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모

김성모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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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제부에서 글로벌 주요 이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2012년 사회부를 시작으로 소비자경제부와 경제부, 산업부 등을 거쳤습니다. 신문과 방송, 매거진(동아비즈니스리뷰)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mo@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미국/북미30%
국제일반20%
국제정치17%
일본10%
국제정세7%
인사일반7%
중국3%
국제인물3%
유럽/EU3%
  • 저커버그 “초지능 AI 눈앞…개인 생활 돕는 방향으로 개발”

    “업무 효율성보다 개인의 일상과 삶에 도움이 되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AI 서비스와 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챗GPT 등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 AI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데, 메타는 이와 다른 방향으로 AI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임을 강조한 것이다.저커버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초지능 AI 개발이 이제 눈앞에 와 있다. 이 AI는 ‘개인 역량 강화(personal empowerment)’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이달 초 인간을 뛰어넘는 역량을 갖춘 초지능 AI를 개발하겠다며 ‘메타 초지능 연구소’를 설립했다.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AI 인재 수십 명을 영입했다. 여기에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출신의 자오성자도 포함돼 있다. 그는 메타 초지능 연구소에 합류한 뒤 수석과학자로 활동하고 있다.저커버그는 초지능 AI 개발 방향성에 대해 “업계의 다른 기업들과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초지능 AI를 갖게 되면) 모든 사람이 각자 목표를 달성하고 세상에 원하는 것을 창조하며, 더 나은 친구가 되고 스스로 바라는 모습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도 주장했다.저커버그는 초지능 연구소를 통해 어떤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안경 같은 개인용 기기가 일상생활 속 초지능의 큰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고 했다. 메타는 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안경 개발에 공을 들여 왔는데, 이 같은 일상 용품이 AI와 결합해 생활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메타는 손의 움직임만으로 컴퓨터를 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손목밴드를 지난달 23일 공개하기도 했다.저커버그는 “앞으로 남은 10년은 이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초지능이 개인의 역량을 확장하는 도구가 될지, 아니면 사회의 대다수를 대체하는 힘이 될 것인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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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전신마비… ‘머스크 칩’ 덕에 내이름 처음 써”

    “20년 만에 처음으로 내 이름을 써봤다. 열심히 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20여 년간 전신마비 상태였던 미국인 여성이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화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컴퓨터 칩을 뇌에 이식해 가능해진 일이다. 28일(현지 시간)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 루이지애나 출신의 오드리 크루즈(35)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컴퓨터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두뇌와 컴퓨터를 원격으로 연결하는 인터페이스(BCI)를 활용해 화이트보드 애플리케이션 화면에 보라색 펜으로 자신의 이름을 쓴 사진을 공개했다. 사과, 하트, 나무 등의 그림도 선보였다. 머스크는 “그는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종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이 가능하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며 환영했다. 16세에 교통사고로 척추가 손상돼 전신이 마비된 크루즈는 26일 미 마이애미대에서 칩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뉴럴링크 칩을 이식한 9번째 환자로, 여성으로는 처음이었다. 뉴럴링크는 지난해부터 사람의 두뇌와 컴퓨터를 원격으로 연결하는 장치를 사지가 마비된 환자에게 이식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올 3월에는 다이빙 사고로 어깨 아래로 신체가 마비된 뒤 뉴럴링크 칩을 뇌에 심은 놀런드 아르보(30)의 근황이 소개됐다. 그는 현재 체스 등 각종 게임을 즐기며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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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인도 25% 관세”… 캐나다 “올바른 거래에만 서명”

    “미국과의 관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주요국들이 8월 1일까지 합의를 이루기 위해 맹렬히 협상하고 있다. 이건 시간과의 전쟁이다.”(미 뉴욕타임스·NY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유예가 다음 달 1일 종료되는 가운데 한국처럼 아직 미국과 무역 합의를 이루지 못한 국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마지막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NYT가 29일 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합의하지 못한 나라들에 15∼20%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가까운 이웃이자 핵심 교역국 중 하나인 캐나다는 협상 타결을 위해 서두르지 않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시간에 쫓겨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으면 캐나다에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으로 수출한 캐나다 물품의 규모가 4127억 달러에 달해 고율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캐나다의 경제적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하지만 카니 총리는 “우리는 캐나다에 좋은, 올바른 거래에만 서명할 것”이라며 “캐나다 국민의 최대 이익이 되는 조건에만 동의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NYT는 “이는 캐나다가 빈손으로 협상을 마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의 무역협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캐나다와는 별로 운이 따르지 않았다. 캐나다는 관세만 부과될 뿐 실질적인 협상은 이뤄지지 않는 나라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최근 몇 달째 ‘타결 임박설’이 나왔던 인도 역시 속도보다 내실을 따지는 모양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인도의 높은 관세와 무역 장벽 등을 지적하며 “인도는 8월부터 25%의 관세를 내야하고, 페널티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인도가 러시아로부터 무기와 에너지도 대거 구매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올 2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미국을 전격 방문하는 등 우호적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무역협상 타결에 필요한 결정적 양보는 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세계 최대 커피 수출국인 브라질과 미국의 최대 수입국인 멕시코도 29일 현재까지 미국과 무역협상을 체결하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에 대해 국내 정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5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이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의 황제가 되기 위해 선출된 것이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미국과 브라질이 서로에게 필요한 핵심 품목에 대해선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브라질의 무역협상을 지휘하는 제라우두 아우크밍 부통령이 28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통화했다”며 “러트닉 장관은 커피처럼 미국에 필요한 일부 천연 수입품에 대해서는 관세 면제 가능성을 시사해 브라질에 희소식을 안겼다”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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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협상 안 서두르는 캐나다…속내는 ‘버틸수록 이득’?

    “미국과의 관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주요국들이 8월 1일까지 합의를 이루기 위해 맹렬히 협상하고 있다. 이건 시간과의 전쟁이다.”(미 뉴욕타임스·NYT)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 관세 유예가 다음 달 1일 종료되는 가운데 한국처럼 아직 미국과 무역합의를 이루지 못한 국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마지막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NYT가 29일 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합의하지 못한 나라들에 15~20%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미국의 가까운 이웃이자 핵심 교역국 중 하나인 캐나다는 협상 타결을 위해 서두르지 않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시간에 쫓겨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으면 캐나다에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으로 수출한 캐나다 물품의 규모가 4127억 달러에 달해 고율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캐나다의 경제적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하지만 카니 총리는 “우리는 캐나다에 좋은, 올바른 거래에만 서명할 것”이라며 “캐나다 국민의 최대 이익이 되는 조건에만 동의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NYT는 “이는 캐나다가 빈손으로 협상을 마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의 무역협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캐나다와는 별로 운이 따르지 않았다. 캐나다는 관세만 부과될 뿐 실질적인 협상은 이뤄지지 않는 나라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최근 몇 달째 ‘타결 임박설’이 나왔던 인도 역시 속도보다 내실을 따지는 모양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인도의 높은 관세와 무역 장벽 등을 지적하며 “인도는 8월부터 25%의 관세를 내고, 패널티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인도가 러시아로부터 무기와 에너지도 대거 구매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올 2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미국을 전격 방문하는 등 우호적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무역협상 타결에 필요한 결정적 양보는 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세계 최대 커피 수출국인 브라질과 미국의 최대 수입국인 멕시코도 29일 현재까지 미국과 무역협상을 체결하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에 대해 국내 정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5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이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의 황제가 되기 위해 선출된 것이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그럼에도 미국과 브라질이 서로에게 필요한 핵심 품목에 대해선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브라질의 무역협상을 지휘하는 제랄두 알크밍 부통령이 28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통화했다”며 “러트닉 장관은 커피처럼 미국에 필요한 일부 천연 수입품에 대해서는 관세 면제 가능성을 시사해 브라질에 희소식을 안겼다”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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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간 전신마비 여성, 뇌에 ‘뉴럴링크 칩’ 심고 글씨 썼다

    “20년 만에 처음으로 내 이름을 써봤다. 열심히 하고 있다.”교통사고로 20여 년간 전신마비 상태였던 미국인 여성이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화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컴퓨터 칩을 뇌에 이식해 가능해진 일이다.28일(현지 시간)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 루이지애나 출신의 오드리 크루즈(35)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컴퓨터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두뇌와 컴퓨터를 원격으로 연결하는 인터페이스(BCI)를 활용해 화이트보드 애플리케이션 화면에 보라색 펜으로 자신의 이름을 쓴 사진을 공개했다. 사과, 하트, 나무 등의 그림도 선보였다. 머스크는 “그는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종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이 가능하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며 환영했다.16세에 교통사고로 척추가 손상돼 전신이 마비된 크루즈는 26일 미 마이애미대에서 칩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뉴럴링크 칩을 이식한 9번째 환자로, 여성으로는 처음이었다. 뉴럴링크는 지난해부터 사람의 두뇌와 컴퓨터를 원격으로 연결하는 장치를 사지가 마비된 환자에 이식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올 3월에는 다이빙 사고로 어깨 아래로 신체가 마비된 뒤 뉴럴링크 칩을 뇌에 심은 놀런드 아르보(30)의 근황이 소개됐다. 그는 현재 체스 등 각종 게임을 즐기며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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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해튼 빌딩 총기 난사 4명 사망… 소파로 막으며 2시간 공포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부 고층 건물에서 28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4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범인으로 확인된 셰인 데본 타무라(27)는 사흘에 걸쳐 미 서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동부 뉴욕주로 이동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범인은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이날 사건은 오후 6시 28분경 초고층 오피스 건물이 밀집한 맨해튼 미드타운 지역의 건물에서 벌어졌다. 44층 높이의 이 건물은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부동산 기업 중 하나인 루딘 매니지먼트를 비롯해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스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본부, 회계법인 KPMG, 아일랜드 총영사관 등이 입주해 있다.뉴욕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26일 네바다주를 떠나 콜로라도주와 네브래스카주, 뉴저지주를 거쳐 사흘 만인 이날 오후 뉴욕 맨해튼에 도착했다. 이후 자신의 검은색 BMW 차량을 범행 장소 앞에 세운 후 곧장 연발이 가능한 M4 소총을 들고 건물 로비로 들어가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건물 경비를 서던 뉴욕시 소속 경찰관과 남녀 2명이 숨졌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어 범인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33층의 루딘 매니지먼트 사무실로 올라가 여성 1명을 사살한 뒤 그 자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뉴욕 경찰은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망자 중 블랙스톤 임원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주차된 차량 안에서는 처방약과 탄약, 장전된 리볼버, 탄창 등이 발견됐다. 퇴근시간대 일대에서는 시민들이 혼비백산해 도망치며 큰 혼란이 빚어졌다. 현장 상황이 확인되기까지 건물 일대 주요 도로가 7개 블록에 걸쳐 통제됐고, 미드타운 상공엔 여러 대의 헬기가 주변을 감시했다. 건물 내 입주기업 일부 직원들은 소파로 출입구를 막고 2시간 넘게 사무실에 갇힌 채 공포에 떨었다.고등학교 시절 주목받는 미식축구 선수였던 타무라가 NFL의 만성 외상성 뇌병증(CTE) 대응 방식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CNN 등이 전했다.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질환인 CTE는 거친 몸싸움을 일상으로 하는 미식축구 선수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려졌다. NFL 측이 CTE를 앓는 선수들이 많은데도 적극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타무라의 뒷주머니에선 자신이 CTE를 앓고 있다면서 자신의 뇌를 연구해 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블룸버그통신은 “타무라는 5층에 있는 NFL을 노렸지만, 실수로 엘리베이터를 잘못 타 루딘 사무실로 가게 됐다”고 전했다.또 그는 정신병도 앓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시카 티시 뉴욕 경찰국장은 “범인은 과거 정신병력이 있고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며 “범행 목적은 불분명하며 그가 왜 이 특정 위치를 표적으로 삼았는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포스트는 “범인은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경비원으로 일했다”며 “라스베이거스에서 발급한 총기 소지 허가증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총기 안전 및 규제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NN은 “이날 사건은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254번째 대량(사상자 4명 이상) 총기난사 사건”이라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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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촉망받던 미식축구 선수, 총기난사범 돌변한 이유는?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부 고층 건물에서 28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4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범인으로 확인된 셰인 데본 타무라(27)는 사흘에 걸쳐 미 서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동부 뉴욕주로 이동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범인은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이날 사건은 오후 6시 28분경 초고층 오피스 건물이 밀집한 맨해튼 미드타운 지역의 건물에서 벌어졌다. 44층 높이의 이 건물은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부동산 기업 중 하나인 루딘 매니지먼트를 비롯해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스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본부, 회계법인 KPMG, 아일랜드 총영사관 등이 입주해 있다.뉴욕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26일 네바다주를 떠나 콜로라도주와 네브래스카주, 뉴저지주를 거쳐 사흘 만인 이날 오후 뉴욕 맨해튼에 도착했다. 이후 자신의 검은색 BMW 차량을 범행 장소 앞에 세운 후 곧장 연발이 가능한 M4 소총을 들고 건물 로비로 들어가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건물 경비를 서던 뉴욕시 소속 경찰관과 남녀 2명이 숨졌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어 범인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33층의 루딘 매니지먼트 사무실로 올라가 여성 1명을 사살한 뒤 그 자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뉴욕 경찰은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망자 중 블랙스톤 임원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주차된 차량 안에서는 처방약과 탄약, 장전된 리볼버, 탄창 등이 발견됐다. 퇴근시간대 일대에서는 시민들이 혼비백산해 도망치며 큰 혼란이 빚어졌다. 현장 상황이 확인되기까지 건물 일대 주요 도로가 7개 블록에 걸쳐 통제됐고, 미드타운 상공엔 여러 대의 헬기가 주변을 감시했다. 건물 내 입주기업 일부 직원들은 소파로 출입구를 막고 2시간 넘게 사무실에 갇힌 채 공포에 떨었다.고등학교 시절 주목받는 미식축구 선수였던 타무라가 NFL의 만성 외상성 뇌병증(CTE) 대응 방식에 불만을 품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CNN 등이 전했다.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질환인 CTE는 거친 몸싸움을 일상으로 하는 미식축구 선수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려졌다. NFL 측이 CTE를 앓는 선수들이 많은데도 적극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타무라의 뒷주머니에선 자신이 CTE를 앓고 있다면서 자신의 뇌를 연구해 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블룸버그통신은 “타무라는 5층에 있는 NFL을 노렸지만, 실수로 엘리베이터를 잘못 타 루딘 사무실로 가게 됐다”고 전했다.또 그는 정신병도 앓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시카 티시 뉴욕 경찰국장은 “범인은 과거 정신병력이 있고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며 “범행 목적은 불분명하며 그가 왜 이 특정 위치를 표적으로 삼았는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포스트는 “범인은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경비원으로 일했다”며 “라스베이거스에서 발급한 총기 소지 허가증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총기 안전 및 규제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NN은 “이날 사건은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254번째 대량(사상자 4명 이상) 총기난사 사건”이라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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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펄펄 끓는데 美서부는 15도 ‘추운 여름’… 극한 기후 신음

    미국 중국 일본 튀르키예 그리스 등 전 세계 곳곳이 폭염, 산불, 폭우 등 ‘극한 이상 기후’에 신음하고 있다. 26일 그리스에서는 고온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유명 관광지 크레타섬 등 최소 5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당국이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습도가 낮은 상황에서 강풍으로 불이 빠르게 번지며 더욱 사태를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인근 튀르키예, 불가리아 등의 상황도 비슷하다. 고온과 낮은 습도, 강풍이 화재 진압을 어렵게 하고 이 여파로 일대 기온이 더 올라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반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일대에는 7월 내내 15도 내외의 ‘쌀쌀한 여름’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중국 베이징과 인근 허베이성 등에는 폭우가 내렸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28일 오전 11시까지 허베이성 청더의 일일 강수량은 223.7mm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국제 공조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에도 “풍력 발전은 고래를 죽이는 사기”라고 주장했다. 지속적인 탄소 배출 감축 같은 국제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중해 뒤덮은 폭염과 산불영국 BBC 등에 따르면 26일 그리스 크레타섬에서는 산불 여파로 관광객 5000여 명이 대피했다. 그리스 당국은 자체 진압이 어렵다고 보고 유럽연합(EU)에 지원을 요청했고 이탈리아, 체코 등이 소방 항공기 등의 지원에 나섰다.튀르키예에서도 27일 하루에만 최소 84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서부 부르사에서 최소 1700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부르사에서 수도 앙카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 또한 일시 폐쇄됐다. 20일부터 대규모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는 튀르키예에선 화재 진압 과정에서 최소 14명의 소방관과 구조대원 등이 숨졌다. 25일 튀르키예 동남부 시르나크주의 기온은 50.5도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산불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최근 미국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 버몬트주 등 북동부 일대에서도 폭염과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 여파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화염에 따른 재, 연기 등이 덮쳐 상당수 지역에서 야외 활동이 쉽지 않다.2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해양 온난화 여파 등으로 최근 10년간 수도 도쿄의 8월 평균 습도가 열대성 기후인 태국 방콕보다 높았다”고 진단했다.반면 미국 기상청(NWS)은 샌프란시스코의 올 7월 평균 기온이 15.2도에 불과해 이례적 추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풍력 발전은 사기”상황이 이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책에 미온적이다. 그는 27일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풍력 발전이 고래 폐사를 유발한다. ‘사기(con job)’”라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이 소유한 턴베리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겼다. 이후 취재진에게 “마지막 18번홀에서 풍력 발전기 9개가 보였다. 정말 아쉽지 않나”라며 “(풍력 발전은) 매우 비싸다. 독일도 풍력 발전을 시도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풍력 에너지 사용을 비판했다. 이어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주 일대에는 단기간에 고래 18마리의 사체가 떠밀려 왔다”며 “그것(풍력 발전기)이 고래들을 미치게 만드는 것이다. 미국에는 풍력 발전기가 절대 세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과거 그는 인근 애버딘셔에 있는 또 다른 자신의 골프장 인근에 풍력 발전 단지가 건설되는 것에 반대했다. 스코틀랜드 당국을 상대로 개발 허가 무효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이 앙금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재집권하자마자 ‘파리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했다. 또 알래스카주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추진 등 친화석에너지 개발 정책을 펴고 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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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코틀랜드서 풍력발전기 본 트럼프 “고래 폐사 유발하는 사기” 막말

    미국 중국 일본 튀르키예 그리스 등 전 세계 곳곳이 폭염, 산불, 폭우 등 ‘극한 이상 기후’에 신음하고 있다. 26일 그리스에서는 고온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유명 관광지 크레타섬 등 최소 5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당국이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습도가 낮은 상황에서 강풍으로 불이 빠르게 번지며 더욱 사태를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인근 튀르키예, 불가리아 등의 상황도 비슷하다. 고온과 낮은 습도, 강풍이 화재 진압을 어렵게 하고 이 여파로 일대 기온이 더 올라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반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일대에는 7월 내내 15도 내외의 ‘쌀쌀한 여름’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중국 베이징과 인근 허베이성 등에도 폭우가 내렸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28일 오전 11시까지 허베이성 청더의 일일 강수량은 223.7mm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국제 공조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에도 “풍력 발전은 고래를 죽이는 사기”라고 주장했다. 지속적인 탄소 배출 감축 같은 국제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중해 뒤덮은 폭염과 산불영국 BBC 등에 따르면 26일 그리스 크레타섬에서는 산불 여파로 관광객 5000여 명이 대피했다. 그리스 당국은 자체 진압이 어렵다고 보고 유럽연합(EU)에 지원을 요청했고 이탈리아, 체코 등이 소방 항공기 등의 지원에 나섰다.튀르키예에서도 27일 하루에만 최소 84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서부 부르사에서 최소 1700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부르사에서 수도 앙카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 또한 일시 폐쇄됐다. 20일부터 대규모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는 튀르키예에선 화재 진압 과정에서 최소 14명의 소방관과 구조대원 등이 숨졌다. 25일 튀르키예 동남부 시느라크주의 기온은 50.5도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산불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최근 미국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 버몬트주 등 북동부 일대에서도 폭염과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 여파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화염에 따른 재, 연기 등이 덮쳐 상당수 지역에서 야외 활동이 쉽지 않다.28일 일본 니혼게이자신문은 “해양 온난화 여파 등으로 최근 10년간 수도 도쿄의 8월 평균 습도가 열대성 기후인 태국 방콕보다 높았다”고 진단했다.반면 미국 기상청(NWS)은 샌프란시스코의 올 7월 평균 기온이 15.2도에 불과해 이례적 추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풍력 발전은 사기”상황이 이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책에 미온적이다. 그는 27일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풍력 발전이 고래 폐사를 유발한다. ‘사기(con job)’”라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이 소유한 턴베리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겼다. 이후 취재진에게 “마지막 18번홀에서 풍력 발전기 9개가 보였다. 정말 아쉽지 않나”라며 “(풍력 발전은) 매우 비싸다. 독일도 풍력 발전을 시도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풍력 에너지 사용을 비판했다. 이어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주 일대에는 단기간에 고래 18마리의 사체가 떠밀려 왔다”며 “그것(풍력 발전기)이 고래들을 미치게 만드는 것이다. 미국에는 풍력 발전기가 절대 세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과거 그는 인근 애버딘셔에 있는 또 다른 자신의 골프장 인근에 풍력 발전 단지가 건설되는 것에 반대했다. 스코틀랜드 당국을 상대로 개발 허가 무효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이 앙금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재집권하자마자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했다. 또 알래스카주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추진 등 친화석에너지 개발 정책을 펴고 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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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르키예 50.5 ‘살인더위’ vs 샌프란시스코 15도 ‘추운 여름’

    전 세계 여러 나라가 기록적 무더위와 산불, 이례적 추위 등 기상 이변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스와 튀르키예에선 폭염과 강풍으로 산불이 확산하면서 수천 명의 대피 행렬이 이어지는 중이다. 반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일대에는 평균 섭씨 15도의 ‘역대급 추운 여름’이 찾아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화석연료 부흥을 강조하는 가운데 글로벌 기후 위기 대응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그리스 유명 관광지인 크레타섬과 남서부 펠로폰네소스의 메니시아, 키티라 섬 등에서 발생한 산불이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에겐 대피 경고 문자가 발송된 상태다. 그리스 등 동남부 유럽 지역 최고 기온이 7일 연속 40도를 넘겼다. 고온 건조한 날씨에 화재 위험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화재 피해가 발생한 메니시아 지역은 이달 25일 최고 기온이 45.8도를 찍었다. 그리스 정부는 이에 11개 지역을 화재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했고, 이 중 일부에서는 국가 경보 최고 단계인 ‘적색 5단계’를 발령했다. 또, 화재 진압을 위해 유럽연합(EU) 국가들에 지원을 요청했다. 튀르키예 역시 폭염과 산불 피해가 극심하다. 튀르키예 동남부 시느라크주는 50.5도로 역대 최고 온도를 기록했고, 서부 부르사 지역에선 산불이 급속도로 번져 1700여 명의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반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이례적으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미 기상청(NWS) 샌프란시스코만 지역지소는 이날 이 지역의 올해 6~7월 일 최고 기온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공지했다. NWS는 “여름이 이렇게 추웠던 것은 시내는 1982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지역은 1965년이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여러 지역의 최고 기운 평균치가 수십 년 만에 가장 낮았다는 것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시내와 세너제이 지역의 7월 평균 기온은 각각 15.2도, 19.7도였다. 이달 오클랜드 샌프란시스코만 일대의 기온이 23.9도 이상 올라간 적은 한 차례뿐이었다. 올해 2월에는 이 지역의 온도가 3차례 23.9도를 넘어섰다. 올해 여름이 직전 겨울보다 더 추운 셈이다. 실제로 이 지역을 찾은 일부 관광객들은 예상치 못한 추위에 머플러 등을 구매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달 다섯 차례 비가 내리며 2022년 7월 최다 강우일 기록과 동률을 이루는 등 강수량 역시 이례적이다. 이달 이 지역 누적 강수량은 0.08인치(약 2㎜)로, 평년(0.01인치) 대비 8배 수준이다.기상학자 매트 멜레는 이 같은 저기온 현상에 대해 “기록적 추위는 아니지만 20~30년 만의 쌀쌀한 여름”이라고 전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 평소 무더위를 몰고 오는 계절성 고기압이 평년보다 더 서쪽에 자리 잡아 상공에 저기압이 머무는 상황”이라며 “태평양 연안 북서부와 캘리포니아에 지속적으로 구름이 형성돼 기온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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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격에 로켓까지 발사… 태국-캄보디아 접경지 교전, 47명 사상

    태국과 캄보디아군이 24일 양국 접경지에서 교전을 벌여 최소 11명의 태국 민간인과 1명의 태국군이 숨지고 35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태국은 하루 전에도 “캄보디아가 매설한 지뢰가 폭발해 우리 군인들이 다쳤다”며 자국 주재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했다. 하루 만에 군사 충돌로 대규모 사상자까지 발생한 셈이다. 다만 캄보디아측 사상자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두 나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성지(聖地)’를 뜻하는 11세기 크메르 유적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의 영유권을 두고도 오랫동안 갈등을 빚었다. 또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캄보디아를 사실상 통치하고 있는 훈 센 상원의장(전 총리)에게 자국군을 험담한 사실이 드러나 헌법재판소로부터 직무 정지를 당한 상태다. 두 나라의 분쟁 역사가 깊고 지도자의 거취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당분간 갈등과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국 vs 캄보디아 “상대방이 먼저 공격”24일 오전 8시 반경 태국 동부 수린주와 캄보디아 북서부 오다르민체이주 사이의 국경 지대에서 교전이 벌어져 태국 민간인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두 나라는 모두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국 군인들은 무인기(드론)가 선회하는 소리가 들린 이후 태국군 기지에 접근한 무장 캄보디아군 6명이 총격을 가하면서 교전이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또 캄보디아가 의도적으로 민간인 밀집지에 다연장로켓 ‘BM-21’을 발사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규탄했다. 태국은 일대주민 4만여 명을 급히 대피시켰다. 또 F-16 전투기를 급히 출격시켜 대응에 나섰다. 태국 측은 최근 캄보디아가 국경 지대에 의도적으로 지뢰를 매설해 자국 군인의 피해가 커졌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총리 권한대행인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23일 “캄보디아 측이 매설한 지뢰로 태국 군인들이 부상을 당했다”며 주태국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고 캄보디아 주재 태국 대사를 소환했다. 반면 캄보디아 측은 지뢰 매설 사실도 부인하고 이날 공격 또한 태국이 먼저 시작했다는 입장이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24일 “태국군의 선제 공격이 있었기에 방어 차원에서 대응에 나섰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훈 센 의장은 “태국군의 포격 공격을 당했지만 우리 군을 믿고 차분하게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힌두교 사원 영유권 분쟁 역사도 깊어두 나라는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을 두고도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인도차이나반도를 통치하던 프랑스 군대가 1953년 캄보디아에서 철수한 뒤, 태국이 이 사원 일대를 점령하면서 갈등이 본격화했다. 캄보디아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태국의 사원 점령은 부당하다”며 제소했다. ICJ는 1962년, 2013년 모두 “사원의 소유권은 캄보디아에 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태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2011년에도 두 나라가 사원 일대에서 충돌해 20여 명이 숨졌다. 패통탄 총리가 지난달 15일 훈 센 의장과 나눈 통화가 유출되면서 태국에서는 반(反)캄보디아 여론 또한 고조되고 있다. 당시 패통탄 총리는 부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돈독한 훈 센 의장을 ‘삼촌’이라고 불렀다. 또 국경지대에서 태국군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국군 사령관을 험담했다. 패통탄 총리는 훈 센 의장에게 “원하시는 것을 다 해드리겠다”며 저자세로 일관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여파로 직무까지 정지된 상태다.● 두 나라 모두 전면전은 부담다만 전면전으로 치닫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양국 모두 내부 상황이 전쟁을 일으킬 만큼 녹록지 않아서다. BBC는 “캄보디아는 경제난, 태국은 정치 갈등이 심각해 현 상황이 전면전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태국이 군사력, 경제력 등에서 캄보디아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다만 패통탄 총리 논란에서 보듯 태국의 정계 갈등이 상당 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국제 분쟁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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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 로켓 공격에 태국 F-16전투기 공습…민간인 최소 11명 사망

    태국과 캄보디아군이 24일 양국 접경지에서 교전을 벌여 최소 11명의 태국 민간인과 1명의 태국군이 숨지고 35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태국은 하루 전에도 “캄보디아가 매설한 지뢰가 폭발해 우리 군인들이 다쳤다”며 자국 주재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했다. 하루 만에 군사 충돌로 대규모 사상자까지 발생한 셈이다.두 나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성지(聖地)’를 뜻하는 11세기 크메르 유적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의 영유권을 두고도 오랫동안 갈등을 빚었다. 또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캄보디아를 사실상 통치하고 있는 훈 센 상원의장(전 총리)에게 자국군을 험담한 사실이 드러나 헌법재판소로부터 직무 정지를 당한 상태다. 두 나라의 분쟁 역사가 깊고 지도자의 거취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당분간 갈등과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국 vs 캄보디아 “상대방이 먼저 공격”24일 오전 8시 반경 태국 동부 수린주와 캄보디아 북서부 오다르민체이주 사이의 국경 지대에서 교전이 벌어져 태국 민간인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두 나라는 모두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태국 군인들은 무인기(드론)가 선회하는 소리가 들린 이후 태국군 기지에 접근한 무장 캄보디아군 6명이 총격을 가하면서 교전이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또 캄보디아가 의도적으로 민간인 밀집지에 다연장로켓 ‘BM-21’을 발사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규탄했다. 태국은 일대주민 4만여 명을 급히 대피시켰다. 또 F-16 전투기를 급히 출격시켜 대응에 나섰다.태국 측은 최근 캄보디아가 국경 지대에 의도적으로 지뢰를 매설해 자국 군인의 피해가 커졌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총리 권한대행인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23일 “캄보디아 측이 매설한 지뢰로 태국 군인들이 부상을 당했다”며 주태국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고 캄보디아 주재 태국 대사를 소환했다.반면 캄보디아 측은 지뢰 매설 사실도 부인하고 이날 공격 또한 태국이 먼저 시작했다는 입장이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24일 “태국군의 선제 공격이 있었기에 방어 차원에서 대응에 나섰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훈 센 의장은 “태국군의 포격 공격을 당했지만 우리 군을 믿고 차분하게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힌두교 사원 영유권 분쟁 역사도 깊어두 나라는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을 두고도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인도차이나반도를 통치하던 프랑스 군대가 1953년 캄보디아에서 철수한 뒤, 태국이 이 사원 일대를 점령하면서 갈등이 본격화했다.캄보디아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태국의 사원 점령은 부당하다”며 제소했다. ICJ는 1962년, 2013년 모두 “사원의 소유권은 캄보디아에 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태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2011년에도 두 나라가 사원 일대에서 충돌해 20여 명이 숨졌다.패통탄 총리가 지난달 15일 훈 센 의장과 나눈 통화가 유출되면서 태국에서는 반(反)캄보디아 여론 또한 고조되고 있다. 당시 패통탄 총리는 부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돈독한 훈 센 의장을 ‘삼촌’이라고 불렀다. 또 국경지대에서 태국군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국군 사령관을 험담했다. 패통탄 총리는 훈 센 의장에게 “원하시는 것을 다 해드리겠다”며 저자세로 일관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여파로 직무까지 정지된 상태다.● BBC “전면전으로 확산은 어려워”다만 전면전으로 치닫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양국 모두 내부 상황이 전쟁을 일으킬만큼 녹록지 않아서다. BBC는 “캄보디아는 경제난, 태국은 정치 갈등이 심각해 현 상황이 전면전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태국이 군사력, 경제력 등에서 캄보디아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다만 패통탄 총리 논란에서 보듯 태국의 정계 갈등이 상당 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국제 분쟁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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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터진 이시바 퇴진론… “사퇴 없다” 부인에도 당내선 후임 거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23일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등 전직 총리 3명과 만났다고 마이니치신문 등이 보도했다. 20일 치러진 참의원(상원) 선거 패배로 집권 자민당 안팎의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시바 총리가 전직 총리들을 만나 거취 문제 등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요미우리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은 이시바 총리가 조민간 퇴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자, 이시바 총리가 직접 취재진에게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는 등 총리 거취를 둘러싸고 일본 정국이 혼란에 빠진 분위기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 사퇴 요구가 거세고, 이시바 총리의 지지율이 20%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그가 ‘버티기’ 기조를 이어가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미 차기 총리 후보로 자민당에선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농림수산상,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郎) 전 디지털담당상, 기시다 전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경제안보상 등이, 야권에선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郎) 국민민주당 대표 등이 거론된다.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 주요 인사 중 강경 보수 색채가 비교적 옅은 편이고 한국과의 관계 또한 중시한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런 그가 물러나면 양국 관계 개선에도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시바, 선거 3연패에 ‘휘청’… 커지는 퇴진 목소리 이시바 총리가 이날 만난 전직 총리 중 아소 전 총리는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 패배가 결정됐을 때부터 이시바 총리의 사퇴를 공공연하게 거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민당 내 거물로 파벌 ‘아소파’를 이끌며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교도통신이 21, 22일 진행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시바 내각을 지지한다”는 답은 22.9%로 한 달 전보다도 9.6%포인트 하락했다. 이시바 내각 출범 이후 최저치다. 또 응답자의 51.6%는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이시바 총리 퇴진 목소리가 커지자 일본 주요 언론들은 그의 자진 사퇴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이시바 총리 퇴진’ 기사가 실린 호외도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중의원(하원) 선거, 올 6월 도쿄도의회 선거, 참의원 선거까지 이시바 정권이 치른 세 번의 주요 선거에서 자민당이 모두 패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모두 과반 확보에 실패해 1955년 자민당 창당 후 처음으로 양원에서 동시에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지게 된 것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다. 자민당이 보수를 대표하는 목소리를 내며 일본 정계를 주도해 온 이른바 ‘55년 체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시바 총리는 참의원 선거 후 줄곧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했지만 당내 반발 여론은 거세다. 특히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패했던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전 경제안보상은 “당의 톱으로 (선거 패배의) 책임을 받아들이라”고 사퇴를 종용했다. 지지통신 등은 이바라키현, 도치기현, 고치현 등 상당수 지역의 자민당 조직에서 이시바 총리의 사퇴를 당 본부에 요청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후지TV는 일부 의원들이 자민당 총재 선거를 다시 실시해 이시바 총리의 사퇴를 유도하려 한다고 전했다.● 여론조사선 다카이치 vs 고이즈미 2파전 한편 요미우리신문이 21∼22일 진행한 여론 조사에선 ‘차기 총리로 가장 적합한 인사’를 묻는 질문에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26%)과 고이즈미 농림수산상(22%)을 선택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강경 보수 노선을 지향해 ‘여자 아베’로 불린다.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꾸준히 참배했다. 지난해 총재 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집권해도 야스쿠니 참배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중국 등이 강하게 반발하는 현직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2013년 아베 전 총리가 마지막이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로 지난해부터 일본이 겪고 있는 ‘쌀값 폭등’ 문제를 ‘반값 비축미’ 방출 정책으로 완화해 인기를 얻었다. 그동안 한일 관계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음 달 광복절 80년 담화를 이시바 총리가 우호적으로 낼 것이라 기대했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며 “당분간은 한일관계 개선과 관련된 뚜렷한 움직임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진단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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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反이스라엘 유네스코 다시 탈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서 약 2년 만에 다시 탈퇴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유네스코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과 친(親)중국, 친팔레스타인 정책을 탈퇴 이유로 들었다. 앞서 미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7년 10월 같은 이유로 유네스코를 탈퇴한 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취임 후인 2023년 6월 재가입 절차를 밟았다. 미국 우선주의 외교를 앞세우며 국제협력이나 국제기구를 폄하해 온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방식이 유네스코 탈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유네스코는 분열적인 사회·문화적 의제를 추진해 왔다. 이는 미국의 정책 방향과 어긋난다”며 유네스코 탈퇴를 발표했다. 그는 “유네스코가 이른바 ‘팔레스타인국’을 정회원으로 받아들인 결정은 문제가 크고, 유엔기구 내 반이스라엘 담론을 확산시킨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 효력은 내년 12월 말에 발효될 예정이다.미국의 유네스코 탈퇴는 이번이 세 번째이자,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 두 번째다. 1983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는 정치화와 예산 낭비 등을 지적하며 유네스코에서 탈퇴했다. 이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002년 10월 유네스코에 다시 가입했다.트럼프 행정부는 이번에 탈퇴를 결정하면서 유네스코가 2023년에 마련한 ‘인종차별 대응 지침’을문제 삼았다. 각종 유네스코 문서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했다’고 표현하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보다 이스라엘을 주로 비판하는 게 반이스라엘에 해당한다는 것. 또 2023년 기준으로 유네스코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낸 국가인 중국 측 인사들이 유네스코 고위직에 대거 포진한 것도 미국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전해졌다.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유네스코는 ‘워크(woke·진보 진영을 비꼬는 말)’와 분열적인 문화·사회적 의제를 지지하는데, 이는 미국 국민들이 11월 (대선에서) 선택한 상식적인 정책들과 완전히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미국의 탈퇴 결정에 대해 “미국의 탈퇴는 유감이지만, 예상된 일이었으며 유네스코는 이에 대비해 왔다”고 밝혔다.미국의 국제기구 탈퇴는 유네스코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 초 파리기후변화협약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탈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에 대한 자금 지원도 중단한 상태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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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NBC 간판 토크쇼 진행 엘런… “트럼프 당선 다음날 英이주 결심”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 날 영국으로 이주를 결심했다.” 미국 NBC방송 간판 토크쇼 ‘엘런 디제너러스 쇼’를 진행했던 미국 코미디언 엘런 디제너러스(사진)는 20일(현지 시간) 영국 첼트넘에서 연 토크쇼 행사에서 지난해 영국으로 거처를 옮긴 이유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라고 밝혔다고 BBC가 전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 전날 여기 왔는데 친구들이 우는 이모티콘이 적힌 문자를 잔뜩 보내 잠에서 깼다”며 “‘그 사람이 됐네’ 싶었다. 그래서 ‘여기 계속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2003년부터 NBC에서 19년간 진행한 토크쇼는 방탄소년단(BTS), 싸이 등이 출연해 국내에서도 주목을 받았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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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니카의 아버지’ 다미야 슌사쿠 타미야 회장 별세

    일본 모형업체 ‘타미야’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 ‘미니카의 아버지’로 불린 다미야 슌사쿠(田宮俊作) 회장이 18일 별세했다고 22일 일본 NHK방송 등이 전했다. 향년 90세. 타미야 측은 고인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고인의 열정과 정밀함에 대한 헌신은 모형 제작을 하나의 예술이자 전 세계적인 취미 문화로 탈바꿈시켰다”고 밝혔다.1934년 12월 일본 시즈오카현 시즈오카시에서 태어난 슌사쿠 회장은 와세다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1958년 부친 타미야 요시오(田宮義雄)가 운영하던 목제 모형 회사 ‘다미야상사’에 입사했다. 회사에서 설계 부문 책임자를 맡은 슌사쿠 회장은 목제 모형을 플라스틱 모델(프라모델)로 전환시켜 프라모델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1984년 타미야 사장에 취임한 슌사쿠 회장은 1992년부터 ‘미니카’를 상표로 등록하고 이를 생산해 전 세계적인 미니카 열풍을 주도했다. 미니카는 모터와 건전지를 넣고 주행하는 플라스틱 모형 자동차로 1990년대 일본과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슌사쿠 회장은 1994년부터는 시즈오카 모형교재 협동조합 이사장을 맡아 매년 5월 ‘시즈오카 취미쇼’ 행사를 열어 시즈오카시를 ‘모형의 세계 수도’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타미야는 미니카 경주 대회인 ‘미니카 월드 첼린지’ 세계 대회도 매년 열고 있다. 정교한 프라모델, 무선 조종 자동차 등을 꾸준히 개발해 글로벌 모형 산업 발전에 영향을 미친 슌사쿠 회장은 2008년 사위에게 사장직을 넘기고 회장으로 물러났다. 그러다가 2017년 사위가 별세하면서 2024년까지 사장 겸 회장직을 다시 맡았다. 지난해에는 손녀 사위인 다미야 노부오(田宮信央)에게 사장직을 물려줬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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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때문에 미국 떴다”…英 이주한 美토크쇼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 날 영국으로 이주를 결심했다.”미국 NBC방송 간판 토크쇼 ‘엘런 디제너러스 쇼’를 진행했던 미국 코미디언 엘런 디제너러스(사진)는 20일(현지 시간) 영국 첼트넘에서 연 토크쇼 행사에서 지난해 영국으로 거처를 옮긴 이유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라고 밝혔다고 BBC가 전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 전날 여기 왔는데 친구들이 우는 이모티콘이 적힌 문자를 잔뜩 보내 잠에서 깼다”며 “‘그 사람이 됐네’ 싶었다. 그래서 ‘여기 계속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미 민주당 지지자인 디제너러스는 지난해 11월 동성 배우자인 포르티아 드 로시와 영국 코츠월드에 마련한 별장을 찾았다고 한다. 마침 그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자, 이주를 결심했다는 것. 그가 영국으로 이주한 후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그가 2003년부터 NBC에서 19년간 진행한 토크쇼는 방탄소년단(BTS), 싸이 등이 출연해 국내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12년에 싸이가 함께 출연한 미국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가르쳐 화제가 됐다.디제너러스는 토크쇼 인기로 30번 넘게 에미상을 받았지만, 2022년 스태프에 대한 인종차별 등 ‘갑질’ 논란이 불거져 해당 토크쇼는 결국 그해 종영됐다. 그는 BBC 인터뷰에서 “그런 이야기(갑질 논란)들은 모두 ‘낚시성’(clickbait)”이라고 반박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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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지지율 반년새 53→42%… “관세-反이민-엡스타인 논란 탓”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재집권 반년을 맞았다. 하지만 취임 초 53%였던 국정 수행 지지율이 반년 만에 11%포인트 하락한 42%로 떨어졌다. 관세, 반(反)이민 등 그의 주요 정책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최근 미 정계를 달구고 있는 ‘엡스타인 정치 스캔들’을 무조건 덮으려 하자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정책으로 올해 초 2%였던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8.8%로 급등했다. 주요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가치 또한 1973년 이후 5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그는 하루 1건꼴인 170개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최근 미 대통령 중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 FT는 진단했다. 의회나 야당 민주당의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각종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응답자 89% “엡스타인 파일 공개해야”CBS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20일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2%가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재집권 직후인 올 2월 5∼7일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53%였다. 이번 조사는 16∼18일 성인 2343명이 참여했고 표본오차는 ±2.5%포인트다. 다른 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15∼16일 실시한 조사, 퀴니피액대 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각각 41%, 40%였다. 이 같은 지지율 하락은 ‘엡스타인 스캔들’ 여파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CBS-유고브 조사에선 응답자의 89%가 “법무부가 해당 의혹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답했다. 75%는 “이 사안을 다루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방식이 불만족스럽다”고 했다. 엡스타인 스캔들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돼 2019년 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한 월가 부호 제프리 엡스타인이 작성한 ‘성접대 고객 리스트’에 트럼프 대통령이 포함돼 있다는 의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전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장담했지만 재집권 후에는 이를 회피하고 있다. 이런 그의 태도에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도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인플레이션(64%), 관세(60%), 이민(56%) 등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에서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한다”는 답이 찬성보다 많았다. 응답자의 61%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정책에 지나치게 많이 집중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민 정책에 반대한다는 여론도 갈수록 늘고 있다고 CBS는 분석했다.● 트럼프 “내 지지율 95%” 자찬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트루스소셜에 자신의 재집권 반년을 자찬했다. 그는 “역대 어떤 대통령 임기 때보다 중요한 시기였고 (나는) 많은 위대한 일을 해냈다”며 “1년 전만 해도 미국은 거의 부활할 희망이 없었지만,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나라가 됐다”고 썼다. 그는 “급진 좌파 민주당과 분란꾼들에 의해 엡스타인 스캔들이 폭로됐지만, 공화당과 ‘마가’ 내에서 내 지지율은 크게 올랐다”며 “다양한 여론조사에서 (내 지지율이) 90%, 92%, 93%, 95%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CBS-유고브 조사에서 지지 정당별로 대통령 지지율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공화당원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89%였지만, 민주당원은 11%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과 무관하게 각종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상응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내년 11월 중간선거까지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 당분간 여론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정책 기조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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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관세율 4배 올린 트럼프, 지지율은 반년만에 11%p 떨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재집권 반년을 맞았다. 하지만 취임 초 53%였던 국정 수행 지지율이 반년 만에 11%포인트 하락한 42%로 떨어졌다. 관세, 반(反)이민 등 그의 주요 정책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최근 미 정계를 달구고 있는 ‘엡스타인 정치 스캔들’을 무조건 덮으려 하자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정책으로 올해 초 2%였던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8.8%로 급등했다. 주요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가치 또한 1973년 이후 5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그는 하루 1건꼴인 170개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최근 미 대통령 중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 FT는 진단했다. 의회나 야당 민주당의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각종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응답자 89% “엡스타인 파일 공개해야”CBS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20일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2%가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재집권 직후인 올 2월 5~7일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53%였다. 이번 조사는 16~18일 성인 2343명이 참여했고 표본오차는 ±2.5%포인트다. 다른 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15~16일 실시한 조사, 퀴니피액대 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각각 41%, 40%였다. 이 같은 지지율 하락은 ‘엡스타인 스캔들’ 여파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CBS-유고브 조사에선 응답자의 89%가 “법무부가 해당 의혹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답했다. 75%는 “이 사안을 다루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방식이 불만족스럽다”고 했다. 엡스타인 스캔들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돼 2019년 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한 월가 부호 제프리 엡스타인이 작성한 ‘성접대 고객 리스트’에 트럼프 대통령이 포함돼 있다는 의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전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장담했지만 재집권 후에는 이를 회피하고 있다. 이런 그의 태도에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도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인플레이션(64%), 관세(60%), 이민(56%) 등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에서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한다”는 답이 찬성보다 많았다. 응답자의 61%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정책에 지나치게 많이 집중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민 정책에 반대한다는 여론도 갈수록 늘고 있다고 CBS는 분석했다.● 트럼프 “내 지지율 95%” 자찬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트루스소셜에 자신의 재집권 반년을 자찬했다. 그는 “역대 어떤 대통령 임기 때보다 중요한 시기였고 (나는) 많은 위대한 일을 해냈다”며 “1년 전만 해도 미국은 거의 부활할 희망이 없었지만,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나라가 됐다”고 썼다. 그는 “급진 좌파 민주당과 분란꾼들에 의해 엡스타인 스캔들이 폭로됐지만, 공화당과 ‘마가’ 내에서 내 지지율은 크게 올랐다”며 “다양한 여론조사에서 (내 지지율이) 90%, 92%, 93%, 95%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실제로 CBS-유고브 조사에서 지지 정당별로 대통령 지지율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공화당원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89%였지만, 민주당원은 11%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과 무관하게 각종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상응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내년 11월 중간선거까지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 당분간 여론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정책 기조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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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 562조, ‘X’ 팔로어 2.2억명… ‘머스크 제3당’ 실험 성공할까[글로벌 포커스]

    “미국에서 제3 정당은 성공한 적이 없다. (정치) 체계가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간선거에서) 상원 2∼3석, 하원 8∼10석만 확보하면 된다. 의회를 움직일 수 있는 수준이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했고, ‘1호 친구(First Buddy)’로도 불렸지만 최근 대통령의 감세 정책 등을 두고 갈등을 겪다 결별한 머스크 CEO(54)가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을 창당한 뒤 내년 11월 중간선거에 도전하겠다고 5일(현지 시간) 선언했다. 자산 4070억 달러(약 561조6600억 원), 본인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X’의 팔로어만 2억2262만 명인 세계 최고 부호 머스크의 ‘정치 도전 및 실험’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다만, 평가와 전망은 엇갈린다. 일단은 1776년 미국 건국 뒤 단 한 번도 제3당이 주요 선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지 못했고, 50개 주(州)별로 천차만별인 정당 및 후보자 등록 요건 같은 제도적 제약 등으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반면 양당 체제에 대한 미국인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고 머스크가 이제껏 양당제를 타파하겠다고 나선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부(富)와 소셜미디어 영향력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아메리카당’이 기존의 제3정당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반론도 제기된다. 미국 정계의 제3지대 모색 사례, 머스크의 신당을 바라보는 미국 유권자들의 시선을 소개한다.● ‘트럼프 선배’ 격 페로 머스크 이전에도 미국 정치를 바꿔 보겠다고 나선 사람이 적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1992년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정보기술(IT) 사업가 로스 페로(1930∼2019)가 있다. 그는 IBM에서 컴퓨터 판매를 담당했던 영업사원 출신이다. 32세 때 설립한 일렉트로닉데이터시스템스(EDS)를 통해 억만장자가 됐다. 페로는 1992년 2월 CNN의 유명 토크쇼 ‘래리 킹 라이브’에 출연해 “11월 대선에 무소속으로 나서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그는 공화당 후보인 조지 H W 부시 당시 대통령, 민주당 후보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맞서 반(反)세계화, 보호무역,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반대, 소모적인 군비 경쟁 지양 등을 강조했다. 그는 당시 대선에서 18.9%(약 1974만 표)를 득표했다. 클린턴 후보(43%·약 4491만 표)와 부시 후보(38%·약 3910만 표)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다만 50개 주 중 어떤 주에서도 1위를 차지하지는 못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인단은 단 한 명도 가져가지 못했다. 간선제와 직선제가 혼합된 미국 대선에서는 해당 주에서 1위를 한 후보가 해당 주에 걸려 있는 선거인단을 독식하므로 전국적으로 고른 득표를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페로는 1996년 대선 때는 개혁당을 창당해 재도전에 나섰다. 다만 4년 전보다 훨씬 저조한 8.4% 득표에 그쳤다. 페로의 실험은 미완으로 끝났지만 제3당 후보의 가능성을 보여줬단 평가를 받았다. 또한 그가 외친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폭스뉴스 등은 페로가 2019년 7월 사망 직전 재선을 준비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 거액을 기부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폭스뉴스는 페로의 도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또 두 사람의 공통점을 집중 조명했다. 두 사람 모두 기득권에 대항하는 억만장자 대중영합주의자(포퓰리스트)로 각종 무역협정과 미국 내 일자리가 해외로 넘어가는 것을 강하게 반대한다. 자신의 정책을 주창하기 위해 케이블뉴스를 적극 활용한 것 역시 비슷하다.● 네이더, 블룸버그, 슐츠, 양 등도 도전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의 법조인이며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 같은 소비자보호운동으로 유명한 랠프 네이더 전 녹색당 대선 후보(91)도 미 정치권에서 제3당 이야기가 나오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1996년부터 2008년까지 네 차례의 대선에서 군소 정당 녹색당,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 2000년을 제외한 나머지 세 차례 대선에서는 모두 1% 미만의 저조한 득표율을 얻었지만 2000년 대선에서는 2.74%를 얻으며 나름 존재감을 나타냈다. 2000년 당시 미국 시민사회 진영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보다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앨 고어 전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 자격으로 NAFTA 등을 옹호하자 강한 불만을 표했다. 네이더 또한 이런 기류를 등에 업고 출마했다. 잘 알려진 대로 당시 고어 전 부통령은 일반 유권자 득표에서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0.5%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당시 25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던 최대 격전지 플로리다주에서 연방대법원까지 가는 검표 소송 끝에 패했고 결과적으로 백악관 주인이 되지 못했다. 이에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네이더가 민주당 표를 잠식해 결과적으로 부시 당선만 도와줬다”는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는 현재 수차례 추락 사고를 일으킨 보잉 737-MAX 기종을 퇴출하자는 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포브스 기준 1047억 달러(약 144조4860억 원)를 지닌 세계 18위 부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83)도 있다. 비상장 경제정보 매체 블룸버그의 설립자인 그는 2001년 9·11테러 직후인 2002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3선 뉴욕 시장을 지냈다. ‘미국 대통령 다음으로 영향력 있는 직책’이라는 최대 도시 뉴욕의 시장을 지내며 테러 후폭풍을 성공적으로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여러 당적을 오갔다. 시장 재직 전 민주당원이었지만 첫 번째, 두 번째 시장 임기 때는 공화당 소속으로 활동했다. 3번째 임기 때는 무소속이었을 만큼 특정 정당에 뿌리를 두지 않은 채 제3당을 모색했다. 그는 시장 퇴임 후 민주당으로 복귀해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했다. 막대한 재력을 바탕으로 기부금을 받지 않고 사비로 대선 캠페인을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후보 경선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거두지 못하자 중도 사퇴했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창업자(72) 역시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무소속 대선 출마 및 신당 창당 등을 모색했다가 포기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미국의 분열 심화, 국제사회에서 미국 내 위상 약화를 우려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첫 집권 당시 수차례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차원에서 제3당 창당을 모색했지만 현실적인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출마 전 뜻을 접었다는 것이다. IT 기업가 출신의 대만계 정치인 앤드루 양(50)은 제3당에 매우 적극적이다. 그는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2021년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경선에 모두 참여했지만 낙선했다. 현재의 민주당이 양극화에 지친 젊은 층 유권자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경제 성장 또한 이뤄내지 못한다며 2022년 ‘전진당(Forward Party)’이란 신생 정당을 창당했다. 머스크의 신당 창당 의사 발표 후에는 “머스크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의 신당이 녹색당, 전진당처럼 이미 투표용지 등재권을 가진 기존 정당과 제휴할 경우 중간선거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3당 필요성은 커져양극화 심화 등으로 미국 유권자 중 ‘제3정당이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여론조사회사 유고브가 이달 2∼7일 미국 성인 11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제3당이 필요하다’는 답은 45%로 ‘필요하지 않다’(27%)보다 훨씬 많았다. 지난해 9월 갤럽 조사에서도 ‘제3당이 필요하다’는 유권자가 58%로 ‘필요하지 않다’(37%)를 앞섰다. 지지 정당별로는 무당층 유권자와 민주당 지지층이 공화당 지지층보다 제3당을 선호하는 편이다. 현재의 민주당이 전통적인 지지층인 소수 인종, 노동계, 사회적 약자 등을 더 이상 제대로 대변해 주지 못한다는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유고브 조사에서 무당층의 58%, 민주당 지지층의 46%가 ‘제3정당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공화당 지지층은 32%에 그쳤다. 갤럽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드러났다.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 중 어느 한쪽도 상하원을 완벽하게 지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또한 머스크에게 유리한 요소로 꼽힌다. 공화당은 상원 전체 100석 중 53석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45석)과 친(親)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2석)이 47석이다. 하원 435석 중 공화당은 220석, 민주당은 212석, 공석은 3석이다. 내년 중간선거에서 상원은 3분의 1, 하원은 전원 교체된다. 머스크가 ‘상원 2∼3석, 하원 8∼10석’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거론한 것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일부 격전지에 대대적인 화력을 쏟아부어 ‘최소 비용으로 최대 성과’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의 ‘브로맨스’가 깨진 결정적 배경에는 감세와 반이민이 골자인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이 있다. 이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될 당시 공화당 의원 중 3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상원의장을 겸하는 J D 밴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가까스로 통과시킬 수 있었다. 결국 머스크의 속내는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이긴 하나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정책에 반대하는 당내 반대파도 있는 만큼 이런 지역을 적극 공략해 각종 정책의 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미 전역의 광범위한 유권자들을 설득하기보다 특정 지역의 핵심 지지층을 공략해 최소한의 의석으로 워싱턴 정계의 판을 뒤흔들겠다는 의도인 것.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한때 민주당에 선거 전략 등을 자문했던 맥 매코클 듀크대 교수는 머스크의 신당이 2000년 대선에서 네이더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을 일부 잠식한 수준의 파괴력은 지닐 수 있다고 진단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같은 경합지에서 공화당 후보의 출마를 방해하거나 당선을 저지시킬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상응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내년 중간선거에 출마할 공화당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는 후보가 아니라 그 경쟁자를 지원하는 식으로 잡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스크에 대한 반감-기성정치의 벽은 걸림돌 다만 제3정당이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 중에서도 ‘머스크 신당을 지지하겠다’는 답은 많지 않았다. 유고브 조사에서 ‘머스크의 신당 지지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62%에 달해 ‘고려한다’(11%)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머스크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자기 자신”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공화당 내에서도 많은 이들을 적으로 만들었고,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며 민주당과도 척을 졌다는 이유에서다. 사실상 양당 모두에서 외면받는 머스크가 세력을 넓히는 일은 좀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3당이 기성 정치의 견고한 벽을 넘어서는 것 또한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유권자들은 양당 체제에 익숙해져 있다. 설사 제3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있다 해도 이들 또한 투표 당일에는 사표(死票)를 우려해 결국 공화당이나 민주당 후보를 찍는 경향이 있다. 페로가 1992년 대선에서 약 2000만 표를 얻고도 단 한 명의 선거인단을 가져가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50개 주마다 요구하는 선거 요건이 천차만별이라는 점도 자금력과 조직력이 부족한 제3당에 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50개 주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약 3950만 명)에선 신규 정당으로 등록하려면 주내 전체 유권자의 0.33%를 당원으로 가입시키거나 110만 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NYT는 제3당의 성공 가능성이 “화성에 인간을 보내는 일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했다.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통해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것을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삼아 왔다. 서정건 경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막대한 미국 연방정부 적자 감축을 외치는 머스크가 ‘전국 선거’인 대선과 달리 ‘지역 선거’인 내년 중간선거에서 얼마만큼의 파급력을 지닐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가 부채를 줄이자는 취지는 좋지만 이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줄이자는 데 동의할 정치인이나 유권자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OBBBA의 상원 통과 당시 반대표를 던져 트럼프 대통령의 미움을 산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 또한 이 법안 자체가 아닌 자신의 지역구인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의료 예산이 줄어든다는 것을 문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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