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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곳곳에서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과 삼성은 협력과 경쟁의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 특히 두 회사 최고경영자들의 인연은 간단치 않다. 고 이병철 전 삼성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에 이르는 삼성 3대(代)는 30년 전부터 스티브 잡스와 조우하며 때론 조언을 나누고, 때론 담판을 지었다. 잡스가 삼성 일가와 처음 마주한 것은 1983년 11월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 있는 이 전 회장의 호암 집무실이었다. 당시 삼성은 고심 끝에 반도체 사업을 확대하기로 하고, 경기 용인시 기흥에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상황이었다. 세계 전자업계를 예의 주시하던 70대의 이 전 회장은 20대의 젊은이와 마주 앉았다. 개인용 컴퓨터를 세상에 내놓고 명성을 얻기 시작한 28세의 잡스였다. 잡스는 이 전 회장에게 출시 예정 상태였던 매킨토시 컴퓨터의 사양을 자신만만하게 설명했다고 한다. 이 전 회장은 당시 배석한 임원에게 “앞으로 IBM과 대적할 만한 인물”이라고 잡스를 평가했다고 전해진다. 이 전 회장은 잡스에게 “지금 하는 사업이 인류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고, 인재를 중시하며, 다른 회사와의 공존공영 관계를 중시해야 한다는 점을 3대 경영철학으로 삼으라”는 조언도 건넸다. 그로부터 2년 후인 1985년, 잡스는 매킨토시의 실패로 자신이 창업한 애플에서 퇴출당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의 사람 보는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 1997년 애플에 복귀한 잡스는 ‘영혼을 사로잡는 전자기기’를 선보이며 이 전 회장의 예언대로 IBM과 대적하는 거물이 됐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주요 부품 구입처로 떠오르면서 이건희 회장은 잡스와 몇 차례 단독으로 만난 것으로 전해지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천재급의 인재를 갈망한다는 점, 영화를 비롯한 문화에 심취했다는 점 등에서 공통점이 많았다. 삼성 3대 가운데 잡스와 가장 많이 만난 최고경영자는 이재용 사장이다. 이 사장은 미국의 애플 본사를 방문하거나, 정보기술(IT) 국제 전시회 및 최고경영자(CEO) 콘퍼런스 등을 통해 1년에 한두 번씩 잡스를 만나 협력 문제를 논의해 왔다.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잡스가 직접 시제품을 뜯어가며 설명을 해줬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30년 전 ‘할아버지’(이병철 전 회장)에게 원시적 수준의 컴퓨터를 설명했던 20대의 청년이 그 ‘손자’(이재용 사장)에게 첨단 스마트폰을 설명할 정도로 기술을 발전시켜 온 것이다. 잡스와 삼성 3대의 인연이 이어져 오는 동안 애플은 삼성의 최대 고객사가 됐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올해 삼성전자에서 78억 달러(약 9조2000억 원) 상당의 부품을 사들여 60억 달러 안팎의 소니를 제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올 4월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스마트폰 특허 침해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두 회사의 협력관계가 위기에 빠졌다. 3월 애플이 아이패드2를 출시할 때 잡스는 삼성을 ‘카피캣(Copy Cat·모방꾼)’이라고 모욕했다. 이 회장은 4월 21일 이른바 ‘삼성 특검’ 이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첫 출근을 하면서 “못이 튀어나오면 때리려는 원리”라며 “기술은 앞서가는 쪽에서 주기도 하고, 따라가는 쪽에서 받기도 하는 것인데…”라며 애플에 대한 섭섭함을 드러냈다. 잡스의 사망은 두 회사 소송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삼성 측은 당장 소송을 취하하는 등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어떤 언급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잡스의 사망에 대해 삼성은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명의의 조의만 내놓았다. 최 부회장은 “평소 존경했던 스티브 잡스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고인은 세계 IT산업에 비전을 제시하고 혁신을 이끈 천재적 기업가였다”라고 밝혔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북미시장을 점검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3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뉴욕 주에 있는 코닝 본사를 방문해 제임스 호턴 명예회장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과 코닝은 액정표시장치(LCD) 유리 등 다양한 부품의 개발과 생산을 위해 공조하고 있다. 삼성그룹 제공}
삼성그룹은 30일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의 기획업무 총괄에 육현표 삼성물산 전무(52)를 임명했다. 이번 인사는 전임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서 기획 및 대외 업무를 지휘하던 장충기 사장이 미래전략실 차장으로 임명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육 전무는 삼성전자 구조조정본부와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을 거친 삼성의 대표적인 기획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대기업의 이익단체에서 벗어나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국민의 인정을 받는 경제단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경련 안팎에서 나왔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29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한국경제 향후 50년을 위한 경제계의 역할 재정립’ 세미나에서 박진 한나라당 의원은 “전경련이 국가경제와 사회복지, 외교안보, 통일까지 생각하는 미국의 헤리티지재단과 같은 공익적인 싱크탱크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경제단체도 이익단체 차원을 넘어 국가경제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전경련 회장을 지낸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역시 축사에서 “국민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전경련이나 재계 모두 ‘돈 버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전락하고 만다”고 자성(自省)한 뒤 “재계는 인재와 리더를 양성하는 하드웨어적 측면과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소프트웨어적 측면 모두에서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삼성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특허를 공유하기로 전격 합의하고 애플과 전면전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인텔과도 손잡고 리눅스 기반의 범용 운영체제(OS)를 개발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윈도, 리눅스 및 자체 OS인 바다까지 포괄하는 멀티 플랫폼을 구축하게 됐다. 구글, MS, 인텔 등 인터넷,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의 최강자들과 전방위적으로 손잡고 강력한 반(反)애플 연합전선을 갖추게 된 것이다. 또한 구글이 8월 모토로라 모빌리티(휴대전화 부문) 인수를 발표한 뒤 제기됐던 OS 종속에 대한 우려도 한층 완화됐다.삼성전자와 MS는 28일 두 회사가 보유한 특허에 관해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상대 회사의 특허를 자유롭게 공유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및 OS 회사인 MS의 특허를 이용할 수 있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개발에 막강한 우군(友軍)을 얻게 됐다. MS로서도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및 무선통신 특허를 활용해 취약했던 모바일용 OS 개발에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아울러 삼성전자와 MS는 ‘윈도폰’ 개발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윈도 모바일을 적용한 ‘옴니아폰’을 내놓은 적이 있지만 이제는 OS 및 하드웨어 개발 단계부터 양사가 마치 한 회사처럼 함께하기로 한 것이다. 홍원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오랜 기간 협력해온 삼성전자와 MS가 이번에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은 모바일 산업 역사에 혁신적인 한 획을 긋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삼성전자는 또 인텔과 함께 리눅스를 활용해 PC, 휴대전화, TV, 자동차를 아우르는 개방형 스마트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리눅스 재단은 27일(현지 시간) 삼성전자, 인텔 등과 함께 리눅스 기반의 개방형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 ‘티즌’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는 물론이고 스마트TV와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기기에도 탑재하는 전방위 OS를 내년 1분기까지 내놓겠다는 계획이다.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대한 로열티 지불에 대해서도 MS와 합의했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개발한 모바일 OS이지만 이 안에는 MS의 특허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구글은 OS를 무료로 배포하기 때문에 MS에 로열티를 낼 필요가 없지만 MS는 안드로이드를 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스마트폰 제조사는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며 이들과 협상을 벌여왔다.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도 최근 MS에 대당 5달러의 로열티를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는 삼성이 MS에 로열티를 지불하기로 했지만 갤럭시S 등 삼성전자의 안드로이드폰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대당 로열티는 5달러 미만일 것으로 보고 있다.한편 삼성은 10월 발매 예정인 아이폰5에 대한 판매금지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28일 애플에 대한 소송 방침을 묻는 질문에 “보통 특허소송은 특허료에 대한 것인데 애플은 그게 아니었다. 우리가 볼 때 애플은 자존심 문제다”라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애플은 삼성이 모방한다는 이미지를 주고 싶겠지만 모바일 기술에서는 애플이 무임승차한 것이 사실”이라며 “애플이 큰 고객이니까 양해하고 넘어가려 했지만 이제는 대응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라며 강력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단, 그는 아이폰5의 국내 판매금지 소송에 대해서는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해 국내에서는 관련 소송을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고추장과 된장 같은 장류, 막걸리, 떡, 세탁비누 등 16개 품목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돼 대기업이 해당 분야 사업을 하는 데 제한을 받게 됐다. 그러나 당초 예상됐던 것보다 품목이 크게 줄어든 데다 수위도 낮아 중소기업계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건 하나도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27일 중소기업 적합업종 1차 선정 품목을 ‘사업이양’ 1개, ‘진입자제’ 4개, ‘확장자제’ 11개 품목으로 나눠 발표했다. ○ 사업이양 품목 하나뿐 총 213개 품목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적합업종 여부를 검토해온 동반위는 45개를 1차 선정품목 검토 대상으로 압축해 협의했다. 동반위 주변에서는 당초 이 가운데 30여 개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결과는 이에 훨씬 못 미쳤다. 정영태 동반위 사무총장은 “오늘 발표한 16개 외에 29개 품목을 추가 검토해 10월에 결과를 발표하겠다”며 “1차 검토품목 외에 나머지 173개에 대한 검토 작업도 올해 안에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확정된 품목 가운데 대기업에 권고하는 수위가 가장 높은 사업이양(대기업이 해당 사업에서 철수해야 하는 것) 품목은 당초 순대, 막걸리, 세탁비누가 논의됐지만 최종적으로 세탁비누만 확정됐다. 관련 대기업인 LG생활건강은 발표 이전에 이미 사업을 접기로 한 상태였다. 순대와 막걸리는 해당 대기업의 반발에 확장자제 품목으로 수위가 낮아졌다. 확장자제(대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사업을 더는 키울 수 없도록 하는 것) 품목으로는 순대, 청국장, 고추장, 간장, 된장, 막걸리, 떡, 기타 인쇄물, 재생타이어, 절연전선, 아스콘이 확정됐다. 이 가운데 순대, 고추장, 간장, 된장, 재생타이어는 기존 사업 축소 권고도 내렸다. 진입자제(대기업이 새로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것) 품목은 골판지 상자, 플라스틱 금형, 프레스 금형, 자동차 재제조부품(재활용 부품)이다. 이 가운데 자동차 재제조부품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부품은 확장자제 결정도 함께 받았다.○ 수위도 후퇴, 기준도 실종 이날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선정품목 발표에서 일부 동반위 실무위원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한 실무위원은 “이럴 줄 알았다. 차 떼고 포 떼고 아무것도 안 남았다”고 소리치며 발표장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중소기업 측의 요구와 달리 선정품목도 크게 줄었고 권고 수위도 너무 낮다는 불만이다. 논란이 됐던 장류는 CJ, 대상 등 관련 대기업에 정부 조달시장 진입을 자제하고, 저가(低價) 시장에서 철수하며, 중소기업 인수합병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나왔다. 하지만 ‘저가’에 대한 기준이나 조달시장의 범위 등은 전혀 결정되지 않았다. 한 중소 식품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대기업 물건 중에 저가는 거의 없다. 대형마트를 장악한 대기업의 고추장, 된장은 건드리지도 않겠다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막걸리는 대기업이 내수 시장에 진입하거나 직접 생산하는 것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나왔다. 그러나 관련 대기업인 하이트진로, 롯데, CJ 등은 유통이나 수출만 하고 있기 때문에 별 영향이 없다. 중소기업계가 자신의 영역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던 두부와 데스크톱PC, 레미콘, 내비게이션은 아예 1차 선정품목에서 제외됐다. 연식품조합 관계자는 “두부는 논란이 된 대표적 품목인데 아직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빠른 결정을 촉구했다. 권고가 적용되는 대기업의 기준을 놓고도 중소기업법(근로자 300인 이상)을 따르느냐, 공정거래법(자산규모 5조 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계열사)을 따르느냐를 두고 갈팡질팡했던 동반위는 끝내 일원화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권고 수위가 높은 사업이양 품목에는 공정거래법을, 나머지 품목은 중소기업법을 적용하겠다는 애매한 답만 내놓았다. 16개 품목별로 권고를 받을 대기업의 명단도 밝히지 않았다. 한 실무위원은 “애당초 목표의식이나 원칙 없이 반(反)대기업 정서로 논의했다는 것을 드러내는 꼴 아니냐”고 지적했다.○ 구속력 없이 갈등만 키워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들은 이날 선정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개별 기업들에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갈등의 골을 좁히기는 힘들 것이라는 반응이 우세하다. 더욱이 동반위의 결정에 구속력이나 제재 수단이 없기 때문에 대기업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현장에서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중소기업 측 인사는 “전경련이 환영 성명을 낸 것 자체가 대기업 쪽의 결론이라는 증거 아니냐”며 “대기업 이름을 적시해 강제로 규제해도 부족할 판에 이런 정도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결정하는 것 자체가 산업계 시류에 맞지 않다는 근본적인 비판도 다시 나왔다. 전경련 관계자는 “품목마다 시장이나 기업 상황이 다른데 적합업종을 획일적으로 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기업들이 융합과 복합으로 신성장동력을 찾는 상황에서 특정 사업을 못하게 하는 것은 경쟁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경기 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기 인사설이 나도는 삼성 사장단 인사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북미시장 등을 점검하기 위해 부인 홍라희 여사와 함께 27일 서울 김포공항에서 미국으로 떠나면서 기자들에게서 “세계 경제가 어려운데 어떻게 전망하느냐”란 질문을 받고 “당분간 이대로 가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출장 일정에 대해선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일본 도쿄를 거쳐 10월 중순 귀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TV의 판매 상황을 점검하고, 뉴욕에 있는 코닝 본사를 방문할 예정이다. 코닝과의 합작사인 삼성코닝정밀소재를 공동 운영하고 있는 이 회장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한 질문에는 “열심히 해서 세계 1위를 계속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장단 인사와 관련해서는 “아직 시간이 있다.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이날 공항에는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김순택 미래전략실장,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등이 나왔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삼성은 ‘해피 투게더, 더불어 행복한 미래를 창조한다’는 비전을 갖고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의 사회공헌 철학은 ‘토양이 좋은 곳에서 나무가 잘 자라듯이 기업이 커나가기 위해서는 사회가 튼튼해야 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삼성은 1965년 삼성문화재단을 설립해 문화 보존과 문예 진흥활동을 펼쳐 왔으며 이후 삼성복지재단, 삼성생명공익재단, 호암재단, 삼성언론재단 등을 설립해 사회복지사업의 활동 범위를 넓혀 왔다.》 재단 중심의 공익사업을 추진하던 삼성은 1993년 국내 기업 최초로 사회공헌 전담조직인 삼성사회봉사단을 창단했다. 봉사단 발족에 따라 삼성의 사회공헌활동은 사회복지, 문화예술, 학술교육, 환경보전, 국제교류, 체육진흥 등 6대 분야로 나뉘어 전개되고 있다. 각 사업의 특성을 살려 희망의 공부방 만들기, 열린 장학금, 소년소녀가정 지원, 밝은 얼굴 찾아주기 사업 등 대표적인 중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점사업 가운데 공부방 만들기는 전국의 비영리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공부방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공간을 마련하고 환경을 업그레이드하는 활동이다. 공부방 시설 개보수와 교육자재 제공, 지역 내 우수 프로그램 발굴 및 육성을 위한 지역 연계 지원, 야간 보호프로그램 지원 등을 통해 저소득층 아동과 교사들에게 울타리를 제공하고 있다. 2009년에는 삼성 아동복지사업의 대표 브랜드로 ‘희망+네트워크’를 출범시켜 4개 지역에서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삼성은 이를 문화예술 재능 관리, 야간 보호, 인문학 서비스를 위주로 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2004년부터 동아일보사와 공동으로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일시적으로 생활 곤란을 겪는 가정의 고등학생 자녀를 위해 등록금도 지원하고 있다. 다른 장학금이 대부분 성적을 기준으로 하는 것과 달리 등록금 마련이 어려운 고교생을 우선 지원한다. 매년 전국의 고교 1, 2학년생 3000명을 학교장 추천과 자율 추천으로 선발해 등록금, 수업료, 학교운영비를 1년간 지원한다. 올해도 3000명에게 55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는 선정된 3000명 가운데 100명에게는 등록금 외에 자기계발 지원금을 150만 원씩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열린장학금을 받은 장학생들은 ‘해피투게더 봉사단’을 꾸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사회에 다시 나누기 위해 새터민과의 문화체험, 공부방 아동을 위한 공연, 홀몸노인을 위한 도시락 배달 등 다시 봉사활동에 나서는 것도 특징이다. 삼성은 전국의 소년소녀가장에게 학업 보조금도 매달 20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324억 원을 지원했다. 삼성 임직원과 소년소녀가장의 결연 활동인 멘토링 프로그램도 전개해 이들을 에버랜드 등에 초청, 희망과 리더십을 길러주는 시간도 마련한다. 삼성은 2004년부터 화재, 교통사고 등 불의의 사고나 선천적 기형으로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저소득층 얼굴 기형 환자들을 대상으로 ‘밝은 얼굴 찾아주기’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성형외과, 치과 등에 소속된 우수한 의료진이 수술을 주도하고, 삼성이 진료 및 수술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지난해 총 1441건의 진료와 199건의 수술이 이뤄졌다. 삼성은 사회적기업을 통한 사회공헌도 활발히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향후 3년간 7개의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고 사회적기업가 양성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데 200억 원을 지원해 우리 사회 취약계층의 자활과 자립을 돕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다문화가정 지원, 공부방 교사 파견, 장애인 인력 파견 등을 하는 사회적 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그룹 내의 전문가와 해외 주재원, 지역 전문가 등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삼성은 올해 1월 공부방 지원을 위한 사단법인 희망네트워크를 고용노동부에 법인으로 등록한 뒤 2월 공식 개소식을 열었다. 다문화가정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충북 음성군에 사단법인 글로벌투게더음성을 3월 공식 출범시켰다. 경기도, 성균관대와 공동으로 사회적기업가 양성을 위한 ‘SGS 사회적기업가 양성 아카데미’를 마련해 2월부터 50명이 교육을 받고 있으며, 향후 2년간 400명을 양성할 예정이다. 삼성은 법률, 의료, 동물 분야에서 전문적인 봉사활동도 펴고 있다. 삼성법률봉사단은 법을 잘 모르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 청소년에게 무료 법률상담을 실시한다. 삼성그룹 소속 변호사들이 형사사건 변론과 민·형사사건 서식 작성을 돕는다. 2006년 발족한 삼성의료봉사단은 매달 한 번 이상 의료 소외지역을 찾아가 무료로 초음파, 심전도, 폐 기능 검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임직원은 지난해 37차례에 걸쳐 1만2778명을 진료했고, 이 가운데 중증환자 800명을 발견해 치료를 도왔다. 삼성은 시각장애인 안내견, 흰개미 탐지견, 재활 승마 등 동물을 매개로 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LG그룹이 2015년까지 녹색산업에 8조 원을 투자해 매출 10조 원, 신규 일자리 1만 개, 660개 중소기업과의 협력관계를 맺겠다고 밝혔다. LG는 올해 6월 “2020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의 15%를 그린 신사업에서 일구겠다”고 한 ‘그린 2020 전략’의 실천 방침으로 25일 ‘그린 신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LG는 구본무 회장과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여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정한 전기자동차부품, 발광다이오드(LED), 태양광, 수(水)처리 등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핵심 기술력을 확보함으로써 2015년까지 이 분야에서 10조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LG의 이 분야 매출은 2010년 1조5000억 원이었고 올해 3조 원을 예상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LG화학이 현재 연간 10만 대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데 2013년에는 이를 35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2015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을 25% 이상으로 높여 1위 지위를 굳힌다는 방침이다. 태양광은 LG화학의 폴리실리콘, LG실트론의 웨이퍼, LG전자의 태양전지 셀과 모듈, LG솔라에너지의 발전소를 수직계열화해 경쟁 우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수처리 사업에서는 LG전자가 일본 히타치플랜트테크놀로지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최근 공공 수처리 전문업체인 대우엔텍을 인수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ED 분야에서는 LG이노텍이 경기 파주시에서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을 통해 2015년 세계시장 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높일 방침이다. LG는 LG화학의 충북 오창공장, LG실트론의 경북 구미공장, LG전자의 경기 평택 미래성장동력단지, LG화학의 전남 여수 폴리실리콘공장을 크게 증설해 1만 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낼 계획이다. 또 경쟁력 있는 녹색기술을 가진 중소기업 660여 곳을 발굴해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하고 연구비를 지원함으로써 그린 신사업 분야의 동반성장을 주도하기로 했다. 올해 중소기업 17곳과 태양전지 및 전기차 배터리 공동연구를 시작했고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등(원화 가치는 하락)하면서 수입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철강, 식품 업종은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까지 오르자 심각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반면 전자와 자동차 같은 수출 주력 업종들은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율 급등의 직격탄을 맞는 곳은 항공, 해운 분야다. ‘기름 먹는 하마’인 항공기와 수송선의 연료비가 치솟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는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연간 손실액이 대한항공 600억 원, 아시아나항공 70억 원 이상 커질 것으로 추산했다. 식품업계도 가뜩이나 높은 국제 곡물가격의 수입단가가 더 높아지는데도 정부의 물가안정 압박 때문에 제품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정유업계는 환율이 오르면 손실이 당연히 커지지만 가공한 정제유를 수출할 때 얻는 이익도 커지기 때문에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환율 변동에 노출된 외화부채가 23억∼25억 달러 정도여서 환율이 10원 오르면 원화 기준으로 빚이 250억 원 정도 늘어나지만,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수출이 전체 매출의 60%가 넘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따른 손실을 수출이 상쇄해 큰 손해는 없다”고 설명했다. 환율이 오를 때 대표적으로 혜택을 보는 수출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표정이다. 다만 이번 환율 상승의 배경이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수출 증대 효과가 얼마나 발생할지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는 중이다. 전자·정보기술(IT)은 수출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해외생산 비중이 높은 휴대전화와 TV는 달러 결제 비중이 높아 반사이익을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환율이 10원 오르면 연간 3000억 원 정도의 영업이익 상승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직접 지휘하는 글로벌 종합상황실을 통해 시장상황 변동에 따른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원자재가 상승은 부담스럽지만 생산물량의 70% 이상을 수출하기 때문에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이 급변할 때 상대적으로 방어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가에 바로바로 반영되지 않으면 손실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한 전자부품업체 사장은 “중소기업들은 환헤지(환율 위험 회피) 기법을 잘 몰라 환율이 오르면 고스란히 원자재 수입가 상승분을 떠안는 곳이 많다”며 “2008년 환율이 달러당 1600원대까지 치솟았을 때처럼 중소기업계가 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범야권 단일후보를 노리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가 22일 “부자들에게 후원받는 것이 뭐가 나쁘냐”고 말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박영선 의원이 전날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주자 TV토론에서 박 변호사를 겨냥해 “좋은 일을 하면서 재벌 기업 후원을 많이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박 변호사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활동했던) 아름다운가게나 희망제작소에서 후원을 받은 것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그러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후원을) 받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나는 모금 전문가다. 많은 기업들과 사람들을 아우르는 것은 서울시장으로서 장점 아니냐”며 “참여연대 때는 소액주주 운동에 앞장섰다. 이것도 감안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박 변호사가 상임이사로 있던 희망제작소에 2006년 사회공헌 차원에서 7억 원을 후원한 적은 있다”면서도 “박 변호사를 개인적으로 후원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박 변호사의 발언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식의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재벌들이 어떤 일을 후원하면서 그냥 순수한 마음으로 해왔던 경우는 많이 찾기가 힘들다”며 박 변호사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다만 박 의원은 전날 TV토론에서 “박 변호사가 (개인적으로) 재벌로부터 부적절한 후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한 데 대해선 보도자료를 내고 “(박 변호사의 개인적 의혹에 대해) 근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밝힌다”고 해명했다. 한편 박 변호사는 이날 공성경 창조한국당 대표를 만나 “(기성 정치권이)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논쟁이 아니고 부정적이고 과거적이며, 이념 틀 속에서 이야기하다 보니 오히려 국민을 갈라놓는 것 같다”며 여야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2007년 대선 당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박 변호사가 나서면 뒤에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며 친밀감을 나타냈고, 공 대표는 “당 차원에서 끝까지 도움을 드리고 연대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삼성경제연구소에 이어 LG경제연구원도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3.6%로 전망했다. 정부가 4% 중반대의 예상치를 내놓은 것과 달리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잇달아 저성장을 예고한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22일 발표한 ‘2012년 경제전망’에서 대외적 불확실성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해 3.8%에서 내년에는 0.2%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선진국 경기의 둔화에 따라 내년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은 올해 전망치인 20.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9.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가계부채 축소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내수도 침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정부가 경제 전반에서 지출을 줄여 부채를 축소하려 하는데 이는 장기적으로는 경제의 건전성을 높이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경제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경기 활력이 떨어지면서 고용상황도 올해보다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은 다소 안정되고,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3%대 초반에 머물러 물가상황은 올해보다 나을 것으로 예상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에 우리 경제가 3.6% 성장해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정부가 예상하는 4% 중반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은 2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2012년 경제지표 전망을 발표하고 “올해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4.0%로 예상되는 둔화 국면인데 내년에는 저성장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며 “금융 불안 지속, 실물 경제 둔화,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해 저성장 기조에서도 지속적 성장이 가능한 대응체제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이 약화하는 이유로 ‘수출, 내수, 정부’의 3대 동력이 모두 부진할 것이라는 점을 꼽았다. 성장의 주동력인 수출은 세계 경기 둔화로 위축되고, 보조동력인 내수는 수출 둔화를 보완하기에 역부족이며, 예비동력인 정부는 경기부양 여력이 약하고 재정 지출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정 소장은 “내년에 세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0.3%포인트 떨어진 3.5%로 예상되는데 세계 경제성장률이 1% 하락하면 우리 수출 증가율은 4.2% 하락한다”면서 “전통적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석유화학이 부진한 반면 반도체는 올해 워낙 바닥이기 때문에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삼성이 그룹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는 미래전략실에 차장직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커뮤니케이션팀장인 장충기 사장(57)을 임명했다.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팀장으로 승진했다. 장 차장은 미래전략실장인 김순택 부회장을 도와 미래전략실 업무 전반을 지원하게 됐다. ‘실장+6개 팀’으로 구성된 미래전략실에 차장이 생김으로써 삼성의 컨트롤타워는 과거 구조조정본부 시절 이학수 실장과 김인주 차장이 포진했던 구도를 갖추게 됐다.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은 21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4월부터 정기 출근을 시작한 이후 미래전략실은 이 회장을 보좌하고 신수종 사업을 발굴하는 등 업무가 많아져 ‘실차장’(室次長)을 신설했다. 이 회장이 20일 미래전략실 팀장들과 오찬을 하면서 장 사장을 실차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실차장은 미래전략실 내부 용어이며, 대외적으로 차장이다. 부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1978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장 차장은 회장 비서실 기획담당 이사보, 기업구조조정본부 기획팀 전무와 부사장을 지낸 대표적인 전략·기획통이다. 2009년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브랜드관리위원장을 거쳐 지난해 커뮤니케이션팀장이 됐다. 임원으로 승진한 이후 한 번도 휴가를 간 적이 없을 정도로 일에 몰두해 전형적인 ‘삼성맨’으로 꼽힌다. 과거 이건희 회장의 신년사 작업에 여러 차례 참여해 기획력도 인정받고 있다. 장 차장은 김순택 실장이 전략1팀(팀장 이상훈 사장), 전략2팀(〃김명수 전무), 경영지원팀(〃전용배 전무), 인사지원팀(〃정금용 전무), 경영진단팀(〃정현호 부사장), 커뮤니케이션팀(〃이인용 부사장) 등 미래전략실 6개 팀을 관장할 때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의 사정에 정통한 한 재계 인사는 “과거 구조본의 김인주 차장처럼 2인자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삼성이 미래전략실에 차장을 보강한 것은 그룹 안팎에 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옛 구조본과 같이 강력한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미래 먹을거리가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위기감과 더불어 내부 비리 척결, 인적 쇄신, 3세대로 넘어가는 경영승계 작업 등 산적한 현안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미래전략실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략 수립의 달인’으로 통하는 장 차장이 미래전략실의 2인자로 발탁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삼성의 사장단 인사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은 통상 10월경 사장단 인선작업에 착수해 12월 일괄 발표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올해는 이미 9월에 인선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의 여건과 수요에 따라 사장단 인사가 수시로, 또는 빨리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테크윈 사태 이후 사장단 정기인사 원칙이 사실상 깨진 가운데 이날 장 차장 단독 인사도 부정기 인사가 원칙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이건희 회장은 새로운 최고경영자(CEO)의 모델을 고심하며 최근 삼성 사장들에게 역할 변화를 주문했다. 삼성의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일부 계열사 사장단을 만난 자리에서 “삼성의 사장은 사장이 아니라 오너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라”며 “실무는 모두 부사장들에게 넘기고 사장은 3년, 5년 뒤의 먹을거리를 구상하는 데 주력하라”고 강조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삼성이 15년 만에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는다. 그룹 지주회사격인 삼성에버랜드의 최대주주인 삼성카드는 보유주식을 대량 매각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삼성이 3세들을 위한 계열분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4% 가운데 20.64%를 팔기로 하고 지난달 말 외국계 투자은행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구체적인 매각 시기와 방식은 매각 주간사회사를 선정하는 대로 결정하기로 했다. 삼성카드가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금융회사가 계열사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지 못하게 한 ‘금융 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내년 4월까지 삼성에버랜드 보유 지분을 5% 밑으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15년 전인 1996년 순환출자 구조를 구축했다. 삼성의 주요 계열사들은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 지분 19.34%를,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7.23%를, 삼성전자가 삼성카드 지분 46.85%를 보유하고, 삼성카드가 다시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25.64% 보유하는 형태로 ‘돌고 도는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일가가 그룹 전체의 5%도 안 되는 적은 지분을 갖고 있으면서도 순환출자를 통해 엄청난 지배력을 행사한다. 특히 순환출자 중간에 금융회사가 끼어 있는 것은 사실상 고객의 돈으로 그룹을 지배하는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이 때문에 삼성은 2008년 발표한 10대 그룹 쇄신안에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삼성 안팎에서는 삼성카드가 내놓은 삼성에버랜드 지분의 가치가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규모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대량 매각(블록 딜), 기업공개(IPO), 삼성그룹 내 비(非)금융 계열사에 매각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3세 경영인들이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사들여 자연스럽게 경영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삼성의 한 임원은 “순환출자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다른 계열사나 3세 경영인에게 지분을 넘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제3자 매각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있는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이 어디로 넘어가느냐에 따라 삼성 오너 일가의 경영권이 위협받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삼성 측은 이런 가능성을 일축했다. 삼성카드가 20.64%를 팔더라도 이재용 사장(25.1%)을 포함한 삼성 오너 일가와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 합계가 65%에 육박하기 때문에 경영권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순환출자 해소를 계기로 삼성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3세 계열분리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삼성카드,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을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로 둬 계열분리를 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삼성의 한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은 2008년에 검토해 봤는데 20조 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포기했다. 지금도 마찬가지 상황”이라며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창립 22돌 PR協 ‘공생발전…’ 세미나한국PR협회(협회장 정상국 LG그룹 부사장)는 8일 창립 22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공생발전과 PR인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주요 그룹 홍보임원과 학계 인사 30여 명은 “공생발전이 대·중소기업 균형발전은 물론이고 사회구성원 간의 소득격차를 해소하는 지름길”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협회는 PR가이드북 발간과 PR전문가 인증제도의 국가공인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 KT&G복지재단, 햅쌀 나눔 전달식KT&G복지재단은 8일 서울 남산 한옥마을에서 ‘나눔의 한가위 사랑의 햅쌀 나눔’ 전달식을 열어 저소득가정 및 다문화가정과 새터민 등에게 11억 원 상당의 햅쌀 471t을 기증했다. 햅쌀 나눔행사는 저소득가정의 경제부담을 덜어주고 쌀 소비량 감소로 어려운 농촌을 돕자는 취지에서 2006년 시작해 지금까지 총 61억 원, 2715t의 쌀을 지원했다. ■ 석유公, 쌀 600포대-장학금 전달한국석유공사는 추석(12일)을 맞아 자매결연한 충남 서산 동부전통시장에서 구입한 20kg짜리 쌀 600포대를 홀몸노인과 소년소녀가장에게 전달했다고 8일 밝혔다. 또 중증장애인시설에서 생산한 물품을 사회복지시설에 지원하고 자매결연 학교인 울산공고에 장학재원으로 써달라며 2000만 원을 전달했다.}

올해 채용시장의 화두는 고졸 채용 확대다. 은행권에서 시작된 고졸 채용 바람은 정부의 공생발전 주문을 타고 대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기업은행이 상반기에 텔러직 공채에서 특성화고 출신 20명을 뽑자 시중은행장들은 7월 은행연합회 이사회 정례모임에서 고졸 행원을 많이 뽑기로 뜻을 모았다. 8월 31일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30대 그룹 총수 간담회에서 30대 그룹은 “올해 고졸 인력을 3만5000명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30대 그룹은 이미 올 상반기에 이 가운데 절반 이상(52.8%)인 1만8000명을 뽑았다. 고졸자 채용 규모는 2009년 2만3000명, 2010년 3만1000명에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가 2일 주재한 공정사회추진회의에서 “고졸 채용을 더욱 확대하고, 고졸이 취업 후 대졸과 동등한 처우를 받도록 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하반기 채용계획을 밝힌 주요 그룹을 보면 고졸자 채용 계획이 빠짐없이 들어 있다. 삼성은 올해 채용인원 2만5000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만1000명을 기능직으로 선발하는데 주로 고졸을 채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마이스터고 학생을 정규직으로 우선 채용하는 산학협력 양해각서(MOU)를 통해 마이스터고 재학생들에게 학업 보조비와 실무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SK는 ‘능력에 따른 채용’이라는 원칙에 따라 고졸 인력을 꾸준히 늘려 올해 채용 인원의 20%인 1000명을 고졸로 선발할 방침이다. LG도 올해 기능직 채용인원인 8400명의 절반 이상을 고졸로 채용할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기능직 채용 인원의 절반 이상을 고졸 인력으로 뽑았고, 하반기에도 각 계열사에서 1600명을 더 뽑을 예정이다. 통신과 유통업계에서도 고졸자 채용이 활발하다. KT의 올해 신입사원 선발 예정 인원을 보면 고졸과 대졸이 같다. 지난해 학력 제한을 없애고 열린 채용을 하는 ‘고객서비스 직군’을 만든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롯데는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부터 학력 제한을 완화해 고졸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CJ는 올해 고졸 신입사원을 지난해의 배가 넘는 1850명으로 확대해 생산직과 사무직에 고루 배치하기로 했다. 고졸이 지원할 수 있는 직무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산업계는 고졸 채용을 양적으로 늘리는 것은 물론 질적인 측면에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고졸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고졸 출신의 평균 임금(시간당 9944원)은 대졸(시간당 1만7170원)의 57.9%에 불과한 상황이다. 고졸 인력 채용에 적극적인 GS리테일의 경우 고졸 인력을 위한 공채를 따로 진행한다. 지난해 신입사원은 대졸보다 고졸이 많았다. GS리테일은 승진이나 보직에서 대졸과 고졸의 차별이 없고, 지위와 상관없이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어 초고속 승진을 하는 고졸 출신이 많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삼성그룹은 공생발전을 위해 올해 2만5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수치다. 2009년 선발 인원인 1만6700명과 비교하면 5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특히 고등학교 졸업생 선발인원을 배로 늘릴 예정이다. 올해 대졸자는 신입으로 9000명, 경력으로 5000명을 선발하고, 주로 고졸자를 채용하는 기능직으로는 1만100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대졸 신입사원은 15일부터 하반기 채용 일정이 시작된다. 삼성은 15∼19일에 원서를 접수한 뒤 25일에 직무적성검사를 실시한다. 10월 초 면접을 거쳐 10월 셋째 주 즈음에 약 45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채용기준이나 적성검사 방식은 예년과 같고, 중국어에 능통한 지원자에게는 가산점을 준다. 삼성은 서류 전형에서 기본적인 요건만 충족하면 모두 직무적성검사에 응시할 기회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직무적성검사를 통과하면 치르게 되는 면접 또한 예년과 방식이 같다. 영어 면접을 따로 보지 않고 회화 점수로 대체한다. 올해 삼성의 채용에서 달라진 점은 삼성전자가 기존에 연구개발 직무와 함께 뽑던 소프트웨어 직무를 별도로 선발한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직무 선발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에 필요한 기본 실무역량을 최우선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과거 프레젠테이션 면접과 토론 면접으로 구분했던 기술 면접을 ‘집중 면접’이라는 형식으로 바꿨다. 면접에서는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역량과 재학 중 직접 수행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평가할 예정이다. 영어회화 기준은 한 단계 완화해 소프트웨어 직무역량이 우수한 인력이 영어회화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자세한 방식은 8일 삼성그룹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원기찬 삼성전자 인사팀장은 “삼성전자의 선발방식 변경은 우수한 소프트웨어 인력들이 역량 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분야의 저변 확대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마이스터고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12월 마이스터고 학생을 삼성전자 정규직으로 우선 채용하기로 하는 산학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마이스터고 1학년생들 가운데 채용 예정자를 미리 선발한 뒤 2년 동안 약 500만 원의 학업 보조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채용 예정자로 선발된 학생들은 방학 중에는 삼성전자에서 현장 실습을 하고, 학기 중에는 맞춤형 교육과정과 산학 겸임교사 특강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능력을 배우게 된다. 삼성은 기능 인력을 중시하는 차원에서 전국기능경기대회를 후원하고 있고, 이 대회의 상위 입상자는 직접 채용한다. 올해 8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충북 청주에서 열린 제46회 대회에서는 대회 종목 중 회사와 관련된 16개 종목(메카트로닉스, 기계설계/CAD, 폴리메카닉스, 금형, CNC밀링, 정보기술, 공업전자기기, 모바일 로보틱스, 컴퓨터 정보통신, CNC 선반, 동력제어, 옥내 제어, 배관, 용접, 냉동기술, 전기기기)의 상위 입상자에게 입사 기회를 부여했다. 삼성전자는 2007년부터 어려운 환경에서도 우수한 기능을 보유한 인재를 선정하는 ‘삼성후원상’을 제정해 전국기능경기대회를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은 자체적인 인력 채용을 늘리는 한편 투자 확대를 통한 1, 2차 협력업체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 삼성의 투자 예상액은 2009년 21조 원의 2배가 넘는 43조여 원에 이른다”며 “투자 확대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중소기업을 포함한 사회 각계와의 ‘소통’에 나선 삼성이 ‘지식기부’라는 새로운 형태의 공생 방안을 내놓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부터 “소통과 변화에 대한 사회의 니즈(needs)를 읽으라”고 강하게 주문하면서 기존 방식과 차별화된 사회공헌 방식을 궁리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은 7일 이 연구소가 만드는 유료 동영상 교육 콘텐츠인 ‘세리프로(SERIPRO·www.seripro.org)’를 중소기업에 무료로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선정하는 중소기업으로 1년에 5만 곳씩, 2년간 총 10만 곳에 지원한다. 세리프로를 이용하기 위한 연 회비가 1인당 40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400억 원 상당의 경제적 기부효과가 있는 셈이다. 세리프로는 기업의 중추인 임원들을 위해 경영 트렌드와 비즈니스 기술, 리더십 전략 등을 전하는 인터넷 기반 멀티미디어 지식서비스다. 수준 높은 문화와 건강 관련 콘텐츠도 많다. 삼성경제연구소 소속 연구원들과 분야별 외부 전문가들이 최신 지식을 주제당 5∼6분의 동영상 강의로 만들어 제공한다. 다양한 분야의 강의가 매일 3개씩 새로 제공돼 지금까지 약 3000개의 강의가 누적돼 있다. 주요 강의는 ‘금융위기 이후의 세상’ ‘마케팅 에센셜’ ‘경영의 구루’ ‘협상의 기술’ 등 실전경영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컴퓨터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도 볼 수 있어 접근성도 높다. 현재 20여 개 삼성 계열사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중소·중견기업 200여 곳이 유료로 이용하고 있다. 정 소장은 “요즘 경제계의 화두가 상생경영인데 단순한 물적 지원이 아니라 학습기회를 제공해 지식을 나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학습기회를 얻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세리프로를 무상 지원하기로 한 것은 예산이 부족하고 마땅한 교육프로그램도 없는 중소기업들이 최고경영자(CEO)는 물론이고 중간간부들의 역량을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다른 경제단체나 기업이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이 간간이 열리지만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들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전혀 없는 실정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보험을 통한 중소기업의 직업능력개발 프로그램 참여율은 2009년 기준으로 27.2%에 그쳐 대기업의 115.1%와 큰 차이가 난다. 고용보험료 100만 원을 냈을 때 대기업은 115만 원어치의 교육을 받는 반면 중소기업은 27만 원어치의 혜택밖에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참여율이 낮아 근로자 50∼300명 사업장은 46.1%, 50인 미만 사업장은 18.7%에 그쳤다. 세리프로를 무료로 이용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은 19일부터 중기중앙회 홈페이지나 지역본부에 신청하면 심사 및 선발 과정을 거쳐 올해 10월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삼성은 4월 삼성경제연구소 산하에 태스크포스 형태의 ‘사회공헌연구실’을 만들어 박사급 연구인력들이 사회공헌 형식을 연구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매년 거액을 들여 사회공헌과 사회봉사활동을 하지만 삼성을 대표할 만한 시스템이 없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며 “선진국의 사회공헌시스템을 연구하는 한편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그룹 내 사회공헌기능을 체계적으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주요 기업의 하반기 채용 시즌이 시작됐다. 삼성, SK, LG, 한화 등은 이미 하반기 공채에 들어갔거나 곧 원서를 받을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나머지 주요 그룹들도 하반기 공채 공고를 준비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137개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 일정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의 77%가 ‘9월에 공채를 진행한다’고 밝혔고, 12%는 ‘10월로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에 6만8000명 정도를 선발한 30대 그룹은 하반기에 5만6000명가량을 더 선발할 예정이다. 청년실업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지만 그나마 올해 30대 그룹의 신규 채용은 지난해보다 13%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발 금융위기 등으로 실물경제까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대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을 늘려 경기를 견인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4대그룹은 고용 창출에서도 앞장서고 있다. 삼성은 하반기에 대졸 신입 사원 4500명, 대졸 경력직 2500명, 고졸 5500명 정도를 선발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하반기에 대졸 신입 사원 2200명, 경력직 900여 명, 고졸과 전문대졸 800여 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SK는 대졸 신입 1100명, 경력직 1000명을 선발하기 위해 채용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그룹의 하반기 채용 인원은 전년 동기보다 10% 안팎 늘어난 것이다. 하반기에 대졸 신입 900명, 대졸 경력 400명, 기능직 2700명 등을 선발할 예정인 LG는 상반기에 벌써 1만3000명을 채용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타격을 받는 중공업과 항공업계도 사상 최대의 고용을 계획하며 ‘위기일수록 인재를 키운다’는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등 계열사 4곳에서 올 하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500명을 선발하는데 이는 지난해 하반기 채용 인원의 두 배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채용 기록(2200여 명)을 세웠던 두산그룹은 올해 이보다 늘어난 2800명을 선발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1000명을 하반기에 선발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차세대 항공기 도입 등에 따라 올해 객실 승무원만 1500명을 선발하는 등 채용 규모를 사상 최대로 늘릴 예정이다. 하반기에 승무원, 기술직, 운항 승무원, 대졸 공채 등 다양한 직군에서 1000명 이상을 고용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대기업 채용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학력이나 성별에 따른 차별을 없애고, 실력 위주로 선발하려는 시도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SK는 하계 인턴프로그램에 참가한 600여 명 가운데 70% 정도를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서 선발할 방침이다. 인턴을 통해 실무능력을 검증한 뒤 뽑겠다는 취지로, SK는 인턴 출신 신입사원 선발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장애인과 지방대생 채용을 늘리기 위해 전국을 순회하며 채용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 소프트웨어 직무는 별도로 선발하기로 했다. 영어 등 다른 기준을 다소 낮추는 대신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 능력에 대한 실무 검증을 강화해 소프트웨어에 열정을 가진 인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학력 제한을 없앤 KT는 올해 채용 과정에서도 학력이 아닌 직무 경험이나 자격증과 같은 직무수행 역량을 최우선으로 보기로 했다. 9월부터 3개월간 인턴 과정을 통해 지원자들의 실무능력을 집중적으로 검증한 뒤 12월에 최종 합격자를 가릴 예정이다. KT는 우수한 인재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채용을 조건으로 한 장학금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부터 여성, 지방대 출신, 장애인 등 대기업 공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계층을 폭넓게 채용할 예정이다. ‘인재가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경영철학을 가진 효성은 서류 전형에서 영어 점수와 나이에 따른 지원 제한을 두지 않기로 유명하다. 효성 관계자는 “공인된 점수를 기준으로 잠재력을 과소평가하면 회사가 손해를 본다”면서 “실력과 인성을 기준으로 채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