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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변에서 중앙을 거쳐 좌변까지 이어진 공방이 전보에서 드디어 끝났다. 흑은 9, 11로 이제야 우변 흑 말의 생사를 돌본다. 물론 이 수들을 두지 않는다고 해서 우변 흑이 당장 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실전처럼 보강하지 않으면 이 흑의 생사가 이후 계속 눈엣가시처럼 부담이 된다. 흑은 그게 싫어 선수를 잡았을 때 재빨리 9, 11을 해치운 것. 흑 11은 꼭 필요하다. 만약 흑 11을 두지 않고 손을 빼면 참고도 백 1로 치중하는 맥이 있다. 뒤늦게 흑 2로 건너가도 백 7이면 선수로 흑 두 점을 잡는 수가 생긴다. 이렇게 된다면 실전 흑 9가 대악수가 된다. 백 12는 중앙 백 대마의 안위를 의식한 수. 흑 13과 백 14로 두 대국자는 제 갈 길을 간다. 백 18은 놓칠 수 없는 곳. 이곳을 둔 송규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앞서 흑이 결정적 우세를 확보할 기회를 계속 놓치면서 이젠 백이 많이 따라왔다. 실리와 두터움 모두 백이 꿀릴 게 없는 상황이다. 아직도 흐름상 흑이 우세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차이는 미세하다. 백 22로 중앙 백 대마를 보강하면서 반상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오랜만에 온 평화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전보 마지막 수인 백 ○가 ‘명당 중의 명당’이긴 하지만 당장은 흑 97, 99로 백의 약점을 추궁하는 것이 강력하다. 20대 초반인 두 대국자는 지는 것보다 굴복하는 것을 더 싫어한다. 예를 들면 백 100이 그런 수다. 이 수로는 101의 곳에 두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흑에게 100의 곳을 선수로 당하는 것이 싫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흑에게 선수를 당하더라도 큰 손해는 없다. 그래도 일단 선수를 당하는 굴욕을 맛보기 싫어서 백 100으로 반발한 것. 그러자 흑 101로 끊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전투가 좀 수그러드나 싶더니 금방 다시 불꽃이 튄다. 그런데 백 102 때 흑 103이 실수. 참고도처럼 먼저 흑 1로 백 한 점을 따내야 했다. 이때는 백 2로 이을 수밖에 없는데 이때 흑 3으로 붙이면 백의 응수가 곤란했다. 백 4로 받으면 흑 5로 이후 백의 행마가 난감하다. 그렇다고 흑 3 때 4의 곳을 두지 않으면 흑에게 4의 곳을 빼앗기는데 이 역시 백이 견딜 수 없다. 실전에선 흑 103과 백 104를 미리 교환하는 바람에 백이 106, 108로 변신할 수 있었다. 흑이 ‘우세’라는 푯말을 달 수 있는 기회에서 자꾸 수순을 틀리고 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나의 한 수● 역발상으로 역전하라 바둑이 불리할 때, 사업이 잘 안 풀릴 때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한다. 이런 역발상을 해야 바둑 사업은 물론이고 인생도 역전이 가능하다. 크게 한판 벌이고 싶은 역발상이 아직도 많다. 기백이 넘쳤다. 상대의 강수를 주저하지 않고 맞받아쳤고, 상대의 예상을 벗어나는 행마(行馬)를 했다. 흑을 잡은 기자가 초반 유리했으나 기백에 눌린 탓인지 슬슬 형세가 나빠지더니 덤을 내기 힘든 국면까지 다다랐다. 30분 안에 끝내자던 바둑이 1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결국 기자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지지옥션 강명주 회장(73)은 흔히 얘기하는 ‘바둑광’이다. 1983년 창간된 지지옥션은 전국 지방법원의 부동산 경매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 최근 부동산 펀드, 호텔로 사업을 다각화했지만 연매출은 150억 원대. 이익률이 높다 해도 이 정도 매출의 기업이 매년 2억5000만 원을 들여 프로 기전인 ‘지지옥션배’를 후원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제가 바둑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후원 이후 지지옥션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져 많은 도움이 됐어요. 바둑대회를 후원한다고 하니 우리 회사를 준재벌급으로 아는 사람도 있어요. 하하.” 지지옥션배는 이전까지 여성 기사와 만 45세 이상 남성 기사(시니어)의 대결로 치러졌으나 최근 여성 기사가 2년 연속 압도적 승리를 거두자 남성 기사 연령을 만 40세로 낮췄다. 이창호 9단(41)도 출전이 가능해 대회가 더욱 흥미진진하게 됐다. 강 회장은 아마 5단 실력인 바둑과 싱글 수준인 골프를 다 좋아하지만 “바둑이 나를 더 행복하게 한다”고 했다. “청무성(聽無聲)이죠. 바둑은 소리 없는 소리를 듣는 거예요. 대국을 하면 한마디도 하지 않아도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바둑을 두면 금방 친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죠. 인생도 사업도 소리 없는 소리를 듣는 경지가 되면 성공하죠.” 경북 울진 출신인 그는 서울로 무작정 상경해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생하면서 고려대 축산과를 들어갔다. 하지만 축산에는 관심이 없었고 대학신문에 ‘타이거’라는 필명으로 만평을 그려 200회나 이어갔다. 졸업 후 석유곤로 제조업을 하다 ‘쫄딱’ 망한 뒤 재기를 위해 구상한 것이 대학 때 만평으로 인연을 맺은 신문 사업. 그러나 기존 신문처럼 광고를 받아 운영하기 어렵다고 본 그는 ‘광고 없는 매체’라는 역발상으로 법원경매 정보를 담는 계약경제일보(지지옥션 전신)를 창간했다. 당시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든 법원경매를 소개하자 정보지가 날개 돋친 듯 팔렸고, 구독료를 선불로 해도 독자가 끊이지 않았다. 이후 동종 업체로부터 많은 도전을 받았으나 창간 이후 업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그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실천에 옮긴다. 바둑 대회 창설이 그렇고, 광고 없는 신문이 그렇다. 경북 경주의 한 호텔을 인수해 ‘지지호텔’을 열며 호텔업에도 뛰어들었는데 여기서도 평범하지 않은 영업을 하고 있다. 주중에 경주로 신혼여행을 오는 커플에게 2박 3일 무료 숙박을 제공하는 것. “어차피 주중에 공실인데 호텔 이름도 알리고 돈도 별로 안 들고 투숙객 기분도 좋고…. 다 좋잖아요. 그리고 관리자에게 ‘제발 흑자 내겠다’는 얘기 그만하라고 했어요. 투숙객 마음부터 잡아야 흑자를 내든지 말든지 하죠.” 적어도 그는 코앞만 내다보는 사업가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의 바둑도 당장의 수에만 급급하지 않고 기백이 넘쳤나 보다. “바둑도 남들이 다 아는 뻔한 수를 두면 재미도 없고 이기기도 힘들어요. 나만의 바둑, 내 개성이 드러나는 바둑, 굴복하지 않는 바둑을 둬야 이길 수 있죠.”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반상이 온통 쑥대밭이다. 한 곳에서 포연이 일다가 그치는가 싶더니 다른 곳에서 다시 일어난다. 두 대국자의 기세가 빚어낸 전투는 멈출 줄 모른다. 백 ○로 끊은 수 역시 기백 넘치는 수. 흑은 일단 81, 83으로 자중한다. 백이 두터운 곳이라 섣불리 나대다가는 큰 화를 입을 수 있다. 백은 하변 6점을 흑에게 내줘 실리로는 큰 손해를 봤지만 중앙에서 주도권을 잡고 88까지 죽죽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백의 약점도 적지 않다. 흑 91의 침착한 이음에 이어 93으로 끊고 95로 늘어 백을 강하게 압박한다. 흑은 이를 통해 좌변 흑 진영을 자연스럽게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내다보고 있다. 흑 95 때 정수라면 이 언저리를 보강하는 게 맞다. 백의 약점이 쉽게 눈에 보이기 때문. 하지만 여길 보강하다간 발이 늦어져 영영 희망이 없어질 수 있다. 그래서 백은 눈을 딱 감고 명당 중의 명당인 백 96을 차지한다. 이곳을 놓치면 백은 더 이상 힘을 쓸 수가 없다. 흑이 거꾸로 이 부근을 두는 것과 비교하면 쌍방 공수가 바뀐다. 백 96 이전에 참고도 백 1로 약점을 선수로 보강하는 수는 없을까. 그건 백의 일방적 희망일 뿐이다. 흑 8까지 촉촉수로 백이 잡힌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우변에서 한번 불붙은 전투는 끊임없이 번지고 있다. 백 ○ 때 흑 69로 기어나간 것 역시 전투의 연속선상에 있다. 흑 73으로 뛴 것은 냉정한 수. 참고 1도 흑 1로 끊고 싶은 욕망이 들지만 백 4, 6의 장문이 기다리고 있어 흑이 낭패를 본다. 백 74에 흑 75도 두터운 정수. 참고 2도 흑 1에 두면 백 2로 붙이는 수가 있다. 여기서 흑 3이 가장 강력한 응수인데, 백은 14까지 죽어 있는 하변 백을 활용해 선수를 잡은 뒤 백 16, 18로 파호해 우변 흑을 잡을 수 있다. 전보에서 지적한 대로 우변 흑이 미생인 것이 계속 흑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렇다고 흑 3 대신 6의 곳으로 물러서는 행마는 그 자체가 손해다. 흑 75를 본 백은 76으로 끼워 흑의 약점을 노린다. 이어 백 80으로 끊어 또다시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앞날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전투가 전판을 휘몰아치고 있다. 언제쯤 이 전화(戰火)가 수그러들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가톨릭 사제로서 못다 읽은 인류 고전을 공부하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스테인드글라스(유리화)로 한국의 랜드마크 건물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올해 일흔인 조광호 신부는 여생을 바칠 꿈을 담담하게 말했다. 21일 인천 송도 가톨릭조형예술연구소에서 만난 그는 “화가 신부, 대학교수에 이어 스테인드글라스 제작이라는 세 번째 길을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했다. 》그는 22일 봉헌된 대구 범어동 주교좌성당에 들어간 스테인드글라스 220점(총 넓이 900m²)을 창작했다. 제대부터 촛대까지 성당 내 성(聖)미술품도 일괄 제작했다. 성당 윗부분의 스테인드글라스엔 은하수를, 아랫부분에는 예수의 일생을 콘셉트로 담았다. 특히 조 신부는 요즘 세계적인 추세로 대형 유리에 직접 유약으로 그리고 소성하는 건축아트글라스(architectural art glass)에 여러 색상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새 기법(특허출원)을 도입하기도 했다. 1979년 성베네딕도 수도원에서 사제품을 받은 그는 화가 신부로 잘 알려져 있다. 서울 당산철교의 대형 벽화와 서소문 순교성지 기념탑, 옛 서울역 로비 천장화 등이 그의 작품이다. “5년 전 인천가톨릭대 조형예술대에서 퇴임하면서 무엇을 하며 남은 생애를 보낼까 망설이며 ‘선교사로 나갈까, 작품을 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사실 그동안 저에게 그림은 부차적인 소임이었습니다. 가톨릭 200주년 기념 준비, 출판국장 등 사제로서 교회에서 맡은 소임에서 해방되니까 평소 관심은 있었지만 못해 본 스테인드글라스를 해 보고 싶더군요. 그때 마침 대구대교구에서 범어동 성당 작품 의뢰가 들어온 겁니다.” 그는 유리의 물성(物性), 색을 내는 광물가루, 디자인 등 막히는 대목이 나올 때마다 물리학과 화학, 실크스크린 등 전문가에게 일일이 도움을 청했다. 스테인드글라스 제작 기계 설치나 운용 등은 국내 전문가가 드물어 공사현장에서 오래 일한 인부들에게 자문했다. 거의 일면식도 없는 이들은 그의 절박한 요청에 기꺼이 응했다.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진정성과 열의를 갖고 누구에게나 도움을 청하면 길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는 것을 알고 감동받았습니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 스테인드글라스 기술력이 뛰어난 독일 못지않은 공방을 세웠고, 투명하게 색채를 내는 기법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기술력은 세계적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특히 독일 이스라엘 등이 고온에서 불투명하게 색깔을 내는 방법을 쓰고 있는데, 저처럼 투명하게 색을 내지는 못해요. 이런 기법을 쓰면 보다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습니다.” 그는 스테인드글라스가 1000년 이상 가는 강화유리이기 때문에 건축 외관을 꾸미거나 인테리어용 자재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이미 서울의 한 호텔 등 여러 곳에서 야외 행사용 가건물에 스테인드글라스를 도입하고 싶다는 의뢰가 왔다. “특허와 기술을 저 혼자만의 것으로 쓰고 싶지 않아요. 내년부터 스테인드글라스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전수해줄 생각이에요. 만약 랜드마크 빌딩을 세운다면 특허료나 작품료 없이 인건비만 받고 참여하려고 해요. 이 나이의 신부가 작품 외에 무슨 욕심이 있겠어요. 허허.”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로 우변 백은 빈사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이 돌을 그냥 죽여서는 안 된다. 백 56으로 일단 밖으로 탈출을 모색한다. 하지만 흑 59의 차단이 강력하다. 이 수로 백의 탈출로가 꽉 막힌 듯하다. 바둑이 단명국으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순간, 백이 60, 62라는 비장의 수를 선보인다. 백 60과 같은 수는 보통 상대 돌을 강하게 해줘 속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백 62를 두기 위해 불가피했다. 만약 백 60을 생략하고 곧바로 참고 1도 백 1(실전 62)을 두면 흑 2로 막아 수상전이 벌어지는데 백이 한 수 부족하다. 백 60이 있어야 흑 2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흑도 63으로 붙여 먼저 백의 응수를 물었는데, 여기서 중요한 수순을 하나 빠뜨렸다. 참고 2도 흑 1을 선수했어야 했다. 백 64를 거꾸로 당하자 우변 흑은 완생이 아니다. 바둑은 흑이 우하 백 6점을 잡아 유리하지만 우변 흑이 미생인 것이 신경 쓰이는 상황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부산에 전국 처음으로 혼인 전문 성당이 건립된다. 천주교 부산교구(교구장 황철수 주교)는 동구 초량동 옛 부산성당 터에 전국 최초의 혼인 전문 성당인 ‘초량가정성당’(사진)을 건립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기공식은 31일 열리며 완공은 2017년 하반기로 잡고 있다. 이 성당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전통 고딕 양식으로 지을 예정이다. 초량가정성당은 관할 지역과 소속 신자가 있는 일반 성당과는 달리 순수하게 혼인 전문 성당과 가정지원센터 역할만 한다. 부산교구는 이 성당을 교구 차원의 혼인 예식 장소로 활용하는 한편 가정 상담, 지역민의 가정 및 혼인 관련 봉사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또 부산시민에게도 개방해 평일에는 각종 강연회와 문화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1958년 5월 18일 서울 대조동의 한 허름한 천막. 고작 다섯 명이 모인 이곳에서 첫 예배가 시작됐다. 강대상은 사과상자를 쌓아 만들었고 바닥은 맨흙이나 마찬가지인 교회였다. 그런 교회가 이젠 단일 교회로는 세계 최대인 80만 교인을 거느린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목사 이영훈)의 출발이었다. 올해 창립 58주년을 맞은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전쟁 후 폐허, 가난, 질병, 배고픔, 헐벗음 속에서 탄생했다. 지역 주민과 함께 고추를 따고 파밭에서 잡초를 뽑으며 복음을 전하던 초심은 지금도 여전히 성직자와 교인들의 가슴 속에 흐르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금까지 다양한 사회·지역 봉사로 그들이 받은 걸 사회로 돌려주며 그들의 위상에 걸맞은 봉사 행보를 해왔다. 특히 단순히 물질적 도움에 그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함께 꿈과 희망을 주는 사역을 하고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나눔 지난해 11월 하순 이영훈 담임목사를 비롯한 교인들은 ‘박스’ 포장에 나섰다. 매년 이맘때 교회와 굿피플, CJ제일제당, 서울시가 함께 진행하는 ‘희망나눔박싱데이’에 참여한 것. 박스 안에는 10만 원 상당의 생필품이 차곡차곡 담겼다. 이들 박스는 서울시 푸드뱅크를 통해 홀몸노인, 기초생활수급자. 다문화가정 등에 전달됐다. 당시 이 행사를 통해 전달된 박스는 모두 1만8000개(18억 원 상당). ‘박싱데이(Boxing Day)’는 유럽에서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 곡물 등을 상자에 담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던 풍습에서 유래됐다. 성도들은 2년마다 열리는 기도대성회를 맞아 한 끼 금식으로 모은 성금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한 끼의 기적’에 동참한다. 지난해 10월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도대성회’ 때는 1만5000여 명이 3억 원을 모금해 ‘굿피플’에 전달했다. 이 돈은 난치병 어린이 수술비 지원, 저소득 난임 부부에 대한 시술비 지원, 홀몸 노인, 청년 일자리 창출 기금 등으로 썼다. 조용기 원로목사의 성역 50주년을 기념해 설립된 영산조용기자선재단은 장애인 등 소외 계층을 위해 다양한 사역을 하고 있다. 재단은 중중장애인 지원, 의료비 지원, 주택임차보증금 지원사업, 해외 지원사업, 긴급구호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특히 장애인 지원 사업에서 ‘희희 빨래방’, 전동휠체어 수리 지원, 중증장애인 이사 지원과 주거환경 개선의 성과가 적지 않다. 희희빨래방은 중증장애인 가정의 각종 빨래 수거·세탁·배달을 당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재단은 4월 28일 ‘2016 대한민국 사회공헌기업 대상’에서 장애인복지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무료지원은 1980년대부터 30년 넘게 지속하고 있다. 수술비는 성도들이 모은 우유팩과 신문 등 폐지를 팔아 모금되고 있다. 그동안 5000명 넘는 어린이가 수술비를 지원받았고 최근엔 해외 아동까지 수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자선단체 및 병원 기부금 전달, 쌀 전달, 장학금 지원, 김장김치 나누기, 노숙인 무료급식 등을 수시로 하고 있다. 섬김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시대의 변화에 맞는 대 사회 활동에도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심각한 수위에 오른 청년실업의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2014년부터 취업박람회를 열고 있다. 연 2회씩 지금까지 4번 열린 취업박람회에 304개 업체, 8700명이 참석했다. 또 외국인 근로자 유입과 국제결혼이 늘어나는 것에 발맞춰 선교사역국을 통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인도네시아어 몽골어로 예배를 드리며, 외국 근로자가 많이 살고 있는 경기 안산시에 다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출산 장려를 위해 성도들이 자녀를 낳으면 출산 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4억1900만원을 지급했다. 또 웰다잉의 중요성을 고려해 2001년 ‘순복음 호스피스 사역’을 시작해 지금까지 2330명의 교육생을 배출했고 이중 588명이 수도권의 암 환자를 위해 방문 목욕, 가사 돌봄 등의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장애인-노인 등 사회적 약자 돌보며 사랑 실천▼여의도순복음교회는 다양한 지역 봉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공동체에 전하는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우선 서울 은평구 ‘꿈친 장애인복지센터’를 운영하며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소통하는 창구로 활요하고 있다. 이 센터는 장애인주간보호센터, 베이커리 작업장, 카페, 꿈친 일터, 문화행사장, 다목적홀을 갖고 있다. 4월 15일에는 성인 중증 발달장애인의 평생교육과 자립을 위한 ‘은평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를 개관했다. 센터는 중증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갖췄다. 500m² 규모의 센터엔 만 18세 이상 장애인에게 공예 예술 체육 원예 교육과 자립생활훈련 등 기본과정과 전문 바리스타 과정, 발달행정보조사 자격증 취득과정 등 심화과정도 마련됐다. 또 교회 엘림복지회 산하 서울특별시립 엘림노인전문요양원, 구립 영등포 노인케어센터, 구립 영등포 실버케어센터는 2013년 노인장기요양기관 시설평가에서 전국 3664개 시설 중 상위 10%에 해당하는 A등급을 받기도 했다. 4월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5년 장기요양기관평가에서 ‘여의도 굿피플 복지센터’의 ‘굿피플 노인전문요양원’(이사장 이영훈)이 A등급(최우수기관)에 선정돼 5월 19일 현판식을 진행했다. 세월호 사고로 인해 침체에 빠진 경기 안산시를 돕기 위해 ‘안산 희망나눔 프로젝트’도 주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안산 재래시장에서 물품을 구입해 지역 경제를 살리자는 이 프로젝트는 세월호 사고 이후 올해까지 8차례에 걸쳐 성도 8000여 명이 약 3억20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했다. 4월 15일에는 이영훈 담임 목사가 세월호 사고 이후 시신을 찾지 못한 가족을 위한 기도회를 열기도 했다. 이 밖에 교인과 인근 주민을 위한 지역 문화행사도 활발히 열어 지난해부터 ‘함신익과 심포니송 초청 힐링 콘서트’ ‘수능 콘서트’ ‘직장인을 위한 정오의 브런치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월 15일에는 문화융성위원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인근 직장인과 지역민을 위한 문화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 도봉구 도봉로에 위치한 창동염광교회(담임목사 황성은)는 어린 양에게 최고의 사랑을 보여주신 예수님을 본받아 사회로부터 소외받아온 장애인과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주는 나눔과 섬김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교회를 찾아가면 1층에 ‘피어라희망 카페 베이커리’가 눈에 띈다. 이곳에서 일하는 4, 5명의 바리스타들은 모두 발달장애인. 벽에 걸린 ‘느려도 함께, 함께 희망을’이란 글귀처럼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카페다. 장애인 바리스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 훈련을 거친 이들은 오전 오후조로 나눠 매일 4시간 안팎으로 일한다. 교회는 ‘피어라희망협동조합’을 통해 ‘피어라희망 카페·베이커리’와 ‘피어라희망 농장·가게’를 운영하며 성인 발달장애인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여기서 20명이 일을 하며 사회성과 의사소통 능력을 길러주고 있다. 이 협동조합은 2008년 교회가 설립한 ‘피어라희망센터’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센터는 20명의 성인 중증발달장애인에게 낮 시간 재활과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애인 주간보호시설’과 180여 명의 발달장애인에게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하도록 지원하는 ‘아자 장애인문화센터’도 갖추고 있다. 센터의 복지선교 사역은 장애인복지기관이 부족한 도봉구 지역 장애인에게 단비가 되고 있다. 또 교회는 사회봉사부를 중심으로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섬기고 있다. ‘목요 사랑의식탁’은 매주 목요일 교회를 찾는 500여 명의 홀몸노인과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식사와 수지침 및 이·미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염광 호스피스 봉사단’은 40여 명의 호스피스 봉사자들이 매주 상계백병원 암병동, 시립동부병원의 호스피스 병동, 가정 호스피스의 환자들을 찾아 돌보고 있다. ‘집수리 봉사단’은 30여 명의 건축, 도배, 집수리 전문가들이 매월 주민센터나 구청이 소개하는 가정을 찾아가 집을 고쳐준다. ‘의료 봉사단’은 홀몸노인의 가정을 월 1회 방문해 과일과 비타민을 전하는 사랑의 비타민 사업과 외국인노동자 진료사업을 펼치고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바둑 국가대표팀이 분석한 책이 나왔다. 한국기원이 발간한 ‘너 누구냐? 국가대표가 해부한 알파고’(전 2권·3만6000원)는 박정환 김지석 원성진 신진서 등 40여 명의 정상급 기사가 이세돌-알파고 다섯 판의 대국에 등장한 알파고의 신수 등을 철저히 파헤쳤다. 판당 100개가 넘는 참고도로 한 수 한 수 해부해 초보자도 이해하기 쉽게 꾸몄다. 이 9단의 누나 이세나 씨도 필자로 참여했다. 전보 마지막 수인 흑 ○를 참고도 흑 1처럼 두면 어떨까. 이 수가 성립한다면 우변 백을 크게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백은 2로 움직이는 수가 있다. 백 16까지는 외길 수순인데 흑이 오히려 갇힌 모습이다. 수순 중 흑 3으로 4의 곳에 단수해 흑 두 점을 버리고 백을 잡으려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소탐대실. 흑 ○가 놓인 이상 백 48, 50은 당연한데 흑 51, 53이 또 한 번의 강수다. A로 단수치는 축을 노리고 있다. 따라서 백 54는 불가피한데 흑 55로 젖히자 우변 백이 사망 직전이다. 초반 대국자가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충돌했으나 흑이 결실을 보고 있는 상황. 백은 고군분투했으나 이제는 피해를 최소화해 중반을 기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호와 크레인선 ‘삼성1호’가 충돌하면서 대량의 원유가 흘러나왔다. 태안 앞바다와 바닷가는 온통 검은 기름 범벅이었다. 해안 환경과 지역 주민에게 엄청난 재난을 안겨준 태안 기름 유출 사고는, 그러나 ‘태안의 기적’도 낳았다. 연인원 130만 명이 재난 현장을 찾아 바닷가의 기름을 닦는 등 봉사에 나섰다. 특히 한국 개신교계의 참여는 놀라울 정도였다. 보수 진보 교단을 가리지 않고 25개 교단 1만여 교회에서 연인원 80만 명이 태안으로 봉사에 나섰다. 130년 역사의 한국 교회의 오랜 전통인 나눔과 섬김의 정신이 태안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당시 자원봉사의 근거지 역할을 한 의항교회(펜화 그림) 등태안 지역 6개 교회는 신뢰의 위기를 맞은 한국 교회에 나눔과 섬김의 불씨를 다시 불타오르게 한 현장이었다. 태안의 기적을 되새기며 나눔과 섬김에 앞장서고 있는 교회를 소개한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기자 beanoil@donga.com}

경기 용인시는 인구 규모가 비슷한 인근 수원시나 성남시에 비해 문화예술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 와중에 용인시에서 번듯한 문화 시설을 갖춘 곳 중의 하나가 새에덴교회 예배당이다. 4500석의 예배당안의 무대 조명 음향 등은 모두 대형 공연예술장의 그것처럼 설계돼 만들어졌다. 지난해 5월 가정의달을 맞아 예배당에선 ‘효도와 행복 음악회’가 열렸다. 전 좌석이 꽉 들어찬 이날 음악회에선 남진 노사연 등 가수들이 출연했고 개그맨 박성호가 사회를 맡았다. 남진은 ‘둥지’ ‘가슴 아프게’ 등 히트곡은 물론 ‘님과 함께’를 ‘주님과 함께’로 개사해 불렀다. 노사연은 풍부한 가창력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부른 뒤 ‘바램’ ‘만남’ 등을 선보였다. 여기에는 소강석 담임목사의 독특한 문화사역 철학이 담겨 있다. 예배당을 그냥 예배만 보는 장소로 한정 짓지 말고 그 규모만큼이나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어 교인과 지역민을 섬기는 장소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2005년 죽전에 새 성전을 지을 때 ‘세종문화회관처럼 짓자’고 주문했고 그대로 실현시켰다. 2005년 이후 넌버벌 퍼포먼스인 ‘점프’ ‘난타’와 뮤지컬 ‘맘마미아’, 로커 윤도현이 이끄는 ‘YB밴드’, CBS방송국의 ‘통해야 콘서트’ 등이 이 무대를 찾았다. 교회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웃찾사’에게도 예배당을 기꺼이 내주었다. 물론 교인과 지역민은 관람료를 내지 않는다. 용인시에선 보기 힘든 공연들을 무료로 본 것이다. 새에덴교회의 실버스쿨 역시 노인들을 위한 특별한 문화사역으로 꼽힌다. 초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외되고 할 일을 찾는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평생교육을 위해 사회 저명 인사 및 대학교수 전문가 등이 강의를 열고, 노래 구기운동 등 취미생활, 건강관리, 무료급식, 무료 이미용, 정기나들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종교유무와 관계없이 만 65세 이상의 지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현재 1000여 명의 노인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해 활기찬 노년을 즐기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흑 ●의 씌움으로 반상엔 전운이 감돈다. 치열한 백병전이 벌어질 조짐이다. 백 36, 38은 흑 ● 못지않은 강수. 젊은 두 대국자의 혈기가 뚝뚝 묻어나는 진행이 이어지고 있다. 흑 39, 41 역시 흔히 보기 힘든 행마. 돌의 움직임이 거꾸로 흐르는 듯하지만 막상 백의 응수가 쉽지 않다. 이런 예상 밖의 강수를 당하면 후끈 달아오른다. 특히 송규상처럼 이제 막 세상으로 나오려는 고수에게는 ‘무시당하는 느낌’ 때문에 용납하기 힘든 행마다. 아니나 다를까. 백은 42, 44로 또다시 강펀치를 날린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백은 잠시 머리를 식히고 행마의 리듬을 한 템포 늦추는 것이 바람직했다. 우변 싸움이 백이 불리한 상황에서 진행된 만큼 적당한 시점에서 타협하는 게 대국 전체의 흐름에 맞는 길이었다. 참고도를 보자. 백 1, 3은 그야말로 참고 또 참는 ‘견인불발’의 수로 굴욕처럼 느껴진다. 흑 4로 백 두 점을 축으로 두텁게 잡는 수가 아프긴 하다. 하지만 백 5를 두면 국면은 아직까지 균형이 맞춰져 있어 ‘이제부터의 바둑’이라고 할 수 있다. 흑 47로 백 한 점을 잡자 백이 둬야 할 곳이 여기저기 많아 피곤한 모습이다. 백은 이 난관을 어떻게 뚫고 나갈 수 있을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만공 스님이 어느 날 국 참봉이라는 부잣 집에 묵게 됐다. 법문을 기대하는 그에게 만공 스님은 장터에선 본 고무줄 얘기를 꺼냈다. “고무줄은 늘어나는 것뿐 아니라 줄어드는 데도 묘미가 있더군요.”(만공 스님) “늘어나기만 하는 고무줄은 아무 쓸모가 없지요.”(국 참봉) “세상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재물도 모으기만 하면 늘어나기만 하는 고무줄 같고, 아끼기만 하면 줄어들기만 하는 고무줄 같습니다.”(만공 스님) 국 참봉은 무릎을 탁 치며 한없이 편안한 얼굴을 지었다. 만공 스님이 고무줄 하나로 재물에 대해 국 참봉을 깨우친 것. 최근 발간된 ‘스님의 생각’(쌤앤파커스·사진)은 근현대 활동했던 고승들의 일화와 법문을 통해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동아일보와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출신으로 불교계 작가로 활동한 정성욱 시인(53)이다. 그는 30여 년간 전국의 산사를 돌아다니며 스님들과 나눈 대화나 그들에게 전해 들은 얘기를 고스란히 이 책에 담았다. 책에는 경허 스님을 비롯해 경봉 만공 효봉 금오 춘성 성철 법정 스님 등 쟁쟁한 고승들이 등장한다. 103편의 짧은 일화지만 스님들이 각각 터득한 수행과 깨달음의 지혜가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들어 있다. 여기에 일화마다 저자의 간결한 주석이 붙어 또 다른 화두를 던진다. 신도가 선물한 롤렉스 시계를 “수행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해야 하는데 시계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도끼로 내리쳐 산산조각 낸 성철 스님의 일화에선 수행자의 기개를 느낄 수 있다. 경봉 스님의 제자인 혜월 스님은 신도가 49재를 지내 달라고 한 돈을 몽땅 양다리가 없는 걸인에게 줘버렸다. 재를 올리지 못할까 걱정한 원주 스님(절 살림을 맡은 스님)이 신도에게 알리자 신도가 “큰스님답다”며 더 많은 돈을 주고 재를 치렀다는 얘기에선 큰스님의 따뜻한 마음을 볼 수 있다. 환속해 수배자가 된 제자를 숨겨주고 생일까지 챙겨준 효봉 스님, 수행 중 잠을 이기기 위해 한겨울에 찬물 담긴 항아리에 몸을 담근 춘성 스님, 하심(下心)을 체득하기 위해 스스로 거지가 된 금오 스님 등 여러 스님의 가르침을 두루 만날 수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백 18 때 흑 19의 협공도 이색적이지만 백 20으로 둔 것은 더 이색적이다. 보통 백 20은 흑이 A로 협공했을 때 쓰는 수. 흑 21의 차단은 당연하면서도 강력하다. 백 22가 어렵다. 참고 1도 백 1처럼 실전과 반대 방향으로 젖히면 흑 8까지 백이 곤란하다. 백이 축으로 모는 수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 축과 상관없이 두려면 참고 2도 백 1로 치받아 두는 수가 있는데 흑 6의 급소 한 방이 너무 아프다. 흑 ○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수. 참고 2도의 결과는 흑의 세력이 매우 튼튼해 백 실패다. 백 22를 둔 이상 흑 33까진 필연의 수순. 백 30, 32의 선수가 기분 좋긴 하지만 우변 백 석 점이 너무 약하다. 백 34는 흑이 백 석 점을 원한다면 주겠다는 뜻. 도마뱀처럼 꼬리를 잘라 주는 사석(捨石) 작전을 통해 우변 흑 진을 지우겠다는 것이다. 흑도 그 의도를 간파하고 흑 35로 크게 공격한다. 우변 백의 타개가 초반 승부의 기로인데 백의 행마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아마국수전에서 우승하면 특별한 부상이 있다.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 출전권이다. 아마추어로서 세계 1인자가 될 수 있는 기회다. 그래서 아마국수전의 의미가 남다르다. 흑 7의 걸침에 백은 8로 붙였다. 여기서 흑 13으로 붙이는 수는 최근 유행 정석. 알파고와 이세돌 9단 5번기 최종국에서 나온 진행(흑백은 바뀌었음)이다. 하지만 이 대국은 알파고와의 대결이 열리기 전에 두어졌고, 실전 진행은 당시만 해도 흔치 않았다. 알파고가 이 대국에서 힌트를 얻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흑 17로는 참고 1도 흑 1을 선수하고 3으로 미는 것이 최신 버전. 흑 5까지 실전보단 훨씬 단단한 모양. 흑 3 때 백 ‘가’로 반발한다면, 흑 1로 미리 둔 것이 이득이라는 점이 포인트. 흑 1 역시 5번기 2, 4국에서 알파고가 선보인 수법이다. 알파고와 이 9단은 최종국에서 참고 2도처럼 뒀다. 참고 1도와는 달리 흑 ‘나’ 백 ‘다’의 교환이 없기 때문에 이 9단은 백 2로 반발했다. 이 진행은 이 9단이 좋다는 평이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한국 개신교계에서 영성, 선교, 가정이 함께 어우러지는 ‘바이블 벨트’가 거의 완성 단계입니다. 국내 1200만 성도는 물론이고 해외 동포에게도 개신교계의 새로운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장소가 됐으면 합니다.” 송길원 목사(59·하이패밀리 대표·사진)는 현재 경기 양평군에 종합가정치유센터인 ‘W존’을 조성 중이다. 9만9000m² 넓이의 W존에는 선교훈련센터가 8월 완공될 예정이다. 미술관, 수목장, 청란교회 등이 이미 들어서 있다. W존은 경기 가평군에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가 설립한 영성센터 ‘필그림하우스’,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가 선교사를 위해 세운 ‘생명의 빛 예배당’과 함께 삼각형의 ‘바이블 벨트’ 중 한 축이 된다. 바이블 벨트는 미국의 중남부와 동남부에 걸친 복음주의 밀집 지역으로 주로 기독교 문화의 중심지를 표현한다. 송 목사는 “그동안 개신교가 ‘가슴을 뜨겁게 하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이 목사님, 홍 목사님과 함께 ‘바이블 벨트’를 통해 문화 사역을 진행할 것”이라며 “하이패밀리 역시 W존을 통해 25년간 해온 가정 사역을 더욱 심도 있게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W존 중 2012년 완공된 청란교회는 바닥 면적 13m², 높이 9.7m인 푸른 계란 모양의 국내 초소형 교회. 송 목사는 “한 가족이 들어가 예배를 드리거나 묵상을 하기에 딱 좋은 공간”이라며 “초소형 파이프 오르간과 움직이는 십자가를 들여 놓아 성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청란교회로 들어오기 전 미로(迷路) 형식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만들어 마음의 정화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송 목사는 “일반인에겐 인근 남이섬 등과 연계해 새로운 관광 코스가 되도록 하겠다”며 “보고 즐기는 것뿐 아니라 마음을 치유하고 영성을 회복하는 곳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이패밀리는 1992년 창립 이후 부부와 가족의 관계 회복을 비롯해 혼혈인 인권 차별, 이혼 방지, 남성 성매매 근절, 자살 예방, 화장 장려 등의 범국민적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하이패밀리는 30일 오후 6시 반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하이패밀리 후원의 밤과 ‘바이블 벨트’ 관련 활동 보고회를 갖는다. 또 7, 8월 미국에서도 같은 행사를 연다. 031-772-3223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프로기사회 정관을 뜯어고칠 수 없다면 현재의 기사회를 와해시키고, 새로운 기사회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 최근 한국프로기사회에 탈퇴서를 제출한 이세돌 9단은 2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제17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시상식이 끝난 뒤 탈퇴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사회와) 대화는 하겠지만 불합리한 정관이 너무 많아 고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완전히 고친다면 탈퇴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사회장인 양건 9단에게 탈퇴서를 제출하며 ‘기사회를 탈퇴할 경우 한국기원 주최 주관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조항과 상금 및 대국료에서 기사회 적립금을 3∼15% 일률적으로 떼는 조항이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적립금 건은 협의할 수 있지만 기전 참가 자격 조항은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며 “계속 대화하겠다”고 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초반부터 기선을 잡은 흑이 백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밀어붙인 한 판이었다. 좌상 변화에서 백 34가 느슨했다. 속수 같지만 참고 1도 백 1, 3으로 단수한 뒤 5로 흑 두 점을 잡았으면 백이 훨씬 안정된 형태를 갖출 수 있었다. 그러나 백 34 때문에 흑 35로 둘 여유가 생겨 백돌이 공중에 붕 뜨게 됐다. 이 돌의 행마는 이후 백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됐다. 마지막 기회를 놓친 건 백 62. 지금은 참고 2도 백 1, 3으로 참는 게 좋았다. 이렇게 하변 실리를 확보하고 백 9까지 우변을 삭감했으면 아직 긴 바둑이었다. 실전은 하변 실리를 거꾸로 흑에게 빼앗기게 돼 실리에서 큰 차이가 벌어졌고 승부가 사실상 결정됐다. 이번 결승은 김기백과 송규상의 대결로 압축됐다. 117=98, 141=135, 144=138, 173=76, 179=41, 217=169, 218=214, 221=215, 222=211, 229=223, 241=186, 265=226.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