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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경제난에 항의하는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4일 현재 최소 16명이 숨졌다고 이란 인터내셔널, 영국 일간 가디언, AP통신 등이 전했다.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시위대를 ‘폭도’라 규정하며 강경 진압을 예고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시작된 이란의 대정부 시위가 2일 현재 전체 31개 주 가운데 25개 주의 60여개 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시위대 15명, 보안군 1명 등 최소 16명이 숨지고 최소 44명이 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또 최소 119명이 시위 참여 혐의로 체포됐다고 현지 인권 운동가들이 전했다. 2022년 히잡 착용을 거부한 22세 마흐사 아미니가 경찰 구금 중 사망하면서 촉발된 ‘히잡 반대’ 시위 이후 최대 규모 시위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란 서부 말렉샤히에서는 무장 시위대가 경찰서에 진입하려다 보안군 1명과 시위대 2명이 사망했다. 시위대가 모스크를 공격한 사례도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이번 시위는 이란 리얄화 가치가 지난 6개월 사이 50% 이상 하락하는 등 심각한 경제 침체 여파로 지난달 28일 시작됐다. 상인들이 주도해 이번 시위는 대학생 등이 동참하면서 점차 확대됐다. 또 반정부 메시지도 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독재자에게 죽음을’ 같이 하메네이를 직접 겨냥한 구호까지 등장했다. 시위대 일부는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된 팔레비 왕조의 귀환을 바라는 구호도 외치고 있다.하메네이는 시위 발생 6일 만인 3일 이란 국영 방송에 처음 등장해 강경 진압을 시사했다. 하메네이는 “우리는 시위대와 대화해야 하지만 폭도들과 대화하는 것은 이득이 없다”며 “우리는 적에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고 폭동을 일으킨 자들은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에게 선동되거나 고용된 사람들이 이러한 상인들 뒤에서 이란 정부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이란 정부가 평화 시위대에 발포해 폭력적으로 살해할 경우 미국은 그들을 구출하러 나설 것”이라며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 중동에 주둔한 미군을 공격하겠다”고 반박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지난해 12월 16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있는 로봇 스타트업 ‘더스티 로보틱스’. 이곳에서는 청소기처럼 생긴 작은 로봇이 흰 바닥 위를 분주히 누비고 있었다. 로봇이 지나간 자리 바닥에는 건물의 외형, 배관 위치 등이 담긴 설계도가 그려졌고 그 위로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된 시공 안내문이 새겨졌다. 다양한 국적의 현장 작업자들은 언어 장벽과 상관없이 일을 할 수 있었다. 이 로봇은 미국의 대형 건설사, 데이터센터, 아파트 등에서 쓰인다. 건설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이 기술은 사람이 직접 설계도를 그리던 기존 방식보다 업무 효율을 수 배 높였다. 잭 라이스 데이비스 수석 디렉터는 “로봇이 설계도를 정확히 그려주면 사람들은 시공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 로봇 기술이 빛을 발하기까지는 실리콘밸리 특유의 ‘혁신 금융’이 든든한 연료가 됐다. 이곳 창업자들은 “투자자들은 창업 초기 2, 3년간은 수익을 안 따지고 밀어준다”고 입을 모았다. 실리콘밸리 금융 생태계에는 ‘홈런 한 번을 위해 99번의 실패를 포용한다’는 문화가 진작에 뿌리내렸다. 혁신 금융의 토양에서 성장한 구글,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은 미국 증시를 떠받치는 기둥이 됐다. 최근 미 증시가 3년 연속 20%대 상승을 이어가며 견고하게 성장하는 비결 역시 혁신 금융이 키워낸 혁신 기업의 활약에서 찾을 수 있다. 반면 혁신 금융 기반이 약한 국내에서는 한계를 느낀 창업가는 물론이고 투자처를 찾으려는 금융사들까지 실리콘밸리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이제는 혁신금융 전쟁] 〈2〉 실패해도 투자하는 실리콘밸리기술 결함 겪었던 美 로봇 스타트업실패에도 재도약 할 수 있던 비결로 벤처캐피털 꾸준한 투자 기반 꼽아유행 테마산업에 쏠리는 韓과 달리 실리콘밸리선 기업 잠재력 우선시“B급 사업도 A급 맨파워면 선택”“첫 투자자는 우리와 커피를 몇 번 마신 뒤 투자를 결정했어요.”미국 실리콘밸리 로봇 스타트업 ‘더스티 로보틱스’의 테사 라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16일(현지 시간) 첫 투자 유치 순간을 이렇게 회고했다. 2018년 창업한 라우 CEO는 창업 초기 첫 투자자와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커피를 마시며 건설 산업에 대해 새로 배운 점과 사업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시간이 가면서 우리가 점점 발전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당시 더스티 로보틱스는 신생 기업이라서 뚜렷한 성과는 없었지만 투자자들은 전진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수익성 있는 기업으로 클 수 있겠다고 본 것이다. 라우 CEO는 과거 창업에 실패했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실패해도 투자 기회를 주는 ‘혁신 금융’의 힘이 더스티 로보틱스를 키운 셈이다. 덕분에 이 기업은 7년간 약 7000만 달러(약 1011억 원) 투자를 모을 수 있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패스트컴퍼니’가 2024년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기업’에도 꼽혔다.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은 혁신 금융가들이 스타트업 실패를 이해해주고 실패를 통한 학습을 가치 있게 여긴다고 소개했다.● “여러 실패가 기업을 성장시켜” 라우 CEO는 이미 한 번 사업을 접고 더스티 로보틱스를 창업했지만 또 다른 위기를 맞았다. 초창기에 샌프란시스코의 한 건설사가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로봇을 쓰다가 반품시켰다. 작동 오류로 바닥에 설계도를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곧바로 문제점을 찾기 시작했다. 로봇을 실시간으로 제어할 때 와이파이 무선 인터넷이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를 발견했다. 이후 제품을 재설계했다. 기술이 개선됐고 당시 로봇을 퇴출시켰던 아파트 건설사를 다시 고객으로 돌렸다. 라우 CEO는 “우리의 역사는 많은 실패로 가득 차 있고 그 실패가 우리를 성장시켰다”고 회고했다. 더스티 로보틱스가 실패에도 버텨내고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생태계 역할이 컸다. 투자자들은 단기적 사업 완성도나 손익보다, 이 기술이 실패를 거쳐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본다. 99번 실패하더라도 1번의 성공을 기다려준다는 뜻이다. 이 회사의 잭 라이스 데이비스 수석 마케팅 디렉터는 “투자자들은 늘 ‘이 산업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회사들을 찾는다”고 말했다. 미국 대형 벤처캐피털들은 투자 초기 2, 3년간 수익화 여부를 묻지 않는다. 안준영 롯데벤처스 미국 지사장은 “벤처 펀딩은 육아와 비슷해서 4, 5년 만에 크길 바라는 건 큰 욕심”이라고 말했다.● “맨파워, B급 사업도 A+급으로 키운다” 데이터 분석업체 ‘디맨드세이지’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4∼6월) 미국 전역엔 114만8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운영되고 있다. 이 중 상당수가 실리콘밸리에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기업 가치 10억 달러(약 1조4455억 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은 105개다. 반면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한국 전체 유니콘 기업은 13개였다. 실리콘밸리 지역 유니콘 기업이 한국 전체의 8배다. 실리콘밸리가 유니콘 기업을 활발하게 배출할 수 있는 비결은 ‘혁신 금융’의 투자 공식이다. 혁신 투자자는 사업 자체의 우수성보다 창업 멤버 역량을 본다. 세계적인 벤처캐피털 세쿼이아는 한번 검증한 창업가를 ‘세쿼이아 패밀리’로 본다. 세쿼이아 투자를 받은 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 ‘진에딧’ 박효민 대표는 “세쿼이아는 사업보다는 사람을 검증하고, (검증된 사람들인) ‘세쿼이아 패밀리’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며 “우리에게 ‘망하더라도 다음 창업 때 우리에게 제일 먼저 오라’고 말한다”고 했다. 일리야 스트레불라예프 미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전설적인 한 벤처캐피털 투자자는 ‘나는 A급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B급 팀보다, B급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A급 팀에 투자하겠다. 왜냐하면 A급 팀은 B급 아이디어의 한계를 빠르게 파악하고, 방향을 바꿔 A+급 아이디어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반면 한국 금융권은 사람의 역량이나 기업의 가능성 대신 그때그때 유행하는 테마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인공지능(AI) 등 테마 분야가 아닌 플랫폼에 대한 투자는 얼어붙었다”면서 “특히 내수 산업을 하는 스타트업은 투자를 받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수익에 ‘0’ 하나 더 붙어” 실리콘밸리에 韓벤처 지원 조직 러시‘IBK창공’, 韓 스타트업 美진출 지원HD현대-중기부도 현지 거점 마련“장기적 안목으로 투자 방식 바꿔야”국내서도 창업 생태계 강화 목소리“미국에서 창업에 성공하면 한국보다 수익 뒷자리에 ‘0’이 하나 더 붙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IBK창공’ 관계자는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기관은 IBK기업은행 창업 육성 조직이다. 미국에서 창업에 성공하면 한국에서보다 더 큰 투자를 유치하고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실리콘밸리에선 한 번 투자 기회가 올 때 규모가 크다”며 “이곳에서 조금이라도 투자를 받으면 실패하더라도 좋은 경력으로 남는다. 이를 기반으로 다른 국가에서 재창업하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한국 은행과 대기업도 실리콘밸리에 스타트업 지원 조직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이 실리콘밸리로 향하는 이유는 혁신 자금이 풍부하고, 해외 판로를 개척할 기회가 더 다양하기 때문이다. 한국산업은행은 2021년 KDB실리콘밸리를 설립했다. 창업가가 자연스럽게 투자자를 만날 수 있는 투자 네트워킹 행사 ‘넥스트라운드’를 매년 실리콘밸리에서 연다. HD현대 공익재단인 아산나눔재단은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머테이오에 스타트업 지원 공간 ‘마루SF’를 열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얼마 안 된 창업가들에게 주거와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달 개소를 목표로 실리콘밸리 멘로파크에 스타트업·벤처캠퍼스(SVC)를 조성하고 있다. SVC는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던 중기부 산하 한국벤처투자(KVIC) 실리콘밸리 사무소를 확장해 마련한다. 정부와 기업, 은행이 한국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건 장려할 일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혁신 금융을 키워 국내 창업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위해 기업과 은행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투자한 스타트업이 빨리 성과를 내지 못해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단기적 성과가 중요한 국내 금융권에서 오랜 시간을 투입해야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벤처 투자는 외면받기 쉽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스톡홀름=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실리콘밸리=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보스턴=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런던=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서울=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서울=신무경 기자 yes@donga.com서울=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서울=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새해 첫날 스위스 남부 스키 휴양지인 크랑몬타나의 리조트 내 술집에서 화재가 발생해 수십 명이 숨졌다. 화재 원인이 아직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스위스 당국은 “테러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스위스 일간지 르누벨리스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위스 남서부 크랑몬타나에 있는 스키 리조트 내 술집에서 1일 오전 1시 30분경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최소 40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화상으로 인한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습된 시신들도 화상 정도가 심해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스위스 당국은 밝혔다. 사고 발생 초기 신년 축하 공연 중 불꽃놀이로 인한 폭발 또는 방화 가능성 등이 현지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하지만 경찰 대변인은 “폭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테러리스트의 소행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AFP에 전했다. 크랑몬타나가 속한 발레주의 베아트리스 필루드 검찰총장은 “희생자 가족 등을 고려해 정확한 원인을 밝힐 순 없지만, 현재로선 단순 화재일 가능성이 높고 누군가의 공격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술집 내 샴페인 병에 꽂아둔 생일 축하 촛불이 화재 원인이라는 목격자 증언이 나왔다. 한 목격자는 “높은 탁자 위에 놓인 샴페인 병에 초가 있었는데, 초에 불을 붙이는 순간 천장으로 불길이 붙으면서 순식간에 확산됐다”고 프랑스 방송 BFMTV에 전했다. 크랑몬타나는 고급 스키 리조트가 밀집한 스위스 알프스의 중심 도시다. 알프스 산맥의 대표 명소인 마터호른에서 북쪽으로 약 40km 떨어진 도시다. 유럽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전 세계 스키어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로 유명하다. 사고 당시 술집에는 수백 명의 관광객이 새해를 축하하기 위해 모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에는 10대 청소년과 20대 청년 약 200명도 포함돼 있었다. 이곳은 최대 수용 인원이 300명에 이르고, 테라스에서 별도로 40명이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다. 폭발이 일어난 직후 불길이 순식간에 술집을 뒤덮었고, 관광객들은 어둠 속에서 이곳을 빠져나오며 비명을 질렀다고 생존자들은 전했다. 화재가 발생한 지 몇 시간이 지난 뒤에도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고 한다. 스위스 당국은 헬리콥터 10대, 구급차 40대, 대응 요원 150명을 출동시켜 구조 작업을 벌이는 한편으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보통 광섬유 랜을 설치하려면 1년이 걸리지만, 이 장치를 쓰면 2∼3시간 만에 통신이 연결됩니다.” 지난해 12월 15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게일랑 지역에 들어선 스타트업 ‘트랜스셀레스티얼’을 찾았다. 이 회사의 모하마드 다네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신속하고 저렴하게 통신을 연결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하고 있었다. 다네시 CTO는 “광섬유 랜을 설치하려면 인허가, 땅 매립 등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이 장비로 하면 레이저를 사용한 무선이라 간편하다”고 소개했다. 이 스타트업의 통신 기술은 싱가포르뿐 아니라 일본, 인도,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첨단 기술 하나만으로 세계 자금을 싱가포르로 끌어들인 것이다. 싱가포르가 스타트업 기술의 수혜를 누리고 세계의 투자금을 끌어모은 건 혁신 금융 덕분이었다.● “벤처투자사 밀집한 싱가포르에서 사업해 성공”트랜스셀레스티얼은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싶다’는 청사진을 품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지난해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인구를 22억 명 정도로 추산했다.다네시 CTO는 “레이저 통신 기술로 세계 누구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6년 설립된 이 회사는 싱가포르로 글로벌 자금을 끌어모았다.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호주 등 여러 국가의 통신사들과 협업 중이다. 지난해 11월엔 일본 최대 통신 회사 NTT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일본은 지진, 지진해일(쓰나미), 태풍이 잦아 통신망을 빠르게 복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 스타트업에 투자한 엠파워파트너스의 캐시 마쓰이 파트너는 “지진과 태풍으로 인해 통신 네트워크가 끊겨도 이 회사의 제품을 이용하면 불과 몇 시간 만에 복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스타트업을 창업한 다네시 CTO는 이란 국적이지만 싱가포르에 회사를 세웠다. 싱가포르에 혁신 산업을 수혈해 주는 ‘혁신 금융’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사업은) 수백 곳의 벤처캐피털이 밀집한 싱가포르에서 사업했으니 가능했던 일”이라고 자평했다.싱가포르에서 스마트팜 사업에 뛰어든 ‘아치센’도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세계 곳곳과 협업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디지털 농식품 기업 ‘팜바이트’와 조인트 벤처를 세웠다. 이를 통해 말레이시아 국경 부근의 조호르-싱가포르 경제특구(JS-SEZ)에 스마트팜도 지었다. ‘제2의 딥시크’인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마누스는 지난해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긴 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에 2조 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고 인수됐다.● 세제 혜택, ‘혁신금융’ 유입 촉진싱가포르가 아시아 스타트업 요람으로 정착한 가장 큰 이유는 ‘혁신금융’이 강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에 따르면 2023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주요국 6곳(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의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 금액 중 싱가포르 점유율은 73.3%이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싱가포르에서 창업한 엄모 씨(48)는 “다양한 투자 회사들이 있어 운영 자금을 마련할 기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 상속·증여세, 양도·배당소득세가 없는 점도 수많은 혁신 금융이 유입되는 배경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소재 한 벤처캐피털의 대표는 “투자 환경이 자유로운 데다 세대 간 자산 이전도 용이해 북미권, 유럽 투자사, 기관이 싱가포르를 아시아 진출 교두보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 은행들 일찍이 ‘체질 변신’ 싱가포르의 강점으로 꼽히는 ‘전통 은행의 체질 변신’은 한국 금융권이 배워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싱가포르 은행인 DBS, UOB, OCBC는 가계대출 영업에서 벗어나 스타트업들이 차별화된 아이디어만으로 사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내놨다. 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는 아시아권 스타트업에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OCBC는 창업 후 6개월∼2년가량 된 초기 스타트업에 최대 10만 싱가포르달러(약 1억1225만 원)를 빌려주는 ‘비즈니스 퍼스트 론’을 도입했다. UOB는 스타트업 해외 확장과 기술을 지원하는 ‘핀랩(Finlab)’을 별도로 만들어 운영 중이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자회사 버텍스홀딩스의 추아 키 록 대표이사는 “싱가포르 정부는 은행이 스타트업 투자로 본 손실의 일부를 보전해주는 파격적인 정책을 시행했다. 은행들이 그 과정에서 투자 노하우를 익혔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싱가포르 등 아시아 금융 강국과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는 금융회사들이 혁신 기업들의 자금줄이 되고 있지만, 한국 금융권은 여전히 부동산 대출 중심 영업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담보 없이도 기술력만 있으면 자금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며 나서고 있지만, 국내 은행권 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와 기업이 아무리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육성에 나선다고 해도, 금융사들이 자금의 물꼬를 혁신 산업으로 돌리지 않으면 혁신 산업 육성은 물론 1%대 저성장을 벗어나기도 어렵다.● 30년째 안 바뀌는 ‘손 쉬운 영업’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분기별)에 따르면 2025년 9월 말 국내 은행권(시중·지방·인터넷전문·특수은행)의 주담대는 767조786억 원으로 전체 원화대출금(2466조1660억 원)의 31.1%를 차지했다. 9월 말 기준으로 2019년(31.3%) 이후 가장 높다. 국내 은행들이 이처럼 부동산 대출에 치중하는 이유는 기업 대출에 비해 개별 대출 규모가 작아 손실을 피하기 쉽기 때문이다. 또 한국 부동산 특성상 담보가 확실해 은행이 돈을 떼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 그만큼 은행 수익률은 높아진다. 돈을 빌린 사람이 빚을 갚지 못하면 은행은 담보로 잡은 부동산을 경매에 부쳐 손실을 곧바로 메울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 연쇄 부도에 이은 금융권 줄도산 이후 국내 은행들은 개인 부동산 담보 대출 영업에 주력해 왔다. 이런 영업 관행이 약 30년간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은행 자금의 부동산 쏠림 현상은 한국 경제에 다양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스타트업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부문으로 자금이 좀처럼 향하지 않다 보니 국가 전체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 담보대출은 당장은 안전해 보이지만, 경제 위기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금융 시스템 전반에 위기가 된다. 담보가치 하락으로 돈을 빌린 사람들이 빚을 못 갚고, 금융기관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추명삼 한국은행 금융시장연구팀 차장은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 은행 대출 여력이 줄면 전체 신용 공급이 줄어 가계와 기업의 소비와 투자가 위축된다”고 말했다. ● 벤처 집중 투자하는 VC마저 자금 회수한 건축 플랫폼 스타트업은 사업 악화로 2024년 1월 법원으로부터 회생 개시 결정을 받았다. 그러자 투자사는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투자자가 이해관계인(대표)에게 주식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는 계약서를 근거로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을 행사했다. 스타트업은 “조금만 기다려 주면 이자라도 갚겠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2025년 7월 법원은 투자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 사건 이후 스타트업 업계는 얼어붙었다. 창업자가 사업에 삐끗하면 언제라도 개인 자산을 날릴 수 있는 선례가 됐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VC)들은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투자한 스타트업으로부터 돈을 회수하는 분위기다.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등 회수 시장이 막히면서 투자 실적이 없는 이른바 ‘깡통 VC’도 등장하고 있다.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5년 1∼11월 투자 실적이 ‘0원’인 VC는 36곳에 달한다. 전체 등록 벤처투자사(384개)의 약 9.4%가 소위 깡통 투자사인 셈이다. 2020년에는 깡통 투자사가 11곳(전체의 5.6%)에 불과했는데, 5년 새 분위기가 바뀌었다. 대형 은행은 가계 대출 중심의 영업 관행을 바꾸지 않고, VC마저 자금줄이 막히면서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한국에서 토스, 배달의민족 같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기업)이 안 나온 지 오래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효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VC와 사모펀드(PE), 금융회사가 각각 역할별로 창업 생애주기 전체에서 초기 스케일업부터 인수합병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 회수가 용이한 자본시장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에 치중된 자금 물꼬를 혁신 산업으로 돌려야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부동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대 교수는 “은행권이 그동안 부동산 담보 대출로 돈을 많이 벌었으니, 이제는 그 돈을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경제 성장을 높일 수 있는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지난해 12월 16일 싱가포르 서부 주롱 지역. 금융 중심지인 ‘래플스 플레이스’에서 차로 30분가량 떨어진 이곳에 7층짜리 회색 건물이 서 있다. 물류 창고, 자동차 부품 센터 등이 에워싸고 있는 스마트팩토리 건물에 들어서니 벽면을 따라 5m 높이 거치대에 촘촘하게 심어진 푸른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다. 벽을 따라 조성된 ‘수직 스마트팜’이다. 상추, 케일, 근대 등 9개 종 식물이 밭이 아닌 인공 시설에서 자란다. 이곳 담당 직원 에릭 치아 씨는 “로봇이 농작물 방제, 운반, 점검 등을 모두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빌딩 안 수직 농장은 2015년 싱가포르에서 창업한 스마트팜 기업 ‘아치센’이 관리한다. 식물 영양분과 산성 농도를 자동으로 확인하고 조절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빈센트 웨이 아치센 대표는 “싱가포르 국토에서 경작지 비중은 고작 1%”라며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아치센은 도시 국가 특성상 식량 자급자족이 어려운 싱가포르 경제 모델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토에서 나는 채소는 이 나라 전체 채소 소비량의 4%에 불과하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때는 수입이 안 돼 가격이 치솟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9만 달러 부국(富國)의 약한 고리가 드러났다. 아치센이 무모해 보이는 도전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혁신 금융’이 있다. 스마트팜 사업은 설비투자, 전기료 등 비용 부담이 커서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혁신성을 일찌감치 알아본 싱가포르는 물론 한국 벤처캐피털(VC)과 말레이시아 식품 기업 등이 800만 달러(약 116억 원)를 투자했다.세계 최대 창업 강국인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혁신 산업을 키우는 ‘혁신 금융’을 놓고 전쟁에 버금가는 치열한 경쟁 중이다. 싱가포르 벤처투자 시장의 외국인 투자 비중은 84%에 달한다. 반면 한국의 금융은 여전히 주택담보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며 옛 방식에 머무르고 있다. 글로벌 혁신 금융 전쟁에서 뒤처진 한국이 지금이라도 더 과감히 나서야 혁신 산업을 일으키고 저성장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이 혁신 기업을 적극 발굴해 자금을 지원하면 유망 기업에 투자할 투자자들이 해외에서 몰려올 것”이라며 “정부와 금융권이 부동산에서 혁신 기업으로 돈의 물꼬를 틀어야 한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금융당국은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의 성장을 돕는 ‘혁신 금융’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혁신 금융이 활성화되려면 금융권의 기업 대출 규제와 지주회사의 벤처 투자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 ‘생산적 금융을 위한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발표하며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RWA)를 15%에서 20%로 높이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은행이 주담대로 같은 금액을 빌려줘도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해 부담이 커진다. 주담대 대신 기업 대출, 투자로 은행 자금 물꼬를 돌리게 하려는 조치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혁신 기업을 주도적으로 발굴하고 투자하게 하려면, 단순히 주담대에 족쇄를 씌우는 차원을 넘어 기업 대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현행 기준으로는 은행이 기업 대출을 했을 때 이에 대한 부실 위험이 주담대 대비 최대 7.5배 높게 책정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자본을 추가로 확충하지 않는 한 기업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구조다. 대형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대형 금융사마다 조 단위 자금이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 펀드로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정부가 작년 9월 발표한 규제 완화가 은행의 실질적 투자 여력을 얼마나 늘릴지 미지수”라며 “신산업, 혁신 기업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추가 대책이 뒷받침돼야 정책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주회사의 벤처 투자 문턱이 좀 더 낮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첨단산업 특례 규정 신설 계획’을 밝히면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반도체,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은 별도 기업을 설립해 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지주사가 직접 운영하는 벤처투자회사(CVC)와 관련된 규제는 제외됐다. 김현열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CVC는 모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사업모델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할 수 있다”며 “한국 벤처캐피털 자금 회수가 대부분 기업공개(IPO)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 CVC가 활성화되면 스타트업이 인수합병(M&A)되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싱가포르뿐 아니라 대만, 일본, 홍콩 등 아시아 금융 강국들은 세계에서 투자금을 유치하고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아시아의 실리콘밸리’ 자리를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는 지난해 8월 현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개인들에 대한 소득공제 개정안을 발표했다. 초기 기업에 개인 주주로 참여하는 엔젤투자자의 자격 요건을 완화하고 개인 소득공제 한도를 상향한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 엔젤투자 요건은 100만 대만달러(약 4616만 원)에서 50만 대만달러로 낮아졌다. 또 대만 경제가 지정한 핵심 산업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공제 한도는 300만 대만달러에서 500만 대만달러로 인상됐다. 공제 한도가 높아지면 세금을 더 많이 돌려받을 수 있다. 대만은 2024년 벤처캐피털(VC)의 활발한 설립을 유도하기 위해 VC 최소 자본금 요건을 3억 대만달러에서 1억5000만 대만달러로 낮췄다. 레이먼드 창 딜로이트 대만 파트너는 “스타트업 자본 유입을 늘리고 혁신을 도모하기 위한 대만 정부의 정책”이라고 말했다. 홍콩은 VC 생태계를 민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2024년 20억 홍콩달러 규모로 조성된 ‘혁신·기술벤처 기금(ITVF)’의 운영 방식을 VC 중심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주도한 스타트업 투자의 한계를 인지하고, 투자 경험이 풍부한 VC들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려는 조치다. 홍콩은 또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시장 진입을 유인하기 위해 가상자산 투자로 발생한 수익에 대한 세금 면제 방안도 추진 중이다. 스타트업 상당수가 가상자산과 연계된 사업을 구상한다는 점을 고려한 행보다. 일본은 스타트업을 키우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일본 경제의 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내놨다. 2027년까지 10조 엔을 투입해 10만 개의 스타트업과 100개의 유니콘(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새해 첫날 스위스 남부 스키 휴양지인 크랑몬타나의 리조트 내 술집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40명이 숨졌다. 화재 원인이 아직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스위스 당국은 “테러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스위스 일간지 르누벨리스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위스 남서부 크랑몬타나에 있는 스키 리조트 내 술집에서 1일 오전 1시 30분경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최소 40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화상으로 인한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습된 시신들도 화상 정도가 심해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스위스 당국은 밝혔다.사고 발생 초기 신년 축하 공연 중 불꽃놀이로 인한 폭발 또는 방화 가능성 등이 현지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하지만 경찰 대변인은 “폭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테러리스트의 소행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AFP에 전했다. 크랑몬타나가 속한 발레주의 베아트리스 필루드 검찰총장은 “희생자 가족 등을 고려해 정확한 원인을 밝힐 순 없지만, 현재로선 단순 화재일 가능성이 높고 누군가의 공격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술집 내 샴페인 병에 꽂아둔 생일 축하 촛불이 화재 원인이라는 목격자 진술이 나왔다. 한 목격자는 “높은 탁자 위에 놓인 샴페인 병에 초가 있었는데, 초에 불을 붙이는 순간 천장으로 불길이 붙으면서 순식간에 확산됐다”고 프랑스 방송 BFMTV에 전했다.크랑몬타나는 고급 스키 리조트가 밀집한 스위스 알프스의 중심 도시다. 알프스 산맥의 대표 명소인 마테호른에서 북쪽으로 약 40km 떨어진 도시다. 유럽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전 세계 스키어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로 유명하다.사고 당시 술집에는 수백 명의 관광객들이 새해를 축하하기 위해 모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에는 10대 청소년과 20대 청년 약 200명도 포함돼 있었다. 이곳은 최대 수용 인원이 300명에 이르고, 테라스에 별도로 40명이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다.폭발이 일어난 직후 불길이 순식간에 술집을 뒤덮었고, 관광객들은 어둠 속에서 이곳을 빠져나오며 비명을 질렀다고 생존자들은 전했다. 화재가 발생한 지 몇 시간이 지난 뒤에도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고 한다. 스위스 당국은 헬리콥터 10대, 구급차 40대, 대응 요원 150명을 출동시켜 구조 작업을 벌이는 한편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보라}

지난해 12월 28일부터 현재까지 이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리알화 가치, 고물가, 에너지 가격 인상, 상시화한 전력난과 단수 등 민생고에 항의하는 차원이다. 특히 신정일치 국가 이란의 이슬람 보수주의 집권 세력을 지지해 왔던 상인들이 이번 시위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대학생과 진보 성향 지식인 등이 주도했던 과거 반정부 시위보다 파급력이 훨씬 크다는 평가다. 이미 이란 안팎에선 2022년 9월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문사한 소수민족 쿠르드족 여성 마사 아미니(당시 22세) 사태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에 버금가는 규모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알화 사상 최저에 상인 집단 반발이번 시위가 1989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87)의 거취 및 후계 구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메네이는 집권 내내 반대파를 탄압했다. 또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핵과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며 중동의 군사강국을 지향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이뤄진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해 예전만큼의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영국 BBC는 이번 시위대의 구호가 “가자도 레바논도 아닌, 이란을 위해”라고 보도했다. 해외 무장단체 지원과 분쟁 개입 대신 민생을 돌보라는 지적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구호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란 전문가인 구기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교수는 “1979년 이슬람 혁명을 성공시켜 오늘의 이란을 만든 두 세력이 상인과 성직자”라며 “이런 상인 집단이 이슬람 보수주의 정권에 등을 돌리려 한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하메네이가 집권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강경 진압으로 사상자가 나오면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당국이 매우 조심스럽게 대응하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이번 시위는 미국 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리알화가 촉발시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달러 대비 리알 환율은 지난해 12월 28일 달러당 142만 리알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환율 변동에 민감한 상인 집단이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5년 이란이 서방 5개국과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맺고 제재 해제 기대감이 고조됐을 당시 환율은 달러당 약 3만2000리알이었다. 불과 10년 만에 리알화 가치가 44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한 것이다. 리알화 가치는 2024년 12월만 해도 달러당 80만 리알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집권 1기 때부터 이란에 적대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2025년 4월 100만 리알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줄곧 달러 대비 하락세다. 화폐 가치 하락을 방어하지 못한 여파로 모하마드 레자 파르진 전 중앙은행 총재는 같은 해 12월 29일 전격 경질됐다. 리알화 하락은 수입 물가와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서민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2.2% 올랐다. 특히 같은 기간 민생에 직결된 식료품 가격은 한 해 전보다 72% 치솟았다. 주요 수입품 거래 또한 사실상 중단됐다.지난해 12월 29일 시위에서는 상당수 상인이 가게 문을 닫고 당국에 저항했다. 한 시민은 AP통신에 “현 상황에서 사업을 하는 게 의미가 없다. 정부가 외환시장에 즉각 개입해 화폐 가치 하락을 막고 투명한 경제 전략을 수립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루 뒤인 지난해 12월 30일 수도 테헤란에서는 테헤란대, 베헤슈티대 등 최소 6개 대학에서 대학생들이 시위에 나섰다. 이스파한, 야즈드 등 다른 도시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개혁파이며 상대적으로 온건한 성향인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시위대와 대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하메네이가 실권을 쥐고 있는 터라 사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계 봉착한 하메네이 체제 하메네이는 시위 발발 후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미국 CNN 등은 이번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 하메네이 체제가 사실상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하메네이는 2002년 이란의 핵개발 의혹이 제기된 후 20년 넘게 서방이 각종 제재를 가했지만 ‘내수를 강화해 서방에 맞서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세계적인 원유 및 천연가스 보유국임에도 시설 낙후화로 휘발유를 수입해 쓴다. 잦은 정전과 단수 또한 이런 인프라 부족과 무관하지 않다. 2019년 11월 반정부 시위 역시 당국의 기습적인 에너지 가격 인상에 반발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면서 시작됐다. 특히 하메네이 정권이 경제난 중에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등을 계속 지원하는 것도 국민 불만을 키웠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당시 핵과 미사일 관련 시설이 대거 파괴된 것도 하메네이의 정치적 입지와 ‘중동의 군사강국’ 이미지를 크게 훼손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해 12월 29일 회동에서 “이란이 핵 시설 재건과 미사일 전력 재비축을 기도한다면 군사 행동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프랑스 정부가 2026년도 9월부터 15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사용 금지를 추진하기로 했다.31일(현지 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2026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 1일부터 15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온라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청소년 SNS 금지 조항은 내년 1월 중 의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는 “SNS 과다 노출은 청소년의 성장 발달을 저해할 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가치 공유와 공동체의 미래를 직접적으로 위협한다”며 법안 추진 취지를 밝혔다. 특히 청소년의 디지털 화면 과다 사용이 부적절한 콘텐츠 노출, 사이버 괴롭힘, 수면 장애 등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이와 함께 프랑스 당국은 교내 휴대전화 사용 금지 조치를 고등학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2018년부터 법으로 유치원∼중학교 학생의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프랑스 정부는 “휴대전화 사용은 교내에서 예의 없는 행동과 교란을 초래한다”며 “시행 방식은 학교 내부 규정에 따라 구체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 SNS 제한 조치는 호주를 필두로 유럽, 아시아 각지로 확산되는 추세다.호주는 12월 세계 최초로 만 16세 미만 SNS 이용 금지법을 시행했다.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가 내년부터 만 16세 미만의 SNS 사용을 금지하겠다는 정책을 지난달 말 발표했다. 뉴질랜드와 인도네시아도 연령 확인 절차나 연령에 따른 SNS 접근 제한 조치를 검토 또는 추진하고 있다.덴마크 등 유럽연합(EU) 주요 국가들도 아동 SNS 사용 금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9월 정책연설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부모라고 굳게 믿는다”며 SNS 금지 조치에 힘을 실었다.다만 한국은 청소년의 SNS 이용 제한이나 차단과 같은 직접적 규제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이달 28일부터 현재까지 이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리알화, 고물가, 에너지 가격 인상, 상시화한 전력난과 단수 등 민생고에 항의하는 차원이다.특히 신정일치 국가 이란의 이슬람 보수주의 집권 세력을 지지해 왔던 상인들이 이번 시위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대학생과 진보성향 지식인 등이 주도했던 과거 반정부 시위보다 파급력이 훨씬 크다는 평가다. 이미 이란 안팎에선 2022년 9월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문사한 소수민족 쿠르드족 여성 마사 아미니(당시 22세) 사태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에 버금가는 규모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이번 시위가 1989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87)의 거취 및 후계 구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메네이는 집권 내내 반대파를 탄압했다. 또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핵과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며 중동의 군사강국을 지향했다. 하지만 6월 이뤄진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해 예전만큼의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영국 BBC는 이번 시위대의 구호가 “가자도 레바논도 아닌, 이란을 위해”라고 전했다. 해외 무장단체 지원과 분쟁 개입 대신 민생을 돌보라는 지적이다.이란 전문가인 구기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교수는 “1979년 이슬람 혁명을 성공시켜 오늘의 이란을 만든 두 세력이 상인과 성직자”라며 “이런 상인 집단이 이슬람 보수주의 정권에 등을 돌리려 한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하메네이가 집권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강경 진압으로 사상자가 나오면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당국이 매우 조심스럽게 대응하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리알 사상 최저에 상인 집단 반발이번 시위는 미국 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리알화가 촉발시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달러 대비 리알 환율은 28일 달러당 142만 리알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환율 변동에 민감한 상인 집단이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2015년 이란이 서방 5개국과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맺고 제재 해제 기대감이 고조됐을 당시 환율은 달러당 약 3만2000리알이었다. 불과 10년 만에 리알 가치가 44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한 것이다.리알 가치는 2024년 12월만 해도 달러당 80만 리알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집권 1기 때부터 이란에 적대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올해 4월 100만 리알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줄곧 달러 대비 하락세다. 화폐 가치 하락을 방어하지 못한 여파로 모하마드레자 파르진 전 중앙은행 총재는 같은 해 12월 29일 전격 경질됐다.리알 하락은 수입 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서민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2.2% 올랐다. 특히 같은 기간 민생에 직결된 식료품 가격은 한 해 전보다 72% 치솟았다. 주요 수입품 거래 또한 사실상 중단됐다.이달 29일 시위에서는 상당수 상인이 가게 문을 닫고 당국에 저항했다. 한 시민은 AP통신에 “현 상황에서 사업을 하는 게 의미가 없다. 정부가 외환시장에 즉각 개입해 화폐가치 하락을 막고 투명한 경제 전략을 수립해 달라”고 요구했다.하루 뒤인 30일 수도 테헤란에서는 테헤란대, 베헤슈티대 등 최소 6개 대학에서 대학생들이 시위에 나섰다. 이스파한, 야즈드 등 다른 도시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개혁파이며 상대적으로 온건한 성향인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시위대와 대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하메네이가 실권을 쥐고 있는 터라 사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계 봉착한 하메네이 체제하메네이는 시위 발발 후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미국 CNN 등은 이번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 하메네이 체제가 사실상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하메네이는 2002년 이란의 핵개발 의혹이 제기된 후 20년 넘게 서방이 각종 제재를 가했지만 ‘내수를 강화해 서방에 맞서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세계적인 원유 및 천연가스 보유국임에도 시설 낙후화로 휘발유를 수입해 쓴다. 잦은 정전과 단수 또한 이런 인프라 부족과 무관하지 않다. 2019년 11월 반정부 시위 또한 당국의 기습적인 에너지 가격 인상에 반발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면서 시작됐다.특히 하메네이 정권이 경제난 중에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등을 계속 지원하는 것도 국민 불만을 키웠다.올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당시 핵과 미사일 관련 시설이 대거 파괴된 것도 하메네이의 정치적 입지와 ‘중동의 군사강국’ 이미지를 크게 훼손했다. 이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9일 회동에서 “이란이 핵 시설 재건과 미사일 전력 재비축을 기도한다면 군사 행동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이 전쟁의 종전안을 논의한 바로 다음 날인 29일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관저 공격을 시도했다는 러시아 측 주장이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종전 협상을 깨기 위한 “전형적인 러시아식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한동안 교착 상태에 빠졌다가 최근 탄력이 붙고 있는 종전 협상에 이번 사건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러, 우크라 보복 공격 시사 러시아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취재진에게 “우크라이나가 노브고로드주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에 장거리 무인기(드론) 공격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국가 테러리즘’ 정책으로 전환한 것을 고려해 “종전협상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우크라가 논의한 종전안을 거부하겠단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보복 공격도 예고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미국이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해 강도 높은 협상을 벌이는 동안 드론 공격이 진행됐다”며 “그러한 무모한 행동들은 대응 없이 지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복 공격 대상과 일시가 정해졌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관저 공격 시도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메시지에 충격을 받았고 말 그대로 분노했으며 ‘이런 미친 행동을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주지 않아 신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조작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형적인 러시아식 거짓말”이라며 “우크라이나 공격을 정당화하고 전쟁 종식에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겠다는 러시아의 태도를 정당화하기 위해 꾸며낸 완전한 날조”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대통령 관저 공격 주장을 명분으로 올 9월 자국 수도 키이우의 정부청사를 공격한 것과 유사한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우크라 마음에 들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관저 공격 주장의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취재진에게 “(우크라이나의 관저 공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공세를 이어가고 있으니 우크라이나도 공격을 할 순 있지만 상대국 정상이 머무는 집을 공격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고 지금은 그런 행동을 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러시아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며 일방적으로 책임이 우크라이나에 있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재에 적극 나섰지만, 상대적으로 러시아에 유리한 입장을 보여 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 후 “종전 협상이 95%까지 됐다”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그러면서 내년 1월 미 워싱턴에서 우크라이나 및 유럽 정상들과 추가 논의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를 놓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에서도 미국은 15년의 기간을 제안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최대 50년을 원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향후 종전 협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의 대통령 관저 공격 시도 주장이 구소련 정보기관인 KGB식 정보 공작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판을 깨기 위한 러시아의 전략이라는 얘기다. 로이터통신은 푸틴 대통령 관저 공격을 둘러싼 논란이 협상 타결 기대감에 타격을 줬다고 지적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영국 런던과 유럽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유로스타 열차가 30일(현지시간) 고장으로 모든 운행을 중단했다. 연말 여행객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 유로스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영국해협 터널 내 전력 공급 문제로 런던과 파리, 암스테르담, 브뤼셀을 연결하는 모든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유로스타 측은 “터널에서 전력 공급 문제가 발생해 열차 한 대가 터널 안에서 정차했다”며 “런던을 오가는 모든 열차 운행은 추후 공지까지 중단된다”고 밝혔다.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고장 여파로 영국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파리-브뤼셀 노선의 열차도 차질을 빚고 있다. 유로스타는 아직 취소되지 않은 여행 일정에 대해서도 연기를 권고하고 있다. 연말 연초 유럽 여행을 계획중인 한인 관광객들도 불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이 전쟁의 종전안을 논의한 바로 다음 날인 29일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관저 공격을 시도했다는 러시아 측 주장이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종전 협상을 깨기 위한 “전형적인 러시아식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한동안 교착 상태에 빠졌다가 최근 탄력이 붙고 있는 종전 협상에 이번 사건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러, 우크라 보복 공격 시사러시아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취재진에게 “우크라이나가 노브고로드주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에 장거리 무인기(드론) 공격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국가 테러리즘’ 정책으로 전환한 것을 고려해 “종전협상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우크라가 논의한 종전안을 거부하겠단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러시아는 보복 공격도 예고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미국이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해 강도 높은 협상을 벌이는 동안 드론 공격이 진행됐다”며 “그러한 무모한 행동들은 대응 없이 지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복 공격 대상과 일시가 정해졌다고 했다.푸틴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관저 공격 시도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메시지에 충격을 받았고 말 그대로 분노했으며 ‘이런 미친 행동을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주지 않아 신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조작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형적인 러시아식 거짓말”이라며 “우크라이나 공격을 정당화하고 전쟁 종식에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겠다는 러시아의 태도를 정당화하기 위해 꾸며낸 완전한 날조”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대통령 관저 공격 주장을 명분으로 올 9월 자국 수도 키이우의 정부청사를 공격한 것과 유사한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우크라 마음에 들지 않아”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관저 공격 주장의 사실관계가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도 취재진에게 “(우크라이나의 관저 공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공세를 이어가고 있으니 우크라이나도 공격을 할 순 있지만 상대국 정상이 머무는 집을 공격하는건 전혀 다른 문제고 지금은 그런 행동을 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러시아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며 일방적으로 책임이 우크라이나에게 있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재에 적극 나섰지만, 상대적으로 러시아에 유리한 입장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 후 “종전 협상이 95%까지 됐다”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그러면서 내년 1월 미 워싱턴에서 우크라 및 유럽 정상들과 추가 논의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하지만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를 놓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에서도 미국은 15년의 기간을 제안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최대 50년을 원하고 있다.주요 외신들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향후 종전 협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의 대통령 관저 공격 시도 주장이 구소련 정보기관인 KGB식 정보 공작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판을 깨기 위한 러시아의 전략이라는 얘기다. 로이터통신은 대통령 관저 공격을 둔 논박이 협상 타결 기대감에 타격을 줬다고 지적했다.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약 2시간 반 동안 만났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 어느 때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가까워졌다. 95% 정도”라며 종전 협상의 타결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안전 보장이 100% 합의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15년간의 안전 보장안을 제안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최대 50년을 원하고 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모두 회담 결과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가 대부분을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합한 지역)의 러시아 병합 등 영토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이견은 여전하다. 게다가 러시아는 이날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교감한 종전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최종 타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영토 갈등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 뒤에는 유럽 주요국 정상과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 종식에 관해 많은 진전을 이뤘다”며 “잘되면 아마 몇 주 안에 타결될 것이나 나쁘게 되면 (종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종전 협상의 합의까지 얼마나 가까이 왔냐’는 질문에는 “95%까지 가까워졌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20개 조항의 평화안을 포함한 평화 체제 구축의 거의 모든 측면을 논의했다”고 화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영토 갈등을 두고 “한두 가지 ‘까다로운(thorny)’ 문제가 있다. 아직 해결되진 않았지만, 많이 접근했다”고 했다. 아직 양측의 최종 합의까지 이끌어낼 수준은 아니라는 의미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전체를 양보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같은 날 “우크라이나가 돈바스에서 지체 없이 철수하는 ‘대담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현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우크라이나가 현재 통제하는 영토를 존중해야 한다”고 맞섰다.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의제 또한 일부 진전에도 불구하고 입장 차가 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은 100% 합의됐다. 군사적 차원에선 100%”라고 자신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주요국이 ‘집단 방위’를 명시한 나토 조약 제5조에 준하는 안전 보장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안에 트럼프 대통령과 공감을 이뤘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유럽이 (안전 보장의) 큰 부분을 맡고, 우리는 유럽을 100%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러시아는 유럽 주요국 군대의 우크라이나 주둔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전쟁 후 러시아가 통제 중이지만 가동이 중단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운영 재개 또한 관건이다.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두 나라가 공동 운영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러시아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자포리자 원전의 재개에 “협조적”이라고 했다.● 트럼프, 베네수엘라 지상 목표물 첫 공격 시사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베네수엘라의 지상 목표물을 공격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미국이 그간의 해상 봉쇄를 넘어 베네수엘라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에 돌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녹화돼 이날 공개된 WA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 선박이 출항하는 큰 공장과 시설을 거론하며 “우리가 파괴했다(knocked out)”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마약 밀매, 부정 선거, 반대파 탄압 등을 비판해 왔다. 올 9월부터 마약선 공습을 본격화하며 마두로 정권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건설적인 종전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28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종전안을 도출하더라도 러시아가 이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라브로프 장관은 28일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과 그의 유럽 후견인들이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이 정권은 우리 민간 인프라를 겨냥한 사보타주(파괴 공작)로 민간인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을 ‘평화의 장애물’이라고 비판했다. 또 “일부 예외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키이우 정권에 돈과 무기를 퍼주고 있고 러시아 경제가 무너지기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종전안 20개 항을 보고받은 뒤 “이 종전안이 미국과 러시아 간 협상 내용과 완전히 다르다”며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합한 지역) 지역 영토를 양보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현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전쟁 뒤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과 관련해서도 러시아는 유럽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등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27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6일부터 이틀 동안 드론 500대, 미사일 40발을 동원해 키이우의 에너지 및 민간 시설을 공격했다. 이번 공습으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2600개 주거 건물, 187개 어린이집, 138개 학교, 22개 사회 복지 시설의 난방 공급이 중단됐고, 약 6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대행은 이번 공격으로 최소 2명이 숨지고 2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 남동부에 위치한 제슈프와 루블린 공항도 러시아군의 공격 여파로 일시 폐쇄됐다. 우크라이나도 27일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반격을 시도했고, 이로 인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브누코보 공항과 셰레메티예보 공항이 일시 운영을 중단됐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도착 전인 27일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만나 지지를 재확인받았다. 카니 총리는 이날 러시아의 키이우 공습을 “야만적”이라고 규탄하며 25억 캐나다 달러(약 2조6000억 원)의 신규 우크라이나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건설적인 종전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28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러시아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종전안을 도출하더라도 이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8일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과 그의 유럽 후견인들이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이 정권은 우리 민간 인프라를 겨냥한 사보타주(파괴공작)로 민간인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을 ‘평화의 장애물’이라고 비판했다. 또 “일부 예외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키이우 정권에 돈과 무기를 퍼주고 있고 러시아 경제가 무너지기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앞서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종전안 20개항을 보고받은 뒤 “이 종전안이 미국과 러시아간 협상 내용과 완전히 다르다”며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합한 지역) 지역 영토를 양보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현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전쟁 뒤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과 관련해서도 러시아는 유럽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등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또한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27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6일부터 이틀 동안 드론 500대, 미사일 40발을 동원해 키이우의 에너지 및 민간 시설을 공격했다. 이번 공습으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2600개 주거 건물, 187개 어린이집, 138개 학교, 22개 사회 복지 시설의 난방 공급이 중단됐고, 약 6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대행은 이번 공격으로 최소 2명이 숨지고 2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 남동부에 위치한 제슈프와 루블린 공항도 러시아군의 공격 여파로 일시 폐쇄됐다.우크라이나도 27일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반격을 시도했고, 이로 인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브누코보 공항과 셰레메티예보 공항이 일시 운영을 중단됐다.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도착 전인 27일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팻그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만나 지지를 재확인 받았다. 카니 총리는 이날 러시아의 키이우 공습을 “야만적”이라고 규탄하며 25억 캐나다 달러(약 2조6000억 원)의 신규 우크라이나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연말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선거를 실시한다면 당일 공격을 중단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에서 개최한 연말 기자회견 겸 국민과의 대화 ‘푸틴과 함께하는 연말 결산’에서 “다소 의외의 발언으로 들릴 수도 있는 이야기”라고 운을 뗀 뒤 “우크라이나가 선거를 실시할 경우 안전을 보장하는 것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소한 투표 당일만큼은 우크라이나 영토 깊숙한 곳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거나 자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안전이 보장되면 60~90일 내에 선거를 실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임기 종료 후 전쟁을 이유로 선거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비난해왔다.푸틴 대통령은 이날도 “러시아는 전쟁 중 어떠한 안전 보장 없이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렀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대선에서 득표율 87.3%로 당선돼 ‘집권 5기’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내건 안보 보장 조건이 충족되면 모든 전투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전쟁을 종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푸틴은 “러시아의 중장기적 안보 조건이 보장된다면,우리는 이 전투를 즉시 중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발언은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양보,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금지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내년 1월부터 ‘탄소국경세’를 본격 시행하는 유럽연합(EU)이 적용 대상을 세탁기, 자동차 부품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가전 수출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는 철강과 알루미늄을 가공해 제조되는 수십 가지 제품들에 환경 부담금을 확대 적용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개정 방안을 17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기존 안에는 철강, 알루미늄, 비료 등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원재료에만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는데 이를 완제품까지 확대한 것이다. 또 EU는 개정안을 통해 건설 자재, 기계류 등 철강, 알루미늄 사용 비중이 높은 제품 180종으로 과세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제품 안에 배선, 실린더 등이 들어 있는 세탁기 등 가전 제품들도 과세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외국 기업들이 과세 회피 차원에서 탄소 배출량을 축소 신고하면 강력히 단속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탄소 배출량 축소 사실이 적발되면 해당 기업이 속한 나라의 제품에 기본 탄소 배출량도 적용하기로 했다. CBAM는 세계 최초로 본격 시행되는 탄소국경세다. EU로 수입되는 철강, 알루미늄, 비료 등 7개 부문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 추정치를 계산해 일종의 환경세를 부과한다. 이미 유럽 산업계는 엄격한 탄소 배출 규제를 받고 있는데, 탄소 집약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등 비(非)EU 국가와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이를 도입했다. EU는 탄소국경세로 연간 14억 유로(약 2조4300억 원)의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가전 기업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내 판매 가격 상승 압박이 커지고 탄소세 부담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일단 국내 기업들은 폴란드 등 유럽 내 생산기지에서의 세탁기 생산을 늘려 탄소국경세를 우회하는 방안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전업계 관계자는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라 해도 EU산이 아닌 철강을 이용한다면 탄소국경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특히 차체부, 변속기, 엔진 부품 등이 규제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산업통상부의 업계 간담회에 참석한 방제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전무는 “엔진 부품, 브래킷 등 소형 부품 등은 여전히 한국에서 유럽으로 직수출되고 있다”며 “중장기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탄소국경세탄소를 많이 배출하며 생산된 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환경세. 유럽연합(EU) 역내 기업들은 탄소배출권 비용을 이미 지불하고 있는데, EU 밖에서 생산된 수입품과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EU는 내년부터 이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