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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인 이희상 회장이 이끄는 동아원이 18일 3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동아원은 향후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할 예정이다. 동아원은 이날 “만기가 도래한 303억9000여만 원 규모의 무보증사채 원리금을 미지급했다”며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사채를 상환할 계획이었으나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겨 원리금을 변제하지 못한 것”이라고 공시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국산 쌀 수출을 위해 조성된 충남 당진 대호간척지의 쌀이 18일부터 해외로 수출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대호간척지에서 생산한 쌀을 이날 호주(40 t)와 뉴질랜드(20 t)로 선적한다고 17일 밝혔다. 농식품부는 대호간척지 쌀 400 t을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싱가포르 등에 추가 수출할 계획이다. 대호간척지는 해외 수출을 목적으로 올해 2월 조성된 벼 재배 단지다. 이번에 호주로 수출되는 쌀 가격은 kg당 1.3달러로 지난해 국산 쌀의 평균 수출가격인 kg당 2.4달러보다 46% 낮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우리 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한 수출용 쌀 재배단지 조성이 결실을 맺어 기쁘다”며 “대호간척지가 한국 쌀 수출의 성공 모델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올해 국산 쌀 수출액은 11월까지 480만4000달러(약 56억7000만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늘었다.박재명 기자jmpark@donga.com}

정부는 내년에도 6차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에 나선다. 6차산업 등 창농에 나서는 청년들에게 매달 80만 원씩 최장 2년 동안 지원하는 한편 농지 규제를 풀어 농가에서 숙박시설 등을 수월하게 지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20∼39세 청년 중 300명을 뽑아 월 80만 원씩 최대 2년 동안 창업안정기금으로 지원한다. 정부가 주최하는 농업창업경진대회를 통해 사업 계획 등을 인정받으면 지원 대상이 된다. 새로 창업을 시작하거나 농업 경력 3년 이내의 청년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청년들이 농촌 6차산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하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6차산업 및 창농의 문제점으로 꼽혀 온 농지 규제도 개선한다. 그동안 농촌 체험시설은 마을 차원에서만 건립할 수 있었다. 이를 개별 농어업인이나 법인, 생산자 단체가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관광 분야에서 6차산업에 나서는 사람들을 위한 조치다. 또 농업진흥지역에서는 농산물 가공처리시설이 노후화해도 용도 변경을 할 수 없도록 돼 있었으나 설치 후 10년이 지난 제조시설에 대해선 용도 변경이 가능하도록 바꿨다. 농업진흥지역 해제도 지금보다 유연하게 적용한다. 주변에 도로나 철도 등이 건설돼 3ha 이하 자투리땅만 남았거나 도시 내에 위치해 경지정리가 되지 않은 농지, 농업진흥지역 지정 이후 지금까지 농지로 활용되지 않은 농지 중 지목이 임야 등인 곳은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한 지역에는 그동안 설치가 어려웠던 농어촌형 승마시설이나 야영장, 농어촌 체험 관광시설을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 실태조사 및 해당 지방자치단체 확인 작업을 거쳐 농업진흥지역 해제와 용도구역 변경 고시 등 보완·정비 작업을 진행한다. 농업진흥지역으로 존치되는 대부분의 우량 농지는 계속 보전될 수 있도록 농지전용 심사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보전관리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됐거나 행위 제한이 완화된 곳에서 투기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해당 지역 농지를 취득한 현황을 전수조사해 불법 사항을 적발하면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정부는 아울러 6차산업 기업체와 같은 농식품 벤처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벤처 창업 지원 특화센터를 만든다. 새로 농촌 창업에 나서는 사람들을 위한 전문 컨설팅부터 자금 지원, 판로 확보 등에 내년 한 해 동안 24억 원을 들인다. 영농 경험이 없는 청년층과 창업농, 귀농인 등을 위한 맞춤형 농지 임대에 90억 원을 배정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의 의야지바람마을은 주민이 112명에 불과한 작은 시골 마을이다. 산을 끼고 해발 700m 이상에 있어 작물 재배도 여의치 않은 곳이다. 하지만 이곳이 한국 전체의 ‘절반’을 책임지는 분야가 있다. 바로 외국인 농촌관광객 분야다. 올 들어 11월까지 한국 농촌 체험마을을 찾은 외국인은 총 7만5000여 명. 이 중 절반 이상인 4만1900여 명이 이곳을 들렀다. 외국인들은 여기서 양 먹이 주기나 치즈 만들기 등 다양한 농촌 체험을 즐긴다. 이 마을 김진유 사무장은 “메르스 때문에 다소 줄긴 했지만 방문객의 70% 이상이 외국인”이라며 “농업에만 매달리지 않고 설악산이나 동해안으로 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6차산업 활성화 정책이 추진 3년째를 맞으면서 의야지바람마을처럼 곳곳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처음에는 농업(1차산업)에 제조업(2차산업)과 서비스업(3차산업)을 결합한다는 개념이 낯설었지만, 최근에는 국민 인지도가 66%(농림축산식품부 조사)를 넘을 정도가 됐다. 여기에 청년의 농촌 유입과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도 생겼다. ○ “젊은 농촌 만든다” 6차산업 나서는 청년들 6차산업의 추진으로 큰 효과를 보는 분야는 청년의 농촌 진출이다. 단순히 농촌에서 농사일만 하는 게 아니라 농업을 토대로 한 다양한 창농(創農·창조농업 및 농촌창업) 기회가 주어지다 보니 청년을 농촌으로 끌어들이는 유인책이 되었다는 의미다. 올해 6차산업 인증을 받은 사업자는 총 802명. 이 중 40대 이하 청년층이 39.7%에 이른다. 한국 농촌의 20∼40대 비율(25.9%)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6차산업이 한국 농촌에 정착되면서 도시인의 농촌 유입도 늘고 있다. 2년 전인 2013년까지 전체 6차산업 인증사업자 중 귀농 귀촌한 사람은 36.2%였다. 그 수가 올해 41.3%로 40%대를 넘어섰다. 도시민들에게 농촌과 6차산업이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농식품부는 전국 9개 도에 6차산업 활성화 지원센터를 열고 6차산업 창업에 나서는 사업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각 시도의 농업기술원이 주축이 되어 농업 외에 제조업 및 서비스업 창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 6차산업 사업자를 정부가 인증해 이들을 별도로 관리하는 사업도 시작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6차산업 사업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매달 조사하고 있다”며 “판로 확보와 금융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6차산업이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농촌 규제가 해소되는 효과도 생겼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6차산업 활성화를 통해 최근 5년 동안 1조 원에 달하는 경제적 편익이 생겼다는 추산치를 내놨다. 대부분은 농촌의 불합리한 규제를 없앤 데서 발생했다. 진입도로 의무 확보 기준 완화(9000억 원)나 농어촌 민박집에서 투숙객들에게 아침식사를 줄 수 있도록 관련 규제 개선(316억 원), 식품 제조시설 기준 완화(300억 원) 등이 6차산업 추진으로 인해 없어진 대표적 규제로 꼽힌다.○ 일자리 창출하는 6차산업 사람들이 농촌을 떠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일자리다. 농사일을 하는 것을 제외하면 다른 직종에 종사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6차산업 확대에 따라 농촌에서도 일자리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농식품부가 추산한 6차산업 관련 일자리는 총 4000여 개. 최근 3년 동안 6차산업 사업체 1224곳이 생겨난 결과다. 아직 그 수가 많지 않지만 6차산업 발달에 따라 추가 고용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직원 10여 명이 근무하는 한 6차산업 인증 사업자는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단순 가공 근로자 외에 마케팅 전문가 등의 필요성이 생긴다”며 “지금까지는 정부 지원에 의지했지만 사업체 규모가 더 확대되면 별도 전문가를 채용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관계 당국 역시 이 같은 효과에 주목하고 6차산업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문제인 판로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농식품부가 6월 6차산업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애로 사항을 조사한 결과 1위가 판로 확보(36.6%)였다. 농식품부는 현재 전국 100여 개의 로컬푸드 직매장 가운데 24곳에 불과한 6차산업 판매장을 앞으로 81곳으로 늘린다. 옥션과 G마켓 등 온라인 오픈마켓에도 12월 입점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에는 9월 21개 업체가 입점했다. 최근에는 농장을 넘어 새로운 농업으로 확장한다는 의미의 ‘비욘드 팜’이라는 6차산업 대표 브랜드아이덴티티(BI)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이정삼 농식품부 농촌산업과장은 “앞으로 소비자들이 6차산업 제품을 믿고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며 “한국 농촌에서 만든 제품의 품질을 끌어올리고 통합 마케팅을 해 소비자들에게 다가서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요즘 상인에게 ‘국경’은 없다.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통해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고객에게 비누 한 개나 화장품 한 개까지 팔 수 있는 시대다. 한국에서도 해외 소비자들을 직접 공략하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쇼핑몰인 ‘이베이’를 통해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이들이다. 이베이코리아는 9일 시상식을 열고 4∼10월 7개월간 이베이를 통해 해외에 상품을 판매한 실적이 뛰어난 13개 팀에 ‘제5회 이베이 수출스타 경진대회’상을 줬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한국무역협회, 우정사업본부 등이 후원한 이번 대회에서 입상한 ‘이베이 셀러(판매자)’들의 해외 수출 노하우를 들어 봤다.○ 건강식품 팔다 화장품서 ‘대박’ 상금 500만 원의 대상을 받은 김종호 씨(46)는 2011년부터 3년간 국내의 한 대기업 건강식품 제품을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판매해 왔다. 해당 기업체 계약이 해지된 후 골머리를 앓던 그는 이베이를 통해 해외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는 데 도전했다. 김 씨는 “처음에는 한국 건강식품을 해외 소비자들에게 팔았다. ‘홍보용’으로 끼워 넣은 한국 화장품이 잘 팔려 대표 상품을 건강식품에서 화장품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이베이에서 중저가부터 고가의 화장품까지 메이크업 제품이나 자외선 차단제 등 다양한 한국산 화장품을 팔았다. 그는 “가장 한국적인 제품을 판매한 것이 소비자 선호도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김 씨가 7개월간 판매한 제품은 8000여 개. 판매액도 15만 달러(약 1억7700만 원)에 이른다. 미국과 영국 등 영미권을 비롯해 북유럽과 중동지역 등에서도 적지 않은 주문이 들어왔다. 김 씨는 이베이 판매 외에 서울 동대문구에 사무실을 두고 국내에서 건강식품 유통업을 하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사업체의 전체 매출 중 온라인 매출 비중은 약 10%다. 김 씨는 “온라인 마켓의 장점은 큰 초기비용 없이 창업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한번 궤도에 오르면 성장성이 큰 만큼 40대 이상 창업자들도 도전해 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 외국인에게 희귀한 기타 판매 대학생 임종민 씨(21)의 판매 품목은 특이하다. 이번 대회에서 학생 참가자 중 판매액 1위(5만 달러·약 5900만 원)에 오른 그는 주로 외국인들에게 전자기타를 판매한다. 7년 이상 기타를 연주한 경력도 있다. 임 씨는 “개인적으로 기타 수집이 취미”라며 “기타를 해외에 판매해 보니 반응이 좋아 국내 기타류를 사들여 해외에 파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타를 해외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눈썰미’가 필수다. 국내에 있는 중고 기타 매물 중에서 해외에서 높게 평가되는 제품을 찾아야 한다. 물론 국내외 중고 기타의 거래시세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임 씨는 “오래 기타를 만져 왔으니 어떤 제품이 유행하고 해외에서 잘 팔리는지 아는 편”이라며 “많이 알아야 판매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임 씨가 판매하는 제품 중에는 고가의 희귀 기타가 많은 편이다. 외국인에게 전자기타를 판매할 때 어려움은 없을까. 임 씨는 “언어가 가장 큰 장벽인데 유학 준비 때문에 영어 공부를 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며 “해외 소비자들이 꼼꼼하게 따져보고 구매하는 편이라 국내 판매에 비해 고객 응대가 어렵다는 느낌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일단 무엇이든 팔아 보면 자신감이 생긴다”며 “판매 이력이 쌓인 결과 1000만 원 이상의 고가 악기도 거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 씨는 베스트 청년수출상(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장상)을 수상해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해외에 나이키 아디다스도 판다 해외 브랜드인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해외에 판매하는 청년도 있다. 최우수 판매상을 수상한 구자현 씨(26)가 주인공이다. 구 씨는 “원래 꿈꾸던 일이 있었는데 소위 말하는 ‘스펙’이 달려 좌절했다”며 “고민 끝에 택한 것이 온라인 수출”이라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한국산 양말을 팔았다. 아기자기한 캐릭터 양말이 수출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베이의 멘토 강사를 만나 ‘브랜드 파워’의 중요성을 배운 이후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해외 현지에서 구하기 힘든 모델과 디자인을 골라 판매하기 시작했다. ‘틈새시장’을 노려 오히려 미국 등에 역수출한 것이다. 구 씨는 나이키 브랜드의 본고장인 미국에 가장 많은 상품을 판매했다. 이어 호주와 영국 순으로 매출액이 많았다. 구 씨는 “한국의 강소기업 제품을 발굴해 해외에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베이는 앞으로도 이들과 같은 ‘수출 스타’를 발굴하기 위해 해당 대회를 꾸준히 열 계획이다. 송승환 이베이코리아 실장은 “수출스타 경진대회는 국내 중소 판매자들의 해외시장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대회”라며 “청년과 중장년층 등 다양한 계층의 참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15일 오후 1시, 재판장의 실형 선고에 이재현 CJ그룹 회장(55)은 내내 감았던 눈을 뜨지 못했다. 검은 털모자에 진한 회색 목도리를 꽁꽁 두르고 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그는 휠체어에 몸을 기댄 채 선고를 들었다. 4번의 재판, 8번의 구속집행정지 연장…. “사업 보국의 기회를 달라”고 탄원하며 집행유예 선고를 기대했던 이 회장은 파기환송심에서도 또다시 고개를 떨궈야 했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원형)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상 조세포탈 및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과 벌금 252억 원을 선고했다. 구속집행정지 기간이어서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건강 문제, 경영 복귀 등을 가볍게 덜 고려한 것이 아니다”면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총수라고 하더라도 법질서를 경시하고 조세포탈이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 범죄를 저지르면 엄중히 처벌받게 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시키는 것이 재발을 방지하고 진정한 민주적인 경제 발전에 이르는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특경가법이 아닌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해 일부 감형했다. 대법원은 9월 이 회장의 일본 부동산 매입과 관련한 배임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어 특경가법을 적용한 것은 법리 오해라며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선고가 끝나자 이 회장은 충격을 받은 듯 7분간 자리를 뜨지 못했다.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있던 임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타고 법정을 나섰다.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CJ그룹은 “(이 회장이) 수형 생활이 불가능한 건강 상태임에도 실형이 선고돼 막막하고 참담하다”며 “경영 차질 장기화에 따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모든 대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 측 김앤장법률사무소 안정호 변호사(47·사법연수원 21기)는 “즉각 재상고해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겠다”며 “(유죄가 인정된) 형법상 배임 부분을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를 그대로 따르면서 양형만 조정했기 때문에 대법원이 상고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CJ그룹의 투자 계획도 당분간 표류가 불가피해졌다. CJ그룹은 이 회장이 구속된 후 지난해에는 신년 투자 계획을 발표하지 못했다. 대법원이 이 회장 사건을 파기 환송한 9월에야 “미래 먹거리 준비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실형 선고에 따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선고에 따라 모든 신년 사업 계획이 ‘올 스톱’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달 18일 이 회장에 대해 8번째 구속집행정지 연장 결정을 내렸다. 이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기간은 내년 3월 21일 오후 6시까지다. 이 회장이 실제로 구치소에서 보낸 기간은 107일에 불과해 형이 확정되면 남은 2년 3개월가량의 형기를 마쳐야 한다.배석준 eulius@donga.com·신나리·박재명 기자}
시중에 판매되는 닭고기 가격 중 절반이 유통 비용인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가 공개한 ‘2015 축산물 유통실태 조사’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닭고기의 유통비 비중이 50.2%로 지난해보다 1.5%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닭고기의 최종 판매 가격을 100으로 볼 때 농가가 49.8을 가져가고 판매 및 수송업체 등이 50.2를 챙긴다는 의미다. 전반적으로 축산물 유통비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에서 닭고기만 유통업체들이 가져가는 비율이 늘었다. 이번에 조사한 4가지 품목 중 쇠고기(41.5%, 지난해 대비 ―0.3%포인트), 돼지고기(42.0%, ―3.6%포인트), 달걀(46.7%, ―0.9%포인트) 등은 모두 지난해보다 유통비 비중이 줄었다. 유통비 비중이 판매가의 절반을 넘어선 품목도 닭고기가 유일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육계(肉鷄) 생산이 늘어나 산지 가격이 떨어졌지만 최종 판매 가격은 덜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육계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7.3% 늘었다. 생산 증가에 따라 닭 가격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유통 비중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닭 산지와 소비지 가격 정보를 제공해 육계 사육 마릿수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14일 사흘 일정의 세월호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동안 국정조사 등을 통해 나온 얘기를 반복하는 수준인 데다 조사위원 17명 중 새누리당 추천 5명이 불참해 ‘반쪽 청문회’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세월호 영웅’으로 불린 김동수 씨(50)는 현장에서 자해까지 했다. 세월호특조위는 이날 서울 중구 서울YWCA 대강당에 마련한 청문회장에서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관계자들을 불러 지난해 4월 16일 사고 당시 해경의 대처를 집중 추궁했다. 사고 당시 세월호와의 교신 내용이나 퇴선 명령을 내리지 않은 이유 등 그동안 제기된 해경의 초동조치 미흡이 주로 거론됐다. 생존 화물차 기사인 A 씨는 “(해경이) 승객들에게 탈출하라고 지시만 했다면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날 여당 추천 위원들은 청문회 진행 방식과 증인 선정에 반대해 불참했다. 이헌 부위원장은 “사고의 근본 책임이 세월호 선장과 선원, 청해진해운에 있는데 정부 책임을 먼저 조사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부위원장을 제외한 여당 추천 위원 4명은 특조위가 박근혜 대통령의 사고 당일 7시간 행적을 조사하겠다고 결정한 데 반발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고 당시 10여 명의 학생을 구출해 ‘파란 바지의 구조영웅’으로 불렸던 김동수 씨는 오후 3시 50분경 방청석에 있다가 해경 관계자의 발언을 듣고 격분해 미리 준비한 흉기로 자신의 복부를 세 차례 그었다. 박상욱 당시 목포해경 123정 승조원이 “구조정이 해류에 밀린 것 같다”는 발언을 해 방청석에서 야유가 쏟아진 직후였다. 김 씨는 즉각 119 구급차에 실려 이송되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수현 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 역시 청문회 도중 혈압 상승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은 “어떤 사람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대부분 밝혀졌다’고 말하지만 무엇이 밝혀졌다고 해서 그만둘 수 없다”며 “우리 모두에게 교훈이 되는 기록과 증언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특조위는 15일 정부의 사고 대응 적정성, 16일 피해자 지원조치 등을 청문회에서 다룬다. 이주영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 등 증인 31명과 민간잠수사 등 참고인 6명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이 전 장관 등 3명은 불출석 의사를 표시했고 2명은 아직 출석 여부를 통보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박재명 jmpark@donga.com·권오혁 기자}
국내에서 판매 중인 충전용 보조배터리로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을 충전할 때 실제로 충전되는 용량이 배터리에 표시된 수치의 최대 69%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삼성전자와 중국 샤오미(小米) 등 10개 업체의 보조배터리 16종을 조사한 결과 실제 충전 가능 용량이 겉면에 있는 용량의 56∼69%에 그쳤다고 14일 밝혔다. 대용량 배터리(1만∼1만2000mAh·8개 제품) 중에선 삼성전자의 1개 제품, 중용량 배터리(5000∼6000mAh·8개 제품)에서는 삼성전자와 샤오미, 아이리버, 알로코리아의 4개 제품이 고율방전 상황에서 64% 이상 충전되는 등 상대적으로 충전 가능 용량이 높았다. 고율방전에서 50%대만 충전된 제품도 3종에 달했다. 보조배터리 충전율이 표시 용량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현행 전기용품 안전기준에 따르면 보조배터리 등 2차전지의 용량은 해당 배터리의 총량으로 표시한다. 배터리와 충전 대상 전자제품 사이의 전압 차 때문에 실제 충전 가능 용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원은 실제 충전 가능 용량이 50%대에 머무르는 것은 문제라고 보고 충전 가능 용량을 제품에 병기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제품에 표시된 용량을 충전 가능 용량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가기술표준원에 실제 충전 가능 용량을 함께 표기하도록 제도 개선을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국민들은 농업(1차산업)에 제조(2차산업)와 서비스(3차산업)를 결합하는 6차산업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을까. 조사 결과 10명 중 6명이 넘는 국민들이 6차산업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인지도를 실제 생산물 소비로 연결하는 것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 농촌 가공식품, 관광에 큰 관심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0∼69세 사이의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6.3%가 “6차산업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시행한 같은 방식의 설문조사에서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38.3%였던 것과 비교하면 인지도가 1년 새 28%포인트 오른 것이다. 농촌 6차산업 생산물 중 국민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부문은 식품과 관광이었다. 구체적으로 농촌 가공식품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이 32.7%로 가장 높았다. 이어 농촌관광(22.7%)과 음식(20.5%), 농산물 직거래(17.7%), 생활용품(6.4%) 등의 순으로 관심도가 높았다. 6차산업 생산물을 구매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5.6%가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특정 연령대나 직업군에서 6차산업과 관련된 관심이 쏠린 현상은 여전했다. 60대는 77.9%가 6차산업을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30대에서는 그 비율이 57.3%까지 떨어졌다. 농어민(92.9%)과 비교할 때 사무직(66.0%)의 인지 비율도 낮았다. 실제 소비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낮다는 의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촌에서 만드는 식품이나 농촌관광을 이용하겠다는 응답도 나이가 많은 고령층이나 전업주부 등이 높았다”고 말했다. ○ 새 BI 만들고 ‘스타 기업’도 육성 정부는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국내 6차산업을 총괄할 수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만들어 6차산업 관련 기업과 제품에 부착할 수 있도록 했다. 농식품부는 농장을 넘어서 새로운 농업을 확장한다는 의미를 지닌 ‘비욘드 팜(beyond farm)’이란 BI를 마련해 배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젊은층에 다가설 수 있도록 다양한 6차산업 분야에서 ‘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대표적인 곳이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에 쌀로 만든 라이스바를 납품하고 있는 경기 평택시의 미듬영농조합이다. 이곳은 2007년부터 친환경 쌀 생산단지와 제조공장을 만들어 현재 50종류의 쌀 가공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품질관리에 성공하며 6년째 전국 스타벅스 매장이 이곳에서 만든 라이스바를 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CGV, 홈플러스, 풀무원 등도 이곳의 쌀 가공식품을 받아 판매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6차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선 기존 고령층 고객을 유지하는 것 못지않게 젊은 세대를 공략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항상 웃는 건 쉽지 않죠. 하지만 웃으려고 노력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매일 고객 수백 명을 맞는 커피전문점에 청각장애인 직원이 있다. 항상 미소를 짓고 있어 고객들이 선정하는 ‘베스트 스마일’로 꼽혔다.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주위의 수군거림에도 장애인 직원은 입사 4년이 지난 이달 1일 관리자인 부점장으로 승격했다. 스타벅스 서울 올림픽공원 남문점에 근무하는 권순미 씨(36·여) 얘기다. 권 씨는 보청기를 착용해도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2급 청각장애인이다. 두 살 때 앓은 열병으로 청력을 잃었다. 입사 이후에는 입술 모양으로 대화 내용을 파악하는 구화(口話)로 주문을 받았다. 그는 “커피 사이즈를 뜻하는 ‘쇼트(short)’와 ‘톨(tall)’은 입 모양으로 구별이 어렵다”며 “항상 컵을 보여주고 사이즈를 다시 한번 확인해도 틀린 주문이 나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큰 소리로 인사하는 것은 더 어려운 문제였다. 들리지 않는 사람은 말하는 법도 따로 배워야 한다. 하루에도 수백 번씩 “안녕하세요. 스타벅스입니다”를 외쳤다. 주위에서 “발음이 자연스럽다”고 인정할 때까지 연습했다. 권 씨는 “비장애인에겐 사소한 일도 장애인들은 모두 연습으로 극복해 나가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소’에는 장애가 없었다. 웃는 모습에 반한 손님 중 한 명이 지금의 남편이 됐다. 권 씨는 “다른 직원보다 의사소통이 서툰 만큼 고객에게 더 웃으며 다가서려고 노력한다”며 “때로는 고객 얼굴을 너무 주시해 ‘부담스럽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에서 권 씨 같은 청각장애인 부점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씨는 필기시험과 인·적성 검사, 임원 면접을 거쳐 승진했다. 앞서 2월에는 스타벅스 내 커피전문가인 ‘커피마스터’ 자격도 땄다. 권 씨는 “말은 조금 어눌하지만 앞으로도 커피를 통해 고객이나 직원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 스타벅스에는 장애인 142명이 근무하고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스위스에 본사를 둔 켐핀스키 호텔그룹이 한국에 진출한다. 지엘시티건설은 부산 수영구에 건설할 호텔의 운영을 위해 켐핀스키 호텔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켐핀스키 호텔 부산’은 2018년 준공될 예정이며 2만8000m²의 터에 지상 32층으로 들어선다. 객실은 326개. 호텔 옆에는 켐핀스키 호텔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상 39층(객실 221개) 규모의 레지던스 호텔도 들어선다. 켐핀스키 호텔이 한국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켐핀스키 호텔은 1897년 독일 베를린에서 호텔 사업을 시작했으며, 현재 36개국에서 106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켐핀스키 호텔에 임직원을 소집해 ‘신경영 선언’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켐핀스키 호텔 부산은 해운대와 광안리 중간 지점에 있는 수영강변에 건설되며 벡스코와 영화의 전당, 대형 백화점 등 다양한 문화 관광 쇼핑시설과 접해 있다. 업체 관계자는 “대형 호텔체인이 6성급 호텔을 수도권이 아닌 부산 지역에서 운영하는 건 그만큼 켐핀스키 호텔 부산의 입지를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HDC신라면세점 대표이사 이길한씨HDC신라면세점은 6일 이길한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 마케팅본부장(53·사진)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 용산아이파크몰에 개점을 앞두고 있는 HDC신라면세점은 양창훈 대표와 이길한 신임 대표의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이 신임 대표는 경남 진주 출신으로 진주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삼성그룹 공채로 1984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뒤 대만 법인장과 러시아 모스크바 지사장을 역임했다. 2004년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로 자리를 옮긴 뒤 2012년부터는 면세유통사업부 마케팅본부장을 맡아왔다. 이 신임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면세점을 만들어 관광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애경유화 대표이사 이종기씨AK켐텍 대표이사 한승훈씨코스파 대표이사 홍신협씨애경그룹은 6일 애경유화와 AK켐텍, 코스파 등 화학 부문 3개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하는 등 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했다. 이종기 애경유화 부사장(61)이 이 회사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한승훈 애경유화 전무(58)가 AK켐텍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홍신협 애경화학 상무(54)가 코스파 대표이사 전무로 각각 승진 이동했다. 또 이석주 제주항공 겸 애경산업 전무(46)와 안재석 AK홀딩스 전무(47)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애경유화 <승진> ▽상무보 신상용 <전보> ▽CFO 오승준 ◇AK켐텍 <승진> ▽상무 임호근 ▽상무보 김상득 <전보> ▽경영전략부문장 연건모 ◇코스파 <승진> ▽상무보 현종능 ◇제주항공 <승진> ▽전무 양성진 ◇애경산업 <승진> ▽전무 장우영 ▽상무 이운규 ◇AK&MN 바이오팜 <승진> ▽상무 이훈구 ◇AK플라자 <승진> ▽상무 김기봉 유재용 <전보> ▽재무기획실장 이정석 <선임> ▽상품본부장 겸 신사업부장 김영복 ◇AK네트워크 <승진> ▽상무 이형근 ◇애경화학 <승진> ▽상무보 김성호 김한균 ◇AK홀딩스 <승진> ▽상무보 이정석 ■ 대보그룹 총괄사장 현기춘씨대보그룹은 그룹 총괄사장에 현기춘 기획조정실장(61·사진)을 선임했다고 6일 밝혔다. 현 신임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 전무, 반도건설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최등규 그룹 회장의 장남인 최정훈 대보건설 전무는 부사장으로, 차남인 최재훈 대보정보통신 이사는 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대보건설㈜ ▽이사 최정호 백병윤 손창용 ▽이사대우 구광학 서차원 ◇대보정보통신㈜ ▽전무 김진경 ◇대보실업㈜ ▽전무 이희동 ▽이사대우 고동수 ◇신신제약 <승진> ▽전무 김명일 이우영 ▽상무 윤광철 하태임 송수만 ▽이사 김대규 이종민 ▽이사대우 김영천}

1일(현지 시간) 홍콩 주룽(九龍) 반도의 쇼핑몰인 플라자 할리우드가 소녀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홍콩 중심가에서 다소 떨어진 지역인 데다 사람이 드문 오후 5시였지만 한국 아이돌 그룹인 갓세븐(GOT7)이 방문한다는 소식에 1000여 명이 몰렸다. 한국 보이그룹을 보기 위해 뻥 뚫린 건물 중심부를 둘러싼 1∼3층 유리 난간에 홍콩 소녀팬들이 기대어 노래를 따라 부르는 상황도 연출됐다. 갓세븐이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한국 중소기업이 만든 제품을 홍콩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한류(韓流) 콘텐츠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 상품을 해외에 알리는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CJ E&M은 2일 홍콩에서 열린 ‘2015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에 앞서, 중소기업 43곳의 제품을 전시해 판매하는 프리위크(Pre-Week) 행사를 플라자 할리우드에서 열었다. 국제적으로 알려진 MAMA 행사 직전에 중소기업 제품 판촉전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열린 이 행사의 목표는 한류를 매개로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중화권 소비자에게 알리는 것이다. 4일 동안 갓세븐과 몬스타엑스 등 MAMA에 출연하는 가수들이 번갈아 가며 중앙 무대에 올라 팬미팅 시간을 가졌다. 그 시간 동안 수천 명의 관중이 몰렸다. 43개 중소기업이 무대 주위에 부스를 설치해 한국에서 가져온 제품을 판매했다. 이번 행사에는 ‘중기 한류스타’도 등장했다. 수분크림을 생산하는 기업인 ‘퓨라이트’는 1일 오후 일찌감치 매진을 뜻하는 ‘SOLD OUT’ 팻말을 내걸었다. 이희정 퓨라이트 대표는 “한국에서 제품 1000개를 가져왔는데 바이어들에게 줄 몇 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팔렸다”며 “중화권 여성들이 생각 이상으로 수분크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그동안 중국 당국의 위생 허가가 떨어지지 않아 대중(對中) 수출을 하지 못했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CJ E&M에 따르면 MAMA 프리위크 4일 동안 행사장을 찾은 홍콩인은 7만 명에 달했다. 43개 참여 기업의 판매액은 1억4300만 원 수준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아롱엘텍 김진국 대표는 “한류가 전 세계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중소기업이 이를 제품 판매로 연결시키는 것은 쉽지 않았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회사 이름을 알리고 중화권 소비자들의 관심사를 파악한 것이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이번에 조성된 ‘중소기업 한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향후 과제로 남았다. CJ그룹 관계자는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 소프트파워를 한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게 이재현 그룹 회장의 의지”라며 “앞으로도 CJ그룹의 문화 행사에 중소기업을 꾸준히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관 CJ E&M 상무는 “이번 행사를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라 매출 등의 성과가 나오는 행사로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2009년 시작된 아시아권 음악 시상식. 2010년 마카오, 2011년 싱가포르를 거쳐 2012년부터 홍콩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 MAMA 행사에는 빅뱅과 싸이 등이 출연해 관객 1만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홍콩=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평양 205km.’ 도로 위 녹색 안내판에 평양까지의 거리가 정확하게 적혀 있었다. 삼엄한 경계를 헤치고 경기 파주의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 들어온 터였다. 인근 군부대에서는 사격 연습을 하는지 소총 소리가 계속 들렸다. 이동훈 디엠지플러스 대표(28)는 “국내 체험 관광지 중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것이 우리 사업장일 것”이라며 웃었다. 서울에서 개성 방향으로 자유로를 타고 달리면 마지막에 도달하는 곳이 남북출입국관리사무소다. 그 바로 옆 사과 농장에서도 청년의 꿈은 영글고 있었다.○ 귀농 아버지 돕다 ‘농촌 사업가’로 이 대표는 청년 농촌 사업가다. 그는 지난해 대학 졸업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에 입상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7년 전 귀농한 아버지 이영길 씨(55) 소유의 경기 파주시 문산읍 사과농장 옆에 체험 시설을 열었다. 이름은 ‘베짱이 학교’. 민통선 안에 있는 농장의 위치를 마케팅 포인트로 잡았다. 그는 “체험 시설의 콘셉트를 ‘재미있는 비무장지대(DMZ)’로 설정하고 관광공사와 협력해 여러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자연 그대로인 민통선 안쪽 지역이 도시민들에게 가장 쉬기 좋은 청정 지역이라는 점을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짱이 학교의 주된 프로그램은 요리 만들기. 민통선 안에서 생산한 여러 종류의 식재료를 활용해 그동안 가정에 소홀했던 아버지들이 ‘요리 경연대회’를 연다. 어머니들은 옆에 있는 족욕기를 사용하면서 편하게 쉬거나 사과 수확 등 생태 체험을 한다. 어린이들은 DMZ 관광을 할 수 있다. 회사에서 팀 단위로 워크숍을 오는 사람도 많다. 이 대표는 “올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가 있었지만 총 5000여 명이 체험 시설을 찾았다”며 “삼성전자와 아모레퍼시픽 등 기업체 25곳에서 찾아와 팀 단위로 요리 만들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이 대표는 귀농한 아버지를 돕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아버지가 초보 귀농인이다 보니 사과 재배 기술이 부족해 피땀 흘려 키운 사과를 제값에 팔지 못했다”며 “농장에서 생산한 사과를 가공하거나 서비스를 결합하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 같아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체험 농장인 베짱이 학교 외에 주스도 만들고 있다. 농장에서 딴 사과를 경기 고양시의 한 쇼핑몰에 들고 가 ‘파머스 애플’이라는 이름의 사과 주스와 디톡스(해독) 주스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농업(1차 산업)에 제조업(2차 산업), 서비스업(3차 산업)을 결합하면서 디엠지플러스는 올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인증하는 ‘6차산업 사업체’에도 선정됐다. 이 대표는 “사과 판매만 할 때보다 매출이 40%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 발상만 바꾸면 창업 천국 통상 ‘청년 창업’이라고 하면 정보통신(IT) 업종을 떠올린다. 이전에 없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청년 창업의 결과물이다. 20대 청년이 농촌에 뛰어들어 창업에 나선 이유는 뭘까. 이 대표는 “우리가 매일 먹는 식자재가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라”며 “농업 농촌 분야야말로 아이디어만 있으면 청년들이 다양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 차원에서 농촌 살리기를 위해 여러 가지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일반 벤처 창업과 비교해도 청년의 창업 여건이 나쁘지 않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DMZ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연간 100만 명에 달한다지만 재방문율이나 현지 구매 비율 등은 극히 낮은 상태”라며 “농촌 관광을 활성화해야 대한민국 곳곳에 산재한 다양한 관광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이 대표는 “주위 사람들과 진행 속도를 맞추라”고 강조했다. 그는 “농촌은 가족이나 이웃 등도 전반적으로 보수적”이라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급하게 진행하고 싶더라도 점진적으로 주위 사람을 설득하고 사업을 시작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파주=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일동제약은 최근 새로운 프로바이오틱스 전문 브랜드인 ‘지큐랩(gQlab)’을 내놨다. 해당 브랜드의 제품 라인업으로 지큐랩데일리, 지큐랩에스, 지큐랩키즈 등 건강기능식품 3종을 시장에 출시한 상태다. 장 건강지수·4중 코팅 도입한 지큐랩 지큐랩은 장(腸)건강지수(GQ)라는 개념을 제시한 브랜드다. 흔히 쓰이는 지능지수(IQ)나 감성지수(EQ)처럼 개인마다 다른 장의 건강상태를 지수로 표현해 건강한 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선 장내 세균이 최적의 균형을 가지는 지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일동제약 지큐랩은 건강한 한국인의 장과 모유에서 분리한 프로바이오틱스를 종균으로 배양해 제품을 만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음식문화에 따라 사람들의 장은 상태나 길이 등이 다르다. 이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한국인의 장이나 모유에서 직접 분리한 프로바이오틱스가 가장 유익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제품에는 일동제약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특허를 받은 ‘4중 코팅 기술’을 활용한 생균 프로바이오틱스 원료가 들어 있다. 4중 코팅 기술이란 고분자화합물인 수용성폴리머와 히알루론산, 다공성입자, 단백질을 차례로 이용해 4차례에 걸쳐 유산균에 막을 입힌 것(코팅)을 의미한다. 이 기술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소화액 등 위장관 내 다양한 환경요인으로부터 보호해 장까지 살아가게 할 뿐만 아니라 장에서 증식하는 것도 돕는다. 4중 코팅 기술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히알루론산을 이용한 2단계 코팅이다. 점성이 강한 히알루론산 성분은 프로바이오틱스가 소장과 대장의 벽에 잘 달라붙도록 해 준다. 이를 통해 신체 흡수를 빠르게 해 준다. 4단계 코팅 물질인 단백질은 프로바이오틱스가 소화기관인 위와 십이지장을 차례로 거치는 도중에도 위산과 담즙산에 의해 죽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4중 코팅 기술은 인체 내에서 약품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제품의 유통과정이나 보관과정에서의 손실도 줄여 주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60년 유산균 연구, 지큐랩으로 보여줄 것” 일동제약은 1957년 유산균 연구를 시작하여 1959년 국내 최초의 유산균 제품인 ‘비오비타’를 개발했다. 이후 60년 동안 프로바이오틱스 연구에 몰두해 왔다. 연구개발과 생산, 유통에 이르기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원스톱 인프라를 갖춘 것이 일동제약이 가진 프로바이오틱스 분야 최대의 강점이다. 특히 균주 및 제품 개발과 품질 혁신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일동제약은 프로바이오틱스 분야에 다수의 원천기술과 상용특허를 확보했으며 3000여 가지 균주에 이르는 방대한 프로바이오틱스 종균은행을 구축해 제품 개발과 연구 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국내 제약회사로서는 드물게 프로바이오틱스와 관련한 별도의 전문조직과 대량생산이 가능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와 관련한 연구개발부터 원료의 생산과 제품화, 그리고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앞으로 지큐랩을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을 이끄는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연구개발을 통해 이번 브랜드와 제품을 시장에 출시했다. 본격적인 유통을 위해 올 초 프로바이오틱스사업팀(PB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발매 전부터 일동제약의 프로바이오틱스 기술력을 알리는 다양한 홍보활동과 전문인 대상 학술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연령, 성별에 따라 맞춤형 제품 출시 지큐랩 브랜드를 제품별로 보면 ‘지큐랩데일리’는 프로바이오틱스 100억 CFU(균의 개수를 표시하는 단위)와 함께 면역기능에 꼭 필요한 아연이 보강된 제품이다. ‘지큐랩에스’ 역시 프로바이오틱스 100억 CFU와 함께 원활한 배변활동에 도움을 주는 프로바이오틱스 성분이 보강됐다. 이는 여성을 위한 제품으로 설계됐다. ‘지큐랩키즈’는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 식품으로 어린이에게 적합한 정도의 프로바이오틱스 함량에 아연 및 비타민D가 보강되어 있다. 이들 성분을 넣어 어린이 장 건강과 면역기능, 뼈 건강까지 고려한 제품이다. 일동제약은 이번 지큐랩 제품 3종 출시 이후에도 연구를 완료했거나 연구 중인 다양한 균종을 활용해 기능별로 다양한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유산균 명가(名家)’라는 명성에 맞게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미다. 이승식 일동제약 프로바이오틱스 사업팀장은 “제품력과 품질을 통해 지큐랩을 가장 앞선 품질과 기능의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종합 비타민 시장의 아로나민 제품처럼 프로바이오틱스 하면 지큐랩을 떠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최근 5년 동안 대미(對美) 수출액이 4배로 늘어난 기업이 있다. 얼핏 생각하면 정보기술(IT) 등 첨단산업과 관련된 기업 같지만 홍삼을 주로 판매하는 KGC인삼공사다. 미국 동포사회가 고령화된 것이 오히려 기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9일 인삼공사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대미 수출액은 약 1600만 달러(약 186억 원)로 추산된다. 주된 수출품은 홍삼 가공 제품. 2010년 수출액(약 400만 달러·46억 원)과 비교하면 5년 사이에 4배로 늘어났다. 성숙한 시장인 미국에서 첨단산업이 아닌 건강보조식품 판매가 이렇게 고성장한 이유는 뭘까. 인삼공사의 판매량 증가에는 재미동포의 고령화가 한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 해외 이주자가 가장 많았던 해는 1976년으로 총 4만6533명이 이민을 떠났다. 1960, 70년대에는 해외로 떠난 재외동포 상당수가 미국으로 이주했다. 당시 청장년이던 재미동포 1세대가 이제 70대 이상 고령층이 되면서 국산 홍삼을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미국은 의료비가 비싸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라며 “국내에 홍삼 바람이 불면서 재미동포들도 또래 한국 노년층이 즐겨 먹는 홍삼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인삼공사의 대미 수출은 다른 나라와 수출 방식이 다르다. 통상 한국을 방문한 뒤 면세점에서 구입하는 비율이 높은 중국 등과 달리 미국에는 35개의 ‘정관장 스토어’가 설치됐다. 미국 전역에 산재한 재미동포 사회를 겨냥한 방식이다. 인삼공사 미국법인의 성장률은 2009년 설치 이후 매년 34%에 이른다. 인삼공사는 앞으로 동포 외 미국 현지인들을 겨냥한 홍삼 마케팅도 강화한다.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에 ‘홍삼 아메리카노’ 등을 판매하는 정관장 카페를 개설했다. 미국의 대형 마트인 코스트코에도 입점해 판매하고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일양약품은 자체 개발한 아시아 최초의 백혈병 치료신약인 ‘슈펙트’로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시장의 국산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다. 약 1000억 원에 달하는 국내 만성골수성백혈병 시장은 다국적 제약사가 출시한 신약이 시장의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일양약품은 12년의 연구 끝에 최근 백혈병 1차 치료제로 승인된 슈펙트가 출시될 경우 시장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는 사람의 생명과 연관된 희귀 의약품이면서도 평생을 복용해야 한다. 슈펙트는 백혈병 치료제 시장에서 해외 수입 의약품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 환자들을 위한 저렴한 약 가격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개발 초기부터 “국민에게 우수한 백혈병 치료제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로 연구에 나선 슈펙트는 기존 다국적사 치료제에 비해 20%가량 저렴하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슈펙트 개발이 최근 고가 정책으로 약가를 높게 받으려 했던 다국적 제약사의 신약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백혈병 치료제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약 10조 원 규모다. 시장에 진입한 치료제 역시 4개 제품뿐인 상황이다. 일양약품은 슈펙트를 통해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슈펙트는 2003년 물질 개발을 시작으로 그동안 국내외 450여 명의 다(多)국가 임상을 진행했다. 임상시험 결과 주요분자유전학적반응(MMR)과 그 외 약효를 평가하는 유효율 및 안전성 등에서 기존 1세대 백혈병 치료제 제품과 비교할 때 더 우수한 결과를 받았다. 특히 세계혈액학회 등 주요 학술대회 발표와 논문 게재를 통해 슈펙트의 효능을 세계 시장에 알렸다. 슈펙트는 최근 세계 최대 바이오 컨벤션인 ‘2015 바이오 국제 컨벤션’에서도 혁신 신약의 성공 사례로 소개된 바 있다. 일양약품은 12월 초 미국에서 진행되는 세계 최대의 혈액학회(ASH)에서 슈펙트의 임상3상 시험 결과를 발표한다. ASH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유수의 대학과 연구소, 기업들이 참석하는 세계적 권위의 학회로, 일양약품은 2012년에도 이곳에서 슈펙트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일양약품은 중국의 ‘광주일양유한공사’와 슈펙트의 신약 판매 및 기술이전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현지에서 공장을 설립해 예비 생산에 나섰다. 이와 함께 충북 제천시 바이오밸리에 슈펙트 전용 생산 공장을 완공해 세계 백혈병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슈펙트는 러시아에 수출 계약을 완료했으며 콜롬비아, 멕시코, 동남아, 호주 등지와 기술 수출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백혈병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슈펙트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백혈병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또다시 부츠를 즐겨 신는 겨울이 찾아왔다. 겨울철 부츠는 여성들에게 스타일과 보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라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많은 여성들이 굽 높은 롱부츠, 목이 짧은 미들부츠, 어그부츠 등 다양한 형태의 부츠를 마련해 겨울 내내 이를 번갈아 신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남성용 부츠도 다양하게 출시돼 남성들 사이에서도 부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부츠는 발 건강 측면에서는 주의가 필요한 신발이다. 통풍이 제대로 되지 않아 부츠를 서너 달 동안 하루 종일 신고 있으면 무좀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짧게는 발목, 길게는 무릎까지 오는 부츠의 특성상 위험도가 더 커진다. 다른 신발에 비해 같은 시간을 신고 있어도 땀이 더 많이 차고 다리가 느끼는 피로감도 커진다. 신발과 양말, 발가락 사이에 축축하게 땀이 찰 경우 발 냄새 및 곰팡이균 발생으로 인해 무좀을 유발한다. 무좀은 곰팡이균의 일종이다. 습기를 좋아한다. 이 균은 주로 피부 바깥의 각질층에 서식하여 피부의 각질을 분해하면서 번식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무좀은 덥고 습한 여름철에 기승을 부리다가 날씨가 선선해지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 방심하고 치료를 중단하거나 게을리하면 2차 감염으로 심화된다. 방심이 더 악화된 형태의 무좀으로 나타나는 것이니 겨울철에도 무좀 치료를 지속적으로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신제약은 부츠 착용이 잦아지고 그에 따른 무좀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신발이나 부츠 안에 뿌리기 편리한 ‘무조무 알파 에어로솔’ 제품을 발매했다. 통상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무좀 치료제는 튜브에 담긴 크림, 겔, 스프레이 타입의 제품이 많다. 사용 후 끈적이는 불쾌감이 들거나 액체가 빨리 마르지 않아 불편한 경우가 많았다. 무조무 알파 에어로솔은 에어로솔 타입으로 환부에 손을 대지 않고 치료제를 뿌릴 수 있다. 제품을 뿌린 후 5초 이내에 피부에 흡수되어 소비자들의 사용 편의성을 보완한 제품이다. 무조무 알파 에어로솔은 성분에서도 기존 제품과 차별성을 보인다, 무좀의 원인균 발생을 차단하는 테르비나핀 염산염 성분 외에 무좀으로 인한 피부 짓무름과 염증을 치료하는 에녹솔론 성분이 추가되었다. 무좀 환자들이 가장 고통을 호소하는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디펜히드라민과 국소마취제 리도카인까지 복합 처방돼 있다. 신신제약 관계자는 “제품의 사용 방식부터 제품 안에 들어간 약효 성분까지 가장 이상적인 무좀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무조무 알파 에어로솔은 무좀 환자들이 방심하기 쉬운 겨울에 더 쉽고 빠르게 환부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