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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천재로 불렸던 ‘바람의 아들’ 이종범(47)에게 일본 야구는 충격이자 벽이었다. 건국대 3학년 때인 1991년 그는 한일 슈퍼게임을 보고 처음으로 “이런 야구도 있구나” 하며 스스로 초라해지는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일본 투수들이 던지는 마구 같은 포크볼과 절묘한 제구가 계속 머리를 맴돌아 한동안 심적 혼란도 왔다. 그래서 국내 프로에서 온갖 기록을 다 세웠지만 늘 마음은 일본 야구를 넘는 데 가 있었고, 스스로 최고라는 말도 아꼈다. 해태(현 KIA) 시절인 1995년 일본 선수들과 처음 만난 한일 슈퍼게임에서 시즌 때 당한 부상에도 몸을 날린 것이나 1998년 일본프로야구(주니치)로 건너가 ‘무사’처럼 칼을 뽑은 것도,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을 결정하는 한일전에서 전성기의 배트 스피드가 아님에도 당시 일본 최고의 마무리 투수인 후지카와 규지(한신)의 시속 148km 몸쪽 직구를 마치 들어올 줄 알고 있었다는 듯 통타해 한국 야구 역사에 남을 2타점 2루타를 쳐냈던 것도 일본 야구를 이겨내려는 그만의 집념과 집중력이 아니었다면 하지 못했을 일들이다. 당시 2루타 타구를 치고도 거침없이 3루까지 내달리며 날린 당시 36세 이종범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일본을 향한 자존심이었다. 그가 없었다면 경기 후 한국 선수들이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은 감격적인 순간이 영영 없을 뻔했다. 이제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19·넥센)가 일본 야구에 비수를 꽂는 선봉장에 나선다. 16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의 한국 대표팀에 선발된 이정후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버지가 ‘국가대표로서 자부심을 갖고 그에 맞게 행동하라’고 하셨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 시즌 넥센 유니폼을 입고 144경기 전 경기에서 타율 0.324, 179안타, 2홈런, 47타점, 111득점으로 맹활약한 이정후는 16일 예선 첫 경기인 일본전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시속 150km 이상의 공을 던지는 투수가 9명이 포함된 일본 마운드를 상대로 대표팀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야 할 임무를 맡는다. 아버지는 대표팀 주루 코치로 아들과 호흡을 맞춘다. 지금까지 아들과 심도 있게 야구 얘기를 해보지 않았다는 이종범 코치는 아들에게 일본전 노하우를 최대한 전수한다. 올 시즌 리그에서 직구만큼은 자신감을 보였던 이정후는 “아버지에게 주루 노하우를 이번에 한번 배워 봐야 할 것 같다”며 일본전에서는 어떻게든 살아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4일 일본으로 출국해 16일 일본전, 17일 대만전, 19일 결승전(진출 시)을 치른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일본의 히라이테 가즈야, 나카지마 겐로 대원이 이끄는 시스파레 원정대가 올해 아시아 최고의 등반 팀으로 선정됐다. 시스파레 원정대는 3일 서울 aT센터에서 산악전문지 월간 ‘사람과 산’(대표 홍석하) 주최로 열린 제12회 아시아 황금피켈상 시상식에서 ‘등산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황금피켈상을 수상했다. 시스파레 원정대는 파키스탄 카라코람 바투라 무스타그에 위치한 시스파레 북동벽(7611m)에 새로운 루트를 개척했다. 한중일 등반전문지 편집장들과 국내 산악인들로 구성된 황금피켈상 심사위원회는 아시아산악연맹 가맹국과 아시아 각국 등반 전문지로부터 추천받은 후보 중에서 세 팀을 추린 뒤 최종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결정했다. 히라이테는 “시스파레를 3번 실패한 뒤 4번째 도전에서 성공했다. 앞으로도 기억에 남는 등반을 하겠다”고 말했다. ‘골든클라이밍슈상’에는 천종원(아디다스 클라이밍팀)이 선정됐다. 6월 인도 히마찰프라데시 쿨루 산군의 다람수라 북서벽(6446m)에 새로운 루트를 개척한 코리안웨이 인도원정대(김창호 안치영 구교정 이재훈)는 알파인클라이머상을 받았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패스왕 오세근?’ 국내 최고의 센터 KGC의 오세근(30)이 2경기 연속 가드 뺨치는 패스 플레이로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KGC는 2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에서 오세근을 중심으로 공격이 폭발하면서 kt를 81-66으로 제압했다. 2연승을 거둔 KGC는 4승 4패로 5할 승률을 회복했다. 오세근이 수비를 끌고 외곽으로 나와 골밑의 데이비드 사이먼에게 연이어 손쉬운 득점 기회를 만들어준 게 승인이었다. KGC는 오세근의 활약으로 1쿼터에 23-6으로 승기를 잡았다. 오세근은 1, 2쿼터에만 절묘한 패스로 7개의 도움을 배달했다. 오세근은 3쿼터에서는 골밑에서 수비를 등지고 공을 잡았다가 외곽으로 빠져 나온 사이먼에게 3점 슛 기회를 만들어줬다. 오세근은 이날 10개 도움을 올렸다. 지난달 28일 오리온전에서도 7개의 도움을 기록한 오세근은 이날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도움 타이기록을 세웠다. 오세근은 이번 시즌 센터로는 유일하게 경기당 4.75도움으로 도움 순위 8위에 올랐다. 오세근은 이날 14득점 10리바운드 10도움으로 개인 통산 두 번째 트리플 더블도 기록했다. 사이먼은 오세근의 도움을 받아 32득점을 올렸다. DB는 연장 접전 끝에 LG를 102-98로 꺾고 2연패에서 탈출하며 6승 2패로 2위를 유지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상남자인 그가 그라운드에 엎드려 큰절을 했다. 그리고 울었다. KIA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벌어진 25일. KIA의 김기태 감독은 경기 직전 타격 연습을 하던 타자들의 타구를 살폈다. 유난히 이범호가 높게 띄운 홈런성 타구의 궤적을 꽤 오래 바라봤다. 사실 10월 25일은 김 감독에게 특별한 날이었다. 2005년 10월 25일은 김 감독이 15년 동안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공식 은퇴한 날이다. 1991년 쌍방울에 입단해 국내 최고 왼손 타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현역 마무리는 썩 개운치 않았다. 마지막 시즌 스프링캠프에서는 무릎 부상으로 중도 귀국했고, 시즌 중반에는 허리 부상까지 찾아와 2군에서 오래 시간을 보내다 거의 등 떠밀리다시피 선수 생활을 접었다. 고향 팀인 KIA의 전신 해태에서 뛰어보지 못했다. 더구나 쌍방울(1991∼1998년), 삼성(1999∼2001년), SK(2002∼2005년)에서 뛰면서 우승 트로피도 한번 들어보지 못했다. 그 상태로 그라운드를 떠난다는 건 도저히 용납이 안 됐다던 그였다. 체면 떨어지는 것을 누구보다 싫어하는 그는 어렵게 은퇴 결정을 내렸던 당시 “새로운 길을 갈 때라 생각하고 은퇴를 결심했다”고 했다. 유니폼을 벗으며 지도자로 새 길을 찾아 현역 때의 미련을 지우겠다는 의지를 품었다. 그리고 12년 후. 자신의 은퇴 날짜였던 25일부터 시작된 한국시리즈에서 김 감독은 마음 한구석의 응어리를 풀었다. 감독으로 생애 첫 우승을 맛봤다. KIA는 3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을 7-6으로 제압하고 4승 1패로 통산 11번째 정상에 올랐다. KIA는 2009년 이후 8년 만에 우승 축배를 들었다. 김 감독은 김응용, 조범현 전 감독에 이어 역대 3번째로 KIA 우승 감독이 됐다. 선수들의 체면을 살려주는 김 감독의 리더십과 절묘한 수읽기가 마지막 경기까지 빛났다. 2015년 KIA 감독 첫해 그라운드에 누워서까지 심판에 항의하는 등 선수들의 기를 살리는 일이라면 물불을 안 가렸던 김 감독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묵묵히 선수들에게 신뢰를 보냈다. 설사 컨디션이 나쁘더라도 팀 기여도가 높았던 선수들은 무작정 교체하거나 빼지 않았다. 4차전까지 12타수 1안타로 극심한 타격 침체에 빠진 이범호를 타순 변화, 선발 제외 없이 믿고 내보냈다. KBO리그 역대 정규시즌 최다 만루 홈런 기록(16개)을 갖고 있는 ‘만루의 사나이’ 이범호는 5차전 3회초 2사 만루에서 두산 선발 니퍼트의 초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으로 자신을 믿어준 김 감독에게 제대로 보답했다. 김주찬 역시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주찬이 말고 2번 타자를 맡길 선수가 없다”는 말로 기를 살렸다. 김주찬은 5차전에서 정확한 희생 번트 두 개로 득점에 디딤돌을 놨다. 팀의 에이스 양현종에게는 이번 시즌 확실하게 국내 최고의 좌완 투수 대접을 해줬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경기를 완전히 맡겨 완봉승을 이끌어냈다. 5차전에는 9회말 마지막 투수로 투입해 마운드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할 수 있도록 해줬다. 에이스의 체면을 제대로 세워줌과 동시에 두산 좌타자들의 힘을 뺀 ‘신의 한 수’였다. 김 감독은 시상식에서도 선수들이 카메라 플래시를 더 받을 수 있도록 시상대에서 한참 벗어나 있었다. 그러고는 선수들에게 일일이 배꼽 인사를 했다. 자신을 가리고 다시 한 번 선수들을 배려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11번의 헛스윙 유도. 그것으로 승부의 흐름이 갈렸다. 한국시리즈(7전 4승제)에 처음 선발로 나선 프로야구 KIA 임기영(24)이 명품 체인지업으로 상대 타선의 방망이를 헛돌게 만들었다. 처음 서 보는 큰 무대였지만 임기영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 대신 사이드암 임기영의 공이 타자 앞에서 큰 폭으로 흔들리는 듯 과감하게 변했다. 특히 체인지업이 완벽했다. 임기영은 정규시즌에서 전체 투구 중 29.5%를 체인지업으로 던졌다. 직구(44.1%) 다음으로 많이 던졌다. 임기영이 스트라이크를 잡을 때나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사용할 것은 두산 타자들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2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임기영이 최고 시속 141km 직구 사이사이에 던진 117∼126km의 체인지업에 두산 타자들은 리듬을 완전히 빼앗겼다. 이날 던진 총 81개의 투구 중 직구(29개)보다도 많이 던진 32개의 체인지업이 순간마다 빛났다. 포수 김민식의 공 배합도 체인지업의 위력을 더했다. 두산 타자들이 직구를 노릴 만한 타이밍에 역으로 체인지업을 연달아 던지도록 사인을 냈다. 3회말 2사 1, 2루 위기에서는 1볼에서 연이은 체인지업으로 김재환을 범타로 유도했다. 4회말 오재일을 상대로는 체인지업 2개로 헛스윙을 유도해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뒤 높은 직구로 삼진을 잡아냈다. 5회말 무사 1루에서도 김재호에게 118km, 117km 체인지업을 연이어 던져 삼진 처리했다. 두산 타선은 6회까지 11번이나 헛스윙을 했다. 맞힌 타구도 힘이 실리지 않아 제대로 뻗어가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에서 괴력을 발휘했던 두산의 4번 김재환과 5번 오재일은 임기영의 투구에 말려 각각 무안타와 1안타에 머물렀고 삼진은 3개나 당했다. 임기영은 “민식이 형이 리드를 편안하게 해줘서 더 공격적으로 던졌다. 3회가 고비였는데 신중하게 던져 막아낼 수 있었다”며 만족해했다. KIA는 이날 임기영의 호투와 버나디나의 3안타 2타점 활약에 힘입어 두산을 5-1로 제압했다. 3승 1패로 앞선 KIA는 우승에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임기영은 5와 3분의 2이닝 동안 6안타를 맞았지만 삼진 6개를 잡아내며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승리 투수가 된 임기영은 4차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KIA는 1회초 버나디나와 최형우의 적시타로 2점을 먼저 뽑은 뒤 7회초 두산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과 다시 버나디나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잡았다. 두산은 8회말 에반스의 안타로 한 점을 따라갔지만 추가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9회초 KIA에 한 점을 더 내주며 안방에서 연패를 당했다. 5차전은 3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다. KIA는 헥터를,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은 니퍼트가 선발 투수로 나선다. ▼ “선발-구원-야수들 모두 잘해줘” ▼▽김기태 KIA 감독=선발 임기영이 잘 던져줬다. 구원투수들과 야수들도 잘해 줬다. 재밌는 경기를 했다. 6회에 주자 1루였으면 임기영을 더 끌고 갔겠지만 2루라 교체했다. 1점이 나중에 큰 점수가 될 것이란 생각이었다. 내일 총력전 여부는 경기 진행 상황에 따라 판단하겠다. ▼ “한 경기 지면 끝… 총력전 준비” ▼▽김태형 두산 감독=선발을 공략하지 못해서 경기를 내줬다. 한 경기 지면 끝이니 총력전을 잘 준비하겠다. 포수 양의지의 컨디션은 전혀 문제없다. 유격수 김재호도 배팅이 좋지 않지만 특별히 대안을 생각할 이유는 없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김주찬(KIA)이 살아나느냐, 오재일(두산)이 다시 터지느냐.’ 1승 1패로 마무리된 한국시리즈 광주 2연전에 이어 벌어지는 잠실 3연전(3, 4, 5차전)은 화끈한 타격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 2차전에서는 ‘원투펀치’ 선발 투수들이 상대 타선에 위압감을 주었다. 특히 2차전에는 한국시리즈 사상 손꼽히는 명품 투수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선발투수가 나오는 3차전부터는 경기의 무게 중심이 방망이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두산과 KIA는 보우덴과 팻딘을 각각 3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KIA에서는 그중에서도 2번 타자로 나서는 김주찬이 전체적으로 타선 부활의 열쇠를 쥐고 있다. 김주찬이 경기 흐름을 끊지 않고 중심 타선으로 기회를 이어주는 연결 고리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김주찬은 2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결승 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1, 2차전에서 4차례 1번 타자 이명기가 출루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차전에서는 두 번의 범타, 2차전에서는 두 차례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KIA 타선이 폭발력을 보이기 위해서는 김주찬의 방망이가 살아나야 한다. 김주찬은 상대 선발 보우덴과의 전적이 좋다. 7월 29일 잠실에서 보우덴에게 3타수 2안타(0.667)에 홈런 1개를 뽑아내며 패배를 안겼다. 보우덴은 정규시즌에서 KIA전에 한 차례 등판해 6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두산에서는 물오른 타격 감각을 보이고 있는 오재일의 방망이가 다시 터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플레이오프에서 15타수 9안타에 홈런 5개, 12타점을 쓸어 담는 괴력을 선보이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오재일은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도 6타수 3안타(홈런 1개)를 때려냈다. 2차전에서 눈부신 역투를 하며 완봉승을 기록했던 KIA 양현종을 상대로도 안타 2개를 뽑아냈다. 2차전에서 양현종이 내준 안타 4개 중 2개가 오재일이 날린 것이다. 양현종은 경기 후 “확실히 오재일의 컨디션이 좋았다”고 말했다. 상대 입장에서는 4번 타자 김재환을 피하려 해도 오재일이 5번에서 버티고 있어 곤혹스럽다. 오재일은 “변화구가 오면 그냥 속자는 마음을 갖고 편하게 스윙하려고 한다. 그 대신 실투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올가을에 이상하게 나에게 실투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3차전 KIA 선발 투수인 팻딘에게도 시즌 4타수 3안타로 두산 타자들 중에서 가장 강했다. 팻딘은 올 시즌 두산전에 3차례 등판해 1승 1패 자책점 4.67을 기록했다. 올 시즌 전체 투구 중 50.6%를 직구로 던진 팻딘은 두산전에서는 직구 비중을 평균 60% 이상으로 높였다. 오재일의 현재 타격감을 감안한다면 팻딘이 직구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여자 농구를 대표하는 슈팅 가드 김단비(27·신한은행·사진)가 파워포워드로 뛰며 골밑도 지킨다. 28일 2017∼2018시즌 여자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명가 재건을 노리는 신한은행 신기성 감독은 한 템포 더 빠른 농구를 위해 김단비에게 은밀하게 중책을 맡기고 세부 전술을 다듬었다. 신 감독은 “속공 빈도와 효율을 높이기 위해 경기 중간 김단비가 4번(파워포워드) 자리에서 뛰는 ‘시프트’를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단비는 2번 슈팅 가드와 3번 스몰 포워드 자리를 넘나들며 외곽과 돌파 득점을 책임졌다. 지난 시즌 경기당 14.71득점으로 국내 선수 중 1위였다. 하지만 팀 전체적으로는 단순한 득점 루트가 아쉬웠다. 지난 시즌 팀 득점은 경기당 59.7점으로 6개 팀 중 최하위였다. 나머지 국내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의 득점 가담이 떨어지면서 김단비가 외롭게 외곽에서 상대의 겹수비를 이겨내야 했다. 신 감독은 팀 득점력 향상과 공격 다변화를 위해 김단비의 ‘올라운드 플레이’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기로 했다. 178cm로 가드로는 장신인 김단비가 파워포워드로도 제 역할을 하며 리바운드를 직접 잡아 빠른 드리블과 전진 패스로 속공 기회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속공이 많아지면 자연히 전체 공격 횟수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신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센터가 리바운드를 잡을 경우 골밑 쪽으로 오는 가드에게 공이 거쳐 가면서 속공 타이밍이 지체됐다. 하지만 김단비는 리바운드를 잡게 되면 직접 드리블과 패스로 속공을 펼칠 수 있는 선수다. 그렇게 되면 카일라 쏜튼과 르샨다 그레이 등 두 외국인 선수도 함께 달리는 농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단비의 파워포워드 투입은 통합 5연패를 달성한 우리은행 타도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KEB하나은행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국가대표 포워드 김정은의 수비를 김단비가 책임진다. 김단비는 “4번 자리에 서보면서 농구의 재미를 새롭게 알아가고 있다. 달리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속공 패스를 주고 리바운드 개수가 느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 지난 시즌보다는 더 공격적인 농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지난주 선발전을 거쳐 태극마크를 확정지은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선수들은 모처럼 동창회에서 만난 듯 환한 얼굴로 서로를 반겼다. 그러나 훈련이 시작되자 이내 진지한 얼굴로 빙판 위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내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착용할 새 유니폼을 이날 처음 공개한 대표팀은 새 시즌에 대한 기대로 잔뜩 부푼 모습이었다. 24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미디어데이 풍경이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29·대한항공)은 한때 강력한 경쟁자였던 네덜란드의 보프 더용 코치가 대표팀 스태프로 동지가 되면서 심리적으로 더 안정감을 찾았다. 더용 코치는 “선수 시절 늘 감탄했던 이승훈과 힘을 합쳐 다른 국가 선수를 모두 이길 것이다. 특히 세계 최강인 네덜란드 선수 정보를 모조리 알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이 될 평창 올림픽에 대비해 예년보다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미세한 단점을 보완한 이승훈은 “쇼트트랙 연습을 중점적으로 해 지구력을 향상시켰고, 스타트 기록도 만족스럽게 나온다”고 밝혔다.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빙속 여제’ 이상화(27·스포츠토토)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과 500m 금메달 전선의 최대 라이벌인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났다. 이상화는 “부상은 그냥 그러려니 한다. 부상 부위에 맞춰서 재활을 열심히 했다”며 “고다이라 선수도 의식하지 않는다. 지난해 몸이 안 좋았을 때도 그 선수가 빠르다고 느끼진 못했다. 마음을 비우고 나만의 레이스를 한다면 좋은 기록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지만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노메달의 아픔을 겪은 뒤 오랜 슬럼프에 빠졌던 모태범(28·대한항공)은 절박한 심정으로 목표를 드러냈다. 모태범은 “마지막 올림픽이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지기 싫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자 장거리 간판 김보름(24·강원도청)은 “새 유니폼을 입었는데 불편한 느낌은 없다. 올림픽까지 계속 수정을 거친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선배들의 파이팅은 후배들에게도 좋은 자극이다. 여자 대표팀의 막내인 김민선(18·서문여고)은 이상화와 같이 올림픽에서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기회다. 김민선은 “상화 언니만 보고 운동을 해왔다. 같이 나간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상화는 “이 친구(김민선)도 나를 보면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할 것 같다. 같이 운동하면서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며 등을 두드려줬다. 대표팀 고교 3총사인 김민석(18·평촌고)과 정재웅(18) 재원(16·이상 동북고) 형제도 돌풍을 다짐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월드컵 1차 대회를 시작으로 평창 올림픽 쿼터 확보에 나선다. 유재영 elegant@donga.com·강홍구 기자}

‘원투펀치’ 20승 투수와 ‘불방망이’의 대결. 25일 시작되는 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 4승제)는 일단 투타의 대결로 압축된다. KIA에서는 올 시즌 20승 투수인 양현종과 헥터가 먼저 나선다. 투수진의 무게를 놓고 보면 KIA의 객관적인 우세가 점쳐지지만 플레이오프(PO)에서 NC 투수들로 하여금 던질 곳이 없게 만들었던 두산의 강타선도 만만치 않다. 두산은 PO 4차전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결정지어 니퍼트-장원준-보우덴-유희관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 4’를 1차전부터 가동한다. 하지만 KIA가 껄끄러워하는 건 투수 ‘판타스틱 4’보다 타선의 ‘판타스틱 4’이다. 지난해 두산 우승의 원동력이었던 선발 ‘판타스틱 4’는 이번 PO에서 예전 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니퍼트와 장원준이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하지 못했고 보우덴과 유희관은 NC 타자들을 맞아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특히 에이스인 니퍼트의 직구 위력이 예년보다 눈에 띄게 약해졌다. 하지만 4경기에서 12홈런, 50득점을 몰아친 타선 덕택에 예상보다 수월하게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PO에서 NC 투수들의 노림수와 투구 패턴을 완벽하게 읽은 민병헌-김재환-오재일-최주환 4인방이 두산 타선의 키다. 이들 4인방은 PO 4경기에서 26안타 10홈런 32타점을 쓸어 담았다. 올 시즌 KIA전에서 가장 좋은 타격을 보인 박건우는 PO에서 옆구리 통증을, 양의지는 허리 통증을 호소해 회복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4인방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게 됐다. 톱타자로 나설 민병헌은 공격의 첨병이다. 올 시즌 KIA전에서 타율 0.397(63타수 25안타)로 좋다. 양현종에게서 6타수 3안타(0.500)를, 헥터에게서 16타수 5안타(0.313) 홈런 1개를 뽑아냈다. 민병헌은 PO 3차전에서 NC의 에이스 해커의 체인지업 코스까지 완전히 읽고 우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쳐냈다. NC를 상대로 4차전에서의 4개를 포함해 홈런 5개를 터뜨리며 PO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오재일도 KIA 투수들에게 큰 부담이다. 양현종은 올 시즌 오재일을 6타수 무안타로 막아냈지만 통산 대결에서는 16타수 6안타(홈런 1개) 5타점을 내줬다. PO에서 홈런 3개를 터뜨린 김재환, PO 2차전 역전 만루 홈런의 주인공 최주환도 정면 대결이 쉽지 않을 정도로 감이 좋다. KIA는 양현종과 헥터가 1, 2차전에서 실전 감각을 얼마나 빨리 찾는지가 관건이다. 양현종의 경우 직구 다음으로 투구 비중이 높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제구력이 얼마나 뒷받침되느냐가 중요하다. 선발 투수진에 이어 안정적인 중간 계투로 마무리 김세현까지 마운드가 이어진다면 1, 2점 차 승부에서 승리를 노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시리즈에 처음 나서는 포수 김민식의 전체적인 수비 리드와 공 배합, 블로킹도 변수다. 타선에서는 시즌 막바지 타격 침체를 겪은 4번 타자 최형우의 회복이 KIA 전체 공격력과 맞물려 있다. 최형우와 함께 버나디나, 이범호, 나지완 등 KIA ‘불꽃 타선’은 정규시즌 종료 후 재충전과 훈련으로 결전 대비를 마쳤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민뱅(민병헌의 별명)’이 ‘빅뱅(대폭발)’을 일으켰다. 두산이 20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2017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 3승제·PO) 3차전에서 민병헌의 만루 홈런을 비롯해 장단 13안타를 몰아치며 NC를 14-3으로 꺾었다. PO 전적 2승 1패로 앞선 두산은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PO 1, 2차전처럼 타격전이 전개된 가운데 3차전도 또다시 만루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두산은 만루 기회를 살렸고, NC는 만루 기회를 걷어찼다. 민병헌은 2회초 1-0으로 앞선 1사 만루에서 NC 선발 에릭 해커의 초구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평소 해커의 공에 자신감을 가졌던 민병헌은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그랜드 슬램을 쏘아 올렸다. 경기 전 “단기전은 실력보다 ‘미친 선수’ 1명에 의해 좌우된다. 누구 한 명이 미치면 팀이 그 기운을 받는다”고 했던 민병헌은 결국 자신이 ‘미친 선수’가 되면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만루 홈런으로 기세가 오른 두산은 3회초 오재일의 1점 홈런 등 기회마다 적시타를 터뜨리며 점수를 쌓아갔다. 민병헌은 6회초 11-3으로 앞선 상황에서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도 쳐냈다. 6타점을 올린 민병헌은 3차전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NC는 믿었던 선발 해커가 4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게 뼈아팠다. 해커는 두산 타자들의 장타를 의식한 나머지 공격적인 투구를 하지 못하고 끌려갔다. 평소보다 체인지업과 커브 비중을 높였으나 제구가 되지 않았다. 해커가 일찍 물러나면서 나머지 불펜 투수들도 기가 죽어 마땅히 던질 곳을 찾지 못했다. NC 투수들은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11개나 내주며 자멸했다. 1회초 1사 1, 2루의 위기를 내야 수비의 도움으로 넘긴 해커는 2회초 1사 1, 2루에서 오재원의 땅볼 타구를 잡았지만 2루 악송구를 범하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해커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곧이어 허경민에게 안타를 허용한 해커는 민병헌에게 초구로 밋밋한 체인지업을 던지다 105m짜리 만루 홈런을 맞았다. NC 김경문 감독이 경기 전 “두산 타자들이 잘 치기 때문에 해커도 점수를 줄 수 있다. 다만 점수를 한 번에 많이 주지 말고 잘라서 줘야 한다”고 했지만 상황은 달랐다. 2회에만 한꺼번에 5점을 내주면서 흐름이 완전히 두산으로 넘어갔다. NC도 두산 선발 보우덴을 괴롭혔지만 이날은 만루에서의 장타 한 방이 아쉬웠다. 5점을 내주고 곧바로 2회말에 2점을 쫓아갔지만 2사 만루에서 나성범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6-2로 뒤진 3회말 무사 만루에서도 희생타로 한 점을 얻는 데 그쳤다. “기회를 잡아서 같이 치고받아야 한다”던 김경문 감독의 의도대로 풀리지 않았다. 1, 2차전에서 수비 불안을 노출했던 두산 유격수 류지혁은 3회말 실점 기회에서 김준완의 땅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4차전은 21일 마산에서 열린다. 두산은 유희관, NC는 정수민이 선발로 나올 예정이다. “선수들 모두 너무 잘해줘”▽김태형 두산 감독=타자들 타격감이 워낙 좋다. 보우덴이 부담을 많이 느끼는 듯해 함덕주를 일찍 준비시킨 게 승리 요인인 것 같다. 양의지 허리 부상 상태는 좀 더 확인해봐야 한다. 박세혁이 정규시즌 양의지 부상 때 대신 나서 자신감을 얻은 듯하다. 오늘 너무 잘해줬다. (4차전 상대 선발로 예고된) 정수민이 우리 상대로 잘 던졌었다. “4차전에 모든 것 쏟겠다”▽김경문 NC 감독=팽팽한 경기를 예상했는데 완패다. 오늘 팬들에게 죄송스러운 경기를 했으니 내일 안방에서 모든 것을 쏟겠다. (4차전 선발) 정수민은 내년에 어차피 선발을 맡아야 할 선수다. 내일 갈 수 있을 데까지 간 다음 5차전까지 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창원=유재영 elegant@donga.com·임보미 기자}

“제 키가 172.6cm인데요. 코트 가장 높은 곳에 오르고 싶습니다.” 프로농구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50)의 소망은 단 하나다. 챔피언에 올라 림을 잡고 그물을 자르는 우승 세리머니를 해보는 것이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통산 246승을 거둔 11년 차 감독으로는 꽤 오래 ‘무관’이란 수식어를 달고 있다. 현역 감독 중 자신보다 통산 승수가 많은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이미 림 그물 자르는 세리머니를 했다. 유 감독은 전자랜드를 2010∼2011시즌부터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며 프로농구 대표 감독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더 이상 개성 있는 국내 선수들을 잘 조합해 쉽게 지지 않는 팀 컬러를 정착시킨 지도자로만 남을 수는 없다. 유 감독은 “이번 시즌은 농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다. 과정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래서 지난 40년 농구 인생을 돌아보며 지금 자신의 농구 철학이 맞는지 확인하는 일도 잦아졌다. “키는 저에게 병적인 ‘핸디캡’이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기본기, 또 경기 운영 능력으로 나를 성장시켜 보자고 독하게 연습했죠. 그런 마인드를 지금도 유지하고 있어요. ‘기본을 망각하면 단편적인 농구만 보인다’, ‘벤치에서 10번의 상황 중 최소한 7번은 긍정적으로 보자’고 생각합니다. 지난 과거가 준 교훈입니다.” 2017∼2018시즌 개막 후 우승 후보인 KGC, KCC와의 대결에서 1승 1패. 만족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유 감독은 시즌 전 세운 국내 포워드들의 1 대 1 기량 향상 목표를 확실하게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유 감독은 “C, B 수준에 있는 포워드들이 A나 A+ 평가를 받는 시즌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외국인 선수 1명을 작은 ‘빅맨’ 대신 가드인 조시 셀비로 뽑았다. 유 감독은 “국내 포워드들의 출전 시간을 보장하고 싶었다. 이제 외국인 선수를 수비할 때도 무조건 파울해서 끊는 건 안 된다. 과감히 맞서는 시도라도 해봐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유 감독은 “강상재, 정효근 등 2m대 포워드들이 외국인 선수와 몸도 부딪쳐 보지 않고 피하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통산 246승 247패. 유 감독은 패배를 통해 많이 배웠다. “패배에서 얻은 게 많습니다. 수비 농구를 해야 될 때는 유재학 감독이 돼야 하고, 공격 농구를 해야 될 때는 상대 수비 패턴을 180도 뒤집어서 봐야 합니다. 이번 시즌엔 공수에서 준비가 된, 그러면서도 전투적인 농구로 챔피언결정전에 나가고 싶습니다.” 인천=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치열했던 잠실 2연전이 1승 1패로 마무리된 2017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가 20일 장소를 옮겨 마산 2연전에 돌입한다. 첫 2연전은 예상과는 달리 경기 초반부터 살벌한 타격전이 펼쳐졌다. NC는 1, 2차전을 통틀어 20점을 냈고, 두산도 22점을 뽑아냈다. 홈런도 양 팀에서 각각 5개나 나왔다. 결국 3차전도 양 팀 선발 투수들이 긴 이닝을 책임지느냐가 중요해졌다. 수비와 타순 배치 등이 승부의 흐름을 바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해커, 정규시즌처럼만…김경문표 타순 변경 3차전서도 효과 볼까? NC로서는 마산 경기 경험이 많은 해커의 호투가 절실하다. 6이닝 이상 버텨주면 나머지 투수들의 투입 타이밍에 여유를 가질 수 있다. PO에 와서 맨쉽의 공 위력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다. 좌완 구창모도 제구가 잘되지 않고 있다. 원종현과 최금강도 연투로 구위가 떨어져 있다. 해커에서 이민호, 마무리 임창민으로 넘어가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안경현 SBS스포츠 야구해설위원은 “변칙적인 투수 운용을 하고 있지만 불펜이 무너졌다. 해커가 3차전을 길게 끌어주면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했다. 해커는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2경기 13이닝을 던져 1승 1패 자책점 2.77로 비교적 좋은 투구를 펼쳤다. 피홈런도 없다. 2차전 3점포 2방을 터뜨린 두산의 김재환(4타수 1안타)과 에반스(7타수 1안타), 오재일(5타수 무안타·이상 해커 상대 전적) 등 거포들을 잘 요리했다. 두산 선발 보우덴은 지난달 20일 마산 NC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당시는 직구(72.7%)와 커브(14.1%) 위주로 타자들을 상대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나온 만큼 직구 위력이 있겠지만 실투가 변수다. 1, 2차전을 통해 NC 타선은 니퍼트와 장원준의 직구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두산에서는 박건우가 해커를 상대로 5타수 2안타, 양의지가 6타수 2안타, 허경민이 6타수 3안타를 기록해 비교적 강했다. 2차전에서 홈런을 포함해 3안타를 몰아친 박건우가 타선의 키다. 잠실 2연전에서 타순 변경으로 재미를 본 NC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이 3차전에서도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2차전에서 하위 타선에 포진된 지석훈과 김성욱은 홈런 맛을 봤다. 타격감이 뚝 떨어져 있지만 마산에서는 일발 장타력이 두산 투수들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안 위원은 “공격에서 박석민과 찬스에 강한 이호준이 어떤 타순에 투입될지가 아주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 류지혁, 송구 심리적 압박 이겨낼까 김경문 감독은 “역시 큰 경기에서는 수비가 우선”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NC보다는 두산이 수비에서 걱정이다. NC는 2연전에서 실책이 1개뿐이었다. 그것도 2차전 전세가 완전히 기운 상황에서 나온 실책이었다. 유격수 손시헌은 1, 2차전에서 9개의 타구(병살타 2개 포함)를 실수 없이 처리했다. 손시헌은 공격에서도 9타수 5안타를 치며 공수에서 운이 따르고 있다. 반면 두산은 1, 2차전에서 내야수들의 실책 4개가 나왔다. 여기에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까지 겹쳐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내줬다. 특히 유격수 류지혁은 송구 불안으로 1, 2차전 내내 김태형 감독의 애간장을 태웠다. 1차전 첫 타구 처리가 실책성 안타가 되면서 불안한 모습이 계속됐다. 두산 민병헌은 “첫 타구 수비가 정말 중요하다. 경기 내내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안 위원은 “심리적으로 쫓기는 것 같다. 유격수 수비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영 elegant@donga.com ·임보미 기자}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전날 경기 흐름이 다음 날 거짓말같이 재현됐다. 포스트시즌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역전 만루 홈런으로 이틀 연속 승부가 갈렸다. 다만 희비의 대상이 서로 바뀌었다. 두산은 18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최주환의 역전 만루 홈런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끝에 NC에 17-7로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 NC의 스크럭스에게 역전 만루 홈런을 맞고 무너진 두산은 1차전 대패를 똑같이 되갚았다. 두산은 자칫 NC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로 연패에 빠질 뻔했다. 1차전에 잠실 맞춤형 외야 수비 배치로 승부 흐름을 반전시킨 김 감독은 2차전에서는 절묘한 타순 변화로 두산의 허를 찔렀다. 김 감독은 2차전에서 예상과 달리 2루수에 박민우 대신 지석훈, 중견수에 전날 슈퍼 캐치로 맹활약한 김준완 대신 김성욱을 선발로 내세웠다. 김 감독은 “지석훈은 1차전 대수비로 나와 달아나는 귀중한 적시타를 쳤다. 타격감이 좋은데 기회를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1차전에 출전하지 않았던 우타자 김성욱은 “김준완만큼 김성욱도 수비가 좋다. 게다가 장타력도 있다. 좌완 투수면서 낮게 공을 던지는 장원준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기대했다. 김 감독은 1차전에서 변칙 2번 타자로 기용했던 나성범을 다시 3번으로 돌렸다. 경기 초반 김 감독의 노림수는 적중했다. 0-1로 뒤진 2회초 지석훈은 두산 선발 장원준에게 동점 홈런을 뽑아 올렸다. 이어 김성욱도 1사 1루에서 장원준으로부터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리며 100% 기대에 보답했다. 나성범도 4-4로 팽팽하던 5회초 무사 1루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으로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1차전에서 수비 실수로 패배를 자초한 두산은 2차전에서도 수비 때문에 경기를 그르칠 뻔했다. 2회와 5회에 내준 역전 2점 홈런이 모두 내야진의 실책 이후 나왔다. 벼랑 끝에서 두산을 살린 건 최주환이었다. 4-6으로 뒤지던 6회말 볼넷 3개로 만든 무사만루에서 최주환은 NC 맨쉽의 2구 투심패스트볼을 밀어 좌측 담장을 살짝 넘겨 버렸다. 이 한 방으로 NC는 맥이 풀렸다. 두산은 김재환의 3점 홈런 등 6회에만 타자 일순하며 8점을 집중시켜 사실상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재환은 3점 홈런 2방 등 7타점을 올렸고 1차전 부진했던 박건우도 홈런 1개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이날 두 팀은 각각 4개씩의 홈런을 날려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인 8개의 홈런을 합작하는 화끈한 장타쇼를 펼쳤다. 최주환은 이날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3차전은 장소를 옮겨 20일 NC의 안방인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벌어진다. 두산은 보우덴, NC는 해커가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선발투수 부진해도 그대로 간다▽김태형 두산 감독=1승 1패 원점으로 돌아왔다. 야수들도 타격 컨디션이 생각보다 좋았다. 생각보다 선발이 점수를 많이 줬지만 힘 대 힘으로 붙어 이기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홈런이 많이 나온 건 NC와 두산 모두 타자들이 강해서인 것 같다. 선발이 부진하다고 해서 바꿀 수는 없다. 그대로 간다. 생각보다 장원준 공략 잘해줬다▽김경문 NC 감독=타자들이 생각보다 (상대 선발) 장원준 공략을 잘했다. 불펜에서 점수가 너무 많이 나 잔치다운 경기가 못 된 것 같다. (3회 동점홈런을 맞기 전) 이재학을 교체할 생각은 했다. 하지만 그 상황을 막고 자신감을 가지면 실점해도 팀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홈런을 맞았다. 그게 야구가 아닌가 싶다.유재영 elegant@donga.com·임보미 기자}

안타를 아웃으로 둔갑시킨 다이빙 캐치 하나가 대세를 바꿨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NC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에서 두산을 13-5로 꺾고 귀중한 1승을 먼저 챙겼다. 4회말 호수비 하나가 두산으로 넘어갈 뻔한 승부를 돌려놨다. 반면 두산은 4회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충격의 대패를 당했다. 양 팀 선발 투수인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와 NC의 장현식이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 이내)를 하지 못하고 물러난 가운데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치열한 승부가 벌어졌다. 두산은 2회말 0-0이던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양의지가 장현식의 초구 직구(시속 150km)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며 기선을 제압했다. 양의지는 정규 시즌에서 장현식에게 11타수 1안타(0.091)로 약했다. 그러나 가운데로 쏠린 장현식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3회초 NC 박민우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1-2로 역전당한 두산은 4회말 무사만루에서 양의지, 류지혁의 적시타와 허경민의 내야 땅볼을 묶어 4-2로 다시 앞서 나갔다. 장현식의 장기인 묵직한 직구가 ‘양날의 검’이었다. 장현식은 올 시즌 전체 투구 수 중 68.4%를 직구로 던질 만큼 구위에 자신감이 있었다. 이날도 최고 시속 150km의 직구를 뿌린 장현식은 3과 3분의 2이닝 동안 7개의 삼진을 잡았다. 하지만 높게 형성된 직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자주 벗어나면서 투구 수가 늘어났다. 선발 투수가 4회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추가 실점 위기를 맞은 NC는 중견수 김준완이 2사 1, 3루에서 민병헌의 좌중간 타구를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 수비로 잡아내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렸다. 만약 김준완이 이를 처리하지 못했다면 추가 실점으로 NC는 패배 위기에 몰릴 뻔했다. 경기 전 “넓은 잠실에서는 장타 타구에 대한 외야 수비가 중요하다”며 김준완을 선발로 내보낸 NC 김경문 감독의 포석이 제대로 적중했다. 기사회생한 NC는 곧바로 5회초 공격에서 행운이 찾아왔다. 호수비를 펼친 김준완의 볼넷과 나성범의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박민우의 평범한 1루 땅볼이 두산 내야진의 실책으로 이어지면서 무사만루가 됐다. 이어 4번 스크럭스가 니퍼트의 슬라이더 실투를 ‘그랜드슬램’으로 연결하며 6-4로 뒤집었다. 2회에도 류지혁의 송구 실책이 빌미가 돼 2점을 내준 두산은 또 한 번의 결정적인 실책으로 땅을 쳤다. 반대로 NC는 5회말 무사 1, 2루 상황에서 절묘한 수비 시프트로 병살타를 유도하며 대량 실점 위기를 넘겼다. 6회말 2사 2루에서 김준완은 또 한 번 민병헌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6-5로 쫓긴 NC는 8회초 2사 후 7점을 쓸어 담으며 두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스크럭스는 6타수 3안타 5타점을 올려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3년간 NC의 중심 타자로 활약한 뒤 올해 메이저리그로 다시 건너간 에릭 테임즈는 이날 잠실야구장을 찾아 3루 NC 관중석 응원단상에도 오르며 친정 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2차전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두산은 장원준을, NC는 이재학을 선발로 예고했다. 유재영 elegant@donga.com·임보미 기자}

자신감 대 상승세.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상대하는 두산과 NC가 한국시리즈로 향하는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맞붙는다. 양 팀은 전력 누수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 17일 1차전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은 정규리그에서 NC에 11승 5패로 우위를 보였다. 자신감이 큰 무기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도 NC에 7승 2패로 앞서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PO 미디어데이에서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보인 것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NC는 SK와 롯데를 꺾으면서 유지해온 경기 감각이 장점이다. 준PO에서 구원 투수진의 체력 소모가 컸지만 마지막 5차전에서 폭발한 타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NC 김경문 감독은 “투수들이 지치기는 했지만 타자들이 좋아지고 있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완패했던 것과는 다른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장현식 초반 압박감 이겨낼까? PO 전체 흐름을 좌우할 1차전의 키는 역시 선발 투수다. 두산과 NC는 1차전 선발로 더스틴 니퍼트와 장현식을 예고했다. 니퍼트는 올 시즌 NC전에 4차례 등판해 1승 1패(평균 자책점 5.56)를 기록했다. 김태형 감독은 “에이스”라는 짧은 말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다만 9월 12일 마산 NC전에서 3과 3분의 1이닝 동안 11안타(2홈런 포함)를 맞고 11실점을 내줬던 악몽이 심리적인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경문 감독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경험하고 나니 선수들이 차분해졌다. 이번에는 니퍼트의 공을 잘 공략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롯데와의 준PO 2차전에서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NC 장현식은 두산 타선을 맞아 초반 압박감을 이겨낼지가 관건이다.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도 1승 3패, 평균자책점 4.91로 그리 좋지 못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현재 컨디션이 가장 좋고 5일간 쉬었다. 기대도 하고 있고 준비를 잘했다”며 호투를 기대했다.○ 건우 대 민우 양 팀 모두 발 빠른 교타자가 공격의 첨병으로 나선다. 두산은 박건우, NC는 준PO에서 맹활약한 박민우가 공격의 실마리를 푼다. 박건우(0.366)와 박민우(0.363)는 올 시즌 나란히 타격 부문 2, 3위에 올랐다. 양 팀 감독과 선수들도 둘을 경계 대상 1순위로 꼽았다. 김태형 감독은 “박민우가 나가면 껄끄럽다”고 했고, 두산 투수 유희관도 “박민우가 빠르기 때문에 출루하는 것 자체가 위협”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박민우는 올 시즌 두산전에서도 31타수 16안타(타율 0.516)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1번 타자 박민우의 출루 여부가 중심 타선의 집중력과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형 감독은 “포수 양의지의 리드가 중요하다. 기대를 걸겠다”며 박민우 봉쇄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박건우 역시 NC의 신경을 가장 건드리는 타자다. NC 투수 임창민은 두산전의 핵심 키로 “박건우”를 지목했다. 박건우도 올 시즌 NC전에서 50타수 19안타(0.380)로 강했다. 홈런은 4방이나 터뜨렸고, 10타점을 쓸어 담았다. 1차전 선발 장현식에게도 10타수 6안타(홈런 1개 포함)로 천적의 면모를 과시했다. 가을 단기전만 되면 무서운 타격감을 뽐내는 두산의 허경민과 NC 모창민의 활약도 관심사다. 허경민은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474, 6타점을 올렸고, 지난해 NC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353,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모창민은 준PO에서 22타수 8안타(0.364), 홈런 2개,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6할(5타수 3안타)을 쳤다. 유재영 elegant@donga.com·임보미 기자}

“어제 삼겹살을 먹고 체해 아침에 소화제를 먹고 뛰었는데 날씨가 좋아서 아프지도 않았어요.” 2017 서울달리기 마스터스 하프코스(21.0975km) 여자부에서 1위로 들어온 이금복 씨(51·경기 성남)는 출발 전과 후의 표정이 완전히 달랐다. 전날에도 독도 수호 하프마라톤 대회에 나가 1시간35분대 기록으로 2위를 했다는 이 씨는 체기와 피로감이 있는데도 8분가량 기록을 단축하며 1시간27분34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이 씨는 2014년 이 대회에서 2위, 2015년에는 1위에 입상했다. 2002년 동네 주민 운동회에서 100m를 뛰어본 이후로 달리기에 푹 빠졌다는 이 씨는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하는 남편을 도와 직접 차를 몰고 배달 업무를 하고 있다. 이 씨는 “하루 종일 운전을 하다 보니 골반 등이 아프지만 달리기 생각만 하면 통증이 사라진다. 달리기를 안 하면 낙이 없을 것 같다”고 웃었다. 마스터스 하프코스 남자부에서는 송재영 씨(29·서울)가 1시간10분56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동아대 2학년 때까지 유도 선수로 생활한 송 씨는 “코스가 너무 좋고 응원도 받아서 기분 좋게 뛰었다”고 만족해했다. 특전사 707부대 테러진압팀에서 군복무를 하고 현재 롯데월드타워 테러진압 예방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송 씨는 1988년생 용띠들의 달리기 모임인 ‘뛰용뛰용’ 회원이다. 마라톤 풀코스는 한 번 뛰었으며, 당시 기록은 2시간38분대. ▶ 각 부문 순위표는 참조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프로야구 LG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류중일 전 삼성 감독(54·사진)이 정식으로 취임했다. 류 감독은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감독 취임식에서 출사표를 밝혔다. 목소리는 우렁찼지만 포부는 담담했다. 취임식 내내 떨리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해 왼쪽 가슴에 손을 갖다 댄 류 감독은 “LG의 신바람과 잘 어울려 내년에 ‘작은 돌풍’을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운을 뗐다. 류 감독은 크게는 전임 양상문 감독(단장 승진)이 해왔던 리빌딩을 이어가면서 성적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류 감독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짧은 말로 팀 운영의 방향을 밝혔다. 류 감독은 “투수진은 좋은데 뛰는 야구와 수비가 약하다”고 팀을 진단했다. 새로운 타격코치 임명 계획도 밝혔다. 올 시즌 LG는 오지환, 김용의, 이형종, 안익훈 등 빠른 선수들을 무기로 하는 기동력의 야구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홈런은 110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상황에서 기동력 야구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공격의 활로를 여는 데 애를 먹었다. 야수들의 실책 또한 올 시즌 100개를 넘은 데다 기록되지 않는 실책성 플레이도 많았다. 류 감독은 “잠실야구장을 쓰는 최고 인기 구단 LG의 유니폼을 입고 싶은 것이 야구인 모두의 꿈이 아닌가 싶다”며 웃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해설위원으로 일하다 현장을 맡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느낌과 목표를 말해 달라.”(이상민 삼성 감독) “이 감독 첫 시즌 때 ‘마음을 비우라’ ‘눈높이를 맞추라’고 편하게 얘기해 줬는데 막상 내 일이 되니 쉽지 않더라.”(현주엽 LG 감독) 말을 할 때마다 폭소가 터졌다. 입담만큼은 베테랑인 ‘초보 감독’이었다. 11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미디어데이. 예능인과 농구해설위원으로 방송을 주름잡다 감독으로 데뷔 시즌을 맞는 현 감독은 이날 다른 팀 감독과 선수들의 집중 타깃이 됐다. 감독뿐 아니라 선수들의 질문도 현 감독을 향했다. SK 김선형은 “김종규(LG)가 ‘먹방’에서 뒤지지 않는 것 같은데 감독님이 보기엔 어떤가”라고 묻자 “평소엔 나보다 많이 먹지만 나를 따라 오려면 아직 멀었다”며 넉살을 피웠다. 현 감독은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 대식가의 면모를 과시했다. 본인이 질문하는 순서에도 ‘예능감’을 발휘했다. 지난 시즌 도중 LG에서 kt로 옮긴 김영환에게 “이적한 뒤 유독 LG만 만나면 독하게 하더라. 다시 돌아올 생각이 있느냐”고 질문해 당황하게 만든 것. 잠시 생각을 다듬은 김영환은 “LG가 훈련을 많이 한다는데 나는 무릎이 좋지 않아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맞받아쳐 장내는 다시 웃음바다가 됐다. 오랫동안 현장을 떠나 있어 자신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는 것을 잘 아는 현 감독은 “시즌을 준비하면서 경험 많은 코치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며 진지한 모습도 보였다. 이날 다수의 감독이 우승이 유력한 팀으로 SK와 KCC를 지목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KCC는 국내 득점 1위 이정현을 영입한 데다 하승진과 전태풍이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7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SK는 2012∼2013시즌 정규리그 우승의 주역 애런 헤인즈가 복귀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지난 시즌 챔피언인 KGC의 김승기 감독은 “기분이 나쁘다. SK나 KCC를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만수’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다른 팀과 달리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며 전자랜드를 우승 후보로 꼽았다. 유 감독은 동갑내기 추일승 오리온 감독에게 “지난 시즌에는 선수들이 좋았는데 이번에는 다른 것 같다. 건강 잘 챙기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 아리송한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번 시즌 프로농구는 14일 KGC-삼성, 오리온-LG, 모비스-kt전을 시작으로 6개월간의 장정에 돌입한다. 유재영 elegant@donga.com·임보미 기자}
LA 다저스가 가장 바랐던 시나리오로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챔피언십(7전 4선승제)에 진출했다. 다저스는 10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벌어진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 3차전에서 애리조나를 3-1로 제압하고 3연승을 기록했다. 다저스로서는 타선 전체가 고르게 살아나면서 투수진 소모 없이 챔피언십에 진출한 것이 큰 수확이다. 앞선 두 경기에서 10타수 1안타, 1할에 그친 4번 타자 코디 벨린저의 부활도 반가웠다. 이적 후 정규시즌 막판까지 고전했던 다저스 선발 투수 다루빗슈 유는 애리조나의 강타선을 틀어막았다. 1회초 땅볼로 선취 타점을 올린 벨린저는 1-0으로 앞선 5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잭 그링키의 공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시원하게 넘겼다. 2차전까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던 체인지업을 몸에 붙여 제대로 받아쳤다. 벨린저(만 22세 88일)는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연소로 홈런을 친 선수가 됐다. 벨린저는 9회초에도 안타를 때려내며 좋은 타격감으로 챔피언십을 맞게 됐다. 다루빗슈도 5이닝 동안 단 2피안타에 삼진 7개를 잡아내며 1실점으로 호투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스피드와 각도가 살아났다. 다저스가 4선발 소모 없이 선발 3명으로 디비전시리즈를 끝내면서 류현진의 챔피언십 엔트리 진입에도 변수가 생겼다. 4선발 앨릭스 우드가 아예 등판을 하지 않은 데다 1∼3차전에 나온 클레이턴 커쇼, 리치 힐, 다루빗슈의 투구수도 많지 않아 갑작스러운 부상이 없다면 챔피언십에도 이대로 선발진을 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불펜으로 보직 변경한 마에다 겐타 등 선발 투수 뒤를 받친 투수들의 컨디션도 좋아 현재로선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인다. 다저스는 시카고 컵스와 워싱턴전 승자와 월드시리즈 진출을 다툰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쇼트트랙이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웠다. 기대를 모은 여자는 건재를 과시했고, 불안했던 남자는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이 2017∼2018 시즌 첫 대회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남녀 8종목 중 6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으며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 전망을 밝게 했다.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 최민정(19·성남시청)은 1일(현지 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벌어진 대회 마지막 날 여자 1000m에서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를 큰 격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전날 500m, 1500m에 이어 3관왕에 오른 최민정은 3000m 계주에서도 심석희(20) 김아랑(22·이상 한국체대), 김예진(18·평촌고)과 함께 금메달을 일구며 4개 전 종목을 싹쓸이했다. 3월 세계선수권대회 부진을 딛고 세계 최강의 위용을 되찾은 최민정은 “최대한 부담을 안 갖고 타다 보니 경기 내용도 좋았다. 현재 몸 상태는 60% 정도다. 여전히 기술이 부족한데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자에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원투펀치’를 얻었다. 국제무대에 알려지지 않은 신예 임효준(21·한국체대)과 황대헌(18·안양 부흥고)이 세계 강자들을 상대로 한국 남자 팀이 따낸 메달 전부를 합작했다. 임효준은 1일 남자 1000m에서 막판 스퍼트로 네덜란드 강자 싱키 크네흐트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 금 2개, 은 1개를 차지한 임효준은 올 시즌 세계 남자 쇼트트랙 판도를 바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고교생 황대헌도 은 2개, 동 1개를 따냈다. 임효준과 황대헌은 전 종목에서 강한 체력과 스피드, 주눅 들지 않는 경기 운영 능력을 펼쳤다. 대표팀은 5일부터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월드컵 2차 대회에 출전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