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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열린 9·11테러 추모행사에서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인 것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며 말을 아꼈다. 12일에는 “힐러리가 폐렴을 잘 이겨내길 바란다”며 이례적으로 덕담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과도한 비판에 나설 경우 클린턴이 ‘피해자’로 비칠 수 있는 데다 일흔에 닿은 두 후보가 건강 문제로 치고받는 것은 서로에게 득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946년생인 트럼프는 올해 70세로 대선에서 승리해 내년 1월 취임할 경우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현재 최고령 기록의 주인공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69세 341일)이다. 부동산 사업가와 TV 진행자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했던 트럼프는 살인적인 대선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특별한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한 살 아래인 클린턴이 휴식 시간을 오래 갖고 유세 중 과도한 기침을 한 것 등을 두고 끊임없이 건강 이상 문제를 공격해 왔다. 트럼프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술, 담배를 하지 않으며 매일 아스피린과 저강도의 고지혈증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프를 즐기지만 과체중에 합병증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의 키는 188cm, 체중은 90kg으로 알려져 있으나 의료기관이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다. 불룩한 아랫배 등을 봤을 때 실제 체중은 100kg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는 “나는 역사상 가장 건강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적다. 특히 겉으로는 클린턴보다 건강해 보이지만 ‘서류상’으로는 다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트럼프는 지난해 12월 주치의를 통해 달랑 4문단짜리 건강 기록을 공개한 게 전부다. 클린턴이 지난해 7월 공개한 2장짜리 기록보다 부실하다. 트럼프의 건강 기록엔 ‘혈압이 정상(110/65)이며,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다’는 정보만 담겨 있다. 심장박동 수나 호흡기 건강, 콜레스테롤 수치, 과거 병력 및 가족력 등은 빠져 있다. 주치의 해럴드 본스타인 박사는 지난달 NBC 인터뷰에서 “건강진단서 발급 요청을 받고 고민하다가 트럼프 측의 차가 도착한 뒤 5분 만에 부랴부랴 작성했다”고 털어놔 부실 발급 논란마저 빚어졌다. 트럼프는 이를 의식해서인지 12일 “조만간 상세한 건강 기록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미국 대통령들도 정치적 목적을 위해 건강 이상을 숨기곤 했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1919년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졌지만 이를 바로 공개하지 않았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1944년 심장병 등 질병을 숨기고 당선됐다가 이듬해 뇌출혈로 숨졌다. 1961년 당선된 존 F 케네디 역시 만성 허리통증을 숨겼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삼성전자는 8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갤럭시 노트7’에 대한 기내 사용 금지 조치를 내린 사실을 FAA 홈페이지를 보고서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자발적으로 전량 리콜을 발표한 상황에서 미 정부기관이 이렇게 강력한 ‘카드’를 꺼낼 줄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조차 “FAA가 잠재적 위험 요소로 특정 브랜드나 모델 이름을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도했을 정도로 흔치 않은 일이다. FAA 발표 다음 날 미국 소비자안전위원회(CPSC)까지 사용 중지를 거듭 권고한 것은 최근 일주일 사이 미국에서 갤럭시 노트7을 충전하던 중 가정집 차고와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비자 제보가 이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블랙컨슈머’의 소행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지만 이미 리콜을 선언한 삼성전자로서는 미국 소방 당국의 원인 분석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전량 교환 및 환불 방침으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던 갤럭시 노트7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셈이다.○ 19일 교환 시작해 분위기 쇄신 전자업계에서는 내년 3월까지인 제품 교환 가능 기간이 너무 길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고객 편의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여유 있게 기간을 준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결국 언제 어디서 불량 제품이 나올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더 서둘러 사용 중지 권고를 내려 부담을 덜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실제 리콜 발표 이후에도 국내에서 개통 취소 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가능하면 계속 제품을 쓰다가 내년 3월 직전에 새 제품으로 바꾸겠다는 소비자도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19일부터 국내에서 새 제품으로의 교환이 시작되면 분위기가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량 문제가 없는 배터리를 장착한 중국 시장에서는 갤럭시 노트7 판매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고 시판 후 10일 동안 배터리 사고도 없었다”며 “19일부터 국내에서도 적극적인 제품 교환 서비스를 시작해 분위기 쇄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19일부터 사전 구매 고객의 제품을 교환해 주면서 판매도 재개하려던 계획은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판매를 다시 시작하려고 추석 연휴 기간에도 구미사업장 생산라인을 최대한 많이 돌릴 예정이었다”며 “하지만 일단 예정대로 교환부터 먼저 하기로 계획을 바꿨다”고 전했다. 애플 아이폰7이 16일부터 미국 중국 영국 등 1차 출시국에서 판매를 시작하기 때문에 삼성전자로서는 최대한 판매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4분기(10∼12월) 실적 경쟁에서 유리하다. ○ 자국 산업 보호주의라는 시각도 이번에 나온 미국 정부의 조치를 두고 재계에서는 다가올 대선을 의식한 자국 산업 보호주의가 발동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다. 특히 CPSC는 권고를 발표하면서 “삼성전자 및 이동통신사들의 교환 프로그램이 수용할 만한 조치인지 아닌지를 결정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부연해 앞으로 제품 유통을 금지하고 교환이 아닌 환불을 강제할 가능성도 열어 둔 상태다. 일각에선 2006년 소니 배터리 리콜 사건이나 2010년 도요타 자동차 급발진 리콜 사건 때처럼 ‘외국 기업 때리기’를 연상시킨다는 시각도 있다. 당시 두 회사 모두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이후 초대형 리콜로 번져 큰 타격을 입었다. 그에 따른 반사이익은 경쟁사인 미국 기업들이 고스란히 가져갔다. 갤럭시 노트7에 대한 사용 중단 조치 역시 아이폰7 공개 직후 이어진 것이라 애플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이병태 KAIST 경영대 교수는 “미국 기업들이 자국의 규제 및 제도를 십분 활용해 북미 시장 1위 기업인 삼성의 실수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이익을 따지기보다 완벽한 제품을 다양한 프로모션 등의 혜택을 통해 빠르게 글로벌 시장에 내놓아야만 이번 일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를 우리 입장에서는 비관세 장벽으로 느낄 수 있지만 미국 입장에서 보면 정당한 소비자 권리이기도 하다”며 “결국 보호무역주의가 발동될 수 있는 사건을 만들지 않도록 최대한 예방하는 수밖에 대안이 없다”고 지적했다.김지현 jhk85@donga.com·박성진·황인찬 기자}
5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이 다음 단계로 미국 본토를 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 km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ICBM 시험 발사가 성공할 경우 미국 서부뿐 아니라 시카고를 비롯한 중부 도시들도 북한의 핵 위협 아래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 ‘핵으로 무장한 북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의 ICBM인 KN-08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비행 중 온도 변화와 진동을 견딜 수 있는 탄두 등 장거리 미사일의 문제점이 여전히 있지만, 북한은 예상보다 빠르게 기술적인 문제점을 개선해 왔다”며 “불량 정권은 시카고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정권수립일인 9월 9일 5차 핵실험을 감행한 점으로 미뤄 노동당 창건기념일인 다음 달 10일이나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11월 8일 ICBM 시험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뉴욕타임스는 군사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2020년 핵탄두가 장착된 ICBM을 제조할 기술을 갖출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앞선 1월 6일 4차 핵실험 이후 육·해상에서 스커드, 노동, 무수단,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시험 발사를 잇달아 성공하며 주변국들에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미국과 러시아가 5년간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내전을 중단시키기로 공식 합의했다. 양국은 휴전이 안착될 경우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국제 테러단체 격파를 위해 처음으로 연합 군사작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앞서 2월 합의된 휴전협정이 유명무실해진 전례가 있는 데다 이번 합의가 이뤄진지 수 시간 만에 대규모 공습으로 100명 가까이 사망해 실제 휴전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많다. 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과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13시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12일 일몰부터 시리아 전역이 임시 휴전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12일은 이슬람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가 시작되는 날이다. 양국은 휴전 상태가 1주일간 지속돼 주변이 안정된다면 IS와 알누스라 전선(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 격퇴를 위해 연합 작전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리아는 2011년부터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축출을 내세운 반군을 지원하고 있는 반면 러시아는 지난해 9월 궁지에 몰렸던 아사드 정권을 소생시키기 위해 시리아 내전에 뛰어들었다. 두 나라 모두 IS 등 테러와의 전쟁을 참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각각 반군과 정부군을 지원하며 이 일대 영향력 확대를 추진해 왔다. 전쟁이 장기화돼 50만 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오고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자 올해부터 휴전 논의가 진행돼 왔다. 그러나 10일 휴전 합의안이 나온 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북부 반군 점령지인 이들리브의 한 상가가 정부군의 공습을 받아 60명 이상이 숨졌다. 최대 격전지인 알레포에서도 공습으로 30명이 사망했다. 문제는 휴전이 시작돼 포성이 멈춰도 정치적인 갈등은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BBC는 11일 “일주일간의 임시 휴전은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아사드 정권 축출과 같은) 정치적인 이견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5일 중국 항저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났지만 시리아 해법 도출에 실패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 미-러 대테러 연합 군사작전이라는 무리한 카드를 러시아에 제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연합 작전이 이뤄지면 미군이 어떻게 목표물을 식별하고 공격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러시아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펜타곤(국방부) 관리들에게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삼성전자가 10일 전 세계 ‘갤럭시노트7’ 구매자에게 “제품 전원을 끄고 새 제품으로 서둘러 교환할 것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국내에는 삼성서비스센터 외에 이동통신사 판매점에서도 대여폰을 제공하기로 하는 등 당초 리콜 발표 때보다 강화된 조치를 내놨다. 8일과 9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소비자안전위원회(CPSC)가 각각 갤럭시노트7을 사용 금지를 공식 권고한 데 따른 조치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11일 “전량 리콜을 발표한 2일 이후 추가로 결함이 드러났거나 다른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미국 정부 조치가 강화됨에 따라 다른 지역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나오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사용 중지를 촉구하는 발표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삼성전자는 이미 소비자가 구입해 개통한 갤럭시노트7 140만여 대에 대해 내년 3월까지 제품을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국내외에서 배터리 발화로 추정되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되도록 빠른 교환을 촉구하는 성명을 낸 것이다. 국토교통부도 10일 항공기에서 갤럭시노트7 전원을 끄고 충전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갤럭시노트7을 수하물로 보내는 것도 금지했다. 이번 권고로 승객이 갤럭시노트7을 사용하겠다고 고집하면 항공법에 따라 탑승을 거부하거나 운항 중 강제적으로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 FAA 발표 이후 미국 항공사 뿐 아니라 타이항공과 싱가포르항공, 호주 콴타스항공, 대만 중화항공 등 해외 주요 항공사들도 갤럭시노트7의 기내 이용을 금지했다. 유럽항공안전청(EASA), 일본 국토교통성, 캐나다 교통부, 인도 민간항공국(DGCA)도 갤럭시노트7 기내사용 금지를 항공사에 권고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개××’라고 부르겠다며 공개적으로 모욕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7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짧게 만났다. 욕설 파문으로 전날 예정됐던 정상회담이 취소된 지 하루 만에 대면하게 된 것이다. 페르펙토 야사이 필리핀 외교장관은 AP통신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 양 정상이 7일 만찬에 앞서 대기실에서 2분가량 대화했다고 밝혔다. 야사이 장관은 “만남이 이뤄져서 매우 기쁘다. 이는 양국 관계가 견고하고 매우 강력하다는 증거”라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이날 두 정상 간 대화는 우호적인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 기자들이 ‘두테르테 대통령과 어떤 대화를 나눴느냐’고 묻자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는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범죄와의 전쟁을 올바른 방법으로 하라고 했다. 잘못된 방법으로 했을 때 무고한 사람이 다치고 문제를 풀 수 없는 많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에 직면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런 오바마 대통령의 ‘훈계성’ 발언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두 정상은 이후 1시간 20분의 만찬이 이어지는 동안 좌석이 멀리 떨어진 탓에 가벼운 대화조차 나누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필리핀은 미국의 오랜 우방으로 미중이 대립하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서도 미국 편을 들어 왔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이 올해 6월 취임한 이후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불편한 관계가 됐다. 급기야 두테르테 대통령이 5일 라오스로 출발하기 직전 “(오바마 대통령이 인권 문제를 지적한다면) 개××라고 욕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6일 예정됐던 미-필리핀 정상회담이 전격 취소됐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은 중국의 베이비(baby)다. (북핵문제는) 중국이 풀어야 한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6일(현지시간) 버지니아비치에서 연 한 안보관련 대담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점점 호전적이 되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날 북한의 핵 개발을 언급하며 “북한은 믿을 수 없는 일들을 과거에 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하고 있다”며 “그들은 적대적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잠재적 재앙 상황에 놓여있고, (탄도미사일 같은 핵무기)발사수단은 아직 완성이 안됐는지 모르지만 조만간 완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는 “25세에 정권을 인수했다고 알려진 사람이 있다. 지금 그는 점점 더 호전적이 되가는 것 같다”고 평했다. 이어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단순하다. 중국이여, 북한은 당신의 베이비다. 이것은 당신들의 문제다. 당신들이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왜냐면 중국이 그 문제를 풀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중국은 북한은 완전히 통제할 수 있지만 그들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가 곤란해지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3일 중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전용기를 위한 이동식 계단이 설치되지 않아 수행원들이 내리는 문으로 내렸던 것을 꼬집으며 “우리 대통령을 보라. 중국은 전용기 계단마저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무슬림을 연방 판사로 지명했다. 백악관은 6일 법률회사 레이섬앤드왓킨스 워싱턴 지사의 파트너 변호사인 아비드 쿠레시(사진)를 수도 워싱턴의 연방법원 판사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에서 태어난 쿠레시는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와 안보 및 건강보험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레시가 진실하면서도 성실하게 국민에게 봉사하며 사법정의를 구현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소니아 소토마요르를 사상 첫 히스패닉 연방대법관으로 임명했고, 2012년 인도계인 스리 스리니바산을 워싱턴 연방순회항소법원 판사로 임명하며 법조 요직을 다양한 인종에게 개방했다. 그러나 허핑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몇 달밖에 남지 않았고,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임명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미국이 한미 정상회담 개최일(6일)에 미니트맨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훈련을 실시하고 이를 공개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고강도 ‘맞대응’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라오스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우리 두 정상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포함한 연합 방위력 증강 및 확장 억제(extended deterrence)를 통해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미니트맨3 발사 훈련은 유사시 사드와 같은 방어 수단뿐만 아니라 미국이 가진 핵 타격 전력을 총동원해 북한의 핵 도발을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발사 훈련에 참가한 몬태나 주 맘스트롬 공군기지 소속 지구권타격사령부(GSC) 장병들은 1년 365일, 24시간 ICBM 작전 대기 태세를 유지하는 부대라고 미 공군은 소개했다. 북한의 핵 도발 등 돌발 상황에서 미국의 핵 억지력이 즉각 발휘될 수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앞서 5일 북한이 개량형 노동미사일 3발을 주일미군 기지를 겨냥해 1000km가량 떨어진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까지 날려 보낸 데 대한 경고성 무력시위의 성격도 짙다. 한국군 관계자는 “어떤 경우에도 미국의 확장 억제 등 대한(對韓) 핵우산을 비롯한 안보공약이 이행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모든 수단을 다해 강력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언급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잇단 도발이 압박과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경고했다. 군 안팎에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높아질수록 미국의 군사적 대응조치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성능이 개량된 탄도미사일로 한국뿐만 아니라 주일미군과 괌 기지 등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나 도발을 더 노골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북한은 올해 초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도발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무수단 중거리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노동미사일의 동시다발적 발사 등으로 대미 협박 수위를 꾸준히 높여왔다. 노동과 SLBM은 주일 미군기지, 무수단은 괌 기지에 핵 타격이 가능하다. 이에 맞서 미국도 본토와 주일미군 신형 패트리엇(PAC-3) 미사일 부대의 한국 긴급 투입훈련을 실시하는 한편 괌 앤더슨 기지에 다량의 핵무기를 탑재하는 B-1B 초음속 전략폭격기와 B-2 스텔스 폭격기를 잇달아 배치하는 등 ‘맞불 작전’에 나섰다. 군 관계자는 “미국이 미니트맨3 발사 훈련까지 공개한 것은 북한이 핵 공격을 시도하면 ‘3대 핵우산’ 전력으로 보복해 정권과 체제가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6일(현지 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연 뒤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이사국 15개국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놓고 한미와 갈등을 빚어온 중국도 동의했다. 안보리의 북한 도발 비난 언론성명은 올해 들어 9번째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북한이 또다시 사전 통보를 하지 않고 5일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우려 서한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2월 이른바 ‘우주관측위성’ 발사 이후 미사일 발사 계획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ICAO는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황인찬 기자}

4일 실시된 홍콩 입법회 의원(한국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홍콩 민주화를 요구하는 젊은 정치인들이 대거 약진했다. 홍콩에 대한 중국의 간섭이 강화되는 가운데 젊은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소로 몰려가 반중(反中) 표심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2014년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입법회 의원 선거에선 투표율이 역대 최고인 58%까지 치솟았다. 기존 최고 투표율은 2004년 55.6%였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개표 결과 야권인 자치파는 30석을 차지해 기존보다 3석을 늘렸다. 직선제로 치러진 지역구 의석 35석 중 19석을, 직능대표 의석 5석 중 3석을 확보해 과반을 차지했다. 간선제로 치러진 직능대표 의석 30석 중에는 8석을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자치파는 전체 의석의 3분의 1(24석) 이상을 확보해 각종 법안 의결 때 ‘비토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2014년 9월 말부터 석 달 가까이 이어진 우산혁명의 학생 지도자였던 네이선 로 데모시스토당 대표(23·사진)가 창당 5개월 만에 당선된 것이 가장 큰 이변이었다. 그의 당선으로 종전 28세였던 역대 최연소 당선 기록도 5세 적어졌다. 그는 “승리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그만큼 홍콩 젊은이들은 변화에 대한 절박함이 있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외신들은 로 대표 외에도 홍콩의 독립과 반중 정서가 강한 젊은층이 주도하는 신생 정당들에서 최소 8명 이상의 당선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홍콩 민주화운동의 세대교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젊은 유권자들은 그간 억눌렀던 분노를 보란 듯이 터뜨린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 앞서 홍콩 정부는 출마자에게 ‘홍콩은 중국의 불가분한 일부’라고 명시한 확인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서명을 거부한 출마자는 입후보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에 따라 평소 중국에 불만을 품었던 유권자들의 반감이 커진 것이다. 1000명이 넘는 젊은 유권자가 투표장에서 1시간 넘도록 긴 줄을 서며 투표에 참여한 점도 반중 표심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입법회 선거는 내년 3월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앞두고 실시된 터라 향후 홍콩 운명의 풍향계로 인식됐다. 선거에서 이변이 일어나면서 연임을 노리는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난관을 맞았다. 중국 당국의 홍콩 통제 정책도 삐걱거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우힝 로 홍콩교육대 교수(사회과학)는 “젊은 민주화 세력은 (중국에 대한) 전략도 사고도 새로울 것이다. 중국은 기존 통치술로는 그들을 납득시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테러리즘을 비호하거나 후원하는 나라는 어디든 끝까지 응징할 것이다.”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한 9일 후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TV로 전 세계에 생중계된 연방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에서 처음으로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는 단호했다. “전 세계는 미국 편에 설 것이냐, 테러리스트의 편에 설 것이냐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딕 체니 부통령은 미국의 한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기존 전쟁과 다른 점은 (이 전쟁이) 우리 세대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났다. 결과는 부시 대통령의 자신감이 아닌 체니 부통령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9·11테러 주범인 오사마 빈라덴은 사살됐고, 악의 국가로 지목됐던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에서도 미국은 모두 승리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올 7월 프랑스 니스 테러 후 “15년 동안 전 세계 지도자들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이야기해 왔다”며 “그런데 왜 전쟁이 승리에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없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오히려 프랑스 마뉘엘 발스 총리의 말이 더 와 닿는다. “시대는 변했고 프랑스는 테러와 함께 살아가야만 한다.”중동을 넘어 확산되는 테러와의 전쟁 9·11테러 후 부시 행정부 8년간(2001∼2008년)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력은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며 중동에 적극적으로 군사력을 투입했다. 하지만 전쟁의 장기화는 서방의 피로감으로 확산됐다. 때마침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 주도의 테러와의 전쟁은 동력을 급격히 잃게 됐다. 9·11테러로 촉발된 이라크전 종전을 주요 외교 공약 중 하나로 내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중동 지역에서 군사력을 줄였다. 이라크에선 최소 질서 유지를 위한 요원을 남겨둔 채 철군했다. 이러자 부시 행정부 8년간 미군이 중동에서 주도한 테러와의 전쟁에 숨죽였던 이슬람 과격 세력은 미군이 떠나간 자리에서 ‘제2의 알카에다’를 꿈꾸며 세력을 키웠다. 그것이 바로 현재까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력의 가장 큰 외교적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다. 이들은 2014년 6월 ‘칼리프 국가’ 제국 설립을 선언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오바마 대통령이 IS의 사실상 설립자”라는 과격한 주장은 차치하고라도 미군이 없는 정치 군사적 진공 상태가 IS라는 또 다른 과격 테러 세력이 똬리를 틀게 한 배경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2001년 9·11테러를 비롯해 각종 테러를 일으켜 테러 단체의 형님 격인 알카에다는 정치적 메시지가 명확했다.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군대가 작전을 벌이듯 복잡한 전략을 통해 전투 형태로 진행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해당 군대의 리더를 없애거나 그 군대가 활동하는 영토를 빼앗는 것으로 해결했다. 2014년 미국은 같은 전략으로 IS 공습을 시작했다. 시리아에서 시작해 팔루자 모술 등 이라크까지 확장됐던 IS의 영토는 미국과 유럽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전 세계에서 IS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IS는 온라인 기반의 정보 확산 능력, 유전(油田) 운영을 통한 자체 경제력 배양 등을 토대로 기존 테러 세력과는 전혀 다른 테러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NBC 방송이 지난달 확보한 백악관 문서에 따르면 IS는 중동을 넘어 아프리카와 아시아까지 세력을 넓히며 글로벌 테러 그룹으로 진화하고 있다. 2014년 미국의 첫 공습 때 7개 국가에 뻗쳐 있던 IS의 활동 반경이 아프리카의 소말리아 말리 튀니지를 넘어 아시아의 방글라데시 필리핀 인도네시아까지 확산되고 있다. 극단주의 이슬람 사상에 경도돼 사지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 뉴욕의 보안컨설팅 업체인 수판그룹의 연구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IS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와 이라크로 간 사람은 전 세계 81개국에서 1만2000명에 이른다. 그중에는 프랑스인 1700명, 벨기에인 500명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이미 전 세계로 퍼져 곳곳에서 테러를 기획하고 있다. 독일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자란 해리 사르포는 최근 시리아에서 지하디스트와 3개월 동안 함께 지냈다. 그는 시리아에서 나온 뒤 NYT에 “현지 테러리스트들은 유럽인들에게 시리아로 오지 말고 유럽에서 새로운 테러 바람을 일으키라고 권유했다”고 전했다.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테러의 일상화 지난 15년 동안 테러의 형태는 진화했고 그에 대한 대응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NYT는 테러 전술이 점점 더 원초적으로 변화하고 테러 그룹은 더욱 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테러 대처의 핵심인 정보와 보안 체계로 이들을 막는 것이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이라크 반군은 미국 정규군과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자 특정한 목적 없이 이라크 시민이 모인 어느 곳에서든 테러를 벌이기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소프트 타깃’ 테러다. 공격 대상이 불특정 다수로 확산된 것이다. 본격적인 소프트 타깃 테러의 첫 번째는 2006년 파키스탄인 무장 세력이 인도 뭄바이에서 166명을 죽인 사건이다. 이후 테러 그룹과 직접 연계되거나 훈련을 받지도 않은 자생적 테러리스트, 이른바 ‘외로운 늑대’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범행을 감행할 때까지 그들의 의도나 계획은 전혀 알아차릴 방법이 없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테러 수법은 진화하고 있는데 대응은 여전히 길을 막는 바리케이드와 금속탐지기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여름 프랑스의 니스 트럭 테러, 독일의 뮌헨 총격 사건 등 곳곳에서 터지고 있는 테러는 종잡을 수가 없다. 무기도 칼부터 도끼, 총, 배낭 폭탄에 이어 트럭까지 등장했고, 테러 장소도 패스트푸드점부터 열차, 축제장, 교회, 공연장까지 다양해졌다. 피해자 연령도 4세 아이부터 86세 신부까지로 폭넓고, 범행 시간도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24시간 내내 벌어진다. 무엇보다 심각한 현상은 테러의 동기가 과거의 종교적인 이유와 이데올로기를 넘어 사회적 불만과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 주도의 세계화에 지친 유럽의 젊은이들 중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니 팍스 아메리카나에 식상한 이들이 자발적으로 IS에 가입해 반미(反美) 전선에 뛰어들어 자생적 테러리스트가 되고 있다. 페터 노이만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이제 테러는 이데올로기나 종교적 문제가 아니라 (젊은이들이) 테러에 빠져들게 만드는 사회적, 정치적인 문제”라며 “고립과 무기력에 빠진 그들이 삶의 의미를 찾게 해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로 그래서 시간은 더욱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2014년 9월 IS와의 본격적인 전쟁을 위해 다시 중동에 군홧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아직까지 승전은커녕 종전의 기미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유럽을 넘어 동남아시아까지 퍼진 IS의 테러는 다양하게 진화하며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11월 미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특별 연설에서 “9·11테러 여파로 만들어진 IS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설정된 국경선 등 국제 간 협약과 약속 자체를 무시하며 세계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미국은 필요하다면 러시아 등과도 손을 잡고 최우선 과제로 IS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11테러 후 세계 테러의 진화 ▼▽2001년 9·11테러(2977명 사망)→알카에다가 기획한 2000년대 테러의 시초▽2006년 7월 인도 뭄바이 테러(166명 사망)→최초의 ‘소프트 타깃’ 테러. 퇴근 시간대 기차역과 통근 열차에서 7건의 연쇄 폭탄 테러▽2015년 1월 프랑스 샤를리 에브도 테러(12명 사망)→유럽에 상륙한 이슬람 급진주의 테러▽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 시내 공연장 등 테러(130명 사망)→유럽 심장부에서 다중을 상대로 한 ‘소프트 타깃’ 테러▽2016년 7월 프랑스 니스 테러(84명 사망)→급진적 이슬람에 경도된 외로운 늑대와 사회 부적응자의 결합. 트럭으로 무작정 돌진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파리=동정민 특파원 / 황인찬 기자}
브라질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하루 만에 대법원에 탄핵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2일 로이터, AFP통신에 따르면 호세프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전날 대법원에 탄핵 효력을 즉각 중지시켜줄 것과 함께 탄핵심판을 다시 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호세프 전 대통령은 재정적자를 막기 위해 국영은행 자금을 몰래 사용하고 되돌려주지 않아 재정회계법 위반으로 탄핵 절차에 들어갔었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1988년 제정된 현행 헌법에는 공적자금 사용과 관련해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과거 정부도 같은 방법으로 재정적자를 줄였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탄핵무효 소송에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992년 부패 혐의로 탄핵된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대통령은 수년이 지나 위헌소송에서 이겨 명예를 회복했다. 호세프 전 대통령은 탄핵무효 소송 제기와는 별개로 조만간 대통령 궁을 비워주고, 남부 포르투 알레그리 시의 아파트로 이사 갈 예정이다. 호세프 탄핵의 불똥은 국경 너머 남미의 다른 좌파정권 베네수엘라로 튀고 있다. 저유가 속 극심한 경제난에 휩싸인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무능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1일 수도 카리카스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수 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위한 국민투표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투표 일정을 최대한 늦추려는 여권과 시기를 앞당기려는 야권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국민투표 시행일이 마두로 대통령의 6년 임기 중 3분의 2가 되는 시점인 내년 1월 10일을 넘기면 새로운 대선을 치르지 않고 대통령과 같은 성향의 아리스토불로 이스투리스 부통령이 잔여임기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브라질 첫 여성 대통령인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69)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탄핵됐다. 2003년 1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부터 이어진 14년 동안의 브라질 좌파정권 시대도 함께 막을 내렸다. 중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에 우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좌파 정권이 주름잡던 중남미 정치 지형에도 큰 변화가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브라질 상원은 정부회계 조작 혐의를 받고있는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안을 최종 표결에 부쳐 전체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찬성 61표로 가결 정족수(54명 이상)를 훌쩍 넘겼다. 5월 12일 탄핵 심판이 시작되면서 직무 정지 상태였던 호세프는 이로써 30일 안에 대통령 관저를 떠나야 하는 신세가 됐다. 2018년 12월 31일까지 남은 임기는 중도 우파 성향의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76)이 채운다. 호세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이번 탄핵은 민중과 국가를 상대로 한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남미 좌파정권의 상징이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2013년 작고)은 2006년 9월 유엔총회 연설 도중 “이곳에서 (악마에게서 나는) 유황 냄새가 난다”고 일갈했다. 전날 같은 자리에서 연설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악마에 빗댄 것이다. 미국을 필두로 한 신자유주의에 저항하며 풍족한 자원에 힘입어 경제 호황기를 누렸던 남미 좌파정권은 기세등등했다. 그로부터 10년 후 노동자당의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나면서 브라질 14년 좌파정권도 끝났다. 차베스를 배출했던 베네수엘라는 저유가로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중남미를 물들였던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 좌파 물결)’의 색이 급속도로 옅어지고 있다. ○ 남미 좌파정권 위축세 남미에 좌파정권이 들어서기 시작한 때는 1990년대 후반이다. 세계적인 경기 호황 속에 풍부한 자원에 힘입은 수출 증대로 생긴 이익을 국민에게 퍼주는, 이른바 ‘복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으로 이들은 지지세를 넓혀 갔다. 1999년 차베스가 집권한 데 이어 2002년 브라질 대선에선 노동자 출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가 당선됐다. 이후 2003년 아르헨티나, 2004년 우루과이, 2006년 칠레와 볼리비아에 좌파정권이 들어섰다. 캐나다 글로벌리서치는 “남미 좌파정권들이 연합해 2005년 미국 주도의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을 막은 것이 남미 좌파세의 정점이었다”고 분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2년 유럽발 경제위기에 이어 지난해부터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남미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국민에게 퍼주던 복지 혜택을 제때 줄이지 못한 것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지난해 브라질 경제성장률은 ―3.8%로 25년 만에 최저치였다. 올해도 ―3.2%로 뒷걸음질칠 것으로 보인다. 유엔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경제위원회(ECLAC)는 지난달 올해 중남미 경제성장률을 ―0.8%로 잡아 지난해(―0.5%)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호세프의 탄핵 사유는 국영은행의 자금을 끌어다 정부의 재정적자를 메워 재정회계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2014년 대선을 앞두고 정부의 경제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편법을 썼다는 것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호세프는 정부 회계 조작 외에도 경제 실정의 책임이 있다”고 보도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지지도 하락이 정권 교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 취임하자마자 거세지는 ‘테메르 퇴임론’ 호세프의 잔여 임기를 채우게 된 미셰우 테메르 신임 대통령(76)은 취임 일성으로 “정부 지출을 축소해 경제를 살리고 투자 유치를 위해 정치적 안정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전날보다 0.4% 오른 달러당 3.2267헤알로 마감해 시장의 기대를 반영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테메르도 호세프만큼 인기가 없어 국정 운영의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그가 대표를 맡고 있는 브라질민주운동당은 10년 넘게 노동자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그 역시 정부의 실정(失政)에서 자유롭지 않다. 호세프와 달리 테메르 대통령은 개인 비리 혐의까지 받고 있다. 그는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브라스가 정치권에 뇌물을 건넨 스캔들에 연루돼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 친(親)테메르계 장관 3명도 부패 스캔들로 사임했다. “차악(次惡)의 지도자를 맞게 됐다”며 벌써부터 ‘테메르 퇴진’을 외치면서 거리로 나서는 이들이 많다. 극심한 정치 혼란 속에 승복의 정치는 찾아보기 어렵다. 호세프는 테메르 정권을 ‘쿠데타 정권’으로 규정하고 정권 탈환 의지를 밝혔다. 호세프의 정치적 후견인인 룰라 전 대통령의 출마설도 나온다. 다음 달 열리는 지방선거가 향후 정국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실업률 11.6%, 물가상승률 9%로 고전하는 경제의 회복이 선거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테메르는 축포를 터뜨리기 전에 실질적인 경제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 여사(71)는 2005년 6월 19일 60세 생일을 군부의 가택연금 상태에서 맞았다. 수차례 군부에 탄압중지를 촉구했던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78·1997∼2006년 재임)은 “수지 여사가 바람직하지 않은 환경에서 생일을 맞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10년이 넘게 흐른 지금 수지 여사는 미얀마 최고 실권자가 됐다. 하지만 꼬일 대로 꼬인 자국의 민족갈등 문제를 풀기 위해 다시 아난 전 총장의 도움을 받게 됐다. 미얀마 정부는 세계적으로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로힝야족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자문단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아난 전 총장은 9명의 자문단 가운데 외국인 위원 3명 중 한 명으로 참여하지만 사실상 관련 논의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이로써 노벨 평화상 ‘선배’ 수상자가 ‘후배’ 수상자에게 도움을 요청한 모양새가 됐다. 수지 여사는 1991년, 아난 전 총장은 2001년 유엔과 공동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로힝야족 문제를 숨기기에 급급했던 미얀마 정부가 외국 전문가에게 자문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100만 명 내외로 추산되는 이슬람계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은 불교 신자가 90%인 미얀마(인구 약 5500만 명)에서 기본적인 이동권도 박탈당한 채 폭력과 수탈에 시달리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에게 시민권을 발급해 주지 않고 인도 벵골 지역에서 온 불법 이민자라는 뜻의 ‘벵갈리’로 부른다. 이런 차별의 배경에는 영국식민지 시절 인도에서 온 로힝야족이 영국인을 도와 식민 지배를 공고화한 것에 대한 반감이 자리 잡고 있다. 미얀마의 진보적 정치인들도 로힝야족 차별을 당연하게 여긴다. 인권운동가 출신인 수지 여사마저 5월 “‘로힝야’라는 표현 자체를 쓰지 말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초래했다. 수지 여사가 자문단을 꾸린 건 사태 해결의 전환점이 될뿐더러 굵직한 외교 행사를 앞두고 사전에 묘수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31일부터 5일간 열리는 정부와 반군 간 평화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미얀마를 찾는다. 수지 여사는 다음 달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만나고 유엔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BBC는 “이들 행사에서 수지 여사는 로힝야족 문제와 관련해 곤란한 질문을 피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자문단을 구성해 이런 난감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자문단 구성이 임시적인 모면책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로힝야족 인권에 대해 언급조차 하기 힘든 미얀마에서 자문단 구성은 문제의 심각성을 정부가 공식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다. 내년 하반기에 나올 권고안에는 로힝야족의 인권신장 방안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런 개선안은 미얀마 내에서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수지 여사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권고안 내용도 중요하지만 미얀마 정부가 이를 얼마나 수용하고 이행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엔 전문 매체인 유엔디스패치는 “수지 여사가 아난 전 총장이라는 거물급을 자문단에 포함시킨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향후 나올 권고안을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적극 이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 로힝야(Rohingya)족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에 집단 거주하는 수니파 무슬림 소수민족. 인구의 70%가 버마족인 미얀마는 140개 소수민족을 포용했지만 로힝야족은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불법 체류자로 대하고 있다. 산아 제한, 이동 자유 박탈 등 각종 차별과 핍박에 시달린 로힝야족은 ‘보트피플’(선상 난민)로 국제 문제가 됐다.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을 영국이 식민 통치를 위해 인도에서 들여온 노동 인력의 후예로 보지만 로힝야 학자들은 7세기 라카인 주에 정착한 아랍 무슬림 상인의 후예라고 규정하고 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24일 미얀마 중부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6.8의 강진으로 1000년 가까이 보존돼 온 불교 사원과 불상들이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등 크게 훼손됐다. 일대 불교 유적지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던 미얀마 정부의 계획도 큰 차질을 빚게 됐다. 25일 미얀마타임스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경 중부 마궤 주 차우크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근 고대 불교 유적지인 바간이 큰 피해를 입었다. 바간에는 10∼14세기 지어진 불상과 사원 등 2000∼3000개의 불교 문화재가 있다. 이번 지진으로 최소 170개 이상의 불교 문화재가 크고 작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바간을 대표하는 술라마니, 다마양지 등 사원들도 피해를 입었다고 미얀마타임스는 전했다. 바간은 2011년 미얀마 군부의 개방 결정 이후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너른 들판에 수천 개의 불교 유적이 산재해 있는 신비한 광경에 방문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미얀마 정부는 바간을 국가 대표 관광지로 키워 올해 외국인 방문객 500만 명을 달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지진으로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게 됐다. 이번 지진의 진원지가 84km로 깊어 지표에 전해진 충격은 그나마 제한적이었다. 산사태로 18세, 6세 소녀가 숨지고 담배공장이 붕괴돼 남성 1명이 사망하는 등 최소 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강진에 비해 인명 피해가 크지 않았던 셈이다. 우 아웅 아웅 초 미얀마국립박물관 고대유적국장은 “피해 규모가 커 계속 확인 중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던 중에 지진이 발생해 매우 난감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이탈리아 중부 지방의 아름다운 소도시 아마트리체에서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시계탑은 오전 3시 36분에 멈춰 서 있다. 그 주변에 있던 주황색 건물은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마트리체의 세르조 피로치 시장은 “마을 절반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 라치오, 마르케 등 3개 주의 경계선에 위치한 산악 마을이 24일 리히터 규모 6.2의 강진으로 초토화됐다. 현지 안사 통신은 “이번 지진으로 최소 6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실종자는 10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아직 무너진 건물 속에 갇혀 있는 주민이 많아 사망자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BBC는 보도했다. 지진은 이날 오전 3시 36분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100km 떨어진 움브리아 주 노르차에서 발생했다. 지하 10km의 아주 얕은 곳에서 지진이 발생해 피해 규모가 컸다. 로마에서도 20초 동안 건물이 흔들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움브리아 주에 머문 리나 메르칸티니 씨는 “침대가 스스로 내 방을 마구 걸어 다니는 것 같았다”며 “그런 침대 위에 우리가 있었다”고 충격의 순간을 전했다. 이른 새벽이라 집에서 잠을 자던 주민들이 미처 피할 새도 없이 건물 잔해에 매몰돼 대거 희생됐다. 인구가 많지 않은 소도시지만 여름 휴가철을 맞아 피서객들이 몰려 있었다. 산악 마을이라 곳곳에 집들이 흩어져 있고 산사태로 진입로가 끊긴 곳이 많아 구조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페스카라델트론토로 네 살과 일곱 살 아이들을 포함해 10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두 아이는 할머니 집에 와서 잠을 자다 집이 무너지면서 변을 당했다. 이 지역은 단골 지진 발생 지역이다. 아프리카 지질판과 유라시아 지질판이 매년 충돌하면서 지중해 지역의 지진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번 진원지인 노르차는 7년 전인 2009년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해 주민 309명이 사망하고 1000명이 넘게 다치는 대형 참사가 났던 라퀼라 지역에서 불과 90km 떨어져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이 시칠리아와 사르데냐 섬 사이의 티레니아 해 분지가 계속 확장해서 유라시아판을 아프리카판으로 밀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24일 오후 5시경 미얀마 중부 마궤 주 차우크에서 서쪽으로 25km 떨어진 지점에서도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의 깊이가 84km로 비교적 깊어 대규모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AFP통신은 진앙 인근 마을에서 건물이 무너지면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황인찬 기자}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의 청정지대로 여겨졌던 호주에서도 이슬람 국가(IS) 추종자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범인은 범행 및 연행 과정에서 여러 차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아랍어)를 외쳤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AP통신과 BBC에 따르면 23일 밤 호주 동부 퀸스랜드 주 홈힐의 호스텔인 ‘셸리스 백패커스’에서 한 프랑스인 남성(29)이 영국인 여성(21)을 칼로 찔러 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영국인 남성(30)도 칼에 찔려 치명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지역 주민인 한 남성도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숙소의 개 한 마리도 공격을 받고 죽었다. 범인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사건이 일어난 홈빌은 한적한 시골 마을로 여행객들이 주로 과일수확 등 농장체험을 위해 찾는 곳이다. 범행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호텔 내 공개된 장소에서 일어나 30여 명의 배낭여행객들이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은 3월 1년 단기 비자로 입국했으며, 호주에는 연고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IS 등 테러단체와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외로운 늑대’ 형 자생적 테러일 가능성이 높다. 퀸스랜드 경찰은 “이슬람 극단주의를 비롯해, 정신이상, 마약중독 등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황인찬기자 hic@donga.com}

아이스크림과 장난감으로 아이들의 환심을 산 뒤 “공짜로 공부를 시켜 주겠다”며 한곳에 모아 이슬람 극단주의 사상을 주입한다. 인질 참수 동영상에 자주 노출된 아이들은 점차 세뇌돼 칼로 사람을 찌르는 것에 아무 죄의식을 느끼지 않게 된다. 미국 USA투데이는 22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어린이를 모집해 테러범으로 키우는 과정을 소개했다. 아이들은 처음엔 호기심에 IS에 다가갔지만 점차 살아남기 위해 잔혹한 테러범이 돼야 했다. 최근 중동엔 10대 자살폭탄 테러와 테러 미수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며 IS 소년 테러범 경계령이 내려졌다. 20일 터키 남동부 가지안테프의 야외 결혼식장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54명이 사망했다. 사건 직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테러범은 IS 추종자이며 나이는 12∼14세”라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이틀 뒤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가 “배후 단체와 테러범의 초기 정보는 맞지 않는다”며 번복해 혼선까지 빚어졌다. 21일 밤에는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 시아파 사원에 자살폭탄 공격을 하려던 15세 소년이 경찰에 붙잡혔다. 축구선수 메시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있던 소년은 경찰에 저항하다가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소년은 “테러범들이 나를 납치한 뒤 사람 많은 곳에서 폭탄을 터뜨리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USA투데이는 시리아에서만 수백 명의 IS 소년 테러범들이 양성되고 있으며 이들이 점차 선전용 영상이 아니라 테러 전면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조지아주립대 국제문제연구소가 지난해부터 IS가 공개한 선전 영상을 분석한 결과 최소 143명의 어린이들이 IS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엔은 4월 362명의 어린이가 테러단체들에 유입됐으며 이 중 IS가 274명으로 가장 많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처음부터 IS 사상에 경도돼 입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IS 대원들은 “아들을 내놓지 않으면 머리를 꼬챙이에 꿰어 버리겠다”며 시리아와 이라크의 부모를 협박해 아이를 뺏어 간다. 영국 프랑스 튀니지에서는 IS에 경도된 아버지나 삼촌 손에 끌려 입대하는 아이들도 있다. 공개적인 방법도 있다. IS 대원들은 신분을 숨기고 마을에 들어가 꾸란 암송 대회를 연 뒤 부상으로 사탕이나 아이스크림, 장난감을 준다. 그러고는 “공부를 시켜주겠다”며 아이들을 모아 IS의 이념에 노출시키고 테러범으로 키울 만한 아이들이 있는지 집중 탐색한다. 이어 아이들에게 인질 참수 동영상을 보여준 뒤 실제 칼을 쥐여주고 참수를 시키거나 참수 과정을 직접 지켜보게 한다. USA투데이는 “소아성애자가 아이들을 유인하듯 테러 조직은 아이들이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으로 여기도록 시간과 공을 들인다”고 전했다. 이후 선택받은 아이들은 신병훈련소로 향한다. 연이은 실탄 사격뿐만 아니라 벼룩이 들끓는 잠자리, 잔혹한 매질이 난무하는 훈련을 마치면 동지애와 소속감으로 충만한 IS 소년테러범이 탄생한다. 경비 정찰 자살폭탄 등의 주특기도 부여된다. 달콤한 간식을 좋아했던 순진한 아이들이 어느새 잔혹한 테러범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존 호건 조지아주립대 교수는 “대부분의 테러 조직과 달리 IS는 어린이를 테러에 이용하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떠벌린다”면서 “오늘의 테러 희생자가 내일의 테러 가해자가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71)이 이번엔 부패한 관료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일요일인 21일 아침 브리핑을 통해 “내일 모든 대통령 임명직 공무원 자리가 공석이 된다”고 폭탄선언을 한 것이다. 필리핀 GMA방송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임명직 공무원 자리 수천 개를 일단 비워 둔 뒤 능력과 청렴도 등을 따져 기존 인사를 재임용할지, 아니면 신규 충원할지를 정할 예정이다. 그는 “최근 현장 점검을 통해 부패가 여전함을 확인했다. 특히 규제 기관이 심각했다”며 육상교통가맹규제위원회(LTFRB)와 육상교통청(LTO)을 대표적인 부패 기관으로 꼽았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 유엔의 인권 침해 지적에 “유엔을 탈퇴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잇따른 막말과 인권 침해 논란이 끊이질 않지만 거침없는 개혁 행보에 자국 내 지지도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의 지지율은 91%였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은 0.2%에 불과했다. 지난 대선 득표율이 38.6%였던 것을 감안하면 6월 30일 취임 후 지지율이 2배 이상으로 올라간 것이다. 그는 마약 사범을 비롯한 범죄와의 전쟁을 단호히 수행하며 신뢰를 얻고 있다. 인기 비결은 그의 개혁 플랜뿐만이 아니다. 필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는 이달 초 국내용으로 사용했던 대통령 전용기(포커 F28·65인승)를 병원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두테르테는 “나는 필리핀항공이나 세부항공을 이용하면 충분하다. (이들 항공사가) 뭐 최근에 사고 난 적도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앞서 전직 대통령들이 주로 선상 파티를 할 때 사용했던 2200t급 대통령 전용 요트도 의료선으로 내놓겠다고 했다. 남부 다바오 시장 출신인 그가 중앙 정치 명문가 출신의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대통령 특권을 자진해서 내려놓고 있는 것이다. 교육과 환경 개선도 국민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15일 올해보다 11.6% 증가한 3조3500억 페소(약 80조9025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가운데 교육 예산은 올해보다 44% 증액했다. 6999억 페소(약 16조8955억 원)인 교육 예산은 전체 예산의 20.9%에 이른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다른 국가들과 경쟁하려면 가장 중요한 자원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바로 인재 양성”이라고 강조했다. 경찰 예산도 25% 늘려 범죄와의 전쟁을 내년에도 이어 갈 것임을 예고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환경 파괴 논란과 열악한 근무 여건으로 악명이 높은 광산업의 체질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달부터 현지 조사를 통해 정부의 환경과 안전 기준에 미흡한 광산 7곳을 폐쇄했다. 앞으로도 기준 미달인 광산의 문을 닫도록 하겠다고 했다. 필리핀 정부는 “광산업자들은 착취를 일삼고 있다. 필리핀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이 광업지대”라며 업계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런 두테르테 대통령의 행보에 정적이던 베니그노 아키노 전 대통령조차 입장을 바꿨다. 6월 말 정권을 넘겨 주며 유권자들에게 ‘독재에 맞서라’라고 일갈했던 아키노 전 대통령은 21일 “앞으로 1년간 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삼가겠다. 이 기간이면 대통령직에 적응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다. 이후로는 직무를 더 잘 수행할 것으로 본다”며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