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의 길, 채용]일자리가 희망입니다… 우리가, 희망을 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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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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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올 하반기 5만 6000여명 채용계획
경제침체 불구하고 共生의 길 모색



주요 기업의 하반기 채용 시즌이 시작됐다. 삼성, SK, LG, 한화 등은 이미 하반기 공채에 들어갔거나 곧 원서를 받을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나머지 주요 그룹들도 하반기 공채 공고를 준비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137개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 일정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의 77%가 ‘9월에 공채를 진행한다’고 밝혔고, 12%는 ‘10월로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에 6만8000명 정도를 선발한 30대 그룹은 하반기에 5만6000명가량을 더 선발할 예정이다. 청년실업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지만 그나마 올해 30대 그룹의 신규 채용은 지난해보다 13%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발 금융위기 등으로 실물경제까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대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을 늘려 경기를 견인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4대그룹은 고용 창출에서도 앞장서고 있다. 삼성은 하반기에 대졸 신입 사원 4500명, 대졸 경력직 2500명, 고졸 5500명 정도를 선발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하반기에 대졸 신입 사원 2200명, 경력직 900여 명, 고졸과 전문대졸 800여 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SK는 대졸 신입 1100명, 경력직 1000명을 선발하기 위해 채용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그룹의 하반기 채용 인원은 전년 동기보다 10% 안팎 늘어난 것이다. 하반기에 대졸 신입 900명, 대졸 경력 400명, 기능직 2700명 등을 선발할 예정인 LG는 상반기에 벌써 1만3000명을 채용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타격을 받는 중공업과 항공업계도 사상 최대의 고용을 계획하며 ‘위기일수록 인재를 키운다’는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등 계열사 4곳에서 올 하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500명을 선발하는데 이는 지난해 하반기 채용 인원의 두 배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채용 기록(2200여 명)을 세웠던 두산그룹은 올해 이보다 늘어난 2800명을 선발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1000명을 하반기에 선발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차세대 항공기 도입 등에 따라 올해 객실 승무원만 1500명을 선발하는 등 채용 규모를 사상 최대로 늘릴 예정이다. 하반기에 승무원, 기술직, 운항 승무원, 대졸 공채 등 다양한 직군에서 1000명 이상을 고용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대기업 채용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학력이나 성별에 따른 차별을 없애고, 실력 위주로 선발하려는 시도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SK는 하계 인턴프로그램에 참가한 600여 명 가운데 70% 정도를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서 선발할 방침이다. 인턴을 통해 실무능력을 검증한 뒤 뽑겠다는 취지로, SK는 인턴 출신 신입사원 선발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장애인과 지방대생 채용을 늘리기 위해 전국을 순회하며 채용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 소프트웨어 직무는 별도로 선발하기로 했다. 영어 등 다른 기준을 다소 낮추는 대신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 능력에 대한 실무 검증을 강화해 소프트웨어에 열정을 가진 인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학력 제한을 없앤 KT는 올해 채용 과정에서도 학력이 아닌 직무 경험이나 자격증과 같은 직무수행 역량을 최우선으로 보기로 했다. 9월부터 3개월간 인턴 과정을 통해 지원자들의 실무능력을 집중적으로 검증한 뒤 12월에 최종 합격자를 가릴 예정이다. KT는 우수한 인재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채용을 조건으로 한 장학금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부터 여성, 지방대 출신, 장애인 등 대기업 공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계층을 폭넓게 채용할 예정이다. ‘인재가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경영철학을 가진 효성은 서류 전형에서 영어 점수와 나이에 따른 지원 제한을 두지 않기로 유명하다. 효성 관계자는 “공인된 점수를 기준으로 잠재력을 과소평가하면 회사가 손해를 본다”면서 “실력과 인성을 기준으로 채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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