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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뒤는 물론이고,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양국 정상의 첫 대면 회담이다.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전쟁의 ‘출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개했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가능성에 대해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 매우 곧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또한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이 두 정상의 15일 회동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조건으로 ‘현재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양보해야 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매우 복잡하다”면서도 “일부(영토)는 돌려받을 것이고 일부는 교환할 것”이라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이번 전쟁 후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등을 모두 갖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이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해야 휴전을 고려하겠단 입장이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일 “어떤 영토도 내줄 수 없다”며 반발했다.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관세 압박을 무기로 휴전을 강조하고 동시에 러시아에 넘겨주는 영토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한 인도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역시 러시아 원유를 대거 사들이는 중국에도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美-러, 우크라 땅 주고받기로 휴전 접점 찾을듯… 우크라는 반발트럼프-푸틴 15일 ‘알래스카 회담’WP “푸틴, 남동부 4개 점령지역중… 2곳 합병, 2곳은 現전선 유지 원해”우크라-유럽 “수용 불가” 반발에도… “우크라 배제한 회담, 한계 분명” 지적푸틴, 10년 만에 美 영토 밟게 돼“크림반도와 돈바스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해야 한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우크라이나인은 땅을 내주지 않을 것이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가운데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협상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푸틴 대통령은 2014년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2022년 2월 전쟁 발발 후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주 등 4개 지역을 영토로 합병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6일 러시아를 찾은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에게도 우크라이나군이 최대 격전지인 도네츠크주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 주요국은 “휴전보다 먼저 영토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첨예한 양측의 차이를 어떻게 중재하고, 특히 러시아를 얼마나 강하게 압박하느냐에 따라 정상회담의 성과가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푸틴 “도네츠크-루한스크 완전 확보” 주장이번 정상회담은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태생적 한계가 분명하단 지적이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 측은 줄곧 3자 회담을 원했지만 러시아 측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백악관은 3자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고 NBC방송 등이 전했다.회담의 관건은 러시아가 대부분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4개 주를 어떻게 할 것이냐다. 러시아는 현재 이들 지역의 약 60∼80%를 점유하고 있으며 특히 도네츠크주의 통제권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전체 우크라이나 영토를 기준으로는 러시아가 전쟁 뒤 약 20%를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은 8일 ‘휴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일부(영토)를 돌려받고 일부는 교환할 것”이라고 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6일 윗코프 특사에게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러시아가 갖되 헤르손과 자포리자는 현재 전선을 유지하는’ 휴전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반면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3년 넘게 자유와 안보를 위해 싸워온 우크라이나인들을 배제한 채 결정될 수 없다”고 반발했다. 9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이에 동조했다.유럽 주요국은 설사 우크라이나가 일부 영토를 포기하더라도 ‘등가 교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토 포기 시 러시아가 강하게 반대하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같은 안전보장 장치가 수반돼야 한다는 의미다.● 옛 러 영토 알래스카도 주목두 정상의 만남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이후 6년 만이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 땅을 밟는 것은 2015년 9월 뉴욕 유엔 총회 참석 후 10년 만이다.이번 회담 장소가 제정 러시아의 영토였던 알래스카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알래스카주는 러시아 영토에서 가장 가까운 미국 땅이다. 19세기 내내 대영제국과의 패권 경쟁으로 재정난에 시달렸던 제정 러시아가 1868년 상대적으로 헐값으로 여겨지는 720만 달러에 미국에 판매했다.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줄곧 국제사회의 강한 비판을 받았던 푸틴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현직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외교적 승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러시아가 헐값에 알래스카를 미국에 넘겨줬으니 미국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가져가는 것을 용인해달라는 식의 해석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샘 그린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WP에 “알래스카 회담은 영토를 사고팔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끔찍한 상징성”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비영리단체 ‘우크라이나를 위한 희망’의 유리 보예츠코 대표도 “트럼프와의 만남 자체로 푸틴은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진단했다.푸틴 대통령은 전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아동의 강제 납치에 연루됐다는 혐의로 2023년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다. 미국과 러시아는 ICC 당사국이 아니어서 두 나라 중 한 곳에서 회담을 열 수밖에 없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또한 러시아 대통령을 미국 땅으로 오도록 했다는 성과를 과시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완전 점령 계획에 대해 “우리의 목표는 가자지구 점령이 아니라 해방”이라고 주장했다.AP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기자회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를 완전히 패배시키고 일을 끝내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며 “전쟁이 길어지면 많은 인질들이 굶어 죽을 수 있다. 나는 전쟁을 오래 끌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이어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전쟁을 끝내고 싶기 때문에 상당히 짧은 일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네타냐후 총리는 8일 가자지구 완전 점령 계획을 공개했고,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초기 작전으로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점령 계획을 승인했다. 이에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유럽국들은 더 큰 유혈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이런 비판 여론을 의식한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의 목표는 가자를 점령하는 것이 아니라, 하마스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무관한 민간 행정부를 가자지구에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며칠간 군에 “더 많은 외신 기자를 들여보내라”고 지시했다. 군 동행 취재 외에는 외신 기자들의 가자지구 출입이 막혀왔다는 점에서 이례적 변화라고 AP통신은 전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빠르면 다음 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6일 밝혔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보좌관 또한 7일 “실무자들이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 푸틴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3자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러 혹은 미-러-우크라 정상회담이 열릴지와 2022년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및 종전 계기가 마련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휴전에 내내 미온적이던 푸틴 대통령의 태도가 바뀐 배경으로 미국이 6일 인도에 부과한 25%의 추가 관세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에도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해 온 인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총 50%(상호관세 25%, 추가 관세 25%)의 관세 폭탄을 투하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계속될수록 푸틴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등이 뭉치는 모습도 감지된다. 로이터통신은 모디 총리가 31일 중국 톈진에서 개막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018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찾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푸틴과 조기에 만날 가능성 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을 언제 만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매우 조기에(very soon) 만날 가능성이 상당하다(good chance)”고 답했다. 그는 올 1월 재집권 후 푸틴 대통령과 수차례 통화했지만 직접 만나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3시간가량 푸틴 대통령을 만난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의 러시아 방문을 두고도 트루스소셜에 “매우 생산적이었다. 큰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 주요국 정상과도 통화하며 3자 정상회담 계획안을 설명했다며 “모두가 이 전쟁이 반드시 종결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러시아가 좀 더 휴전에 의향을 보인 것 같다”고 했다. 우샤코프 보좌관 또한 “미국 측의 제안으로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회담 장소도 합의됐으며 조만간 알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촉박한 기간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회담이 다음 주에 개최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NN은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그렇게 빠른 시일 안에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브릭스 정상은 反트럼프 연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산유국인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도 인도와 중국에 대규모 원유를 판매하며 전쟁 자금을 충당하고 있으며, 이런 경제적 자신감이 러시아가 휴전에 소극적인 이유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8일까지 러시아가 휴전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의 상대 교역국에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특히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러시아 원유 수입을 이유로 중국에도 (인도처럼)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는 인도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다른 나라도 대상이 될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중국일 수 있다”고 답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기 위해 인도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브릭스(BRICS) 주요국이 ‘반(反)트럼프’ 전선을 구축하는 모습도 뚜렷하다. 약 3500km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1962년 국경 분쟁을 벌인 뒤 아직까지도 산발적인 교전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디 총리가 중국 본토를 찾는 건 이례적이다. 푸틴 대통령 또한 올 연말 인도를 찾아 모디 총리와 회담하기로 했다고 인도 고위 관리가 7일 밝혔다. NYT는 “미국의 2차 관세가 중국 견제를 위해 손을 잡아 온 ‘미국-인도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으로부터 50%의 상호관세 폭탄을 맞은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도 6일 로이터통신에 “대화할 뜻이 없는 미국 정상(트럼프)과 대화하는 건 굴욕”이라며 브릭스의 여러 지도자와 현 사태의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빠르면 다음 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6일 밝혔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보좌관 또한 7일 “실무자들이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이 전했다.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 푸틴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3자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러 혹은 미-러-우크라 정상회담이 열릴지 여부와 2022년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및 종전 계기가 마련될 지 관심이다.휴전에 내내 미온적이던 푸틴 대통령의 태도가 바뀐 배경으로 미국이 6일 인도에 부과한 25%의 추가 관세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에도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해 온 인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총 50%(상호관세 25%, 추가 관세 25%)의 관세 폭탄을 투하했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계속될수록 푸틴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등이 뭉치는 모습도 감지된다. 로이터통신은 모디 총리가 31일 중국 톈진에서 개막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018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찾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푸틴과 조기에 만날 가능성 커”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을 언제 만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매우 조기에(very soon) 만날 가능성이 상당하다(good chance)”고 답했다. 그는 올 1월 재집권 후 푸틴 대통령과 수차례 통화했지만 직접 만나진 않았다.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같은 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3시간가량 푸틴 대통령을 만난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의 러시아 방문을 두고도 “매우 생산적이었다. 큰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 주요국 정상과도 통화하며 3자 정상회담 계획안을 설명했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모두가 이 전쟁이 반드시 종결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고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그것(휴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러시아가 이제 좀 더 휴전에 의향을 보인 것 같다”고 밝혔다.우샤코프 보좌관 또한 “미국 측의 제안으로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회담 장소도 합의됐으며 조만간 알리겠다”고 밝혔다.다만 촉박한 기간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회담이 다음 주에 개최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NN은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그렇게 빠른 시일 안에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브릭스 정상은 反트럼프 연대트럼프 2기 행정부는 산유국인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도 인도와 중국에 대규모 원유를 판매하며 전쟁 자금을 충당하고 있으며, 이런 경제적 자신감이 러시아가 휴전에 소극적인 이유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8일까지 러시아가 휴전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의 상대 교역국에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특히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러시아 원유 수입을 이유로 중국에도 (인도처럼)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는 인도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다른 나라도 대상이 될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중국일 수 있다”고 답했다.이런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기 위해 인도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브릭스(BRICS) 주요국이 ‘반(反)트럼프’ 전선을 구축하는 모습도 뚜렷하다. 약 3500km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1962년 국경 분쟁을 벌인 뒤 아직까지도 산발적인 교전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디 총리가 중국 본토를 찾는 건 이례적이다. NYT는 “미국의 2차 관세가 중국 견제를 위해 손을 잡아 온 ‘미국-인도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미국으로부터 50%의 상호관세 폭탄을 맞은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도 6일 로이터통신에 “대화할 뜻이 없는 미국 정상(트럼프)과 대화하는 건 굴욕”이라며 브릭스의 여러 지도자와 현 사태의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에 미온적인 러시아를 향해 “8일부터 대(對)러 경제 제재를 시행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협상에 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5일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휴전에 동의하지 않으면 러시아는 물론이고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사들이는 중국, 인도 등에도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전쟁 발발 후 각각 70∼80% 정도를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4개 지역을 완전히 점령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단이 세 차례의 회담을 가진 건 푸틴 대통령이 ‘평화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어주기 위해서일 뿐 진정한 휴전 의지는 없다고 밝혔다. 이는 전쟁의 장기화로 전황이 국력과 군사력에서 압도적인 러시아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 발발 후 서방의 제재가 약 3년 반 동안 이어졌지만 러시아에 결정적 타격을 미치지는 못했다는 자신감에 따른 행보로도 풀이된다. 최근 러시아군 수뇌부는 푸틴 대통령에게 “2, 3개월 안에 우크라이나의 최전방 저지선이 붕괴될 수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는 6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윗코프 특사의 러시아 방문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면 미국이 러시아가 노후 유조선을 동원해 원유와 천연가스를 파는 이른바 ‘그림자 함대’를 겨냥한 추가 제재를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그림자 함대는 다른 나라 국기를 게양하거나 소유 구조를 숨겨 대러 석유 수출 제재를 우회하는 유조선을 뜻한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5일 러시아가 미국의 제재를 피하고 대화 채널 유지를 위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 등을 멈추는 ‘공중전 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5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X’에 “러시아 경제는 계속 쇠퇴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결의는 민감하다”며 “이것(제재)이 많은 걸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를 완전히 점령하기로 결심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가 5일 전했다.이스라엘 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예루살렘포스트에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완전 점령 결심을 최근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에게 전하며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임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군 훈련소에서 신병들에게 “여전히 가자지구에서 적을 섬멸하고 인질을 석방해 가자지구가 다시는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는 이 임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자국 인질을 억류하고 있다는 것을 명분으로 20개월 동안 군사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가자지구 봉쇄가 길어지면서 식량과 물 부족이 심화하고 기아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식량을 구하기 위해 구호소에 몰린 민간인들이 사망하는 사례도 계속되고 있다.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휴전협상에서 모든 생존 인질의 석방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군사작전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 관계자는 가자지구 완전 점령 작전에 대해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고 전했다.다만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자미르 이스라엘 참모총장은 가자지구 완전 점령 작전이 생존 인질들의 생사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미르 참모총장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대한 선택지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네타냐후 총리의 가자지구 점령안에 대한 국제 사회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로슬라브 옌차 유엔 유럽·중앙아시아·아메리카 담당 사무차장보는 5일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수백만 팔레스타인인에게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으며, 가자에 남아있는 인질들의 생명을 더욱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가자 분쟁에 대한 군사적 해결책은 없다”고 강조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러시아가 앞으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 얽매이지 않고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을 지상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위한 미국의 제재 시한이 8일로 다가오면서 러시아가 군사 위협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외교부는 4일 성명을 통해 독일, 덴마크, 필리핀, 호주 등에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이 배치된 사실을 거론하며 “러시아도 더 이상 중거리 및 단거리 지상 발사 미사일 배치 제한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연방은 2019년 INF 종료 후에도 이 조약을 자발적으로 지키려 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에도 INF 금지 무기체계 배치를 상호 자제하자고 촉구해 왔다”며 “하지만 러시아의 이런 노력은 상호적 반응을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INF는 냉전 후반인 1987년 미국과 소련이 군비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체결한 조약이다. 사거리 500∼5500km의 단거리, 중거리 미사일을 폐기하고 생산·실험·배치를 상호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미국은 2019년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INF에서 탈퇴했다. 당시 사실상 조약이 파기됐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그간 러시아는 INF에서 금지한 미사일 개발을 자체 유예한다는 방침을 유지해 왔다. 다만, 러시아도 공식적으로 INF 탈퇴를 선언한 것이라 조만간 추가적인 미사일 배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에 맞서고 있는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도 본격화되고 있다. 네덜란드 국방부는 4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미국산 무기 구매대금 중 5억 유로(약 8000억 원)를 부담하겠다고 발표했다. 나토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자금 조달 체계(PURL)의 첫 기여국으로 나선 것이다. PURL은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무기를 공급하되, 비용은 전액 나토 회원국이 부담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구체화됐다.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무기 목록을 통보하면 나토 회원국들이 각출해 미국에 비용을 지불하고,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네덜란드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다른 동맹들도 곧 중대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나토 4개국은 4일 러시아 북극 연안에서 해상 훈련을 실시했다. 나토 연합해상사령부(MARCOM)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포르투갈, 독일이 노르웨이 북부 해안과 북극해에서 기동 훈련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정책 전문매체 유랙티브는 1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맞서 핵잠수함 2척을 배치하겠다고 밝힌 후 이번 훈련이 진행된 사실을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핵잠수함의 구체적인 위치는 밝히지 않은 채 “있어야 할 장소에 도착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 모두 핵 언사에 아주 조심해야 한다”고 응수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세계 최대 공연·예술축제 ‘아비뇽 페스티벌’이 내년 공식 초청언어(Guest Language)로 한국어를 선정하자 많은 이들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중국어와 일본어를 제치고 아시아권 언어 최초로 선정된 부분에 의미 부여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 콧대 높은 세계 주류 무대에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드러낼 기회가 왔다는 것이었다. 방탄소년단(BTS), 기생충, 오징어게임,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이어진 ‘K컬처의 승리’가 재현되리라는 기대감도 생겼다. 프랑스에서 느낀 ‘국뽕의 순간’이었다. 아비뇽, 韓 문화 과시하는 자리 아냐 하지만 아비뇽 측의 설명은 사뭇 달랐다.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뽐내라는 차원의 선정이 아님을 강조했다. 아비뇽 페스티벌은 2022년부터 ‘언어를 통한 문화 다양성 복원과 극단주의 극복’을 목표로 공식 초청언어 제도를 도입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간의 차이를 드러내는 게 세계인의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2022년 첫 초청언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영어였다. 영미(英美)권 주류 문화를 조명하자는 취지가 아니었다. 오히려 미국, 영국, 캐나다, 필리핀 등 영어 사용권 국가들이 지닌 다양한 문화적 차이를 공유하며 극우적 시각과 지역 우선주의를 극복해 보려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공을 들였다. 올해의 초청언어인 아랍어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아랍어권을 하나의 문화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실제로는 국가 간 문화적 차이는 상당하다. 아비뇽은 아랍 언어권 내부의 이질성과 다양성을 드러냄으로써 극단적이고, 획일적인 시각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했다. 그렇다면 아비뇽은 왜 남북한을 합쳐 1억 명도 채 사용하지 않는 한국어에 주목했을까. 숫자상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중국어, 일본어 등을 제쳐두고서 말이다. 티아구 호드리게스 아비뇽 페스티벌 예술감독은 한국 문화의 다양성과 보편성에 주목했다고 한다. 한국 문화가 하나의 색이 아니라 프리즘에 비춘 빛처럼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어 세계인들에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종대왕의 의도에 따라 한글이 익히기 쉽게 설계된 점도 문화 수용성을 높이는 요인일 것이다. 실제로 파리의 한글학교에는 대기가 필요할 정도로 수강자들이 몰리고 있다. “일단 진입하면 배우기 쉽다”는 반응이 많다고 한다. 한국 문화가 세계인과 만났을 때의 변주와 확장성도 아비뇽이 주목하는 지점이다. 일례로 노벨문학상 작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이탈리아 유명 연출가 다리아 데플로리안에 의해 연극으로 만들어져 유럽 각지에 깊은 울림을 줬다. 내년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도 한국어를 매개로 한 유럽 예술가의 작품이 대거 소개될 예정이다. 주최 측은 남한과 북한을 아우를 수 있는 작품 발굴에도 관심이 많다.‘국뽕’ 덜고 ‘다양성 확장’에 집중해야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명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 됐을지 모른다.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세심하게 살려가야겠지만, 내셔널리티를 강하게 드러내면 조금은 촌스러워지는 상황이 돼 버린다. 한국적인 것을 강조할수록 배타적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고, 해외 문화계의 반감을 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미 ‘K한류’에 대한 집착, 나아가 콘텐츠의 산업적 성공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극소수의 콘텐츠만 살리고, 문화 다양성을 훼손시킬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K콘텐츠의 산업적 측면을 중시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네이버 출신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우려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세계는 BTS가 ‘한국 문화’여서가 아니라, BTS 그 자체에 열광하고 있다. BTS란 그룹의 개성과 수준 높은 음악에 박수를 치는 것이다. 이제는 국뽕을 조금 덜고 아비뇽이 주목했던 우리 문화의 다양한 숨결에 한번 집중해 보면 어떨까. 한국 문화는 K 수식어나 화려한 포장 없이도 세계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유근형 파리 특파원 noel@donga.com}

러시아가 앞으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 얽매이지 않고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을 지상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위한 미국의 제재 시한이 8일로 다가오면서 러시아가 군사 위협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러시아 외무부는 4일 성명을 통해 독일, 덴마크, 필리핀, 호주 등에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이 배치된 사실을 거론하며 “러시아도 더 이상 중거리 및 단거리 지상 발사 미사일 배치 제한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연방은 2019년 INF 종료 후에도 이 조약을 자발적으로 지키려 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에게도 INF 금지 무기체계 배치를 상호 자제하자고 촉구해왔다”며 “하지만 러시아의 이런 노력은 상호적 반응을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INF는 냉전 후반인 1987년 미국과 소련이 군비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체결한 조약이다. 사거리 500~5500㎞의 단거리, 중거리 미사일을 폐기하고 생산·실험·배치를 상호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미국은 2019년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INF에서 탈퇴했다. 당시 사실상 조약이 파기됐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그간 러시아는 INF에서 금지한 미사일 개발을 자체 유예한다는 방침을 유지해 왔다. 다만, 러시아도 공식적으로 INF 탈퇴를 선언한 것이라 조만간 러시아도 추가적인 미사일 배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에 맞서고 있는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도 본격화되고 있다. 네덜란드 국방부는 4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미국산 무기 구매대금 중 5억 유로(약 8000억 원)를 부담하겠다고 발표했다. 나토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자금 조찰 체계(PURL)의 첫 기여국으로 나선 것이다. PURL은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무기를 공급하되, 비용은 전액 나토 회원국들이 부담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구체화됐다.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무기 목록을 통보하면 나토 회원국들이 각출해 미국에 비용을 지불하고,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네덜란드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다른 동맹들도 곧 중대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한편, 나토 4개국은 4일 러시아 북극 연안에서 해상 훈련을 실시했다. 나토 연합해상사령부(MARCOM)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포르투갈, 독일이 노르웨이 북부 해안과 북극해에서 기동 훈련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정책 전문매체 유랙티브는 1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맞서 핵잠수함 2척을 배치하겠다고 밝힌 후 이번 훈련이 진행된 사실을 부각했다.트럼프 대통령은 3일 핵잠수함의 구체적인 위치는 밝히지 않은 채 “있어야 할 장소에 도착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 모두 핵 언사에 아주 조심해야 한다”고 응수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갈등이 무기가 아닌 대화로 해결되는 박애와 우정의 세상, 여러분(청년)은 그런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는 징표다.” 레오 14세 교황이 3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토르베르가타 지구에서 열린 ‘2025년 젊은이의 희년’ 폐막 미사에서 청년들을 향해 이같이 밝혔다. 세계 평화를 위한 청년들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과 가능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교황은 “우리는 다른 사람에 의해 야기된 가장 심각한 악으로 고통받고 있는 젊은이들과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있다”며 “가자지구, 우크라이나의 젊은이들, 전쟁으로 피범벅이 된 이 땅의 모든 이들과 함께하자”고 덧붙였다. 희년은 가톨릭에서 25년 또는 50년마다 선포하는 은총의 기간이다. 이번 희년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2026년 1월 6일까지다. 특히 지난달 28일부터 3일까지는 18∼35세 신자를 위한 ‘젊은이의 희년’ 주간으로 지정됐다. 교황은 선한 일을 하기 위한 과감한 선택과 용기를 강조했다. 2일 철야기도에서 교황은 “우정이야말로 세상을 진짜 바꿀 수 있고 평화로 가는 길”이라며 “세상에 정의와 평화의 증인인 복음 전도사가 얼마나 많이 필요한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5월 즉위한 레오 14세가 처음 대규모 청년들과 만나는 자리란 점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바티칸은 전 세계에서 100만 명이 넘는 청년들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교황은 지난달 29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개막 미사에서 지붕 없는 전용 행사 차량 ‘포프모빌’을 타고 깜짝 등장해 참석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참석자들은 기도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음악 공연을 즐기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대회가 2000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가톨릭 우드스톡’이라고 불렸던 세계청년대회장 같았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교황은 2027년 8월 3∼8일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WYD)’ 본대회 일정을 직접 언급하며 방한을 예고했다. WYD는 교황이 참가하는 세계 가톨릭 청년들의 최대 축제다.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창설했으며, 2∼4년 간격으로 대륙을 순회하며 열리고 있다. 2027 서울 WYD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 교구에서 5일간 열리는 교구 대회(사전 행사)와 서울에서 6일간 열리는 본대회로 나뉜다. 본대회에서는 개막 미사를 시작으로 각국 주교들의 교리 교육, 박람회, 교황과의 밤샘 기도 및 차기 개최국 발표 등이 진행된다. 2027 서울 WYD 조직위원회는 50만∼70만 명이 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며,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이스라엘 인질과 영양실조 상태인 팔레스타인 어린이의 영상을 연이어 공개했다. 가자지구의 참상을 드러내며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적인 휴전 협상 참여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660일 넘게 억류된 이스라엘인 인질 에비아타르 다비드(24)의 영상을 공개했다. 다비드는 좁고 어두운 동굴 속에서 생활하며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상태다. 그는 삽을 든 채 “이곳이 나의 무덤일 것 같다. 며칠간 음식을 먹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나는 총리에게 완전히 버림받았다. 총리는 나와 적에게 잡힌 모든 인질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의 모습도 공개하며 “점령군(이스라엘군)이 그들을 굶기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하마스 연계 무장조직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는 지난달 31일 독일·이스라엘 이중 국적자인 인질 롬 브라슬라브스키(21)의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영상에서 가자지구 기아 위기에 대한 뉴스를 시청하다 이스라엘 정부에 석방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스라엘군은 생존자 기준 현재 20명의 인질이 하마스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군사 작전을 이어 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2일 굶주린 가자지구 주민들이 식량을 구하러 모인 가자인도주의재단(GHF) 배급소 2곳 근처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최소 10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국경 인근 검문소에서도 식량을 받기 위해 몰려든 군중 19명이 총격에 사망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발포 사실을 부인하며 최루 스프레이나 공포탄만 사용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한편 유엔에 따르면 5월 27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GHF 배급소 근처에서 859명이 사망했다. 또 유엔 주도 식량 수송 경로에서도 수백 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이스라엘은 구호품 공중 투하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식량 등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가자 주민들에게 식량이 거의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러시아의 핵 위협에 맞서 핵잠수함 두 대를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전 대통령)이 소련의 핵 공격 체계인 ‘데드 핸드(dead hand)’를 거론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미-러, 우크라 전쟁 두고 최근 계속 대립각 세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핵잠수함 두 대를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도록 지시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어리석고 선동적인 발언이 단순한 말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지난달 31일 텔레그램에 “전설적인 데드 핸드가 얼마나 위험한지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데드 핸드는 소련 시절 적의 공격에 지도부가 무너졌을 때 핵미사일 등이 발사되도록 설계된 보복 공격 시스템이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보유 중인 핵잠수함 71척 중 20여 척을 해상에 배치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정기적으로 핵잠수함을 러시아 인근 지역으로 전략 배치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보수 매체인 뉴스맥스 인터뷰에서도 “그(푸틴)는 분명 다루기 힘든 사람”이라며 전쟁을 끝내기 위한 대화를 여러 번 나눴음에도 갑자기 우크라이나에 폭탄을 날리기 시작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자신이 러시아에 고관세 위협을 가하고 있지만 “그(푸틴)는 제재에 꽤 능하고, 피하는 법도 알고 있다”고 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압박 강도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14일 “러시아가 향후 50일 안에 종전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러시아는 물론이고 러시아의 교역국에도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2차 관세 부과의 유예 기간 또한 기존 50일에서 10∼12일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빠르면 8일부터 러시아, 러시아산 원유 등을 수입하는 주요국에 고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압박에도 對우크라 공세 높이는 러시아 하지만 푸틴 정권은 이런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가해진 러시아의 폭격으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다쳤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도 늘리고 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 3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전월보다 넓은 우크라이나 땅을 점령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는 전체의 약 19%에 달한다. 특히 양국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78%를 장악하고 있다. 1년 전(62%)보다 늘어난 수치다. 한편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에 모두 특사를 파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키스 켈로그 백악관 우크라이나 특사는 조만간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방공망 강화 계획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러시아에는 올 2월 이후 푸틴 대통령을 최소 네 차례 만난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가 파견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윗코프 특사 파견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지만 최근 방문을 승인했다고 덧붙였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러시아의 핵 위협에 맞서 핵잠수함 두 대를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전 대통령이 옛 소련의 핵 공격 체계인 ‘데드 핸드(dead hand)’를 거론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미러, 우크라 전쟁 두고 최근 계속 대립각 세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핵잠수함 두 대를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도록 지시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어리석고 선동적인 발언이 단순한 말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지난달 31일 텔레그램에 “전설적인 데드 핸드가 얼마나 위험한지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데드 핸드는 적의 공격에 러시아 지도부가 무너졌을 때 핵 미사일 등이 발사되도록 설계된 보복 공격 시스템이다.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보유 중인 핵잠수함 71척 중 20여 척을 해상에 배치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정기적으로 핵잠수함을 러시아 인근 지역으로 전략 배치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보수 매체인 뉴스맥스 인터뷰에서도 “그(푸틴)는 분명 다루기 힘든 사람”이라며 전쟁을 끝내기 위한 대화를 여러번 나눴음에도 갑자기 우크라이나에 폭탄을 날리기 시작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자신이 러시아에 고관세 위협을 가하고 있지만 “그(푸틴)은 제재에 꽤 능하고, 피하는 법도 알고 있다”고 했다.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압박 강도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14일 “러시아가 향후 50일 안에 종전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의 교역국에도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2차 관세 부과의 유예 기간 또한 기존 50일에서 10~12일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빠르면 8일부터 러시아, 러시아산 원유 등을 수입하는 주요국에 고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압박에도 對우크라 공세 높이는 러시아하지만 푸틴 정권은 이런 위협에도 아랑곳 않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가해진 러시아의 폭격으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다쳤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도 늘리고 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 3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전월보다 넓은 우크라이나 땅을 점령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는 전체의 약 19%에 달한다. 특히 양국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78%를 장악하고 있다. 1년 전(62%)보다 늘어난 수치다.한편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에 모두 특사를 파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키스 켈로그 백악관 우크라이나 특사는 조만간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방공망 강화 계획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러시아에는 올 2월 이후 푸틴 대통령을 최소 네 차례 만난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가 파견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윗코프 특사 파견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지만 최근 방문을 승인했다고 덧붙였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스라엘의 봉쇄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캐나다가 “팔레스타인을 주권국가로 인정할 수 있다”는 뜻을 지난달 30일 밝혔다. 지난달 24일 프랑스, 지난달 29일 영국에 이어 주요 7개국(G7) 중 세 번째다. 같은 달 28∼30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두 국가 해법에 관한 고위급 회의’에서도 프랑스 캐나다 스페인 포르투갈 노르웨이 호주 뉴질랜드 룩셈부르크 몰타 등 총 15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을 지지하는 성명에 서명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별도 국가를 설립해 공존하는 것을 지향한다. 이스라엘과 친이스라엘 성향인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는 국제사회의 이런 행보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의 이번 행보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니 “9월 유엔 총회 때 팔 국가 인정 가능”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달 30일 행정수도 오타와 연방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80차 회기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의도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를 배제한 팔레스타인의 총선 실시, 팔레스타인 비무장화, 장기 집권과 부정부패로 비판받고 있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 체제의 개혁 등을 ‘주권국가 인정’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카니 총리는 “오늘 아바스 수반과 장시간 통화해 개혁의 약속을 확인했다”며 “팔레스타인이 강력한 민주주의 통치 체제를 가질 수 있도록 캐나다가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은 유엔 정회원 국가가 아니다. 2012년 유엔 총회에서 ‘옵서버 단체(entity)’에서 ‘옵서버 국가(state)’로 승격해 현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을 주권국가로 인정하는 나라는 193개 유엔 회원국 중 147개국(바티칸 교황청 포함)에 이른다. 하지만 주권국가 인정의 키를 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한 국가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의결되지 못한다. 실제로 2011년과 지난해 4월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팔레스타인의 정회원 승격이 부결됐다. 미국과 가까운 한국과 일본 등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왔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의 봉쇄와 대규모 공습으로 가자지구의 기아 위기가 고조되면서 이스라엘을 제어하기 위해서라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캐나다 팔 인정하면 관세 합의 어려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트루스소셜에 2023년 10월부터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아직 휴전 협정을 맺지 못한 상태에서 캐나다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먼저 인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가 캐나다와 무역 협정을 맺기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신 그는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를 이스라엘에 긴급히 파견했다. 윗코프 특사는 가자지구 내 구호품 배급소 등을 방문하고 상황을 개선할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미르 오하나 이스라엘 의회 의장은 같은 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의원연맹(IPU) 회의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의사를 밝힌 서방 주요국을 향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수립하라”고 쏘아붙였다. 또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면 선제공격으로 이번 전쟁을 일으킨 하마스에 보상을 주는 것이며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수도 없다고 반발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이 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식량 배급을 기다리던 가자 주민에게 발포해 주민들이 사망하는 일이 거듭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가자의 한 검문소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이 발생해 식량 배급을 기다리던 주민 최소 48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가자전쟁 휴전이 교착 국면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 가자지구 병합이 비중 있게 검토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의 정치적 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연정을 구성하는 극우 성향 정당에서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가자지구 병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두 국가 해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조치라 실제 추진 시 큰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각료회의에서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 결렬 가능성에 대비해 가자지구를 부분적으로 합병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스라엘군 지휘관들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각료들은 가자지구 합병 방안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고 한다. 특히 연립정부 내 강경론자들은 가자지구 병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쿠드당의 모셰 사다 의원은 “앞으로 일어날 일은 가자지구를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정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립정부 내 극우파 인사로 분류되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에서 분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이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의 오페르 구테르만 선임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점령에 나선다면 하마스는 더 많은 이스라엘인을 목표로 삼고, 폭발물과 저격수로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 주민들의 기아를 우려하며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은 커지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9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끔찍한 상황을 끝낼 실질적 조치를 취하고 ‘두 국가 해법’을 위한 장기적 평화를 약속하지 않는다면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4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공급을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하며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에 따른 기아 위기를 비판하며 이스라엘 외교·안보장관을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했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29일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귀국하는 에어포스원에서 ‘가자지구에 기아는 없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에 많은 책임이 있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가자전쟁 휴전이 교착 국면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 가자지구 병합이 비중있게 검토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연장을 구성하는 극우 성향 정당에서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가자지구 병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두 국가 해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조치라 실제 추진시 큰 논란이 예상된다.29일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각료회의에서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 결렬 가능성에 대비해 가자지구를 부분적으로 합병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스라엘군 지휘관들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각료들은 가자지구 합병 방안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고 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주 안보 내각을 소집해 추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예루살렘포스트는 전했다.특히 연립정부 내 강경론자들은 가자지구 병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쿠르당의 모셰 사다 의원은 “앞으로 일어날 일은 가자지구를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정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립정부 내 극우파 인사로 분류되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에서 분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하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이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의 오페르 구테르만 선임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점령에 나선다면 하마스는 더 많은 이스라엘인을 목표로 삼고, 폭발물과 저격수로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가자 주민들의 기아를 우려하며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은 커지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9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끔찍한 상황을 끝낼 실질적 조치를 취하고 ‘두 국가 해법’을 위한 장기적 평화를 약속하지 않는다면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영국은 친이스라엘 외교를 펴는 미국을 의식해 두 국가 해법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진 않았다. 앞서 24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가자지구에 구호품 공급을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하며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했다. 네델란드 정부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에 따른 기아 위기를 비판하며 이스라엘 외무·안보장관을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했다.친이스라엘 성향이 강한 미국 공화당에서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해법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마저리 테일러 그린 미 하원의원(공화당)은 “이스라엘의 모든 인질은 송환돼야 하지만,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 인도적 위기, 굶주림 역시 마찬가지(끔찍한 일)”라고 비판했다. 미 공화당 의원이 가자지구 상황에 대해 제노사이드란 표현을 쓴 건 처음이라고 뉴욕타임즈(NYT)는 전했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29일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귀국하는 에어포스원에서 ‘가자지구에 기아는 없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에 많은 책임이 있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중국어, 일본어가 아닌 한국어가 모든 공연예술인에게 선망의 무대인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의 선택을 받은 것에 유럽 문화계 인사들이 많이 놀라고 있습니다.”최석규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감독(예술경영지원센터)은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카페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26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의 공식 초청언어로 한국어가 최근 선정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 감독은 “나 스스로도 언어 사용자 수나 영향력 측면에서 중국어가 선정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한국어, 그리고 한국 문화의 역동성이 유럽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아비뇽 페스티벌에 오를 한국의 공연 전시 작품을 제안하고 주최 측과 조율하는 총괄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고 있다.아비뇽 페스티벌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홀란트 페스티벌과 더불어 세계 3대 공연 축제로 꼽힌다. ‘언어 교류를 통한 문화 다양성 복원’을 모토로 2022년부터 공식 초청언어 세션을 선정해 운영해 왔다. 이를 두고 타 문화권에 다소 배타적이었던 아비뇽 페스티벌에 변화의 바람이 시작된 것이란 평가도 나왔다. 2022년 영어, 2023년 스페인어에 이어 올해는 아랍어 문화를 주제로 페스티벌이 진행됐다. 최 감독은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비프랑스권 공연은 물론 영어 자막 제공조차 적었는데 큰 변화가 프랑스 문화계에 불고 있다”고 했다. 내년에는 아시아권 최초로 한국어 특별 세션이 진행된다. 최신 유행의 한국 공연 전시가 아비뇽에서 펼쳐지고, 한국의 음식과 술 등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한국어를 매개로 작품 활동을 하는 외국인 예술가들의 작품도 소개될 예정이다. 그는 “국내에선 한국어가 단일 민족인 우리만 쓰는 언어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지만, 이미 세계는 한국어의 확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비뇽 페스티벌 측은 남북한을 아우를 수 있는 예술가 초청도 검토했다. 최 감독은 “아직 성사 여부는 밝힐 수 없지만, 언어를 통해 극단으로 분열된 세계를 치유해 보자는 게 아비뇽 페스티벌의 정신”이라고 설명했다. 아비뇽 페스티벌에선 공연 개최뿐 아니라 향후 유럽의 각종 무대에 오를 작품에 대한 계약도 진행된다. 일종의 쇼케이스가 진행되는 것. 최 감독은 “아비뇽이라는 문화 이너서클에 한국 문화를 일회성으로 소개하는 것을 넘어 좋은 예술가들이 유럽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상호관세율 15%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벌인 총력전이 화제다. EU의 적극적인 대응은 미국과 막판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는 한국에도 상당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 EU, 투자 예정 기업까지 읊으며 트럼프 설득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은 올 2월 이후 미 워싱턴을 일곱 차례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대면 협상 외에도 미국 협상 파트너와 전화 및 영상통화를 100시간 이상 했다. 예컨대 미-EU 정상회담 1주일 전 슬로바키아 자택으로 돌아가는 1000km가 넘는 긴 여정의 절반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제이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통화하는 데 보냈다. 당시 그의 차량 뒷좌석에 있던 반려견 골든리트리버 두 마리가 거친 숨소리를 내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이 러트닉 장관에게 “내가 내는 소리가 아니다”라고 말했을 정도. 협상 막판 필요한 서류를 다운로드받기 위해 와이파이가 되는 주차장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요한 질문에 대한 EU 협상단의 기민한 대응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의 골프리조트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최종 담판을 벌일 당시 EU의 6000억 달러(약 830조 원) 투자 계획에 의문을 품었다. 유럽 기업들이 거액의 대미 투자 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당시 EU 관계자들은 “투자 계획은 실질적”이라고 강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증명해 보라(prove it)”고 요구했다. 이에 EU 당국자들은 미리 준비해 놓은 ‘투자 예정 기업 리스트’를 줄줄 읊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안심시켰다고 WSJ는 보도했다. EU 협상단의 대응은 철저한 준비에 따른 것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EU 협상단은 앞서 미국과 15% 관세 협정을 타결한 일본 정부에 조언을 구해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장에서 디테일까지 파고든다”는 답변을 들었다. 투자 예정 기업 리스트 등 각종 협상 자료들을 꼼꼼히 만들어 놓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美, 협상 마지막까지 EU에 강하게 시장 개방 요구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협상 타결 직전까지 EU에 전화를 걸어 “미국 기업의 EU 시장 접근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라”고 압박했다. 미국이 관세 협상 과정에서 각국의 시장 확대를 얼마나 강조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미국은 한국에도 이 같은 요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무역 환경을 바꿔놓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진짜로 진지하다는 것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었다”며 “4월 2일 상호관세 부과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간단히 말하자면 불가능한 것이 됐다”고 말했다. 결국 EU는 미국에 강 대 강으로 맞설 수 있다는 기존 방침을 접었다. EU는 무역협상 초기에는 미국산 땅콩버터나 할리데이비드슨 오토바이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하지만 EU가 전략을 수정해 미국산 에너지 구매, 관세 인하 계획 등을 미국에 전달한 뒤에야 무역협상이 본격적으로 진전됐다고 한다. 또 EU는 7500억 달러(약 1000조 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와 60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미국산 무기 구입 같은 ‘선물 보따리’를 약속한 대가로 상호관세율을 30%에서 15%로 낮출 수 있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상호관세율 15%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벌인 총력전이 화제다. EU의 적극적인 대응은 미국과 막판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는 한국에도 상당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 EU, 투자 예정 기업 리스트까지 읊으며 트럼프 설득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은 올 2월 이후 미 워싱턴을 일곱 차례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대면 협상 외에도 미국 협상 파트너와 전화 및 영상통화를 100시간 이상 했다. 예컨대 미-EU 정상회담 1주일 전 슬로바키아 자택으로 돌아가는 1000㎞가 넘는 긴 여정의 절반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제이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통화하는데 보냈다. 당시 그의 차량 뒷좌석에 반려견인 골든리트리버 두 마리가 거친 숨소리를 내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이 러트닉 장관에게 “내가 내는 소리가 아니다”라고 말했을 정도. 협상 막판 필요한 서류를 다운로드 받기 위해 와이파이가 되는 주차장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트럼프 대통령의 집요한 질문에 대한 EU 협상단의 기민한 대응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의 골프리조트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최종 담판을 벌일 당시 EU의 6000억 달러(약 830조 원) 투자계획에 의문을 품었다. 유럽 기업들이 거액의 대미 투자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당시 EU 관계자들은 “투자계획이 실질적”이라고 강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증명해보라(prove it)”고 요구했다. 이에 EU 당국자들은 미리 준비해 놓은 ‘투자 예정기업 리스트’를 줄줄 읊으며 트럼프를 안심시켰다고 WSJ는 보도했다.EU 협상단의 대응은 철저한 준비에 따른 것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EU 협상단은 앞서 미국과 15% 관세 협정을 타결한 일본 정부에 조언을 구해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장에서 디테일까지 파고 든다”는 답변을 들었다. 투자 예정기업 리스트 등 각종 협상 자료들을 꼼꼼히 만들어놓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美, 협상 마지막까지 EU에 강하게 시장개방 요구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협상 타결 직전까지 EU에 전화를 걸어 “미국 기업의 EU 시장 접근을 강화하는데 초첨을 맞추라”고 압박했다. 미국이 관세협상 과정에서 각국의 시장 확대를 얼마나 강조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미국은 한국에도 이 같은 요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과의 무역합의를 발표하면서 미국산 제품들이 이 나라에 수출될 때 사실상 무관세가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무역환경을 바꿔놓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진짜로 진지하다는 것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었다”며 “4월 2일 상호관세 부과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간단히 말하자면 불가능한 것이 됐다”고 말했다.결국 EU는 미국에 강대강으로 맞설 수 있다는 기존 방침을 접었다. EU는 무역협상 초기에는 미국산 땅콩버터나 할리데이비드슨 오토바이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하지만 EU가 전략을 수정해 미국산 에너지 구매, 관세 인하 계획 등을 미국에 전달한 뒤에야 무역협상이 본격적으로 진전됐다고 한다. 또 EU는 7500억 달러(약 1000조 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와 6000억 달러(약 830조 원)의 대미 투자, 미국산 무기 구입 같은 ‘선물 보따리’를 약속한 대가로 상호관세율을 30%에서 15%로 낮출 수 있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리’, 유럽연합(EU)의 ‘굴욕’으로 끝났다.” 27일(현지 시간) 미국과 EU가 무역 협상을 타결한 직후 영국 텔레그래프가 내놓은 논평이다. EU가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30%보다는 낮은 15% 상호관세율을 얻어냈지만, 이번 합의로 유럽의 자동차, 명품, 제약 산업 등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EU 1, 2위 경제 대국이지만 이미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의 재정 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도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후 가장 큰 정치적,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를 내렸다.● NYT “트럼프 재집권 후 최대 성과”EU는 미국이 앞서 협상을 타결한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체급’, ‘중요도’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EU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9조4128억 달러(약 2경6781조 원)에 이르며, 미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다. 그런 만큼, 전반적으로 미국에 유리한 결과란 평가가 나오는 이번 미-EU 합의는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겐 상당한 치적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회담 뒤 들고나온 문서에는 EU의 대(對)미국 투자 금액이 5000억 달러에서 6000억 달러로 수정돼 있었다. 앞서 22일 일본과의 합의 당시 4000억 달러로 표시된 문서를 5500억 달러로 늘린 것과 유사하다. 또 EU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비용도 6000억 달러에서 7500억 달러로 수정돼 있었다. EU는 향후 막대한 규모의 미국산 군사 장비도 구매할 예정이다. 이처럼 EU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한 건 최악의 무역전쟁을 일단 피하자는 의도가 크게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비중이 높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가 미국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를 통해 미국은 EU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4월부터 부과된 25%에서 절반인 12.5%로 인하했다. 이에 EU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기존 2.5%의 관세를 더해 총 15%가 됐다. 일본과 같은 수준으로 조정된 것이다. 반면 EU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고 NYT가 EU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자동차에서도 사실상 미국이 더 유리한 결과를 얻은 것. EU는 대다수 미국산 기계류 제품에도 무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군사 위협을 막기 위해선 미국과의 안보, 군사 협력이 절실한 점도 이번 협상 과정에서 EU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데 반영됐을 것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미국이 유럽산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역시 기존 50%로 유지하기로 한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미국과 EU는 모든 항공기 및 관련 부품, 반도체 장비, 특정 복제약, 특정 화학 제품, 특정 농산물 및 천연자원과 핵심 원자재 등 전략적 품목에는 상호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합의 직후 佛과 伊에서 불만 터져 나와 상호관세율과 자동차 관세율을 낮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EU에서 적잖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28일 “의약품과 자동차 등 민감한 분야의 여러 요소가 빠져 있고, 농산물 일부 품목 면세 여부, 에너지 구매 조건 등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로랑 생마르탱 대외무역 담당 장관도 “(이번 합의는) 불균형하다. 특히 서비스 부문에서 ‘균형 회복’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추가 협상 가능성도 제기한다. EU 측이 대미(對美) 투자가 정확히 언제, 어떤 분야에서 이뤄질지 확정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향후 세부 협상에서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EU 실무진은 28일 양국 정상회담 후에도 일부 세부 사항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BBC방송도 “투자 관련 큰 숫자들이 거론됐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을 수 있다”며 협정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