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구

이진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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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이진구 기자의 대화’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딱딱하고 가식적인 형식보다 친구와 카페에서 수다 떠는 듯한 편안한 인터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sys1201@donga.com

취재분야

2025-06-15~2025-07-15
종교71%
문학/출판13%
역사7%
인사일반3%
문화 일반3%
사회일반3%
  • [책의 향기]수백억 달러 실패 포용하는 철칙, 오늘의 NASA 만들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는 설사 수백억 달러가 든 연구가 실패해도 연구자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철칙이 있다고 한다. 그 연구에 대해 가장 많은 경험과 지식을 얻고, 고민을 한 사람이 바로 그 ‘실패한 연구자’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연구자도 ‘그’라는 것이다. 오늘날 NASA가 항공 우주 분야의 대명사로 쓰이게 된 것은 이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철학 때문이었다. 그런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게 그렇게 말처럼 쉬운 일일까. 두려워만 하지 않으면, 실패를 거듭하다 보면 어느 날 저절로 성공하는 건가. 실패에서 배워야 한다고 하지만 뭘, 어떻게 배워야 하는 걸까. 2021년 문을 연 ‘카이스트(KAIST) 실패연구소’가 3년여에 걸쳐 KAIST 학생들은 물론이고 세대와 분야를 넘어 ‘실패에서 배우는 법’을 고민하고 연구하고 실험한 결과를 담았다. 저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실패에서 배우기’가 쉽지 않은 것은 개인의 의지나 능력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 그것을 방해하는 사회 구조와 문화에 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들은 한국 사회 노동시장이나 입시 제도 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좋은 직업이나 좋은 학벌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그런 문제를 제기하면 경쟁에서 도태된 루저가 자기 처지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래서 내가 만난 많은 청년은 눈앞의 부조리에 관심을 끊고 더 좋은 회사, 더 높은 지위, 더 좋은 타이틀과 학위 등 자격을 갖추는 일에 계속 몰두했다.”(2장 ‘실패 캠페인의 이상과 현실’에서) 굳이 남의 일을 예시로 들 필요도 없다. “(문제가 있으면) 성공해서 네가 바꿔”, “된 다음에 얘기해”라는 말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듣고, 또 하며 살았는지. ‘실패에서 배우라’고 하지만 곱씹어 보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배울 수 있는 것인지 막막하기만 하다.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개인적으로는 전부)의 실패 이야기는 빌 게이츠나 일론 머스크, 이순신 장군 같은 어마어마하게 ‘성공한’ 사람들이 겪은 실패 이야기이니 말이다. 성공한 뒤에 재구성된, ‘수많은 실패를 겪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 극복했습니다’라는 말에서 무엇을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을까. 저자들은 ‘실패를 공유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단순히 실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강조하거나 일시적인 캠페인 등 단편적인 접근만으로는 진정한 변화를 이끌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인식이 성공한 사람의 실패 이야기나 교훈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던 기존 방식이 ‘실패’라는 것을 깨닫고 얻은 것이라고 솔직히 털어놓는다. 실패연구소도 실패를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해 낸 것이다.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메뉴 선정의 실패’조차 겪기 싫어서 늘 먹는 것만 먹고, 가는 곳만 가는 사람에게는 한 번쯤 자기 행동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부제는 ‘카이스트 실패연구소의 한국 사회 실패 탐구 보고서’.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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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계종, 4~5월 ‘불교의 달’ 행사 개최

    다음 달 2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봉축점등식을 시작으로 서울 전역에 연등불이 켜진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다음달 1일부터 5월 5일 부처님오신날까지를 ‘불교의 달, 마음 평안의 달’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선보인다.다음 달 1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2025 국제선명상대회’ 개막식이 열린다. 6일까지 열리는 대회의 주제는 ‘선명상을 통한 마음의 평안, 세계평화’이다. 미륵대불을 활용한 ‘세계평화’ 기원 미디어아트와 선명상 음악회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2일 광화문 봉축점등식을 시작으로 종로 조계사 권역과 봉은사 권역에서도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조계종 측은 “서울의 대표 핫플레이스에서 가족 나들이나 데이트코스로 손색없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전했다.3~6일에는 코엑스에서 ‘너의 깨달음을 찾아라!’를 주제로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개최된다. 조계사에선 14~20일 국민 대화합과 국운 융성을 발원하는 ‘담선대법회’도 열린다. 전국 57개 사찰에선 7~20일 2030세대를 대상으로 1만 원으로 템플스테이에 참여할 기회도 제공한다. 접수는 1일부터 템플스테이 홈페이지(www.templestay.com)에서 할 수 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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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0년전 선교사들이 뿌린 씨앗, 대한민국 성장 밑거름”

    “1906년 프랭클린 윌리엄스 선교사(1883∼1962)가 충남 공주에 기독교 사립학교인 영명학교를 세웁니다. 8년 후인 1914년 이 학교에 당시 12세이던 유관순 열사가 입학하지요. 100여 년 전 이 땅에 선교사들이 뿌린 씨앗은 그렇게 대한민국이 독립하고 성장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서만철 한국선교유적연구회장) 한국 기독교 14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지도부가 24, 25일 전북 군산, 충남 논산·공주 일대의 기독교 근대 문화유산 탐방에 나섰다. 한국 개신교계는 140년 전인 1895년 4월 아펜젤러 선교사(1858∼1902·미국 북감리회)와 언더우드 선교사(1859∼1916·미국 북장로회)가 인천항에 도착한 때부터 한국 선교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1897년 에드워드 폴링(1864∼1960) 선교사가 세운 논산시 강경읍 ‘ㄱ자형 교회(구 강경침례교회)’는 한국 침례교가 처음 시작된 곳. 당시 강경은 금강을 통해 서해의 수산물과 호남의 쌀 등 곡물, 중국의 물산까지 드나들던 대표적인 포구로 배가 하루 100척 넘게 드나들었다고 한다. 이런 입지 조건으로 강경은 충청지역 선교거점으로 자리 잡았고, 이후 1906년 국내 침례회 최초의 총회가 열리기도 했다. 군산 지역 선교는 1895년 봄 윌리엄 전킨(1865∼1908), 알렉산드로 드루(1859∼1926) 선교사가 초가집 두 채를 구입해 예배와 진료를 시작하면서 출발했다. 1899년 당시 ‘궁멀’이라 불리던 곳에 궁멀교회(현 구암교회)를 세운 전킨 선교사는 이후 멜볼딘여학교, 영명 남학교(현 군산제일중고교), 군산 예수병원 등을 잇달아 설립했다. 군산을 넘어 전북 지역 선교의 뿌리를 내리게 한 전킨 선교사는 이곳에서 세 아들을 풍토병으로 잃었다. 그 자신은 미국에서 소천했지만, 구암교회가 있는 궁멀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한교총 지도부는 이 밖에도 전킨 선교사가 세워 인재 양성의 요람이 된 군산제일고, 6·25전쟁 중 공산당에 의해 66명의 목사와 신자들이 순교한 논산 병촌성결교회, 시인 이상화, 백범 김구, 유관순 열사의 유물과 기록이 보존된 공주기독교 박물관(옛 공주 제일감리교회) 등을 답사하며 선인들의 뜻과 넋을 기렸다. 행사를 주관한 소강석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대회 상임대회장(새에덴교회 담임목사)은 “140년 전 아펜젤러, 언더우드 선교사의 입국으로 시작된 한국 기독교는 우리 사회의 교육, 의료, 독립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깊은 영향을 미쳤다”라며 “과거를 통해 오늘을 비추는 것은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군산·논산=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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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기독교 140주년…선교사의 발자취 따라 공주·논산·군산 탐방

    “1906년 프랭클린 윌리엄스 선교사(1883~1962)가 충남 공주에 기독교 사립학교인 영명학교를 세웁니다. 8년 후인 1914년 이 학교에 당시 12세이던 유관순 열사가 입학하지요. 100여 년 전 이 땅에 선교사들이 뿌린 씨앗은 그렇게 대한민국이 독립하고 성장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서만철 한국선교유적연구회장)한국 기독교 14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지도부가 24, 25일 전북 군산, 충남 논산·공주 일대의 기독교 근대 문화유산 탐방에 나섰다. 한국 개신교계는 140년 전인 1895년 4월 아펜젤러 선교사(1858~1902·미국 북감리회)와 언더우드 선교사(1859∼1916·미국 북장로회)가 인천항에 도착한 때부터 한국 선교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1897년 에드워드 폴링(1864~1960) 선교사가 세운 논산 강경읍 ‘ㄱ자형 교회(구 강경침례교회)’는 한국 침례교가 처음 시작된 곳. 당시 강경은 금강을 통해 서해의 수산물과 호남의 쌀 등 곡물, 중국의 물산까지 드나들던 대표적인 포구로 배가 하루 100척 넘게 드나들었다고 한다. 이런 입지 조건으로 강경은 충청지역 선교거점으로 자리 잡았고, 이후 1906년 국내 침례회 최초의 총회가 열리기도 했다.군산 지역 선교는 1895년 봄 윌리엄 전킨(1865~1908)·알렉산드로 드루(1859~1926) 선교사가 초가집 두 채를 구입해 예배와 진료를 시작하면서 출발했다. 1899년 당시 ‘궁멀’이라 불리던 곳에 궁멀교회(현 구암교회)를 세운 전킨 선교사는 이후 멜볼딘여학교, 영명 남학교(현 군산제일중고교), 군산 예수병원 등을 잇달아 설립했다. 군산을 넘어 전북 지역 선교의 뿌리를 내리게 한 전킨 선교사는 이곳에서 세 아들을 풍토병으로 잃었다. 그 자신은 미국에서 소천했지만, 구암교회가 있는 궁멀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한교총 지도부는 이 밖에도 전킨 선교사가 세워 인재 양성의 요람이 된 군산제일고, 6·25전쟁 중 공산당에 의해 66명의 목사와 신자들이 순교한 논산 병촌성결교회, 시인 이상화, 백범 김구, 유관순 열사의 유물과 기록이 보존된 공주기독교 박물관(옛 공주 제일감리교회) 등을 답사하며 선인들의 뜻과 넋을 기렸다.행사를 주관한 소강석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대회 상임대회장(새에덴교회 담임목사)은 “140년 전 아펜젤러, 언더우드 선교사의 입국으로 시작된 한국 기독교는 우리 사회의 교육, 의료, 독립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깊은 영향을 미쳤다”라며 “과거를 통해 오늘을 비추는 것은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군산·논산=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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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지극히 사회적인 감정, ‘우울’

    우울증이 심각한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참 좋아했던 후배가 갑자기 목숨을 끊기 전까지. 평소에는 정말 유쾌한 녀석이었는데, 감정의 기복이 좀 심했다. 그때마다 “죽고 싶어요”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진지하게 들어줬지만 주기적으로 반복되자 “뭐 그런 걸 가지고 죽냐”고 타박하기도 했다. 장례식장에서 그가 평소 우울증 약을 먹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미안함과 동시에 이 병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깨닫고 소름이 돋았다. 2000년대 초반부터 ‘공적 감정(a public feelings)’을 연구해 온 저자는 ‘우울’이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문제나 병리적인 상태가 아니라 사회적·역사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공적(公的) 감정이라고 말한다. 현재의 사회구조와 현상을 분석하는 주요 단서이자 키워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퍼블릭 필링스 연구는 9·11과 거의 동시적이었고 그 파장 속에서 진행되었다.…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부시에게 투표하거나 전쟁에 찬성하게 되었는가? 불안과 무감각이 결합하면서 만연해진 이런 정치적 결정은 일상생활의 맥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서론’에서) 20년 넘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우울증 치료를 받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면 그 원인과 치료를 더 이상 개인에게만 맡길 순 없지 않을까. 멀리 갈 것도 없다. 자신의 미래가 암울하거나 없어 보일 때 우리는 우울함을 느낀다. 취업이나 질병에도 느끼는 우울감을 국가와 사회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될 때 느끼지 못할 리가 없을 것이다.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지고, 정치지도자들은 그걸 더 부추기고, 배웠다는 사람들은 억지와 견강부회(牽强附會)로 자기편만 강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희망이 없을 것 같아 우울증에 걸린다면, 그게 나만 치료하면 되는 일은 아니지 않을까. 원제 ‘Depressing: a public feeling’.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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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도교, 박인준 차기 교령 선출

    천도교를 대표하는 최고위 자리인 교령(敎領)으로 준암 박인준 선도사(74·사진)가 선출됐다. 천도교는 20일 개최한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차기 교령을 선출했으며, 박 신임 교령은 다음 달 1일 공식 취임한다. 박 교령은 천도교 동천 교구장과 천도교 중앙총부 교화관장, 천도교 중앙총부 종무원장을 지냈다. 임기는 다음달 1일부터 3년.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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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이 원한 ‘희망’의 동사형 찾느라 고민했죠”

    “인생이라는 길에서 누구나 앞이 보이지 않아 방황할 때를 만나지요. 교황도 그런 순간이 있었겠지만 ‘희망’이라는 작은 등불을 피우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으셨어요. 모두가 자신만의 희망이란 등불을 켜고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 주길 바라는 마음이 아니셨을까요.”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자서전 ‘희망’(원제 SPERA)의 한국어판 번역을 맡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이재협 신부는 13일 “교황이 직접 책 제목을 ‘희망’이라고 붙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란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희망’은 1월 중순 세계 80개국에서 동시 출간됐으나, 한국어판은 번역·감수 등의 과정을 거치느라 이보다 늦은 이달 7일 발간됐다. 원래 교황 사후에 출간될 예정이었지만 교황의 뜻에 따라 가톨릭교회가 25년마다 맞이하는 희년(禧年·해방과 안식을 베푸는 해)인 올해 출간됐다. 한국어판 번역에는 이 신부와 지난 5년간 교황청 ‘바티칸 뉴스’ 한국어 번역을 맡은 김호열 신부, 번역가 이창욱, 작가 가비노 김 등이 참여했다. 원제 ‘SPERA’는 이탈리아어 동사 스페라레(sperare·희망하다, 기대하다)의 삼인칭 단수형이다. 교황은 책에서 “희망은 행동을 위한 미덕이자 변화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교황께서 명령형으로도 쓰이는 동사 ‘spera’를 제목으로 쓴 것은 ‘희망하라’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자’라는 의지적 의미를 담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보통 ‘숨이 붙어 있는 한 희망이 있다’고 하지만, 교황은 반대로 평소 ‘우리에게 희망이 있기에 숨이 붙어 있을 수 있다’고 말할 정도예요.” 원제의 의미를 담은 한국어 제목을 찾는 데는 많은 고민이 따랐다. 우리말 ‘희망’에는 동사의 의미가 없었기 때문. 이 신부는 “‘희망하라’ ‘희망을 간직하십시오’ 등 동사형 후보로 20여 가지가 제시됐지만 다소 어색한 데다 늘어지는 느낌이 있었다”며 “그래서 명사지만 결국 가장 직관적인 느낌이 드는 ‘희망’으로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참고로 영어로 출간된 자서전 제목도 ‘HOPE’다. 이 신부는 “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교황은 2013년 즉위하자마자 첫 외부 방문지로 난민 등 불법 이민자들이 거주하는 이탈리아의 람페두사섬을 선택했다”며 “이것은 그의 가족사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1927년 10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하던 여객선이 침몰해 300여 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부분 생존과 생계를 위해 고향을 떠난 소작농, 밀항자, 난민 등이었다. 교황의 조부모도 외동아들(교황 아버지)을 데리고 이 배의 표를 샀었지만, 자산을 제때 처분할 수 없어 배를 타지 못했다. 교황이 수많은 방문지를 제치고 첫 행보로 람페두사섬을 택한 건 이런 배경이 있다고 한다. 이 신부는 자서전에서 감명 깊었던 부분으로는 25장 ‘저는 한낱 지나가는 발걸음일 뿐입니다’에서 ‘희망이 피어나는 데는 단 한 사람이면 충분합니다’라는 구절을 꼽았다. “그 한 사람이 바로 당신이고, 여기에 또 다른 당신이 더해지고, 또 다른 당신이 모일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된다는 뜻이지요. 신자, 비신자를 떠나 교황이 살아온 길을 살펴보는 것은 지금 불안하고 힘든 시기를 사는 우리에게 좋은 영적 안내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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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에게 ‘희망’은 포기하지 말고 전진하라는 의지적 행위입니다”

    “인생이라는 길에서는 누구나 앞이 보이지 않아 방황할 때를 만나지요. 교황도 그런 순간이 있었겠지만 ‘희망’이라는 작은 등불을 피우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으셨어요. 모두가 자신만의 ‘희망’이란 등불을 켜고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 주길 바라는 마음이 아니셨을까요.”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자서전 ‘희망(원제 SPERA)’의 한국어판 번역을 맡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이재협 신부는 13일 “교황이 직접 책 제목을 ‘희망’이라고 붙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말했다. ‘희망’은 1월 중순 전 세계 80개국에서 동시 출간됐으나, 한국어판은 번역·감수 등의 과정을 거치느라 이보다 조금 늦은 지난 7일 발간됐다. 원래 교황 사후에 출간될 예정이었지만, 교황의 뜻에 따라 가톨릭교회가 25년마다 맞이하는 희년(禧年)인 올해 출간됐다. 한국어판 번역에는 이 신부와 함께 지난 5년간 교황청 ‘바티칸 뉴스’ 한국어 번역을 맡은 김호열 신부, 번역가 이창욱, 작가 가비노 김 등이 참여했다.교황은 책에서 “(모국어인)스페인어 동사 ‘에스페라르(esperar)’가 ‘희망하다’와 ‘기다리다’라는 두 가지 뜻을 아우르는 만큼 이 둘은 깊이 연결되어 있다. 특히 희망은 ‘행동을 위한 미덕이자 변화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원제 ‘SPERA’는 이탈리아어 동사 스페라레(sperare·희망하다, 기대하다)의 삼인칭 단수형으로 에스페라르와 같은 의미다. 이 신부는 “교황이 명령형으로도 쓰이는 동사 spera를 제목으로 쓴 것은 ‘희망하라’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자’라는 의지적 의미를 담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라며 “우리는 보통 ‘숨이 붙어 있는 한 희망이 있다’라고 하지만, 교황은 반대로 평소 ‘우리에게 희망이 있기에 숨이 붙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제의 의미를 담은 한국어 제목을 찾는데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이 신부는 말했다. 우리말 ‘희망’에는 동사의 의미가 없었기 때문. 이 신부는 “‘희망하라’, ‘희망을 간직하십시오’ 등 동사형 후보로 20여 가지가 제시됐지만 다소 어색한 데다 늘어지는 느낌이 있었다”라며 “이 때문에 명사지만 결국 가장 직관적인 느낌이 드는 ‘희망’으로 정하게 됐다”라고 말했다.이 신부는 “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교황은 2013년 즉위하자마자 첫 외부 방문지로 난민 등 불법 이민자들이 거주하는 이탈리아의 람페두사섬을 선택했는데, 이것도 그의 가족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라고 말했다. 1927년 10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하던 여객선이 침몰해 300여 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부분 생존과 생계를 위해 고향을 떠난 소작농, 밀항자, 난민 등이었는데, 교황의 조부모도 외동아들(교황의 아버지)을 데리고 이 배의 표를 샀다고 한다. 하지만 자산을 제때 처분할 수 없어 배를 타지 못했다. 교황이 수많은 방문지를 제치고 첫 행보로 람페두사섬을 택한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는 것이다.그는 자서전 중 감명 깊었던 부분으로 25장(‘저는 한낱 지나가는 발걸음일 뿐입니다’) 중 ‘희망이 피어나는 데는 단 한 사람이면 충분합니다’라는 구절을 꼽았다. 이 신부는 “그 한 사람이 바로 당신이고, 여기에 또 다른 ‘당신’이 더해지고, 또 다른 ‘당신’이 모일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된다는 뜻”이라며 “신자, 비신자를 떠나 교황이 살아온 길을 살펴보는 것은 지금 불안하고 힘든 시기를 사는 우리에게 좋은 영적 안내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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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교 의례 ‘수륙재’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추진

    대표적 한국 불교 문화유산인 ‘수륙재(水陸齋)’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가 추진된다. 대한불교조계종 진관사 주지 법해 스님은 17일 “최근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수륙재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추진위 공동위원장), 진관사 회주 계호 스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수륙재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열린 해당 세미나에선 한국 불교의 수륙재와 진관사 ‘국행(國行) 수륙재’의 역사적·문화적 가치와 의례공동체로서의 역할과 의미 등이 조명됐다. 수륙재는 온 세상의 모든 고혼(孤魂·의지할 곳이 없는 넋)을 차별 없이 구제하기 위해 지내는 불교 의례다. 진관사 수륙재는 1397년 조선 태조 때부터 시작됐으며, 이후 국가 차원으로 설행(設行)돼 국행 수륙재로 불린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잠시 중단됐으나 1970년대 복원을 거쳐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진관사 국행 수륙재는 조선시대의 전통적 수륙재인 칠칠재(七七齋) 사십구재 형식으로, 낮에 지내는 낮재와 밤에 지내는 밤재의 이부 구성을 유일하게 전승하고 있다. 매년 9∼10월 입재(入齋)를 시작으로 초재(初齋)에서 칠재(七齋)까지 49일에 걸쳐 진행되며, 수륙재의 정점인 마지막 칠재는 이틀 동안 봉행된다. 현재 국가무형유산에 등재된 수륙재는 진관사 국행 수륙재, 강원 동해 삼화사 수륙재, 경남 창원 아랫녘 수륙재 등 3개다. 이 밖에도 각 지방자치단체의 지방무형문화재로 등재된 것들도 다수 있다. 법해 스님은 “수륙재는 종교를 넘어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담긴 우리 민족의 장엄한 무형문화유산”이라며 “세계적으로 개인적, 사회적, 국가적 대립과 갈등이 극심한 지금 시대에 용서와 화해, 구원과 평화의 정신을 담은 수륙재는 충분히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될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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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교의례 수륙재,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추진

    대표적인 한국불교 문화유산인 ‘수륙재(水陸齋)’의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유산 등재가 추진된다.대한불교조계종 진관사 주지 법해 스님은 17일 “최근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수륙재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추진위 공동위원장), 진관사 회주 계호 스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수륙재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열린 해당 세미나에선 한국불교의 수륙재와 진관사 ‘국행(國行) 수륙재’의 역사적·문화적 가치와 의례공동체로서의 역할과 의미 등이 조명됐다. 수륙재는 온 세상의 모든 고혼(孤魂·의지할 곳이 없는 넋)을 차별 없이 구제하기 위해 지내는 불교 의례다. 진관사 수륙재는 1397년 조선 태조 때부터 시작됐으며, 이후 국가 차원으로 설행(設行)돼 국행 수륙재로 불린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잠시 중단됐으나 1970년대 복원을 거쳐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진관사 국행 수륙재는 조선시대의 전통적 수륙재인 칠칠재(七七齋) 사십구재 형식으로, 낮에 지내는 낮재와 밤에 지내는 밤재의 이부 구성을 유일하게 전승하고 있다. 매년 9~10월 입재(入齋)를 시작으로 초재(初齋)에서 칠재(七齋)까지 49일에 걸쳐 진행되며, 수륙재의 정점인 마지막 칠재는 이틀 동안 봉행 된다.현재 국가무형유산에 등재된 수륙재는 진관사 국행수륙재, 강원 동해 삼화사 수륙재, 경남 창원 아랫녘 수륙재 등 3곳이다. 이밖에도 각 지방자치단체의 지방무형문화재로 등재된 것들도 다수 있다.법해 스님은 “수륙재는 종교를 넘어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담긴 우리 민족의 장엄한 무형문화유산”이라며 “세계적으로 개인적, 사회적, 국가적 대립과 갈등이 극심한 지금 시대에 용서와 화해, 구원과 평화의 정신을 담은 수륙재는 충분히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될 가치가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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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사 집전 뒤 기도… 교황 입원후 모습 첫 공개

    지난달 14일(현지 시간)부터 폐렴으로 한 달 넘게 병원에 머무르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입원 뒤 처음으로 사진을 공개했다. 교황청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교황청은 16일 오후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 중인 교황이 이날 오전 병원 내에 있는 예배실에서 기도하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흰 수단(카속)을 입고 어깨에 보라색 스톨을 두른 교황이 미사를 공동 집전한 뒤에 앉아서 기도하는 모습을 오른쪽 뒤에서 찍었다. 교황의 모습이 외부로 공개된 건 지난달 14일 입원한 뒤로 처음이다. 교황청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을 공개한 이유는 현재 교황의 건강이 많이 호전돼 안정적인 상태임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교황은 입원한 뒤로 4차례나 호흡 곤란을 겪으며 고비를 맞았지만, 최근에는 눈에 띄게 병세가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청은 15일 언론 공지에서도 “교황의 임상 상태는 안정적이며 지난주부터 개선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회복 중이지만 여전히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퇴원 시기도 밝히지 않았다.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건강이 어느 정도 호전된 이후로는 매일 예배당에 가서 십자가를 바라보며 기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2013년 즉위한 후 이렇게 오랫동안 병원에 머무른 적이 없었다. 전임 교황 가운데는 요한 바오로 2세가 1981년 55일 동안 입원한 적이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서면으로 발표한 주일 삼종 기도 메시지에서는 “다른 많은 병자와 함께 겪고 있는 시련의 기간을 숙고한다”며 “우리의 몸은 약하지만 사랑과 기도, 헌신과 믿음 안에서 서로에게 ‘희망의 빛나는 징조’가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을 위해 기도해 주는 모든 사람, 특히 멀리서 와서 쾌유를 빌어준 어린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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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렴 입원 교황, 병상서 즉위 12주년 맞아

    폐렴으로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13일(현지 시간) 병상에서 즉위 12주년을 맞았다. 교황청 공보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교황이 의료진과 함께 케이크와 촛불로 즉위 12주년을 축하했다”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교황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는 전 세계 어린이들이 보낸 수백 장의 카드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교황 선출 기념일은 별다른 공식 행사 없이 내부적으로 조용히 보내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한 교황은 이날로 즉위 이후 최장기간인 입원 28일째를 맞았다. 한때 호흡곤란을 겪으며 고비를 맞았으나 최근에는 눈에 띄게 병세가 호전된 상태다.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의 병세는 더는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로 심각하지 않으며, 흉부 X선 검사에서도 병세 호전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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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벤 존슨은 왜 스테로이드를 끊지 못했나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전 세계를 경악시킨 사건이 벌어졌다.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79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딴 캐나다 벤 존슨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난 것. 이 경기는 미국의 칼 루이스와의 ‘세기의 대결’로 꼽혔던 터라 충격은 더 컸다. 금메달 박탈은 물론이고 향후 2년간 모든 국제대회에 출전 금지된 존슨은 자격 정지가 풀린 뒤에도 금지약물 복용이 드러나 육상계에서 영구 제명됐다. 당시 그가 복용한 약물은 바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였다. 욕망을 채워 주지만 대신 영혼을 내줘야 하는 악마 메피스토와의 계약처럼, 뛰어난 효능을 보장하지만 심하면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두 얼굴의 물질. 이 책은 심각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욕망을 이루려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스테로이드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에 따르면 스테로이드는 단 하나의 물질이 아니라 ‘스테롤(sterol)을 닮은 구조의 화합물들’을 모두 통칭하는 용어다. 따라서 종류와 작용도 다양한데, 임신을 돕고 여성 골다공증에 효과가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유방 세포 분열을 촉진해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 근육을 키우고 일시적으로 성기능 향상 효과도 있지만, 전립샘비대증이나 전립샘암을 악화시키고 장기 복용하면 고환이 쪼그라드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는 팔다리 근육만 키우는 게 아니라 심장근도 두꺼워지게 한다. 저자는 심장근이 두꺼워지면 심장 내 공간이 줄어 혈압이 위태로울 정도로 높아진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스테로이드는 연구자들조차 작용을 예측하기 어려운 물질인데도, 철저한 연구 결과 없이 지금도 버젓이 약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1996년 3월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롤모델이었던 보디빌더 안드레아스 뮌저가 31세의 나이로 돌연사했다. 부검 결과 단백동화 스테로이드 같은 20여 종의 경기력 향상 약물이 검출됐는데, 약물 부작용으로 그의 고환은 극도로 쪼그라들어 있었다고 한다. 남성미의 상징으로 근육을 키웠지만 정작 성기능이 사라져버린 역설. 스테로이드라는 물질에 담긴 인간의 욕망이 처연하게 느껴진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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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병상서 즉위 12주년…의료진과 케이크-촛불로 축하

    폐렴으로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13일(현지 시간) 병상에서 즉위 12주년을 맞았다. 교황청 공보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교황이 의료진과 함께 케이크와 촛불로 즉위 12주년을 축하했다”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교황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는 전 세계 어린이들이 보낸 수백 장의 카드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교황 선출 기념일은 별다른 공식 행사 없이 내부적으로 조용히 보내는 경우가 많다.지난달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한 교황은 이날로 즉위 이후 최장기간인 입원 28일째를 맞았다. 한때 호흡곤란을 겪으며 고비를 맞았으나 최근에는 눈에 띄게 병세가 호전된 상태다.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의 병세는 더는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로 심각하지 않으며, 흉부 X-레이 검사에서도 병세 호전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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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울회 사건 피해자들, 재심 촉구 탄원서 제출

    김종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등 ‘한울회 사건’ 피해자들이 13일 재심 개시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피해자들은 불법 체포, 강제 구금, 폭행, 고문과 허위 자백을 강요받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라며 “억울한 판결을 바로잡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재심 개시뿐”이라고 밝혔다. 또 “피해자들은 지금도 사회적 낙인과 정신적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라며 “즉각적인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려서 한울회 사건 피해자들이 남은 생을 억울함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한울회 사건은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1년 대전의 한 기독교 모임(한울 모임)이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공산주의를 찬양했다며, 공안 당국이 강제 수사를 벌이면서 시작됐다. 교사, 대학생, 청년 신학도 등이 기소돼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실형 또는 집행유예의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하지만 진실화해위는 2023년 12월 당시 조사 과정에서 불법 구금, 폭행, 고문, 가혹행위, 진술 강요 등 중대한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결론 내고 국가의 사과와 재심 등을 권고했다. 이에 피해자들은 지난해 2월 재심을 청구했으며, 서울고법은 현재 재심 개시 여부를 심리 중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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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부터 포럼’, 18일 ‘한국교회 선교 140주년 기념 포럼’ 개최

    ‘나부터 포럼’(대표 류영모 목사)이 18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한국교회 선교 140주년 기념 포럼’을 연다. ‘내일의 눈으로 140년을 보다’를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서는 1885년 4월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를 통해 시작된 초기 한국선교의 정신을 고찰한다.허은철 총신대 교수(‘우리에게 근대는 어떻게 왔을까?’), 소요한 감신대 교수(‘한국교회 공간의 형성과 역할’), 한강희 한신대 교수 (‘한국교회 선교, 본질을 다시 묻다’), 박경수 장신대 교수 (‘한국교회 초기 연합운동의 유산’) 등이 발제와 강의를 맡는다. ‘나부터 포럼’은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와 종교개혁 정신을 교회와 사회의 주요 이슈를 분석하고 나부터 개혁과 실천을 하자는 취지로 만든 개신교 단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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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등회 이어 이번엔 사찰음식…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

    “한국의 사찰음식은 불교 음식 문화를 넘어 한식의 원형을 간직한 전통 음식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웰빙 음식이고요.”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연등회에 이어 ‘사찰음식’의 국가무형유산 및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한국 불교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연등회는 2012년 국가무형유산에, 202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인 만당 스님(사진)은 5일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사찰음식은 국가무형유산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가치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조계종뿐만 아니라 천태종 등 타 종단의 사찰음식과 템플스테이를 함께 관리, 감독하고 있다. 만당 스님은 “국가유산청이 지난해 사전 타당성 조사를 한 바 있어 올해 위원회 심사가 열리면 국가무형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위원회 심사는 통상 2, 3월에 열리는데, 올해는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사찰음식은 불교의 한반도 전래 이래로 1700여 년 동안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구체적인 표준화 작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불교문화사업단은 2009년부터 전국 사찰과 스님들을 만나 사찰음식 현황을 조사해 왔다. 불교 경전과 고문헌 속에 나오는 사찰음식을 연구, 재현하는 등 사찰음식 체계화 작업도 해오고 있다. 만당 스님은 “사찰음식은 전통 방식으로 만든 된장, 간장 등 장과 사찰에서 재배한 식재료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식당 등에서 대중화하려면 비용적 측면 등에서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라며 “인공조미료와 향이 강하고 자극적인 오신채(五辛菜·달래 마늘 부추 파 양파)를 사용하지 않아 자극적인 맛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자주 찾기 쉽지 않다는 점도 대중화의 숙제”라고 말했다. 불교문화사업단은 사찰음식의 대중화를 위해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사찰음식 홈페이지에서 100여 종에 이르는 레시피와 만드는 법을 담은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출가자 감소는 사찰음식 보전과 전승에도 큰 타격입니다. 절마다 이어져 내려온 독특한 음식 문화를 이어갈 사람이 없어지니까요. 그래서 더 사라지기 전에 국가적 차원에서 기록하고 전승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당 스님은 “사찰음식은 한 사찰, 한 종단의 음식문화가 아니라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리 한식 문화”라며 “국가무형유산 등재는 우리 음식 문화의 고유성을 유지하고 이를 전승, 발전시키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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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찰음식, 한식의 원형 간직…세계에 자랑할 우리 문화”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연등회에 이어 ‘사찰음식’의 국가무형유산 및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한국불교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연등회는 2012년 국가무형유산에, 202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5일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에서 만난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만당 스님은 “사찰음식은 불교 음식 문화를 넘어 한식의 원형을 간직한 전통 음식이자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웰빙 음식”이라며 “국가무형유산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조계종뿐만 아니라 천태종 등 타 종단의 사찰음식과 템플스테이를 함께 관리·감독하고 있다. 만당 스님은 “국가유산청이 이미 지난해 사전 타당성 조사를 한 바 있어 올해 위원회 심사가 열리면 국가무형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위원회 심사는 통상 2, 3월에 열리는데, 올해는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 여파로 일정이 다소 늦어지고 있는 상태다.사찰음식은 불교 전래 이래 1700여 년 동안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구체적인 표준화 작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불교문화사업단은 2009년부터 현재까지 전국 사찰과 스님들을 만나 사찰음식 현황을 조사하고, 불교 경전과 고문헌 속에 나오는 사찰음식을 연구·재현하는 등 사찰음식 체계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만당 스님은 “사찰음식은 전통 방식으로 만든 된장, 간장 등 장과 사찰에서 재배한 식재료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식당 등에서 대중화하려면 비용 등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라며 “인공조미료와 향이 강하고 자극적인 오신채(五辛菜·달래 마늘 부추 파 양파)를 사용하지 않아 자극적인 맛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자주 찾기 쉽지 않다는 점도 대중화의 숙제”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불교문화사업단은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사찰음식 홈페이지를 통해 100여 종에 이르는 레시피와 만드는 법을 담은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출가자 감소는 사찰음식 보전과 전승에도 큰 타격입니다. 절마다 이어져 내려온 독특한 음식 문화를 이어갈 사람이 없어지니까요. 그래서 더 사라지기 전에 국가적 차원에서 기록하고 전승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당 스님은 “사찰음식은 한 사찰, 한 종단의 음식문화가 아니라 한식의 원형이 담긴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리 문화”라며 “국가무형유산 등재는 우리 음식 문화의 고유성을 유지하고 이를 전승, 발전시키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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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훈 “편가르기 망국병 기승…헌재 판결에 모두가 승복해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에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모두가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합니다.”개신교 최대 연합 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의 대표회장을 지낸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목사는 1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 목사는 “12·3 비상계엄 사태로 편 가르기라는 망국병이 여야는 물론이고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기승을 부리고 있다”라며 “이럴 때일수록 종교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정권이 어떻게 바뀌든 양극화된 우리 사회를 통합하는 데 모든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이 목사는 일부 정치권이 잘못된 무속 신앙에 빠져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비상계엄 사태에서도 드러났듯 정치권에 무속 신앙의 영향이 아주 심각하다”라며 “이 점에 대해 여러 차례 강력하게 공개적인 메시지를 냈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오죽하면 ‘영적 전쟁이라도 해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라고 안타까워했다.여의도순복음교회는 올해 한국 기독교 선교 140주년을 맞아 △통일 한국을 준비하기 위한 탈북민 선교사 양성 △탈북 청년 장학금 지원 △여성 목사와 여성 장로 배출 확대 △저출산 극복 프로그램 확대 운영 △마약 등 중독 치유센터 설립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신도가 첫 아이를 낳으면 2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둘째는 300만 원, 셋째는 500만 원, 넷째 아이부터는 1000만 원을 지원한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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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계종 ‘국제선명상대회’ 내달 1일 개막… 전국 주요 사찰서 7개월 대장정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주최하는 ‘2025 국제선명상대회’가 다음 달 1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까지 7개월간 열린다. 다음 달 1~6일 봉은사에서는 미륵대불을 활용한 ‘세계평화’ 기원 미디어아트, 박범훈 조계종 불교음악원장과 국내외 유명 명상가가 함께하는 선명상음악회를 비롯해 초급자부터 전문인까지 참여할 수 있는 선명상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번 선명상 프로그램에는 캉쎄르 린포체, 금강 스님, 명상 과학 지도자 등 국내외 선명상 지도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또 5~9월에는 전국 주요 사찰을 중심으로 지역 국제선명상대회가 열리고, 10월에는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명상과 교육’을 주제로 국제 콘퍼런스가 열린다.진우 스님은 “선명상은 단순한 수행을 넘어 우리 모든 국민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국민 행복 프로젝트”라며 “몸과 마음이 지친 현대인들이 마음의 평온과 삶의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선명상을 통해 도움을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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