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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한 3명의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연상시키는 ‘노란색’ 우주복을 입고 등장해 화제다. 이들이 조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지만 러시아 당국은 부인했다. 이날 러시아 우주연방국(로스코스모스)이 공개한 ‘소유즈 MS-21’의 ISS 도킹 영상에서는 우주정거장에 도착한 우주비행사 3명이 모두 노란색 바탕에 일부 파란색 줄무늬가 들어간 우주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노란색과 파란색은 우크라이나 국기의 상징색이다. 특히 도킹 준비 당시 우주비행사 중 한 명인 올렉 아르테미예프가 파란색 비행복을 입고 있는 장면도 발견됐다. 러시아 당국은 노란색이 3명 우주비행사의 모교인 모스크바 바우만공과대를 상징한다며 우크라이나 지지설을 축했다. 아르테미예프 역시 “노란색 우주복 재고가 많이 남아 이를 골랐다”며 우연이라고 해명했다. 19일 아동 인권단체 유니세프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후 150만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인신매매와 착취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했다. 대규모 난민 이동으로 혼란스러운 국경 지대에서 어린이가 실종되는 사례 또한 속속 보고되고 있다. BBC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단체 ‘에어리얼 리커버리’는 9일 기준 약 5000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가 행방불명됐으며, 피난 중 사망했는지 납치됐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폴란드 인권단체 ‘호모 파버’ 역시 홀로 국경까지 온 아이들이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사라지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미국의 대표적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 맥도날드가 러시아 내 사업 철수를 발표한 가운데 러시아가 기존 맥도날드의 상징인 ‘M’을 따라한 새로운 ‘러시아판 맥도날드’의 로고를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인 ‘뉴스24’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신규 패스트푸드 체인인 ‘바냐아저씨’는 12일(현지 시간) 러시아 지식재산청에 새 로고를 제출했다. 앞서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장은 맥도날드가 러시아 내 운영 중단을 발표 이틀 후인 10일 “맥도날드 대신 바냐아저씨가 운영될 것”이라며 새로운 체인의 등장을 암시했다. 해당 브랜드는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1897년 희곡집에 수록된 작품 ‘바냐 아저씨’에서 비롯됐다. 이에 바냐아저씨의 로고가 기존 맥도날드의 상징과 로고 색상을 도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공개된 로고에는 빨간색 배경 위에 노란색으로 바냐의 첫 글자인 ‘V’를 뜻하는 키릴 문자 ‘B’가 그려져 있다. 밑에는 흰색으로 ‘바냐아저씨’를 뜻하는 러시아어 ‘Дядя Ваня’가 쓰여 있다. 영국 데일리익스프레스는 “매의 눈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맥도날드의) 상징적인 ‘M’ 모양에 노란색 막대를 급하게 붙여 심지어 바닥 부분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서방의 제재에 보복을 암시한 러시아가 본격적인 상표권 무단 도용을 시작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러시아 법원은 최근 영국의 유명 애니메이션 ‘페파 피그’의 캐릭터 상표권을 러시아 기업들이 어떠한 제재 없이도 사용 가능하다고 판결했다고 영국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페파 피그 저작권 소유자인 엔터테인먼트 회사 ‘엔터테이먼트 원’은 지난해 9월 페파 피그를 무단 도용했다며 한 러시아 기업가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최근 기각됐다. 러시아 법원은 이에 “미국과 관련 국가들의 불친절한 행동” 때문이라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당신이 잠든 사이, 오늘 밤에도 세상은 빙글빙글 돌아가는 중입니다. 지난 밤 당신이 놓쳤을 수도 있는 세계 각국의 소식들, ‘세계 한 조각’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고 합니다. 순식간에 바뀌는 세상만사, “잠깐! 왜 이러는 거지?”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여기, 30대 평범한 역사교사가 있습니다. 이름은 바실 홀로보로드코. 평소처럼 가족에게 치이면서 출근을 준비하는 그에게 양복 차림 남자가 찾아와 인사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대통령님.” ‘하룻밤 사이’ 대통령이 된 이 남자, 알고 보니 본인만 모르는 인터넷 스타였습니다. 한 학생이 몰래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그가 정치인을 ‘까는’ 영상은 인터넷에서 공전의 히트를 칩니다. 물론 현실은 아닙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15년 제작, 주연한 TV 드라마 ‘국민의 종’입니다. 이 드라마는 실제 정치인들의 부패와 협잡에 지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습니다. 젤렌스키는 드라마의 인기를 등에 업고 2018년 ‘국민의 종’ 당을 출범시킵니다. 여세를 몰아 2019년 5월 우크라이나 대선에서 73% 지지를 받으며 진짜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유대인 우크라이나가 옛 소비에트연방공화국(소련)으로부터 독립하기 13년 전인 1978년 젤렌스키는 현 우크라이나 중부 크리이우-리의 ‘평범한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할아버지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우다 전사했고 친척 중에는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 희생자들도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탈(脫)나치화를 위해 ‘특별군사작전’을 펼친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공 명분’에 그가 코웃음 치는 이유입니다.●러시아어 젤렌스키는 유년 시절 가정에서 우크라이나어 대신 러시아어를 사용했고 대학을 졸업한 뒤 배우를 할 때도 러시아말로 된 작품에 많이 출연합니다. 2019년 대선 때 상대 후보이자 당시 현직 대통령이던 페트로 포로셴코는 ‘군대 언어 신념’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그의 모어(母語)를 공격했습니다. 러시아말을 쓴다는 거였죠. 당시 젤렌스키는 ‘모두 같은 우크라이나인’이라며 점잖게 반격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러시아의 침공 우려가 점점 고조되던 올 1월 젤렌스키가 국가 모든 인쇄물을 우크라이나어로 출판하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어로 출판할 경우 반드시 우크라이나어로도 출판해야 해, 사실상 공공영역에 내 러시아어 사용을 제한했다는 평가입니다. 통합을 강조하던 젤렌스키에게도 변화가 생겼음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잠깐:우크라이나는 인구의 약 78%는 우크라이나계, 18%는 러시아계로 구분됩니다. 지역에 따라 우크라이나어-러시아어 사용 비율은 격차가 큽니다. 서부에서는 대부분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는 반면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동부로 갈수록 러시아어 사용 비율이 높아집니다. 젤렌스키가 태어난 중부는 두 언어 사용 비율이 비슷합니다. ●법학과 젤렌스키는 키이우국립경제대학 법학과 출신입니다. 그러나 졸업하기 전 배우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가 만든 퍼포먼스그룹 ‘크바르탈 95(Kvartal 95·태어난 크리이우-리 중심 구역 이름에서 따왔다고 합니다)’는 1997년 TV 코미디 대회 결승전까지 올라 유명해집니다. 졸업하고 코미디 전문 스튜디오 ‘크바르탈95’를 공동 설립해서 많은 코미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출연합니다. 크바르탈95는 코미디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까지 발을 넓히면서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유명한 스튜디오로 우뚝 섭니다. 그의 대표작은 신랄한 정치 풍자 드라마 ‘국민의 종’입니다.●당선 “나는 한평생 우크라이나를 웃기는 데 바쳤다. 향후 5년간 당신들이 웃을 수 있게 모든 일을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인이여, 울지 말라.” 배우는 배역을 따라간다고 했나요. 2019년 우크라이나 대선에서 젤렌스키는 포로셴코 대통령을 꺾고 승리합니다. 우크라이나 국민은 단 9%만이 ‘정부를 신뢰한다’고 할 정도로 기존 정치에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죠. ‘부패 척결’과 ‘기득권 세력 타파’라는 구호를 들고 나온 그에게 국민은 열광했습니다. 결선투표 73% 득표율이 이를 증명합니다. 정치 경력이 전무한 그를 의심하는 눈초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최대 부호이자 ‘국민의 종’이 방영된 채널 ‘1+1’ 소유주 이호르 콜로모이스키가 그의 후원자라는 사실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젤렌스키 역시 올리가르히(신흥 재벌)의 꼭두각시에 불과할 것이라는 우려였죠. ●‘주춤’ 젤렌스키는 지난해 10월 조세회피처를 통해 거액의 재산을 은닉하고 탈세를 해왔다는 의혹에 휩싸입니다. 지지율은 같은 달 24.7%까지 떨어집니다. 지지율은 그전부터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정치적 기반이 부족했던 그는 크바르탈95 동료들 밖에 믿을 사람이 없었을 것입니다. 외교와 국방 같은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에 배우 연출가 등 동료들을 앉혔습니다. 크바르탈95 총감독 이반 바카노프를 국가정보국장에 임명한 것이 우크라이나 안보 위기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지율 반등을 노리고 젤렌스키는 지난해 11월 ‘반(反)재벌법’에 서명합니다만 지지율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젤렌스키가 러시아를 처음부터 적대한 것은 아닙니다. 취임 초 그는 “평화를 위해선 자리도 내놓겠다”면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및 강제 병합이 만들어낸 동남부 돈바스 지역 내전 종식 의지를 드러냅니다. 그는 러시아가 지원하는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반군 세력 포로와 러시아가 억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인사 35명의 맞교환에 성공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의 평화 구상은 “푸틴에 굴복하지 말라”는 시민들의 대규모 저항에 직면합니다. 대다수 우크라이나 시민의 반러시아 정서는 뿌리가 깊습니다. 2013년 11월 당시 우크라이나 정부가 유럽연합(EU) 가입 계획을 철회하고 친러시아로 돌아서자 수도 키이우를 중심으로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일어납니다. 2014년 2월 시위대와 정부군이 키이우 마이단(독립) 광장에서 유혈 충돌한 끝에 정부는 굴복하고 퇴진합니다. ‘마이단 혁명’입니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러시아 영향 아래 살기보다는 서방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원하고 있습니다.●“나는 여기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튿날인 지난달 25일 젤렌스키는 키이우 대통령 집무실 건물 앞에서 참모들과 함께 찍은 영상을 공개합니다. “나는 여기 있다.” 이 한마디로 러시아가 불을 지피던 그의 해외도피설은 잠잠해집니다. 다음날, 그의 안전이 위험하다며 피신차량을 제공하겠다는 미국 제안에 젤렌스키가 “차량(ride)이 아니라 총탄(ammunition)을 원한다”고 말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대피 제안이 실제 있었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보도도 있습니다만 우크라이나는 물론 세계의 가슴을 뛰게 만든 건 확실합니다. “내가 살아 있는 모습을 보는 마지막 순간일 수도 있다. 우리는 어제처럼 오늘도 국가를 홀로 지키고 있다.”(젤렌스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러시아의 최신 전차도 ‘성스러운 재블린(St. Javelin)’ 앞에선 나약할 뿐이다.”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군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에 지원한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이 전쟁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대당 수십억 원에 달하는 러시아군 전차와 장갑차들이 대전차 미사일 앞에 속절없이 파괴되자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이 무기를 ‘성자(聖子)’에 빗대고 있다. 지상전에서 예상 밖으로 고전하고 있는 러시아는 ‘정체불명의 미끼’라고 불리는 신무기까지 동원하기 시작했다.○ 러 전차, 대전차 미사일에 속수무책 이탈리아 군사 프로젝트 그룹 오릭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현재까지 전차 214대를 포함해 전투차량 1292대를 잃었다.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전차 65대를 포함해 총 343대를 잃은 것과 비교해 4배 가까운 손실이다. 다만 양국의 전차 등 기갑무기 손실 비율은 러시아가 4%, 우크라이나가 6%로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낙관하긴 이른 상황”이라고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러시아군이 지상전에서 고전하는 주요 요인으로 우크라이나군의 대전차 미사일이 꼽힌다. 미국, 영국 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재블린, 엔로(NLAW) 등 대전차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대량으로 지원했다.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가 지원받은 대전차 미사일이 총 1만7000기에 달한다”며 현대전에서 전례가 없는 규모라고 전했다. 영국은 엔로 3615기를 보냈고, 독일, 노르웨이, 스웨덴은 1000∼5000기의 대전차 미사일을 지원했다. 재블린과 엔로는 기갑부대를 무력화하기 위해 개발된 최첨단 무기다. 과거의 대전차 미사일은 발사장치와 미사일이 케이블로 연결돼 있어 목표물을 맞힐 때까지 사수(射手)가 자리를 뜰 수 없었고 파괴력도 약했다. 사수 위치가 노출돼 피격될 위험도 컸다. 이에 비해 재블린, 엔로는 무선 방식으로 목표물을 타격하기 때문에 사수는 쏘고 바로 피하면 된다. 또 높이 치솟았다가 전차의 가장 약한 상부를 타격하는 ‘톱어택(Top Attack)’ 방식이어서 파괴력도 크다. 전쟁 초기에는 광활한 국경 지대에서 러시아군 전차가 위력을 발휘했지만, 현재는 아파트나 빌딩 등 엄폐물이 많은 도시 내 시가전이 많아 러시아군 전차들은 곳곳에서 날아드는 재블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스위치 블레이드’라고 불리는 최첨단 ‘자폭 드론’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15일 미국 NBC가 보도했다. 최대 80km를 날아가 전차나 장갑차를 파괴할 수 있어 군사 전문가들은 “전쟁 양상이 크게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대형 전함이 전투기와 잠수함의 공격에 취약성을 드러내며 구시대의 유물로 사라졌듯, 전차도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 요격 피하려 극비 신무기 동원러시아는 이스칸데르-M 등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피하기 위해 신형 무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30cm 길이의 다트 촉처럼 생긴 이 무기는 방공 레이더를 교란시키는 무선 신호를 생성한다. 상대가 요격용 열 추적 미사일 등을 엉뚱한 곳에 발사하도록 ‘미끼’ 역할을 한다. 미국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MIIS) 제프리 루이스 교수는 “러시아가 이를 사용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다급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시리아 용병도 투입할 예정이다. CNN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둘 다 가용 전력의 90%가 남아있는 상태인 것으로 미국 국방부는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14일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1’의 저녁 뉴스가 생방송되던 중 한 여성이 모스크바의 스튜디오에 뛰어들어 ‘전쟁 반대(No War)’라고 쓰인 종이를 펼쳐 들었다. 앵커가 애써 태연한 듯 뉴스를 읽었지만 이 여성은 굴하지 않고 전쟁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그의 목소리는 4초간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이 여성은 채널1의 편집자 겸 제작자인 마리나 옵샤니코바 씨(44)다. 아버지는 우크라이나인이고 어머니는 러시아인인 그는 국영 언론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치 선전 도구로 전락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깜짝 시위’ 전 직접 촬영한 영상에서 “러시아는 침략국이며 침략의 책임은 오직 푸틴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수년간 채널1에서 근무한 자신이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의 선전을 해왔다며 “TV에서 거짓말을 하고 러시아인을 좀비로 만든 것이 부끄럽다”고 자성했다. 그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할 때도 침묵했다며 “이 미친 짓을 멈출 힘은 러시아 국민에게 있다. 두려워 말고 시위에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깜짝 시위 직후 경찰에 체포된 그는 약 하루 간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다음 날인 15일 오후 인권변호사 안톤 가신스키가 올린 사진을 통해 현재 모스크바 법원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옵샤니코바의 목에는 방송 난입 당시 착용했던 목걸이도 걸려 있었다. 파란색과 노란색이 쓰인 우크라이나 국기 색상의 목걸이다. 현지 언론은 그가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옵샤니코바 씨의 행동을 축구 광팬 ‘훌리건’에 비유하며 일종의 훌리거니즘이라고 폄훼했다. 러시아 의회는 4일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침공’ ‘전쟁’ 등으로 보도하면 최고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진실을 전달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러시아인에게 감사하다”며 옵샤니코바 씨를 높이 평가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러시아가 15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미 최고위급 인사 13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제재 사실을 공표한 후 모든 품위를 버리고 러시아를 전면 봉쇄하기 위해 나선 바이든 행정부 때문에 러시아 또한 13명의 입국을 막는 등 제재를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랴브로프 외무장관을 제재했다. 이후에도 푸틴 정권의 고위 관료와 신흥 재벌(올리가르히)에 대한 제재를 이어가며 이들의 미국 입국 및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의 제재에는 바이든 행정부에 몸담고 있지 않은 클린턴 전 장관, 공직을 맡고 있지 않은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52)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변호사 출신인 헌터는 부친이 부통령으로 재직 중일 때 우크라이나 가스사 부리스마의 이사를 지냈다. 러시아는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앞서던 클린턴 전 장관은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또한 계속되고 있다. 15일 유럽연합(EU) 이사회는 러시아산 철강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명품차, 보석 등을 러시아로 수출할 수 없도록 했다. 러시아 국영 회사와의 거래, 러시아 개인과 단체에 대한 신용평가 서비스 제공 등도 금지된다.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첼시 구단을 소유하고 있는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또한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고 독일 dpa 통신 등이 전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14일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1’의 저녁 뉴스가 생방송되던 중 한 여성이 모스크바의 스튜디오에 뛰어들어 ‘전쟁 반대(No War)’라고 쓰인 종이를 펼쳐 들었다. 앵커가 애써 태연한 듯 뉴스를 읽었지만 이 여성은 굴하지 않고 전쟁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그의 목소리는 4초간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이 여성은 채널1의 편집자 겸 제작자인 마리나 옵샤니코바 씨(44)다. 아버지는 우크라이나인이고 어머니는 러시아인인 그는 국영 언론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치 선전 도구로 전락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깜짝 시위’ 전 직접 촬영한 영상에서 “러시아는 침략국이며 침략의 책임은 오직 푸틴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수년간 채널1에서 근무한 자신이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의 선전을 해왔다며 “TV에서 거짓말을 하고 러시아인을 좀비로 만든 것이 부끄럽다”고 자성했다. 그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할 때도 침묵했다며 “이 미친 짓을 멈출 힘은 러시아 국민에게 있다. 두려워 말고 시위에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깜짝 시위 직후 경찰에 체포된 그는 약 하루 간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다음 날인 15일 오후 인권변호사 안톤 가신스키가 올린 사진을 통해 현재 모스크바 법원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옵샤니코바의 목에는 방송 난입 당시 착용했던 목걸이도 걸려 있었다. 파란색과 노란색이 쓰인 우크라이나 국기 색상의 목걸이다. 현지 언론은 그가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옵샤니코바 씨의 행동을 축구 광팬 ‘훌리건’에 비유하며 일종의 훌리거니즘이라고 폄훼했다. 러시아 의회는 4일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침공’ ‘전쟁’ 등으로 보도하면 최고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진실을 전달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러시아인에게 감사하다”며 옵샤니코바 씨를 높이 평가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14일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1’의 저녁 뉴스가 생방송되던 중 한 여성이 모스크바의 스튜디오에 뛰어들어 ‘전쟁 반대(No War)’라고 쓰인 종이를 펼쳐 들었다. 앵커가 애써 태연한 듯 뉴스를 읽었지만 이 여성은 굴하지 않고 “전쟁을 중단하고 프로파간다(선전)를 믿지 말라. 그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외쳤다. 그의 목소리는 약 4초간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이 여성은 채널1의 편집자 겸 제작자인 마리나 옵샤니코바 씨(44)다. 우크라이나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를 둔 그는 국영 언론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치 선전 도구로 전락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깜짝 시위’ 전 직접 촬영한 영상에서 “러시아는 침략국이며 침략의 책임은 오직 한 남자, 푸틴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수년간 채널1에서 근무한 자신이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의 선전을 해왔다며 “TV에서 거짓말을 하고 러시아인을 좀비로 만든 것이 부끄럽다”고 자성했다. 그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할 때도 침묵했다며 “이 미친 짓을 멈출 힘은 러시아 국민에게 있다. 두려워 말고 시위에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옵샤니코바 씨는 이날 깜짝 시위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그의 행방이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는 가운데 현지 언론은 그가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 의회는 4일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침공’ ‘전쟁’ 등으로 표현하거나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에 관한 보도를 하면 최고 15년의 징역형을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진실을 전달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러시아인에게 감사하다”며 옵샤니코바 씨를 높이 평가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반전 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 언론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구멍’이 뚫리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특히 침공 후 러시아 내 가상사설망(VPN·Virtual Private Network)을 이용해 해외 소식을 접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시도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VPN 사용 현황을 알려주는 웹사이트 ‘TOP10VPN’에 따르면 5일 기준 러시아 내 VPN 수요는 침공 전과 비교해 하루 평균 10배 넘게(1092%) 증가했다. 특히 러시아 당국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주요 소셜미디어를 차단하면서 VPN 수요의 급증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영국 BBC나 트위터 등은 러시아 정부의 접속 차단에 맞서 ‘다크 웹’(특정 브라우저로만 접속 가능한 인터넷)을 통한 우회로를 출시해 러시아 사용자들에게 이용 방법을 직접 알리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서방의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도 러시아 내 신규 사업은 중단하지만 당국의 선전용 정보로부터 러시아 사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존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이어가기로 했다. 사이버 보안회사 ‘클라우드플레어’와 콘텐츠전송망(CDN) 기업 ‘아카마이’ 등도 서방의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국영 기업을 제외한 일반 러시아 사용자에게 계속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또한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스타를 동원해 반전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0일 맷 밀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소통담당 특별고문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엘리 자일러(18) 등 틱톡 스타 30명과 ‘줌’으로 화상회의를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상을 알리는 데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10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자일러는 “나는 ‘Z세대’(2000년 전후로 태어나 디지털과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젊은 층)를 위한 백악관 특파원”이라며 “세계의 젊은층에 러시아군의 각종 만행을 전하고 우크라이나를 돕자는 여론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반전 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서구 소셜미디어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 언론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구멍’이 드러났다고 AP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특히 침공 후 러시아 내 가상사설망(VPN·virtual private network)을 이용해 해외 소식을 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시도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VPN 사용 현황을 알려주는 웹사이트 ‘TOP10VPN’에 따르면 5일 기준 러시아 내 VPN 수요는 침공 전보다 평균 1092% 증가했다. 특히 당국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주요 소셜미디어를 차단하면서 VPN 사용 수요가 급증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서구 인터넷 서비스 제공 기업 또한 러시아 내 신규 사업은 중단할 뜻을 밝혔지만 기존 서비스를 이어가면서 당국의 ‘허위 정보’로부터 러시아 사용자들을 보호하고 있다. 8일 “러시아 신규 사용자를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기존 사용자를한 위한 서비스는 계속한다고 밝혔다. 인터넷 보안업체 ‘클라우드플레어’, ‘아카마이’ 등도 서방의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국영 기업을 제외한 일반 러시아 사용자에게 계속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가세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또한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스타를 동원해 반전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10일 엘리 자일러(18) 등 틱톡 스타 30명과 ‘줌’으로 화상 회의를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상을 알리는 데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1000만 명의 추종자를 보유한 자일러는 “나는 ‘Z세대(2000년 전후로 태어나 디지털과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젊은 층)’를 위한 백악관 특파원”이라며 세계 젊은 층에게 러시아군의 각종 만행을 전하고 우크라이나를 돕자는 여론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9일 대통령선거를 치른 한국을 포함해 올해 미국 일본 프랑스 호주 브라질 등 세계 주요국에서도 대선과 총선 등이 실시되는 ‘정치의 계절’이 도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요동치는 국제 정세를 반영하듯 주요국 정상들의 지지율도 요동치고 있다. ‘전시(戰時)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 때문인지 현직 최고 지도자로의 지지율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혼란 때부터 시작됐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반등했다. 러시아에 대한 초강경 제재를 주도하며 ‘서방의 지도자’를 자처한 덕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중간평가’가 될 11월 미국 중간선거 때까지 반등세가 이어질지 관심이다. 다음 달 대선을 앞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번 전쟁을 계기로 재선에 무난히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최근 ‘유럽연합(EU)의 지도자’를 자처하고 있다.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둔 일본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이슈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10월로 예정된 제20차 공산당 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3연임)을 확정한다. 브라질, 필리핀, 홍콩 등에서도 새 지도자가 탄생한다.○ 지지율 회복한 바이든… ‘경제’가 변수미국은 11월 중간선거를 통해 하원 435석 전체, 상원 100석 중 35석을 새로 뽑는다. 집권 민주당은 현재 하원 다수당이고 상원은 야당 공화당과 50석씩 양분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중 최소 한 곳에서는 다수당 지위를 잃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외교협회(CFR)에 따르면 역대 정권의 첫 중간선거마다 여당이 평균 하원 29석을 잃으며 패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전방위적 러시아 제재를 단행하자 여론이 바뀌고 있다. 공영라디오 NPR가 이달 1, 2일 양일간 미국 성인 13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7%를 기록했다. 지난달 15∼21일 조사보다 8%포인트 올랐다. 최근 40년 중 최고치로 치솟은 미국 소비자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여파로 올해 1월 20일 퀴니피액대의 조사에서 지지율이 33%까지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냉전 때 옛 소련과 치열한 체제 경쟁을 벌였던 기억이 선명한 미국인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반러 정책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NPR 조사에서 “러시아 경제 제재에 찬성한다”는 답이 83%에 달했다. “에너지 가격이 올라도 러시아 제재에 찬성한다”는 답 역시 69%였다. 현재 흐름이 중간선거 때까지 이어질지는 향후 경제 상황에 달렸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제재가 미국의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을 악화시킨다면 중간선거에서 높은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선 눈앞에 둔 마크롱다음 달 10일, 24일 각각 대선 1차 투표와 결선 투표를 치르는 프랑스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유리한 상황이다. 16년간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을 이끈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난해 12월 은퇴하고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여파가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유럽의 지도자를 자처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모스크바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넘어선 ‘유럽 방위군 창설’ 등을 거론하는 등 국제안보 의제를 주도하고 있다. 3일 프랑스24에 따르면 최근 주요 언론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 28%,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가 17%를 얻어 두 사람이 결선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마크롱 대통령은 결선투표에서 56.7%를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사회당 소속의 안 이달고 파리 시장 등 좌파 후보들은 지지율이 미미하다. 마크롱 대통령이 승리하면 2002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에 재선에 성공한 프랑스 대통령이 된다. 프랑스 싱크탱크 장조레스재단은 “국가적 위기가 닥치면 프랑스 국민은 깃발을 들고 국가원수 뒤에 줄을 선다”고 평했다. 미 CNN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이 프랑스 대선 판도를 결정했다고 분석했다. 오창룡 고려대 노르딕-베네룩스센터 교수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결선투표 상대가 누가 되든 마크롱 대통령의 승리가 예상된다. 프랑스 대통령으로서 국제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에 대한 긍정 평가가 높다”고 진단했다. 미국 영국과 안보동맹 ‘오커스’를 결성한 호주도 5월 21일 총선을 치른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중도우파 집권 자유당이 중도좌파 야당 노동당에 뒤지고 있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미국 편에 서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재 등 각종 반중 정책을 주도한 스콧 모리슨 총리는 차기 총리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최근 1위를 달리는 앤서니 앨버니즈 노동당 대표를 ‘친중’이라고 비난하며 반등을 꾀하고 있다. ○ 남미, 좌파 부활 ‘핑크타이드’ 유력남미 최대 경제대국 브라질은 10월 2일 대선을 치른다.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이 방역 실패 이후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2003∼2010년 집권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야권 후보로 급부상하며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속노동자 출신인 룰라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보우사 파밀리아’(빈민층 현금 지급) ‘포미 제루’(기아 제로) 등 복지정책을 주도해 저소득층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2018년 재직 중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지만 지난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고 대권에 재도전할 채비를 갖췄다. 5월 대선을 실시하는 콜롬비아에서도 과거 반정부 무장투쟁을 주도한 좌파 구스타보 페드로 상원의원이 ‘첫 좌파 대통령’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그는 집권에 성공하면 비상사태를 선포해 경제난, 코로나19, 인신매매 등 강력범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선을 치른 페루와 온두라스에서도 모두 좌파가 승리한 상황에서 브라질과 콜롬비아에서도 좌파 지도자가 등장하면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필두로 중남미 곳곳에서 좌파 지도자가 출현한 2000년대 초중반의 1차 ‘핑크타이드’(온건 사회주의 정권의 잇따른 집권)에 이은 2차 핑크타이드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민주주의 탄압’ 홍콩-필리핀-헝가리도 선거반중 활동을 한 사람에게 최고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는 홍콩 국가보안법을 2020년 제정한 후 민주 인사를 대대적으로 탄압하고 있는 홍콩에서도 5월 8일 임기 5년의 새 행정장관이 나온다. 당초 지난달 18일 선출할 예정이었지만 캐리 람 행정장관이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다”며 선거를 연기했다. 홍콩 행정장관은 38개 직능별 선거위원회가 구성한 선거인단이 후보를 지명하면 중국 총리가 임명하는 간선제다. 홍콩 시민은 투표권이 없고 사실상 중국 공산당이 낙점하는 구조여서 ‘거수기 투표’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7년 선출된 람 장관이 재선 도전 여부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렁춘잉(梁振英) 전 행정장관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하루 뒤 실시되는 필리핀 대선에는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 마르코스 주니어가 출마했다. 1965년부터 1986년까지 21년간 장기 집권하며 수많은 반대파를 탄압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남긴 상흔이 여전하지만 마르코스 주니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60%대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유권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40대 이하 젊은층이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독재를 경험하지 못한 것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력한 지도자’상을 내세우고 있는 마르코스 주니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딸 사라를 부통령 후보로 기용했다. 전설적인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 또한 대선에 도전했지만 마르코스 주니어의 지지율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0년 집권 후 ‘동유럽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릴 정도로 극우 민족주의 정책을 펴고 있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다음 달 총선에서 4연임에 도전한다. 앞선 두 번의 총선에서 그의 재집권을 저지하지 못한 야당들은 정권 교체를 위해 중도우파 후보 마르키저이 페테르 호드메죄바샤르헤이 시장을 단일 후보로 내세웠다. 영국 BBC는 오르반 총리에게 패했던 과거 야권 후보들과 달리 마르키자이 시장은 총리와 비슷한 보수 성향에 젊고 참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며 오르반 총리가 힘든 선거를 치를 것으로 내다봤다.○ 日 참의원 선거-中 20차 공산당 대회지난해 10월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7월 25일 첫 참의원 선거를 치른다. 총 248석 중 124석을 뽑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대만 위협 등으로 안보 강화 여론이 높아지면서 보수 성향인 집권 자민당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북방영토 반환은 일본 사회의 주요 의제로도 꼽힌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전통적으로 참의원 선거는 소비세, 세제개혁 등 경제 문제가 주요 의제였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며 이런 흐름이 자민당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미국의 핵무기를 일본에 배치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주장하며 반중, 반러 정서가 강한 보수 유권자를 자극하고 있다. 1967년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당시 총리는 “핵무기를 만들지도, 가지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소위 ‘비핵화 3원칙’을 선언했다. 이후 55년간 일종의 금기로 여겨졌던 핵 보유를 아베 전 총리가 언급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원폭 피해지인 히로시마 출신인 기시다 총리는 비핵화 원칙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당내 입지가 비교적 약해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선거 전까지는 그가 아베 전 총리를 의식해 비핵화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지 않더라도 총선에서 승리한 후에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부터 11일까지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치른 중국은 양회 기간 중 경제성장 등 국내 의제에 집중한다는 관례를 깨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의제에 신경 썼다. 시 주석은 8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화상회담을 갖고 외교 해법을 통해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자고 주장했다. 중국 수뇌부가 양회 기간에 외국 정상과 회동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10월 시 주석의 3연임 확정 시 제기될 국내외 비판을 미리 차단하고 전 세계로 확산되는 반중 정서를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8일(현지 시간) 러시아산 석유, 석탄, 천연가스의 수입 금지라는 초강력 제재를 발동했다. 지난해 기준 일일 1078만 배럴(전 세계의 약 11%)의 원유를 생산하며 화석연료 수출이 재정 수입의 60%에 달하는 러시아를 상대로 극약처방을 내린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조치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음을 알면서도 “자유를 지키는 데는 비용이 든다”며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이날 러시아는 “미국이 러시아에 경제전쟁을 선포했다”고 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특정 물품 및 원자재에 대한 수입과 수출을 금한다”며 ‘맞불’ 보복에 나서 에너지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자유엔 비용 들어”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푸틴의 전쟁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일원이 되지 않겠다”며 에너지 수입 금지 조치가 러시아의 전쟁자금 확보에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살인의 길’을 계속 가기로 결심한 것 같다며 결코 우크라이나 전체를 장악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제재로 미국 또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자유를 지키는 데는 비용이 든다”며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독일 등 유럽과 달리 미국이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현실을 반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수입 원유 중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다. 비중은 낮지만 금액으로는 47억1000만 달러(약 5조7933억 원)에 달한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까지 추가해도 8%에 불과하고 천연가스 수입은 아예 없다. 천연가스와 석유의 각각 40%, 25%를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유럽연합(EU)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러시아를 대체할 수입처도 마련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19년부터 시행 중인 베네수엘라에 대한 원유 수출 금지 제재를 일정 부분 풀겠다는 뜻을 밝혔다. 베네수엘라 석유협회 또한 BBC에 “하루 80만 배럴 수준인 원유 생산량을 120만 배럴까지 늘릴 설비를 갖췄다. 북미에서 필요로 하는 양의 일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원자재 수출입 금지로 ‘맞불’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8일 올해 말까지 원자재와 특정 물품의 수입 및 수출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구체적인 물품 및 국가 등은 곧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방에 에너지 관련 제품이나 원료를 수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제재에 맞서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블룸버그뉴스는 중국이 국유기업을 동원해 가스프롬 등 러시아 에너지 기업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를 측면 지원하면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미국은 “우리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 기업은 문을 닫게 될 수 있다”며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을 경고했다. 양측 갈등 고조로 당분간 국제 유가의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8% 이상 상승한 배럴당 129.44달러에 육박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 평균 휘발유 가격 또한 갤런당 4.17달러로 일주일 전(3.62달러)에 비해 50센트 이상 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계속 차질을 빚으면 유가가 2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점쳤다. 다른 원자재 값이 동반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와중에 경기침체가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세계에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바다, 공중, 숲, 들판, 거리에서 싸우겠다.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영국 하원을 상대로 한 화상 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연설을 인용해 화제다. 1940년 6월 당시 처칠 총리는 프랑스 북부 됭케르크 해변에서 고립됐던 영국·프랑스 병사들이 가까스로 탈출한 후 나치 독일에 대한 국민의 결사항전 의지를 북돋우기 위해 이 연설을 했다. 영국이 역사적으로 가장 힘들었을 때 용기를 준 발언을 그대로 따라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국 사회의 전방위적 지지를 얻으려 한 것이다. 보리스 존슨 총리와 하원을 가득 메운 의원들은 이 연설을 듣고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카키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으로 화면에 등장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치 독일이 영국을 빼앗으려 할 때 당신들 또한 싸웠듯 우리도 우크라이나를 잃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를 ‘테러국’이라고 칭하며 “굴복하지 않고 패배하지도 않겠다. 끝까지 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의 세계적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햄릿’에서 사용한 명대사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도 언급하며 “우리는 살아야 한다. 살아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을 해 달라”며 “위대한 국가와 국민은 위대함을 실현해야 할 의무를 진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영국에 영광을”이라는 말로 연설을 끝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패배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 그 어떤 대가도 치를 것입니다. 우리는 숲에서, 들판에서, 해변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싸울 것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영국 하원에서 진행된 화상 연설을 통해 항전의 의지를 다졌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하늘에서, 바다에서 끝까지 싸우겠다”는 구절은 덩케르크 철수 작전 직후인 1940년 6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영국 하원에서 한 유명한 연설 중 일부다. 당시 프랑스 북부 덩케르크 지역에 고립돼 나치 독일군에 의해 전멸당할 뻔한 수십만 명의 연합군은 이 작전으로 무사히 철수했고, 이 작전은 이후 연합군의 반격의 계기가 됐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방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으로 화면에 등장했다. 그는 러시아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를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항전한 영국과 비교하며 “나치가 당신들의 나라를 빼앗으려 할 때 당신들은 영국을 위해 싸워야 했다”며 “우리도 우크라이나를 잃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국의 세계적 대문호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의 명대사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를 인용해 “우크라이나는 ”자유로워지기(to be free)“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원 의원들에게 영국의 러시아 제재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부족하다“며 우크라이나 영공에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재차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영국 하원 역사상 최초의 해외 정상 연설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연설 후 ”우크라이나가 다시 자유를 되찾을 때까지 영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춥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어두컴컴한 방공호에선 아이들의 울음소리만 들립니다. 아이들은 지금의 이 악몽을 평생 기억할 것입니다.” 공습경보 때마다 공포에 질린 채 지하 방공호로 대피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는 샤포발로바 류드밀라 씨(57)가 6일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현지 상황을 알려왔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사는 류드밀라 씨는 전쟁 전에는 한 대형마트 관리 부서에서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하루에도 여섯 번 넘게 공습경보가 울립니다. 폭발음이 들리면 사람들은 전부 방공호 안으로 뛰어가요. 이런 지옥에서도 우리는 꿋꿋하게 살아남을 거예요.” 러시아가 침공한 지 열흘이 지나면서 그의 하루는 새벽에 일어나 집에 빵과 물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푸틴은 우크라인들을 오판… 끝까지 굴복 안할것”통금 풀리자 마트엔 물건구입 긴 줄공습경보 울리면 방공호로 뛰어가‘잔류 결심’ KOTRA 협력 청년“갈 곳 없어… 내 조국-어머니 지킬것”류드밀라 씨는 오전 7시에 통금이 해제되면 곧바로 마트로 향한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 2시간쯤 기다려야 겨우 마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빵은 1인당 최대 일주일 치만 살 수 있다. 이마저 없는 경우가 많아 여러 가게를 전전하는 일이 많다. “언제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을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거리의 모든 약국,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어요. 모두가 오늘 하루 포격이나 공습을 당하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류드밀라 씨는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진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키이우시를 떠나지 않고 있다. 현재 키이우시는 우크라이나군의 통제하에 있으며 평소 다니던 길 곳곳에 온통 진지가 구축돼 있다고 한다. 그는 아파트에 남편과 함께 머물다가 공습경보가 울리면 바로 인근 방공호로 뛰어간다. 방공호에서는 보통 2∼6시간을 기다리다 나오지만 밤을 지새운 날도 많다. 방공호에 모인 시민들은 식량을 나누고 우울함을 달래려 때론 농담도 건넨다. 하지만 폭격 소리가 들려오면 모두 말없이 뉴스를 켠다. 류드밀라 씨는 “방공호에는 놀란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뉴스 소리만 들린다”고 했다. “푸틴은 우리에 대해 잘못 생각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어려운 시기에 강하게 단결합니다. 푸틴의 피비린내 나는 행위는 그 어떤 민족도 굴복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 3일 기자와 연락이 닿은 또 다른 우크라이나인 스타니슬라우 페트코 씨(31)는 키이우 인근 도시인 바실키우의 한 주택 지하창고에서 어머니와 함께 숨어 지낸다. 6.6m²(약 2평) 남짓한 이 좁은 공간이 모자의 은신처다. 페트코 씨는 KOTRA 키이우 무역관과 함께 일했다.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기 10일 전쯤 전쟁이 임박했다는 KOTRA 측의 경고를 들었지만 남기로 결심했다. 지켜야 할 60대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다. 페트코 씨는 전쟁에 대비해 지하창고에 감자와 양배추, 물 등 몇 달 치 식량과 연료를 챙겼다. 그는 “준비를 하면서도 전쟁이 온다는 걸 머리로는 알았지만 마음으론 믿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가 남아 있는 바실키우에는 요즘 거의 3시간마다 공습경보가 울린다. 밤에는 시민군이 총을 들고 거리를 지킨다. 페트코 씨는 통화에서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아무 곳도 없습니다(nowhere). 저는 제 국가와 어머니를 지켜야 합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푸틴이 최대한 빨리 전쟁을 멈추는 것입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 2년 만에 전 세계 누적 사망자가 602만 명을 넘어섰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저개발국 사망자가 많아 실제 누적 사망자는 1400만∼235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추산했다. 한국 시간 7일 오후 4시 기준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억4600만 명을 기록했다. 앞서 6일(현지 시간) AP통신도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를 인용해 이날 기준 세계 누적 사망자가 599만8000명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31일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 보고됐다. 8000만 명 이상이 감염된 미국은 7일 월드오미터 기준 사망자 또한 98만4000명으로 가장 많다. 브라질(65만2000명). 인도(51만5000명), 러시아(35만6000명), 멕시코(32만 명)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서구 선진국에 비해 보건 환경이 열악한 중남미와 동유럽에서는 인구 100만 명당 사망자 수치가 특히 높았다. 페루(6257명)가 1위였고 불가리아(5223명),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4780명), 헝가리(4604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177명 이었다. 보건 전문가들은 세계의 실제 누적 사망자는 600만 명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자국의 실제 코로나19 사망자가 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최근 추정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인도 역시 실제 사망자 수가 수백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피란민이 대거 유입되는 동유럽의 상황이 우려스럽다고도 진단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등은 원래 코로나19 사망자가 많은 데다 최근 10일간 15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몰려 감염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이유다. 대부분의 피란민들은 코로나19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이웃 나라로 대피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올해 초 80만 명을 넘어섰던 미국의 일일 평균 확진자 수가 4만 명대로 크게 줄었다. 확진자 수가 정점을 지나 급격한 감소 추세를 이어가면서 미국에선 팬데믹(대유행)이 끝나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5일(현지 시간) 기준 미국의 일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4만5819명을 기록했다. 델타 변이 확산 이전인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확산의 정점을 찍은 1월 14일(80만6795명)과 비교하면 약 5.8%에 불과하다. 입원 환자와 사망자 수도 크게 줄었다. 1월 후반 16만 명에 근접했던 하루 평균 입원 환자는 4만2044명으로 급감했고, 2월 초 2600명에 달했던 하루 평균 사망자도 1539명으로 줄어들었다. CNN은 이번 봄, 여름부터 ‘정상에 가까운(near normal)’ 일상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밴더빌트대 의료센터의 윌리엄 섀프너 교수는 “팬데믹에서 엔데믹(토착병)으로의 전환이 가속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러시아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하면서 대만이 다음 전쟁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등은 러시아의 폭주를 본 중국 또한 국제적 혼란을 틈타 대만을 노릴지 모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미 지난해 4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대만을 ‘지구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라고 했다. 대만 내에서도 ‘우크라이나의 오늘이 대만의 내일’이 될 수 있다는 불안이 높다. 특히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 당일에도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9대의 전투기를 진입시키면서 대만에서는 징병제 부활 등 총력 대비에 나서자는 의견이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상군 파병 등 직접적 군사 지원을 하지 않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1, 2일 양일간 대만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인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했지만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유사시 대만을 군사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대만은 미국의 9번째 교역국이자 반도체 동맹의 핵심이어서 미국 또한 중국의 침공 위협을 가만히 보지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세계 지도자 “中, 대만 침공 가능성”전현직 세계 지도자들은 잇따라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언급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19일 “우크라이나가 위기에 처하면 그 충격은 전 세계로 퍼져 메아리로 들릴 것”이라며 “대만과 동아시아에서 그 메아리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지난달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을 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만 공략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달 27일 “중국이 러시아와 비슷한 행동을 벌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만의 비상사태는 곧 일본의 비상사태”라고 했다. 대만과 일본 요나구니(那國)섬은 불과 110km 떨어져 있어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행사하면 일본의 영공과 영해 또한 위협을 받는다는 이유다. 특히 그는 “미국이 중국의 침공 위협에 노출된 대만의 안보를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은 최근 밥 먹듯이 대만 ADIZ에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지난달 27일∼이달 1일에는 남중국해에서 해상 군사훈련도 진행했다. 대만 침공 시 쓰일 가능성이 높은 ‘075형’ 상륙강습함의 사진도 공개했다. 특히 1일 중국 공군기 7대는 중국과 대만의 경계로 간주되는 대만해협 중간선에 바짝 붙어 비행했다. 단순히 ADIZ에 진입한 것을 넘어 금방이라도 중간선을 넘을 듯 노골적인 무력시위를 벌인 셈이다.○ 징병제 부활 등 국방력 강화 논의하는 대만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이미 지난달 22일 군에 ‘전투 준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1일 추궈정(邱國正) 국방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후 대만에 제기된 여러 경고가 대만군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우자오셰(吳釗燮) 외교부장 역시 “중국이 언제든 대만에 군사 작전을 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징병제 부활 등 군사력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대만은 1951년부터 징병제를 시행했다. 67년 만인 2018년 12월 말부터 모병제를 도입했으나 성인 남성에게 4개월의 군사훈련 의무는 부과하고 있다. 2일 쯔유시보 등에 따르면 입법원 법제국은 최근 보고서에서 “출생률 저하로 2039년에는 모병제 지원 인원이 5만여 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징병제 부활 필요성을 제기했다. 1일 의회에서도 야당 국민당의 한 의원이 징병제 부활 가능성을 거론했다. 국방부 또한 4개월 훈련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과 대만의 군사력 격차에 대한 대만 사회의 불안감을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중국은 200만 병력을 보유했지만 대만의 현역병은 약 19만 명에 불과하다. 전차, 대포, 구축함, 상륙함, 잠수함, 전투기, 수송기 등 육해군의 모든 면에서 중국에 크게 뒤처진다. 특히 중국이 항공모함 2척과 폭격기 450대를 보유한 것과 달리 대만은 이 둘 모두를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대만 역시 중화인민공화국 건립 후 73년간 사실상 국토 전체를 요새화하고 막대한 돈을 투입해 군사력을 현대화했다. 미국은 전투기, 전차, 미사일, 공격용 드론 등 각종 최신식 무기를 대거 판매하며 대만을 도왔다. 러시아군에 비해 현격한 열세인 우크라이나군과 달리 대만군의 위력 또한 만만치 않아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려면 상륙함 1만 척, 병력 45만 명이 필요하며 양측에서 최대 20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미 싱크탱크 ‘프로젝트2049’는 추산했다. 대만 당국 또한 대만 자체가 강력한 천연 요새임을 강조하며 국민을 안심시키고 있다. 우선 중국과 대만 사이에는 130km의 대만해협이 있다. 러시아군이 전차로 육상 진격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와 지형 여건이 완전히 다르다. 인천상륙작전을 이끈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또한 과거 대만을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이라고 평했다. 차이 행정부에서 중국 업무를 담당하는 추타이싼(邱太三)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장관급)은 지난달 25일 “‘오늘은 우크라이나, 내일은 대만’이란 우려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대만은 일본 오키나와, 필리핀, 말레이시아 믈라카해협을 잇는 방어선의 중심점이며 우리가 무너지면 남중국해 정세가 요동친다”고 했다. 그는 미국 등 서방이 대만에 대한 위협을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만 방어는 의무”바이든 행정부가 1, 2일 대만에 파견한 미국 대표단 또한 차이 총통과 만나 대만 방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미 해군 미사일 구축함 ‘랠프존슨함’이 지난달 26일 대만해협을 통과하며 중국에 경고 신호를 보냈다.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차관, 마이클 멀린 전 합참의장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은 미국과 세계의 이익에 부합한다. 미국이 약속을 확고히 유지할 것이라고 보증한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 또한 대만이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협의체 ‘쿼드(Quad)’에 가입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트럼프 전 미 행정부의 외교 수장으로 강력한 반중 정책을 주도했으며 2024년 미 대선의 공화당 후보군에 올라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역시 2∼5일 대만을 찾았다. 특히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책사로 꼽힌 재미 중국 학자 위마오춘(余茂春·60) 허드슨연구소 연구원을 대동했다.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위 연구원은 폼페이오 장관이 재직 시절 중국공산당 체제를 ‘전체주의’라고 비판하고 각종 제재를 가할 때 이를 입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미 대선 결과 등을 두고 내내 대립했던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이 초당적인 대만 지지 행보를 보내는 것은 대만이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를 보유한 세계적 반도체 강국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제재해 효과를 거둔 미국은 주요 동맹과 반도체 공급망 가치사슬을 구성해 중국을 배제시키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폼페이오 전 장관 또한 차이 총통 접견 등 공개 일정 외에도 TSMC 공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과 대만의 교역 규모는 906억 달러(약 108조7200억 원)로 37억 달러에 불과한 미-우크라이나보다 약 24배 많다. 오키나와 등 일본 남부에 있는 미군 기지는 대만에서 수백 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며 일본 도쿄 인근에 기항하는 미 제7함대도 빠르게 대만의 유사 상황에 개입할 수 있다. 미국이 대만을 방치하면 동맹국의 신뢰가 추락하고 중국의 위협에 맞서 한국, 일본 등이 핵무장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미국에 큰 부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CNN 타운홀 행사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때 미국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렇게 할 책무가 있다”고 답했다. 그간 ‘전략적 모호성’을 구사하며 직접적 발언을 삼갔던 전임자들과 매우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또한 지난달 28일 “미국은 이미 2차대전과 냉전 때도 여러 전장에 깊이 관여한 경험이 있다. 인도태평양과 유럽이라는 ‘2개 전장(two theaters)’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제재 등으로 바쁘지만 중국의 대만 위협 또한 동시에 상대할 수 있다는 뜻을 강조한 발언이다.○ 대만 내 우크라 지원 열기… 월급 기부 봇물대만에서는 동병상련에 처한 우크라이나를 돕자는 움직임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 위협이 가시화했을 때부터 “우크라이나에 동질감을 느낀다”고 했던 차이 총통은 2일 “한 달 월급을 우크라이나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라이칭더(賴淸德) 부총통, 쑤전창(蘇貞昌) 행정원장 등 수뇌부는 물론이고 야당 국민당 또한 급여 기부에 동참했다. 일반 국민 역시 속속 모금 계좌에 돈을 보내고 있다. 차이 총통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을 전 세계가 봤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통해 자유민주주의가 함께한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했다. 대만은 이미 27t의 의료 물자 등 다양한 지원품을 우크라이나에 보냈다. 야후타이완의 지난달 28일 조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대만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느냐’는 질문에 약 11만 명의 응답자 중 54.8%가 “걱정한다”고 했다. 대만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우크라이나 국기와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팻말을 들었다. 타이베이 ‘101빌딩’ 등 주요 건물들도 밤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조명을 켰다. 전문가들은 서방의 비판을 늘 ‘내정 간섭’으로 비판했던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일종의 ‘자가당착’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이정남 고려대 교수(중어중문학)는 “러시아가 명확한 주권 국가를 침공한 것은 신장위구르, 홍콩, 대만 사안을 ‘내정’이라고 주장했던 중국에 큰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중국학) 또한 “미국의 일방주의에 반대해 유엔 체제를 다자주의의 기본으로 세우고 유엔 헌장을 국제법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중국이 러시아의 일방주의로 입장 정리가 불가능해졌다”고 평했다. 그럼에도 중국이 대만을 지금 이대로 두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2일 미 뉴욕타임스(NYT) 등은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는 등 푸틴 정권과 긴밀한 교감을 나눠 왔다고 전했다.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는 러시아의 모습을 봤다고 해서 대만을 무력 통일하는 방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초기 단계에 더 많은 화력을 쏟아부을 것으로 내다봤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남성 데니스 페드코는 어머니(56)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의 부모는 며느리(27)와 어린 두 손녀를 차에 태워 급하게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을 빠져나오던 중이었다. 경찰관인 그의 형제는 순찰 업무에 투입돼 가족들을 직접 대피시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전화기 너머로 갓 태어난 조카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던 와중에 어머니가 누군가에게 소리를 질렀다. “차 안에 아이들이 있어요!” 그때 몇 발의 총성이 울렸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던 모든 소리가 갑자기 멈추고 침묵이 흘렀다. 몇 초 뒤 2, 3발의 총성이 더 울렸다. 페드코는 그 순간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직감했다. 차에 타고 있던 일가족은 러시아군의 총격으로 몰살당했다. 페드코의 두 조카는 각각 여섯 살, 생후 6주였다. 경찰관인 그의 형제는 자신이 순찰을 나간 사이 대피하다 목숨을 잃은 부모와 부인, 아이들의 시신을 수습할 수 없었다. 해당 지역이 곧바로 러시아군의 통제하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비극이 현재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비상대책본부에 따르면 러시아군 침공 이후 민간인 사망자는 2일(현지 시간)까지 2000명이 넘는다. 영국 BBC는 이날 북부 지토미르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처참하게 무너진 건물 잔해를 뒤지며 가족을 찾아 헤매는 한 남성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거대한 콘크리트 더미 앞으로 기자를 데려가더니 카메라를 응시하며 말했다. “이곳에서 나의 딸이 죽었어요…. 이웃들도 죽었어요. 이게 러시아가 우리를 대하는 방식입니다.” 수도 키이우에서 의료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타타 마르하리안은 이날 CNN에 “나는 죽은 아이들을 보고 있다. 병원과 교회가 폭격되는 것도 보고 있다”며 “자전거를 타고, 이웃들에게 인사를 하며, 웃고 사랑하던 마을이 완전히 폭파된 것을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는 1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소속 우크라이나 감시단원이 포격으로 숨졌다. OSCE는 “이 단원이 전쟁으로 갇혀버린 가족들에게 물품을 전해주려다 사망했다”고 밝혔다. BBC는 3일 남부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이 무려 15시간 동안 포격과 공습을 가했다고 전했다. 세르히 오를로우 마리우폴 부시장은 “희생자 수를 세지 못했으나 최소 수백 명이 숨졌을 것”이라고 했다. 마리우폴시 측은 “러시아가 우리를 지구상에서 제거하려고 한다”며 비판했다. 지난달 26일 하르키우에서는 알제리에서 온 20대 공대생 무함마드 압델모네임이 피란처를 찾던 중 러시아군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고 영국 알아라비TV가 전했다. 그의 아버지는 “이 미친 세상에 말한다. 살인을 위한 살인은 멈춰 달라”고 했다. 1일에도 인도 유학생이 피란처에 함께 대피한 친구들을 위해 음식을 사러 나갔다가 총에 맞아 사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 러시아의 민간인 공격은 “명백히 의도적”이라고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무고한 시민들에게 탄약을 사용하는 것은 완전한 전쟁 범죄”라고 했다. 에미네 자파로바 우크라이나 외교차관은 이날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민간인 사망자 중 생후 18개월 유아도 포함됐다며 “그러나 지금은 눈물을 흘릴 때가 아니다. 우리는 승리한 이후에 눈물을 흘릴 것”이라고 말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러시아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이 극도의 고통을 겪고 있다. 식량난으로 상당수가 겨우 통조림으로 연명하고 전기와 수도 역시 대부분 끊겼다. 수도 키이우에서만 최소 1만5000명의 시민이 지하철역을 집처럼 여기며 견디고 있다. 2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우크라이나 상당수 상점의 매대가 비어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곳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데다 상당수 남성들이 전선에 나가 유통망이 사실상 붕괴된 여파다. 상당수의 주유소 또한 기름이 떨어져 아예 문을 닫았다. 소셜미디어에도 텅 빈 매대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현지 교민들은 지난달 28일부터 키이우에서도 주식인 빵과 햄의 공급이 끊겼고 최근에는 밀가루마저 동났다고 전했다. 키이우 남부에 거주 중인 교민 임모 씨(51)는 “인근 공장에서 긴급히 밀가루를 생산 중이라는 이야기가 있어 사람들이 그 소식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2일 “지하철역에 1만5000명이 대피해 있다”고 밝혔다. 키이우의 지하철역은 지난달 26일부터 대피소로만 사용되고 있다. 매트리스 1개를 서너 명이 나눠 쓰며 쪽잠을 청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지하철역에도 오지 못한 일부는 길거리 벤치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의료 붕괴도 가시화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발전소를 폭격하는 바람에 수술 등을 하기도 어렵고 의약품도 매우 부족하다.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 최대 어린이병원 ‘오흐마디트’는 응급외상 병원으로 바뀌어 부상자를 받고 있다. 일부 산부인과는 폭격 위험이 적은 지하에 분만실을 만들어 임신부를 돌보고 있다. 임 씨는 “사람들이 약품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있지만 문을 연 약국이 거의 없어 구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곳곳의 도로에서도 사람이나 차량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달 말만 해도 폴란드 등으로 탈출하려는 행렬이 가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성인보다 취약한 어린이들의 고통은 더 심각하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750만 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기아 등 각종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더 많은 어린이가 희생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