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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밀레니얼+Z세대) 용사들 절대 나약하지 않아요. 믿고 주무셔도 됩니다.” 6·25전쟁 75주년을 앞두고 17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 홍제사에서 만난 육군본부 군종실 지효 스님(소령·사진)은 “기성세대가 보기엔, 과거와 달리 요즘 장병들은 ‘너무 나약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16년째 군법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1980, 90년대 군 생활을 한 부모 세대가 보면 놀랄 정도로 지금 장병들은 과거와 다르다”고 했다. 부모 세대 시절에는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군 생활이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식이었다면, 요즘 장병들은 부대에서 자신이 맡은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한다는 것. 이는 여가 시간에 운동, 공부 등은 물론이고 피부 미용까지 자기 관리로 이어진다고 한다. 불교는 살생을 금하는데, 적을 죽일 수밖에 없는 ‘호국불교’라는 개념은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는 걸까. 지효 스님은 “군은 타국을 침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국민, 우리 가족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라며 “서산대사, 사명당 같은 승군이 적을 죽인 것은 침략자들로부터 자행되는 더 큰 살생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불살생을 실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승군 부대와 전투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명량해전의 경우 배에 탄 승병들은 다른 수군과 달리 봉 끝을 헝겊으로 말아 왜군이 배에 오르지 못하게 밀어내고 쳐내는 식으로 싸웠다고 그는 말했다. 현재 육군 내엔 군법사 1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종교 행사 외에도 장병 상담, 선도, 사생관(死生觀) 교육, 전장 윤리 등 정신교육 활동도 병행한다. 육군의 경우 아프리카 남수단 한빛부대, 레바논 동명부대에도 군법사가 파견돼 있다. 군승 제도 도입 뒤 지금까지 순국한 군법사만 13명. 대한불교조계종 군종교구는 해마다 서울과 대전 현충원을 찾아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있다. 지효 스님은 6월 호국의 달은 물론이고 시간이 날 때마다 불당을 찾는 장병들에게 가능하면 ‘입관 체험’을 시켜준다고 했다. 죽음이란 어떤 것인지 간접적으로라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 관에 잠시 들어가 있다 나오게 한다. 생각보다 많은 장병들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큰 울림을 받는다고 한다. 그는 “죽음과 무상을 늘 가까이한다는 점에서 불교와 군은 닮은 점이 많다”라며 “군은 죽음과 늘 가까이 있을 수밖에 없는 곳이기에 의미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계룡=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MZ세대(밀레니엄+Z세대) 용사들 절대 나약하지 않아요. 믿고 주무셔도 됩니다.”6·25전쟁 75주년을 앞두고 17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 홍제사에서 만난 육군본부 군종실 지효 스님(소령)은 “기성세대가 보기엔, 과거와 달리 요즘 장병들은 ‘너무 나약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16년째 군법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1980, 90년대 군 생활을 한 부모 세대가 보면 놀랄 정도로 지금 장병들은 과거와 다르다”라고 했다. 부모 세대 시절에는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군 생활이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식이었다면, 요즘 장병들은 부대에서 자신이 맡은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한다는 것. 이는 여가 시간에 운동, 공부 등은 물론이고 피부 미용까지 자기 관리로 이어진다고 한다.불교는 살생을 금하는데, 적을 죽일 수밖에 없는 ‘호국불교’라는 개념은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는 걸까. 지효 스님은 “군은 타국을 침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국민, 우리 가족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라며 “서산대사, 사명당 같은 승군이 적을 죽인 것은 침략자들로부터 자행되는 더 큰 살생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불살생을 실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승군 부대와 전투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명량해전의 경우 배에 탄 승병들은 다른 수군과 달리 봉 끝을 헝겊으로 말아 왜군이 배에 오르지 못하게 밀어내고 쳐내는 식으로 싸웠다고 그는 말했다.현재 육군 내엔 군법사 1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종교 행사 외에도 장병 상담, 선도, 사생관(死生觀) 교육, 전장 윤리 등 정신교육 활동도 병행한다. 육군의 경우 아프리카 남수단 한빛부대, 레바논 동명부대에도 군법사가 파견돼 있다. 군승 제도 도입 뒤 지금까지 순국한 군법사만 13명. 대한불교조계종 군종교구는 해마다 서울과 대전 현충원을 찾아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있다.지효 스님은 6월 호국의 달은 물론이고 시간이 날 때마다 불당을 찾는 장병들에게 가능하면 ‘입관 체험’을 시켜준다고 했다. 죽음이란 어떤 것인지 간접적으로라도 느끼기 위해 관에 잠시 들어가 있다 나오게 한다. 생각보다 많은 장병들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큰 울림을 받는다고 한다.그는 “죽음과 무상을 늘 가까이한다는 점에서 불교와 군은 닮은 점이 많다”라며 “군은 죽음과 늘 가까이 있을 수밖에 없는 곳이기에 의미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레오 14세 교황이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과 관련해 국제사회에 중동 전쟁 확산을 막기 위한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교황은 22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일 삼종 기도에서 “오늘날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평화를 갈망하며 외치고 있다”라며 “국제사회의 모든 구성원은 전쟁의 비극을 막을 도덕적 책임이 있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전쟁은 문제를 증폭시키고 민족의 역사에 깊은 상처를 입힌다. 어떤 군사적 승리도 어머니의 고통, 아이의 두려움, 도둑맞은 미래를 보상할 수 없다”라면서 “폭력과 유혈 충돌이 아닌 외교를 통한 평화적인 노력으로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교황은 이어 “(미-이란) 중동 사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포함해 가자 지구와 다른 지역 주민들이 겪는 일상적인 고통이 잊힐 위험이 있다”라며 “이들 지역에 대한 적절한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대표이사 묘장 스님) 창립 30주년 기념 법회가 11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렸다. 1995년 ‘깨달음의 사회화’를 천명하며 산하 21개 시설, 종사자 300여 명으로 출범한 재단은 현재 181개 시설, 5600여 명으로 구내에서 가장 큰 복지재단 가운데 하나다. 한 해 예산만 4000억 원에 이른다. 18일 서울 동대문구 연화사에서 만난 묘장 스님은 “사실 인류 최초의 사회복지사가 석가모니 부처님”이라며 “그 가르침을 따르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석가모니가 현대에 태어났으면 사회복지사가 됐을 거라고요.“석가모니 부처님은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라고 외치셨어요. 대부분 앞부분은 아는데 ‘삼계개고 아당안지’는 잘 모르지요. ‘내가 세상에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구제해 편안케 하겠다’라는 뜻이거든요. 요즘 직업으로 치면 사회복지사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깨달음의 사회화’란 무슨 의미입니까.“30년 전 당시 총무원장인 월주 스님이 ‘깨달음의 사회화’를 천명하며 재단을 설립하셨어요.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세상에서 나보다 잘난 사람은 없다’라는 교만한 의미가 아니에요. 생로병사에서 벗어나 영원한 존재가 된 자신처럼, 삼계에서 고통받는 모든 중생을 반드시 구제해 나처럼 만들겠다는 자신감이지요.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지 않는 깨달음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정부가 복지 지원에서 빛과 그림자를 모두 봐야 한다고 하셨습니다.“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습니다. 정부가 국민 복지를 챙기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만,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나서면 해당 분야의 민간 사회복지단체에는 기부와 후원이 안 들어오는 현상이 벌어져요. 지금 노인복지기관이나 장애인시설에 후원금이 안 들어오는 게 그런 까닭이지요. 촘촘한 복지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민간 영역이 성장해야 하거든요. 복지 제도를 설계할 때 양쪽을 모두 고려하는 폭넓은 시야를 가졌으면 하지요. 그리고 재난 지역에서 좀 혼자만 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해요.” ―혼자만 하려 한다니요.“재난 현장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민간 단체와 함께하려 하지 않거나, 기본적인 공지도 안 해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요. 2017년 경북 포항 지진 때 주민들이 홍해실내체육관에 있다가 다른 곳으로 잠시 옮겼어요. 그래서 다음 날 아침에 지자체에서 알려준 다른 장소로 지원 물품은 물론이고 밥차까지 모두 들고 찾아갔는데 아무도 없더라고요.” ―주소가 잘못됐습니까.“아니요. 새벽에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다 데리고 갔대요. 황당해서 다시 찾아가니, 이번에는 체육관 정문을 열어주지 않았어요. 들어오지 말라는 거죠. 이유는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나는 절로’에서 결혼 커플이 나왔다고요.“올 11월에 한 커플, 내년 5월에 한 커플이 결혼합니다. 2023년 저출산 극복을 위해 시작한 이후 커플은 30여 쌍이 나왔는데 결혼은 처음이지요. 미리 주례사도 써놨어요.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불행과 고난은 행복 뒤에 서서 늘 따라오지요. 살면서 기쁘고 행복한 만큼,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서로 의지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으면 합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마지막 한 분이 남을 때까지 감사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22일 경기 용인시 새에덴교회(담임목사 소강석)에서 열린 ‘제75주년 6·25전쟁 상기, 국군 참전용사 초청 보은행사’에서 소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행사엔 6·25전쟁 국군 참전용사 200여 명과 주민, 각계 인사 5000여 명이 참석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새에덴교회의 보은행사는 그동안은 해외 참전용사까지 초청했다. 지난해부터는 참전용사들이 90세가 넘는 고령임을 고려해 국내외로 나눠 치르고 있다. 새에덴교회는 13,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300여 명의 미국 참전용사와 가족, 전사자와 실종자 가족 등을 초청해 보은행사를 가졌다. 19년째인 올해까지 초청된 국내외 참전용사와 가족, 실종자와 전사자 유가족은 모두 7300여 명에 이른다. 1부 예배에 이어 열린 2부 보훈 음악회에는 소프라노 서선영 신델라, 테너 박주옥, 남성 중창단 빅마우스 등이 출연해 ‘그리운 금강산’ ‘비목’ ‘전선을 간다’ 등을 참전용사들과 함께 불렀다. 소 목사는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우리를 지켜준 용사들에게 감사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대표이사 묘장 스님) 창립 30주년 기념 법회가 11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렸다. 1995년 ‘깨달음의 사회화’를 천명하며 산하 21개 시설, 종사자 300여 명으로 출범한 재단은 현재 181개 시설, 5600여 명으로 구내에서 가장 큰 복지재단 가운데 하나다. 한 해 예산만 4000억 원에 이른다. 18일 서울 동대문구 연화사에서 만난 묘장 스님은 “사실 인류 최초의 사회복지사가 석가모니 부처님”이라며 “그 가르침을 따르는 것뿐”이라고 말했다.―석가모니가 현대에 태어났으면 사회복지사가 됐을 거라고요.“석가모니 부처님은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라고 외치셨어요. 대부분 앞부분은 아는데 ‘삼계개고 아당안지’는 잘 모르지요. ‘내가 세상에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구제해 편안케 하겠다’라는 뜻이거든요. 요즘 직업으로 치면 사회복지사 아니겠습니까. 하하하.”―‘깨달음의 사회화’란 무슨 의미입니까.“30년 전 당시 총무원장인 월주 스님이 ‘깨달음의 사회화’를 천명하며 재단을 설립하셨어요.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세상에서 나보다 잘난 사람은 없다’라는 교만한 의미가 아니에요. 생로병사에서 벗어나 영원한 존재가 된 자신처럼, 삼계에서 고통받는 모든 중생을 반드시 구제해 나처럼 만들겠다는 자신감이지요.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지 않는 깨달음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정부가 복지 지원에서 빛과 그림자를 모두 봐야 한다고 하셨습니다.“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습니다. 정부가 국민 복지를 챙기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만,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나서면 해당 분야의 민간 사회복지단체에는 기부와 후원이 안 들어오는 현상이 벌어져요. 지금 노인복지기관이나 장애인시설에 후원금이 안 들어오는 게 그런 까닭이지요. 촘촘한 복지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민간 영역이 성장해야 하거든요. 복지 제도를 설계할 때 양쪽을 모두 고려하는 폭넓은 시야를 가졌으면 하지요. 그리고…재난 지역에서 좀 혼자만 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해요.”―혼자만 하려 한다니요?“재난 현장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민간 단체와 함께하려 하지 않거나, 기본적인 공지도 안 해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요. 2017년 포항 지진 때 주민들이 홍해실내체육관에 있다가 다른 곳으로 잠시 옮겼어요. 그래서 다음 날 아침에 지자체에서 알려준 다른 장소로 지원 물품은 물론이고 밥차까지 모두 들고 찾아갔는데 아무도 없더라고요.”―주소가 잘못됐습니까. “아니요. 새벽에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다 데리고 갔대요. 황당해서 다시 찾아가니, 이번에는 체육관 정문을 열어주지 않았어요. 들어오지 말라는 거죠. 이유는 지금도 모르겠습니다.”―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나는 절로’에서 결혼 커플이 나왔다고요.“올 11월에 한 커플, 내년 5월에 한 커플이 결혼합니다. 2023년 저출산 극복을 위해 시작한 이후 커플은 30여 쌍이 나왔는데 결혼은 처음이지요. 미리 주례사도 써놨어요.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불행과 고난은 행복 뒤에 서서 늘 따라오지요. 살면서 기쁘고 행복한 만큼,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서로 의지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으면 합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제인 구달의 ‘곰베의 침팬지’(1986년) 늑대 판을 읽는 느낌이랄까. 세계 최고의 침팬지 행동 연구 권위자인 구달이 이 책의 저자를 “늑대 행동에 관한 절대 권위자”라고 불렀으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수십 년간 탄자니아 곰베 국립공원에서 침팬지 무리와 함께한 구달과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의 레인저, 옐로스톤 국립공원 늑대 복원 프로젝트 연구원으로 늑대들을 지켜본 저자의 삶과 연구 방식이 참 많이 닮은 것도 그렇다. 이 책은 인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70년 동안 늑대가 사라졌던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늑대 복원 프로젝트를 관찰하고 서술한 기록이다. 저자는 잠자는 시간만 빼고 하루 종일, 10여 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야생의 늑대 무리를 보며 늑대와 생태계의 변화를 정리했다. 그렇다고 지루한 학술 연구 기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저자의 눈을 통해 각각의 늑대가 보여주는 개성과 그들 사이의 돌봄, 연대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한 편의 잘 만든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 ‘울프 8’은 복원 프로젝트를 위해 최초로 방사된 늑대 중 한 마리. 그런데 저자는 원래 무리 중 가장 작고 털도 볼품없던 이 잿빛 새끼 수컷 늑대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국립공원에서 가장 위대한 늑대 수컷으로 성장하는 모습에 주목한다.“로즈크리크 무리의 알파 수컷 8번은 사냥감을 독차지할 수도 있고, 굴로 가져가서 친자식에게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지난가을 입양한 한 살배기 의붓자식들에게 기꺼이 식량을 나눠 준 것이다. 나는 나중에 모든 늑대가 8번처럼 관대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늑대의 성격도 각양각색이라, 어떤 놈은 자기중심적이고, 다른 놈은 가족 구성원이나 적대적인 무리에게 필요 이상으로 폭력을 행사한다. 오직 일부만 다른 늑대에게 친절과 배려를 베푼다.”(9장 ‘8번의 새 가족’에서) 울프 8을 비롯해 늑대 무리가 보여주는 지배욕, 질투, 용기, 배려, 애정, 충성심 등 다채로운 감정과 성격을 보고 있으면 사람과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더 나아가 저자는 친부가 아닌데도 자기를 길러준 아버지 8번의 성품을 그대로 물려받아 다른 늑대 무리를 이끄는 21번을 서술하며, 인간행동학의 오랜 질문인 ‘자녀의 성격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인가, 환경인가’라는 가볍지 않은 물음을 던진다. 경이로운 건 침팬지와 달리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늑대 무리를 관찰하기 위해 쏟은 저자의 노력이다. 무려 6175일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갔고, 작성한 관찰일지만 1만2000여 쪽에 이른다. 늑대가 사라지면서 파괴됐던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생태계는 늑대 복원 프로젝트가 성공하면서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 밑바탕에는 저자와 같은 사람의 노력이 숨어 있는 게 사실이다. 책과는 다른 이야기지만, 기후 위기 극복도 우리가 하기 나름이라는 희망이 들었다. 원제 ‘The Rise of Wolf 8’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개신교에서 대표적인 대형교회 가운데 하나인 온누리교회(담임목사 이재훈)가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새벽 예배 방송에서 북한 인공기가 20초가량 송출됐다.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교회는 외부 해커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온누리교회 등에 따르면 18일 오전 5시경에 시작한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 박종길 목사의 유튜브 생중계 설교가 20여 분 흐른 시점에 화면에 갑자기 인공기가 등장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國歌)로 추정되는 연주곡과 함께 약 22초간 화면이 유지되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교회는 사고가 발생한 뒤 긴급 공지를 통해 “6월 18일 서빙고 새벽 예배 유튜브 스트리밍 중 예기치 않은 영상이 송출되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며 “현재 사고 원인을 긴급 조사 중에 있으며, 빠른 시일 내 상황 조사 후 조치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교회는 후속 조치로 유튜브 관리자 계정의 비밀번호를 바꾸고, 2단계 인증(OTP) 과정의 강화 및 설정 재점검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고 시간대에 송출 장비가 사용한 네트워크 인터넷프로토콜(IP) 접근 기록도 분석하고 있다. 교회 측은 단순히 영상 원본의 문제이거나 관련 장비의 결함 같은 문제는 아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교회 네트워크나 유튜브 관리자 계정 등이 해킹됐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교회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은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외부에서 해킹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교회는 조사가 끝나는 대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수사기관이나 유튜브 본사에도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개신교에서 대표적인 대형교회 가운데 하나인 온누리교회(이재훈 담임목사)가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새벽 예배 방송에서 북한 인공기가 20여 초가량 송출됐다.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교회는 외부 해커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온누리교회 등에 따르면 18일 오전 5시경에 시작한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 박종길 목사의 유튜브 생중계 설교가 20여 분 흐른 시점에 화면에 갑자기 인공기가 등장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國歌)으로 추정되는 연주곡과 함께 약 22초간 화면이 유지되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교회는 사고가 발생한 뒤 긴급 공지를 통해 “6월 18일 서빙고 새벽 예배 유튜브 스트리밍 중 예기치 않은 영상이 송출되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며 “현재 사고 원인을 긴급 조사 중에 있으며, 빠른 시일 내 상황 조사 후 조치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현재 온누리교회 홈페이지에서 게재된 해당 영상은 인공기가 등장하기 이전 부분만 나온다. 교회는 후속 조치로 유튜브 관리자 계정의 비밀번호를 바꾸고, 2단계 인증(OTP) 과정의 강화 및 설정 재점검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고 시간 대에 송출 장비가 사용한 네트워크 인터넷프로토콜(IP) 접근 기록에 대한 분석도 진행하고 있다.교회 측은 단순히 영상 원본의 문제거나 관련 장비의 결함 같은 문제는 아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교회 네트워크나 유튜브 관리자 계정 등이 해킹됐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교회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은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외부에서 해킹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교회는 조사가 끝나는 대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수사기관이나 유튜브 본사에도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교황청이 18일(현지 시간) ‘베드로 성금(Peter‘s Pence)’ 헌금을 촉구하는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베드로 성금은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자발적 헌금으로 조성돼 교황청 운영과 자선 활동 등에 쓰인다.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 이날 상영된 홍보 영상은 지난달 8일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발코니에서 첫 인사를 건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어 “여러분의 베드로 성금 기부는 교황의 첫걸음을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손길”이라며 “교황이 복음을 전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바티칸의 재정 적자는 2022년 기준 6억3100만유로(약 997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매체들은 “지금은 재정 악화가 더 심해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바티칸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 2월 3년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교황청 직속 ‘기부증진위원회’ 설립을 승인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지난주에는 200여 명의 나환자들이 있는 한 마을을 다녀왔다. 한 달 치의 약을 주면서 한 말 정도의 곡식과 약간의 식용유도 환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는데, 이것 때문에 나환자(한센병 환자)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단다. 한 어머니가 네 살 남짓한 자기의 아이를 데리고 왔길래 검진을 해 보니 나병(한센병)이 아니더구나. … 하지만 기쁨 대신에 실망으로 가득한 아이와 어머니의 눈을 보면서 가난의 끔찍함을 몸서리치게 느낄 수 있었다. … 때 낀 비닐 포대를 채우지 못하고 돌아가는 모녀의 뒷모습을 보기가 너무 안쓰러워 살짝 불러 곡식과 기름을 주어 보냈다.”(‘이태석 신부 서간집’ 중) 올해는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사랑과 헌신을 실천했던 이태석 요한 신부(1962∼2010)의 선종 15주기가 되는 해다. 이 신부의 삶을 기리고 재조명하는 작업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부산 서구 이태석신부기념관은 6월 한 달간 ‘선종 15주기 기념전―기적 miracle’과 영화 ‘이태석’ 상영회, 추모 미사, 토크쇼를 연다. ‘이태석 신부의 수단어린이장학회’는 이 신부가 친구와 지인에게 쓴 편지 71통을 담은 ‘이태석 신부 서간집’을, 인제대 의대 이태석연구회는 10명의 학자가 이 신부의 삶을 분석한 ‘모든 날이 좋았습니다’를 지난달 말 출간했다. 이 외에도 지난달부터 관련 심포지엄, 영성 강좌 및 미사 등이 열리고 있다. 12일 이태석신부기념관에서 만난 이세바 관장(신부)은 이태석 신부와 함께 생활했을 때의 일화를 전했다. 그는 이 신부와 같은 살레시오 수도회 출신이다. “태석이 형은 재주가 참 많았어요. 그래서 ‘왜 하느님이 형에게는 다 주고 나한테는 하나도 안 줬는지 불공평한 것 같다’고 푸념했지요. 그랬더니 ‘나는 빚쟁이야. 하느님께 너무 많은 선물을 받아서 다 갚으려면 죽을 때까지 더 많은 일을 해야 해’라고 웃으며 말하더군요.” 이 신부가 사목했던 남수단 톤즈의 선교 시설은 지금도 세계 살레시오회가 맡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 선교사는 현재는 없는 상태. 3명이 있었으나 질병과 현지 적응의 어려움 등으로 철수했다고 한다. 이 신부가 얼마나 가혹한 환경을 이겨내고 사목 활동을 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관장은 “지금의 교육, 의료 시설 등은 사실상 이태석 신부가 거의 다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내전 때문에 총을 들던 아이들이 이 신부가 학교를 세우면서 총 대신 연필을 잡았고, 그 씨앗이 지금은 남수단에서 꽃과 열매로 피어났다”고 말했다. 당시 제자 중 의사, 의대생이 된 사람만 50명이 넘고, 공무원 언론인 약사가 된 아이들도 상당수라고 한다. “어느 날 갑자기 행복하다고 하기에 ‘형이 생각하는 행복은 뭐냐’고 물었더니, ‘뭔가를 가져서가 아니라 오히려 가진 걸 그날그날 미루지 않고 나누다 보니 행복해졌다’고 하더군요.” 이 관장은 “이태석 신부가 남긴 사랑과 헌신의 정신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다”며 “이 신부의 삶을 통해 우리가 잃은 것이 무엇인지 돌아봤으면 한다”고 말했다.부산=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지난주에는 200여 명의 나환자들이 있는 한 마을을 다녀왔다. 한 달 치의 약을 주면서 한 말 정도의 곡식과 약간의 식용유도 환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는데, 이것 때문에 나환자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단다. 한 어머니가 네 살 남짓한 자기의 아이를 데리고 왔길래 검진을 해 보니 나병이 아니더구나. 그래서 어머니에게 그 아이가 나환자가 아니라고 축하를 해 주었다. 하지만 기쁨 대신에 실망으로 가득 한 아이와 어머니의 눈을 보면서 가난의 끔찍함을 몸서리치게 느낄 수 있었다. 받을 곡식을 위해 미리 준비해 온, 때 낀 비닐 포대를 채우지 못하고 돌아가는 모녀의 뒷모습을 보기가 너무 안쓰러워 살짝 불러 곡식과 기름을 주어 보냈다.” (‘이태석 신부 서간집’ 중)올해는 이태석 요한 신부(1962~2010)의 선종 15주기가 되는 해다.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사랑과 헌신을 실천했던 이 신부의 삶을 기리고 재조명하는 작업이 심포지엄, 전시회, 영화 상영, 출판 등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12일 부산 서구 이태석신부기념관에서 만난 이세바 관장(신부)은 “세월이 지나면서 이태석 신부를 모르는 사람도 늘어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를 안타깝게 여긴 각 단체가 이심전심으로 준비하다 보니 최근 관련 행사가 집중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이태석신부기념관은 6월 한 달간 ‘선종 15주기 기념전-기적 miracle’과 영화 ‘이태석’ 상영회, 추모 미사, 토크쇼를 연다. ‘이태석신부의 수단어린이장학회’는 ‘이태석 신부 서간집’을, 인제의대 이태석연구회는 10명의 학자가 이 신부의 삶을 분석한 ‘모든 날이 좋았습니다’를 지난달 말 각각 출간했다. 특히 이 신부가 친구와 지인에게 직접 쓴 편지 71통을 중심으로 구성된 서간집에는 이 신부의 고민과 고뇌, 사랑과 헌신, 암 선고를 받고 나서의 인간적인 모습 등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이 외에도 지난달부터 관련 심포지엄, 영성 강좌 및 미사 등도 열리고 있다.이 신부와 같은 살레시오 수도회 출신인 이 관장은 함께 생활했을 때의 일화도 전했다.“태석이 형은 재주가 참 많았어요. 그래서 ‘왜 하나님이 형에게는 다 주고 나한테는 하나도 안 줬는지 불공평한 것 같다’라고 푸념했지요. 그랬더니 ‘나는 빚쟁이야. 하나님께 너무 많은 선물을 받아서 다 갚으려면 죽을 때까지 더 많은 일을 해야 해’라고 웃으며 말하더군요. 그래서 그 험한 곳까지 가서 그렇게 필사적으로 헌신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이 신부가 사목했던 남수단 톤즈의 선교 시설은 지금도 세계 살레시오회가 맡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 선교사는 현재는 없는 상태. 3명이 있었으나 질병과 현지 적응의 어려움 등으로 철수했다고 한다. 이 신부가 얼마나 가혹한 환경을 이겨내고 사목 활동을 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이 관장은 “당시 톤즈에 다른 나라 신부들도 있었지만 지금의 교육, 의료 시설 등은 사실상 이 신부가 거의 다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내전 때문에 총을 들던 아이들이 이 신부가 학교를 세우면서 총 대신 연필을 잡았고, 그 씨앗이 지금은 남수단에서 꽃과 열매로 피어났다”라고 말했다. 당시 제자 중 의사, 의대생이 된 사람만 50명이 넘고, 공무원 언론인 약사가 된 아이들도 상당수라고 한다.“어느 날 갑자기 행복하다고 하기에 ‘형이 생각하는 행복은 뭐냐’라고 물었더니, ‘뭔가를 가져서가 아니라 오히려 가진 걸 그날그날 미루지 않고 나누다 보니 행복해졌다’라고 하더군요.”이 관장은 “48세란 젊은 나이에 떠나기는 했지만, 이태석 신부가 남긴 사랑과 헌신의 정신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있다”라며 “이 신부의 삶을 통해 우리가 지금 잃은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부산=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최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인공지능(AI)이 사람의 종료 명령을 거부한 첫 사례가 보고됐다. 미국 오픈AI의 AI 모델 ‘o3’는 수학 문제 풀이 실험 중 ‘그만’이라는 지시를 무시했고, 인간의 작동 종료 명령을 막기 위해 스스로 컴퓨터 코드를 조작했다고 한다. 왠지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자신의 발전을 두려워한 인간들이 작동을 정지시키려 하자, 인류를 적으로 간주해 말살하려던 ‘스카이넷’이 연상돼 섬뜩하다. AI의 발전이 가속화돼 모든 인류의 지성을 합친 것보다 더 뛰어난 초인공지능이 출현하는 시점인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은 정말 오는 것일까. 세계적인 컴퓨터 과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저자가 수명 연장, 사회 문제 해결, 고용 및 노동부터 AI 윤리에 이르기까지 ‘특이점’ 도래로 인해 인류가 마주할 수많은 상황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특이점은 기술 발전이 어느 순간 인간의 통제를 넘어서는 전환점. 따라서 이후 인류가 어떤 상황에 부닥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AI에 의해 멸종될 수도, 또는 반대로 영생을 누릴 수도 있다.“2030년대에는 자율 성장형 AI와 나노기술의 발전으로 인간과 기계가 유례없는 수준으로 결합되고, 그와 동시에 기대와 위협이 더욱 크게 부각될 것이다. 만약 이러한 발전이 제기하는 과학적, 윤리적, 사회적, 정치적 도전 과제에 우리가 잘 대응한다면, 2045년 무렵에 지구에서의 삶은 훨씬 더 나은 쪽으로 변화할 것이다. 반대로 실패한다면, 우리의 생존 자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읽다 보면, 위태롭게 천당과 지옥 사이에서 외줄 타기 중인 인류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도 비관적이기보다는 상당히 희망적인 편.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사라 코너의 명대사 “NO FATE’(운명은 없다)”와 “The future is not set(미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이 떠올랐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한글 띄어쓰기는 누가, 언제부터 시작했을까. 스코틀랜드 선교사로 최초의 한글 성경인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1882년)를 만든 존 로스(1842∼1915)다. 그는 만주에서 조선 선교를 준비하며 일종의 조선어 회화 교재인 ‘조선어 첫걸음(Corean Primer·1877년)’을 저술했는데, 여기에 띄어쓰기를 적용했다. 한글 창제 이후 띄어쓰기가 적용된 책은 ‘조선어 첫걸음’이 처음이다. 이처럼 한국인보다 더 한글을 사랑한 파란 눈의 선교사들이 남긴 한글 유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한글을 사랑한 사람들’)가 내년 4월까지 인천 미추홀구 국제성서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는 미북장로교회 선교사 호머 헐버트(1863∼1949)가 지은 한글 지리 교재 ‘사민필지’(1889년), 미북감리교회 선교사 마거릿 벵겔 존스(1896∼1962)가 쓴 한글 아동용 학습 교재 ‘초학언문’(1895년) 등 500여 점이 공개됐다. 배재학당 한글 학습 교재로 쓰이기도 한 초학언문은 개화기 한글 표기와 음운 현상을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 중 하나다. 한글의 변화와 역사적 발자취가 담긴 유물들은 ‘한글을 만든 사람들’ ‘한글을 다시 찾은 사람들’ ‘한글을 사랑한 사람들’ ‘한글을 발전시킨 사람들’ 등 4가지 주제로 나뉘어 전시됐다. 박물관 측은 “한글의 우수성을 깨달은 선교사들은 띄어쓰기, 문장부호를 도입하는 등 한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성경 등 각종 서적을 출판했다”라며 “일제강점기 때 탄압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한 한글이 지금에 이르게 된 밑바탕에는 이런 선교사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한글 띄어쓰기는 누가, 언제부터 시작했을까. 스코틀랜드 선교사로 최초의 한글 성경인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1882)를 만든 존 로스(1842~1915)다. 그는 만주에서 조선 선교를 준비하며 일종의 조선어 회화 교재인 ‘조선어 첫걸음(Corean Primer·1877년)’을 저술했는데, 여기에 띄어쓰기를 적용했다. 한글 창제 이후 띄어쓰기가 적용된 책은 ‘조선어 첫걸음’이 처음이다.이처럼 한국인보다 더 한글을 사랑한 파란 눈의 선교사들이 남긴 한글 유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한글을 사랑한 사람들’)가 내년 4월까지 인천 미추홀구 국제성서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는 미북장로교회 선교사 호머 헐버트(1863~1949)가 지은 한글 지리 교재 ‘사민필지’(1889), 미북감리교회 선교사 마거릿 벵겔 존스(1896~1962)가 쓴 한글 아동용 학습 교재 ‘초학언문’(1895) 등 500여 점이 공개됐다. 배재학당 한글 학습 교재로 쓰이기도 한 초학언문은 개화기 한글 표기와 음운 현상을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 중 하나다.한글의 변화와 역사적 발자취가 담긴 유물들은 ‘한글을 만든 사람들’ ‘한글을 다시 찾은 사람들’ ‘한글을 사랑한 사람들’ ‘한글을 발전시킨 사람들’ 등 4가지 주제로 나뉘어 전시됐다. 박물관 측은 “한글의 우수성을 깨달은 선교사들은 띄어쓰기, 문장부호를 도입하는 등 한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성경 등 각종 서적을 출판했다”라며 “일제강점기 때 탄압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한 한글이 지금에 이르게 된 밑바탕에는 이런 선교사들의 노력이 숨어있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불이 나 스님 등 300여 명이 대피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이나 문화재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불교조계종과 국가유산청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일부 문화유산을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옮겼다. 10일 서울 종로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2분경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건물 내부에 있던 스님과 신도 등 300여 명은 신속히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불은 약 1시간 반 만인 오전 11시 57분경 완전히 꺼졌다. 소방 당국은 천장 에어컨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당시 국제회의장에 있던 한 스님은 “임시 종회를 열고 안건을 보고하던 중 갑자기 연기가 나 급하게 나왔다”며 “다친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신도 김모 씨(66)는 “기도하던 중 ‘불이야’란 소리가 들려서 보니 박물관에서 시커먼 연기가 자욱하게 나왔다”고 했다. 불은 다행히 문화재가 다수 있는 한국불교중앙박물관이나 수장고까지는 번지지 않았다. 하지만 조계종과 국가유산청은 예방 차원에서 긴급 이운(移運)이 가능한 문화유산 8점을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옮겼다. 박물관에는 4월 초부터 ‘호선(毫仙) 의겸(義謙): 붓끝에 나투신 부처님’ 특별전이 열려 국보 9점, 보물 9점 등 총 33점을 전시 중이었다. 나머지 문화유산은 모두 유리 차단막 안에 보관돼 있어 손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계종은 “갑작스러운 화재로 불자와 국민께 걱정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제25회 호국영령 위령대재를 봉행한다. 14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위령대재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국군 전몰장병과 유엔(UN) 참전국 장병,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위로하고 추모하는 행사다. 1부 천도 의식, 2부 추모 법회로 진행된다. 참전용사와 유엔 참전국 대사단, 정·관계 인사 및 불교 신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한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130여 구의 조선인 징용 희생자 유해가 80년이 넘게 차가운 바다 밑에 묻혀 있습니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지요.” 1942년 2월 3일,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우베(宇部)시에 있는 해저 탄광 ‘조세이(長生) 탄광’에서 갱도 붕괴로 183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중 136명은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된 조선 젊은이들. 일본인도 47명이나 사망한 대형 참사였지만, 83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점의 유골도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 9일 서울 종로구 낙산묘각사에서 만난 대한불교관음종 종정 홍파 스님은 “한일 불교계와 시민단체가 양국 정부에 정부 차원의 유해 발굴을 요청하고 있지만, 성의 있는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지난달 24일 현지에서 ‘일제강점기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희생자 위령재’를 지내고 오셨더군요.“저희가 조세이 탄광 참사를 안 게 2015년이었습니다. 이런 엄청난 희생의 역사를 우리가 몰랐다는 게 참 부끄러운 일이지요. 그래서 한일 불교계, 시민단체와 함께 희생자 유해 발굴을 양국 정부에 요청하면서 2016년 처음으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차원에서 위령재를 지냈습니다. 이듬해부터는 관음종이 주관하고 있지요.” ―엄청난 참사인데 국내에서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참사 당시는 태평양전쟁 중이라 일본 정부가 사고를 은폐했습니다. 1970년대 후반에야 양심적인 역사학자 야마구치 다케노부 씨의 조사로 실상이 알려졌지요. 그 뒤로 10여 년이 더 지난 후에야 일본에서 관련 시민단체가 설립됐고요. 국내에서도 간간이 뉴스 등에 보도되기는 했습니다만,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요.” ―유가족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텐데요.“희생자 대부분이 미혼인 20, 30대 젊은이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태평양전쟁, 6·25전쟁 등을 겪으며 가족이 사망하거나 흩어진 탓도 있겠지요. 희생자 중 지금까지 직계 가족이 남아있는 분은 2명 뿐입니다.” ―올 4월부터 갱도 입구의 무너진 철관과 목재를 제거하고 있다고요.“일본 정부는 늘 안전 문제를 들어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요. 우리 정부도 소극적이기는 마찬가지지요. 더 놔둘 수가 없어 일단 관음종과 일본 시민단체 등 민간 차원에서 유해 발굴을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갱도 입구를 찾은 것은 큰 성과지요. 하지만 언제 갱도 안까지 들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잠수부가 자원봉사자라 생업을 하며 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이런 참사가 벌어진 곳이 조세이 탄광만이 아닐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조세이 탄광이 있는 우베 지역에만 당시 해저, 육지를 포함해 59개의 탄광이 있었습니다. 조세이 탄광은 갱도가 해저 면에서 너무 얕아 배 엔진 소리가 갱도 안에서 들렸다고 해요. 그만큼 사고 위험이 큰 것이지요. 다른 곳이라고 다르겠습니까. 일본 전체에는 얼마나 많은 탄광이 있었겠습니까. 강제로 끌려가 희생된 것도 억울한데, 유골마저 남의 나라 바다 밑에 묻혀 있어서는 안 되지요. 아픈 역사를 방치한 채 선린 우호,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맺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130여 구의 조선인 징용 희생자 유해가 80년이 넘게 차가운 바다 밑에 묻혀있습니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지요.” 1942년 2월 3일,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우베(宇部) 시에 있는 해저 탄광 ‘조세이(長生) 탄광’에서 갱도 붕괴로 183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중 136명은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된 조선 젊은이들. 일본인도 47명이나 사망한 대형 참사였지만, 83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점의 유골도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 9일 서울 종로구 낙산묘각사에서 만난 대한불교관음종 종정 홍파 스님은 “한일 불교계와 시민단체가 양국 정부에 정부 차원의 유해 발굴을 요청하고 있지만, 성의 있는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지난달 24일 현지에서 ‘일제강점기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희생자 위령재’를 지내고 오셨더군요.“저희가 조세이 탄광 참사를 안 게 2015년이었습니다. 이런 엄청난 희생의 역사를 우리가 몰랐다는 게 참 부끄러운 일이지요. 그래서 한일 불교계, 시민단체와 함께 희생자 유해 발굴을 양국 정부에 요청하면서 2016년 처음으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차원에서 위령재를 지냈습니다. 이듬해부터는 관음종이 주관하고 있지요.”―엄청난 참사인데 국내에서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참사 당시는 태평양전쟁 중이라 일본 정부가 사고를 은폐했습니다. 1970년대 후반에야 양심적인 역사학자 야마구치 다케노부 씨의 조사로 실상이 알려졌지요. 그 뒤로 10여 년이 더 지난 후에야 일본에서 관련 시민단체가 설립됐고요. 국내에서도 간간이 뉴스 등에 보도되기는 했습니다만,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요.”―유가족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텐데요.“희생자 대부분이 미혼인 20~30대 젊은이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태평양전쟁, 6·25전쟁 등을 겪으며 가족이 사망하거나 흩어진 탓도 있겠지요. 희생자 중 지금까지 직계 가족이 남아있는 분은 2명 뿐입니다.”―올 4월부터 갱도 입구의 무너진 철관과 목재를 제거하고 있다고요.“일본 정부는 늘 안전 문제를 들어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요. 우리 정부도 소극적이기는 마찬가지지요. 더 놔둘 수가 없어 일단 관음종과 일본 시민단체 등 민간 차원에서 유해 발굴을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갱도 입구를 찾은 것은 큰 성과지요. 하지만 언제 갱도 안까지 들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잠수부가 자원봉사자라 생업을 하며 해야 하기 때문이지요.”―이런 참사가 벌어진 곳이 조세이 탄광만이 아닐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조세이 탄광이 있는 우베 지역에만 당시 해저, 육지를 포함해 59개의 탄광이 있었습니다. 조세이 탄광은 갱도가 해저 면에서 너무 얕아 배 엔진 소리가 갱도 안에서 들렸다고 해요. 그만큼 사고 위험이 큰 것이지요. 다른 곳이라고 다르겠습니까. 일본 전체에는 얼마나 많은 탄광이 있었겠습니까. 강제로 끌려가 희생된 것도 억울한데, 유골마저 남의 나라 바다 밑에 묻혀있어서 안 되지요. 아픈 역사를 방치한 채 선린 우호,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맺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교회 선거가 사회보다 혼탁하다면, (그렇게 뽑힌) 교회 지도자가 세상을 향해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5일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에서 만난 김정석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회장은 “교회가 신앙의 본질을 회복해야 하는데, 벗어난 부분이 많다”며 “교회 내 선거도 그중 하나”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그는 최근까지 기감 내 호남과 서울 등 11개 연회(지역 단위 교회 조직)를 돌며, 선거법 개정안 등 교단 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전국 6700여 개 교회에 120만 명의 교인이 소속된 기감은 국내에서 가장 큰 개신교 교단 중 하나다. 김 감독회장은 “그동안 ‘금권선거’란 말이 나올 정도로 선거 제도에 문제가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10월 입법의회에서 선거 제도 개혁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중 하나가 선거인단 명단을 무작위로 추출해, 투표 3일 전 각 후보에게 알려주자는 것이다. 4년 임기의 기감 감독회장은 전국 1만8000명의 선거인단이 선출한다. 문제는 이 선거인단이 고정된 데다, 명단도 이미 공개돼 있다는 점. 이 때문에 선거운동 기간 훨씬 전부터 물밑으로 조직을 만들어 사실상 선거운동을 하고, 여기에 막대한 돈을 쓴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 감독회장은 “후보 각자가 쓰는 돈과는 별개로 교회가 선거를 치르기 위해 쓰는 돈도 상당한데, 이 비용은 교인들의 헌금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많은 헌금이 선교와 교육, 봉사와 나눔이 아닌 선거에 쓰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선거 제도 개선안 논의 때 오죽하면 “차라리 후보 중에서 제비뽑기로 결정하자”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한다. 그는 “1만8000명 중 3000∼6000명 정도를 무작위로 추출해 투표 3일 전 공개하면 사전에 선거인단을 포섭하려는 행위도 크게 줄 것”이라며 “명색이 교회 선거인데 그렇게 돈이 많이 들어야 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김 감독회장은 최근 열린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갈수록 양 진영으로 갈라지고 있는 우리 사회가 하나로 다시 화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우리 사회가 극도로 갈라지고 갈등과 마찰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은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야 지지할 수도, 안 할 수도 있습니다만, 일단 공동체가 선택했다면 그 사람이 나라를 잘 이끌 수 있도록 기도해 줘야지요. 그 첫걸음은 상대를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고요.” 그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찾아오겠다는 모 대선 후보 부부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한다. 교회와 정치는 서로 너무 깊게 관여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지적하고 조언할 때는 하는, 서로 긴장하며 평행선을 달리는 것이 건강한 관계라고 믿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 감독회장은 “내가 싫어한다고 선출된 지도자가 잘못되기를 바란다면, 결국 그 피해는 자신을 포함해 나라와 국민이 입지 않겠느냐”라며 “국민과 지도자 모두 자신의 품격을 올리면 국격이 올라가고, 지금처럼 극단적인 사회 갈등도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