 제일모직 공모에 쏠린 것은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공모청약으로 큰 수익을 낼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상장한 삼성SDS 주가가 상장 초기 공모가 대비 2배로 뛰어오르는 등 높은 수익을 거둔 학습효과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청약에 실패한 부동자금의 향방에 쏠려 있다. 15일 증권사들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납입액인 3047억5000만 원을 제외한 약 30조 원의 자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자금이 30조 원 가량의 자금들이 MMF, CMA 등 단기금융상품과 은행예금 등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은 특판 상품을 출시하는 등 부동자금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마지막 ‘대어’로 주목받고 있는 제일모직이 공모주 청약 첫날인 10일 증거금만 6조 원이 몰리면서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에서 갖는 위상과 맞물려 저금리에 갈 곳을 잃은 시중의 뭉칫돈이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상장주관사인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공모물량 574만9990주 모집에 2억2319만8050주의 청약이 이뤄졌다. 첫날 경쟁률은 평균 38.8 대 1로 청약 증거금만 6조193억 원이 모였다. 이는 지난달 삼성SDS의 청약 첫날 경쟁률(20 대 1)과 증거금(2조3535억 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청약 이틀째에 자금이 더 크게 몰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10년 삼성생명(19조8444억 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수준의 증거금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청약증거금은 삼성증권에 2조7357억 원이 몰렸고 대우증권 1조729억 원, 우리투자증권 9924억 원, 신한금융투자 3281억 원, 하나대투증권 1791억 원, KB투자증권 812억 원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제일모직 청약은 11일 오후 4시에 마감된다. 청약을 받는 증권사의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전화 또는 인터넷을 통해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제일모직은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며 공모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7조2000억 원에 이른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국내 대표 기업들의 주가가 외국 경쟁사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년 후 이익 예상치를 기준으로 하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9배로, 경쟁사인 애플(14.5배)에 못 미쳤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비율로, PER가 낮을수록 해당 기업의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된 것으로 해석된다. 업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10배 이하일 경우 PER가 낮은 주식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LG전자(8.7배), SK하이닉스(8.0배), LG디스플레이(10.1배) 등 정보통신(IT) 분야의 다른 주요 기업들도 같은 업종의 노키아(21.6배), HTC(56.4배), 인텔(15.9배), 샤프(13.7배) 등 외국의 경쟁사보다 낮았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PER도 각각 5.7배, 6.2배로 포드(9.7배), 도요타(10.6배), 다임러(10.3배)보다 낮았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10.0배, 12.7배로, 시노펙(24.9배), 미츠비시케미칼(15.1배) 등 경쟁기업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주가의 저평가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로 이어진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은 9.7배로, 세계 평균(14.7배)은 물론 신흥국 평균(10.9배)에도 못 미쳤다. 최근 사상 최고치까지 오른 미국 증시의 PER는 16.3배, 일본은 14.6배, 영국 13.5배, 대만도 12.8배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낮은 배당수익률을 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올해 한국 증시의 예상 배당성향은 13.7%로, 영국(46.2%), 대만(43.6%), 브라질(38.5%), 중국(29.6%), 미국(29.4%), 일본(26.2%) 등 주요국과 격차가 크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주가 저평가는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연결된다"며 "기업들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삼성SDS와 함께 올해 가장 규모가 큰 기업공개(IPO) 대상으로 꼽히는 제일모직의 일반공모 청약이 10, 11일 이틀간 진행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인 데다 최종 공모가가 낮게 책정돼 지난달 삼성SDS의 청약 열기가 재현될 것으로 전망한다. ‘청약을 받으면 무조건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거액 자산가들은 물론이고 일반 투자자들까지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며 앞다퉈 청약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3, 4일 이틀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된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는 5만3000원으로 결정됐다. 일반공모 배정 물량은 전체(2874만여 주)의 20%인 약 575만 주다. 한 증권사 IPO 담당 관계자는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가 대부분이 공모가 상단인 5만3000원 이상에 사겠다고 신청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상장 후 제일모직의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9일까지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 총 4곳의 평균 목표주가는 8만2750원이다. 하이투자증권은 공모가의 두 배에 가까운 10만 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주회사로서의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삼성 지배구조 변화가 어떤 시나리오로 전개되든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제일모직의 공모주 청약경쟁률이 지난달 상장된 삼성SDS(134.19 대 1)와 비슷하거나 더 높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제일모직의 공모가가 5만3000원으로 삼성SDS(19만 원)의 3분의 1도 안 되는 데다 일반 투자자들에게 배정된 물량은 삼성SDS(121만 주)의 4.7배나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SDS 청약 당시 실탄이 부족했던 일반 투자자들이 공모 청약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청약경쟁률이 올라갈수록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공모주 수는 줄어든다. 경쟁률을 삼성SDS 수준으로 가정할 경우 135주를 청약해야 1주를 받을 수 있다. 증거금(청약금액의 50%)으로 3577만 원을 넣어야 10주를 손에 쥘 수 있다. 청약을 받는 증권사는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KB투자증권 등 6개사다. 증권사 지점을 방문하거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통해 청약하면 된다. 여러 증권사에 복수 청약할 수도 있다. 증권사별로 청약자격과 배정물량, 청약한도 등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대우증권은 일반 청약한도가 10만5000주이지만 자산 합계 평균 잔액이 1억 원 이상이거나 주식형상품 평균 잔액이 5000만 원 이상인 ‘우대 고객’에게는 두 배인 21만 주까지 한도를 높여준다. 우리투자증권도 우수 고객에게는 일반 청약한도(8만5000주)의 두 배까지 제공한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한화투자증권이 ‘보유(Hold)’라는 애매한 투자의견을 줄여 특정 주식을 팔아야 하는지, 사야 하는지 투자자들에게 명확하게 조언하기로 했다. 매도의견 리포트 발간, 고(高)위험 주식 공개 등에 이은 또 한 번의 파격적 시도다. 한화증권은 투자자들에게 구체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보유’ 의견을 줄이는 방향으로 투자의견 등급기준을 변경한다고 8일 밝혔다. 증권사 리포트의 투자의견은 크게 ‘매수(Buy)’ ‘보유’ ‘매도(Sell)’로 나뉜다. 이 가운데 ‘계속 갖고 있으라’는 의미의 ‘보유’ 의견은 해당 주식이 좋다는 뜻인지, 나쁘다는 뜻인지 투자자가 판단하기 어렵게 한다. 한화증권은 현재 예상수익률 ±15% 이내의 종목을 ‘보유’로 분류하는데, 최근 3년간 증시의 변동성이 낮아지면서 ‘보유’ 등급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한화증권은 현재 코스피200 종목의 40%에 대해 ‘보유’ 등급을 주고 있다. 한화증권은 앞으로 투자자들에게 보다 명확한 의견을 제시한다는 취지에서 ‘보유’의 기준을 예상수익률 ±10%로 축소해 보유등급 종목을 줄이기로 했다. 10% 넘게 오를 것 같으면 ‘매수’, 10% 넘게 떨어질 것 같으면 ‘매도’ 등급을 준다는 것이다. 김철범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뀐 기준을 적용하면 ‘보유’의 비중이 28%로 줄어들 것”이라며 “이렇게 하면 매수 또는 매도 의견이 늘어 투자자들에게 더 분명한 신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에 대한 투자의견 등급도 절대수익률을 기준으로 바꾸기로 했다. 향후 1년간 수익률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면 ‘긍정적(Positive)’, 비슷하면 ‘중립(Neutral)’, 악화할 것으로 보이면 ‘부정적(Negative)’으로 표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코스피 상승률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 ‘비중확대(Overweight)’, 낮을 것으로 전망되면 ‘비중축소(Underweight)’라고 표시해 투자자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김 센터장은 “단순히 매도 리포트를 늘리는 데 치중하지 않고 좋든 나쁘든 명확한 투자의견을 제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4개월의 최고경영자(CEO) 공백 끝에 지난달 26일 사장을 내정한 KDB대우증권의 사장 선출 과정에서도 ‘정치금융’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유력 후보가 부상하다가 논란 속에 낙마하고, 의외의 인물이 등장하는 과정에서 정치권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대우증권 사장 인선의 파행이 시작된 것은 7월 말 김기범 사장이 산은지주와의 갈등 속에 임기 8개월을 남기고 돌연 사퇴하면서부터다. 처음에는 박동영 전 대우증권 부사장이 사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금융계에서는 ‘박 전 부사장의 부친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어 현 정권 고위층이 박 전 사장을 내정했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졌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9월로 예정됐던 임시주주총회는 11월로 연기됐다. 이후 낙하산 논란을 피하기 위해 내부 출신을 사장으로 뽑아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됐다. 최종 후보에 오른 인물은 이영창 전 부사장, 황준호 부사장, 홍성국 부사장이었다. 당초 이 전 부사장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지만 10월 30일로 예정됐던 이사회가 당일에 취소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면접을 통해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가 이 전 부사장을 1순위로 올린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이사회 직전 외부의 입김을 받은 몇몇 인사가 갑자기 ‘후보 검증이 더 필요하다’며 낙점에 반대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후 판세가 뒤집어져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 않던 홍 부사장이 낙점됐다. 증권가에는 ‘서강대 출신인 홍 부사장이 서강금융인회(서금회)의 지원을 받았다’는 얘기가 돌았다. 다만 그가 이전투구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이유 때문에 선정됐다는 시각도 있다. 홍 부사장은 12일 임시주총에서 사장으로 정식 선임된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오면서 대표적인 절세금융상품인 연금저축펀드와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금을 아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분기별 납입한도가 없어 남은 한 달 동안 한도까지 한꺼번에 납입해도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연금저축펀드, 年최대 1800만 원까지 납입 연금저축펀드는 가입 조건에 제한이 없고 연간 최대 180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이 중 400만 원에 대해 12%의 세액공제 혜택이 있어 연말정산 때 48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최대 52만8000원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펀드의 자금은 주로 국내주식형펀드에 몰려 있지만 올해 들어 수익률은 해외펀드가 더 높다. 3일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 펀드가 올해 들어 이달 1일까지 29.11%의 수익률을 거둬 가장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 밖에 해외 헬스케어섹터에 투자하는 ‘한화연금저축글로벌헬스케어’(28.53%), 북미 주식에 투자하는 ‘피델리티연금미국’(15.63%) 등 해외주식형펀드가 상위권에 올랐다. 국내주식형에서는 배당주식에 투자하는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연금저축’(18.10%)이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연금저축계좌 내에서 해외펀드에 일정 부분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일반 펀드계좌에선 해외펀드 수익의 15.4%를 세금으로 떼지만 연금저축계좌는 운용 수익에 대한 과세가 이연돼 운용 중에는 세금이 붙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 펀드보다 저렴한 수수료도 연금펀드의 장점이다.○ 소장펀드, 급여수준 낮은 사회초년생 적격 유일한 소득공제 금융상품인 소장펀드도 연말이 다가오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연간 급여액 5000만 원 이하인 근로자와 자영업자만 가입할 수 있어 급여 수준이 낮은 초년생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 연간 최대 600만 원까지 넣을 수 있으며 납입액의 40%인 240만 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 소득 5000만 원을 가정하면 연간 약 39만6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최소 5년 이상은 가입해야 하며 가입 후 소득이 늘더라도 연봉이 8000만 원을 넘지 않으면 소득공제 혜택은 유지된다. 소장펀드 중에는 배당주와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1일 기준으로 ‘한국투자네비게이터소득공제(주식)’가 3월 설정 이후 12.72%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신영고배당소득공제’(9.52%) ‘KB가치배당소득공제’(7.62%) 등이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하지만 100%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무는 경우도 많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세제혜택 상품 판촉에 공들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연금저축계좌, 소장펀드, 재형저축펀드 등 세제혜택 상품에 1000만 원 이상 가입하면 백화점상품권, VIP 건강검진권, 크로아티아 여행상품권 등 사은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30일까지 진행한다. 심승아 신한금융투자 펀드팀장은 “이른바 ‘13월의 월급’이라고 불리는 소득공제·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올해가 가기 전에 가입해야 한다”며 “소득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샐러리맨의 경우 세제혜택 상품을 꼼꼼히 챙겨 투자하면 자산 증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가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자금 조달이 늘고 코스닥 시장으로 승격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코넥스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도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10곳 중 7곳은 전혀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넥스 시장은 창업 초기 중소기업들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해 7월 문을 연 ‘제3 주식시장’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설 당시 21개 기업, 시가총액 4689억 원이었던 시장은 1일 현재 62개 기업, 1조4366억 원으로 성장했다. 자금 조달도 증가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1월까지 19개 기업이 코넥스 시장을 통해 유상증자, 주식 관련 사채 발행 등으로 644억 원을 조달했다. 이 중 기업들이 올해 조달한 금액이 508억 원에 이르러 지난해(136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하면서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포함할 경우 조달 효과는 1200억 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거래시장으로 보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 지난해 하루 평균 3억9000만 원, 6만1000주가 거래됐지만 올해 들어 11월까지 하루 평균 3억7000만 원, 4만7000주가 거래돼 오히려 거래 규모가 줄었다. 거래가 부진하다 보니 올해부터 지난달까지 전체 상장기업 가운데 거래가 형성된 기업의 비율은 하루 평균 32.6%에 그치고 있다. 상장사 10곳 가운데 7곳 가까이는 하루 종일 주식 거래가 없는 셈이다. 코넥스 상장사 A기업 관계자는 “핵심사업에 자금을 조달하려고 시장에 참여했는데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투자가 늦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코넥스 상장사들은 거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개인투자자 예탁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현재 개인투자자는 예탁금을 3억 원 이상 내야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김군호 코넥스협회장(에프앤가이드 사장)은 “개인투자자 보호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3억 원은 부담이 크다”며 “5000만∼1억 원 정도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도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책을 내놓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달 단주거래(100주 단위로 거래 제한→1주 단위 거래 가능)를 허용하고, 시간외 대량매매 제도를 도입하는 등 규제를 다소 완화했다. 최근 금융위원회도 하이일드펀드가 코넥스 주식에 투자할 경우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1일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면서 일본 경제에 ‘트리플 다운(Triple Down)’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아베노믹스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해외 자본이 달아나기 시작하면 국가신용의 3대 지표인 엔화 가치와 주가, 국채 가격이 동반 하락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일본의 신용도 하락으로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면 한국의 수출경쟁력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일본 경제는 현재 미국의 경기회복과 일본은행의 대규모 양적완화에 따라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주가는 상승하고 있다. 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는 달러당 118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한때 119엔대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했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이달 14일로 예정된 총선 때까지 120엔 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수입 원자재 가격이 뛰고 서민 물가가 치솟자 엔화 가치 하락을 반기던 일본 정부의 기류도 바뀌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지난달 하순부터 “(엔화 가치 하락의) 템포가 너무 빠르다”는 견제 발언을 되풀이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해외 자금이 증권시장에 쏠리자 닛케이평균주가는 2일 17,663.22엔으로 7년 4개월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증권시장의 분위기는 그다지 밝지 않다. 미쓰비시스미토모은행의 우노 다이스케(宇野大介) 수석전략가는 산케이신문에 “현재 주가는 일본 기업의 실력을 초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 신용등급의 바로미터인 국채 시장에서도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1일 개인판매용 2년물 국채 모집을 2개월 연속 취소했다. 금융회사 입찰로 정해지는 평균 수익률이 연 0.005%에 불과해 금융회사의 판매가보다 투자자의 만기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투자자의 일본 경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 ‘트리플 다운’의 방아쇠가 당겨질 수 있다는 게 일본 경제전문가들의 우려다. SMBC닛코증권 노지 신(野地愼) 수석전략가는 아사히신문에 “앞으로도 (아베노믹스가) 금융완화와 재정지출에만 기대면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는 이제 안 되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제의 궁극적인 탈출구는 무제한 돈풀기가 아니라 경제 구조개혁을 통한 성장전략이다. 하지만 무디스는 평가보고서에서 “중장기적 성장전략과 관련해 정부 능력의 불확실성이 높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경제 정책에 의문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2015년 예정대로 법인세가 인하될지 불확실하고 지배구조 개선, 저출산 고령화 대책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정부 대책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엔화 가치 하락이 가팔라지면 한국경제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해외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철강, 조선, 전기전자 등의 경쟁력이 약해져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국채금리의 움직임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국내 증시와 수출 기업의 실적에 당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엔화 약세가 계속되겠지만 최근 엔화 가치 하락 속도가 가팔랐던 만큼 계속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엔화 약세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 김재영 기자}
《 갑자기 급격한 감정변화가 생겼다면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런 감정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단기적인 것이든 장기적인 것이든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손해 보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 ―‘경제심리학’(댄 애리얼리 지음·청림출판·2011년) 》 사람들은 이성에 따라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순간적인 감정에 따라 의사결정을 할 때가 많다. 하지만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한 선택만 기억한다. ‘예전에 비슷한 상황에서 이렇게 결정했었지’ 하고 생각하면서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결국 순간적인 감정에 휘둘려 내린 의사결정이 오랫동안 미래의 행동을 좌우하는 것이다. 이처럼 경제는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 의해 움직인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감정을 배제할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고 비이성의 긍정적인 면을 최대한 활용하면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다양한 실험들의 데이터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해할 수 없는 비이성적 행동의 이면에 숨겨진 심리를 흥미롭게 파헤친다. 예를 들어 높은 보상이 높은 성과로 이어질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인센티브가 어느 정도까지는 성과를 높이지만 매우 높은 수준의 인센티브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높이고 집중력을 떨어뜨려 성과를 저해한다는 것이다. 이케아의 가구는 구매자가 조립을 해야 하는 수고를 거쳐야 하지만 비슷한 가격의 다른 가구보다 인기가 높다. 자기가 만든 것을 과대평가하고 자신이 만든 물건에 애착을 갖는 심리효과 때문이다. 저자는 “인간은 영화 ‘스타트렉’에 나오는 스팍보다 만화 주인공 호머 심슨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똑똑하고 분석적인 것이 아니라 실수가 많고 근시안적이며 감정적이라는 것이다. 교통사고 시 부상을 줄이기 위해 안전벨트를 매고, 추위를 막기 위해 외투를 입는 것처럼 인간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그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