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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정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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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6~2026-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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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한숨을 돌리는 순간

     백 58은 이세돌 9단의 성향에 비춰 보면 예상 가능한 반발. 그렇다면 흑 59도 당연하고 이어 흑 61로 가르고 나와 계속 백을 몰아간다. 백 62로 붙이고 64로 끊어 간 것은 수습의 맥. 흑 67로 참고 1도 흑 1로 단수 치는 것은 백 6까지 실전보다 흑이 손해. 실전처럼 흑 67로 잇고 69로 백 두 점을 잡아 짭짤한 실리를 챙기는 게 더 낫다. 물론 백도 70까지 흑 한 점을 잡으며 두터움을 얻어 불만이 없다. 우변 전투는 이렇게 서로 실리와 두터움을 나눠 가진 채 끝났다. 치열한 힘겨루기가 막 끝나고 한숨을 돌리는 순간. 바로 이때가 승부를 가르는 순간이 되기 쉽다. 흑 71이 그와 같은 수. 원래 우하 귀 모양에선 흑 71이 정수라고 하는데 뭐가 잘못된 걸까. 참고 2도를 보자. 흑 1은 실전 흑 21에 비해 백 2로 뛰어드는 약점이 있다고 해서 꺼리는 수인데 지금 배석 아래선 흑 3으로 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흑 1과 실전 21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17-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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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매서운 눈

     백이 귀에 들어오자 흑 ○로 막은 것은 일종의 기세. 백 ○에 대한 공격을 노리는 것인데 지금은 그냥 우변을 지키는 편이 더 편했다. 실전은 백이 우변에서 뚫고 나가는 형태여서 흑의 보고가 무너지는 느낌. 흑 우변은 초반부터 키워 온 곳인데 너무 쉽게 내주는 것 같다. 그나마 흑 47이 마지막 기회였는데 목진석 9단은 평범한 정석을 따른다. 흑 47로는 먼저 49의 곳에 끊어 볼 만했다. 백은 끊은 돌을 잡는 것이 정수. 이 경우 저지선이 뒤로 물러나긴 했지만 흑이 우변을 지킬 수 있다. 이후는 정석 진행. 우려한 대로 백 56을 빼앗기자 우변 흑 진이 별 볼 일이 없어졌다.  흑이 이렇게 우변을 선선히 내준 것은 아까 말한 대로 백 ○를 노리고 있는 것. 백 ○에 대한 공격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에 흑 57로 백의 퇴로를 막는 수순을 선수하려고 했다. 참고도 백 1처럼 밑으로 받으면 흑 2를 선수한 뒤 4로 붙여 간다. 이건 백 ○가 심하게 공격받게 된다.  물론 백은 참고도처럼 둘 순 없다. 그렇다면 A로 늘어 반발하는 것이 정답인데 이게 성립될 수 있을까. 이세돌 9단의 눈이 매서워졌다. A로 둔 이후의 변화를 읽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1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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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아쉬운 순간

     백 ○는 이세돌 9단의 두둑한 배짱을 보여 준다. 백 모양이 지리멸렬해 보이지만 얼마든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흑 35로 가르고 나올 때 백 36이 날렵한 행마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금은 실속이 없었다. 모양의 급소인 흑 37을 얻어맞은 게 생각보단 아팠다.  참고 1도를 보자. 그냥 백 1로 연결하면 흑 2로 좌변 흑을 보강해야 한다. 이때 백 3으로 지키면 우상 백의 수습도 크게 어렵지 않다. 백 40은 상변 백 타개 전에 흑의 대응을 묻는 응수타진이다. 목진석 9단은 반사적으로 흑 41을 뒀는데 여기서 한 번 더 생각했어야 했다. 상변 백이 약하기 때문에 흑 41로 공격 자세를 취한 것이지만 지금은 참고 2도 흑 1로 물러서는 게 좋았다. 백 2의 한 방을 맞는 게 언짢기는 하지만 흑 5로 두텁게 두면 백이 전체적으로 엷다. 이 경우 우변은 흑 집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백 42, 44로 우변 흑진이 맥없이 허물어지고 있다. 흑에겐 아쉬운 순간인데 달리 대응할 방법은 없을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17-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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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배짱 좋은 수

     백 ○로 본격적인 중앙 전투가 시작됐다. 적당히 타협하는 법이 없는 두 기사의 기질상 어느 한쪽이 부러져야 이 싸움이 끝날 것이다. 흑 25, 백 26은 서로 힘을 비축하는 과정. 목진석 9단은 바로 흑 27로 쳐들어가 전선을 넓힌다. 이세돌 9단은 백 28로 귀를 지키는 배짱을 보인다. 가드를 내리고 흑에게 ‘들어오라’고 도발하는 양상이다. 백이 중앙을 보강하려 했다면 참고도 정도. 이건 흑이 실속을 차리는 반면 백은 껍데기만 가지는 셈이다. 이세돌 9단에게는 있을 수 없는 그림. 백 28의 도발에 흑도 참지 않는다. 흑 29가 평범한 한 칸 뜀 같지만 중앙 백에 대한 가장 강력한 압박이다. 백도 그걸 잘 알기에 백 30으로 중앙 백을 돌본다.  이제 고작 일합을 겨뤘을 뿐인데 반상엔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곧 무엇인가 큰판이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다.  목 9단은 흑 33으로 백의 근거를 파헤치며 기선을 제압하고자 한다. 웬만한 기사라면 우상 백을 보강할 것 같은데 이 9단은 거꾸로 강수를 터뜨린다. 백 34는 위아래 흑을 양분하는 수. 흑으로선 어이가 없다. 수비해야 할 시점에서 공격이라니. 목 9단도 가만히 받아 줄 기풍이 아니다. 드디어 2라운드가 시작됐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17-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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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화려함과 단단함

     백 ○를 빼앗긴 것이 흑으로선 부담스럽다. 흑이 대세력 작전을 펴려면 백 ○ 언저리를 뒀어야 했는데 일단 초반 포석 구상은 무위로 돌아간 셈.  백 16으론 참고 1도 백 1로 둬 흑의 앞길을 가로막으며 세를 쌓고 싶은데 흑 2의 우직한 수에 곤란해진다. 백 3으로 막으면 흑 12까지 백 좌하 귀가 크게 다친다.  흑 17은 직선적인 수. 중앙에서 서로 힘 싸움을 한 번 하자는 것. 상대가 이세돌 9단이라고 해도 힘으로는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수.  그러나 이 9단은 호탕하게 밀고 들어오는 흑의 군대를 직접 상대하지 않고 백 18로 귀부터 다독인다. 이렇게 후방을 다져놓아야 중앙 전투에서도 힘을 쓸 수 있다는 뜻이다. 흑 19는 참고 2도처럼 둘 수도 있다. 흑 19, 21은 보통은 속수인데 목진석 9단은 이렇게 선수로 처리하고 23으로 날아가는 수에 매력을 느낀 것. 반면 이 9단은 차분하게 백 24로 진군한다. 흑은 화려하고 백은 단단하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17-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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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우주류와 자연류

     일본의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은 1980년대 3연성 이후 대세력 작전을 펼치는 포석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그의 바둑엔 ‘우주류’라는 별칭이 붙었다. 어느 날 한 기자가 어떻게 우주류를 두게 됐느냐고 물었다. 다케미야 9단은 “내 바둑은 우주류가 아니라 자연류”라며 “돌이 가야 할 자리에 자연스럽게 두면 중앙으로 향하게 된다”고 답했다. 귀나 변이 아니라 중앙이 바둑의 본질이라고 여긴 것이다.  이 대국은 이세돌 9단이 2-1이 앞선 상황에서 치러졌다. 목진석 9단은 당시 흑을 잡으면 대부분 3연성 포석을 두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 바둑도 예외는 아니었다. 백 10으로 참고 1도 1로 두는 것은 흑 8까지 또 다른 포석. 흑 11로 걸치고 13으로 지킨 것이 특이하다. 보통은 흑 11을 생략하고 14의 곳에 두는 경우가 많다. 흑 11을 둔 이상 13은 생략할 수 없다는 것이 당시 포석 이론. 참고 2도를 보면 흑 ●와 백 ○의 교환이 흑의 손해이기 때문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17-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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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통산 10번째 국수

     이창호 9단은 초반 우세를 잡은 뒤 차이를 계속 벌려가며 한 번도 역전 위기를 맞지 않았다. 그 출발점은 어디였을까. 참고도에 그 답이 있다. 백 1부터 흑 18까지의 수순은 실전 50∼67이다.  홍기표 4단은 상변을 국면의 초점으로 보고 백 1, 3을 선수한 뒤 5의 모자로 삭감에 나섰다. 상변만 보면 매끄러운 진행이고 홍 4단이 원래 삼았던 목표를 매우 적절히 달성했다.  하지만 이 9단이 흑 6 이하를 선수한 뒤 12, 14로 ‘가’로 끼우는 맛을 없애자 흑이 실리에서 확 앞서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백이 15, 17로 공격에 나섰지만 침착하게 2선으로 내려빠진 흑 18이 결정타였다. 이 수로 백 좌하귀가 허약해졌을 뿐 아니라 하변 백이 미생이 돼 우하 흑 귀 침입도 불가능해졌다.  백은 1∼5를 두지 말고 바로 ‘가’로 끼워 좌하와 하변 백을 연결시키며 실리를 벌어야 했다. 한순간 부린 멋 때문에 형세가 급속히 기우는 걸 막지 못했다.  이 9단은 이 승리로 통산 10번째 국수위를 품에 안았다. 129=116. 145수 끝 흑 불계승.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1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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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부자 몸조심

     전보에서 이창호 9단은 상변 패를 하지 않고 백에 ○를 허락하며 흑 한 점을 그냥 내주었다. 흑진이던 상변이 돌파되는 손해를 입었으나 이 9단은 그 정도는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고 본 것. 이 9단은 이미 계산서를 뽑아 보고 흑이 공연히 말썽을 부려 화를 자초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흑 31도 부자 몸조심이다. 참고 1도 흑 1로 잇고 백 2에 흑 3으로 두면 백이 여기서 돌을 거둬야 했다. 흑 7로 백 전체가 끊기기 때문이다. 흑 31은 혹시 예상 못한 변화가 있을까봐 자중한 수다. 백 32, 36으로 연결할 때 흑 37로 백 넉 점만 잡아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참고 2도처럼 흑이 백 넉 점을 잡을 수 있다. 백 넉 점까지 잡히자 어느덧 형세 차이는 흑이 덤을 내고도 거의 10집 가까이 이기는 형세다. 프로기사 사이에선 큰 차이다.  흑 145는 그나마 우중앙 쪽에 백 집이 붙을 여지를 차단한 수다. 홍기표 4단은 이 수를 물끄러미 응시하더니 돌을 던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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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계산서

     백 16은 마지막 승부수. 상변 흑 집을 깨지 않으면 10집 이상 큰 차이가 난다. 참고도 백 1로 보강하는 것이 평상시에는 두터운 수지만 흑 2로 지키면 집의 균형을 도저히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백은 22로 몰아 패를 유도한다. 패를 내야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창호 9단은 여기서 생각을 가다듬는다. 전보 중앙에서 약간의 실패를 맛보았지만 여전히 흑이 우세한 상황. 그는 다시 한번 정밀하게 계가해 보고, 패를 했을 때와 안 했을 때의 결과를 비교해 본다. 전체 판에서 흑의 약점이 어디 있는지도 체크해 본다.  이 같은 시간을 벌기 위해 흑 23, 25, 27 등 팻감으로 쓸 수 있는 수를 소모한다. 이 9단은 지금은 팻감을 아끼는 것보단 정확한 형세 판단이 중요하다고 본 것. 이윽고 이 9단은 결단을 내린다. 패를 하지 않고 흑 29(16의 곳)로 패를 이어 버린다. 물론 백 30으로 흑 한 점이 잡혀 상변 흑 진이 깨지지만 이렇게 변화를 없애는 걸로 충분하다는 뜻이다.  바둑계에선 이를 ‘계산서’가 나왔다고 한다. 특히 신산(神算) 이 9단의 계산서니까 믿을 만하다. 그럼 백이 역전시킬 만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일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1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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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뒤바뀐 흐름

     바둑의 흐름은 참으로 묘하다. 얼마 전까지는 흑이 백을 완전히 옥죄는 데 성공해 백말이 살길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백 ○의 마지막 도발 때 흑 ○로 끊은 단 한 번의 무리수가 나오자 갑자기 흐름이 거꾸로 돌기 시작했다. 흑의 수세, 백의 공세로 바뀐 것.  백 6에 흑 7로 물러설 수밖에 없는 것이 흐름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만약 흑이 참고도 1로 버티면 백 6 때 흑 7로 이을 수 없다. 참고도 백 10의 묘수가 있어 중앙 흑 말이 교묘하게 잡히기 때문이다.  실전 백 8, 10으로 백이 흑을 콕콕 찔러 들어갈 때도 흑은 얌전하게 굴복할 수밖에 없다. 결국 백 두 점을 사석으로 해서 어느새 백 말 탈출에 성공했다. 그것도 선수다.  이런 의외의 결말로 인해 금방 끝날 것 같던 바둑이 좀 더 연장됐다. 백은 14로 보강하면서 앞서 흑이 심어둔 시한폭탄을 제거했다. 그동안 백의 골칫거리였던 이곳이 정리되자 백도 제법 두터워졌다.  흑은 15로 상변을 지키면서 여전히 우세함을 지켰지만 그 차이는 많이 줄었다. 여기서 백은 역전까지 노리며 2차 공세를 펼친다. 그 무대는 상변인데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했을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1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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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필사의 탈출

     2016년 세계 바둑계에서 한국은 극심한 흉작을 겪었다. 2월 강동윤 9단이 LG배를 우승한 것 말고는 모든 타이틀이 중국 손에 넘어갔다. 지난해 말 박영훈 9단이 춘란배 결승에 오르는 희소식을 전한 만큼 올해는 한국 바둑의 부활을 기대한다. 흑 ●의 끊음으로 백 ○ 넉 점이 중앙에서 완전히 고립됐다.  흑의 병사들은 곳곳에 매복해 있는데 백의 구원병은 너무 멀리 있다. 백이 빠른 걸음으로 달아나고 싶어도 주변 흑이 워낙 강해 중간 허리가 끊길 수 있다. 그래서 백 96 같이 보폭을 좁히며 행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흑 97, 99로 흑 포위망을 더욱 강력하게 쳐놓자 백은 답답할 따름이다. 백 100의 필사의 탈출도 흑 101로 가로막힌다. 백말의 생존 확률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노려볼 흑의 약점은 백 104의 곳. 여기가 그나마 전체 흑의 포위망 중 허술해 보이는 곳이다. 홍기표 4단은 여기서도 막힌다면 돌을 던질 요량이다.  이때 흑 105로 강력하게 끊어갔는데, 이게 다 잡은 백말을 막판에 풀어준 격이 됐다. 참고도 흑 1처럼 뒤로 물러 받았다면 백말 사냥에 성공했을 것이다. 백은 어떻게 흑의 포위망을 뚫어야 할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17-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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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시한폭탄 다루는 법

     흑 ○가 시한폭탄처럼 남아 있다. 그러나 이창호 9단은 당장 이 시한폭탄에 불을 붙일 생각이 없어 보인다. 흑으로선 시한폭탄을 터뜨릴 만큼 급박한 상황이 아니다. 그냥 내버려 두는 게 상대의 머리를 더욱 복잡하게 한다.  흑은 85로 좌하귀부터 건드린다. 여기도 흑에 골치 아픈 곳이다. 그냥 첫눈에는 참고도 백 1로 직접 막고 싶은데 흑 2 때 응수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론 백 3, 5로 둬야 하는데 흑 8, 10의 콤비네이션이 화려한 불꽃처럼 터진다. 기억해 둘 만한 형태다. 당연히 백이 크게 망한 꼴이다. 백 86으로 늦춰 귀를 확실히 지켰으나 중앙 쪽으로 나간 백 넉 점이 끊기는 수가 생겼다.  흑은 87, 89로 백 넉 점 끊는 수를 두기 위한 사전 공작에 나섰다. 여기에 벽을 쌓아 놓은 뒤 실전처럼 93으로 허리를 끊자는 것. 여기서 백이 넉 점을 살리기 위해 보강하면 상변 쪽이 다친다. 홍기표 4단은 눈 딱 감고 92까지 상변을 보강한다. 상변에선 손 빼면 손해 보는 게 눈에 직접 보이기 때문에 그렇게는 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 9단은 아까부터 노리던 93으로 절단해 간다. 여기서 항서를 받자는 뜻인데….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17-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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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희망차고 현명하게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정유년은 붉은 닭의 해. 닭은 새벽을 여는 희망을 의미한다. 또 ‘붉다’는 ‘밝다’, ‘현명하다’와 연결된다. 혼란했던 병신년을 보낸 만큼 올해는 희망차고 현명하게 지내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백 ○의 도발에 이창호 9단은 유리하다고 물러서지 않고 흑 73으로 반발했다. 흑이 전혀 불리할 것이 없기 때문에 여기서 차이를 더 벌리자는 뜻이다. 백은 사방에 깔린 적의 군사들을 헤쳐 나가야 한다. 백 76은 귀의 백 두 점을 포기하는 수라 아깝긴 하지만 포위망을 뚫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 이런 것이 지금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흑은 77로 기분 좋게 귀를 확보했다. 그 대신 백은 76의 후원에 힘입어 78, 80으로 흑 진영에 균열을 일으킨다. 백 82로는 참고도 백 1로 둬 흑 진영을 먼저 돌파하고 싶은데 흑 2로 끊을 때 대안이 없다. 백 7로 살자고 해도 흑 8을 당하면 하변 백은 절명한다. 어쨌든 백 84까지 하변이 수습됐지만 후수를 잡게 돼 만족스럽지 않다. 또 다른 숙제도 있다. 흑이 75 한 점을 살려나가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흑이 당장 결행할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은 앞으로 계속 백의 부담으로 남게 됐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1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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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판 커버스토리]‘붉은 닭’ 울음소리 희망의 새해 열다

     《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아온다. 국민을 힘들게 하고 분노케 한 병신년. 새해가 이토록 기다려진 적도 별로 없었다. 물론 새해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새 마음, 새 기분으로 새 출발을 하고 싶은 때다.  정유년은 붉은 닭의 해다. 60갑자 중에서 34번째에 해당한다. 닭은 새 아침과 시대의 시작을 알린다. ‘나라 꼴이 말이 아닌’ 지금, 희망을 의미하는 닭의 해가 오는 것이 새삼 반갑다. 정(丁)은 적(赤), 즉 붉다는 의미와 통한다. ‘붉다’는 ‘밝다’ ‘총명하다’는 의미로도 사용한다. ‘총명한 선택으로 새 시대를 시작하는 해’라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그러나 현실의 닭은 수난의 연속이다. 벌써 조류인플루엔자(AI)로 2000만 마리 가까운 닭이 비운을 맞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이어질지 모른다.  여론조사 회사인 엠브레인과 함께 닭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조사해 봤다. 20∼50대 남녀 400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닭(병아리 포함)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귀여움이 36.5%로 가장 많았고, 친밀함이 23.3%로 뒤를 이었다. 닭의 해를 맞아 인간과 가장 가까운 새인 닭의 인문학적 의미와 한국인의 닭 사랑에 대해 알아본다. 》   정유(丁酉)년이 온다. 닭이 온다. 내가 온다. 내가 울어야 새벽이 온다. 아침 해는 동해 속에 있다는 신목(神木) 부상(扶桑)의 나뭇가지를 흔들고서 올라와 뜨는데, 이 부상의 산 위에서 황금으로 된 내가 한 번 크게 울면 천하의 닭이 모두 따라 울면서 새벽이 밝아온다.(신이경·神異經, 동황경·東荒經) 이른 새벽, 난 눈과 피부로 빛을 흡수한다. 뇌하수체 전엽의 내분비기관인 송과체가 빛에 자극 받아 호르몬을 방출하면 피가 끓어올라 숨을 내쉬어 명관(鳴管)을 한껏 떨고자 하는 욕망을 참을 수 없다. “시간을 모를 때는 그 소리를 따를 수 있어서/하늘이 밝을 때까지 잠잘 수 있네(不知時能逐聲 想應睡到天明·부지시능축성 상응수도천명)….”(정인홍 ‘내암집’)울음의 효과  울음소리로 나는 인간의 시간과 귀신의 시간을 나눴다. 내가 울면 도깨비와 귀신들이 물러갔다. 귀신을 쫓을 때 사람들은 내 피를 뿌렸다. 물에 빠진 사람의 시신을 찾지 못했을 때는 나를 물에 던져 내가 우는 곳에 망자의 넋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태초다. 제주도 사람들은 “천황닭이 목을 들고, 지황닭이 날개를 치고, 인황닭이 꼬리를 쳐 크게 우니 갑을동방에서 먼동이 트기 시작했다”(‘천지황본풀이’)고 했다. 아프리카 요루바족은 신이 흙이 가득 담긴 바구니를 땅에 쏟고 그 위에 닭을 한 마리 세웠는데 닭의 발톱이 깊숙이 파고 들어간 지역에 계곡이 생겼고, 그렇지 않은 곳에 언덕 고지대 산이 생겼다고 믿었다. 김알지는 내가 울던 나무 밑의 궤 안에서 일어났고 박혁거세의 왕비 알영의 입술이 원래 내 부리와 같았으며 신라의 다른 이름이 계림(鷄林)이니 신라는 나를 모시는 나라다. 고구려도 나를 숭배해 무용총 천장에 내 그림을 남겼다. 신라인들은 고구려군을 공격할 때 외쳤다. “수탉을 죽여라”(‘일본서기’). 오랫동안 나는 고기와 알을 제공하는 존재 이상이었다. 대보름날 꼭두새벽에 내가 열 번 이상 울면 그해는 풍년이 들었다. 결혼식 초례상의 청홍 보자기 안에서 나는 새로운 부부의 인연을 축복했다.다섯 가지 덕  나를 칭송하라. 나는 십이지(十二支) 중 유일한 조류다. 머리에 관(볏)을 썼고(문·文), 발톱으로 공격하며(무·武), 적을 보면 싸우고(용·勇), 먹을 것을 보면 서로 부르며(인·仁), 어김없이 때를 맞춰 우니(신·信) 다섯 가지 덕을 갖춘 자(하달홍 ‘축계설’)가 바로 나다. 조로아스터교의 전승은 “수탉은 악마와 마법사에게 저항하기 위해 창조됐다”고 했다. 페르시아인들은 닭이 나태의 악마인 부시아스타를 물리친다고 믿었다. 조선의 지방관들은 내가 드문 모습(기형)으로 태어나면 조정에 보고했고, 대신들은 왕의 덕을 의심했다. 성종 때 홍문관 부제학 성세명은 민가에 세 발 달린 암탉이 난 게 임금이 불교를 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성종실록 25년 10월 9일자). 성종은 “요괴한 일이 나 때문인지 대신 때문인지 소민(小民) 때문인지를 알 수 없다”고 항변했지만 이 닭을 궁에 들여 직접 본 뒤 끝내 대신들에게 항복했다.멀고 가까운 조상들  사실 나는 작은 공룡이다. 2007년 한 연구팀이 6800만 년 전 살았던 공룡에서 추출한 단백질과 나의 단백질이 같다는 점을 밝혀냈다. 현대 우리들의 직접적 조상은 적색야계(赤色野鷄·red jungle fowl)라는 고고하고 예민한 족속이다. 적색야계는 약 5000년 전 동남아시아의 밀림에서 인간의 곁으로 왔다. 오래전 동남아시아, 중국 남부,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고대인들에 의해 각각 길들여졌다는 연구도 있다. 1911년 어느 새벽, 34세의 생물학자 윌리엄 비비는 미얀마 북부의 축축한 숲에서 적색야계를 목격하고 “햇빛이 깃털의 적색, 녹색, 자색을 비추자 새는 잠시 불타오르는 듯했다” “길들일 수 없는 표범 같았다”고 썼다. 적색야계는 800m 너비의 계곡을 날아서 건너갔다. 이들은 극도로 까다로워 닭장에 가두면 창살 사이로 목을 넣고 스스로 비틀어 죽어버리는 일도 있다고 한다.  기원전 1300년에서 1100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집트의 도자기 조각에 내 그림이 있다. 초기에 인간들은 나를 먹기보다 창자나 뼈를 가지고 점을 쳤을 가능성이 있다. 미얀마 북부의 카렌족은 도축한 닭의 대퇴골에 대나무 조각을 집어넣고, 그게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어가면 보이지 않는 영혼이 머무르는 영역에 닿을 수 있다고 믿었다. 또 나의 섬세한 뼈는 바느질이나 문신 도구, 작은 악기를 만드는 데 활용됐다.인류에의 기여 우리 족속의 고기와 알은 곡식을 먹는 인간에게 부족한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더구나 나는 돼지나 소와 달리 인간과 먹이를 두고 다투지 않았다. 나는 태국과 인도를 지나 메소포타미아와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인간은 새로운 땅을 개척할 때 나를 반드시 데려갔다. 태평양을 건너 하와이 군도와 이스터 섬을 향하는 폴리네시아인들의 카누에도 있었다. 지금 우리 족속은 남극 대륙을 제외한 지구상의 모든 대륙에서 산다. 인구 성장이 식량 생산능력을 압도할 것이라는 맬서스의 경고가 실현되지 않은 데는 우리의 힘이 컸다. 우리가 알을 매일 낳는 건 자연선택이 아닌 인위선택의 결과다. 인간이 알을 많이 낳는 닭을 계속 선택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다. 다른 새들은 거의 다 일부일처제인 것과 달리 우리 일족이 일부다처제가 된 건 우리가 하늘을 포기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3차원 공간에서는 수컷 한 마리가 여러 마리의 암컷을 통제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땅에서는 힘센 수컷이 다른 수컷들이 암컷들한테 접근하는 걸 막을 수 있다.저항정신  올해에는 나에게 권력자의 지능을 빗대지 말라. 조류는 두뇌가 작은 것일 뿐 포유류보다 머리가 나쁘다고 볼 근거는 없다.  어쨌든 우리는 시민들의 저항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다. 2012년 멕시코시티의 달걀값이 큰 폭으로 오르자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같은 해 이집트 카이로의 시위대는 “저들은 비둘기 고기와 닭고기를 먹고, 우리는 매일 콩만 먹는다”고 외쳤다. 요즘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도살처분으로 우리가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만약 치명적 AI가 전 세계에 동시 창궐해 우리가 사라진다면 야생 닭을 가금화하는 작업을 수천 년에 걸쳐 다시 해야 할지도 모른다. 인간은 그동안 타조알이나 메추리알을 먹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말한다. 나는 새로운 시대다. 안도현 시인은 읊었다. “…들꽃들아/그날이 오면 닭 울 때/흰 무명 띠 머리에 두르고 동진강 어귀에 모여…”(‘서울로 가는 전봉준’ 동아일보 1984년 신춘문예 당선작) 내가 온다. 정유년이 온다.◇도움말: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최재천 국립생태원장, 이희훈 현대축산뉴스 발행인 ◇참고서적: 책 ‘치킨로드’(앤드루 롤러 지음·책과함께) ◇고전 원문 출처: 한국고전번역원 고전종합DB조종엽 기자 jjj@donga.com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6-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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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사의 인생 수담]“바둑은 정신의 수련장이자 안식처 돌 잡는 순간 속세의 모든것 잊어”

     인터뷰 전 가볍게 두자던 바둑이 무려 1시간 반이 지나서야 끝났다. 무엇보다 중앙에서 대마 난전이 벌어지며 서로 머리를 싸매야 했다. 그러나 계가해 보니 흑 33집 대 백 32집으로 1집 차에 불과했다. 흑으로 두 점을 놓았던 유영욱 연세대 음대 교수(39)의 승리였다. 인터넷 바둑 사이트 ‘오로’에서 4단이라는 그는 예상보다 ‘펀치’가 강했고 기세가 살아 있는 바둑을 뒀다.  그는 10세 때 작품 발표회를 가질 정도로 ‘음악 신동’이었다. 중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들어갔고 1998년 스페인 산탄데르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전문 연주자의 길을 걸었다. 2007년 독일 본에서 열린 국제 베토벤 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했을 때 심사위원단은 “베토벤이 다시 태어나 피아노를 친다면 유영욱처럼 쳤을 것”이라는 찬사를 안겼다.  “뉴욕 유학 때 체스를 배우니 재밌더라고요. 바둑은 더 재밌겠다 싶어 독학으로 도전했죠. 그런데 주위에 바둑 둘 사람이 없었어요. 한국인이 운영하는 기원에선 주로 내기 바둑을 둬서 음악 하는 어린 학생과는 잘 둬주지 않았어요. 하루 종일 기다렸다 간신히 한 판 두곤 했죠. ‘동냥 바둑’으로 키운 실력이에요.” 2009년 그는 각광받던 전문 연주자의 길을 접고 연세대 음대 최연소 교수로 귀국했다.  “제가 다방면에 호기심이 많고 사람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자칭 ‘르네상스 맨’이에요. 전문 연주자는 그런 생활을 하기 힘들어요. 또 어린 학생들 실력이 느는 걸 보는 게 더 즐거웠고요.” 그는 최근 월간바둑 2017년 1월호에 국내 기전이 사라지고 중국에 밀리는 바둑계의 침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은 기고를 했다. “바둑은 인류 정신문화의 뛰어난 유산이에요. 바둑 스폰서에게 홍보 효과를 내세우는 것은 바둑의 성격과 맞지 않습니다. 클래식 미술 등 문화예술 쪽이나 박물관 분야에서 활용하는 전략을 써야 합니다.” 그의 논지는 후원자에게 광고 효과 등을 내세울 게 아니라 진심 어린 감사와 존경의 표현으로 보답하는 방식의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것.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9단 등 유명 기사가 나서 후원자와 교류하며 설득하고, 후원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전 유치에만 목을 매지 말고 프로기사 진흥기금을 모으자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10여 년 전 누군가 예일대 음대에 익명으로 1억 달러를 기부해 화제가 됐죠. 음대 학장이 친분이 있던 미디어 기업 회장을 설득한 거죠. 바둑계도 이런 기금을 모아 대국료를 지급한다든지 해서 프로기사 생활을 안정시키면 유능한 인재들이 대번에 몰려올 겁니다.” 그는 프로기사들을 클래식 작곡가에 비교해 특성을 표현했다. “이창호 박정환 9단은 한 치의 빈틈이 없는 바둑을 둔다는 점에서 바흐를 닮았고요, 이세돌 9단은 자유분방한 리스트와 비슷해요.” 그에게 바둑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 “정신의 수련장이자 안식처”라고 답했다. “바둑을 접하면 모든 속세의 것이 사라집니다. 오직 수읽기와 형세 판단만 남죠. 정말 완벽한 휴식처가 돼요.” ●나의 한수○‘재능을성급하게단정하지마라’제자들을 가르칠 때 지금 당장 못한다고 재능이 없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못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이기 때문이다. 항상 모든 사람에게 재능이 있다는 가정 아래 다양한 발전 방안을 찾아본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6-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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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현혹

     귀와 변에 빈 곳이 사라지고 큰 틀이 정해졌다. 이 즈음엔 형세 판단을 해 봐야 한다. 대략 집을 세어 봐도 흑이 10집 이상 많다. 게다가 흑에는 약한 돌도 없다. 고작 60여 수를 뒀을 뿐인데 흑이 스르륵 백을 밀어 버린 것이다. 이창호 9단의 능력이기도 하지만 홍기표 4단의 행마가 느슨했던 탓도 있다.  백 64, 66으로 하변 흑 대마를 공격해 보지만 이 대마는 고슴도치처럼 단단해서 손을 잘못 댔다간 거꾸로 찔릴 수 있다. 흑 67이 이 9단의 넓은 안목을 보여 준다. 자체로 큰 끝내기이면서 하변 백을 압박하고, 좌하 백 귀의 뒷맛까지 노리고 있다.  흑으로선 이런 수가 정말 갑갑하다. 가진 건 소총밖에 없는데 철갑을 두른 전차가 밀려오는 듯한 형국이다.  백은 이제 ‘모 아니면 도’의 시점까지 몰렸다. 하변 백이 약하지만 흑 귀를 그대로 두고 볼 수만은 상황. 눈 딱 감고 백 68로 쳐들어간다. 참고도 백 1로 붙여 귀에서 살고 싶지만 흑 6으로 씌우면 하변 백은 빈사 상태에 빠진다. 홍 4단은 백 72의 변화구로 흑을 현혹하려 한다. 여기서 흑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유리한 형세니 참아 둘까 아니면 강하게 반발해 격차를 더 벌릴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16-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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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아는 자와 모르는 자

     백 ○로 내려선 것은 백 52를 선수하고 54로 두어 흑 하변 진영을 삭감하기 위한 사전 공작. 이렇게 하변을 삭감한 것도 적지 않지만 지금은 실리에서 흑을 쫓아가는 게 우선이었다.  검토실은 참고 1도를 제시했다. 의외의 곳이지만 백 1로 끼우는 게 지금으로는 최선이라는 것이다. 이어 백 1을 희생타로 해서 5까지 하변을 넘어간다. 흑 6에는 백 7로 응수해 별 일 없다. 이렇게 하변을 넘어가면 실리 면에서만 큰 게 아니다. 하변 백이 완생이 되기 때문에 우하 귀 침입도 마음껏 노릴 수 있다. 나중에 나오지만 하변 백의 생사 때문에 백이 흑 귀에서 많은 제약을 받았다.  백 58은 절대. 손 빼면 참고 2도가 있다. 흑 5 때 백은 안방을 내주어야 할 판이다. 백 6으로 막는 만용을 부리면 흑 7, 9로 끊겨 수습 불가.  홍기표 4단이 몰랐던 참고 1도의 위력을 이창호 9단은 알고 있었다. 다른 큰 곳을 다 선수한 뒤 흑 61, 63으로 좌변 보강 겸 참고 1도를 없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1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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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미묘한 끝내기

     흑 ●로 젖힌 수가 신산(神算) 이창호 9단의 면모를 보여주는 끝내기. 아직 초반인데 무슨 끝내기냐 싶겠지만 이 9단은 대부분의 기사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미묘한 끝내기를 찾아내는 촉각이 발달했다. 이런 능력이 이 9단을 140번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린 기사로 만든 원동력 중 하나이기도 하다.  흑 ●가 왜 좋은 수일까. 참고도를 보자. 흑 1로 상변을 지키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절대 둬야 하는 수. 그런데 백 2에 이어 4의 단수 한 방이 선수로 듣는 게 아프다. 그런데 흑 ●로 먼저 젖혀두면 실전 백 44, 46처럼 흑 한 점을 잡을 순 있지만 참고도 4와 같은 단수를 선수로 둘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백은 44, 46을 둬야 한다. 두텁고 집으로도 크다. 흑이 이곳을 이으면 백 석 점이 엷어져 공격 대상이 된다.  흑 49의 마늘모 행마가 한없이 단단한 수. 이걸 보면 이 9단이 형세를 좋게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확실히 우하 우상 상변에 산재한 흑 집이 백 집보다는 넓어 보인다. 그렇다면 백도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홍기표 4단은 우상 귀에서 백 50의 응수타진으로 실마리를 풀고자 했다. 그런데 이게 올바른 방향이었을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1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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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쌍방 실수를 주고받다

     흑 ○는 귀를 지키며 A의 급소를 엿보는 일석이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화급한 전장에서 벗어난 한가한 수였다. 지금은 허약한 하변 흑 4점의 안전부터 챙겨야 했다. 이때 백이 참고 1도 1의 급소를 찌르며 공격하면 15까지 단숨에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백의 다음 수가 검토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백 30. 아무리 유연한 기풍을 가진 홍기표 4단이라도 참고 1도를 놓친 것은 아쉬울 따름이다.  재빨리 흑 31로 지키자 백의 손에 거의 들어왔던 ‘우세’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이창호 9단도 이 대국에서 유난히 서두르고 있다. 흑 ○도 그렇고, 흑 33도 쓸데없는 손찌검. 참고 2도 흑 1(실전 35)로 그냥 뛰어 두고 나중에 ‘가’로 깊숙이 쳐들어가는 수를 노려야 했다. 백 34가 놓이자 공연히 백 모양만 단단하게 굳혀 준 셈이다.  하변 접전은 쌍방 실수로 큰 변동 없이 지나갔고, 다시 포석이 전개됐는데 갑자기 흑 41로 젖힌 뜻은 무엇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2016-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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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은 곳에 오신 아기 예수의 뜻 되새기며…

     25일 성탄절을 맞아 전국의 천주교 성당과 개신교 교회에서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미사와 예배가 열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0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16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수성탄대축일 미사를 집전했다. 염 추기경은 이날 강론에서 “구세주께서 스스로 자신을 낮추어 사람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셨다는 것은 큰 희망을 선사한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또 최근 시국과 관련해 “정치인들이 당리당략과 개인의 욕심을 뒤로하고 공동선을 먼저 생각하면서 국민을 안심시키고 국민을 마음으로부터 섬기는 본래의 직분에 충실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는 오전 9시 영어미사를, 낮 12시에는 염 추기경이 집전하는 낮 미사를 열었다. 개신교 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이날 오후 3시 서울역광장에서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 예배’를 올렸다. 이번 연합 예배에서는 강경민 일산은혜교회 목사가 ‘어둠은 가고 빛이 오니’를 주제로 설교를 펼쳤으며 헌금은 고속철도(KTX) 해고 여승무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 밖에 여의도순복음교회, 영락교회, 명성교회, 사랑의교회, 새에덴교회 등 대형 교회들도 성탄 예배를 가졌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20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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