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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처음으로 대면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전쟁 당사자인 두 정상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와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 방안 등에 일정 부분 합의하면 종전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반면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는 더 궁지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1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났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의 다자 회담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뒤 트루스소셜에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 그와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두 정상의 회담 후 자신도 참여하는 3자 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어떤 형식이든 푸틴과의 만남에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취재진에게 “푸틴 대통령이 2주 안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많은 부담을 안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미국)는 그들(우크라이나)을 도와 매우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안전 보장을 얻기 위해 1000억 달러(약 139조 원)어치의 미국산 무기 구매와 500억 달러(약 69조 원) 규모의 드론 공동 생산을 미국에 제안했다고 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우리가 공동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미래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합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다자 회담을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서방의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을 수용하기로 했다며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 세부 사항이 앞으로 10일 안에 문서로 공식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의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에 대해 미국, 우크라이나, 유럽 주요국, 러시아가 모두 일정 수준의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르면 2주 안에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선 2022년 2월 전쟁 발발 후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둘러싼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안전보장 방안에 관해 “미군의 우크라이나 주둔은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우크라 안전 보장’은 어느 정도 합의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뉴욕타임스(NTY)는 서방이 고려하는 안전보장 방안이 크게 세 가지라고 전했다. 우선, 유럽 주요국이 구성한 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주둔이다.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아도 러시아군을 억제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다만 현재 파견 의사를 보인 국가가 프랑스와 영국뿐이며 실질적인 억제력을 가지려면 수만 명의 병력이 필요해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게 문제다. 이미 17일 요한 바데풀 독일 외교장관은 자국군 파견에 난색을 표했다. 소규모로 편성된 ‘인계철선(引繼鐵線·tripwire) 부대’를 배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경 일대에 여러 국가의 병력으로 구성된 부대를 배치해 이 부대가 공격 받을 경우 파병한 나라들이 개입하는 상황을 조성해 러시아의 공격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인계철선보다 더 소규모인 수백 명 규모의 감시 병력만 배치해 러시아의 군사 행동을 감시하자는 구상도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 호주 등 비(非)유럽권 미국 동맹국의 참여도 거론된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일본, 호주를 포함한 30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 개념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토’ 문제는 젤렌스키-푸틴 회동 때 결정될 듯 또 다른 쟁점인 전쟁 후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 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합한 ‘돈바스’ 지역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가 강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표면적으로만 ‘영토 포기 불가’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돈바스를 내주고 러시아는 남서부 수미를 우크라이나에 주는 ‘교환’을 선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현 전선(戰線)을 고려해 영토 교환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돈바스를 내주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다만 최종 결정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달렸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크라, 전쟁 지속 여력 취약 젤렌스키 대통령이 과거보다 강하게 영토 보장을 주장하지 않은 것은 전쟁 장기화 여파로 그와 우크라이나가 처한 현실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력과 군사력에서 러시아보다 훨씬 열세인 데다 자신이 처한 집권 정당성 논란 등을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가 결국 일부 영토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지난해 5월 5년 임기가 끝났음에도 전쟁을 이유로 대선을 실시하지 않았다. 최근엔 자신과 측근들에 대한 부패 감시 기능까지 위축시켜 국내외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회사 갤럽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의 69%가 “빠른 종전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AP통신 등은 18일 회담을 두고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정을 뒷받침할 실질적인 내용이 불분명하다. 문제 해결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고, 이어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도 회동한다. 이 자리에선 15일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협의한 평화 협상안 등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을 향한 논의가 진행된다. 미-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개최와 더불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도 워싱턴을 찾는 만큼, 2022년 2월 발발해 3년 반째 이어져 온 우크라이나 전쟁이 분수령을 맞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종전 협상을 둘러싼 주요 쟁점을 알아본다.① 영토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영토인 돈바스 지역(루한스크 및 도네츠크)의 약 88%(약 4만6570km²)를 점령한 가운데 나머지 12%(약 6630km²)를 자국에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미-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을 포기하면, 유럽 주둔군을 통해 안전을 보장받는 방안이 거론돼 왔다. 하지만 돈바스 지역 중 우크라이나가 아직 지키고 있는 지역은 수도 키이우로 진격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는 자신들이 장악 중인 우크라이나 북부의 수미, 하르키우 지역 440km²를 반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요구하고 있는 영토의 15분의 1에 불과하다. 또 수미 지역은 경제적으로 낙후돼 석탄 등의 자원이 풍부한 돈바스에 비해 전략적 가치가 떨어진다. 러시아는 위 조건이 충족되면 우크라이나 남부의 헤르손, 자포리자에서 현 전선을 동결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이런 영토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러 정상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 반환이 불가하다는 데도 동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기 전날인 17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빼앗긴 크림반도는 돌려받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크림반도 반환을 테이블에 올리기도 전에 ‘레드라인’을 설정한 것.② 안전 보장우크라이나는 확실한 안전 보장책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모두 이에 부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에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불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 대신 유럽 주요국들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면서 나토와 비슷한 수준의 안전을 보장받는 방안이 거론된다.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이 나토 5조(집단안보)와 유사한 보호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데 푸틴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관건은 미국이 제공할 안전 보장의 수준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1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안전 보장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제안할 경우 그건 매우 큰 조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안전 보장을 유럽에만 맡기지 않고 미국도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미군 파견 없이, 자국 무기를 유럽 국가들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우회 지원하는 방식에 머물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느 수준으로 우크라이나 안전을 보장할 것인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③ 대(對)러시아 제재미-러 정상회담 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관세 압박’을 중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중국 등에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제재 부과 가능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상회담 뒤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은 필요 없어졌다”고 밝혔다. 사실상 입장을 바꾼 것. 대러 제재에 나설 경우 국제유가 인상 등으로 미국 내 물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대러 제재가 협상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러시아는 이미 혹독한 제재를 받고 있다. 새로운 제재가 러시아가 휴전을 받아들이도록 강제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순간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에 앉힐 우리의 능력이 심각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친러 행보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대러 경제 제재를 다시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열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미래 안전보장에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제공 방안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그들(유럽)이 제1방어선”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도울 것이다. 우리는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미국와 유럽)는 그들(우크라이나)에게 매우 좋은 보호와 매우 좋은 안전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트럼프 2기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깊게 관여하는 것을 꺼려왔다. 조 바이든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한 우회 지원 방식에 집중해왔다. 미군 파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트럼프 발언은 미국 안보 전략에 전환을 의미한다고 미국 CNN은 전했다.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영속적 평화를 얻을 것”이라며 ‘선 휴전-후 협상’보다는 평화협정을 곧바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재확인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전쟁을 멈춰야 한다. 우리는 이미 3자 회담이 준비돼있다”고 답했다. 선 전쟁 중단을 요구하면서 트럼프-블라디미르 푸틴-젤렌스키 대통령의 3자 회담을 요구한 것이다.이날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 결과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영토를 러시아에 내주는 대신 우크라이나에 안전을 보장하는 내용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러 정상회담 후 “합의 여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에 달려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 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등 유럽 정상과 만나 논의를 이어간다.이날 회담은 2월 두 정상의 백악관 회담과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문 앞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맞았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평소의 군복 스타일 복장 대신 셔츠와 재킷을 차려입고 회담에 임했다.앞서 두 정상은 2월 28일 백악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러시아에 대한 인식 등을 입장차이를 드러내며 언쟁을 펼쳤다.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은 예정된 오찬도 하지 못한 채 귀국해야 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고, 이어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도 회동한다. 이 자리에선 15일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협의한 평화 협상안 등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을 향한 논의가 진행된다.미-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개최와 더불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도 워싱턴을 찾는 만큼, 2022년 2월 발발해 3년 반째 이어져 온 우크라이나 전쟁이 분수령을 맞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종전 협상을 둘러싼 주요 쟁점을 알아본다.① 영토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영토인 돈바스 지역(루한스크 및 도네츠크)의 약 88%(약 4만6570km²)를 점령한 가운데 나머지 12%(약 6630km²)를 자국에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미-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을 포기하면, 유럽 주둔군을 통해 안전을 보장받는 방안이 거론돼 왔다.하지만 돈바스 지역 중 우크라이나가 아직 지키고 있는 지역은 수도 키이우로 진격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러시아는 자신들이 장악 중인 우크라이나 북부의 수미, 하르키우 지역 440km²를 반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요구하고 있는 영토의 15분의 1에 불과하다. 또 수미 지역은 경제적으로 낙후돼 석탄 등의 자원이 풍부한 돈바스에 비해 전략적 가치가 떨어진다.러시아는 위 조건이 충족되면 우크라이나 남부의 헤르손, 자포리자에서 현 전선을 동결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이런 영토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러 정상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 반환이 불가하다는 데도 동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기 전날인 17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빼앗긴 크림반도는 돌려받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크림반도 반환을 테이블에 올리기도 전에 ‘레드라인’을 설정한 것.② 안전보장우크라이나는 확실한 안전보장책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모두 이에 부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에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불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대신 유럽 주요국들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면서 나토와 비슷한 수준의 안전을 보장받는 방안이 거론된다.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이 나토 5조(집단안보)와 유사한 보호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데 푸틴이 동의했다”고 밝혔다.관건은 미국이 제공할 안전보장의 수준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1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안전보장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제안할 경우 그건 매우 큰 조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안전보장을 유럽에만 맡기지 않고 미국도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미군 파견 없이, 자국 무기를 유럽 국가들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우회 지원하는 방식에 머물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느 수준으로 우크라이나 안보를 보장할 것인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③대(對)러시아 제재미-러 정상회담 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관세 압박’을 중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중국 등에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제재 부과 가능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상회담 뒤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은 필요 없어졌다”고 밝혔다. 사실상 입장을 바꾼 것. 대러 제재에 나설 경우 국제유가 인상 등으로 미국 내 물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대러 제재가 협상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루비오 장관은 이날 “러시아는 이미 혹독한 제재를 받고 있다. 새로운 제재가 러시아가 휴전을 받아들이도록 강제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순간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에 앉힐 우리의 능력이 심각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친러 행보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대러 경제제재 다시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엘먼도프리처드슨 군사기지에서 정상회담에 나섰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등과 관련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두 정상이 전쟁 종결을 위한 쟁점을 둘러싸고 구체적인 합의를 못 이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완전히 포기하면 현 전선(戰線)을 동결하고 공격을 멈추겠다”고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유럽 정상들에게 전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영토의 약 20%를 점령당한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진행된 회담에서 영토 조정 논의가 미-러 사이에 일방적으로 오간 것이다. 반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등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냉혹한 국제사회 현실 속에서 우크라이나의 고립이 재확인됐단 평가가 나온다. 1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진행되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결과 평화를 명분으로 영토 포기 등을 압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국 정상도 이날 회담에 동석한다. 미-러 정상은 15일 회담 뒤 약 10분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만 했을 뿐 세부 합의 내용은 발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트루스소셜에 “전쟁을 끝내는 최선의 방법은 지켜지지 않는 ‘휴전 협정’이 아니라 ‘평화 협정(Peace Agreement)’으로 곧장 나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공격을 감행할 시간을 벌어준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러시아는 휴전을 위한 많은 요구를 그동안 묵살했다”며 착잡한 심경을 표출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젤렌스키가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합한 지역)를 포기하면 러시아와 신속한 평화 협상이 가능할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 직후 유럽 주요국 정상들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6일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격전지인 돈바스를 러시아 영토로 편입시키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사실상 수용한 것이나 다름없는 발언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둘러싼 협상이 주권국을 선제 침공한 ‘강대국’ 러시아의 논리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은 “돈바스를 포기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선 노벨 평화상 수상과 국제유가 안정화 등에 관심이 많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서둘러 종식시키는 데만 집착해 친(親)러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돈바스 병합” 사실상 수용… 궁지 몰린 우크라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실질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만 했을 뿐 세부 합의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의 입장 선회를 시사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끔찍한 전쟁을 끝내는 최선의 방법은 단순한 휴전 협정이 아니라 평화 협정으로 직행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돈바스 합병 주장을 두둔하는 취지의 글을 썼다. 회담 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일부 영토를 주고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유럽 정상들에게 “러시아로부터 단순 휴전을 이끌어 내려는 시도를 중단하라”는 요구를 했다고 전했다.돈바스 면적은 한국의 절반 수준인 약 5만3200km². 약 665만 명이 거주하며 39% 정도가 러시아계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도 이곳의 “러시아계 주민 보호”를 주요 명분으로 내세웠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루한스크주의 대부분, 도네츠크주 약 70%를 장악했다. 돈바스 전체의 약 88%인 약 4만6570km²를 점령하고 있고, 나머지 12%(약 6630km²)까지 우크라이나에 포기하라는 요구를 한 것이다.다만, 러시아는 최근 미국에 우크라이나가 장악 중인 남동부 수미 일대의 약 440km²를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 5만3200km²의 영토를 포기해야 하는 우크라이나와 비교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수미 일대는 낙후된 지역이지만 석탄 등이 풍부한 돈바스는 광공업, 제조업, 교통 중심지이다.● 러시아, 관세 압박도 피해러시아 관세 압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도 180도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중국 등에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회담 뒤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은 필요 없어졌다. 지금은 러시아 제재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을 바꿨다. 또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와 대규모 무역을 원한다”며 경제적 이익을 강조했다.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유가 등을 의식해 러시아 제재 카드를 접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러시아 제재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15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0.99달러(1.48%) 하락한 배럴당 65.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예정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러시아의 영토 포기 요구를 수용하라”고 압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다만 미-러 정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 제공 방안에는 일정 부분 공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 협정이 체결되면 우크라이나에 서방 측 군대가 주둔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러시아의 재침공 시 서방 국가들이 공동 대응하는 나토 조약 5조와 유사한 안전보장 체계를 논의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을 꺼리던 기존 태도와 달라진 대목이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알래스카에서 ‘노딜’로 끝난 미·러 정상회담 후 폭스뉴스와 진행한 단독 인터뷰에서 “이날 이루지 못한 합의를 매듭짓는 것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사실상 휴전 합의 수용을 촉구한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미·러 정상이 논의한 휴전 조건에) 동의해야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합의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러시아가 종전 조치를 하지 않으면 러시아뿐 아니라 교역 상대국에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일어난 일(미·러 정상회담) 때문에, 나는 지금 그것(2차 관세)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2∼3주 정도 후에 그것에 대해 생각해야 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것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 푸틴 대통령이 참여하는 3자 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 합의를 이룰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더 이득을 봤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그 자체만으로 먼저 점수를 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의 규탄을 받고 주요 국제외교 무대에서 배제됐다.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되기도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장소인 알래스카주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 푸틴 대통령을 위해 레드카펫을 깔았다. 전용기에서 내려 카펫을 밟고 오는 푸틴 대통령을 박수로 환영했다.심지어 자신의 전용 방탄차에 푸틴 대통령을 태워 회담장으로 함께 이동했다. 미국과 아주 가까운 동맹의 정상에게나 제공할 법한 파격적인 의전이었다. 이런 장면에 러시아 언론이 흥분했다고 CNN은 보도했다.미국기업연구소(AEI) 헤더 콘리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 회담이 러시아를 미국과 같은 지위로 올려놨는데 그건 푸틴이 갈망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메레즈코 우크라이나 의회 외교위원장은 “푸틴은 자신이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트럼프를 이용했다”고 밝혔다.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실질적인 양보를 하지 않은 채 미국의 제재 칼날로부터 시간을 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의 1기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CNN에 “트럼프가 지지는 않았지만, 푸틴이 확실히 이겼다. 트럼프는 더 많은 만남 외에는 얻은 게 없다”고 밝혔다. 이어 “푸틴은 (미국의) 제재를 피했다. 그는 휴전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BTS의 노래와 안무를 보며 한국에 호감을 갖게 됐다. 한국어는 물론이고 한국 역사도 공부하기 시작했고, 대학에서 관련 수업도 들었다. 이제는 프랑스의 ‘K팝 덕후’를 넘어 한국 역사를 알리는 ‘전도사’로 거듭났다. 주프랑스한국문화원 주최로 프랑스 파리에서 14일부터 열리는 광복 80주년 기념 ‘평화를 향한 여정’ 전시에서 해설사 역할을 맡은 아나엘 젤레타 씨(24), 아멜리 샤말 씨(22), 이네즈 페레라 씨(26) 등 3인방의 이야기다. 세 사람은 13일(현지 시간) 파리 8구의 주프랑스한국문화원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 역사와 전통문화를 접하면서 한국을 더 깊게 이해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세 사람은 이번 전시에서 전 세계 관람객에게 한국 독립운동의 과정을 설명하는 역할을 맡았다. 젤레타 씨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을 프랑스가 비공식적으로 지원했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다는 점도 기쁘다”고 했다. 세 사람은 모두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남다른 깊이와 안목을 자랑했다. 경희대, 파리 시테대에서 한국 근현대사를 공부한 샤말 씨는 “식민지배를 당했던 한국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과정을 공부하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한마디로 ‘미쳤다(Fou)’”고 경의를 표했다. 그는 “한국이 광복, 한국전쟁, 민주화 등 여러 고난을 극복한 힘이 K팝에도 녹아 있다”고 진단했다. 부산대 교환학생을 다녀온 페레라 씨 또한 “판소리, 해금 등 한국 전통 음악을 알고 나서 K팝을 더 좋아하게 됐다”며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킨 음악을 하는 BTS의 슈가, 송소희 등을 특히 좋아한다”고 했다. 세 사람은 한국 역사를 공부하기 전까지 한국의 식민지배 역사를 알지 못했다고 했다. 시테대에서 한국학을 전공한 젤레타 씨는 “10대 시절에는 서양 중심의 역사를 주로 배웠다. 대학에 와서야 일제 강점기의 한국 독립운동이 주체적이고 치열하게 진행됐음을 알았다”며 “아직도 목소리를 내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페레라 씨 또한 “백인들은 식민지배에 대한 공감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많은 서구인이 한국의 식민 극복 역사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신이 프랑스 식민지배를 당했던 알제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최근 프랑스 젊은층에겐 한국 여행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서대문 형무소에 가 봤다는 샤말 씨는 “형무소에 갇힌 몇 분 동안 한국을 더 사랑하게 됐다. 꼭 가 보라”고 강조했다. 안동 하회탈 축제를 추천한 페레라 씨 또한 “탈춤, 판소리, 해금 소리 등을 접하면 절로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BTS의 노래와 안무를 보며 한국에 호감을 갖게 됐다. 한국어는 물론 한국 역사도 공부하기 시작했고, 대학에서 관련 수업도 들었다. 이제는 프랑스의 ‘K팝 덕후’를 넘어 한국 역사를 알리는 ‘전도사’로 거듭났다. 주프랑스한국문화원 주최로 프랑스 파리에서 14일부터 열리는 광복 80주년 기념 ‘평화를 향한 여정’ 전시에서 도슨트 역할을 맡은 아나엘 젤레타 씨(24), 아멜리 샤말 씨(22), 이네즈 페레라 씨(26) 등 3인방의 이야기다. 세 사람은 13일(현지 시간) 파리 8구의 주프랑스한국문화원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 역사와 전통문화를 접하면서 한국을 더 깊게 이해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세 사람은 이번 전시에서 전세계 관람객에게 한국 독립운동의 과정을 설명하는 역할을 맡았다. 젤레타 씨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활동을 프랑스가 비공식적으로 지원했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다는 점도 기쁘다”고 했다.세 사람은 모두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남다른 깊이와 안목을 자랑했다. 경희대, 파리 시떼대에서 한국 근현대사를 공부한 샤말 씨는 “식민지배를 당했던 한국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과정을 공부하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한 마디로 ‘미쳤다(Fou)’”고 경의를 표했다. 그는 “한국이 광복, 한국전쟁, 민주화 등 여러 고난을 극복한 힘이 K팝에도 녹아있다”고 진단했다. 부산대 교환학생을 다녀온 페레라 씨 또한 “판소리, 해금 등 한국 전통 음악을 알고 나서 K팝을 더 좋아하게 됐다”며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킨 음악을 하는 BTS의 슈가, 송소희 등을 특히 좋아한다”고 했다.세 사람은 한국 역사를 공부하기 전까지 한국의 식민지배 역사를 알지 못했다고 했다. 시떼대에서 한국학을 전공한 젤레타 씨는 “10대 시절에는 서양 중심의 역사를 주로 배웠다. 대학에 와서야 일제시대의 한국 독립운동이 주체적이고 치열하게 진행됐음을 알았다”며 “아직도 목소리를 내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페레라 씨 또한 “백인들은 식민지배에 대한 공감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많은 서구인이 한국의 식민 극복 역사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신이 프랑스 식민지배를 당했던 알제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도 소개했다.최근 프랑스 젊은층에겐 한국 여행도 선풍적인 인기다. 서대문 형무소에 가 봤다는 샤말 씨는 “형무소에 갇힌 몇분 동안 한국을 더 사랑하게 됐다. 꼭 가보라”고 강조했다. 안동 화회탈 축제를 추천한 페레라 씨 또한 “탈춤, 판소리, 해금소리 등을 접하면 절로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15일 열릴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참여 없이 ‘양자 회담’으로 진행된다고 백악관이 12일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이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진행되는 게 부적절하다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의식해 젤렌스키 대통령도 참여하는 ‘3자 회담’ 추진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거부로 3자 회담이 무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담장은 알래스카주 최대 도시 앵커리지의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 기지로 정해졌다고 CNN 등이 전했다. 한때 주도(州都) 주노, 또 다른 거점 도시 페어뱅크스 등도 검토됐지만 짧은 준비 기간, 휴가철 인파 등을 고려해 보안이 용이한 군 기지가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이번 회담은 탐색전”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2일 취재진에게 “(회담에) 전쟁의 한 당사자(러시아)만 참석한다. 이 전쟁을 어떻게 끝낼 수 있을지에 대한 확고하고 나은 이해를 얻는 것이 주 목적”이라고 밝혔다. 참모진 배석 없는 두 정상의 일대일 대면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향후 3자 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 또한 미-러 정상회담 후 미래에 개최하는 것을 희망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 전 젤렌스키 대통령과 먼저 회담할지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다만 로이터통신 등은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주재로 트럼프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이 13일 화상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유럽 지도자들과 대화할 것” 이라고 밝혔다. 특히 레빗 대변인은 이번 회담의 성격을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듣는 연습(listening exercise)”을 하는 자리라고 규정했다.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 또한 회담이 “탐색전(feel-out meeting)”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휴전에 미온적인 푸틴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해 회담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음을 사전에 대비하려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정상이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된 북한군에 대해 논의할지도 관심이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통화에서 이번 정상회담에 관한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태미 브루스 국무부 대변인은 같은 날 ‘파병된 북한군에 관해서도 논의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두 정상을 제외하면 대화가 정확히 어떻게 흐를지 알지 못할 것”이라며 논의 가능성만 열어 뒀다.● 회담 앞두고 우크라 진격 속도 높이는 러시아 러시아는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전선에 화력을 쏟아부으며 진격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회담 전 최대한 전황을 유리하게 만들어 협상에 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2일 로이터통신 등은 우크라이나 전선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국제 웹사이트 ‘딥스테이트맵’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최근 며칠간 도네츠크주에서 북쪽으로 최소 10km를 진격했다고 전했다. 핀란드 군사정보 분석가 파시 파로이넨도 X에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 일대에서 러시아가 최근 3일간 17km를 진격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도네츠크를 비롯해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동부 4개 지역을 반드시 영토로 편입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 일정 부분 영토를 포기하고 맞교환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토 포기는 절대 불가라고 주장해 각각의 시각차가 크다. 한편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영국은 유럽연합(EU) 주요국에 ‘우크라이나 패싱’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자제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에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을 참여시키라’는 주장과 비판의 강도가 높아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아예 유럽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러시아를 편드는 ‘역효과’가 우려된다는 것이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15일 열릴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참여 없이 ‘양자 회담’으로 진행된다고 백악관이 12일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이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진행되는 게 부적절하다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의식해 젤렌스키 대통령도 참여하는 ‘3자 회담’ 추진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거부로 3자 회담이 무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담장은 알래스카주 최대 도시 앵커리지의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 기지로 정해졌다고 CNN 등이 전했다. 한때 주도(州都) 주노, 또 다른 거점 도시 페어뱅크스 등도 검토됐지만 짧은 준비 기간, 휴가철 인파 등을 고려해 보안이 용이한 군 기지가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이번 회담은 탐색전”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2일 취재진에게 “(회담에) 전쟁의 한 당사자(러시아)만 참석한다. 이 전쟁을 어떻게 끝낼 수 있을 지에 대한 확고하고 나은 이해를 얻는 것이 주 목적”이라고 밝혔다. 참모진 배석 없는 두 정상의 1대1 대면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공개했다.향후 3자 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 또한 미러 정상회담 후 미래에 개최하는 것을 희망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 전 젤렌스키 대통령과 먼저 회담할 지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다만 로이터통신 등은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주재로 트럼프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이 13일 화상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레빗 대변인은 이번 회담의 성격을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듣는 연습(listening exercise)”을 하는 자리라고 규정했다.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 또한 회담이 “탐색전(feel-out meeting)”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휴전에 미온적인 푸틴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해 회담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음을 사전에 대비하려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두 정상이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된 북한군에 대해 논의할 지도 관심이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통화에서 이번 정상회담에 관한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태미 브루스 국무부 대변인은 같은 날 ‘파병된 북한군에 관해서도 논의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두 정상을 제외하면 대화가 정확히 어떻게 흐를 지 알지 못할 것”이라며 논의 가능성만 열어뒀다.● 미국과 정상회담 앞두고도 우크라 진격 속도 높이는 러시아러시아는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전선에 화력을 쏟아부으며 진격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회담 전 최대한 전황을 유리하게 만들어 협상에 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12일 로이터통신 등은 우크라이나 전선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국제 웹사이트 ‘딥스테이트맵’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최근 며칠 간 도네츠크주에서 북쪽으로 최소 10㎞를 진격했다고 전했다. 핀란드 군사정보 분석가 파시 파로이넨도 X에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 일대에서 러시아가 최근 3일간 17㎞를 진격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도네츠크를 비롯해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동부 4개 지역을 반드시 영토로 편입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 일정 부분 영토를 포기하고 맞교환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토 포기는 절대 불가라고 주장해 각각의 시각 차가 크다.한편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영국은 유럽연합(EU) 주요국에게 ‘우크라이나 패싱’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자제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에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을 참여시키라’는 주장과 비판의 강도가 높아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아예 유럽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러시아를 편드는 ‘역효과’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보라김윤진 기자 kyj@donga.com}

《7일(현지 시간) 오후 2시경 프랑스 파리 남부 벡시 지역에 마련된 센강변 공공 수영장을 찾았다. 평일 점심시간이 지난 시각이지만 공짜 수영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방학을 맞은 청소년과 학생뿐만 아니라 나이가 지긋한 중장년층까지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센강변에 잠깐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아닌, 수영복을 입고 본격적으로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보였다. 수영장 위쪽 둔치에 마련된 해변용 의자들에도 빈 좌석이 없었다. 인파가 몰리는 주말에는 바로 옆에 마련된 두 번째 수영장도 사람들로 가득 찬다고 한다.》프랑스인들은 ‘바캉스를 위해 사는 사람들’이란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휴가에 진심이다. 직장인들은 보통 2∼4주의 휴가가 주어지고, 최소 일주일 이상 집을 벗어나 바캉스를 떠나는 게 일반적이다. ‘8월 파리엔 사람이 없다’는 표현도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 같은 프랑스의 여름휴가 문화가 최근 달라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매년 살인적인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휴가지로 떠나지 않고 파리에 머무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돈을 아끼며 휴가를 보내려는 이른바 ‘도심형 휴양객’이 늘고 있는 셈이다. ● 휴가지로 떠나지 않는 파리지앵들 40대 회사원이며 가장인 클레어 아네 씨는 코로나19가 극심한 2021년을 제외하곤 거의 매년 남프랑스 엑상프로방스 지역으로 여름휴가를 떠났다. 하지만 올해는 휴가 내내 센강 수영장을 찾고 있다. 두 딸과 함께 센강 수영장을 찾은 아네 씨는 “떠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은데, 휴가지 물가가 비싸도 너무 비싸다”며 “처음엔 센강 수질이 미덥지 않았지만 한 번 이용해 보니 피부 트러블도 없고 나쁘지 않아 대리만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프랑스 시민 10명 중 2명은 일주일 이상의 휴가를 떠날 여유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프랑스 통계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인 21%가 ‘일주일가량의 휴가를 떠날 여유가 없다’고 답했다. 휴가를 포기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건 숙박, 교통, 식비 등 서비스 분야의 물가 상승 때문이다. 6월 유럽연합(EU) 국가들의 호텔, 레스토랑 등 관광 관련 물가상승률은 전년 같은 달 대비 4.1%다. 전체 물가상승률(2.5%)보다 높은 수준이다. MKG와 AirDNA 등 프랑스 컨설팅 회사에 따르면 프랑스 호텔 가격은 2019년 이후 약 26% 상승했고, 가성비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에어비앤비 평균 가격도 같은 기간 약 39% 올랐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는 바캉스를 위해 산다는 평가를 받았던 프랑스인들도 휴가철 ‘지갑 닫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 휴가 대체할 가족 체험 프로그램 인기 실제로 도심형 휴양객이 늘면서 파리 3곳에 마련된 센강 수영장에는 지난달 5일 개장 이후 한 달 동안 약 8만 명이 방문했다. 파리시가 당초 예상했던 방문객을 넘어선 수치다. 이에 시 당국은 센강 수영장 관리 감독도 강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지난해 파리 올림픽 당시 ‘똥물’ 논란이 일었던 수질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매일 수질 검사를 하고 정밀 분석한다. 수영장 주변에 보트가 운행할 경우 수질이 악화될 수 있어 배 운행을 제한하는 곳도 있다. 파리시가 센강 수질 관리를 위해 총 14억 유로(약 2조2600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강 수영장 관리 담당자인 야니크 씨는 “휴가지로 못 떠나거나, 직장 때문에 파리에 머무는 사람이 늘면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수질 검사에서 조금의 이상이라도 나오면 임시 폐장하고 관리에 돌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방문한 베르시 지역 센강 수영장에는 약 5cm 크기의 물고기가 여러 마리 보일 정도로 수질 상태가 양호했다. 약 한 시간 동안 수영장에 몸을 담갔지만 다음 날까지 피부에 별 이상이 없었다. 파리시는 수영장 주변에 안전요원 10여 명을 배치하는 등 안전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베르시 지역 센강 수영장의 수심은 4∼5m가량 된다. 물에 뜨는 것을 도와주는 노란색 안전 부표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또 10세 이하 어린이는 안전상의 이유로 수영이 금지된다. 파리시는 수영장 외에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도심형 휴가객을 맞고 있다.파리시청 인근 파리 플라주에 모래사장, 비치발리볼장, 체스, 보드게임, 독서 의자 등 다양한 시설을 설치해 휴양지로 꾸몄다. 올해는 브라질 테마의 장식을 대거 설치해 휴가지 분위기를 강하게 풍긴다. 간이 바와 레스토랑에는 브라질을 중심으로 다양한 중남미 음식을 팔고, 주말에는 파티가 열린다. 대학원생 로라 모테 씨는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가 많아 방학 때도 파리에 남았다”며 “파리 도심에 싸고 괜찮은 즐길 거리가 충분해 우울하지 않다”고 말했다. 체험형 전시들도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파리의 대표적 전시 시설인 그랑팔레는 풍선을 테마로 한 ‘유포리아’ 전시로 호응을 얻고 있다. 평일 5000명, 주말 8000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입소문을 타면서 관람객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검은색 볼들로 가득 찬 수영장’ 입구에는 100m 이상의 대기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30여 분을 기다린 후 수영장에 들어간 관람객들은 모두 볼풀에 뛰어들어 즐거운 시간을 만끽했다. 유포리아 전시 담당 매니저 곤잘레스 씨는 “휴가철 가족 단위 방문객이 정말 많은데, 우리 박물관의 가치와 기획이 잘 들어맞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바깥은 더운데 이곳은 시원하고, 여러 환상적 감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관광업계 ‘임대료 오르고 고객 줄고’ 하지만 휴가철 대목이 실종되면서 프랑스 관광업계는 울상이다. 1800개 시설이 소속된 ‘프랑스 호텔 및 레스토랑 협회’는 지난 2년 동안 임대료 에너지 임금은 인상된 반면 고객이 줄면서 이익이 대폭 줄었다고 밝혔다. 파리 15구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레이몬드 아사야 씨는 “물가가 상승하면서 방문객도 줄었지만 식전주, 커피, 디저트를 시키는 사람들이 대폭 줄었다”며 “서빙하는 사람들에게는 디저트 주문율을 높이라는 업주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업계의 피해는 전통적인 프랑스 휴양지인 지중해 연안에 이어 브르타뉴, 페이드라루아르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 여파로 파리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남부 휴양지가 한산했는데 올해도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프랑스 중부 디종에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로메인 로랑 씨는 “대도시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 10년 넘게 운영했는데 지난해와 올해같이 7, 8월 빈방이 많은 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고물가를 이겨내기 위한 다양한 선택도 주목받고 있다. 서로의 주택을 금전적 대가 없이 교환하는 플랫폼 등이 대표적이다. 회원 17만 명을 보유한 홈익스체인지는 회원 수가 최근 3년 동안 50% 더 늘었다. 파리의 지인과 2주 동안 주거지를 바꿔 생활하고 있는 리옹 출신 메뉴엘 아르노 씨는 “숙박비만 아껴도 나름 풍요롭게 휴가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택 교환은 매력적인 옵션”이라고 말했다. 남프랑스 등 전통적인 휴가지가 아니라 파리로 역관광을 오는 사람도 늘고 있다. 특히 편도 2.5유로(약 4000원) 기차비로 베르사유, 디즈니랜드 등 파리 근교까지 기차로 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리옹에서 파리로 가족여행을 온 줄리아 씨는 “다른 지역은 거리 기반이라 대중교통비가 비싼데, 파리는 1∼2시간 거리의 근교까지 싸게 갈 수 있다”며 “리옹 등 다른 대도시보다 파리가 저렴한 느낌”이라고 말했다.유근형 파리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에서도 “속히 전쟁을 끝내자”는 주장이 “결사 항전”을 외치는 쪽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후 3년 반 동안 전쟁이 지속되며 피해가 누적된 결과로 보인다. 전쟁 초기에는 러시아에 끝까지 맞서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이 같은 변화는 반(反)러시아 여론을 결집시켜 집권 기반을 다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5년 임기가 끝났음에도 전쟁을 이유로 대선을 실시하지 않아 집권 정당성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에는 자신과 측근의 부패를 수사하려는 정부 기관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법안을 통과시켜 전쟁 후 줄곧 자신을 지지했던 유럽연합(EU)으로부터도 큰 비판을 받았다.● 전쟁 지속 여론-젤렌스키 지지율 모두 하락여론조사회사 갤럽은 최근 15세 이상 우크라이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7일 공개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4%만이 “승리할 때까지 계속 싸워야 한다”고 답했다. 전쟁 첫해인 2022년 이 응답은 73%에 달했다. 하지만 2023년(63%), 지난해(38%)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반면 69%는 “가능한 한 빨리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2022년에는 22%에 그쳤지만 불과 3년 만에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땅을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생각과는 달리 ‘휴전을 위해서라면 영토 양보도 가능하다’는 주장도 더 이상 금기가 아니라고 진단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 또한 하락세다. 6일 수도 키이우의 국제사회학연구소(KIIS)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는 58%에 그쳤다. 미국과 광물 협정을 체결했던 올 5월(74%)보다 16%포인트 하락한 것. 전쟁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줄고 부패 수사 약화 등 젤렌스키 정권의 실정이 계속된 결과라고 KIIS는 분석했다. 반젤렌스키 진영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10일 독일 빌트지 인터뷰에서 “모든 국민이 전쟁에 지쳤다”며 영토 양보에 대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클리치코 시장은 “일부 국민은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넘겨줄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대통령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일부 영토를 내주더라도 속히 휴전하자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밴스 “우크라 포함 3자 회담 추진” 한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1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15일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시키는 ‘3자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8일 미국과 러시아가 정상회담 사실을 공개한 후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가 빠진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국제 사회의 비판 여론이 고조된 것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다만, 3자 회담을 거부해 온 푸틴 대통령이 여기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다. 밴스 부통령 또한 그간 휴전 논의가 진전을 보지 못한 이유가 “푸틴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또 15일 회담의 결과가 양측 모두에게 엄청난 만족을 주기는 어렵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둘 다 불만을 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 전쟁 정당성 확보 등에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우크라이나의 유명 경제학자인 로만 셰레메타는 11일 키이우포스트 기고문에서 “트럼프가 ‘현대판 히틀러(푸틴)’에 굴복했다. 이번 회담은 전적으로 러시아 이익에만 부합한다”고 불만을 표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뒤는 물론이고,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양국 정상의 첫 대면 회담이다.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전쟁의 ‘출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개했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가능성에 대해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 매우 곧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또한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이 두 정상의 15일 회동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조건으로 ‘현재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양보해야 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매우 복잡하다”면서도 “일부(영토)는 돌려받을 것이고 일부는 교환할 것”이라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이번 전쟁 후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등을 모두 갖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이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해야 휴전을 고려하겠단 입장이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일 “어떤 영토도 내줄 수 없다”며 반발했다.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관세 압박을 무기로 휴전을 강조하고 동시에 러시아에 넘겨주는 영토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한 인도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역시 러시아 원유를 대거 사들이는 중국에도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美-러, 우크라 땅 주고받기로 휴전 접점 찾을듯… 우크라는 반발트럼프-푸틴 15일 ‘알래스카 회담’WP “푸틴, 남동부 4개 점령지역중… 2곳 합병, 2곳은 現전선 유지 원해”우크라-유럽 “수용 불가” 반발에도… “우크라 배제한 회담, 한계 분명” 지적푸틴, 10년 만에 美 영토 밟게 돼“크림반도와 돈바스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해야 한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우크라이나인은 땅을 내주지 않을 것이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가운데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협상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푸틴 대통령은 2014년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2022년 2월 전쟁 발발 후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주 등 4개 지역을 영토로 합병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6일 러시아를 찾은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에게도 우크라이나군이 최대 격전지인 도네츠크주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 주요국은 “휴전보다 먼저 영토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첨예한 양측의 차이를 어떻게 중재하고, 특히 러시아를 얼마나 강하게 압박하느냐에 따라 정상회담의 성과가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푸틴 “도네츠크-루한스크 완전 확보” 주장이번 정상회담은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태생적 한계가 분명하단 지적이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 측은 줄곧 3자 회담을 원했지만 러시아 측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백악관은 3자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고 NBC방송 등이 전했다.회담의 관건은 러시아가 대부분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4개 주를 어떻게 할 것이냐다. 러시아는 현재 이들 지역의 약 60∼80%를 점유하고 있으며 특히 도네츠크주의 통제권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전체 우크라이나 영토를 기준으로는 러시아가 전쟁 뒤 약 20%를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은 8일 ‘휴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일부(영토)를 돌려받고 일부는 교환할 것”이라고 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6일 윗코프 특사에게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러시아가 갖되 헤르손과 자포리자는 현재 전선을 유지하는’ 휴전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반면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3년 넘게 자유와 안보를 위해 싸워온 우크라이나인들을 배제한 채 결정될 수 없다”고 반발했다. 9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이에 동조했다.유럽 주요국은 설사 우크라이나가 일부 영토를 포기하더라도 ‘등가 교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토 포기 시 러시아가 강하게 반대하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같은 안전보장 장치가 수반돼야 한다는 의미다.● 옛 러 영토 알래스카도 주목두 정상의 만남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이후 6년 만이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 땅을 밟는 것은 2015년 9월 뉴욕 유엔 총회 참석 후 10년 만이다.이번 회담 장소가 제정 러시아의 영토였던 알래스카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알래스카주는 러시아 영토에서 가장 가까운 미국 땅이다. 19세기 내내 대영제국과의 패권 경쟁으로 재정난에 시달렸던 제정 러시아가 1868년 상대적으로 헐값으로 여겨지는 720만 달러에 미국에 판매했다.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줄곧 국제사회의 강한 비판을 받았던 푸틴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현직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외교적 승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러시아가 헐값에 알래스카를 미국에 넘겨줬으니 미국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가져가는 것을 용인해달라는 식의 해석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샘 그린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WP에 “알래스카 회담은 영토를 사고팔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끔찍한 상징성”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비영리단체 ‘우크라이나를 위한 희망’의 유리 보예츠코 대표도 “트럼프와의 만남 자체로 푸틴은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진단했다.푸틴 대통령은 전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아동의 강제 납치에 연루됐다는 혐의로 2023년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다. 미국과 러시아는 ICC 당사국이 아니어서 두 나라 중 한 곳에서 회담을 열 수밖에 없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또한 러시아 대통령을 미국 땅으로 오도록 했다는 성과를 과시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완전 점령 계획에 대해 “우리의 목표는 가자지구 점령이 아니라 해방”이라고 주장했다.AP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기자회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를 완전히 패배시키고 일을 끝내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며 “전쟁이 길어지면 많은 인질들이 굶어 죽을 수 있다. 나는 전쟁을 오래 끌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이어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전쟁을 끝내고 싶기 때문에 상당히 짧은 일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네타냐후 총리는 8일 가자지구 완전 점령 계획을 공개했고,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초기 작전으로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점령 계획을 승인했다. 이에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유럽국들은 더 큰 유혈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이런 비판 여론을 의식한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의 목표는 가자를 점령하는 것이 아니라, 하마스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무관한 민간 행정부를 가자지구에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며칠간 군에 “더 많은 외신 기자를 들여보내라”고 지시했다. 군 동행 취재 외에는 외신 기자들의 가자지구 출입이 막혀왔다는 점에서 이례적 변화라고 AP통신은 전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빠르면 다음 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6일 밝혔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보좌관 또한 7일 “실무자들이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 푸틴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3자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러 혹은 미-러-우크라 정상회담이 열릴지와 2022년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및 종전 계기가 마련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휴전에 내내 미온적이던 푸틴 대통령의 태도가 바뀐 배경으로 미국이 6일 인도에 부과한 25%의 추가 관세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에도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해 온 인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총 50%(상호관세 25%, 추가 관세 25%)의 관세 폭탄을 투하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계속될수록 푸틴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등이 뭉치는 모습도 감지된다. 로이터통신은 모디 총리가 31일 중국 톈진에서 개막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018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찾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푸틴과 조기에 만날 가능성 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을 언제 만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매우 조기에(very soon) 만날 가능성이 상당하다(good chance)”고 답했다. 그는 올 1월 재집권 후 푸틴 대통령과 수차례 통화했지만 직접 만나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3시간가량 푸틴 대통령을 만난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의 러시아 방문을 두고도 트루스소셜에 “매우 생산적이었다. 큰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 주요국 정상과도 통화하며 3자 정상회담 계획안을 설명했다며 “모두가 이 전쟁이 반드시 종결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러시아가 좀 더 휴전에 의향을 보인 것 같다”고 했다. 우샤코프 보좌관 또한 “미국 측의 제안으로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회담 장소도 합의됐으며 조만간 알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촉박한 기간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회담이 다음 주에 개최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NN은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그렇게 빠른 시일 안에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브릭스 정상은 反트럼프 연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산유국인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도 인도와 중국에 대규모 원유를 판매하며 전쟁 자금을 충당하고 있으며, 이런 경제적 자신감이 러시아가 휴전에 소극적인 이유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8일까지 러시아가 휴전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의 상대 교역국에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특히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러시아 원유 수입을 이유로 중국에도 (인도처럼)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는 인도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다른 나라도 대상이 될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중국일 수 있다”고 답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기 위해 인도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브릭스(BRICS) 주요국이 ‘반(反)트럼프’ 전선을 구축하는 모습도 뚜렷하다. 약 3500km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1962년 국경 분쟁을 벌인 뒤 아직까지도 산발적인 교전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디 총리가 중국 본토를 찾는 건 이례적이다. 푸틴 대통령 또한 올 연말 인도를 찾아 모디 총리와 회담하기로 했다고 인도 고위 관리가 7일 밝혔다. NYT는 “미국의 2차 관세가 중국 견제를 위해 손을 잡아 온 ‘미국-인도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으로부터 50%의 상호관세 폭탄을 맞은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도 6일 로이터통신에 “대화할 뜻이 없는 미국 정상(트럼프)과 대화하는 건 굴욕”이라며 브릭스의 여러 지도자와 현 사태의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빠르면 다음 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6일 밝혔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보좌관 또한 7일 “실무자들이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이 전했다.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 푸틴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3자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러 혹은 미-러-우크라 정상회담이 열릴지 여부와 2022년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및 종전 계기가 마련될 지 관심이다.휴전에 내내 미온적이던 푸틴 대통령의 태도가 바뀐 배경으로 미국이 6일 인도에 부과한 25%의 추가 관세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에도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해 온 인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총 50%(상호관세 25%, 추가 관세 25%)의 관세 폭탄을 투하했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계속될수록 푸틴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등이 뭉치는 모습도 감지된다. 로이터통신은 모디 총리가 31일 중국 톈진에서 개막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018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찾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푸틴과 조기에 만날 가능성 커”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을 언제 만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매우 조기에(very soon) 만날 가능성이 상당하다(good chance)”고 답했다. 그는 올 1월 재집권 후 푸틴 대통령과 수차례 통화했지만 직접 만나진 않았다.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같은 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3시간가량 푸틴 대통령을 만난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의 러시아 방문을 두고도 “매우 생산적이었다. 큰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 주요국 정상과도 통화하며 3자 정상회담 계획안을 설명했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모두가 이 전쟁이 반드시 종결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고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그것(휴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러시아가 이제 좀 더 휴전에 의향을 보인 것 같다”고 밝혔다.우샤코프 보좌관 또한 “미국 측의 제안으로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회담 장소도 합의됐으며 조만간 알리겠다”고 밝혔다.다만 촉박한 기간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회담이 다음 주에 개최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NN은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그렇게 빠른 시일 안에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브릭스 정상은 反트럼프 연대트럼프 2기 행정부는 산유국인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도 인도와 중국에 대규모 원유를 판매하며 전쟁 자금을 충당하고 있으며, 이런 경제적 자신감이 러시아가 휴전에 소극적인 이유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8일까지 러시아가 휴전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의 상대 교역국에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특히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러시아 원유 수입을 이유로 중국에도 (인도처럼)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는 인도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다른 나라도 대상이 될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중국일 수 있다”고 답했다.이런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기 위해 인도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브릭스(BRICS) 주요국이 ‘반(反)트럼프’ 전선을 구축하는 모습도 뚜렷하다. 약 3500km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1962년 국경 분쟁을 벌인 뒤 아직까지도 산발적인 교전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디 총리가 중국 본토를 찾는 건 이례적이다. NYT는 “미국의 2차 관세가 중국 견제를 위해 손을 잡아 온 ‘미국-인도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미국으로부터 50%의 상호관세 폭탄을 맞은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도 6일 로이터통신에 “대화할 뜻이 없는 미국 정상(트럼프)과 대화하는 건 굴욕”이라며 브릭스의 여러 지도자와 현 사태의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에 미온적인 러시아를 향해 “8일부터 대(對)러 경제 제재를 시행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협상에 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5일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휴전에 동의하지 않으면 러시아는 물론이고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사들이는 중국, 인도 등에도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전쟁 발발 후 각각 70∼80% 정도를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4개 지역을 완전히 점령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단이 세 차례의 회담을 가진 건 푸틴 대통령이 ‘평화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어주기 위해서일 뿐 진정한 휴전 의지는 없다고 밝혔다. 이는 전쟁의 장기화로 전황이 국력과 군사력에서 압도적인 러시아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 발발 후 서방의 제재가 약 3년 반 동안 이어졌지만 러시아에 결정적 타격을 미치지는 못했다는 자신감에 따른 행보로도 풀이된다. 최근 러시아군 수뇌부는 푸틴 대통령에게 “2, 3개월 안에 우크라이나의 최전방 저지선이 붕괴될 수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는 6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윗코프 특사의 러시아 방문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면 미국이 러시아가 노후 유조선을 동원해 원유와 천연가스를 파는 이른바 ‘그림자 함대’를 겨냥한 추가 제재를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그림자 함대는 다른 나라 국기를 게양하거나 소유 구조를 숨겨 대러 석유 수출 제재를 우회하는 유조선을 뜻한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5일 러시아가 미국의 제재를 피하고 대화 채널 유지를 위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 등을 멈추는 ‘공중전 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5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X’에 “러시아 경제는 계속 쇠퇴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결의는 민감하다”며 “이것(제재)이 많은 걸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를 완전히 점령하기로 결심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가 5일 전했다.이스라엘 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예루살렘포스트에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완전 점령 결심을 최근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에게 전하며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임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군 훈련소에서 신병들에게 “여전히 가자지구에서 적을 섬멸하고 인질을 석방해 가자지구가 다시는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는 이 임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자국 인질을 억류하고 있다는 것을 명분으로 20개월 동안 군사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가자지구 봉쇄가 길어지면서 식량과 물 부족이 심화하고 기아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식량을 구하기 위해 구호소에 몰린 민간인들이 사망하는 사례도 계속되고 있다.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휴전협상에서 모든 생존 인질의 석방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군사작전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 관계자는 가자지구 완전 점령 작전에 대해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고 전했다.다만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자미르 이스라엘 참모총장은 가자지구 완전 점령 작전이 생존 인질들의 생사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미르 참모총장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대한 선택지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네타냐후 총리의 가자지구 점령안에 대한 국제 사회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로슬라브 옌차 유엔 유럽·중앙아시아·아메리카 담당 사무차장보는 5일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수백만 팔레스타인인에게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으며, 가자에 남아있는 인질들의 생명을 더욱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가자 분쟁에 대한 군사적 해결책은 없다”고 강조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