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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는 최신원 전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선임했다고 3일 밝혔다. 2021년 10월 회장 사임 이후 약 4년 5개월만이다.최 명예회장은 경영 멘토로서 회사의 중장기 전략 방향성을 수립하고 다양한 사업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자문 역할을 맡는다. 사회공헌 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회사는 “산업계 대외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최 명예회장의 경영 노하우와 풍부한 국내외 네트워크가 필요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최 명예회장은 2021년 10월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후 SK네트웍스 회장 및 대표이사 등 모든 직책에서 사임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5월 최 명예회장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어 같은해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됐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3일 경기 용인에서 ‘2026년 DS부문 상생협력 데이’를 개최해 협력회사와 동반성장 의지를 다지고 기술 로드맵을 공유했다. 행사에는 DS부문장인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과 협력사 협의회 회장인 김영재 대덕전자 대표등 64개 협력사 대표가 참석했다.전 부회장은 “DS부문이 기술 혁신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협력회사와 긴밀한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라며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소통과 기술 교류를 바탕으로 동반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인공지능(AI)시대 핵심 경쟁력은 삼성전자와 협력회사가 ‘원팀’으로 결합할 때 완성된다”며 “2·3차 협력사까지 이어지는 상생 구조를 기반으로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행사에서는 사업 전략과 중장기 기술 로드맵을 공유하고, 기술·품질 혁신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비용 효율화 분야에서 성과를 낸 협력회사 17개사를 선정해 시상했다. 반도체 장비·소재를 공급하는 ‘케이씨텍’은 해외 의존도가 높던 소재를 국산화한 성과를 인정받아 기술혁신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삼성전자는 협력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금·기술·인력 분야 중심의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금 부문에서는 상생펀드와 ESG 펀드를 통해 설비 투자, 연구개발, 환경·안전 개선 등에 필요한 자금을 저금리 또는 무이자로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협력사 인센티브도 지급하고 있다.또 생산 인프라와 테스트 환경을 제공해 기술 경쟁력 확보를 돕고 맞춤형 컨설팅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공정 개선과 품질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협력회사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기술 경쟁력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과 이란간 전쟁의 종전 기대감이 약해지며 공급망 차질에 대한 국내 산업계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업계는 원료인 나프타 수급 문제가 심화돼 잇단 정기보수, 가동률 조정에 나서며 겨울나기를 대비하는 상황이다.3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45%가 정기 보수 또는 가동률 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공장의 예정된 정기보수를 앞당겨 진행해 5월 말까지 보수할 예정이다. HD현대케미칼은 지난달 28일 가동률을 기존 75~80%에서 65%로 낮췄고 LG화학, 여천NCC, 대한유화 등도 가동률을 60% 수준으로 줄지어 낮췄다.석유화학 공장 운영이 둔화되며 포장재, 용기 등 생활소비재부터 자동차, 가전, 조선 등 제조업과 건설, 섬유 및 의복(합성섬유) 등 국내 산업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호르무즈 해협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유전 정상화에 필요한 엔지니어 파견을 비롯해 중장비 공급이 어려워져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전반적인 원자재 가격 부담 확대에 대한 우려도 심각하다. 지금 이대로면 배럴당 100달러 수준의 고유가 시대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앞으로 유가가 60달러 대로 돌아오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시 유가는 올 3분기(10~12월) 102달러가 되고, 내년 말까지 계속 올라 117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전쟁 전 대비 86%뛰는 것이다. 여기서 시설 타격 등 확전 양상으로 가면 18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국의 나프타 수입 가운데 중동 비중이 약 34.4%에 달해 호르무즈 봉쇄 및 시설 피격이 정유·석유화학 원재료 수급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시나리오별 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가 물가와 경상수지에 상당한 압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구광모 ㈜LG 대표가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현장을 찾아 현지 전략을 점검하고 구성원들에게 경쟁력 강화를 당부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과 함께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된 ESS 사업에 힘을 싣는 행보다. LG에 따르면 구 대표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시스템통합(SI) 전문 자회사 버테크의 미국 매사추세츠 사업장을 찾았다. 구 대표는 이곳 구성원들에게 “어떤 외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며 “특히 ESS 배터리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통합 솔루션 역량을 높여 시장을 선도하는 압도적 지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로봇 등 실물에 적용한 AI) 등 미래 배터리 수요가 급격히 커지는 국면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 역량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특히 LG가 앞으로 ESS에서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이나 투자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ESS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과 창출을 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구 대표가 이번에 찾은 버테크가 LG 배터리 전략의 대표적인 ‘선택과 집중’으로 꼽힌다. LG는 2022년 2월 ESS 역량 강화를 위해 ESS 소프트웨어 기업 버테크를 인수했다. 버테크는 ESS 설계, 설치, 유지·보수 등 운영 관리를 아우르는 시스템 통합 기술을 갖추고 있다. 해당 기업 인수 이후 LG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ESS 배터리 제품부터 ESS 설치, 사후 관리까지 고객사에 한꺼번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북미에서 ESS 배터리를 생산해 납품하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ESS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및 재생에너지 확산과 맞물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ESS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점에 공급하는 장치다. 태양광, 풍력처럼 날씨에 따라 발전이 불규칙한 재생에너지를 보완할 수 있어 AI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ESS 시장 규모는 지난해 767억 달러(약 116조 원)에서 2031년 1989억 달러로 2.5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편 구 대표는 미국 버테크 방문 이후 브라질로 이동해 북서부 아마조나스주의 LG전자 마나우스 생산법인과 현지 유통매장을 찾아 중남미 시장 전략을 논의했다. 구 대표는 지난해 2월 인도, 6월 인도네시아에 이어 브라질까지 방문하며 합계 인구 20억 명에 달하는 ‘글로벌 사우스’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브라질은 중남미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경제 대국이다. LG전자는 중남미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기지로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에 냉장고 신공장을 짓고 있다. 브라질 내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이 공장은 올 7월 본격 가동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구광모 ㈜LG 대표가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현장을 찾아 현지 전략을 점검하고 구성원들에게 경쟁력 강화를 당부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과 함께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된 ESS 사업에 힘을 싣는 행보다.LG에 따르면 구 대표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시스템통합(SI) 전문 자회사 버테크의 미국 매사추세츠 사업장을 찾았다. 구 대표는 이곳 구성원들에게 “어떤 외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며 “특히 ESS 배터리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통합 솔루션 역량을 높여 시장을 선도하는 압도적 지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LG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로봇 등 실물에 적용한 AI) 등 미래 배터리 수요가 급격히 커지는 국면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 역량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구 대표는 특히 LG가 앞으로 ESS에서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이나 투자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ESS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과 창출을 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구 대표가 이번에 찾은 버테크가 LG 배터리 전략의 대표적인 ‘선택과 집중’으로 꼽힌다. LG는 2022년 2월 ESS 역량 강화를 위해 ESS 소프트웨어 기업 버테크를 인수했다. 버테크는 ESS 설계, 설치, 유지·보수 등 운영 관리를 아우르는 시스템 통합 기술을 갖추고 있다. 해당 기업 인수 이후 LG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ESS 배터리 제품부터 ESS 설치, 사후 관리까지 고객사에 한꺼번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북미에서 ESS 배터리를 생산해 납품하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ESS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및 재생에너지 확산과 맞물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ESS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점에 공급하는 장치다. 태양광, 풍력처럼 날씨에 따라 발전이 불규칙한 재생에너지를 보완할 수 있어 AI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ESS 시장 규모는 지난해 767억 달러에서 2031년 1989억 달러로 2.5배로 증가할 전망이다.한편 구 대표는 미국 버테크 방문 이후 브라질로 이동해 북서부 아마조나스주의 LG전자 마나우스 생산법인과 현지 유통매장을 찾아 중남미 시장 전략을 논의했다. 구 대표는 지난해 2월 인도, 6월 인도네시아에 이어 브라질까지 방문하며 합계 인구 20억 명에 달하는 ‘글로벌 사우스’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브라질은 중남미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경제 대국이다.LG전자는 중남미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기지로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에 냉장고 신공장을 짓고 있다. 브라질 내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이 공장은 올 7월 본격 가동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과 이란이 종전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난은 올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쟁 기간 파괴된 에너지 시설을 재정비해야 하는 데다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일부 생산시설 “복구까지 5년 걸려”당장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주요국의 에너지 시설들은 잇단 공습으로 피해를 입어 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카타르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의 약 20%를 담당했던 카타르는 핵심 생산지인 라스라판 산업 단지가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 이 타격으로 카타르 LNG 수출의 17∼20%가 타격을 받았다. 현지에서는 완전 복구까지 최대 5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UAE는 원유 생산시설과 물류 허브가 동시에 공격을 당했다. 샤 유전, 푸자이라 항구, 루와이스 정유 및 석유화학 복합단지 등이 공격을 받아 일부 시설의 가동이 중단됐다. 사우디는 이란과 가까운 동부 지역의 라스타누라 정유시설과 서부 얀부의 아람코-엑손모빌 합작 정유시설 ‘삼레프(SAMREF)’가 공격을 받았다. 성동원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란 전쟁으로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가 전례 없는 규모로 파괴돼 전후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당분간 유가가 즉시 전쟁 전 수준인 배럴당 60달러대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중동 산유국들이 전쟁을 계기로 원유 감산에 나선 탓에 이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중동 원유 생산량은 전쟁 전과 비교해 하루 약 1000만 배럴이 감소했다. 전체 생산량은 전쟁 이전의 60% 수준에 그치는 상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가동률 저하로 막힌 파이프라인을 뚫고 가동률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준비 작업에만 한 달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결되지 않은 ‘호르무즈 리스크’중동에서 생산한 원유 등을 나르는 운송 시스템도 문제다. 이란이 전쟁 이후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LNG 물량의 20∼27%가 오가는 중동 공급망의 핵심 길목이다. 전쟁 전 이곳에 하루 평균 100여 척, 매달 약 3000척의 선박이 통과했으나 현재 기존의 5%도 안 되는 수준으로 줄었다. 그나마 오가는 선박이 이란 국적이거나 이란과 이해관계가 있어야만 통과할 수 있다.종전이 된다 해도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될지는 불투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문제에 대해 “우리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그대로 둔 채 종전만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 이란은 이번 전쟁을 계기로 일부 선박을 선별해 한 척당 200만 달러(약 30억 원)의 통행료를 받고 선박을 통과시키고 있다.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운송이 전쟁 전처럼 활발해지기 어려울 수 있다.사우디, UAE 등 주요 산유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경로를 적극 이용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안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쟁 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 및 석유 제품이 통과한 반면 사우디와 UAE가 마련한 우회로는 현재 여유 수송량이 하루 280만 배럴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물량의 14% 수준이다.● 발 묶인 선박들 “안전 확인도 시일 걸려”호르무즈 해협이 열린다 해도 실제 원유를 실어 나르는 데 걸리는 시간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호르무즈 해협에서 출발한 유조선이 국내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약 20일이다. 다만 이는 전쟁 전 기준으로 당분간은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가장 큰 이유는 선박들이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곧바로 중동산 원유를 실어 나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소 수일에서 수 주 동안 정말 안전하게 오갈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걸프만에 발이 묶인 선박 선장들은 출항을 시도하기 전 공격이 없는지 확인하고 싶어 할 것”이라며 “실제 몇 주 동안은 선박들이 요청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후 안전에 문제없다는 것이 확인된다 해도 종전 후 갑작스러운 운송 수요 증가로 병목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한국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에 달하고 단기에 공급망을 대체하는 데 한계가 있어 최소 반년 이상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당장 전쟁 이전 수준으로 에너지 공급망을 정상화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연말까지 경제 전반의 물가 부담이 클 것”이라며 “정부는 충격을 최소화하되 이번 기회로 에너지 중동 비중을 낮추는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철저한 미래 준비에 나서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 지형 속에서 주력 사업의 압도적 1위 지위를 지키는 동시에 다가올 미래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다.사상 최대 R&D 투자와 체계적 조직망 삼성전자는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연간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R&D 투자와 시설 투자를 집행하며 미래 성장 준비에 주력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R&D 투자에 37조7548억 원을 투입했다. 전년(35조215억 원) 대비 7.8% 증가한 수치다. 단순 계산하면 하루 평균 약 1000억 원 이상을 기술 개발에 쏟은 셈이다. 올해 본격화하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대규모 연구개발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에 성공하는 등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HBM, 고용량 더블데이터레이터(DDR)5 등 차세대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의 R&D 투자는 체계화된 3단계 R&D 조직을 통해 실행된다. 향후 1, 2년 내 시장에 선보일 상품화 기술은 각 부문 산하 사업부 개발팀에서 신속하게 개발한다. 이후 3∼5년 내 상용화될 중장기 미래 유망 기술은 삼성리서치와 반도체연구소 등 각 부문 연구소에서 담당한다. 나아가 미래 성장 엔진에 필수적인 핵심 요소 기술은 전사 차원의 종합연구소인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선행 개발한다. SAIT는 유망 성장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방향을 제시하고 주력 사업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구심점 역할을 수행한다. 글로벌 R&D 네트워크 또한 탄탄하다. 삼성전자는 미국(SRA, SFI), 우크라이나(SRUKR), 러시아(SRR), 일본(SRJ), 중국(SRC-Beijing 등 5곳), 인도(SRI-Bangalore, SRI-Delhi), 방글라데시(SRBD), 이스라엘(SIRC, SRIL) 등 전 세계 곳곳에 연구 거점을 두고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막대한 투자와 글로벌 연구망은 강력한 지적재산권(IP) 확보로 직결되고 있다. 1984년 미국에 최초로 특허를 등록한 삼성전자는 R&D 활동의 지적재산화에 집중해 2025년 상반기(1∼6월) 기준 전 세계 27만6869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연결 기준 국가별 등록 건수를 살펴보면 미국에서 10만2269건으로 가장 많고, 한국 6만5831건, 유럽 4만9543건, 중국 3만602건, 일본 8800건, 기타 국가 1만9824건 순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국내 5005건, 미국 4594건의 특허를 새롭게 등록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 TV 등에 적용된 고유 디자인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에서 202건의 디자인 특허도 추가로 취득했다.압도적 1위의 주력 사업… AI 혁신으로 경쟁사 압도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을 이끄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과 반도체(DS) 부문은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DX 부문은 TV, 모니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제품 및 네트워크 시스템 등을 생산·판매하며, DS 부문은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카메라 센서칩을 설계하는 시스템 LSI, 반도체 위탁 생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TV 사업은 2006년부터 2025년까지 20년 연속 글로벌 판매 1위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TV를 필두로 주력 제품에 AI 신기술을 대거 탑재하며 경쟁사들과의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모바일 사업 역시 2011년부터 2024년까지 14년 연속 글로벌 출하량 1위를 수성 중이다. 프리미엄부터 보급형을 아우르는 ‘갤럭시’ 브랜드 라인업과 태블릿, 웨어러블, 디지털 월렛 등을 활용해 시장에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가전 사업 또한 친환경·고효율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품을 지속 출시하고 있다.로봇·AI부터 글로벌 공조 시장까지…과감한 릴레이 M&A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의 초격차를 넘어 다가올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신사업 영역에 선제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미래 로봇 산업에서 보인다. 2024년 12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대표이사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KAIST 명예교수이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 멤버인 오준호 교수가 고문 겸 미래로봇추진단장을 맡아 산학 로봇 기술 노하우를 접목하고 있다. 양사는 시너지협의체를 통해 협동로봇, 양팔로봇, 자율이동로봇 등을 제조 및 물류 자동화에 도입할 계획이다. 현장 데이터를 AI 알고리즘으로 학습시켜 작업 능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인화 AI 기술 혁신을 위한 투자도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 원천 기술을 보유한 영국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를 인수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사람의 지식 기억 및 회상 방식과 유사하게 연결하는 이 기술은 고난도 연산이 수반되는 핵심 AI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기기 내 AI를 심는 온디바이스 AI와 결합해 개인정보 유출 없이 사용할수록 나를 더 잘 이해하는 ‘초개인화된 기기 경험’을 모바일, TV, 가전 등 전 제품군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간거래(B2B)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른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도 깃발을 꽂았다. 15억 유로(약 2조5000억 원)를 투입해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 지분 100%를 인수했다. 100년 역사를 지닌 플랙트는 가혹한 기후 조건에서도 최소한의 에너지로 쾌적한 환경을 구축하는 프리미엄 공조 기업이다. 특히 글로벌 초대형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액체냉각 방식인 냉각수분배장치(CDU) 분야에서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며 ‘DCS 어워드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30년 990억 달러 규모로 고속 성장이 전망되는 중앙공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자체 빌딩 통합 제어솔루션(b.IoT)과 플랙트의 제어솔루션을 결합해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북미에서는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통해 개별 공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디지털 헬스케어 기반 완성…‘커넥티드 케어’ 시대 연다 차세대 성장 동력인 의료 및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확장도 구체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젤스’를 인수해 ‘커넥티드 케어’ 비전을 현실화하고 있다. 커넥티드 케어는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기기,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일상생활(홈)과 의료기관(병원)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맞춤형 건강관리 및 원격 진료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2016년 프로비던스 헬스 시스템에서 분사한 젤스는 미국 내 500여 개 병원과 70여 개 디지털 헬스 솔루션 기업 네트워크를 보유한 플랫폼 기업이다. 의사들이 젤스 플랫폼을 통해 환자에게 당뇨 관리 앱 등을 처방하고 혈당이나 생활 습관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워치와 링 등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된 ‘삼성헬스’의 생체 데이터를 전문 의료 서비스 및 가전제품과 연동해 질병 예방 중심의 초개인화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더 나아가 미래 데이터 기반 정밀 의료 역량 확충을 위해 미국 DNA 분석 장비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의 2억77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D 투자에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엘리먼트는 2022년 ‘아비티’ 기기를 출시하며 뛰어난 정확도와 저렴한 비용을 갖춘 ‘DNA 시퀀싱’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DNA 분석 기술로 이를 통해 유전적 변이, 질병 원인 규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전 정보를 이해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유전적 변이를 파악해 질병 예측 및 맞춤형 치료를 돕는 이 기술에 자체 AI 및 IT 역량을 접목해 수면·운동 등 일상 데이터와 임상 데이터를 결합한 개인 맞춤형 의료 시대의 문을 열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시설 투자와 R&D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방침”이라며 “친환경 기술 혁신과 시장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이란 의회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해협 관리 계획안을 승인하면서 중동에 편중된 한국의 석유 도입 구조가 다시 한번 취약성을 드러냈다. 특히 이란이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설령 전쟁이 끝나더라도 중동산 원유의 안정적인 도입이 당분간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다.전문가들은 지금이 중동에 편중된 한국의 에너지 공급 패러다임 전환에 나설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 국가들이 이제 더 이상 원유 공급망 다변화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국, 일본 등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이번 이란 전쟁을 계기로 공급망 충격을 넘어 에너지 안보 위기를 맞은 점을 지적한 것이다.● 美 원유 100배 도입해도 ‘탈중동’ 요원31일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으로부터 원유 1억8491만 배럴을 들여와 네덜란드(3억2329만 배럴)에 이은 2대 수입국이었다. 네덜란드는 로테르담항을 통해 미국과 유럽 간 길목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사실상 단일 국가로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많이 미국산 원유를 쓰는 국가인 셈이다.한국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미국산 원유를 들이기 시작했다. GS칼텍스가 2016년 11월 국내 정유사 중 처음 미국산 원유를 도입했고 이어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옛 HD현대오일뱅크)도 2017년 잇달아 수입했다. 당시 중동 산유국들이 담합해 가격 인상을 위한 인위적인 감산에 들어가자 이를 대체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된 결과다. 미국이 1975년 12월 1차 석유파동으로 원유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가 2015년 12월부터 금수 조치를 해제한 영향도 컸다.금액으로는 10년 사이 102배로 뛰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미국산 원유 수입액은 2016년 1억2625만 달러에서 지난해 128억6451만 달러로 늘었다.그럼에도 이 기간 한국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80%대에서 지난해 70.7%로 낮아지는 데 그쳤다. 경제성이 가장 큰 이유다. 중동산 원유와 비교해 아메리카나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의 원유를 들일 경우 운송비와 운송 기간이 배로 들기 때문이다. 중동산 원유는 한국으로 가져오는 운송 기간이 통상 20일가량 걸리는데 미국산은 약 50일이 걸린다.한국은 러시아 원유 수입으로 2021년 중동산 의존도가 59%까지 떨어졌지만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러시아 공급망이 막혀 원점으로 돌아왔다. 다만 최근 원유 수급난이 심화되며 아시아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다시 들이기 시작한 상황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은 지난달 24일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5년 만에 재개했다. 태국, 스리랑카, 베트남 등도 러시아산 원유 도입 협상을 진행 중이다.● 중동산 중질유 대체엔 소홀원유 특성의 차이도 있다. 미국산 원유를 아무리 많이 수입하더라도 국내 기업들이 주로 쓰는 중동산 원유와 성질이 달라 실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원유는 점도나 황 함량 등 특성에 따라 크게 경질유와 중질유로 나뉘는데, 미국산은 주로 경질유에 치중돼 있다. 묽고 가벼운 경질유는 휘발유나 석유화학의 원료인 나프타를 뽑아내는 데 쓰이고 끈적하고 무거운 중질유는 경유, 항공유 생산에 유리하다.국내 정유사들이 이미 중질유 중심으로 생산체계를 구축한 것도 걸림돌이다.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할 때는 중질유, 경질유 등 재료들을 섞어서 석유제품을 생산하는데 현재 국내 정유 업계는 중질유 비중을 높여 쓰는 쪽으로 최적화돼 있다. 중동산 중질유에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그동안 미국산 원유를 수입해 대체한 것은 엄밀히 말하면 중동산 경질유 시장”이라며 “중질유만 놓고 보면 공급망 다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가 안보로 접근해 풀어가야”결과적으로 중질유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탈중동’ 수입처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캐나다, 멕시코,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등이 중질유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산유국이다. 경질유 역시 여전히 중동산 비중이 높아 미국산 등으로 대체 속도를 높여야 한다. 여기에 맞춰 국내 정유 시설의 정비 및 고도화도 병행돼야 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질유라고 다 같은 중질유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국내 기업들이 원유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관세 인하 등 세제 혜택과 운송비 보전 등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동산 원유를 대체할 유인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중동 전쟁과 같은 리스크에 대응해 도입처 다변화는 필수”라며 “에너지를 국가 안보, 국가 자산으로 보고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가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해협 통제 관리 계획안을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승인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계획안에는 전쟁 중인 미국, 이스라엘의 선박에 대해선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치 않고, 이란에 우호적인 국가의 배들만 통행료를 받고 해협 통과를 보장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른바 ‘호르무즈 톨게이트화’로 향후 해협 봉쇄가 풀리더라도 이 방안이 유지될 경우 세계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란은 계획안에 구체적인 통행료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자국 화폐인 리알화로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란은 최근 일부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과정에서 통행료 명목으로 200만 달러(약 30억 원)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이란 타스님통신은 향후 선박당 200만 달러 부과 방안 또는 수에즈, 파나마 운하 통행료와 비슷한 40만 달러(약 6억 원) 부과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이번 계획안 승인이 미국과의 종전 협상 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란 평가도 나온다. 국내 산업계는 호르무즈 톨게이트화 조치 등을 국가 차원의 공급망 다변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70%에 달하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줄여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고 가격 협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그간 국내 정유사들이 경제적 효율 때문에 중동산 원유에 크게 의존해 왔지만 이번 사태를 기회로 민관이 협력해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아시아 국가들은 이제 더 이상 원유 공급망 다변화를 외면할 수 없다.”아시아 정치 전문가 카리슈마 바스와니 칼럼니스트가 3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기고한 칼럼에서 한 말이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중동산 원유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 이번 이란 전쟁을 계기로 공급망 충격을 넘어 경기 침체, 에너지 안보 위기 등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는 것이다.최근 한국 에너지 안보의 취약성이 드러나며 중동에 편중된 원유 공급망을 분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행료 부과에 나서며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강조하는 상황인 만큼 선제적으로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줄이는 등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美 원유 100배 도입해도 ‘탈중동’ 요원31일 미국 에너지 관리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으로부터 원유 1억8491만 배럴을 들여와 네덜란드(3억2329만 배럴)에 이은 2대 수입국이었다. 네덜란드는 로테르담항을 통해 미국과 유럽간 길목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사실상 단일 국가로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많이 미국산 원유를 쓰는 국가인 셈이다.한국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미국산 원유를 들이기 시작했다. GS칼텍스가 2016년 11월 국내 정유사 중 처음 미국산 원유를 도입했고 이어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옛 HD현대오일뱅크)도 2017년 잇달아 수입했다. 당시 중동 산유국들이 담합해 가격 인상을 위한 인위적인 감산에 들어가자 이를 대체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된 결과다. 미국이 1975년 12월 1차 석유파동으로 원유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가 2015년 12월부터 금수 조치를 해제한 영향도 컸다.금액으로는 10년 사이 102배로 뛰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미국산 원유 수입액은 2016년 1억2625만 달러에서 지난해 128억6451만 달러로 늘었다.그럼에도 이 기간 한국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80%대에서 지난해 70.7%로 낮아지는 데 그쳤다. 경제성이 가장 큰 이유다. 중동산 원유와 비교해 아메리카나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의 원유를 들일 경우 운송비와 운송 기간이 배로 들기 때문이다. 중동산 원유는 한국으로 가져오는 운송 기간이 통상 20일 가량 걸리는데 미국산은 약 50일이 걸린다.한국은 러시아 원유 수입으로 2021년 중동산 의존도가 59%까지 떨어졌지만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러시아 공급망이 막히며 원점으로 돌아왔다. 다만 최근 원유 수급난이 심화되며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다시 들이기 시작한 상황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은 24일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5년 만에 재개했다. 태국, 스리랑카, 베트남 등도 러시아산 원유 도입 협상을 진행 중이다.●중동산 중질유 대체엔 소홀원유 특성의 차이도 있다. 미국산 원유를 아무리 많이 수입하더라도 국내 기업들이 주로 쓰는 중동산 원유와 성질이 달라 실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원유는 점도나 황 함량 등 특성에 따라 크게 경질유와 중질유로 나뉘는데, 미국산은 주로 경질유에 치중돼 있다. 묽고 가벼운 경질유는 휘발유나 석유화학의 원료인 나프타를 뽑아내는 데 쓰이고 끈적하고 무거운 중질유는 경유, 항공유 생산에 유리하다.국내 정유사들이 이미 중질유 중심으로 생산체계를 구축한 것도 걸림돌이다.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할 때는 중질유, 경질유 등 재료들을 섞어서 석유제품을 생산하는데 현재 국내 정유 업계는 중질유 비중을 높여 쓰는 쪽으로 최적화돼 있다. 중동산 중질유에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그동안 미국산 원유를 수입해 대체한 것은 엄밀히 말하면 중동산 경질유 시장”이라며 “중질유만 놓고 보면 공급망 다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국가 안보로 접근해 풀어가야”결과적으로 중질유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탈중동’ 수입처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캐나다, 멕시코,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등이 중질유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산유국이다. 경질유 역시 여전히 중동산 비중이 높아 미국산 등으로 대체 속도를 높여야 한다. 여기에 맞춰 국내 정유 시설의 정비 및 고도화도 병행돼야 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질유라고 다 같은 중질유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국내 기업들이 원유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관세 인하 등 세제혜택과 운송비 보전 등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동산 원유를 대체할 유인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중동 전쟁과 같은 리스크에 대응해 도입선 다변화는 필수”라며 “에너지를 국가 안보, 국가 자산으로 보고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촉발된 에너지 수급 불안이 한국 경제의 급소를 겨누면서 충격이 확산하고 있다. 중동 바닷길이 막히자 단순한 물류 지연이나 가격 상승을 넘어, 석유화학 원료 및 기초 소재 생산이 멈추고 국내 유통부터 수출까지 연쇄 차질을 빚는 등 에너지-공급망 ‘트윈 쇼크’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수입처 다변화와 비축유 확대, 기저발전 활용 등의 중단기 대응을 모색해야겠지만, 자원 빈국이자 대외 의존도가 높은 동아시아 공업 국가인 한국이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근본적인 한계다.● 에너지발(發) 리스크에 산업계 ‘전방위 타격’국내 산업계는 이란 전쟁 이후 원유 수급 차질이 발생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산업 전반의 공급망이 붕괴할 위기에 처했다. 정유·석유화학을 시작으로 조선, 철강, 건설, 바이오, 화장품, 농업까지 연쇄 타격을 받고 있다. 어떤 분야의 산업이든 석유화학 제품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동시다발적인 소재 수급난이 실물 경제의 숨통을 조이는 형국이다. 국내 최대 나프타분해시설(NCC)인 여천NCC의 ‘불가항력(Force Majeure)’ 선언은 연쇄 충격의 시작이 됐다. 여천NCC는 4일 고객사에 서한을 보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료 나프타 수급에 문제가 생겼고, 모든 생산 시설을 최소한의 용량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가항력이란 전쟁 등 예측 불가의 외부 변수로 계약 이행이 불가능해진 경우 공급 불이행에 따른 배상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는 조항이다. 화학 산업은 ‘원유→나프타→화학 기초소재→전방산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핵심이다. 이 고리가 흔들리자 제조업 전반이 동시다발적 타격을 받았다. 조선업계는 나프타를 기반으로 만드는 철판 절단 가스 재고가 떨어져 협회 차원에서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철강업계는 그에 따른 조선소의 후판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화장품과 식음료 업계는 플라스틱 용기 등 포장재 수급 불안이 커져 제품을 내놓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업체 100여 곳에 플라스틱 용기를 납품하는 한 유통업체는 “공장에서 원료가 없어 생산 자체가 안 되다 보니 매입 물량이 평소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들어오는 즉시 바로 거래처로 나가는 ‘제로(0) 재고’ 상태이고, 가격도 최소 15∼20%는 오르는 게 불가피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합성수지 등 석화업체로부터 공급받던 원료비는 전쟁 3주 만에 50% 넘게 뛰었다. 건설업은 공사비와 운송비 상승으로 부담이 커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50% 오를 경우 건설업 전체 생산비용은 1.0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행 지름길’ 홍해 봉쇄 시 수출 타격 불가피 설상가상으로 중동 전쟁 전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홍해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인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참전을 공식화하면서 홍해와 지중해(유럽)를 잇는 수에즈 운하마저 봉쇄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석유 핵심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더해, 수에즈 운하를 지나 유럽으로 통하는 물류 지름길까지 막힐 경우 해상 운임이 급등한다. 대외 의존도가 높으면서 수출입 화물의 99% 이상을 선박으로 운송하는 한국은 경제에 막대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중동 사태가 길어질수록 국내 수출기업들의 선박 확보가 어려워지고 운임과 보험료 부담도 커진다. 비축해 둔 재고도 한두 달 치밖에 없어 당장 ‘4월 위기설’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한 대기업 임원은 “중동산 원자재를 대체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업종을 가리지 않고 석유 관련 공급망에 얽힌 곳들은 앞으로 길어야 한 달 버틸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보이지 않는 공급망 위기: 한국 공급망의 착시와 조기경보’ 보고서를 통해 “공급망의 구조적 위험을 방치할 경우 다음 충격은 더 큰 위험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공급처 다변화, 기술 대체, 전략적 비축 등 구조 개선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가스 중심의 에너지 구조와 특정 해상 경로 의존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유사한 위기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대 산업의 근간이 석유라는 게 이번 중동 사태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 만큼, 석유 대체 원료를 모색하는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부로서는 단순히 기름값 안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산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에너지 안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중동 확전 공포는 아시아 주요 증시를 일제히 끌어내렸다. 3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97% 하락한 5,277.3으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2.79%), 대만 자취안지수(―1.80%) 등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산정 기준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해 ‘5월 파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측이 이례적으로 사내 공지로 “경쟁사 이상의 특별 포상을 제안했다”고 공개한 상황에서 노조는 성과급 상한의 영구 폐지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30일 사내 공지를 통해 27일 결렬된 노조와의 교섭 과정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사측은 반도체(DS)부문에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보장하기 위한 ‘특별 포상’을 노조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최대 쟁점이었던 ‘연봉의 50%’라는 성과급 상한선을 일시적으로 없애, 내년 지급하는 올해 성과급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사측은 “특히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국내 업계 1위가 되면 경쟁사 기준보다 성과급 재원을 더 사용해 경쟁사 대비 동등 수준 이상의 지급을 보장하겠다는 특별 포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과 비교한 것이다. 현재 두 회사의 영업이익이 비슷한 수준인데 삼성전자 직원 수가 더 많아 같은 기준으로 지급하면 삼성전자 직원들의 처우가 상대적으로 나빠질 수 있다. 이에 재원을 더 써서라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주겠다는 뜻이다. 반면 노조는 제도 변경을 통해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을 영구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아 ‘부문 40%, 사업부 60%’ 비율로 나누되 각 사업부가 적자일 경우 부문 지급률의 60%만 지급하는 식으로 제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노사 협상을 주도하는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는 의견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5월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국내 이공계 인재들이 모이는 4대 과학기술원 학생들 가운데 졸업 후 창업에 나서겠다는 인원이 10명 중 1명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한국경제인협회 기업가정신발전소가 실시한 ‘4대 과학기술원 대학(원)생 창업 실태 및 촉진 요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02명 중 창업을 진로로 선택하겠다는 답변은 10.9%(33명)에 그쳤다. 이들이 가장 많이 희망하는 진로는 교수나 연구원이 되는 ‘학계·연구기관’으로 39.4%였다. 이어 ‘대기업 취업’(25.5%), ‘전문직’(18.9%), ‘공공부문 취업’(4.6%) 순이었다. 4대 과학기술원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다. 이들 학생은 이공계 창업이 필요한지 묻자 87.8%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공계 창업 필요성과 실행 사이의 간극이 작지 않은 것이다. 김민기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는 “과학기술원 학생들은 안정적인 커리어가 보장됐다고 인식해 창업을 신중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들 학생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같은 창업가가 한국에 다시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선 46.1%가 “낮다”고 응답했다. “높다”는 답변은 25.1%였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지난해 말 취임한 LG화학의 신임 최고경영자(CEO) 김동춘 사장(사진)이 본격적인 조직 쇄신에 나섰다. 고부가 첨단 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분야에서 매출을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사장은 반도체소재, 전자소재 사업부장과 첨단소재 본부장을 역임했다. LG화학은 현재 1조 원 규모인 전자소재 사업을 2030년까지 2조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전자소재의 핵심 사업은 크게 3개 부문으로 반도체, 자동차 전장(전기·전자 장치),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대표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소재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비메모리용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이러한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첨단소재연구소 산하에 선행연구개발 조직을 신설했다. 회사는 “수백 명 규모로 구성된 조직으로 LG화학의 정밀 소재 설계, 합성, 공정 기술의 핵심 역량이 집결돼 있다”고 했다. 김 사장은 약 1억 원 규모의 자사주도 매입했다. 25일 장내 매수로 보통주 336주를 29만6737원에 취득했다. LG화학은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기업의 중장기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산정 기준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5월 파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측이 이례적으로 사내 공지로 “경쟁사 이상의 특별 포상을 제안했다”고 공개한 상황에서 노조는 성과급 상한의 영구 폐지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삼성전자는 30일 사내 공지를 통해 27일 결렬된 노조와의 교섭 과정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사측은 반도체(DS)부문에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보장하기 위한 ‘특별 포상’을 노조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최대 쟁점이었던 ‘연봉의 50%’라는 성과급 상한선을 일시적으로 없애, 내년 지급하는 올해 성과급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사측은 “특히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국내 업계 1위가 되면 경쟁사 기준보다 성과급 재원을 더 사용해 경쟁사 대비 동등 수준 이상의 지급을 보장하겠다는 특별 포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과 비교한 것이다. 현재 두 회사의 영업이익이 비슷한 수준인데 삼성전자 직원 수가 더 많아 같은 기준으로 지급하면 삼성전자 직원들의 처우가 상대적으로 나빠질 수 있다. 이에 재원을 더 써서라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주겠다는 뜻이다.반면 노조는 제도 변경을 통해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을 영구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아 ‘부문 40%, 사업부 60%’ 비율로 나누되 각 사업부가 적자일 경우 부문 지급률의 60%만 지급하는 식으로 제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공지를 통해 “노조 요구대로 제도를 변경하면 지급률이 분리돼 파운드리(위탁설계)나 시스템LSI 사업부에 크게 작용할 수 있다”며 “이번 임금협상에서는 특별 보상을 우선 적용하고 제도 개선은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추가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이번 노사 협상을 주도하는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는 의견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5월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초기업노조는 29일 공지를 통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사업부는 (사측에) 성과급, 근로 조건 개선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앞서 파업 불참 직원들은 해고나 강제 전환배치에서 보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지난해 말 취임한 LG화학의 신임 최고경영자(CEO) 김동춘 사장이 본격적인 조직 쇄신에 나섰다. 고부가 첨단 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분야에서 매출을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사장은 반도체소재, 전자소재 사업부장과 첨단소재 본부장을 역임한 기술 전문 CEO다.LG화학은 현재 1조 원 규모인 전자소재 사업을 2030년까지 2조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전자소재의 핵심 사업은 크게 3개 부문으로 반도체, 자동차 전장(전기·전자 장치),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대표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소재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비메모리용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LG화학은 이러한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첨단소재연구소 산하에 선행연구개발 조직을 신설했다. 회사는 “수백여 명 규모로 구성된 조직으로 LG화학의 정밀 소재 설계, 합성, 공정 기술의 핵심 역량이 집결돼 있다”고 했다.김 사장은 약 1억 원 규모의 자사주도 매입했다. 25일 장내 매수로 보통주 336주를 29만6737원에 취득했다. LG화학은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기업의 중장기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국내 이공계 인재들이 모이는 4대 과학기술원 학생들은 창업보다는 대기업 취업이나 전문직 등 안정적인 진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경제인협회 기업가정신발전소가 실시한 ‘4대 과학기술원 대학(원)생 창업 실태 및 촉진 요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02명 중 창업을 진로로 선택하겠다는 답변은 10.9%에 그쳤다. 가장 많이 희망하는 진로는 교수나 연구원이 되는 ‘학계·연구기관’으로 39.4%였다. 이어 ‘대기업 취업’(25.5%), ‘전문직’(18.9%), ‘공공부문 취업’(4.6%) 순이었다. 일반 취업 및 전문직 비중이 49.0%인 것이다. 4대 과학기술원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다.막상 이공계 창업이 필요한지 묻는 질문에는 87.8%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한경협은 이처럼 인식과 실행간 간극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과기원생들이 창업을 꺼리는 이유는 실패에 대한 부담때문이다. 현재 창업을 고려 또는 시도하지 않는 이들은 응답자의 94.4%였고 여기서 28.3%가 ‘실패에 대한 심리적·경제적 부담’ 때문이라고 답했다. 26.4%는 ‘안정적 취업 기회를 포기해야 하는 부담’이라고 했다.김민기 KAIST 교수는 “과기원생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커리어가 보장됐다고 인식하는 만큼 창업 실패에 따른 위험과 기회비용을 더 신중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여기에 국내 창업 환경이 해외 선진국보다 열악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응답자의 60.6%는 국내 창업 환경이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창업하고 싶은 국가로는 미국이 64.6%로 가장 높았고 한국은 이어 30.8%였다.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같은 창업가가 한국에 나타날 확률에 대해선 46.1%가 낮다고 봤다. 높다는 25.1%였다.지상철 고려대학교 세종창업지원센터장은 “창업 과정에서의 실패를 재도전의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망(safety net) 구축이 중요하다”며 “재창업 지원, 학업 복귀 연계, 실패 이력에 대한 제도적 보호 등 리스크를 완화하는 정책이 병행될 때, 학생들의 도전 의지가 실질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이 이란을 도와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에 나서겠다고 28일(현지 시간) 선언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또 다른 중동의 글로벌 물류 동맥이며 한국에선 ‘유럽 수출 길목’으로 통하는 홍해 항로마저 안정적인 항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홍해 항로 봉쇄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세계 경제에 또 하나의 충격파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야흐야 사리 후티 반군 대변인은 이날 “이스라엘의 주요 군사 목표물을 겨냥해 미사일 등 첫 번째 군사 작전을 수행했다”며 “작전은 이란군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의 조율 속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른바 ‘저항의 축’에 속한 후티 반군은 앞서 2023년 가자 전쟁 발발 당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지원하기 위해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상선들을 수십 차례에 걸쳐 공격한 바 있다. 후티 반군이 이번에도 미사일, 드론, 기뢰 등을 앞세워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하거나 이 일대와 홍해를 다니는 선박을 위협할 경우 글로벌 물류난은 한층 악화될 수밖에 없다. 수에즈 운하 진입과 최근 호르무즈 해협 우회 채널로 여겨진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 등을 이용한 원유 유통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실제로 후티 반군의 이란 전쟁 참전으로 국내 산업계는 물류비가 폭등했던 ‘2024년의 악몽’이 재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홍해를 통해 수에즈 운하로 이어지는 항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적의 물류 경로다. 전자, 자동차, 배터리 등 국내 주요 업종 기업들은 이곳을 거쳐 제품을 수출하고, 부품과 소재를 현지 공장으로 운반해 최종 완성하는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2023년 11월 후티 반군이 홍해를 봉쇄했을 때 수에즈 운하로 통하던 물류는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쳐 우회해야 했고, 이는 물류비의 가파른 상승으로 이어졌다. 당시 아시아에서 유럽에 이르는 항로는 약 9000km 늘었고 기간은 약 10∼15일 더 지체됐다. 이에 따라 늘어난 물류 비용은 약 20%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물류 공급난에 따른 경쟁 심화와 보험비 상승에 따라 실제 증가한 비용은 이를 초과했다. 한편 후티 반군의 참전으로 그동안 전쟁에 직접 참전하지 않았던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참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 나라는 후티 반군을 위협 세력으로 여겨 왔고, 예멘 내전에선 정부군을 지원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설상가상이네요. 만약 홍해까지 봉쇄되면 진짜 비상이죠.” 28일(현지 시간) 친(親)이란계 무장단체 후티 반군이 미국·이스라엘과 전쟁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국내 한 대기업 임원이 꺼낸 우려의 발언이다. 그동안 막혔던 호르무즈 해협에 더해 또 다른 물류 ‘숨통’인 홍해까지 차단될 경우 원유, 천연가스 등 원자재 수급 차질이 더욱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을 통해 유럽을 오가는 한국의 수출입 물량이 적지 않아 이미 2024년에도 홍해발 ‘물류비 급증’ 타격의 직격탄을 받은 바 있다. 홍해 봉쇄 위기에 산업계가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후티 반군, 과거에도 홍해서 상선 공격후티 반군은 28일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이란 전쟁에 공식 참전했다. 후티 반군의 참전으로 홍해 남단 입구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북쪽으로는 수에즈 운하와 연결돼 중동과 유럽, 아시아를 이어주는 핵심 길목이다. 배가 다닐 수 있는 통행로가 약 25km로 3.2km 수준인 호르무즈 해협보다는 넓지만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예멘과 접하고 있어 이들이 실력 행사에 나서면 하루아침에 봉쇄될 수 있다. 후티는 2023년 10월 가자 전쟁 이후에도 팔레스타인의 친이란 무장단체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상선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가해 2024년에 이르기까지 해상교통을 마비시킨 전력이 있다.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막고 나서면 에너지 공급망이 또 한 번 큰 충격을 받을 공산이 크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10%가 이곳을 거쳐 공급되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 전쟁 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원유 수출의 주요 대체 경로로 삼아 왔다. 동쪽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동서를 가로지르는 1200km 길이의 송유관을 통해 서쪽 홍해를 통해 원유를 수출해 온 것.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해안의 얀부 항구에서 내보내는 원유량은 전쟁 전 수출량의 약 60% 수준이지만, 석유 시장에 단비 같은 ‘생명줄’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이제 이 같은 우회 수출마저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에너지 수급난에 유럽 교역까지 ‘겹악재’가뜩이나 원자재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비상이다. 여기에 우리 기업들의 수출 및 교역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생겼다. 가전, 자동차, 배터리 등 국내 산업계는 유럽으로 가는 최적 항로인 수에즈 운하로 가기 위해 홍해를 거쳐 왔다. 이곳을 지나 유럽에 직접 제품을 보내기도 하고 현지 제조 공장에서 쓰는 부품, 소재를 조달하기도 한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EU 수출금액은 701억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0% 늘었다. 홍해가 막히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을 돌아가야 하는데, 이 경우 아시아에서 유럽(부산항∼네덜란드 로테르담항 기준)까지 운송 기간이 10∼15일가량 더 늘어난다. 국내 기업들은 2024년에도 홍해 봉쇄로 고역을 치른 바 있다.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자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거치며 물류비와 운송 기간이 모두 늘어난 것이다. 산업계에서는 당시 최소 20% 이상의 추가 비용을 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2024년 물류비는 2조9602억 원으로 전년인 2023년 대비 72% 뛰었다. 해운사인 HMM의 경우 연료비로만 연간 870억 원가량을 더 쓴 것으로 추산된다. 재계 관계자는 “경로가 길어지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그에 따른 물류 공급 부족과 전쟁으로 인한 보험비 상승, 유가 부담 등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현재 동아시아에서 유럽, 미국 등을 오갈 때 드는 해운 운임의 대표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해운운임지수(SCFI)는 올 초 1200 선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27일 기준 1827까지 오른 상태다. 기업들이 부담하는 선박 보험료도 최대 10배 이상으로 뛰었다. 일각에선 피해가 2024년만큼 극심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해상물류는 통상 6∼12개월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비용 상승이 즉각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2024년 대란 이후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한국 수출선 비중도 이전보다는 줄어든 상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롯데케미칼이 대산공장 분할·통합을 통해 석유화학 사업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낸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을 물적 분할한 후 신설 회사를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한다고 29일 밝혔다. 신설 회사가 HD현대케미칼에 흡수 합병되고 롯데케미칼은 그 대가로 신주를 교부받는다. 최종적으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합병 법인에 대해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올 6월 합병 계약을 체결해 9월 관련 절차를 끝내는 것이 목표다. 두 회사는 통합 법인에 각각 6000억 원 규모로 출자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사업 재편과 함께 고부가가치 중심의 사업 전환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기능성 소재 비중을 2030년까지 6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회사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은 전남 율촌산단에 국내 최대인 연 50만 t 규모 콤파운딩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콤파운딩은 두 개 이상 플라스틱 소재를 최적의 조합으로 섞어 기능을 높이는 공정을 말한다. 이를 통해 모빌리티 및 정보기술(IT) 업계에 맞춤형 고기능성 소재를 공급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사업 구조를 합리화해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부가가치 중심의 스페셜티 화학 기업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