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익

박현익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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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산업1부 재계팀 박현익 기자입니다.

beepark@donga.com

취재분야

2025-11-13~2025-12-13
산업42%
기업27%
경제일반23%
과학일반2%
인물/CEO2%
대통령2%
국제경제2%
  • [단독]2분기 대미 車수출, 한국산이 가장 많이 줄었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본격화된 올 2분기(4∼6월) 세계 주요 자동차 수출국 가운데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가장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30억 달러가량 급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미국 현지 재고가 바닥나는 3분기(7∼9월)에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동아일보가 유엔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2분기 미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자동차는 75억7564만 달러(약 10조5000억 원)어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억7621만 달러(증감률 ―28.2%) 줄었다. 독일(21억2472만 달러), 캐나다(13억7058만 달러), 일본(1억7430만 달러) 등 다른 경쟁국보다 감소폭이 더 컸다. 한국 자동차의 대미 수출 급감은 현대차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현지 재고를 최대한 활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재고가 다 떨어진 하반기에는 이런 전략을 쓸 수 없어 가격경쟁력 감소 등 수출 타격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글로벌경쟁전략연구단장은 “자동차 25% 관세 부과로 한국의 수출이 직접 타격을 받았다”며 “앞으로 기업들은 불가피하게 현지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고, 한국에서 보내는 수출 물량은 당분간 감소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 202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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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美 최대 투자국인데 전문직 비자는 인도가 66배 더 받아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셀 공장의 한국인 억류 사태 이후 미국의 비자 발급이 한국에 유독 불리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이 2023년부터 미국의 최대 직접투자 국가가 됐지만 막상 한국인들의 미국 활동에 따르는 제약은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일본, 인도에 뒤지는 비자 발급9일 동아일보가 미국 국무부 국가별 비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인이 투자사 직원(E2), 전문직(H1B), 일반 주재원(L1)으로 발급받은 비자는 총 1만2063건으로 전체 발급 건수(34만6782건)의 3%에 불과했다.이는 E2 비자는 일본이, H1B 및 L1 비자는 인도가 쓸어갔기 때문이다. 일본인이 E2로 받은 비자는 1만5521건으로 한국인의 2배 이상이었다. E2 전체(5만5324건)의 28%를 차지했다. 인도인은 H1B에서 전체 21만9659건 중 69%인 15만647건을, L1에서 7만1799건 중 26%인 1만8578건을 발급받았다. E2, H1B, L1 등 세 가지 비자를 합치면 인도가 한국의 14배 규모다. 이는 일본이 미국의 핵심 외국인직접투자(FDI)국이고 인도인 고학력 인재들이 실리콘밸리 등 미국 정보기술(IT) 산업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 인도와 비교해 미국에 직접 부지를 매입해 공장, 사업장을 설치하는 ‘그린필드’ 투자에서 가장 적극적인 국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약정 기준 2023년 미국에 대한 국가별 투자액 가운데 한국이 215억 달러(약 29조8000억 원)로 최대였다. 이는 일본의 약 2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한국이 적극적으로 미국 내 제조 인프라 확충을 돕고 있지만 정작 비자 발급은 여기에 상응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게 한국 산업계의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이 더 큰 규모로 대미 투자를 늘리는 상황을 미국이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의 대미 투자가 미국 내 고용 창출 효과가 큰 그린필드 투자에 집중된 만큼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업들 “B1 비자라도 단속 위험 없이 일하게 해 달라”한국인들이 미국 비자 발급에서 불이익을 받는 상황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올 5월까지 주한 미국대사관이 발급한 E2 비자 발급 건수를 조사한 결과 전체 2019건에 그쳤다.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3177건) 대비 36.5% 줄어든 것이다. 무역협회는 “한미 관세 협상에 따라 한국의 대미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관리자급 엔지니어 파견 수요가 늘고 있지만 합법적 비자 발급의 구조적 한계에 따라 인력 이동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이 비자 심사를 최근 들어 부쩍 강화하면서 체류 목적과 지역을 따진 뒤 한국인의 입국을 거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미 당국은 지난해 말 ESTA 비자로 조지아에 입국한 한국인의 여행 지역이 한국 기업 공장 소재지라는 점에서 그를 취업 목적으로 판단해 본국으로 송환하기도 했다. 미국의 한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이 깐깐해지자 대미 투자기업들은 이번 조지아주 단속 사태와 관련해 비즈니스 목적 방문(B1) 비자 활용의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8일 산업통상자원부와의 간담회에서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금된 한국인 300여 명 중 상당수는 B1 비자를 가지고 있었지만 체포됐다. B1 비자 소지자가 육체 노동을 하는 것은 금지됐지만, 현지에서 직원을 교육하거나 장비를 설치하는 업무까지 막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실제 미 국무부 외교업무매뉴얼(FAM)에서는 B1 비자를 받을 시 해외 장비를 미국에서 설치·시운전하거나 현지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훈련을 수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한국인이 지난해 B1·B2 비자를 발급받은 건수는 1만5495건으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미국에 투자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현지의 혼선을 해소하기 위해 우선 B1 비자만이라도 단속될 위험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정부가 미 당국과 협의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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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韓직원 붐비던 공장앞 숙소-식료품점 썰렁… 美 지역경제도 타격

    8일(현지 시간) 찾아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의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 서울 여의도 4배 크기의 현대차 메타플랜트 부지 가장 안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진입은 쉽지 않았다. 아직 공사가 다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자갈조차 깔려 있지 않은 진흙 밭을 차로 달려 공장 옆 임시 주차장에 닿을 수 있었다. 현장에 도착하자 기묘한 광경이 펼쳐졌다.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 광활한 공장 옆으로, 텅 빈 좌석의 자동차들이 수십 대씩 떼지어 서 있었던 것. 4일 미 이민당국의 불법 체류자 단속 당시 끌려간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이 타고 온 차였다. 현장에는 아스팔트가 깔린 건물 부지 내 주차장과, 바닥이 정비되지 않은 외부의 임시 주차장이 있었다. 부지 내 주차장에는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외부 임시 주차장에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주로 차를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 주차장 모두 수십 대의 차가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흘 만에 ‘유령 도시’로 변한 건설 현장첫 삽을 뜰 때만 해도 한미 경제 협력의 상징으로 각광받았던 이곳은 나흘 전 미 이민당국의 무차별 단속 후 황량한 유령 도시처럼 변해 있었다. 언제 직원들이 돌아올지, 언제 다시 공사가 재개될지 모든 것이 안갯속인 가운데 기업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이민당국은 단속 당시 합법적인 체류 신분을 갖춘 직원들의 귀가를 허용했지만 이날 공장엔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기업 관계자는 “남아 있는 절반의 직원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직원들끼리 그래도 출근은 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 있었는데, ‘의미 없다’로 결론이 났다. 그 대신 구금자 신변 수소문이나 짐 정리, 차량 반납 같은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구금된 근로자들을 귀환시키는 데 당장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해결이 더 어려운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 역량을 갖춘 한국인 직원들 없이 공장 건설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앞으로 약속한 대미 투자를 그대로 진행해도 무방한지, 조지아주 수사당국이 언급한 한국 기업들에 대한 법적 조치는 어떻게 진행될지 등 예상이 어려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모텔-식료품점 등 지역 상권도 위기미 이민당국의 단속에 멈춰 버린 건 공장뿐만이 아니었다. 메타플랜트 바로 앞에 최근 신축된 모텔 역시 이날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다. 현대차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 출장자들을 주 고객으로 삼기 위해 세워진 이 모텔은 새 가구 냄새가 채 빠지지 않았다. 그만큼 깔끔한 시설을 갖췄지만 어디서도 투숙객을 마주칠 수 없었다. 주차장에는 모텔 직원들이 타고 온 것으로 보이는 승용차 서너 대만 서 있었고, 모텔 내부의 수십 개 객실에선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모텔 직원은 “원래 출장자들로 항상 북적이던 곳인데 지난주 목요일 단속 이후 보시다시피 이렇게 됐다”며 “바라건대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되고 손님들이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에 예전처럼 사람들이 모여들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조만간 구금된 한국인 직원들이 출국하면, 뒷정리를 위해 남아 있는 한국 직원들도 속속 미국을 떠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기업 관계자는 “상당수 직원이 신변 불안과 회의감을 호소하며 더 이상 이곳에 남아 있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빨리 돌아오지 않고 뭐하느냐’는 가족들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한인 동포들 사이에서는 최대 약 5000명 규모로 추산되는 현대차 등 대기업 및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이곳을 떠나면 지역 경기와 부동산 시장 등에 미치는 파괴력이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언론들도 이번 사태로 지역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8일 CNN 방송은 엘라벨 인근 상점들의 우려를 상세히 전했다. 현지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새미 랜츠 씨는 “평소 꾸준히 방문하던 한국인들의 발길이 하룻밤 새 뚝 끊겼다”며 “그런 일이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다면 출근하기가 무서워질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그는 평소 10∼15명이던 한국인 고객이 단속 다음 날인 5일엔 3명으로 줄었다면서 “한국인이 없으면 돈을 벌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사태 뒤 애리조나, 미시간, 오하이오주 등에서 건설 중인 다른 공장들의 작업도 최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 내 전자여행허가제(ESTA) 출장자를 즉시 귀국시키고, 상용비자(B1·B2) 소지자는 숙소 등에 머물도록 조치한 결과다.엘라벨=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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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 제2대 회장에 손승우 율촌 고문 선출

    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는 손승우 법무법인 율촌 고문을 제 2대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고 9일 밝혔다.손 회장은 취임사에서 “인공지능(AI) 시대라는 거대한 변화를 기회로 삼아 학회의 거버넌스와 활동 체계를 새롭게 정비하고, AI를 포섭할 수 있는 학문적·정책적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손 회장은 단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주립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단국대 법학과 교수,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2019년 창립된 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는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정책 연구를 목표로 하는 학술단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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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S ‘AI 플랫폼’ 덕에… IT 문외한도 AI비서 ‘뚝딱’

    GS칼텍스가 올 6월 작업 현장에 도입한 안전점검활동(TBM) 관리 인공지능(AI) 비서는 화학공학을 전공한 GS칼텍스 직원이 3주 만에 만든 것이다. 직원들에게 당일 작업의 위험 사항을 알려 준다. 이 AI 비서는 GS가 3월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미소(MISO)’ 덕분에 만들 수 있었다. 정보기술(IT) 지식이 없는 직원도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 수 있게 돕는다. GS는 이처럼 산업 현장의 문제를 AI를 통해 해결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제4회 GS그룹 해커톤’을 8일부터 이틀간 연다고 밝혔다. GS 전 계열사와 공기업, 스타트업 등 256개 팀에서 837명이 참여한다. 허태수 GS 회장(사진)은 “구성원의 현장 지식에 AI를 결합하면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을 수 있다”며 “AI는 실제 비즈니스에 활용될 때 비로소 가치가 실현된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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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美투자기업 긴급 간담회 “비자 해결 최선”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집단 구금 사태와 관련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대미(對美) 투자기업 긴급 간담회를 열고 비자 체계 점검에 나섰다. 박종원 산업부 통상차관보가 주재한 간담회에는 현대차그룹,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HD현대, 한화솔루션, LS 등 대미 투자를 진행 중인 기업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어제 대통령실에서 강훈식 비서실장이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언급해서 급하게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대미 투자 기업 전반을 대상으로 비자 및 인력수급 현황, 미국 현지에서의 애로사항들을 청취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측에 원활한 대미 투자를 위한 유연한 제도 운영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외교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해당 안건으로) 미국과 언제 소통하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미국에서 비자 발급의 문턱이 지나치게 높아 사업에 어려움이 많다며 한국 투자 기업들을 위한 일정 규모의 비자 쿼터(할당량)를 확보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최태원 SK그룹 및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의 정책 간담회에서 “향후 미국 내 우리 국민의 안전과 기업의 원만한 경영 활동을 위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비자 쿼터를 확보하는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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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기업 클수록 규제부담 커지는 제도 고쳐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사진)은 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의 정책 간담회에서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가 여전히 많고 성장할수록 보상은 줄고 부담이 커지는 현 시스템은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할수록 규제가 많아지는 현실이 한국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94개의 규제가 생기고 대기업이 되면 최대 343개의 규제가 생긴다. 2020∼2023년 중소기업 1만 곳 중 4곳(0.04%)만이 중견기업이 됐고, 중견기업 100곳 중 1∼2곳(1.4%)만 대기업이 된 것도 이 같은 규제 탓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최 회장은 지난 5년에 이어 앞으로의 5년도 한국이 저성장에 갇힐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경제 체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관세 영향으로 대외 여건이 악화된 지금 기존의 수출 중심이 아닌 새로운 성장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에서 정 대표와 이언주 최고위원, 한정애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상의 회장단은 민주당에 2차 상법 개정안, 노란봉투법 등 규제 법안에 대한 경제계의 우려를 전달하고 보완을 요청했다. 과도한 경제형벌에 대한 합리화 방안도 건의했다. 정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라며 공정 경제 실현을 위한 재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정 대표는 “때로 공정한 경쟁을 만들기 위한 조치가 성장을 저해한다고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그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우리의 숙제”라며 “대한상의가 공정 경제의 실현과 경제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고 당이 화답하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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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삼성-SK 반도체장비 中반출 ‘연간 승인’ 제안”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 미국산 장비의 수출을 연간 단위로 승인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한국 측에 내년 1월부터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중국 공장 반입 시 ‘건별 승인’을 받도록 한 것에서 완화된 조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경영 활동에 여전히 적지 않은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승인 과정에서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운영 계획에 대한 정보를 미국에 일정 부분 제공해야 될 수도 있어 영업 기밀 유출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업황에 따라 달라지는 장비 수요를 1년 단위로 예측하는 것이 무리라는 반응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자국산 반도체 장비를 중국 공장으로 반입할 시 연간 승인을 받도록 하는 ‘사이트 라이선스(site license)’ 제도를 지난주 한국 정부에 제안했다. 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간 필요 장비 목록과 수량을 사전에 정확히 명시한 후 미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해당 품목을 중국에 들여올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10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Validated End User)’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은 별도 허가 및 절차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공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 허가를 철회하고 내년 1월부터 개별 허가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업체 외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 등도 VEU 철회 대상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외 산업계의 반발이 커지자 이를 다소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건별 승인 조치가 시행됐다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AMAT), 램리서치 등 미국 반도체 기업 제품 반입 절차로 인해 연간 1000건의 수출 허가 신청이 추가로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블룸버그는 미국 상무부의 사이트 라이선스 도입 검토가 한국 정부와 산업계에 안도감을 주는 동시에 여전히 부담 또한 지우고 있다고 평가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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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삼성-SK 반도체장비 中반출 ‘연간 승인’ 검토”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 미국산 장비의 수출을 연간 단위로 승인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한국 측에 내년 1월부터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중국 공장 반입 시 ‘건별 승인’을 받도록 한 것에서 완화된 조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경영 활동에 여전히 적지 않은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승인 과정에서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운영 계획에 대한 정보를 미국에 일정 부분 제공해야 될 수도 있어 영업 기밀 유출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업황에 따라 달라지는 장비 수요를 1년 단위로 예측하는 것이 무리라는 반응도 나온다.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자국산 반도체 장비를 중국 공장으로 반입할 시 연간 승인을 받도록 하는 ‘사이트 라이선스(site license)’ 제도를 지난주 한국 정부에 제안했다. 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간 필요 장비 목록과 수량을 사전에 정확히 명시한 후 미국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해당 품목을 중국에 들여올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10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Validated End User)’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은 별도 허가 및 절차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공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이 허가를 철회하고 내년 1월부터 개별 허가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업체 외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 등도 VEU 철회 대상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외 산업계의 반발이 커지자 이를 다소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건별 승인 조치가 시행됐다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AMAT), 램리서치 등 미국 반도체 기업 제품 반입 절차로 인해 연간 1000건의 수출 허가 신청이 추가로 발생하는 상황이었다.블룸버그는 미국 상무부의 사이트 라이선스 도입 검토가 한국 정부와 산업계에게 안도감을 주는 동시에 여전히 부담 또한 지우고 있다고 평가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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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현대차-LG엔솔 등 對美 투자기업 긴급 간담회 열어 비자건의 수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집단 구금 사태와 관련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대미(對美) 투자기업 긴급 간담회를 열고 비자 체계 점검에 나섰다. 박종원 산업부 통상차관보가 주재한 간담회에는 현대차그룹,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HD현대, 한화솔루션, LS 등 대미 투자를 진행 중인 기업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어제 대통령실에서 강훈식 비서실장이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언급해서 급하게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고 설명했다.정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대미 투자 기업 전반을 대상으로 비자 및 인력수급 현황, 미국 현지에서의 애로사항들을 청취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측에 원활한 대미 투자를 위한 유연한 제도 운영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산업부 관계자는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외교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해당 안건으로)미국과 언제 소통하게 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미국에서 비자 발급의 문턱이 지나치게 높아 사업에 어려움이 많다며 한국 투자 기업들을 위한 일정 규모의 비자 쿼터(할당량)를 확보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최태원 SK그룹 및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의 정책 간담회에서 “향후 미국 내 우리 국민의 안전과 기업의 원만한 경영 활동을 위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비자 쿼터를 확보하는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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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성장할수록 부담 커지는 제도 고쳐야” 차등규제 개선 건의

    최태원 SK그룹 및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의 정책 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 정체가 다소 오래갈 것 같아서 우려된다”며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가 여전히 많고 성장할수록 보상은 줄고 부담이 커지는 현 시스템은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할수록 규제가 많아지는 현실이 한국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94개의 규제가 생기고 대기업이 되면 최대 343개의 규제가 생긴다. 2020∼2023년 중소기업 1만 곳 중 4곳(0.04%)만이 중견기업이 됐고, 중견기업 100곳 중 1∼2곳(1.4%)만 대기업이 된 것도 이 같은 규제 탓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 회장은 앞선 4일 주요 경제단체들이 꾸린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서도 “기업 사이즈가 커질수록 규제가 커지는 상황이 한국 성장을 정체시키고 민간의 활력을 떨어트린다”고 말했다.이날 최 회장은 지난 5년에 이어 앞으로의 5년도 한국이 저성장에 갇힐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2015~2019년 연평균 2.7% 성장하던 경제가 코로나19 이후 5년간 2.0%로 (성장률이) 내렸고 올해는 0%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5년도 1%대 성장을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장이 돼야 민생이 회복되고 글로벌 경쟁에서 맞설 국력도 커진다고 생각한다”며 “경제 체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관세 영향으로 대외 여건이 악화된 지금 기존의 수출 중심이 아닌 새로운 성장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에서 정 대표와 이언주 최고위원, 한정애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최 회장을 비롯한 각 지역상의 회장들과 서울상의 회장단 등 21명이 참석했다. 상의 회장단은 민주당에 2차 상법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 규제 법안에 대한 경제계의 우려를 전달하고 보완을 요청했다. 과도한 경제형벌에 대한 합리화 방안도 건의했다.정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라며 공정 경제 실현을 위한 재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정 대표는 “때로 공정한 경쟁을 만들기 위한 조치가 성장을 저해한다고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그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우리의 숙제”라며 “대한상의가 공정 경제의 실현과 경제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고 당이 화답하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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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현대차-LG 공장 급습… 한국인 300명 체포

    미국 정부가 4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서배너에 있는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을 단속해 불법 체류 혐의로 475명을 체포했다. 이 중 약 300명이 한국인으로 확인됐다. 미국이 자국 투자에 나선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이례적인 대규모 불법 체류 단속을 진행하면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 이후 가속화됐던 한미 경제 공조에 새로운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알코올·담배·총기·폭발물단속국(ATF)은 이날 소셜미디어 X에 “조지아주 현대차 배터리 공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을 수행해 최대 475여 명의 불법 체류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번 단속에는 ATF뿐만 아니라 미 국토안보부(DHS)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 연방수사국(FBI), 마약단속국(DEA), 국세청(IRS) 등 다수의 미국 정부기관이 동원됐다. 이날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공장 현장 직원의 두 손을 케이블타이로 묶고 연행하거나, 한국인 직원들을 줄지어 세운 뒤 가방을 수색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랐다.체포된 475여 명 가운데 한국인은 한국에서 출장 간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직원과 공장 설비 마무리 작업을 하던 한국 협력사 직원,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 협력사 직원 등 300여 명으로 알려졌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날 성명에서 “불법 고용 관행 및 기타 연방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진행 중인 수사의 일환으로 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근로자들은 비즈니스 회의, 계약 목적으로 받는 ‘B1’ 비자와 단기 체류 목적 무비자인 ‘ESTA’(전자여행허가제)를 통해 미국에 체류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육체노동’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단속에 대해 “조지아주 (HL-GA) 불법 체류 단속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출범 이후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라며 “한미 간 무역협정 이행에 대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단속에 HL-GA 공장 건설은 ‘올스톱’됐다. 당장 내년 가동 목표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5 대 5 지분으로 법인을 세우고 총 43억 달러(당시 약 5조7000억 원)를 투입해 합작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었다.‘제조업 동맹 상징’ 조지아서… 美 헬기까지 동원 불법체류 단속[美, 조지아 한국 공장 급습] 美, 현대차-LG엔솔 공장 급습비자 빌미 한국인 직원 대거 검거… “단기 체류용 ESTA가 문제 된 듯”韓기업들 “美지원 믿었는데” 충격… ‘마스가’ 협력 확대 조선업계도 비상외교부 “유감… 국민 권익 침해 안돼”4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HL-GA) 건설 현장의 불법 체류 단속은 마치 군사 작전처럼 이뤄졌다. 소셜미디어에 뜬 영상을 보면 현장을 급습한 미국 당국 관계자가 “현장 전체에 수색영장이 발부됐다. 진행 중인 작업을 모두 끝내라”고 작업 중인 근로자들에게 외친다. 미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비자 문제를 빌미로 한국인 직원 체포에 나서자 우리 기업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당장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기업들은 체류 직원의 비자 상황부터 파악하고 나섰다. 서배너 건설 현장 사정에 밝은 한 교민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비자 발급이 어려워진 반면 공사 진행 압박은 커졌다”며 “불가피하게 단기 체류 목적 무비자인 ‘ESTA(전자여행허가제)’로 현장을 챙기다 사달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구금소 간 한국인들… 총영사 급파미국 지역 언론인 WSAV, 서배너모닝뉴스(SMN) 등에 따르면 미 이민 당국의 공장 단속에는 수색용 헬기까지 동원됐다. 수백 대의 경찰차와 군용 차량인 험비도 나타났다.소셜미디어에선 당시 현장에서 직원들이 건물 밖에 줄을 서 신분 확인을 받는 장면 등이 담긴 영상이 돌고 있다. 한 직원은 NBC뉴스에 “연방 요원들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미국 시민인지 여부를 물었다”고 전했다. 미 국토안보부(DHS)는 이날 성명을 발표했지만, 구금된 이들의 구체적인 혐의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유감의 뜻을 전달하고 우리 국민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300명을 포함해 이날 체포된 475명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관할 구금소에 잡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공관은 구금된 한국인들이 적법한 비자를 소지했는데 체포된 사례가 있는지, 구금 해제가 언제쯤 이뤄질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외교부는 주미 대사관 총영사와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의 영사를 서배너 현장에 급파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가 이번 사안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대처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 “美 지원 믿고 투자했는데…” 그동안 미국의 지원을 믿고 대미 투자를 늘렸던 한국 기업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HL-GA에 나타난 불법 체류 단속이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법 체류 단속을 이유로 미국 공권력이 공장 안에 자주 들이닥친다면 북미 사업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특히 이번 단속이 이뤄진 조지아주는 한국의 대미 투자 상징성을 지닌 곳이다. 조지아주는 삼성, SK, 현대차, LG 등 한국 기업 110곳 이상이 진출해 1만700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한 대표적인 ‘K산업기지’다. 특히 한미 제조업 동맹의 상징인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도 단속 현장 바로 옆에 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1기부터 시작해 조 바이든 행정부를 거쳐 지금까지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받고 투자에 나섰지만 갈수록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다”고 우려했다.‘마스가 프로젝트’와 함께 해외 조선소 인수 등 미국 주재원 파견이 늘어난 조선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상황 발생 직후 미국에 있는 전체 한국인 주재원들의 비자 적법성 파악에 나섰다”며 “특히 ESTA 등으로 미국에 단기 출장에 가는 경우의 지침을 곧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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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제조업 동맹 상징’ 현대차-LG공장 한국인 300명 체포…‘마스가’ 균열 우려

    미국 정부가 4일(현지 시간)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을 단속해 불법 체류 혐의로 475명을 체포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한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제조업 동맹의 ‘상징’인 조지아주에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이례적인 대규모 단속이 진행되면서 한미 경제 공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미국 알코올·담배·총기·폭발물단속국(ATF)은 4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에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소재 현대 메가사이트 배터리 공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을 수행해 최대 약 475명의 불법 체류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이날 단속에는 ATF뿐만 아니라 미 국토안보부(DHS)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 연방수사국(FBI), 마약단속국(DEA), 국세청(IRS) 등 다수의 미국 정부기관이 동원됐다. 외교당국 등에 따르면 체포된 475명 가운데 한국인은 한국에서 출장 간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직원을 포함해 공장 설비 작업을 하던 한국 협력사 직원 등 300여 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린지 윌리엄스 DHS 공보관은 “노동력을 착취하고 연방법을 위반하는 자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갑작스러운 단속에 HL-GA 공장 건설은 ‘올스톱’ 상태가 됐다. 목표로 했던 내년 가동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5 대 5 지분으로 법인을 세우고, 43억9000만 달러(당시 약 5조7000억 원)를 투입해 합작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었다.이번 단속은 마치 군 작전처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보도 영상을 보면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한 미국 당국 관계자는 “현장 전체에 수색 영장이 발부됐다. 진행 중인 작업을 모두 끝내라”고 지시한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한국인 포함 현지 직원들을 줄지어 세운 뒤 질문하거나 가방을 수색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장갑차, 헬기, 이송용 버스 등도 사전에 동원됐다.이번에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근로자들은 비즈니스 회의, 계약 목적으로 받는 ‘B1’ 비자와 단기 체류 목적의 무비자인 ‘ESTA’(전자여행허가제)를 통해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육체 노동이 금지되어 있서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조지아주 건설 현장 인근의 한 교민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비자 발급이 어려워지는 반면 공사를 일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압박은 커졌다고 들었다”며 “불가피하게 ESTA를 통해 현장을 챙기다 사달이 난 것 같다”고 전했다.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외교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말을 아끼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임직원 및 협력사 인원들의 안전과 신속한 구금해제를 위해 한국 정부 및 관계 당국과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대대적인 체포로 미국 현지에 투자한 국내 기업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앞으로 불법 체류 단속을 이유로 한국 기업들을 규제한다면 북미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특히 이번 단속이 이뤄진 조지아주가 한국의 대미 투자의 상징성을 지닌 곳이라 기업들의 충격이 더욱 크다. 조지아주는 삼성, SK, 현대차, LG 등 한국 기업 110곳 이상이 진출해 1만7000명 이상의 직접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 대표적인 ‘K 산업기지’다. 한미 제조업 동맹의 ‘상징’인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도 단속 현장 바로 옆에 있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1기부터 시작해 조 바이든 행정부를 거쳐 지금까지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받고 투자에 나섰지만 갈수록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다”고 우려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202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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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전자, 美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첫 수주”

    LG전자가 미국에서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냉각솔루션을 수주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미국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관련해 칠러(냉각기)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에 냉각솔루션을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계약 규모는 수백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계약 상대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은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시장이다. 이번 수주로 LG전자 냉각솔루션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빅테크 데이터센터로부터의 추가 수주 전망도 나온다. AI가 발전하면서 데이터센터 내 서버는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하고 열도 많이 발생한다. 여기서 서버가 과부하되지 않도록 열을 식히는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조 CEO는 “AI의 급속한 확장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장비 등 핵심 인프라 수요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들 분야는 AI 성능과 확장성, 지속가능성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라고 했다. 이어 그는 “LG전자는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과 차세대 반도체 장비 등 2가지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고 했다. LG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겨냥한 반도체 장비도 개발하고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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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온, 美에 ESS용 LFP 배터리 2조규모 공급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장악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잇단 수주 성과를 내고 있다. SK온은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과 1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SK온은 플랫아이언이 추진하는 매사추세츠주 프로젝트에 LFP 배터리가 탑재된 컨테이너형 ESS 제품을 2026년에 공급한다. 추가로 플랫아이언이 2030년까지 미국에서 추진하는 6.2GWh 규모의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 협상권’도 확보했다. 양사 협의를 통해 2026년부터 4년간 최대 7.2GWh 규모의 ESS 제품을 공급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액으로는 약 2조 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내년 하반기(7∼12월)부터 ESS 전용 LFP 배터리 양산에 돌입한다. 이를 위해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 라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LFP 배터리는 그동안 중국 업체들이 장악했던 분야다.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갖는 이른바 삼원계(양극재에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세 가지 원소를 사용)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그 대신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기업들은 특히 중국 업체의 진입이 제한된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ESS용 LFP 배터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중국산 ESS 배터리에 40.9%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내년에 58.4%로 올릴 예정이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와 약 6조 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3월에는 에너지 기업 델타 릴렉트로닉스와 4GWh 규모의 주택용 ESS 배터리 계약을 체결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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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기업 커질수록 규제도 커져 성장의지 꺾어”

    “기업 사이즈가 커질수록 규제가 커지니 기업들이 성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대한민국 성장을 정체시키고 민간의 활력이 떨어지는 근본 이유입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업성장포럼 출범식’ 기조연설에서 “기업 크기에 따른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러한 ‘계단식 규제’를 철폐해 중견기업이 되려는 중소기업, 대기업이 되려는 중견기업이 많아져야 우리 경제가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2020∼2023년 중소기업 1만 곳 중 4곳(0.04%)이 중견기업이 됐고, 중견기업 100곳 중 1∼2곳(1.4%)만이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날 최 회장은 국내에 계단식 규제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규제 목록 343건을 빼곡하게 나열한 1.8m 높이의 패널 3장을 제시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할 때 수십, 수백 개의 규제가 새로 생긴다는 것이다. 이날 대한상의 발표에 따르면 1994∼2004년 한국 대기업의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10.5%였으나 2014∼2023년 2.6%로 4분의 1 수준이 됐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8.7%에서 5.4%로 내려앉았다. 최 회장은 “사이즈별 규제 탓에 성장을 할 유인이 떨어진다”며 “(기업이) 성장하면 (정부가) 인센티브를 줘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기업성장포럼은 대한상의, 한국경제인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한국 기업의 성장을 위해 공동 발족한 플랫폼이다. 이날 행사에는 경제계 인사 외에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등도 참석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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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업체, 韓中 업체에 소송제기… “LCD TV 특허 침해 제품 판매”

    LG전자가 미국에서 액정표시장치(LCD) TV 특허 소송에 휘말렸다. 4일 전자업계 및 특허정보 플랫폼 RPX에 따르면 미국 BH이노베이션스는 최근 중국 패널업체 HKC와 해당 업체의 패널을 쓰는 LG전자, 중국 TCL, 하이센스 등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BH이노베이션스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장을 접수하며 이들 기업이 특허를 침해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이는 관세법 위반으로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ITC는 연방 관보를 통해 이해관계자 및 정부 기관들에 관련 문제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청했다. BH이노베이션스는 미 델라웨어 소재 법인이다. 이 회사는 기업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하는 지식재산권 관리·수익화 전문 회사로 알려졌다. 특허권을 매입하거나 위탁받아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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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엔솔-KAIST, ‘리튬메탈전지’ 12분 급속충전 기술 개발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 공동연구팀은 ‘리튬메탈전지’의 충전 속도를 혁신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리튬메탈전지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소재 중 하나인 흑연 음극재를 리튬메탈로 대체하는 차세대 배터리다. 음극재의 무게와 부피를 크게 줄이고 에너지 밀도와 주행 거리를 대폭 향상시킨 게 특징이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실제 리튬메탈전지를 쓰면 고성능 전기차 기준 평균 주행 거리를 600km에서 800km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리튬메탈전지는 급속 충전 과정에서 ‘덴드라이트’라는 배터리 수명 및 안정성에 치명적인 현상이 발생해 이를 해결하는 것이 기술적인 과제였다. 덴드라이트는 배터리 충전 시 리튬 결정체가 쌓이는 현상이다. 이 결정체가 쌓일수록 배터리 성능은 떨어지고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커진다. 연구팀은 덴드라이트 현상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전해액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문제를 해결했다. ‘응집억제형 신규 액체 전해액’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리튬메탈전지가 급속 충전을 해도 안정적으로 구동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리튬메탈전지는 충전 시간을 12분까지 단축할 수 있고 1회 충전에 8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누적 주행 거리 30만 km 이상의 수명도 확보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연구 결과는 리튬메탈전지의 난제로 꼽히던 충전 속도에서 진일보한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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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실로 다가오는 ‘한국판 러스트벨트’… 석유화학-디스플레이-철강 고용 급감

    국내 고용 창출에 적극 기여해 왔던 전통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일자리 감소는 해당 산업의 생산 시설이 위치한 지역 경제 위기로 번질 수밖에 없다. 최근 석유화학·디스플레이·철강 산업의 위기가 충남 서산, 전남 여수, 경북 포항 등 해당 지역의 장기 침체로 이어져 이들 지역이 ‘한국판 러스트벨트(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로 전락하지 않도록 막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4일 동아일보가 석유화학·디스플레이·철강 부문 대기업 10곳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최근 3년 치(2022년∼2025년 6월 말)를 분석한 결과, 이들 회사의 직원 수는 이 기간 약 6185명(6.2%) 감소했다. 업황이 좋았던 2022년 이들 10개 기업의 총고용 인원은 9만9492명이었는데, 올 6월 말 기준 9만3307명까지 줄었다. 분석 대상은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SK지오센트릭, 여천NCC 등 석유화학 주요 기업 5곳,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업체 2곳,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업체 3곳이다. 각 산업군 협회에서 꼽은 매출 기준 상위 기업들이다. 석유화학·디스플레이·철강은 현재 구조조정이 거론되는 주요 업종으로, 2023년 9월 한국신용평가가 “중국의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시장 변화에 따른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꼽았던 산업이다. 대기업이 생산 인력을 줄일 정도가 되면 이들의 2, 3차 협력업체 일자리는 더 빠르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인세 인상,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상법개정안 등 점차 ‘기업 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한국 대기업들이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는 상황까지 겹치면 국내 제조업 공동화를 유발하고, 한국판 러스트벨트를 양산할 가능성을 키운다”고 말했다.석유화학 5대 기업 직원 1100명 떠나… 철강도 인력 20% 감축석화-디스플레이-철강 고용 급감대산산단 일부 시설 장기 가동중단… 지역엔 석달 넘게 빈 상가 수두룩디스플레이도 직원 14% 감소 ‘한파’“10년간 정부 무관심속 해법 안보여… 위기산업 관리에 역량-재원 투입을”최근 찾아간 충남 서산시 중앙로 일대는 말 그대로 적막했다.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는 상가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동네는 구도심이라 불황에 더 취약하다”며 “3개월 넘게 공실인 상가도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서산시 관계자는 “석유화학 침체가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석유화학, 대기업 5곳서 1100명 떠나석유화학업계는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공장 가동률을 낮추면서 필요한 최소 인원으로만 생산하고 있다.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대산산단)의 대표 기업인 롯데케미칼은 직원이 가장 많던 2023년 4958명이던 직원 수가 올 6월 말 4555명으로 400명 넘게 줄었다. 롯데케미칼 대산 에틸렌글리콜(EG) 2공장 등 일부 시설은 오랫동안 가동을 멈췄다.LG화학(석유화학 부문)은 현재 직원 수가 6047명으로 2022년 6670명에서 9.3% 감소했다. 여기서 인원을 더 줄이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대산공장과 여수공장에서 58세 이상 직원의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석유화학과 첨단소재 간 사업부 재편으로 인력 변동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석유화학 침체로 인한 대기업 고용 축소는 충남 서산시, 전남 여수시 등 지역 경제 위기로 이어진다. 서산시는 지난달 28일 철강 산업에 특화된 경북 포항시와 함께 ‘산업 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됐다. 여수시는 이미 올해 5월 위기 대응 지역으로 선정됐다.서산시 인구는 올 7월 17만9579명으로 18만 명 선이 무너졌다. 석유화학 기업 직원이 줄면서 그 가족들까지 함께 지역을 떠나기 때문이다. 중국발 물량 공세가 계속되면서 국내 5대 석유화학 기업 직원 수는 2022년 1만6513명에서 올 6월 1만5415명으로 1098명 감소했다.● 지역경제와 협력업체에도 연쇄 피해철강업계에선 동국제강 직원 수가 2년 반 만에 2538명에서 2021명으로 20%(517명)가량 줄었다. 동국제강은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철근 수요 감소를 이기지 못하고 철근공장 가동을 20일 넘게 중단한 바 있다.철강 인력 감축은 ‘현재 진행형’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7월 포항 1제강공장, 지난해 11월 포항 1선재공장을 각각 폐쇄했다. 현대제철 포항2공장은 올 6월부터 무기한 휴업을 결정했다. 이로 인한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올해만 두 번째 희망퇴직에 들어갔다. 현대제철은 협력업체 직원 등을 통칭하는 ‘소속외 근로자’가 최근 2년 반 사이 1만98명(2022년 12월)에서 8125명(올 6월)으로 20%가량 줄었다. 원청기업의 위기 상황에 협력업체도 연쇄 타격을 받은 것이다.철강기업 인원 축소는 포항시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포항의 중심 상권 시장 상인들은 “요즘 경기 침체 때문에 매출이 평소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고 하소연을 한다. 상황이 계속 악화되자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이 최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철강관세 인하를 호소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 건설업 장기 침체에다 미국 철강 관세 50% 부과가 맞물리면서 철강 산업이 붕괴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오랜 불황에 시달린 디스플레이 업계도 고용 인원을 감축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2만9272명이었던 직원 수가 2만5057명으로 14.4% 줄었다.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석유화학, 철강 산업은 지난 10여 년간 정부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 위기 극복 해법이 보이지 않을 만큼 곪아 터졌다”며 “정부가 소위 ‘잘나가는’ 반도체, 인공지능(AI) 산업을 밀어주는 것만큼이나 위기 산업 관리에 역량과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진단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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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업이익의 10%’ 성과급 지급…SK하이닉스 임금협상 타결

    SK하이닉스는 4일 임금인상률 6% 및 새로운 성과급(PS) 기준을 담은 임금 교섭 잠정 합의안이 노동조합 대의원 투표를 통해 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는 역대 최고 찬성률인 95.4%로 통과했다.합의안은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성과급의 80%는 당해년도에 지급하고 나머지는 2년에 걸쳐 매년 10%씩 지급한다. 이러한 기준은 10년간 유지하기로 했다.SK하이닉스는 “회사 경영 성과와 개인 보상 간 연계를 명확하고 투명한 기준으로 정립해 구성원들의 동기부여를 극대화했다”며 “10년간 기준을 유지한다는 원칙으로 회사와 구성원 간 신뢰 및 제도의 장기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매년 반복되는 논란을 막고 구성원이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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