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구독 88

추천

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취재분야

2026-03-23~2026-04-22
문화 일반34%
문학/출판23%
연극17%
경제일반7%
학술7%
유통3%
여행3%
칼럼3%
교육3%
  • 미국 동화 ‘샬롯의 거미줄’ 한국어판 ‘100쇄 클럽’ 입성

    거미와 돼지의 우정을 그린 미국 동화 ‘샬롯의 거미줄’(시공주니어) 한국어판이 ‘100쇄 클럽’에 입성했다. 시리즈가 아닌 단권 동화책이 100쇄를 넘어선 경우는 많지 않다. 누적 권수로는 45만여 권에 달한다. 미국 작가 엘윈 브룩스 화이트가 1952년 쓴 이 책은 1996년 시공사에서 출간됐다. 작은 시골 농장에서 작다는 이유로 무시당하지만 순수한 아기 돼지 윌버와 경험 많고 현명한 거미 샬롯이 친구가 돼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돕는다는 내용이다. 드라마틱한 모험담도 없지만 편견 없이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주며 꾸준히 사랑을 받아 왔다. 2006년에는 다코타 패닝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로도 개봉됐다. 시공주니어는 100쇄 돌파를 기념해 컬러 특별판으로 양장본 5000권을 만들었다. 네이버의 시공주니어 북클럽과 온라인 서점을 통해 사은품 증정 행사도 연다. ‘샬롯의 거미줄’을 소장한 독자가 판쇄 사진을 찍어 올리면 추첨을 통해, 책 표지 사진을 올리면 선착순으로 사은품을 준다. 지금까지 ‘100쇄 클럽’에 들어간 동화책으로는 권정생의 ‘몽실언니’ ‘강아지똥’, 원유순의 ‘까막눈 삼디기’,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 ‘나쁜 어린이표’,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책 먹는 여우’ 등이 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2-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청계천 책방]독서는 시간낭비?

    “학점이나 취업과 관련 없는 걸 하면 죄책감이 느껴져요. 책을 읽고 있으면 할 일을 미룬 채 한가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아요.” 최근 한 출판사의 신입사원 채용 면접에서 ‘책을 읽지 않는 이유를 솔직히 말해 달라’는 질문에 나온 답변이라고 한다. 이 출판사 대표는 “출판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젊은이들마저 이러니 한숨이 나왔지만 딱히 해 줄 말이 없었다”며 착잡해했다. 해외 저자들의 책을 읽을 때면 이런 생각이 자주 든다. 의사, 심리상담사, 기업인 등 글쓰기가 업이 아닌데도 글을 잘 쓰는 이들이 참 많구나! 자라면서 치열하게 읽고 쓰고 생각하는 훈련을 받은 결과일 것이다. 한국에서 독서교육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시기는 딱 초등학교 때까지다. 책읽기가 죄의식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바꾸는 묘안, 어디에서부터 찾아야 할까.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착한 커피’, 농부와 소비자 모두를 위한 선택

    “날마다 죽어가는 것 같아요.” 다리가 꺾인 채 마룻바닥에 누운 니카라과의 잠수부 앤드루가 고통스럽게 말한다. 때 묻은 붕대 밑으로 진물이 흐른다. 그는 열세 살부터 9년 동안 바닷가재를 잡아왔지만, 몸을 다치자 선주와 가족에게서 버려졌다. 특별한 날을 근사하게 만드는 바닷가재는 잠수부들의 목숨을 담보로 잡히고 있다. 커피, 바나나, 초콜릿, 사과주스도 다르지 않다. 너무도 친근한 이 음식들이 누군가의 생명을 갉아먹으며 재배되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니카라과를 비롯해 콜롬비아, 코트디부아르, 코스타리카, 중국 등 4개 대륙을 7개월간 누볐다. 아침마다 먹는 ‘스타벅스 콜롬비아 로스트’를 누가 재배하는지 알고 싶다는 호기심이 발단이 됐다. 앞서 저자는 즐겨 입는 옷의 원산지인 온두라스, 방글라데시 등의 노동자를 취재해 ‘나는 어디에서 입는가(한국어판 제목 ‘윤리적 소비를 말한다’)’를 펴냈다. 커피와 바나나를 따는 작업에 뛰어든 체험기는 아찔하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가파른 콜롬비아의 커피 농장에서는 넘어지는 순간 허리를 묶은 벨트에 몸이 두 동강 나버릴 것 같다. 바나나를 딸 때 쓰는 무거운 칼인 마체테는 아차 하는 순간 손가락을 날려버릴 수 있다. 바닷가재 잠수부들처럼 장시간 잠수에 나섰다가 고압실로 실려가 응급치료까지 받는다. 몇 주간 계속됐던 왼쪽 팔꿈치의 통증은 이후 피곤할 때마다 나타나 몸을 괴롭힌다. 목발과 휠체어에 의지하고 성인용 세발자전거 페달을 손으로 돌리며 다니는 니카라과의 젊은 남자들이 바닷가재 잠수부였다는 건 놀랍지 않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손에 쥐어지는 돈은 초라하다. 카카오 농장의 농부들은 허쉬 초콜릿이 1kg에 10달러(약 1만2000원)라는 말에 탄식을 내뱉는다. 그들은 카카오 씨앗 1kg에 1달러(약 1200원)를 받고 있었다. 흔치 않은 여행기 같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공정무역이 단순히 노동자를 돕는 시혜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농가에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는 건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환경을 만든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행을 마친 뒤, 두 아이의 아빠인 저자는 아장아장 걷는 아들이 자폐일지 모른다는 진단에 무너져 내린다. 그리고 자폐아가 늘어난 원인이 살충제일지 모른다는 미국 소아과학회의 성명을 주목한다. 실제 저자가 방문했던 중국의 사과 농장에는 벌레 한 마리, 풀포기 하나 보이지 않았다. 1년에 6번 살충제를 뿌리는 곳이었다. 저자의 집 냉장고에 든 사과주스는 원산지가 중국으로 표기돼 있다. 그의 지인인 데이브 부부는 세 살이 되도록 말을 하지 않는 딸을 위해 식단에서 글루텐과 우유 단백질의 일종인 카세인을 뺐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몇 년이 지나자 아이는 또래 친구들처럼 말하고 홀로 척척 생활하게 됐다. 공정무역 제품이나 환경인증 제품을 사는 데서 멈추지 말고 인증기관이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어떻게 일하는지 꾸준히 확인하자는 저자의 제안은 호소력을 지닐 수밖에 없다. 마틴 루서 킹 목사는 1967년 연설에서 빵, 커피, 차, 코코아를 언급하며 말했다. “우리는 아침에 식사를 끝마치기도 전에 지구상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중략) 우리가 모든 현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라는 기본적인 진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지상에서 평화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세계를 연결하는 고리가 누군가에게는 가혹한 쇠사슬이 되지 않도록 행동에 나설 수 있다. 일상에서 마주한 음식에서 지구상의 그 누군가를 떠올린다면 변화는 이미 시작된 건지 모른다. 원제는 ‘Where am I eating?’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명상]마음을 가라앉히고 읽는 책… 어려울 때 힘이 되는 에너지

    몸과 마음을 맑게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좋은 책을 읽는 것도 그중 하나다. ‘유마’(쌤앤파커스·1만4000원)는 유마거사를 통해 불교 정신을 형상화한 소설로, 영화로 큰 인기를 모은 ‘관상’을 비롯해 ‘탄트라’를 쓴 백금남 작가의 신작이다. 작가는 ‘유마’를 집필 30여 년 만에 탈고했다. 유마는 출가승도, 브라만도 아니지만 시장바닥을 수행처로 삼고 불법을 터득한다. 그는 석가의 10대 제자와 보살들은 물론 미륵보살마저 차례로 논파해 나간다. 이어 석가마저 논파하기로 결심한다. 유마는 종교는 이상이 아닌 현실이어야 하며 배고픈 사람들에게 먼저 빵을 주기 위해 일어선 인물이다. 유마가 최후로 내뱉었던 “중생이 아프니 보살이 아프다”는 말에는 그의 사상이 또렷이 담겼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이 치유되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명상은 정신 건강은 물론 육체 건강을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된다. ‘헤드스페이스: 생각이 사라진 신기한 마음 속 평화 공간’(불광출판사·1만5000원)은 명상 앱 ‘헤드스페이스’ 개발자인 앤디 퍼디캠이 쓴 유쾌한 명상 책.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사람들은 500만 회 이상 앱을 내려받았다. 저자는 10여 년간의 승려 생활을 바탕으로 완성한 ‘10분 명상법’을 책에 담아냈다. 헤드스페이스는 ‘고요하고 텅 빈 마음’을 뜻한다. 이는 모든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마음 수행 3단계로, ‘명상에 접근하기-명상 수행하기-명상을 삶과 통합하기’를 제시한다. 마음을 다스리는 효과적인 방법과 함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도 들려준다. ‘명상 다이어리’를 수록해 10일간 직접 명상을 하며 기록할 수 있게 했다. ‘어려울 때 힘이 되는 8가지 명상’(불광출판사·1만3000원)은 위파사나 명상을 서양에 소개한 잭 콘필드가 쓴 책. 명상 지도를 해 온 경험을 녹여냈다. 연민 나누기, 용서의 실천, 최선의 의지 등 명상법을 통해 내면에 있는 지혜에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낮은 이들을 위해 일하는 것으로 유명한 아일랜드 수녀 스태니슬라우스 케네디가 시와 명언, 성경 구절 등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명상을 담은 ‘영혼의 정원’(열림원·1만4000원)은 한 구절 한 구절 곱씹어 보고 생각하게 만드는 글귀로 가득 차 있다. ‘사랑은 겨드랑이 밑에 열쇠들을 숨기고 있다. 어서 문을 열어라’는 블레즈 파스칼의 말에 수녀는 ‘사랑은 희망과 자신감을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기쁨, 평화, 아름다움, 조화를 가져다준다’고 묵상한다. 이해인 수녀가 조카 이진 씨와 함께 번역했다. ‘생각 버리기 연습’으로 유명한 일본인 승려 고이케 류노스케가 쓴 ‘하지 않는 연습: 마음을 지키는 108가지 지혜’(마로니에북스·1만2000원)도 있다. 너무 많이 해야 하는 시대에 오히려 하지 않음을 통해 마음을 지키는 방법을 전한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불안, 불평등, 외로움… 키워드에 담긴 이 시대 ‘젊은날의 초상’

    《 ‘어린 왕자의 귀환: 신자유주의의 우주에서 살아남는 법’, ‘밥벌이 마인드’, ‘경제인의 종말’, ‘자본론’. 서울대 자유전공학부가 ‘서울대 새학기, 책으로 시작한다’를 주제로 주최한 독서캠프에서 서울대생 53명이 고른 책 가운데 일부다. 경기 파주출판도시 도서관 ‘지혜의 숲’에서 25, 26일 1박 2일간 열린 독서캠프에서 학생들은 자유롭게 책 1권씩을 골랐다. 이들이 고른 책에는 불안, 불평등, 외로움 등 이 시대 ‘젊은 날의 초상’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25일 오후 9시, 학생들은 각자 고른 책을 들고 조별로 고른 이유를 설명하고 책 내용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경제인의 종말’을 고른 차도형 씨(경영대학원)는 “주위를 둘러보면 다들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지만 끊임없이 불안해한다”고 입을 뗐다. 신자유주의를 풍자한 ‘어린 왕자의 귀환’을 고른 김지훈 씨(자유전공학부)가 말을 이어갔다. “의미도 모른 채 마구 달려가는 게 지금 사회 모습인 것 같아요.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게 많고요. 10년 동안 미친 듯이 일해도 굶어죽지 않을 정도라면 그런 나라는 떠나야 하는 게 아닌가요?” 다른 조에서는 ‘내가 유전자 쇼핑으로 태어난 아이라면?’이라는 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 책을 고른 이동우 씨(사회학과)는 “유전자 가위가 나오고, 혈액 검사로 암에 걸릴 확률을 분석하는 시대”라며 “우월한 유전자로 아이를 만드는 건 곧 다가올 현실”이라고 말했다. 조원들이 여기저기서 얘기를 쏟아냈다. “경제, 교육 분야에서도 불평등이 대물림되고 있는데 원하는 대로 유전자까지 고를 수 있게 되면 불평등이 더 심화될 수 있어요.” “노력해도 안 되면 어떻게 하죠?” “노력하는 자세 그 자체도 유전 아닐까요.” 강혜진 씨(생물학과)의 손에는 ‘이기적인 사회’가 들려 있었다. 강 씨는 “지난해 고시원에 살아보니 세상에서 혼자 뚝 떨어진 것 같았다”며 “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는데 이기적으로 살아야만 생존할 수 있는 사회가 돼 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한숨지었다. 대중문화의 힘은 책에도 투영됐다. 김유경 씨(자유전공학부)는 소설 ‘자기만의 방’과 ‘시계태엽 오렌지’를 골랐다. “좋아하는 가수 루시아가 ‘자기만의 방’을 읽고 똑같은 제목으로 앨범을 냈어요. ‘시계태엽 오렌지’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인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책이 원작이더라고요.”(김유경)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행성의 파도가 몰아치는 장면에 영향을 준 남극 탐험기 ‘인듀어런스’도 책 목록에 포함됐다. 플라톤이 쓴 ‘소피스테스’를 고른 학생은 “수업 때문에 일주일간 밤새워 읽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이런 책은 피하라는 뜻에서 골랐다”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독서캠프를 기획한 한경구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장은 “예상치 못한 걸 만난다는 점에서 책을 읽는 건 바다나 숲을 탐험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학생들이 책 속에서 모험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자주 마련해주고 싶다”고 말했다.파주=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불안, 불평등, 외로움…책으로 엿보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초상

    ‘어린 왕자의 귀환: 신자유주의의 우주에서 살아남는 법’, ‘밥벌이 마인드’, ‘경제인의 종말’, ‘자본론’. 서울대 자유전공학부가 ‘서울대 새학기, 책으로 시작한다’를 주제로 주최한 독서캠프에서 서울대생 53명이 고른 책 가운데 일부다. 경기 파주출판도시 도서관 ‘지혜의 숲’에서 25, 26일 1박 2일간 열린 독서캠프에서 학생들은 자유롭게 책 1권 씩을 골랐다. 이들이 고른 책에는 불안, 불평등, 외로움 등 이 시대 ‘젊은 날의 초상’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25일 오후 9시, 학생들은 각자 고른 책을 들고 조별로 고른 이유를 설명하고 책 내용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경제인의 종말’을 고른 차도형 씨(경영대학원)는 “주위를 둘러보면 다들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지만 끊임없이 불안해한다”고 입을 뗐다. 신자유주의를 풍자한 ‘어린 왕자의 귀환’을 고른 김지훈 씨(자유전공학부)가 말을 이어갔다. “의미도 모른 채 마구 달려가는 게 지금 사회 모습인 것 같아요.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게 많고요. 10년 동안 미친 듯이 일해도 굶어죽지 않을 정도라면 그런 나라는 떠나야 하는 게 아닌가요?”(김지훈) 다른 조에서는 ‘내가 유전자 쇼핑으로 태어난 아이라면?’라는 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 책을 고른 이동우 씨(사회학과)는 “유전자 가위가 나오고, 혈액 검사로 암에 걸릴 확률을 분석하는 시대”라며 “우월한 유전자로 아이를 만드는 건 곧 다가올 현실”이라고 말했다. 조원들이 여기저기서 얘기를 쏟아냈다. “경제, 교육 분야에서도 불평등이 대물림되고 있는데 원하는 대로 유전자까지 고를 수 있게 되면 불평등이 더 심화될 수 있어요.” “노력해도 안 되면 어떻게 하죠?” “노력하는 자세 그 자체도 유전 아닐까요.” 강혜진 씨(생물학과)의 손에는 ‘이기적인 사회’가 들려 있었다. 강 씨는 “지난해 고시원에 살아보니 세상에서 혼자 뚝 떨어진 것 같았다”며 “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는데 이기적으로 살아야만 생존할 수 있는 사회가 돼 가고 있는 것 같다”며 한숨지었다. 대중문화의 힘은 책에도 투영됐다. 김유경 씨(자유전공학부)는 소설 ‘자기만의 방’과 ‘시계태엽 오렌지’를 골랐다. “좋아하는 가수 루시아가 ‘자기만의 방’을 읽고 똑같은 제목으로 앨범을 냈어요. ‘시계태엽 오렌지’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인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책이 원작이더라고요.”(김유경)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행성의 파도가 몰아치는 장면에 영향을 준 남극 탐험기 ‘인듀어런스’도 책 목록에 포함됐다. 플라톤이 쓴 ‘소피스테스’를 고른 학생은 “수업 때문에 일주일간 밤새 읽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이런 책은 피하라는 뜻에서 골랐다”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독서캠프를 기획한 한경구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장은 “예상치 못한 걸 만난다는 점에서 책을 읽는 건 바다나 숲을 탐험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학생들이 책 속에서 모험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자주 마련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26
    • 좋아요
    • 코멘트
  • 플라시도 도밍고 ‘테너 60년’ 하이라이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75)의 음악 인생을 아우른 앨범 ‘더 베스트 오브 플라시도 도밍고’(사진)가 최근 나왔다. CD 4장에 77곡을 담은 이 앨범은 21일 그의 75번째 생일을 기념해 만든 것. 도밍고는 60년 가까운 음악 인생 중 오페라에서 150여 개의 역할을 소화했다. 이 앨범은 그중 유명한 역할과 관련한 곡들을 주로 모은 것이다. 그는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의 카바라도시 역을 가장 많이 맡았지만 베르디 오페라 ‘오텔로’의 주인공 오텔로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줬다. 그는 오텔로 역만 200번 이상 연기했다.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도 성공적으로 소화한 작품이다. 앨범은 베르디의 ‘리골레토’ ‘아이다’ ‘라 트라비아타’를 비롯해 푸치니의 ‘라 보엠’ ‘투란도트’ 등 유명 오페라는 물론이고 ‘예스터데이’ ‘퍼햅스 러브’ 등 대중음악까지 그가 불렀던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아울렀다.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라틴어 등 다양한 언어로 부른 아리아와 듀엣곡을 담아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도 음미할 수 있다. 소니 측은 “가수와 지휘자로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도밍고의 전성기 시절이 집약돼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병헌, 한국배우 최초 아카데미 시상자로

    이병헌(46·사진)이 한국인 배우로는 처음으로 2월 28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나선다고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가 24일 밝혔다. 어느 부문이 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2009년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그는 ‘레드: 더 레전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도 출연했다. 그의 또 다른 출연작인 ‘미스컨덕트’와 ‘황야의 7인’ 리메이크작은 다음 달과 9월 미국에서 각각 개봉될 예정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청계천 책방]삶과 죽음, 그 어디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신영복 교수는 병상에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서화집 ‘처음처럼’ 개정 신판을 만드는 작업도 직접 챙기며 기존 책에서 글과 그림이 맞지 않았던 부분을 일일이 수정했다. 생명의 모래가 뚝뚝 떨어지는데도 담담히 작업을 이어간 신 교수는, 어떤 태도로 죽음을 맞이할지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여러분 죽을 준비 했나요’(이매진)는 응급구조사, 의사, 호스피스, 사형수 등 죽음에 가까이 서 본 64명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다’(세움과비움)는 마지막 순간의 장소로 집을 택한 11명의 이야기를 통해 존엄한 죽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두 책은 말한다. 죽음은 주위에 늘 존재하고 나도 예외일 수 없다고. 그러니 삶에 더 집중하라고. 한 치 앞도 모르는 세상, 분명한 건 지금 현재뿐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트라우마, 과거에 갇힌 사람들

    특별할 것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축복받은 사람이다.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는 것이 기적임을 안다는 건 깊은 고통을 겪었음을 의미한다. 보스턴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교수인 저자(73)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연구의 권위자로, 트라우마가 인간을 얼마나 잔인하게 삼켜버리는지 30여 년간의 진료 경험을 통해 낱낱이 보여준다. 그가 트라우마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보스턴 보훈병원에서 근무하던 중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톰을 만나면서부터다. 톰은 정찰을 나갔다 기관총 공격으로 동료들이 순식간에 숨지는 광경을 목격했다. 발이 허공에 붕 뜬 채 논에 얼굴을 박고 있는 이는 유일한 진짜 친구 알렉스였다. 변호사로 성공했지만 톰은 베트남 밀림을 연상시키는 무성한 나무, 불꽃놀이만 봐도 정신을 잃을 정도로 분노에 휩싸였다. 9·11테러, 전쟁, 교통사고뿐 아니라 성장기에 받은 고통은 고스란히 각인돼 정신을 분열시키고 신체 감각까지 무너뜨린다. 어릴 적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여성은 남자의 몸이 닿기만 해도 소스라치게 놀란다. 또 다른 여성은 다리의 감각을 못 느낀다. 그는 미소 띤 엄마에게서 “너는 실수로 건네준 남의 아이 같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신부에게 성추행당했던 남성은 여자친구가 장난스럽게 입에 손가락을 집어넣자 자기도 모르게 “죽여버리겠다”며 악을 쓴다. 트라우마가 삶의 시계를 고통의 순간에 멈춰버리게 만든 것이다. 과거에 갇힌 이들이 ‘현재를 온전하게’ 살아가게 하기 위해 저자는 오랜 시간 환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원인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많은 의사들이 병의 원인이 아니라 증상에만 주목해 약을 처방하는 것과 달랐다. 폭력적이거나 과잉행동장애를 지닌 아이, 비만, 거식증, 일중독에 빠진 어른에게서도 트라우마를 찾아낸다. 약물치료는 기본이고 서구 의학계에서 터부시되는 지압, 명상, 요가는 물론 일본 무술 가라테까지 활용하는 저자의 노력은 사람을 치료하는 이의 자세에 대한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솔직하게 털어놓는 저자의 개인사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른 아침 조용히 계단을 내려와 성경을 읽던 아버지는 종종 느닷없이 분노를 폭발해 가족들을 기겁하게 했다. 아버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다 포로수용소에 끌려간 아픔이 있었다. 저자 역시 트라우마 클리닉이 갑자기 폐쇄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철저한 무력감이 어떤 건지 실감한다. 이 글은 단순한 임상 보고에 그치지 않는다. 안전하지 못한 사회에서는 트라우마로 신음하는 이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음을 구조적으로 짚어낸다. 치료비 지원 예산을 늘리기보다 어린이가 그늘 없이 자랄 수 있는 가정과 학교,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건 이 때문이다. 불안한 어른은 아이를 행복하게 키울 수 없다. 사회 안전망이 탄탄한 노르웨이의 범죄 발생률이 미국의 10분의 1에 불과하고, 의료비용은 절반에 그치는 현실은 이를 증명한다. 안타깝고도 적나라하게 묘사된 환자들의 인생사는 행동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어처구니없는 사고들로 수시로 집단 트라우마에 빠지고, 끔찍한 학대 속에 목숨을 잃는 아이들이 끊이지 않는 한국 사회에서 눈여겨봐야 할 책이다. 저자는 세상의 모든 상처받은 이들을 위해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잡는 건 우리의 몫이다. 원제는 ‘The body keeps the score’.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을 갖고 노는법 알려 드립니다”

    《 ‘책 골라주는 여자’ 셋이 모였다. 충북 괴산군에서 ‘숲 속 작은 책방’을 운영하는 백창화 대표(51), 박정남 교보문고 상품지원단 구매팀 과장(37), 오서현 고양시 일산 한양문고 과장(31)은 주제에 맞춰 책을 소개하는 북 큐레이터. 장르를 망라해 책을 제안하는 ‘북 큐레이션’은 국내에서는 걸음마 단계지만 일본에서는 뿌리를 내렸다. 1400여 개 매장을 가진 일본 쓰타야 서점은 주제에 맞는 책들을 모아 배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 모인 이들은 ‘책’이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폭풍 수다를 쏟아냈다. 일산 한양문고 마두점장인 오 과장은 서점에 책을 들여놓는 ‘입고 작업’을 손수 챙긴다고 말했다. “보통 막내 직원이 하는 일이지만 저는 꼭 같이 해요. 들어오는 모든 책을 직접 보지 않으면 감이 떨어지거든요.”(오 과장) 박 과장은 항상 책 두 권을 갖고 다닌다. 그는 “가볍게 쓱쓱 읽히는 책은 아침용, 묵직하게 집중해야 하는 책은 저녁용”이라며 “숄더백마다 끈이 다 늘어져 있다”며 웃었다. 도서관 사서로 10년간 일하다 2014년 남편(김병록 씨)과 함께 작은 책방을 차린 백 대표는 “시골에 있다 보니 책 검색의 달인이 됐다”고 말했다. “책을 직접 못 보니까 답답해서 차로 1시간 걸리는 청주의 큰 서점에도 수시로 가요. 한 달에 50∼60권쯤 읽어요. 우리 서점은 가족이 힐링하러 많이 오기 때문에 자연, 여행, 가족을 소재로 한 에세이를 많이 배치해요.”(백 대표) 이들은 책을 볼 때 표지와 저자, 출판사는 기본이고 목차를 특히 꼼꼼하게 살핀다. “편집자의 고뇌가 응축돼 있는 목차에는 책이 전하는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거든요.”(박 과장) 좋은 책을 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읽은 이의 추천. “대만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지미 리아오의 그림책 ‘별이 빛나는 밤’을 지인이 추천했는데, 금세 우리 책방 베스트셀러가 됐어요. 대만판 ‘소나기’인 이 책은 그림이 환상적으로 예쁜 데다 어른에게는 10대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청소년은 공감하게 만드는 힘을 가졌어요.”(백 대표) 사회 흐름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 과장은 각 분야 전문가들과 자주 연락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오 과장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가 매년 펴내는 ‘트렌드 코리아’ 집필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새로 나온 책을 살펴보면 트렌드가 보인다. 요리책이 홍수를 이루다 최근 집을 다룬 책이 늘어난 건 대중의 관심이 요리에서 집으로 옮겨갔다는 걸 의미한다. 음악평론가 강헌이 쓴 ‘명리’와 같은 역학 책이 인기를 끄는 건 불안감이 커지는 사회상을 반영한다. “역학 책 옆에 운명을 다룬 인문학 책, 풍수지리 인테리어, 유전자를 분석한 과학책을 같이 둬요. 운명을 개척하는 책도 살짝 곁들이고요.”(오 과장) 이들은 사람들이 책을 ‘갖고 놀게’ 만들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쉽게 읽히면서도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게 만드는 좋은 책이 어딘가에 있다고 확신해요. 삶을 변화시키는 책을 만나게 해 주고 싶어요.”(백 대표) “힘들어 미칠 것 같을 때 책을 찾는 분들이 있어요. 절박한 이들에게 해답을 줄 수 있는 책을 소개하고 싶어요.”(오 과장)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 골라주는 여자’ 모여…좋은 책 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책 골라주는 여자’ 셋이 모였다. 충북 괴산군에서 ‘숲 속 작은 책방’을 운영하는 백창화 대표(51), 박정남 교보문고 상품지원단 구매팀 과장(37), 오서현 일산 한양문고 과장(31)은 주제에 맞춰 책을 소개하는 북 큐레이터. 장르를 망라해 책을 제안하는 ‘북 큐레이션’은 국내에서는 걸음마 단계지만 일본에서는 뿌리를 내렸다. 1400여개 매장을 가진 일본 쓰타야 서점은 주제에 맞는 책들을 모아 배치한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 모인 이들은 ‘책’이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폭풍 수다를 쏟아냈다. 일산 마두점장인 오 과장은 서점에 책을 들여 놓는 ‘입고 작업’을 손수 챙긴다고 말했다. “보통 막내 직원이 하는 일이지만 저는 꼭 같이 해요. 들어오는 모든 책을 직접 보지 않으면 감이 떨어지거든요.”(오 과장) 박 과장은 항상 책 두 권을 갖고 다닌다. 그는 “가볍게 쓱쓱 읽히는 책은 아침용, 묵직하게 집중해야 하는 책은 저녁용”이라며 “숄더백마다 끈이 다 늘어져 있다”며 웃었다. 도서관 사서로 10년간 일하다 2014년 남편(김병록 씨)과 함께 작은 책방을 차린 백 대표는 “시골에 있다보니 책 검색의 달인이 됐다”고 말했다. “책을 직접 못 보니까 답답해서 차로 1시간 걸리는 청주의 큰 서점에도 수시로 가요. 한 달에 50~60권쯤 읽어요. 우리 서점은 가족이 힐링하러 많이 오기 때문에 자연, 여행, 가족을 소재로 한 에세이를 많이 배치해요.”(백 대표) 이들은 책을 볼 때 표지와 저자, 출판사는 기본이고 목차를 특히 꼼꼼하게 살핀다. “편집자의 고뇌가 응축돼 있는 목차에는 책이 전하는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거든요.”(박 과장) 좋은 책을 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읽은 이의 추천. “대만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지미 리아오의 그림책 ‘별이 빛나는 밤’을 지인이 추천했는데, 금세 우리 책방 베스트셀러가 됐어요. 대만판 ‘소나기’인 이 책은 그림이 환상적으로 예쁜데다 어른에게는 10대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청소년은 공감하게 만드는 힘을 가졌어요.”(백 대표) 사회 흐름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 과장은 각 분야 전문가들과 자주 연락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오 과장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가 매년 펴내는 ‘트렌드 코리아’ 집필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새로 나온 책을 살펴보면 트렌드가 보인다. 요리책이 홍수를 이루다 최근 집을 다룬 책이 늘어난 건 대중의 관심이 요리에서 집으로 옮겨갔다는 걸 의미한다. 음악평론가 강헌이 쓴 ‘명리’와 같은 역학 책이 인기를 끄는 건 불안감이 커지는 사회상을 반영한다. “역학 책 옆에 운명을 다룬 인문학 책, 풍수지리 인테리어, 유전자를 분석한 과학책을 같이 둬요. 운명을 개척하는 책도 살짝 곁들이고요.”(오 과장) 이들은 사람들이 책을 ‘갖고 놀게’ 만들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쉽게 읽히면서도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게 만드는 좋은 책이 어딘가에 있다고 확신해요. 삶을 변화시키는 책을 만나게 해 주고 싶어요.”(백 대표) “힘들어 미칠 것 같을 때 책을 찾는 분들이 있어요. 절박한 이들에게 해답을 줄 수 있는 책을 소개하고 싶어요.”(오 과장)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20
    • 좋아요
    • 코멘트
  • 답답한 현실에 대한 불만 투영?

    독일에서 최근 아돌프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 재출간돼 순식간에 초판(4000부)이 매진되며 화제를 모은 가운데 국내에서도 ‘나의 투쟁’(동서문화사)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19일 동서문화사에 따르면 2014년 발간돼 월평균 500권가량 팔리던 이 책은 두 달 전부터 주문이 쇄도해 지난해 11월 초 찍은 1만 부가 다 팔려 이달 초 1만 부를 추가로 인쇄했다. 두 달 사이 2만 부를 찍은 것. 출간 1년이 넘은 책의 판매가 20배 가까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1925년 나온 ‘나의 투쟁’은 히틀러의 생애와 유대인에 대한 혐오감, 전체주의 수행 계획, 세계 정복 야망 등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이달 8일 독일에서 두 권으로 나온 책에는 히틀러 사상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담은 주석이 방대하게 실렸다. 동서문화사의 책도 독일 정치 칼럼니스트와 히틀러 전문가가 쓴 비판적인 글과 함께 미국 국립공문서보관소에 있던 히틀러의 미편집 원고를 추가로 실었다. 고정일 동서문화사 대표는 “기업에서 300∼500권씩 사겠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독서동호회에서도 100∼200권씩 구매하고 있다”며 “이 추세대로라면 다음 달 1만 부를 더 찍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보문고가 이 책의 구매자를 분석한 결과 남성이 80.6%로 압도적이다. 연령별로는 40대 (27.5%)가 가장 많고 30대(22.7%) 20대(22.1%) 50대(17.2%) 순이다. 해외에서 화제가 되면서 공부하기 위해 책을 사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는 게 출판사의 설명이다. 고 대표는 “방향은 잘못됐지만 히틀러가 사람들을 결집시키고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게 한 능력이 탁월했던 만큼, 임직원이 일체감을 이뤄 성과를 내고 싶은 기업들이 연구 차원에서 읽어 보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히틀러의 전모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독일 재출간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자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회에 대한 불만이 투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히틀러는 전쟁과 학살이라는 대재앙을 초래했지만 강력한 독일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강했던 인물”이라며 “사회가 분열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등 답답한 현실에서 강력한 국가를 갈망하는 욕구가 표출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극우 성향이 활발해지는 사회상이 반영된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독일에서 금서였던 ‘나의 투쟁’은 바이에른 주 정부가 판권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히틀러가 사망한 지 70년이 지나 올해부터 저작권이 소멸됐다. 독일의 재출간본은 선주문만 1만5000부에 달했고 초판이 순식간에 동나면서 정가 59유로(약 7만8000원)인 책이 독일 아마존의 중고 책 코너에서 385유로(약 50만5000원)부터 거래되고 있다. 독일 재출간본을 들여오려는 국내 출판사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돈을 내고 책을 사는 것은 매우 적극적인 행동인데 반인륜적 인물이 쓴 책을 찾는 것은 ‘일베’를 포함해 최근 몇 년간 극우 성향이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반인륜적 독재자 히틀러 자서전 ‘나의 투쟁’ 국내판매 급증, 왜?

    독일에서 최근 아돌프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 재출간돼 순식간에 초판(4000부)이 매진되며 화제를 모은 가운데 국내에서도 ‘나의 투쟁’(동서문화사)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19일 동서문화사에 따르면 2014년 발간돼 월 평균 500권 가량 팔리던 이 책은 두 달 전부터 주문이 쇄도해 지난해 11월 초 1만 부를 찍었고, 다 팔려 이달 초 1만 부를 추가로 인쇄했다. 두 달 사이 2만 부를 찍은 것. 출간 1년이 넘은 책의 판매가 20배 가까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1925년 나온 ‘나의 투쟁’은 히틀러의 생애와 유대인에 대한 혐오감, 전체주의 수행 계획, 세계 정복 야망 등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이달 8일 독일에서 두 권으로 나온 책에는 히틀러 사상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 담은 주석이 방대하게 실렸다. 동서문화사의 책도 독일 정치 칼럼니스트와 히틀러 전문가가 쓴 비판적인 글과 함께 미국 국립공문서보관소에 있던 히틀러의 미편집 원고를 추가로 실었다. 고정일 동서문화사 대표는 “기업에서 300~500권씩 사겠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독서동호회에서도 100~200권씩 구매하고 있다”며 “이 추세대로라면 다음 달 1만 부를 더 찍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보문고가 이 책의 구매자를 분석한 결과 남성이 80.6%로 압도적이었다. 연령별로는 40대 (27.5%)가 가장 많았고 30대(22.7%) 20대(22.1%) 50대(17.2%) 순이었다. 해외에서 화제가 되면서 공부하기 위해 책을 사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는 게 출판사의 설명이다. 고 대표는 “방향은 잘못됐지만 히틀러가 사람들을 결집시키고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게 한 능력이 탁월했던 만큼, 임직원이 일체감을 이뤄 성과를 내고 싶은 기업들이 연구 차원에서 읽어보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히틀러의 전모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독일 재출간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자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회에 대한 불만이 투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히틀러는 전쟁과 학살이라는 대재앙을 초래했지만 강력한 독일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강했던 인물”이라며 “사회가 분열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등 답답한 현실에서 강력한 국가를 갈망하는 욕구가 표출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극우 성향이 활발해지는 사회상이 반영된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독일에서 금서였던 ‘나의 투쟁’은 바이에른 주정부가 판권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히틀러가 사망한 지 70년이 지나 올해부터 저작권이 소멸됐다. 독일의 재출간본은 선주문만 1만 5000부에 달했고 초판이 순식간에 동나면서 정가 59유로(약 7만8000원)인 책이 독일 아마존의 중고 책 코너에서 385유로(약 50만8000원)부터 거래되고 있다. 독일 재출간본을 들여오려는 국내 출판사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돈을 내고 책을 사는 것은 매우 적극적인 행동인데 반인륜적 인물이 쓴 책을 찾는 것은 ‘일베’를 포함해 최근 몇 년 간 극우 성향이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19
    • 좋아요
    • 코멘트
  • ‘사람이 처음과 끝이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생전에 모은 그림과 글을 정리해 다시 내는 ‘처음처럼’에 새로 실리는 내용이 공개됐다. 2007년 랜덤하우스코리아에서 출간한 서화집 ‘처음처럼’을 대폭 바꿔 돌베개 출판사가 내는 새 책은 고인이 생전에 직접 작업한 마지막 책이 됐다. 책은 다음 달 나올 예정이다. 새 책은 신 교수의 사상을 대표하는 두 단어인 ‘처음처럼’으로 시작해 ‘석과불식(碩果不食·과일나무에 달린 가장 큰 과일은 따먹지 않고 종자로 쓰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 고인이 고른 그림과 글이 대거 추가됐다. 고인은 기존 책과 언론사 및 포털사이트 등에 기고했던 글 가운데 200여 편을 골랐고 출판사가 이를 다시 추렸다. 고인의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실린 에피소드도 일부 재수록됐다. 분량은 232쪽에서 280여 쪽으로 늘어나고 구성도 3부에서 4부로 확대된다. 새롭게 추가된 글에는 한국 사회의 여러 모순을 짚어내고 성찰하게 만드는 내용이 많다. 노인 목수가 지붕을 먼저 그리는 것이 아니라 집 짓는 순서대로 주춧돌, 기둥, 들보 등을 차례로 그리는 데 충격을 받는 ‘집 그리는 순서’, 동생들의 끼니를 위해 피를 팔기 전 찬물을 들이켠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재소자의 이야기인 ‘물 탄 피’ 등이 담겼다. ‘그림자 추월’에서 신 교수는 말한다. “경쟁과 속도는 좌절로 이어집니다. 그림자를 추월하려는 것과 같습니다.” ‘세월호’를 통해서는 이렇게 강조한다. “세월호가 왜 넘어졌어요? 아래쪽에 평형수가 없어서 넘어졌어요. (중략) 세월호 이후 강한 국가 기강을 만들고 국정과 국격을 개혁하겠다고 하는데, 전부 상층을 바꾸겠다는 얘깁니다. 그거 안 됩니다. 평형수로 하부를 가득 채워서 중심을 채워야 합니다.” 책은 바뀌었지만 ‘사람이 마지막 희망이고, 사람이 처음과 끝이다’라는 고인의 정신은 그대로 담겨 있다고 출판사 측은 설명했다. 출판사는 책의 출간과 함께 추모행사를 마련할 예정이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90권→2546권… 故 신영복교수 책 판매량 폭발적 증가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별세 이후 그의 저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신 교수가 새로 쓴 글과 그림을 대폭 추가해 다음 달 나오는 서화집 ‘처음처럼’을 비롯해 미출간 원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온라인 기준으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담론’ ‘강의’가 17일 국내 도서 종합 일별 베스트셀러 순위 1, 2, 3위를 차례로 차지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도 ‘감옥…’과 ‘담론’이 같은 기준으로 1, 2위에 각각 올랐다. ‘더불어 숲’ ‘나무야 나무야’도 두 서점에서 모두 10위 이내에 진입했다. 예스24에 따르면 신 교수의 저서는 타계 소식이 알려진 뒤 15∼17일 사흘간 모두 2546권이 팔렸다. 12∼14일 사흘 동안 190권이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1240%나 뛴 것이다. ‘감옥…’은 898권이 판매됐고 ‘담론’은 808권, ‘강의’는 228권이 팔렸다. 예스24는 ‘시대의 지성, 신영복을 기리며’ 기획전을 마련했다.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가 그의 책만 따로 모아 설치한 판매대에는 17일 ‘변방을 찾아서’ ‘더불어 숲’ ‘강의’ ‘신영복’을 합쳐 모두 10여 권만 남아 있을 정도로 책이 모두 팔렸다. 교보문고 측은 “책을 찾는 손님이 16일 줄지어 찾아와 보유 물량이 하루 만에 동났다”고 말했다. 그의 책을 대부분 낸 돌베개 출판사는 주요 서적을 각각 5000권씩 추가로 인쇄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서화집 ‘처음처럼’이 개정 신판으로 다시 출간된다. 그가 새로 그린 그림과 글이 대폭 추가돼 책 내용은 3분의 1가량 바뀔 예정이다. 분량도 232쪽에서 280여 쪽으로 늘어난다. 신 교수가 별세 전 틈틈이 쓴 원고도 새 책으로 나올 예정이다. 공부를 화두로 사색하고 강의했던 기록을 담은 ‘공부란 무엇인가’(가제)를 비롯해, 수감 시절을 되돌아보며 그 의미를 짚어낸 에세이집이 출간될 것으로 알려졌다. ‘감옥…’이 감옥에서 가족들과 주고받았던 편지를 엮어 낸 책이라면 새로 쓴 원고에는 그가 늘 ‘대학 시절’이라고 얘기했던 감옥 시절에 대한 소회가 담겨 있다. 이경아 돌베개 인문고전팀장은 “교수님은 병상에서도 노트북을 가까이 두고 몸 상태가 조금만 괜찮아지면 글쓰기를 계속했다. ‘도와드릴까요’라고 여쭤 보면 ‘이건 내야 꼭 해야 하는 작업이야’라며 홀로 집필에 몰두하셨다”고 말했다. 돌베개는 유가족과 논의해 새 책의 출간 시기와 형태를 정할 계획이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아스라이 멀어져 가는 아랍의 봄을 찾아서

    무언가에 홀린 듯 어디론가 떠나본 적이 있는가. 성공회 신자이자 스스로를 아마추어 역사지리학자라고 말하는 영국인 저자는 14세기에 쓰인 이븐 바투타(1304∼1368)의 ‘여행기’에 매료돼 그 발자취를 집요하게 따라간다. 아랍의 유명 여행가인 이븐 바투타는 1325년 고국 모로코를 떠나 이집트 시리아 오만 터키를 거쳐 탄자니아 인도 중국 등을 29년간 누빈 뒤 ‘여행기’를 썼다. 오로지 두 발과 말, 노새, 뗏목에 의지한 이바(이븐 바투타의 애칭)의 여정은 40여 개국 12만 km에 이른다. 마르코 폴로가 탐험했다고 주장하는 거리의 세 배다. 이바는 해적을 만나고 배가 난파해 가까스로 탈출하는가 하면 설익은 얌(마의 일종)을 먹고 죽을 뻔하기도 했다. 저자는 ‘여행기’의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다 읽으면 어쩌나 걱정할 정도로 완전히 빠져들었다. 이 책은 이바의 여정 중 이슬람 지역을 저자가 주유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바가 하루 묵었던 수도원을 찾아 헤매고 그가 걸었던 거리, 모스크, 병원까지 샅샅이 뒤진다. 수도원은 잔해만 발견하고 병원은 쇠락해 있다. 이바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기에 14세기와 21세기 아랍의 모습이 정교하게 교차된다. 아랍의 풍속, 정서, 먹을거리, 거리풍경 등이 날것 그대로 세밀화처럼 펼쳐진다. 사람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이바를 반겼던 이들처럼 안전한 여행을 기도하며 등을 두드려주는 모로코 남성을 만난다. 프랑스 여성과 사랑에 빠진 시리아 호텔 직원은 연애편지를 번역해 달라고 부탁한다. 700년 역사를 지닌 이집트 카이로 병원의 원장은 “꾸란의 구절 ‘너희는 약간의 지식을 얻었을 뿐이다’를 기억하려 애쓴다”고 겸허히 말한다. 2001년 출간돼 이번에 한국에 소개된 이 책은 평화로부터 멀어져 가는 아랍의 현실을 또렷이 부각시킨다. 14세기, 왕들은 전쟁 대신 아들딸을 결혼시키며 평화를 유지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이바가 그처럼 넓은 지역을 여행할 수 있었던 것은 평화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하기 전 여행했던 저자는 시리아 이집트 터키를 누볐다. 이때도 룩소르에서 과격단체가 외국인 관광객 60명과 이집트인 8명을 죽이는 등 불안한 기운이 스멀스멀 번지고 있었다. 지금 여행의 인프라는 발달했지만 국경의 장벽은 더 높아지고 있다. 시리아는 갈 수 없는 곳이 됐고, 이집트와 터키는 폭탄 테러로 얼룩지고 있다. 예멘에 살고 있는 저자는 말한다. “이븐 바투타의 시대, 여행은 느렸지만 국경은 열려 있었습니다. 아마 사람들의 마음도 그랬겠죠.” 500쪽이 넘는 글을 꼼꼼하게 파악하려면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전설과 역사 이야기가 수시로 등장하고 문학 음악 등 여러 분야를 종횡무진하는 데다 때로 저자의 상상이 더해져 내용이 쉽게 입력되지는 않는다. 일반적인 여행기로 여기고 책을 펼친다면 당황할 수 있다. 거친 코스와 빡빡한 일정을 내밀고는 자신 있으면 한번 따라와 보라며 씩 웃는 괴짜 여행 안내자를 만난 기분이다. 우리에게 낯선 아랍의 학자와 사상가, 술탄 등을 비롯해 음식, 옷, 지역을 상세히 설명한 각주를 책 뒤에 몰아넣어 읽는 흐름을 자주 끊기게 만든 점은 아쉽다. 여행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한 사진 대신 삽화를 넣어 상상력을 자극한다. 저자의 여정은 BBC가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원제는 ‘Travels with a tangerine’.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청계천 책방]팍팍한 삶… 결국 믿을 건 나뿐

    제목에 ‘나’가 들어간 책이 자주 보인다. 이번 주도 새 책 더미에서 ‘나를 믿는 용기’(고코로야 진노스케), ‘나는 별일 없이 늙고 싶다’(다비드 구트만)를 발견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이를 위한 조언이 담긴 책들. 팍팍한 일상에 지치고 미래에 대한 불안에 사로잡힌 이들이 많다는 걸 책 표지도 소리 없이 말하고 있다. ‘나를 믿는…’을 쓴 일본인 심리상담사는 갓난아기의 마음으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그때는 그저 주는 우유 잘 받아먹고 잘 자기만 해도 사랑받았다. 뭔가 해내지 못해도 존재 자체로 이미 충분하다는 걸 기억하면 자신감이 생긴단다. ‘나는 별일 없이…’는 버릴 줄 알아야 중년 이후 삶이 풍요롭다고 강조한다. 갖지 못할 것에 집착하지 말고 내려놓는 순간 더 많은 걸 얻게 된다. 읽을 때는 ‘그렇지, 그렇지’ 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실천은 결국 ‘나’의 몫이지만.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으로 ‘빛’ 보는 여행서는 200권 중 한 권

    서른 살 아들과 예순 살 엄마가 300일간 세계일주를 떠났다. 엄마의 환갑잔치 대신 시작한 배낭여행. 여행이 끝난 후 엄마는 말한다. “세계여행 별거 아니네!” 이 배낭여행의 얘기를 담은 ‘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와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는 일반인이 쓴 여행 에세이 가운데 베스트셀러 1, 2위(2011∼2015년 누적·예스24 기준)를 기록 중이다. 2013년 출간됐는데도 여전히 인기가 식지 않으며 두 권 합쳐 12만 부가 팔렸다. 연말연시에는 새해 여행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많아 여행 에세이가 집중적으로 판매된다. 교보문고와 예스24에 따르면 인기 여행 에세이로는 태원준 씨가 쓴 ‘엄마…’ 시리즈를 비롯해 ‘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아니다’(린 마틴 지음·글담),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오소희 지음·북하우스) 등이 꼽힌다. 이들 책은 가족이 색다른 방식으로 여행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즐겁지…’는 미국인 노부부가 70세가 되던 해 모든 것을 처분하고 멕시코 아르헨티나 터키 등 세계 곳곳에서 일정 기간 살며 쓴 여행 에세이다. ‘바람이…’는 세 돌 된 아들과 터키 여행을 떠난 엄마의 이야기를 담았다. 일가족이 미니버스를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등 세계를 누빈 ‘빼빼가족, 버스 몰고 세계 여행’(빼빼가족 지음·북로그컴퍼니)도 인기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혼자 여행한 경우도 눈길을 끈다. 13개국에서 만난 13명의 남자 이야기를 담은 ‘낯선 침대 위에 부는 바람’(김얀 지음·달)과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집한 후원자 200여 명의 좌우명과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아프리카를 60여 일간 여행한 ‘우리는 지구별 어디쯤’(안시내 지음·상상출판)이 있다. 일반인이 여행 에세이를 내기 위해 출판사 문을 두드리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다. 출판사에는 매일 한 건, 많게는 하루에 10건 이상 글이 쏟아져 들어온다. 김지향 달 출판사 편집장은 “한 해 400편가량 원고가 들어오는데 여행 에세이가 70%가량을 차지한다”며 “이 가운데 책으로 출간되는 경우는 1, 2권 정도”라고 말했다. 200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뚫고 책으로 ‘빛’을 보기 위해서는 독특함이 있어야 한다. 유철상 상상출판 대표는 “글 솜씨는 기본이고 차별화된 방식으로 여행하거나 다른 이들이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꽁꽁 언 출판시장에 봄소식처럼, 반가운 이름이 달려온다

    급속한 시장 침체로 출판계는 어느 때보다 추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꽁꽁 언 땅 밑에서도 새싹은 돋아날 힘을 모으는 법. 올해 잇달아 출간되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얼어붙은 출판계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베스트셀러, 지각 변동 올까 혜민 스님이 다음 달 초 새 에세이집(제목 미정·수오서재)을 선보인다. 혜민 스님이 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2012년 31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47주째 판매 1위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4, 5월경 속편인 ‘미움받을 용기2’(가제)를 같은 출판사에서 낸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30여 년간 작가로 살아온 삶을 솔직하게 풀어낸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현대문학)도 2, 3월경 출간된다. 다음 달 나오는 ‘아, 김수환’(김영사)은 김수환 추기경의 알려지지 않은 발자취를 담은 전기다. ‘7년의 밤’, ‘28’ 등의 소설로 탄탄한 독자층이 있는 정유정은 신작으로 1인칭 사이코패스 스릴러 ‘종의 기원’(은행나무)을 5월경 발표한다. 신도시의 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건이 박진감 넘치게 펼쳐지는 가운데 인간 내면에 자리 잡은 악의를 밀도 있게 그린 작품이다. 작가 김숨이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 복원 과정을 치밀하게 묘사한 소설 ‘L의 운동화’(민음사)도 3월경 만날 수 있다. 김경욱의 장편소설 ‘개와 늑대의 시간’(문학과지성사)은 1982년 90명의 사상자를 낸 ‘우범곤 순경 총기 난사 사건’을 통해 그 시대를 반추한다. 편혜영의 장편소설 ‘홀’(문학과지성사)은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남자가 장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갈등을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윤대녕은 11년 만의 신작 ‘피에로들의 집’(문학동네)을 다음 달 출간하고, 하성란도 신작 장편(제목 미정·창비)을 3월쯤 낼 예정이다. 문단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장강명은 올해도 바쁜 행보를 이어간다. 북한을 배경으로 한 장편 스릴러(제목 미정·위즈덤하우스)를 6, 7월경 내고 문학공모전에 대한 심층 취재를 바탕으로 한국의 공채 제도를 짚어보는 논픽션도 하반기에 발표한다.○ 반가운 이름, 그들이 온다 알랭 드 보통이 20년 만에 내놓는 장편소설 ‘사랑의 과정’(가제·은행나무)은 결혼한 부부의 사랑을 다룬 작품. 6월쯤 출간될 예정이다. 정치 음모 살인이 뒤얽힌 세계를 음산하게 그린 움베르토 에코의 신작 소설 ‘창간 준비호’(열린책들)도 6월경 만날 수 있다. ‘통섭’, ‘인간 본성에 대하여’로 유명한 에드워드 윌슨의 ‘개미’(글항아리)는 9월경 나온다. ‘총, 균, 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그동안 추적했던 수많은 사회의 유형을 한 권으로 압축한 ‘컴페어링 휴먼 소사이어티즈’(김영사)도 기대작으로 꼽힌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으로 유명한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새 소설 ‘히트맨 안데르스와 그 모든 것의 의미’(열린책들)가 10월경 출간될 예정이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한국 문학이 대중의 관심을 얻으며 침체됐던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올해는 총선이 있는 만큼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심층 분석한 책들도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16-0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