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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2010년을 기점으로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맞물려 감소 추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조직 개발 전문 업체 SGI지속성장연구소가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상장사 중 매출액(별도 재무제표 기준) 1조 원 이상이면서 영업이익이 1조 원 이상인 업체는 1998년 4곳에서 2010년 22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2013년에는 11곳까지 줄었다가 2017, 2018년에 18곳으로 회복했다. 매출액 1조 원을 넘는 기업들의 연도별 총 영업이익은 1998년 9조 원에서 2010년 85조 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등락을 반복하며 60조∼70조 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8년에는 총 영업이익이 119조 원으로 집계됐지만, 삼성전자(44조 원)와 SK하이닉스(21조 원)가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신경수 SGI지속성장연구소 대표는 “늘어나는 인건비, 낮은 생산성 등으로 대기업 내실이 악화하고 있다”고 짚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각국 정부가 연초부터 자국 차량용 배터리 산업 육성·지원 정책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수세에 몰리고 있다. 중국에 이어 유럽 기업의 도전장까지 받게 된 국내 업계는 “우리 정부도 적극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중국 매체 시나닷컴 등에 따르면 먀오웨이(苗圩) 공업신식화부 부장(장관)은 최근 한 민간 포럼에 참가해 “올 7월 1일로 예정됐던 친환경차 보조금 일부 삭감 조치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자국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는 변칙 지원 정책을 2017년부터 펴왔으나 지난해 6월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보조금을 줄였으며 올해 말 완전 폐지할 예정이었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민간 업체의 자립을 위해 보조금을 폐지하기로 했는데, 지난해 전기차 내수 판매량이 줄어드는 등 타격이 크자 방침을 뒤집은 것 같다”고 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 CATL과 BYD는 정부 지원과 탄탄한 내수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했고 지난해 각각 1, 4위에 올라섰다. 중국 기업이 보조금을 먹고 쑥쑥 크는 동안 한국의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일본의 파나소닉은 차별화 정책의 피해를 봤다. 먀오 부장의 발언대로 차별적인 보조금 정책이 지속될 경우 내년부터 중국 시장 진출을 기대했던 한국 배터리 3사는 또다시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중국뿐만 아니라 배터리 산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유럽 주요국도 대규모 예산을 편성해 배터리 산업 육성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배터리 산업 육성에 쓰일 32억 유로(약 4조1280억 원)의 보조금 예산을 7개 회원국 17개 기업에 지급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EU 집행위는 민간 기업의 출자금까지 더하면 배터리 산업에서만 총 82억 유로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대형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다임러, BMW 등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한중일 기업에서 생산한 배터리 수입을 줄이고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EU 탈퇴 절차를 밟고 있는 영국 정부도 2025년 차량용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우선 2억7400만 파운드(약 4110억 원)의 예산을 배정하고 최근 ‘배터리산업화센터(BIC)’ 설립에 착수했다. BIC는 영국 내 배터리 공장 설립을 준비하고 기술 개발과 직원 교육을 담당한다. 한국 정부는 중국 영국 EU 등과 달리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을 배정하거나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은 시행하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무역 분쟁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어 직접 예산과 보조금을 주는 정책은 배제했다”며 “그 대신 펀드 조성을 지원하거나 연구기관을 통해 기초 기술을 발굴하도록 국책 과제를 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은 물론이고 공정 경쟁을 중요하게 여기는 EU조차 노골적으로 정부 지원책을 내놓는데, 한국 정부만 너무 얌전해 불공정한 시장에서 자력으로 뛰게 만든다”고 토로하고 있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는 “중국 배터리의 기술력은 한국의 85% 수준이지만 보조금 지원이 계속되면 격차는 빠르게 좁혀질 것”이라며 “우리 정부도 배터리 소재·부품사부터 대형 업체까지 생존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기아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모바일 산업 위주였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여하며 영역을 넓힌다.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0에 이어 올해 MWC에서도 모빌리티가 주요 화두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 따르면 기아차는 다음 달 24∼27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0’에 창립 이래 처음으로 전시관을 차린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MWC에 참여하는 것도 기아차가 최초다. 기아차는 이번 MWC에서 자율주행·전동화 기술을 바탕으로 설계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사업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PBV는 승객 운송, 물류 등 용도에 맞는 맞춤형 이동 수단을 의미한다. 기아차는 전통적인 차량의 형태를 벗어나는 다양한 형태의 PBV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6∼9일(현지 시간) ‘CES 2020’에서 도시를 날아다니는 개인용 비행체(PAV)를 기반으로 한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 서비스를 공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현대차가 CES, 기아차는 MWC로 역할을 나눠 각각 전시관을 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SMA 주최로 1987년부터 열린 MWC는 주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모바일 신제품이나 새로운 통신 기술을 발표하는 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MWC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차량에 이동통신을 접목해야 자율주행·커넥티드카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MWC에서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 온 것이다. 올해도 기아차 외에 독일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BMW, 일본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MWC에 전시관을 내고 첨단 이동 수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모바일 축제’로 불렸던 MWC에서 영향력을 높이려는 것에 대해 기존 ICT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월 CES 2020에서도 현대차, 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가 선보인 미래형 도심 이동 수단이 관람객과 미국 현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MWC에서 ‘V60 씽큐’와 ‘G9 씽큐’ 등 스마트폰 신제품을 발표하며 혁신을 대내외에 알리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는 MWC가 아닌 별도의 ‘언팩’ 행사를 통해 갤럭시S10·폴드 후속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박람회에서 단순히 가전·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기술로 바뀌는 미래 일상을 어떻게 제시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사진)이 신입사원 700여 명과 만나 즉석 질의응답을 하는 등 격의 없이 소통하는 행사를 가졌다고 16일 밝혔다. 최 회장은 1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그룹 신입사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젊은 패기를 바탕으로 공동체 행복 추구를 위해 신선한 자극을 불어넣어 달라”고 주문했다. SK그룹 회장과 신입사원들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행사는 올해로 42년째를 맞았다. 특히 SK그룹은 올해 중앙 무대와 객석의 간격을 기존 7m에서 2m로 좁히고 최 회장을 포함해 모든 참석자가 캐주얼 차림으로 행사에 들어오도록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경영진과 신입사원들의 대화 문턱을 조금이라도 낮춰 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무대에 올라 즐겨 찾는 맛집과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 등에 대한 신입사원들의 즉석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이르면 7월부터 여성 등기임원 의무화 제도가 시행되는 가운데 제도 시행 대상 기업 143곳 중 116곳이 여성 등기임원을 새로 구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에서 가결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일부 개정안에는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법인은 이사회 전원을 특정 성(性) 이사로 구성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이사회는 사내외 이사(등기임원)로 구성된다. 개정법은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되며 처벌 조항은 없다. 동아일보와 CEO스코어가 2018년 기준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 143곳을 조사한 결과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기업은 27곳뿐이었다. 여성 등기임원이 2명 이상인 기업은 삼성전자, 에쓰오일, OCI, 지역난방공사 등 4곳이었다. 전체 등기임원 1064명 중 여성 등기임원 수는 3%인 32명에 불과했고 그나마 대부분은 사외이사(27명)였다. 오너 일가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했다.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WCD) 회장은 “최근 해외 기업이 투자를 단행할 때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추세”라며 “여성 등기임원 의무화는 국내 기업 경영진의 다양성 확보에 그치지 않고 조직의 효율성, 생산성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경영 간섭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간 기업들이 등기임원이 될 만한 여성 고위급 임원을 덜 키웠고 결과적으로 경영진의 다양성을 떨어뜨렸다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최근 기업이 자발적으로 여성 임원을 확대하는 추세인데도 여성 등기임원 선임이 의무화된 건 경영권에 대한 과도한 간섭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서동일 dong@donga.com·지민구 기자}

지난해 12월 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거점인 크래들에 들어서자 로비에 전시된 네 다리로 걸어 다니는 자동차 ‘엘리베이트(Elevate)’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자동차 회사의 사무실이지만 일반 자동차 모델은 전시돼 있지 않았다. 엘리베이트는 크래들이 미국의 여러 스타트업과 협력해 만들고 있는 미래 이동 수단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생산에 그치지 않고 인간 중심의 모든 이동 수단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기업이 되겠다.” 김창희 크래들 부소장은 완성차 기업이 실리콘밸리에 사무소를 내고 자동차 대신 엘리베이트를 전시한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이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엘리베이트가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19에서 공개되자 외신들은 “현대차그룹이 뛰어난 상상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달 초 CES 2020에선 우버와 손잡고 4, 5명이 탈 수 있는 개인용 비행체(PAV)의 실물 모형을 공개하며 2028년 상용화하겠다고 밝혀 새로운 항공 모빌리티의 미래를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정의선표 혁신’ 최전선 기지 크래들 현대차그룹이 혁신에 나선 이유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대전환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자율주행, 친환경차, 차량 공유 서비스 등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IT 기업과의 협업은 물론이고 경쟁사와도 손을 잡는다. ‘100년 라이벌’로 불리는 독일 완성차 업체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차량 공유 서비스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도 오픈 이노베이션의 전장에 뛰어들고 있다. 2017년부터 미국 마운틴뷰, 이스라엘 텔아비브, 독일 베를린, 중국 베이징 등 4곳에 크래들을 세웠다. 서울에도 ‘제로원’이라는 이름으로 거점을 마련했다. 크래들과 제로원은 ‘자동차 회사가 제조업에 머물면 안 된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경영철학이 뿌리를 내리며 갖춰진 혁신의 최전선 조직이다. 크래들과 제로원은 기술력과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현지 스타트업을 발굴해 그룹과 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조직이다.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에너지 등이 1차 투자 대상이다. 윤경림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전략부장(부사장)은 “과거 자동차 회사는 회사 내부 역량을 핵심으로 수직화된 협력업체들과 제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새로운 이동 수단과 새로운 서비스는 내부 역량만으론 안 된다. 외부 투자를 통해 협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크래들은 글로벌 4개 오픈 이노베이션 거점 중 가장 규모가 크다. 2017년 11월 설립 이후 현재까지 1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를 했고 지난해 연간 투자액은 200억 원을 넘어섰다. 현재 근무하는 직원은 20명이지만 올해 말까지 4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AI 전문 조직 ‘에어랩’의 연구 인력이 연내 실리콘밸리 크래들 사무소에 합류하면 인원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 의사 결정 빨라지고 투자 단위 커졌다 정 수석부회장이 2018년 9월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현대차그룹은 의사 결정 구조가 확연히 달라졌다. 신속한 의사 결정을 통한 외부 투자 확대에 속도가 붙은 것이다. 취임 직후 의사 결정 절차를 최소화하도록 조직 개편을 단행한 정 수석부회장은 1년 만인 지난해 9월 미국의 자율주행기술기업 앱티브와 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합작회사를 세운다고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총 20억 달러(약 2조3400억 원)로 현대차그룹이 미래차 분야에서 외국 기업과 함께 조 단위 투자에 나선 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빅뉴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현대차그룹은 2018년부터 지역 1위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인 그랩(동남아시아)과 올라(인도)에 각각 3000억 원 안팎의 투자를 했다. 크로아티아 고급 전기차 업체 리마츠에도 10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지영조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장(사장)은 지난해 10월 동아일보와 만나 “예전 같으면 2년 넘게 걸릴 투자 건이 정 수석부회장이 경영을 맡은 뒤에는 3개월이 채 안 걸린 사례도 있다”며 달라진 현대차의 의사 결정 속도를 강조하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달 2일 신년사를 통해 5년간 10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며 “(전체 모빌리티) 시장의 판도를 주도하는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마운틴뷰=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스타트업이 가진 새로운 기술과 현대모비스의 생산 능력이 만나면 혁신적인 자동차 부품을 만들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서 지난해 12월 4일(현지 시간) 만난 류시훈 모비스 벤처스 실리콘밸리 센터장은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에 나서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친환경과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미래차 시대 자동차 부품사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도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강조하고 있었다. 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2018년 11월 실리콘밸리에 투자 거점인 모비스 벤처스를 세웠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운영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인 크래들이 실리콘밸리에 있지만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과 친환경차 관련 부품 기술 발굴에 집중하기 위해 별도의 사무소를 마련한 것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크래들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면 모비스 벤처스는 현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나 서비스를 찾는 데 주력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인 독일의 콘티넨털과 보쉬, 일본 덴소, 아이신 등은 수년 전부터 실리콘밸리에 대규모 연구개발(R&D)센터나 투자 거점을 지어 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실리콘밸리에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중국의 유력 스타트업들이 모인 선전에 두 번째 오픈 이노베이션 거점을 열었다.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10월 자율주행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LiDAR)’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점유율 1위 업체인 미국 벨로다인에 5000만 달러(약 585억 원)의 지분 투자를 할 때 실무를 주도한 것이 모비스 벤처스다. 현대모비스는 벨로다인과 함께 자율주행 3단계(조건부 자동화)용 라이다 시스템을 양산해 2021년부터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류 센터장은 “벨로다인은 기술을 제공하고 현대모비스는 양산을 맡아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비스 벤처스는 앞으로 차량의 주요 주행 정보와 길 안내 그래픽을 운전자의 시야에 크게 비춰 주는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처리 기술 등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우선 투자할 계획이다. 류 센터장은 “실리콘밸리 일대에서는 우수한 스타트업을 먼저 발굴하려는 글로벌 부품사 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모비스 벤처스는 더윽 간결한 의사 결정 구조를 갖춰 신속하게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서니베일=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매출액 1조 원이 넘는 이른바 ‘슈퍼기업’ 수가 2012년부터 사실상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하락하는 가운데 각종 산업 규제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조직개발 전문업체 SGI지속성장연구소가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상장사 중 매출액(별도 재무제표 기준) 1조 원 이상의 기업은 외환위기이던 1998년 당시 83곳에서 2018년에는 2배 이상인 197곳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1조 원 이상 기업 수는 1998년부터 2012년까지 2003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늘어났다. 하지만 2012년부터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매출액 1조 원 이상 기업들의 합산 매출액도 1998년 375조 원에서 2012년 1255조 원까지 오른 뒤 이후에는 연평균 성장률 1% 미만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2018년엔 반도체 시장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최대 매출을 올리면서 합산 실적(1283조 원)이 2012년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는 “2012년 이후 6년간 슈퍼기업들의 연평균 매출액 성장은 0.4%에 그쳤다”며 “사실상 성장판이 닫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를 진행한 한국CXO연구소는 지난해 슈퍼기업의 수와 합산 매출액도 2018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 대표는 “슈퍼기업들이 반도체, 전자기기, 자동차 등을 넘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산업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만큼 이를 어떻게 혁파할지 해법을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획부터 출범까지 직접 주도한 새로운 사내 연구·교육 플랫폼의 이름이 ‘마이서니(MySuni)’로 확정됐다. SK그룹은 마이서니에 대학 수준의 체계적인 연구·교육 프로그램을 담을 계획이다. 13일 SK에 따르면 지난해 ‘SK유니버시티(University)’라는 가칭으로 불렸던 신규 사내 연구·교육 플랫폼의 공식 이름이 마이서니로 결정됐다. 서니는 SK그룹을 넘어선 교육기관임을 나타내도록 만든 명칭으로 최 회장도 직접 여러 의견을 내면서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행복나눔재단이 운영하는 대학생 자원봉사단 이름이 ‘SK서니(Sunny)’라는 점도 고려됐다. 마이서니는 이달 하순부터 공식 출범을 알리고 자체 연구·교육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지난해 12월 마이서니의 책임자로 내부 인재개발(HR) 전문가인 조돈현 사장을 승진 임명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지시로 지난해 7월부터 SK유니버시티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SK경제경영연구소, SK아카데미 등 사내 연구·교육 기능을 통합하는 형태의 신규 프로그램 사업을 준비했다. 추진위에서 6개월의 준비 작업을 거쳐 탄생한 마이서니는 인공지능(AI) 기술의 기반이 되는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부터 빅데이터 가공·분석, 사회적 가치 확산 사업까지 오프라인 강의 및 온라인 강좌를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최 회장은 마이서니 준비 과정에서 글로벌 기술·경영 분야의 유력 인사를 접촉하며 자문을 하는 등 차별화한 연구·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구성원들이 마이서니 등을 통해 1년에 200시간 이상을 학습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내용의 인사제도 시행도 검토하고 있다. SK그룹이 신규 사내 연구·교육 플랫폼 출범에 주력하는 이유는 구성원들이 중장기적으로 회사에 만족감을 느끼며 일하려면 스스로 업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회사가 지원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와 자기계발 수단까지 갖춰져야 구성원이 행복하게 근무할 수 있다는 최 회장의 평소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사람에 대한 투자로 인적자본을 강화하는 데에 SK그룹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강조하며 사내 연구·교육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SK가 마이서니 출범에 앞서 조직문화의 참고사례로 삼은 기업 중 한 곳은 디즈니로 알려졌다. 디즈니는 1963년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쇼를 만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고, 사내 교육 기관 ‘디즈니 유니버시티’를 설립했다. 디즈니 유니버시티는 환경미화원, 안내원을 포함해 전 세계 디즈니랜드에서 일하는 모든 구성원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재미’를 중심으로 한 사내 교육을 최소 6개월 동안 진행한다. 디즈니는 또 사내 미술학교를 운영해 콘텐츠 제작자를 재교육하고 있다. 경영계는 디즈니가 1970년대와 2000년대 초반 각각 시장 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사내 교육 기관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이어간 덕분에 다시 세계 최고의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지난해 10월 CEO 세미나에서 디즈니의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구성원들의 자긍심과 역량을 높이는 것이 기업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올해부터는 ‘행복 경영’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보여주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42조 원 대 5조9000억 원.’ 각각 중국과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지난해 총 투자액 추정치이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한국 업체들보다 연간 투자액이 최소 7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배터리 관련 소재 생산 업체나 전기차 제조사를 포함한 전체 전기차 산업으로 보면 지난해 연간 총 투자액은 약 124조 원으로 2018년 대비 30% 가까이 늘었다는 추정치도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한중 기업의 투자 규모 격차가 벌어진 배경으로 중국 정부의 역할을 꼽고 있다. 정부가 육성 산업 분야로 꼽으면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면 기업, 인재가 해당 산업에 뛰어들어 급성장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배터리 업계의 시장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최상위권 업체를 중심으로 대형화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 내 배터리 업체는 2018년 105개사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80여 개사로 줄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좀비 기업’을 퇴출한다며 자국 배터리 업체에 대한 보조금을 선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 3위였던 옵티멈나노는 최근 파산을 신청했다. 그 대신 1위 CATL과 2위 BYD가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지난해 적극적으로 투자액을 늘리며 중국 전체 연간 투자액 42조 원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정부 주도의 ‘배터리 굴기’ 정책에 힘입어 2016년부터 빠르게 성장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배터리가 적용된 전기차에 판매 가격의 30%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몰아주기’를 했다. 그 결과 중국 CATL이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올라섰고 BYD 역시 5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1∼10월 누적 기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보면 CATL이 26.6%, BYD는 10.6%로 각각 1, 4위에 올랐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한국, 일본과 달리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장 재편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직접 신속하게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을 결정하고 자원을 몰아주기 때문에 경쟁사들이 대응 속도를 따라잡기가 어렵다”고 짚었다. 중국은 첨단 기술의 각축장인 반도체 시장에서도 정부 중심의 육성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중국의 연간 반도체 분야 장비 투자액이 2021년 대만에 앞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지난해 약 34조 원 규모의 ‘국가 반도체 펀드 2기 투자회사’를 설립했다.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반도체 펀드를 조성한 것으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들이 대거 돈을 댔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국가 주도의 펀드 조성이 미국 기술로부터 독립하려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은 배터리와 반도체 업계에서 ‘인재 빼오기’에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 인재들에게 기존 연봉의 3, 4배의 조건을 제시하며 영입전을 펼쳐왔던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박선경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 부장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핵심 기술 침해 논란으로 법적 다툼을 벌이는 혼란을 틈타 중국에서 경쟁력 높은 한국 인재들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 기업들은 반도체 업계에서도 한국, 대만의 인재들을 노골적으로 빼가고 있다. 대만 반도체 업계는 3000명 이상의 인재가 중국으로 넘어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삼성전자는 9일(현지 시간)부터 22일까지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2020 로잔 겨울 유스올림픽’에서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체험할 수 있는 ‘삼성 올림픽 체험관’(사진)을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1997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글로벌 후원사인 ‘TOP(The Olympic Partner)’로 활동 중인 삼성전자는 이번 대회 기간 ‘갤럭시 노트10’과 ‘갤럭시 S10’ 등 최신 모바일 제품 체험과 이벤트를 진행한다. 12일에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청소년 선수들을 위한 ‘챔피언과의 대화’ 행사도 마련한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하이닉스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서 첨단 반도체 제품과 일반 소비자용 메모리 장치를 전시한다고 7일 밝혔다. 주요 계열사와 공동 전시관을 꾸린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중심의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들고 CES에 참여했다. SK하이닉스는 전시관에서 초고화질 영화(3.7GB) 124편 분량의 데이터를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HBM2E’와 인공지능(AI) 시스템에 최적화한 ‘DDR5’ 등 첨단 D램 제품들을 선보인다. 새로운 일반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도 공개한다. SSD는 메모리 반도체를 이용하는 저장장치로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보다 읽고 쓰는 속도가 빠르고 소비전력이 적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이는 SSD는 기존 제품보다 속도가 6배 이상 빠르다”고 설명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그룹의 화학·소재 계열사 SKC가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재료 제조사인 KCFT 인수를 완료했다. KCFT는 SKC의 인수를 계기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많은 지역에 처음으로 해외 공장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SKC는 6일 자회사 SKCFT홀딩스를 통해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KCFT의 지분 100%를 취득하고 손자회사로 편입한다고 공시했다. SKCFT홀딩스가 7일 주식 대금을 내면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다. 인수 규모는 1조1900억 원 수준이다. KCFT는 2차 전지용 동박 산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동박은 구리를 얇게 만든 막으로 2차 전지 음극재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얇을수록 배터리를 가볍게 하고 용량을 높일 수 있다. KCFT는 앞으로 생산 능력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우선 2025년까지 동박 생산량을 연간 3만 t에서 12만 t 이상으로 늘린다. 이미 지난해 10월에 기존 전북 정읍시 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올해부터는 해외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본격적으로 검토한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높고 모기업 SKC의 생산 시설이 있는 미국, 유럽, 중국 지역 등이 우선순위로 꼽힌다. SKC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KCFT가 진출하면 생산 거점 확보, 고객사 확보 등의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지난해 총 투자액 추정치가 국내 기업 총 투자액의 7배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특허권 침해 소송과 배터리저장장치(ESS) 화재 사고로 어려움을 겪은 국내 업체들은 올해 해외 공장 생산 본격화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5일 중국 배터리 시장 전문 매체 뎬츠왕(電池網)의 내부 추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의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 연간 투자액은 2484억 위안(약 42조22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지난해 연간 총 목표 투자액인 5조9000억 원보다 7배 이상 많은 수치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 정부가 시장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1, 2위 업체를 중심으로 대형화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투자 규모 격차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내 배터리 업체는 지난해 105개 사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80여개 사로 줄었다. 중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 3위였던 옵티멈나노는 최근 파산을 신청했다. 그 대신 1위 CATL과 2위 BYD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적극적으로 투자액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 배터리 업계는 지난해 소송과 ESS 화재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고, SK이노베이션도 맞대응에 나서며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ESS 화재 사건이 2017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28번 발생한 것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지난해 ESS 화재 대응을 위한 대손충당금만 1000억 원 이상을 쌓았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중국 기업의 공세에 대응할 계획이다. LG화학은 1분기(1∼3월) 중 중국 난징 2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고, SK이노베이션의 중국·헝가리 공장은 연내 배터리 양산에 돌입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유럽 지역 생산량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부터 전기차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어서 국내 기업들도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노사 합의로 2017년 10월부터 모은 ‘1%행복나눔기금’이 올해 말 163억6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5일 밝혔다. 1%행복나눔기금은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매월 급여의 기본급 1%를 기부하면 회사도 같은 금액을 기부해 모금하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 노사가 2017년 9월 임금 및 단체협약으로 합의해 그해 10월부터 시행돼 왔다. 2019년에만 약 53억8000만 원이 조성되는 등 지난해까지 약 107억2000만 원이 쌓였다. 이 중 97억 원은 협력사 상생과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쓰인 상태다. 지난해 서울, 울산, 인천 지역의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취약계층 지원, 사회적 기업 일자리 창출 사업,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 사업 등 총 15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또 기금 중 일부는 베트남 짜빈성 인근 약 29ha(약 29만 m²) 부지에 맹그로브 묘목 12만5000여 그루를 식수하는 데 쓰였다. 이는 축구장 40여 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맹그로브 복원 사업은 올해 미얀마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올해 회사와 임직원 기부금 약 56억4000만 원이 1%행복나눔기금에 더해질 걸로 예상된다”며 “많은 구성원이 1%행복나눔기금의 취지에 공감하면서 참여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이노베이션이 ‘CES 2020’에 참여해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와 친환경 소재 등의 제품을 한데 묶어 ‘SK 인사이드(사진)’라는 명칭으로 외부에 공개한다고 2일 밝혔다. CES는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로 SK이노베이션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자회사와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전시관을 낸다. SK이노베이션은 CES에서 전기차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출력을 높여주고 안정되도록 돕는 핵심 소재인 리튬이온 분리막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여 차량 주행 거리를 늘리는 양극재 기술도 전시한다. SK종합화학은 차량 계기판, 범퍼, 타이어 등 친환경차 내외장재로 사용되는 소재를 내보일 예정이고, SK루브리컨츠는 전기차 배터리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윤활유를 전시한다. SK이노베이션은 자사 배터리와 자회사 소재 등을 모아 SK 인사이드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CES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에서 최고의 협력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어느 때보다 색다르고, 간결하다.” 4대 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새해 첫 출근 날인 2일 진행된 주요 기업들의 새로운 시무식 풍경을 이렇게 평가했다. 임직원들이 강당에 모여 최고경영자(CEO)의 신년사 발표를 듣기만 했던 과거 시무식과 달리 토론회, 모바일 생중계 등 파격을 시도한 기업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SK그룹은 1953년 창립 이후 가장 새로운 시무식을 열었다는 평이다. 최태원 회장은 신년사를 내지 않고 일반 시민과 고객, 신입사원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SK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이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해 최 회장과 주요 계열사 CEO 5명이 좌담 형식으로 토론회를 한 데 이어 시무식의 틀을 또 한번 깬 것이다.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이날 시무식에 참석한 사회적 기업 루트임팩트의 허재형 대표는 “SK가 여러 분야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리더를 양성하고 이들이 협업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은 좌석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조용히 경청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행사 표현을 시무식 대신 ‘신년회’로 바꾸고 내용을 모바일로 생중계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해와 다르게 연설대 없이 홀로 무대에 올라 사업 이야기에 앞서 “새해 아침에 떡국은 드셨냐”며 안부 인사를 전하는 것으로 신년사를 시작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참석한 직원들과 웃으며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아예 시무식을 열지 않은 기업도 늘었다. LG그룹이 대표적이다. LG는 1987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준공 후 지하 대강당에서만 진행했던 그룹 시무식을 올해 처음으로 폐지했다. 그 대신 구광모 ㈜LG 대표의 신년사 동영상을 전 세계 25만 명 임직원들에게 e메일로 전달했다. 동영상에는 글로벌 구성원을 위해 영어와 중국어 자막도 담았다. LG그룹 관계자는 “구 대표 본인부터 형식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CJ그룹도 예년과 다르게 별도의 시무식을 열지 않고 손경식 회장의 신년사를 사내 방송을 통해 방영하는 것으로 갈음했다. 기업 조직문화를 앞장서서 혁신했던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파격이 이어졌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은 김봉진 대표가 서울 송파구 본사 카페에서 임직원 20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커피를 마시는 가운데 대화하는 형태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회사는 김 대표의 신년사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계해 참석하지 않은 임직원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안연주 피플팀장은 “CEO 신년사를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듣는 기업은 흔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숙박 예약 플랫폼 업체 야놀자는 푸드트럭을 빌려 임직원들이 다과를 즐기면서 경영진과 덕담을 주고받는 것으로 시무식을 대체했다. 엔씨소프트 등 일부 대형 게임사는 아예 상당수 임직원이 새해 첫 평일에 자리를 비웠다. 연말까지 게임 관리를 위해 집중적으로 근무한 직원들이 장기 휴가를 떠났기 때문에 시무식도 열지 않은 것이다.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영 환경이 1년이 아니라 1일 단위로 바뀌는 비상 상황인 만큼 기업들이 효율적이고 간결한 시무식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지민구 warum@donga.com·신무경·임현석 기자}
액화석유가스(LPG) 기업 E1이 25년 연속으로 노사 교섭 없이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E1 노동조합은 2일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 본사 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2020년 임금에 관한 모든 사항을 회사에 위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E1은 1996년부터 노사 분규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는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구자용 회장은 “회사를 믿고 맡겨준 노동조합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신뢰를 기반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자랑스러운 노경 문화를 이어 나가자”고 당부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현재 국내 기업들의 인사와 평가, 교육 및 채용 시스템 등은 모두 1970, 80년대 산업화 시대의 유물입니다. 혁신이 어려울 수밖에 없죠. ‘대기업에 다니는 A’보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 A’가 되기를 원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다니고 싶어 하는 기업이 되려면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지난해 말 주요 그룹의 인사는 세대교체 광풍이 거셌다. 그 배경에는 4대 그룹 중 한 곳의 인사채용 담당자가 말한 이 같은 고민이 반영돼 있다. 1980∼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세대와 1995년 이후 출생한 Z세대의 합성어인 MZ세대가 주요 기업 구성원의 60%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는 의미다. 주요 기업 경영진은 최근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이 자유로운지, 근무시간이 유연한지, 채용 과정이 경직돼 있지는 않은지, 평가 및 보상 체계는 수평한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렇게 조직 시스템 곳곳에 메스를 들이대는 이유는 리더뿐 아니라 조직 전체가 바뀌어야 혁신도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종 DNA가 혁신을 이끈다 2010년 이후 시작된 재계 3, 4세 경영은 최근 재계 서열 상위 그룹인 삼성, 현대자동차, LG까지 세대교체가 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3, 4세 오너들은 공개채용 시스템을 통해 통합된 DNA를 선호했던 과거와 달리 이종의 전문가 집단 간 장벽을 허문 지 오래다. 특히 최근엔 나이, 출신, 전공이라는 오래된 허들마저 치워버렸다. 올해 취임 3년 차를 맞은 구광모 ㈜LG 대표가 이끄는 LG그룹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LG생활건강에는 34세 여성 상무가 탄생했다. LG전자는 인공지능(AI) 분야의 젊은 석학으로 꼽히는 조셉 림 미국 남캘리포니아대(USC) 컴퓨터공학부 교수(35)도 영입했다. 구 대표는 지난해 말 주요 계열사의 최고인사책임자(CHO)를 모두 교체해 앞으로 조직 변화가 더 클 것이라고 예고했다. 삼성, 현대차그룹의 외부 전문가 영입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2018년 최고혁신책임자(CIO)라는 직책을 만들고 구글 출신인 데이비드 은 사장(53)을 선임했다. 국내 재계에서 처음으로 정기 공채를 폐지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 추진을 이끌 ‘어번에어모빌리티(UAM) 사업부’를 신설하고 미국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재원 박사(60)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또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직을 신설하고 일본 닛산 출신인 호세 무뇨스 사장을 선임했다. 현대차가 C레벨(CEO, CFO 등 경영자를 지칭)급 인사에 외국인을 선임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빠른 추격자’에 머물렀던 지금까지는 카리스마적인 오너의 비전을 읽고, 그것을 충실히 이행하는 내부의 인물이 C레벨에 포진했다”며 “근본적으로 다른 종류의 역량과 가치관이 필요한 변화의 시대라 기업 밖에서 혁신의 동기와 인물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구성원에 대한 투자로 조직문화부터 바꿔야 이들 기업은 또 기존 구성원의 역량을 높이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투자에도 과감하게 나서고 있다. SK는 구성원의 성장을 위한 통합 교육의 인프라 역할을 할 조직인 ‘SK유니버시티’를 출범시킨다. SK 관계자는 “영입하고 싶은 AI 전문가가 30대라면 과거의 직급 및 보상 체계로는 끌어오기가 불가능했다. 이제는 이런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한 답을 찾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도 조직문화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태다. 미국 콘텐츠 공룡 디즈니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할 뿐 혁신이 없었다. 이런 기업문화에 염증을 느낀 구성원들이 대거 이직을 하자 경영진은 위기의식을 느꼈다. ‘세상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To Make People Happy)’이란 전통의 구호를 고객이 아니라 구성원들에게 초점을 맞추면서 디즈니는 달라졌다. 사내 교육 시스템을 신설해 전문가를 양성했다. ‘행복 오피스’라는 조직을 신설해 구성원의 행복을 추구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 뒤늦게 진출했지만 넷플리스의 대항마가 됐다”며 “픽사와 마블, 21세기폭스 등을 인수한 경영적 판단에 조직문화 혁신이 더해진 게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 “아버지 세대와 차별화된 혁신”… 그룹들 주력 업종 바꾸기 ▼“이제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쟁자는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가 아니라 구글, 우버 같은 최고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현대차의 신산업을 발굴하고 있는 크래들(CRADLE) 사무소의 김창희 부소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12월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글로벌 생존전쟁의 국면이 자동차산업을 넘어섰다는 고백이자 선언이었다. 그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자’로 완전히 탈바꿈할 현대차를 꿈꾸고 있었다. 실리콘밸리에서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는 삼성넥스트의 브렌든 킴 글로벌투자 팀장은 “지금 인공지능(AI)이 대세라고 하는데 우리는 벌써 AI 이후까지 상상하며 혁신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며 “삼성은 50년 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산화, 세계화를 넘어 이제는 ‘디지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 등이 미국 실리콘밸리 일대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는 것은 아버지 세대의 기업과는 달라진 점이다. 1958년 LG전자, 1969년 삼성전자, 1968년 포스코, 1973년 현대중공업 등 한국의 대표기업들이 설립됐을 때 창업 세대의 목표는 ‘국산화와 기술개발’이었다. LG그룹 창업자 구인회 회장은 라디오 국산화에 사활을 걸었고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TV와 반도체를 독자적으로 만드는 데 집중했다. 1987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2세 경영인들이 전면에 나서서는 품질경영과 세계화를 외쳤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이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시기였다. 201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재계 3, 4세의 ‘뉴 리더’는 새로운 도전 과제를 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 디지털 혁신으로 인해 기존 산업의 ‘파괴’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한 콘퍼런스에서 “아들이 운전면허를 딸 생각을 안 한다”라고 농담을 한 뒤 현대차가 소유에서 공유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5년부터 방산, 화학, 프린팅 등 전통적 효자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당장의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삼성이라는 기업의 정체성을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 때문이었다. 2018년 경영에 복귀한 뒤에는 6개월간 현장에 다니며 AI, 5세대(5G) 통신, 바이오, 전장(電裝)부품 등을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언했다. 삼성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테크 공룡들의 파트너이자 경쟁사로 글로벌 기술 전쟁 한가운데에 서 있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 산업계의 구조는 ‘대전환’기다. 기업 모두 절박한 심정으로 시장을 찾고 투자처를 선택하고 있다. 지금의 선택에 따라 미래 100년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도 스타트업 정신으로 디지털 혁신은 글로벌 모든 기업의 과제지만 한국은 특히 승계의 과정에서 뉴 리더십의 등장과 맞물려 있어 더 절박한 과제가 됐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재벌 3, 4세로 물리적 세대교체는 진행됐지만 4차 산업혁명 사회라는 거대한 물결에서 성공 모델을 만드는 진정한 의미의 세대교체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며 “삼성전자 이 부회장 등 뉴 리더들이 아버지 세대와는 차별화된 혁신에 나서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2010년 시가 총액 5대 기업 중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한 나머지 3개 기업이 2019년 말 기준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로 대체되는 등 새로운 창업자가 뉴 리더로 등장했다. 대기업 중심 경제로 성공방정식을 써온 한국에서 뉴 리더들은 내부 혁신자이자 새로운 창업 정신을 발휘해야 하는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일부 성공 사례도 나오는 중이다. 2011년 설립된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1월 국내 신약 사상 처음으로 임상 3상까지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다.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SK바이오팜 미국 법인에서 만난 조정우 사장은 “10년 넘게 돈만 들어가는 사업이 바이오다. 최태원 회장의 결단, 그룹 차원의 인재 확보와 기민한 지원으로 한국 신약사에 새로운 기록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국 대기업의 뉴 리더는 과거, 현재, 미래와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더욱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홀랜드=서동일 dong@donga.com / 허동준 기자 / 마운틴뷰=유근형 noel@donga.com·지민구 / 김현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쥐띠 최고경영자(CEO)라는 점이다. 2020년은 경자(庚子)년으로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흰쥐의 해로 불린다. 흰쥐는 무리를 거느리는 우두머리로 적응력이 뛰어나고 변화에 민감하며 생존 능력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재계 리더들이 자신들의 해를 맞아 쥐의 특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까. 지난해 12월 31일 기업정보 분석업체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개별 상장사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개인 주주 1800명 가운데 124명(6.9%)이 쥐띠생으로 조사됐다. 출생 연도별로 보면 2020년 환갑을 맞이하는 1960년생이 52명(41.9%)으로 가장 많았다. 대표적인 1960년생 CEO는 최태원 회장과 이재현 회장이다. 최 회장은 재계에서도 변화에 가장 유연하게 대처하고 내부 구성원과 원만히 소통하는 등 ‘수평적 리더십’을 갖춘 오너로 꼽힌다. 최 회장은 지난해 사내 구성원들과 100차례 ‘행복토크’ 시간을 가졌다. 유명 TV프로그램 형식을 빌린 패널토론이나 ‘보이는 라디오’와 같은 공개방송 형식을 빌리는 등 매회 격식을 파괴한 진행 방식과 진솔한 답변으로 임직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았다. 이 회장은 새해 누구보다도 과감하고 발 빠른 경영 스타일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은 내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이 회장의 결단에 따라 불필요한 자산을 선제적으로 매각하면서 ‘곳간’을 튼튼히 하는 데 힘쓰고 있다. 30일 단행한 연말 정기 인사에서도 임원 승진 규모를 과거보다 30%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다. 재계 관계자는 “CJ그룹이 여러 인수합병(M&A) 거래로 채무가 급증했지만 이 회장이 빠르게 상황에 대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몽진 KCC그룹 회장도 1960년생 쥐띠다. 정 회장은 경영 판단을 할 때 매우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이 건축·산업 자재 등 한 우물만 파 사업을 일군 것처럼 정 회장도 부친의 경영 철학을 계승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때는 신속하게 움직인다. 세계 2위 실리콘 제조사인 모멘티브 인수 건이 대표적이다. 인수액만 약 3조4000억 원에 달하지만 정 회장은 과감한 베팅으로 재계의 이목을 끌었다. 40대인 1972년생 쥐띠 CEO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박관호 위메이드 이사회 의장 등 30명(24.2%)으로 집계됐다. 젊은 오너인 정 회장은 2007년부터 현대백화점그룹을 이끌며 이른바 군대식 조직 문화를 수평적으로 혁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3, 4년에 한 번씩 한 달 휴가를 주는 안식 휴가제가 대표적이다.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패션기업 한섬과 가구업체 현대리바트 인수를 주도하는 등 그룹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박 의장의 리더십은 ‘열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대표이사직은 내려놨지만 직접 새해 출시 예정인 신작 게임 개발 과정을 보고받으면서 직접 의견을 내고 있다. 경영 일선에서는 한발 물러나 있지만 게임 개발자로서의 열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1948년생 쥐띠 주주는 총 32명(25.8%)으로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등이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경영학적 관점에서 쥐는 위기를 빠르게 파악하고 대처하면서 조직을 풍요롭게 성장시키는 동물”이라며 “쥐띠 사업가는 다양한 시도로 새로운 변화를 주저하지 않는 리더십 스타일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기업 전문경영인 중에서도 쥐띠 인사가 다수 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에 대표이사나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전문경영인은 198명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의 쥐띠 경영인은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사장과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 현성철 삼성생명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등으로 모두 1960년생이다.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과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 조경수 롯데푸드 사장 등도 동갑내기다. 최고령 전문경영인은 1936년생 유원영 한국전자홀딩스 사장이다. 최연소 전문경영인은 1984년생 윤강혁 슈펙스비앤피 사장과 엄재현 포레스팅블록체인 사장이 있다.지민구 warum@donga.com·신무경·신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