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양종구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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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건강해야 100세까지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yjongk@donga.com

취재분야

2026-02-23~202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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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달린 뒤 형님, 딸도 달려…마라톤 길수록 달리는 재미도 달라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김휘율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64)는 2008년 가을 건국체육회에서 단체로 출전한 10km 단축 마라톤대회 참가를 계기로 달리기에 빠져 들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마라톤 풀코스와 울트라마라톤을 98회 완주한 ‘철각’이 됐다. 3월 15일 열린 2026 서울마라톤 겸 제96회 동아마라톤까지 풀코스만 73회, 100km 이상 울트라마라톤을 25회 완주했다.“제가 과거에는 스포츠를 즐겼지만, 달리는 것엔 약간 두려움이 있었어요. 스노보드 타다 발목을 크게 다쳐 등산은 했지만 달리기는 하지 않던 때였죠. 그런데 체육회 임원 모두 10km 마라톤에 참가하기로 한 겁니다. 저도 이사라 어쩔 수 없이 참가할 수밖에 없었고, 걷기부터 시작해 천천히 달려 약 6개월 연습했어요. 대회 날 너무 힘들어 중간에 포기하려고 했죠. 그런데 건국체육회 조끼를 입고 있어 자존심 때문에 끝까지 달렸죠.”55분 42초에 완주했다. 10km지만 마라톤 첫 완주의 기쁨은 컸다. 꾸준히 달리니 발목에 통증도 없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2009년 9월 하프마라톤을 1시간 48분 50초에 완주했다. 그해 11월 풀코스에 처음 도전해 4시간 27분 50초에 완주했다. 2011년까지 풀코스를 연 1회 완주했지만, 기록은 4시간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기록 욕심은 크게 없었지만, 훈련한 만큼 기록이 안 나왔다. 분석해 보니 혼자 훈련했기 때문이란 결론에 이르렀다. 그는 “혼자 연습하니까 실력도 늘지도 않고 훈련도 제대로 안 됐다. 그게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2012년 초 집(경기도 성남) 근처에서 활동하는 동호회 ‘분당검푸마라톤’에 가입했다. 그러자 펄펄 날았다. 그해 3월 동아마라톤에서 3시간 46분 45초를 기록해 ‘서브포(4시간 미만 기록)’를 달성했다. 그해 가을엔 3시간 28분 11초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매주 일요일 아침에 모여 2시간~3시간씩 회원들과 함께 달리고, 훈련 후 막걸리 한 잔을 기울이며 나누는 교류가 운동의 지속성을 높여줬어요. 실력이 비슷한 회원들끼리 달리고, 서로 응원해 주며 뛰니 실력이 빨리 향상됐죠. 2022년엔 제가 동호회 회장도 했습니다. 모든 운동은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할 때 훨씬 오래, 훨씬 즐겁게 지속됩니다. 커뮤니티가 있어야 운동도 인생도 오래갑니다.“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에도 발을 들였다. 2013년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5산 종주 43km를 12시간 37분 32초에 완주했다. 그는 “북한산 의상봉 능선을 오를 땐 숨이 막힐 정도로 힘들지만 자연 속을 달리는 재미가 좋았다”고 했다. 지금까지 불수사도북인(인왕산) 6산 종주 등 42km 이상 트레일러닝을 7회 완주했다.2014년부터는 100km 넘는 울트라마라톤에도 출전했다. 그해 6월 울산에서 열린 태화강울트라마라톤 100km를 12시간 28분 13초에 완주했다. 100km를 비롯해, 200km, 국토 횡단 308km, 국토 종단 622km에도 도전했지만 13번은 포기하고, 2회는 기상 악화 등으로 대회가 중도 중단되기도 했다. 울트라마라톤은 풀코스와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마라톤 풀코스는 35km 이후 정신적 육체적으로 완전히 고갈되는 극한 싸움입니다. 동호인들이 ‘마른 수건을 짜는’ 기분이라고까지 표현하죠. 울트라마라톤은 km당 7분 30초~8분대의 느린 페이스로 달리기 때문에 힘들지 않아요. 무릎이나 관절에도 크게 무리가 가지 않죠. 저녁에 출발해 이튿날 아침까지 14~15시간을 달리면서 낯선 참가자들과 밤새 이야기를 나누죠. 그 덕분에 인적 네트워크도 넓어졌죠. 완주는 중요하지 않아요. 도전한다는 그 자체로 즐겁습니다.”김 교수는 학창 시절부터 운동광이었다. 축구는 물론 농구, 1989년 일본 도쿄로 유학간 뒤에는 일본 지인의 권유로 스노보드를 탔다. 국내에서 스키를 타기도 했지만, 스노보드를 접하면서 스키는 타지 않았다. 하지만 사고로 발목을 다치면서는 스노보드도 한동안 탈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마라톤을 시작하며 다시 스노보드를 즐기며 매년 제자들과 스키장을 누비고 있다.김 교수는 요즘 ‘마라톤 전도사’ 역할도 하고 있다. 테니스와 골프를 즐기던 친형 김치율 씨(67)가 김 교수의 권유로 하프마라톤에 이어 풀코스, 울트라마라톤까지 달렸다. 딸 김선경 씨(32)도 지난해 첫 풀코스에 도전해 서브포(3시간 58분)를 했고, 두 번째 도전에서 3시간 48분을 기록했다. 학교 제자들에게도 5~10km 달리기를 권유하고 있다. 김 교수는 친형, 딸과 울트라마라톤도 함께 완주하기도 했다.마라톤과 트레일러닝만으로도 빼곡한 일정이건만, 김 교수의 운동 목록에는 아이스하키도 있다.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아이스하키를 시작하면서 매주 아이를 데려다주고 기다리다 보니 “저렇게 재미있어 보이는데 아들만 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 부모 동호회 팀(파파팀)에 뛰어들었다. 부산 출신이라 스케이트를 신어본 적도 없었지만, 팀 코치들의 지도와 동호회 활동 덕분에 실력이 쌓였고, 현재는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의 한라 리그 3부에서 팀의 최고령 선수로 뛰며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건국대 동물병원 외과 담당 교수로 32년을 일해온 김 교수에게 마라톤은 단순한 취미 그 이상이다. 외과 수술은 장시간 서서 섬세한 작업을 반복해야 하는 만큼 체력과 집중력이 수술 성공률에 직결된다. 그는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신 집중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달리기가 수술 수행 능력을 높여줬다”고 확신했다. 돌이켜보면 조금 더 일찍 마라톤을 시작했더라면 더 좋은 컨디션으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털어놓았다.김 교수는 주중 1회 혼자 달리고 금요일에 아이스하키, 토요일에 등산, 일요일에 마라톤 훈련이나 대회 출전이라는 루틴을 지키고 있다. 매년 풀코스 4~5회, 울트라 3~4회를 완주하고 있다. 그에게 마라톤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행위가 아니다. 사람을 만나고, 자연을 느끼고, 한계를 시험하고, 가족과 공유하는 삶 그 자체다. 김 교수의 올해 목표는 마라톤 풀코스 및 울트라마라톤 100회 완주다. 현재론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올 동아마라톤에선 3시간 56분 24초를 기록했다. 지난해(3시간 56분 9초)와 비슷해 ‘아직 녹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그는 3월 28일 금강울트라마라톤대회(100km), 4월 11일 청남대울트라마라톤(101km), 4월 24일 성지순례 222km에 출전할 계획이다. 5월 16일엔 친형, 딸과 함께 서울한강울트라마라톤 100km에 참가한다.“달리기는 몸도 건강해 지지만 집중력도 높여줍니다. 외과 수술은 장시간 서서 섬세한 작업을 해야 하는 만큼 체력과 집중력이 중요합니다. 달리면서 수술도 더 잘 됩니다. 특히 함께 달리면 더 좋습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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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관리사로 월 300만원 이상…반년 내 취업, 정시 출퇴근”[은퇴 레시피]

    이종호 서울 성북구 래미안길음 1차 아파트 관리사무소장(63)은 2018년 우연히 만난 옛 직장 동료 덕분에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획득한 뒤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SC제일은행에서 만 23년을 근무한 2013년, 새로운 도전을 위해 서대문지점장을 끝으로 명예퇴직했지만 순탄치 않은 삶이었다. TV 홈쇼핑 장기 렌터카 사업을 약 4년 했지만 상황이 여의찮았다. 이후 중소기업 임원 자리로 옮겼지만 늘 불안했다. 그러다 옛 지점장 동기를 만났다.“그 친구가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해 월 300만 원을 벌고 있다고 했어요. 저도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려고 했는데, 그 친구 말을 듣곤 사람과 시설 관리하는 쪽이 적성에 더 맞겠다 싶어 주택관리사로 방향을 틀었죠. 그 선택이 옳았습니다.”● 주택관리사 시험 준비 어떻게 할까주택관리사는 국가 자격증으로 시험이 1차와 2차로 나뉜다. 1차는 회계원리, 민법, 시설개론 등 세 과목 객관식 시험이다. 100점 만점 기준으로 세 과목 평균 60점 이상 받아야 합격이다. 단 한 과목이라도 40점 이하를 받으면 탈락이다.2차 시험은 주택관계법령, 주택관리실무로 객관식과 단답형 주관식으로 이뤄진다.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로 전국에서 연간 1600명만 선발한다. 모든 과목에서 40점 이상을 받으면서 평균 60점 이상 맞은 사람 중 고득점자순으로 뽑는다. 이 기준으로 1600명에 미달하는 경우는 모든 과목 40점 이상 득점자 중에서 나머지를 선발한다. 하지만 2차 시험 경쟁률이 보통 1.5대1이라 1600명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 1차보다 경쟁이 더 치열하다. 1차 시험은 6월 말~7월 초, 2차는 9월 말에 치러진다.이 소장은 2019년 1월에 시험 준비를 시작해 인터넷 강의로 하루 8시간씩 공부해서 8개월여 만에 1, 2차 동시 합격했다. 그리고 이듬해 6월 취업했다.“은행 근무가 큰 도움이 됐어요.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했고 은행에서도 회계가 주 업무였죠. 또 은행업이 민법하고도 가까워요. 그래서 공부할 때 익숙한 회계학과 민법보다 다른 과목에 투자를 많이 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정시 출퇴근, 공휴일 휴무, 자유로운 취미생활이 소장은 지금의 삶에 100% 이상 만족하고 있다.“가장 큰 장점이 정시에 출퇴근하고 공휴일에 쉰다는 것입니다. 의지만 있다면 취미 생활은 물론 자기 계발이나 추가 자격증 공부까지 할 시간이 충분합니다. 술만 끊으면 3개월 안에 다른 자격증 하나 더 딸 수 있어요.”관리사무소장으로 일하면서 틈틈이 공부해 집합건물관리사 자격증도 획득했다. 그는 “오전 9시 전에 출근해 오후 6시 칼퇴근한 다음 친구 만나 술 마시는 시간을 줄이며 공부했다”고 했다.주말엔 산으로 향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지리산에 올라 산행에 눈을 뜬 이후 수십 년째 이어온 그의 취미이자 건강 관리법이다. 등산 마니아 이 소장은 직접 주택관리사들을 모아 구성한 ‘한걸음 산악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회원만 640명. 산행마다 100여 명이 참석해 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전국 산을 오른다. 무릎 관절염 탓에 잠시 자전거로 전향해 4대강 투어와 제주도 일주까지 마쳤지만 지금도 월 1회 단체 산행을 하고, 주말엔 혼자 집(서울 강동구) 근처 아차산과 검단산, 예봉산 등을 오르고 있다. 그는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 쌓인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간다”고 했다. 그는 “매일 새벽 일어나 국민체조로 몸을 풀고, 팔굽혀펴기 30~40개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건강해야 일도 열심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균 연봉 4000만~8000만 원주택관리사에 합격하면 500세대 이하 아파트 단지에서 주택관리사보로 3년 이상 활동해야 정식 주택관리사가 된다. 주택관리사보는 연봉 4000만 원 이하가 일반적이다. 주택관리사가 되면 500세대 이상 아파트로 갈 수 있다. 주택관리사 연봉은 4000만 원에서 8000만 원 사이인데 아파트 규모에 따라 다르다. 서울 강남권 1만 세대 이상 대단지는 연봉 1억 원을 훌쩍 넘는다. 이 소장은 5000만 원 정도를 받고 있다.이 소장은 “자격증을 받으면 6, 7개월 안에 취업이 가능하다”고 했다. 2차 시험까지 합격하면 12월에 자격증을 주는데 이듬해 여름이면 다 현장에 투입된다. 취업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대원에스테이트서비스, 우리관리 같은 대형 주택관리업체 공채에 합격해 발령을 받거나,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게시판에 뜨는 구인구직 정보를 보고 스스로 면접 등을 통해 취업하는 방식이다. 이 소장은 주택관리업체 공채에 합격했지만 발령이 늦어지자 직접 발로 뛰어 자리를 잡았다.아파트입주자대표회에서 직접 관리사무소장을 뽑는 경우도 있는데 ‘중대재해처벌법’ 등에 따라 입주자대표회가 책임져야 할 일이 많아지면서 주택관리업체에 맡기는 추세다. 직접 뽑는 비율은 10% 정도다.이 소장은 “주택관리사가 되면 1~2년간 세대가 적은 단지에서 근무하다 큰 단지로 진출한다. 관리소장을 하다 주택관리업체 관리자로 가기도 한다. 계단식 시스템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은퇴하는 사람이 나온다. 새로운 주택관리사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 현재로서는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따면 일할 기회가 많다”고 했다.150세대 미만 아파트는 관리사무소장을 두지 않아도 되지만 안전 관리를 비롯한 위험 요소가 많아져 주택관리사를 고용하는 추세다. 주택관리사는 오피스텔이나 지식산업센터 등에도 취업할 수 있다. 건설회사나 부동산 개발 관련 회사에서 신축 아파트 하자 관리, 입주 관리, AS 업무 등도 맡을 수 있다.은퇴 걱정도 덜 하다. 이 소장은 “사실 처음 시작할 땐 65세까지만 하고 이후에는 여행도 하며 여유 있게 살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지금도 충분히 여유 있게 살고 있다. 주위 선배들도 70대 중반까지 거뜬히 일한다. 최근 소속된 대원에스테이트서비스 시산제(始山祭)에 갔는데 80세 넘은 두 분이 현역으로 뛰고 있었다. 그래서 최소한 75세까지는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주택관리사는 국가 자격증이라 개인 능력에 따라 얼마든 일할 수 있다. 의사 면허처럼 은퇴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 사람 관리와 비상사태 대비 가장 중요이 소장이 꼽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의 가장 중요한 역량은 사람 관리다. 래미안길음 1차 아파트에만 함께 일하는 직원이 28명이다. 업무 지시, 민원이 있을 경우 입주민 상담 등은 모두 소장 몫이다. 그는 “은행 업무가 대고객 서비스라면 아파트 관리도 입주민 서비스이다. 금융권이나 보험처럼 고객 서비스를 해 보신 분들은 이 일이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입주자대표회의와의 관계도 중요하다. 그는 “사람마다 성격과 시각이 다 다르다. 일일이 맞추려 하기보다 소통하고 경청하고, 한 템포 쉬어가며 관리하는 게 비결이다. 관리소장을 7년째 하다 보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줄도 알게 됐다”며 웃었다.비상사태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화재나 정전이 가장 큰 비상사태다. 이 소장은 “화재의 경우 자위소방대가 있어 수시로 교육한다. 직원마다 연락반, 구조반 등 맡겨진 업무가 있어 화재가 발생하면 매뉴얼에 따라 소방서에 연락하고 구조 활동에 나선다. 정전됐을 때도 원인을 파악하면서 한국전력에 연락해 주민을 대피시킬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준비하는 자여 포기하지 말라”이 소장은 “생소한 분야라 공부가 잘 안 되면 게을러질 수 있는데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시설 관리, 회계원리…. 처음 해 보는 사람에게는 다 낯설고 어렵습니다. 세상 모든 분야가 다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런데 몇 번 읽다 보면 몸에 배게 돼 있어요. 꾸준함이 답입니다. 직장 다니며 준비하는 분은 절대 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최소 2년 이상 공부할 생각으로 먼저 1차, 다음 2차를 준비하면 됩니다. 여유 있게 체계적으로 공부하면 충분합니다.”주택관리사는 남성 위주 아닐까 하는 생각하겠지만 여성도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고 이 소장은 전망했다.“기계와 시설 같은 시험은 남성에게 유리한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도 충분히 딸 수 있습니다. 기계와 시설에 익숙지 않은 여성은 해당 분야 유튜브 채널을 보면 도움이 됩니다. 여유가 있다면 학원 수강이 유리합니다. 강의 집중도뿐 아니라 함께 공부하는 동료들에게서 듣는 정보와 유대감 같은 ‘플러스알파’ 효과를 얻을 수 있죠.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획득하면 새로운 인생이 펼쳐집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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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주택관리사 제2의 인생… 월 수입 300만 원부터”[은퇴 레시피]

    이종호 서울 성북구 래미안길음 1차 아파트 관리사무소장(63)은 2018년 우연히 만난 옛 직장 동료 덕분에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획득한 뒤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SC제일은행에서 만 23년을 근무한 2013년, 새로운 도전을 위해 서대문지점장을 끝으로 명예퇴직했지만 순탄치 않은 삶이었다. TV 홈쇼핑 장기 렌터카 사업을 약 4년 했지만 상황이 여의찮았다. 이후 중소기업 임원 자리로 옮겼지만 늘 불안했다. 그러다 옛 지점장 동기를 만났다.“그 친구가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해 월 300만 원을 벌고 있다고 했어요. 저도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려고 했는데, 그 친구 말을 듣곤 사람과 시설 관리하는 쪽이 적성에 더 맞겠다 싶어 주택관리사로 방향을 틀었죠. 그 선택이 옳았습니다.”● 주택관리사 시험 준비 어떻게 할까주택관리사는 국가 자격증으로 시험이 1차와 2차로 나뉜다. 1차는 회계원리, 민법, 시설개론 등 세 과목 객관식 시험이다. 100점 만점 기준으로 세 과목 평균 60점 이상 받아야 합격이다. 단 한 과목이라도 40점 이하를 받으면 탈락이다. 2차 시험은 주택관계법령, 주택관리실무로 객관식과 단답형 주관식으로 이뤄진다.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로 전국에서 연간 1600명만 선발한다. 모든 과목에서 40점 이상을 받으면서 평균 60점 이상 맞은 사람 중 고득점자순으로 뽑는다. 이 기준으로 1600명에 미달하는 경우는 모든 과목 40점 이상 득점자 중에서 나머지를 선발한다. 하지만 2차 시험 경쟁률이 보통 1.5 대 1이라 1600명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 1차보다 경쟁이 더 치열하다. 1차 시험은 6월 말∼7월 초, 2차는 9월 말에 치러진다. 이 소장은 2019년 1월에 시험 준비를 시작해 인터넷 강의로 하루 8시간씩 공부해서 8개월여 만에 1, 2차 동시 합격했다. 그리고 이듬해 6월 취업했다.“은행 근무가 큰 도움이 됐어요.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했고 은행에서도 회계가 주 업무였죠. 또 은행업이 민법하고도 가까워요. 그래서 공부할 때 익숙한 회계학과 민법보다 다른 과목에 투자를 많이 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정시 출퇴근, 공휴일 휴무, 자유로운 취미생활 이 소장은 지금의 삶에 100% 이상 만족하고 있다.“가장 큰 장점이 정시에 출퇴근하고 공휴일에 쉰다는 것입니다. 의지만 있다면 취미 생활은 물론 자기 계발이나 추가 자격증 공부까지 할 시간이 충분합니다. 술만 끊으면 3개월 안에 다른 자격증 하나 더 딸 수 있어요.”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으로 일하면서 틈틈이 공부해 집합건물관리사 자격증도 획득했다. 그는 “오전 9시 전에 출근해 오후 6시 칼퇴근한 다음 친구 만나 술 마시는 시간을 줄이며 공부했다”고 했다. 주말엔 산으로 향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지리산에 올라 산행에 눈을 뜬 이후 수십 년째 이어온 그의 취미이자 건강 관리법이다. 등산 마니아 이 소장은 직접 주택관리사들을 모아 구성한 ‘한걸음 산악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회원만 640명. 산행마다 100여 명이 참석해 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전국 산을 오른다. 무릎 관절염 탓에 잠시 자전거로 전향해 4대강 투어와 제주도 일주까지 마쳤지만 지금도 월 1회 단체 산행을 하고, 주말엔 혼자 집(서울 강동구) 근처 아차산과 검단산, 예봉산 등을 오르고 있다. 그는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 쌓인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간다”고 했다. 그는 “매일 새벽 일어나 국민체조로 몸을 풀고, 팔굽혀펴기 30∼40개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건강해야 일도 열심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균 연봉 4000만∼8000만 원 주택관리사에 합격하면 500세대 이하 아파트 단지에서 주택관리사보로 3년 이상 활동해야 정식 주택관리사가 된다. 주택관리사보는 연봉 4000만 원 이하가 일반적이다. 주택관리사가 되면 500세대 이상 아파트로 갈 수 있다. 주택관리사 연봉은 4000만 원에서 8000만 원 사이인데 아파트 규모에 따라 다르다. 서울 강남권 1만 세대 이상 대단지는 연봉 1억 원을 훌쩍 넘는다. 이 소장은 5000만 원 정도를 받고 있다. 이 소장은 “자격증을 받으면 6, 7개월 안에 취업이 가능하다”고 했다. 2차 시험까지 합격하면 12월에 자격증을 주는데 이듬해 여름이면 다 현장에 투입된다. 취업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대원에스테이트서비스, 우리관리 같은 대형 주택관리업체 공채에 합격해 발령을 받거나,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게시판에 뜨는 구인구직 정보를 보고 스스로 면접 등을 통해 취업하는 방식이다. 이 소장은 주택관리업체 공채에 합격했지만 발령이 늦어지자 직접 발로 뛰어 자리를 잡았다. 아파트입주자대표회에서 직접 관리사무소장을 뽑는 경우도 있는데 ‘중대재해처벌법’ 등에 따라 입주자대표회가 책임져야 할 일이 많아지면서 주택관리업체에 맡기는 추세다. 직접 뽑는 비율은 10% 정도다. 이 소장은 “주택관리사가 되면 1∼2년간 세대가 적은 단지에서 근무하다 큰 단지로 진출한다. 관리사무소장을 하다 주택관리업체 관리자로 가기도 한다. 계단식 시스템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은퇴하는 사람이 나온다. 새로운 주택관리사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 현재로서는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따면 일할 기회가 많다”고 했다. 150세대 미만 아파트는 관리사무소장을 두지 않아도 되지만 안전 관리를 비롯한 위험 요소가 많아져 주택관리사를 고용하는 추세다. 주택관리사는 오피스텔이나 지식산업센터 등에도 취업할 수 있다. 건설회사나 부동산 개발 관련 회사에서 신축 아파트 하자 관리, 입주 관리, AS 업무 등도 맡을 수 있다. 은퇴 걱정도 덜 하다. 이 소장은 “사실 처음 시작할 땐 65세까지만 하고 이후에는 여행도 하며 여유 있게 살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지금도 충분히 여유 있게 살고 있다. 주위 선배들도 70대 중반까지 거뜬히 일한다. 최근 소속된 대원에스테이트서비스 시산제(始山祭)에 갔는데 80세 넘은 두 분이 현역으로 뛰고 있었다. 그래서 최소한 75세까지는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주택관리사는 국가 자격증이라 개인 능력에 따라 얼마든 일할 수 있다. 의사 면허처럼 은퇴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 사람 관리와 비상사태 대비 가장 중요 이 소장이 꼽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의 가장 중요한 역량은 사람 관리다. 래미안길음 1차 아파트에만 함께 일하는 직원이 28명이다. 업무 지시, 민원이 있을 경우 입주민 상담 등은 모두 소장 몫이다. 그는 “은행 업무가 대고객 서비스라면 아파트 관리도 입주민 서비스이다. 금융권이나 보험처럼 고객 서비스를 해 보신 분들은 이 일이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입주자대표회의와의 관계도 중요하다. 그는 “사람마다 성격과 시각이 다 다르다. 일일이 맞추려 하기보다 소통하고 경청하고, 한 템포 쉬어가며 관리하는 게 비결이다. 관리사무소장을 7년째 하다 보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줄도 알게 됐다”며 웃었다.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화재나 정전이 가장 큰 비상사태다. 이 소장은 “화재의 경우 자위소방대가 있어 수시로 교육한다. 직원마다 연락반, 구조반 등 맡겨진 업무가 있어 화재가 발생하면 매뉴얼에 따라 소방서에 연락하고 구조 활동에 나선다. 정전됐을 때도 원인을 파악하면서 한국전력에 연락해 주민을 대피시킬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준비하는 자여 포기하지 말라” 이 소장은 “생소한 분야라 공부가 잘 안 되면 게을러질 수 있는데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시설 관리, 회계원리…. 처음 해 보는 사람에게는 다 낯설고 어렵습니다. 세상 모든 분야가 다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런데 몇 번 읽다 보면 몸에 배게 돼 있어요. 꾸준함이 답입니다. 직장 다니며 준비하는 분은 절대 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최소 2년 이상 공부할 생각으로 먼저 1차, 다음 2차를 준비하면 됩니다. 여유 있게 체계적으로 공부하면 충분합니다.” 주택관리사는 남성 위주 아닐까 하는 생각하겠지만 여성도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고 이 소장은 전망했다.“기계와 시설 같은 시험은 남성에게 유리한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도 충분히 딸 수 있습니다. 기계와 시설에 익숙지 않은 여성은 해당 분야 유튜브 채널을 보면 도움이 됩니다. 여유가 있다면 학원 수강이 유리합니다. 강의 집중도뿐 아니라 함께 공부하는 동료들에게서 듣는 정보와 유대감 같은 ‘플러스알파’ 효과를 얻을 수 있죠.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획득하면 새로운 인생이 펼쳐집니다.”QR코드를 스캔하면 채널A 유튜브 ‘건강IN으로’에 업로드된 인터뷰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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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풀코스, 울트라… 거리 길수록 달리는 재미도 달라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김휘율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64)는 2008년 가을 건국체육회에서 단체로 출전한 10km 단축마라톤 대회 참가를 계기로 달리기에 빠져들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마라톤 풀코스와 울트라마라톤을 98회 완주한 ‘철각’이 됐다. 15일 열린 2026 서울마라톤 겸 제96회 동아마라톤까지 풀코스만 73회, 100km 이상 울트라마라톤을 25회 완주했다.“과거에는 스포츠를 즐겼지만 달리는 것엔 약간 두려움이 있었어요. 스노보드 타다 발목을 크게 다쳐, 등산은 했지만 달리기는 하지 않던 때였죠. 그런데 (건국)체육회 임원 모두 10km 마라톤에 참가하기로 한 겁니다. 저도 이사라 어쩔 수 없이 참가할 수밖에 없었고, 걷기부터 시작해 천천히 달리며 약 6개월 연습했어요. 대회 날 너무 힘들어 중간에 포기하려고 했죠. 그런데 건국체육회 조끼를 입고 있다는 자존심 때문에 끝까지 달렸죠.” 55분42초에 완주했다. 10km이지만 마라톤 첫 완주의 기쁨은 컸다. 꾸준히 달리니 발목 통증도 없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2009년 9월 하프마라톤을 1시간48분50초에 완주했다. 그해 11월 풀코스에 처음 도전해 4시간27분50초를 기록했다. 2011년까지 풀코스를 연 1회 완주했지만 기록은 4시간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기록 욕심은 크게 없었지만, 훈련한 만큼 기록이 안 나왔다. 분석해 보니 혼자 훈련했기 때문이란 결론에 이르렀다. 2012년 초 집(경기 성남시) 근처에서 활동하는 동호회 ‘분당검푸마라톤’에 가입했다. 그러자 펄펄 날았다. 그해 3월 동아마라톤에서 3시간46분45초를 기록해 ‘서브포’(4시간 미만 기록)를 달성했다. 같은 해 가을엔 3시간28분11초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매주 일요일 아침에 모여 2∼3시간씩 회원들과 함께 달리고, 훈련 후 막걸리 한잔을 기울이며 나누는 교류가 운동의 지속성을 높여줬어요. 실력이 비슷한 회원들끼리 달리고, 서로 응원해 주며 뛰니 실력이 빨리 향상됐죠. 2022년엔 동호회 회장도 했습니다.”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에도 발을 들였다. 2013년 ‘불수사도북’(서울 북쪽의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5산 종주 43km를 12시간37분32초에 완주했다. 그는 “북한산 의상봉 능선을 오를 땐 숨이 막힐 정도로 힘들지만 자연을 달리는 재미가 좋았다”고 했다. 지금까지 불수사도북인(인왕산) 6산 종주 등 거리 42km 이상 트레일러닝을 7회 완주했다. 2014년부터는 100km 넘는 울트라마라톤에도 출전했다. 그해 6월 울산에서 열린 태화강울트라마라톤 100km를 12시간28분13초에 완주했다. 100km를 비롯해 200km, 국토 횡단 308km, 국토 종단 622km에도 도전했는데 13번은 포기하고 2회는 기상 악화 등으로 대회가 중도에 중단되기도 했다. 울트라마라톤은 풀코스와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마라톤 풀코스는 35km 이후 정신적, 육체적으로 완전히 고갈되는 극한 싸움입니다. 울트라마라톤은 1km당 7분 30초∼8분대의 느린 페이스로 달리기 때문에 힘들지 않아요. 무릎이나 관절에도 크게 무리가 가지 않죠. 저녁에 출발해 이튿날 아침까지 14∼15시간을 달리면서 낯선 참가자들과 밤새 이야기를 나누죠. 그 덕분에 인적 네트워크도 넓어졌어요. 완주는 중요하지 않아요. 도전한다는 그 자체로 즐겁습니다.” 김 교수는 ‘마라톤 전도사’ 역할도 하고 있다. 테니스와 골프를 즐기던 친형 김치율 씨(67)가 김 교수의 권유로 하프마라톤에 이어 풀코스, 울트라마라톤까지 달렸다. 딸 김선경 씨(32)도 지난해 첫 풀코스에 도전해 서브포(3시간58분)를 했고, 두 번째 도전에서 3시간48분을 기록했다. 학교 제자들에게도 5∼10km 달리기를 권유하고 있다. 김 교수는 아이스하키도 한다. 아들이 초등학교 시절 아이스하키를 배울 때 데려다주고 기다리다 부모 동호회 팀(파파팀)에 합류했다. 그는 주중 1회 혼자 달리고 금요일에 아이스하키, 토요일에 등산, 일요일에 마라톤 훈련이나 대회 출전이라는 루틴을 지키고 있다.“달리기는 몸도 건강해지지만 집중력도 높여 줍니다. 외과 수술은 장시간 서서 섬세한 작업을 해야 하는 만큼 체력과 집중력이 중요합니다. 달리면서 수술도 더 잘됩니다.”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yjongk@donga.com}

    • 202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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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크 브레이크 주법을 아시나요? “힘들면 걸어도 됩니다”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마라톤하다 걷는다고? 3월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골인하는 코스에서 열리는 2026 서울마라톤 겸 제96회 동아마라톤에 참가하는 마스터스마라토너라면 “무슨 소릴 하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마라톤에서 달리다 힘들면 걷다 다시 달리는 ‘워크 브레이크(Walk Break)’란 주법이 있다. 이 주법의 창시자 제프 갤러웨이가 2월 26일 8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는 소식에 다시 한번 러너들에게 리마인드 시켜주고 싶어 이 글을 쓴다.사실 엘리트 선수와 마스터스 마라토너 ‘꿈의 기록’인 ‘서브스리(3시간 미만 기록)’에 도전하는 등 잘 달리는 사람들 외엔 대부분 중간에 힘들면 걷는다. 마스터스 마라토너들도 모두가 자신의 최고 기록을 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마라톤이라는 게 마음대로만 되지 않는다. 초반에 과욕을 부려 중반 이후 지쳐 완주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고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워크 브레이크는 그런 결과를 방지할 수 있다.18세 때 애틀랜타 마라톤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은 갤러웨이는 1972년 뮌헨 올림픽 육상 남자 1만m에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한 한 엘리트 선수 출신이다. 그의 최고 기록은 35세 때 세운 2시간 16분이다. 그는 엘리트 선수로서의 성과보다 세계의 많은 마스터스 마라토너가 풀코스 완주의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코치이자 이론가로 유명하다. ‘마스터스 마라토너의 대부’로 불리는 이유다. ‘달리기 나도 할 수 있다(Marathon: You Can Do It!)’를 비롯해 20여 권의 책을 써 사람들을 달리게 했다갤러웨이가 마라톤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온 게 워크 브레이크 주법이다. 워크 브레이크를 우리말로 풀면 ‘걸으면서 휴식 취하기(혹은 걷는 구간)’다. 갤러웨이가 워크 브레이크 주법을 만들게 된 이유는 ‘우리 몸은 오랫동안 계속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오래 달리게 되면 근육의 특정 부위만을 계속 사용하게 돼 근육이 굳는 현상이 나타나 피로가 빨리 온다. 그런데 잠깐씩 쉬어주면 근육에 더 큰 활력을 준다는 것을 발견했다.갤러웨이가 강조하는 워크 브레이크의 장점은 많다. 먼저 에너지원들이 처음부터 과도하게 소모되는 것을 방지한다. 다양한 근육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주요 근육에 피로가 쌓이기 전에 회복할 기회를 준다. 또 계속 걸음으로써 대부분의 피로가 사라지고 결국은 근육을 강하게 만들어 후반 레이스에 도움을 준다. 이것은 근육의 부상을 줄이고 평생 달리기를 할 수 있게 한다.워크 브레이크 방법은 처음엔 2~3분 달리고 2분 걷는다. 그게 익숙해지면 3~8분을 달리고 1~2분을 걷고 다시 달리는 것을 반복한다. 이런 반복과정을 30분 정도 한다. 이게 익숙해지면 시간을 더 늘리면 된다. 시간을 늘릴 때가 언제인지는 자신이 안다. 이 과정을 30분간 해도 전혀 힘들지 않다면 시간을 늘려도 된다. 시간을 늘렸을 때 힘이 든다면 다시 줄이면 된다. 운동은 ‘기분 좋게 하는 게’ 가장 좋다.하지만 이것은 훈련일 뿐이다.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선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갤러웨이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동마(동아마라톤)’에 출전한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에게 선보였던 워크 브레이크 주법을 소개한다. 2006년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7회 동아마라톤에서 당시 50세이던 마라톤 마니아 임용진 씨(70)가 국내 최초로 워크 브레이크 주법으로 페이스메이커를 맡아서 화제가 됐다.당시 임 씨는 5km까지는 30분(시속 10km), 나머지 구간은 5km당 29분 30초(시속 10.2km) 페이스로 달리는 개념으로 페이스메이커를 했다. 20km까지는 9분 30초 뛰고 30초 걷기, 나머지는 9분 뛰고 1분 걷기를 반복했다. 32km의 ‘마라톤 벽’을 통과한 뒤에 힘이 남은 주자는 워크 브레이크 없이 계속 달려도 됐다. 풀코스 완주 3시간 30분에서 5시간대 주자들이 활용하기에 적합한 주법이라고 했다.갤러웨이는 달리기 입문자에게 ‘조깅 브레이크(Jogging Break)’를 권했다. 걷다가 조깅으로 브레이크(조깅 구간) 한다는 의미다. 가장 일반적인 게 5분 걷고 1분 조깅하며 달리는 능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다. 5분 걷고 1분 달리기를 하루 30분씩 해보자. 달리는 것은 걷는 것보다 조금 빠르게 하면 된다. 이렇게 해도 심장 등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면 4분 걷고 1분 조깅, 3분 걷고 1분 조깅을 하다가 2분 걷고 1분 조깅, 1분 걷고 1분 조깅으로 걷는 시간을 줄여나가면 된다.달리기는 걷기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융통성이 있는 운동으로 꼭 야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트레드밀을 사용해 실내에서도 할 수 있다. 초보자들은 올바른 동작에 집중해 강도와 거리를 천천히 늘려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달리기는 신체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으로 무릎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걷기나 수영, 자전거 타기 등으로 무릎을 강화한 다음 하는 게 순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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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인원 세 번에 빠진 파크골프…류마티스 관절염도 극복”[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17년 어느 날이었어요. 경기도 포천의 한 골프장을 찾아가다가 초록색이 너무 아름다운 곳이 있어 잠깐 들렀죠. 잔디로 아기자기하게 구성된 파크골프장이었습니다. 들어간 김에 공을 치고 싶어서 채를 빌려 쳤는데 홀인원을 3개나 했어요. 그때부터 파크골프에 빠져들었습니다.”골프 마니아 김애란 씨(66)가 파크골프에 빠진 배경이다. “당시엔 포천에 살고 있었고, 골프에 빠져 지낼 때였습니다. 파크골프장을 처음 갔는데 너무 멋지게 해놓은 겁니다. 처음에 홀인원을 3개나 하다 보니 파크골프를 좀 만만하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이후에는 1년에 하나 할까 말까 힘들더라고요. 지금은 골프보다는 파크골프에 빠져 지내고 있습니다.”1988년부터 골프를 쳤기 때문에 파크골프는 쉽게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1개로만 치는 채가 600g으로 골프채보다 무거워 기본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스윙하기 쉽지 않았다. 매일 3~4시간을 파크골프장에서 보냈다. 파3 4개, 파4 4개, 파5 1개로 구성된 9홀을 보통 오전에 4바퀴(36홀), 오후에 4바퀴를 돈다. 그럼 3~4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중간에 식사나 간식 먹는 시간 포함해서다. 이렇게 공을 치면 1만 보 이상 걷는다. 무거운 채를 휘두르고 홀 주변에서 공을 들어 올리는 동작까지 하면 코어 근육 운동까지 된다.파크골프의 매력이 빠진 김 씨는 책을 찾아보며 공부했고, 대한파크골프협회 심판 자격증을 획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급하는 파크골프 생활체육지도사 2급 자격증, 파크골프 장애인 생활체육지도사 2급 자격증도 획득했다. 지금은 경기도파크골프협회 심판위원장을 맡고 있다. 3년 전 집을 경기도 평택으로 옮긴 그는 매일 공치며 대한파크골프협회와 대학이 개설한 지도자 및 심판 강습 때 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전문가로 역량을 인정받고 적당한 보수도 받으면서 노후의 경제적 활력도 누리고 있다.“파크골프를 하다 보니 공만 치는 선수보다는 지도자가 좋았어요. 남들 가르치는 것도 매력이 있었죠. 그래서 심판 자격증과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을 땄어요. 이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 대한파크골프협회 및 각 대학에서 저를 강사로 초빙하게 됐어요. 시즌 땐 강의도 하고, 심판도 봐야 하고, 짬 내 파크골프도 쳐야 하기 때문에 바빠요. 하지만 그런 바쁜 생활이 저를 더 활기차게 만들어요. 바쁘게 일하는 게 즐겁습니다.”하지만 갑자기 고난도 찾아왔다. “환갑이던 2020년 가족력에서 비롯된 류마티스 관절염이 악화해 땅에 발을 디딜 수도 없을 정도로 통증이 왔어요. 두 달간 휠체어 신세를 졌어요. 결국 파크골프 때문에 벗어날 수 있었어요. 딱딱한 아스팔트나 시멘트 길은 걸을 수 없었지만, 골프장 잔디밭은 걸을 만했거든요. 그래서 남들이 다 나간 파크골프장을 걸으며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김 씨는 아이들 키우고 나서 증권회사 투자상담사로 일했다. 55세에 퇴직한 뒤 개인 사업을 하다 파크골프를 만났고, 이젠 파크골프에 매진하고 있다. 어려서 농구를 좋아했고, 사회생활 하면서 수영과 등산을 즐겨 기본적으로 체력이 탄탄해 파크골프도 수준급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각종 강연이 있지만 주 4일 이상 파크골프를 치고 있어요. 보통 평일 오전엔 강의하고, 오후에 공을 치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그들의 밝은 모습에 저도 에너지를 받아요. 주말엔 하루 종일 골프장에 있어요. 공도 치고, 지인들과 얘기도 하고, 그럼 하루가 즐겁고 행복해요.”아직 류머티스 관절염이 완쾌된 것은 아니다. 파크골프를 열심히 치고 매일 보강 운동하고 있어 큰 통증은 없는 상태다. 그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 체조를 하고 고정식 자전거를 30분 탄다. 그리고 벽에 등을 붙이고 까치발로 서는 동작을 반복한다. 그는 “팔을 위로 쭉 뻗고 다리 안쪽 근육에 힘주고 까치발로 서는 자세가 하체 및 발목 근육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김 씨는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고생한 어머니 때문에 더 건강에 신경 쓰고 있다. “어머니께서 지금 아흔두 살인데 벌써 무릎 수술을 두 번이나 했어요. 그래서 제가 더 무릎 건강에 더 신경 쓰고 있습니다. ‘100세 시대’에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려면 근육 운동하고 유산소 운동을 적절하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활발하게 살다 보니 나이가 들면 잠이 점점 없어진다는 말은 저에게는 전혀 해당하지 않는 얘기입니다. 저는 밤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 단잠을 잡니다. 활발한 활동과 정신적 만족감이 제 건강을 지키는 최고의 비결이라 확신합니다.”파크골프에 빠졌다고 골프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보통 추운 겨울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파크골프장이 쉴 때가 있는데, 그땐 지인들과 동남아 등 따뜻한 나라에 가서 골프를 즐기기도 한다.김 씨의 도전은 끝이 없다. 올해 지방 스포츠 지도학과에 입학했다. 생활체육지도사 1급 자격증에도 도전한다. 그는 “파크골프는 제가 일찍부터 투자해 잘 알고 있었는데 현장에서 마주하는 젊은 인재들의 전문성을 보며, 저 또한 지도자로서 더 깊은 학문적 토대를 닦아야겠다는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사람들은 60대 중반을 인생의 정리 시기라 말하지만, 저는 2017년 파크골프채를 잡으며 오히려 삶의 가장 격렬한 전성기를 시작했습니다. 그저 소소한 취미로 시작했던 이 작은 공은 저를 멈추지 않는 도전자로 만들었습니다.”김 씨는 “파크골프가 100세 시대 최고의 실버 스포츠”라며 “이젠 함께 공 치면서 어르신들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했다.“파크골프는 전형적인 생활 스포츠입니다. 골프장이 거의 평지라 관절에 무리가 안 갑니다. 구장마다 특성이 있어 전략도 세워야 해 치매도 예방됩니다. 나이 들면 신체적 정신적으로 움츠러들어 생활반경이 좁아집니다. 두려움을 떨쳐내고 가까운 파크골프장을 찾아보세요. 공 치고, 걷고, 얘기 나누고…. 함께 어울리다 보면 건강과 친구를 함께 얻게 됩니다.”평택=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6-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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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 파크골프 안 하세요? 최고의 실버 스포츠입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김애란 씨(66)는 2017년 경기도 포천의 한 골프장을 찾아가다가 “초록색이 너무 아름다운 곳”이 있어 잠깐 들르면서 파크골프에 발을 딛게 됐다. 파란 잔디로 아기자기하게 구성된 파크골프장이었다. 간 김에 공을 치고 싶어서 채를 빌려서 쳤는데 홀인원을 3개나 했다. 그때부터 파크골프에 빠졌다.“당시 포천에 살면서 골프에 빠져 지낼 때였습니다. 파크골프장을 처음 갔는데 너무 멋지게 해 놓은 겁니다. 홀인원을 3개나 하다 보니 파크골프를 좀 만만하게 생각했어요. 그 이후에는 1년에 하나 할까 말까 힘들더라고요. 지금은 골프보다는 파크골프에 빠져 지내고 있습니다.” 1988년부터 골프를 쳤기 때문에 파크골프는 쉽게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1개만 사용하는 채가 600g으로 골프채보다 무거워 체력이 받쳐 주지 않으면 스윙 하기 쉽지 않았다. 매일 서너 시간을 파크골프장에서 보냈다. 파3 홀 4개, 파4 홀 4개, 파5 홀 1개 등 9개 홀을 보통 오전에 4바퀴(36홀), 오후에 4바퀴를 돈다. 그럼 한나절이 금방 지나간다. 중간에 식사나 간식 먹는 시간을 포함해서다. 이렇게 공을 치면 1만 보 이상 걷게 된다. 무거운 채를 휘두르고 홀 주변에서 공을 들어 올리는 동작까지 하면 코어 근육 운동도 된다. 파크골프의 매력에 빠진 김 씨는 책을 찾아보며 공부해 대한파크골프협회 심판 자격증을 획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급하는 파크골프 생활체육지도사 2급 자격증과 파크골프 장애인 생활체육지도사 2급 자격증도 땄다. 지금은 경기도파크골프협회 심판위원장을 맡고 있다. 3년 전 집을 경기도 평택으로 옮긴 그는 매일 공을 치며 대한파크골프협회와 대학이 개설한 지도자 및 심판 강습회에서 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다.“환갑이던 2020년, 가족력에서 비롯된 류머티즘 관절염이 악화돼 땅에 발을 디딜 수도 없을 정도로 통증이 왔어요. 두 달간 휠체어 신세를 졌죠. 그런데 파크골프 덕분에 통증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딱딱한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길은 걸을 수 없었지만, 골프장 잔디밭은 걸을 만했거든요. 그래서 저녁에 사람 다 나간 파크골프장을 걸으며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김 씨는 자녀들을 다 키우고 나서 증권회사 투자상담사로 일했다. 55세에 퇴직한 뒤 개인사업을 하다 만난 파크골프에 매진하고 있다. 어려서 농구를 좋아했고, 사회생활 하면서 수영과 등산을 즐겨 기본적으로 체력이 탄탄해 파크골프 실력도 수준급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각종 강연이 있지만 주 4일 이상 파크골프를 하고 있어요. 보통 평일 오전엔 강의하고 오후에 공을 치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그들의 밝은 모습에서 에너지를 받아요. 주말엔 하루 종일 파크골프장에 있어요. 공을 치면서 지인들과 얘기도 하고, 그럼 하루가 즐겁고 행복해요.” 류머티즘 관절염이 완쾌된 것은 아니다. 파크골프를 열심히 치고 매일 보강 운동을 하고 있어 통증은 없는 상태다. 그는 매일 아침 일어나 스트레칭 체조를 한 다음 고정식 자전거를 30분 탄다. 이어서 벽에 등을 붙이고 까치발로 서는 동작을 반복한다. 그는 “팔을 위로 쭉 뻗고 다리 안쪽 근육에 힘을 주고 까치발로 서는 자세가 하체와 발목 근육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 씨의 도전은 끝이 없다. 올해 지방의 한 대학 스포츠지도학과에 입학했다. 생활체육지도사 1급 자격증에도 도전한다. 그는 “파크골프는 제가 일찍부터 투자해 잘 알고 있었는데 현장에서 마주하는 젊은 인재들의 전문성을 보며, 저 또한 지도자로서 더 깊은 학문적 토대를 닦아야겠다는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파크골프는 100세 시대 최고의 실버 스포츠”라며 “함께 공을 치며 어르신들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웃었다.“파크골프는 전형적인 생활 스포츠입니다. 골프장이 거의 평지라 관절에 무리가 안 갑니다. 구장마다 특성이 있어 전략도 세워야 해서 치매도 예방됩니다. 나이 들면 신체적, 정신적으로 움츠러들어 생활 반경이 좁아집니다. 두려움을 떨쳐 내고 가까운 파크골프장을 찾아보세요. 공 치고, 걷고, 얘기 나누고…. 함께 어울리다 보면 건강과 친구를 동시에 얻게 됩니다.”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yjongk@donga.com}

    • 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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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나이 68세, 어깨 회전근 파열에도 피클볼 전국대회 우승했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에 있는 피클볼 코트에서 ‘딱’… ‘딱’… ‘딱’…. 경쾌한 타구감이 이어졌다. 박철진 씨(68)가 지인들과 피클볼(Pickleball)을 치고 있었다. 지난해 6월부터 피클볼을 시작한 그는 2월 7일 열린 전국대회에서 1위를 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70세가 눈앞인 그가 어떻게 6개월여 만에 전국 최강이 됐을까?박 씨는 중학교부터 대학까지 축구선수로 활약했다. 체육 교사 및 축구 감독으로 25년 넘게 학생들을 지도했다. 운동 신경을 타고났지만, 사회생활 하면서 배구 등 스포츠를 즐기다 양쪽 어깨 회전근이 파열됐다. 게다가 위암 수술에 이은 항암 치료로 체력까지 바닥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좋아하던 스포츠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그런데 피클볼은 달랐다.“의사가 어깨가 완전히 망가질 수 있다며 테니스와 골프 등 채를 가지고 하는 운동은 절대 하지 말라고 했죠. 그래서 젊었을 때 즐기던 골프도 특별한 경우 아니면 치지 않았죠. 항암 치료로 체력까지 떨어진 뒤에는 거친 운동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했죠. 하지만 피클볼은 체력 소모가 크지 않으면서 체력을 키워줬어요. 무엇보다 다양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재미까지 더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1965년 미국에서 발명된 피클볼은 테니스 및 탁구와 유사하면서도 배드민턴 복식 코트(13.4m X6.1m)에서 즐기는 패들(라켓) 스포츠다. 공도 구멍이 뚫려 있는 플라스틱 재질이다. 실내외에서 즐길 수 있고, 코트 크기가 탁구에 비해 크고 공이 땅에 닿아도 되기 때문에 보통 테니스의 변형 스포츠로 불린다. 2명(싱글), 4명(복식)이 즐길 수 있다. 경기 규칙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피클볼이 인기란 소식에 박 씨는 집(경기도 고양시 일산) 근처 백석 알미공원피클볼문화센터를 찾아 기본기부터 배웠다. 그는 “골프나 테니스처럼 어깨를 크게 돌리지 않고 상하좌우 90도 내에서 샷을 할 수 있어 어깨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코트가 테니스 복식 코트(23.77mX10.97M)에 비해 훨씬 작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크지 않고, 부상 위험도 적다고 했다.매일 2~3시간 땀을 흘렸다. 엘리트 선수 출신이다 보니 배우는 속도가 빨랐다. 배운 지 넉 달 만인 지난해 10월 고양시 대회 남자 복식에서 준우승했다. 11월 충북 청주에서 열린 전국대회에선 6위. 그리고 올 2월 7일 제1회 영덕대게 전국피클볼대회에선 남자 복식 130+(나이 합계) 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제 나이가 내일모레 70세입니다. 피클볼은 누구나 해도 됩니다. 쉽게 배울 수 있고, 부상 위험도 적어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어요. 특히 어르신들이 재밌게 즐기며 체력도 키울 수 있어, 최고의 실버 스포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가 즐기는 가족들도 많습니다.”다른 스포츠에 비해 진입장벽도 낮다. 간단한 운동복 차림에 패들과 공만 있으면 할 수 있다. 패들도 비싼 것도 있지만 몇만 원이면 살 수 있다. 박 씨는 “굳이 코트가 없어도 패들만으로 공을 주고받을 수 있다. 그래서 여행 갈 때 패들하고 공만 가지고 가면 빈 공간에서 언제든 칠 수 있다”고 했다.거친 스포츠는 아니지만, 느낌은 테니스나 탁구 치듯 격렬하다고 했다. “플라스틱 공인 데다 탁구공보다 10배는 커서 스피드는 빠르지 않은데 때릴 때 타구감이 정말 좋아요. 경쾌하게 울리는 소리에 계속 랠리를 하다 보면 리듬감까지 더해져 스트레스가 날아갑니다.”박 씨는 피클볼을 한 뒤 무릎이 좋아졌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임상학적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데 힘들던 계단 오르내리기가 어느 순간부터 쉬워졌다”고 했다. 그동안 간간이 산책과 걷기 정도 하다가 주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운동을 꾸준히 하다 보니 무릎 상태가 좋아졌다는 것이다.전남 목포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던 박 씨는 2006년 위암 진단을 받았다. 수술하고 항암 치료까지 마치니 90kg이던 체중이 70kg으로 줄었다. 2012년 거스 히딩크와 허정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합심해 유소년축구 발전을 위해 만든 ‘H&H 재단’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명예퇴직하고 교직을 떠났다. H&H 재단 일을 그만두면서 딸들이 있는 고양시에 둥지를 틀었고, 2019년 지역 축구 발전을 위해 ‘J FC 클럽’을 만들었다. 12세 이하, 15세 이하 유소년팀부터 성인반까지 운영했다. 지금은 모든 운영을 축구 후배에게 넘기고 피클볼에 매진하고 있다.박 씨는 축구인으로서 목포 지역 축구 발전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끝난 뒤 월드컵 개최 잉여금으로 각 지역에 축구 센터를 지었는데, 그때 허정무 전 감독과 함께 축구 센터 유치를 위해 뛰었고, 유치에 성공했다. 목포축구센터가 탄생한 배경이다.박 씨는 노벨 문학상을 포함해 세계 4대 문학상(부커상, 공쿠르상, 전미 도서상) 수상자들의 책 4500여 권을 구입해 읽고 소장하고 있다. “운동선수 출신으로 지도자가 됐는데 사실 아무것도 몰랐죠. 한마디로 무식했죠. 그래서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기준을 세계 4대 문학상 수상자로 정했죠.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40여 년 꼬박꼬박 책을 읽었습니다.”책을 읽고 네이버 블로그에 독후감을 남겨 파워블로거가 됐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山冊(산책·robinhood812)’을 운영하고 있다. 팔로우하는 사람만 3000여 명이다. 각 문학상 발표 시기가 되면 후보작을 미리 예견하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 J FC를 운영할 땐 클럽하우스에 책을 비치해 아이들이 읽도록 배려하기도 했다.박 씨는 지난해 10월부터는 고양시 식사동에 코트를 마련해 ‘J FC’란 피클볼동호회를 만들었다. 현재 60여 명의 회원들과 매일 피클볼을 치고 있다. 그의 향후 목표는 피클볼을 활용한 시니어 스포츠 활성화다. 그는 최근 피클볼 프로 2급 자격증을 획득했다. 직접 피클볼을 치며 시니어들에게 노하우도 전수할 계획이다.“이젠 제 건강도 챙기면서 시니어 건강 증진에도 힘쓰고 싶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대부분 시니어가 걷기만 합니다. 그래선 건강하게 살기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즐겁게 게임도 하면서 체력을 키우기에 피클볼이 정말 좋습니다. 나이 들수록 함께 어울려야 외롭지 않습니다. 피클볼은 정말 배우기 쉽고, 부상 위험도 적습니다. 꼭 한번 해보세요.”고양=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6-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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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클볼을 아시나요? 1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했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중학교부터 대학까지 축구선수로 활약했다. 체육 교사 및 축구 감독으로 25년 넘게 학생들을 지도했다. 운동신경을 타고났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배구 같은 스포츠를 즐기다 양쪽 어깨 회전근이 파열됐다. 게다가 위암 수술에 이은 항암 치료로 체력까지 떨어지는 바람에 좋아하던 스포츠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그런데 피클볼(Pickleball)은 달랐다. 박철진 씨(68)는 지난해 6월부터 피클볼에 빠져 이달 초 열린 전국대회에서 1위를 할 정도로 금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의사가 어깨가 완전히 망가질 수 있다며 테니스와 골프를 비롯해 채를 가지고 하는 운동은 절대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젊었을 때 즐기던 골프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치지 않았죠. 항암 치료로 체력까지 떨어져 거친 운동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했죠. 하지만 피클볼은 체력 소모가 크지 않으면서 체력을 키워줬어요. 무엇보다 다양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재미까지 더해져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1965년 미국에서 발명된 피클볼은 테니스 및 탁구와 유사하면서도 배드민턴 복식 코트(13.4X6.1m)에서 즐기는 패들(라켓) 스포츠다. 공도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플라스틱 재질이다. 실내외에서 즐길 수 있으며 코트 크기가 탁구에 비해 크고 공이 땅에 한 번 닿아도 되기 때문에 보통 테니스의 변형 스포츠로 불린다. 2명(싱글), 4명(복식)이 즐길 수 있다. 경기 규칙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미국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피클볼이 인기란 소식에 박 씨는 집(경기 고양시) 근처 백석 알미공원피클볼문화센터를 찾아 기본기부터 배웠다. 그는 “골프나 테니스처럼 어깨를 크게 돌리지 않고 상하좌우 90도 내에서 샷을 할 수 있어 어깨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코트가 테니스 복식 코트(23.77X10.97m)에 비해 훨씬 작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크지 않고 부상 위험도 적다고 했다.매일 2∼3시간 땀을 흘렸다. 엘리트 선수 출신이다 보니 배우는 속도가 빨랐다. 배운 지 넉 달 만인 지난해 10월 고양시 대회 남자 복식에서 준우승했다. 11월 충북 청주에서 열린 전국대회에선 6위. 그리고 이달 7일 제1회 영덕대게 전국피클볼대회에선 남자 복식 130+(나이 합계 130세 이상)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제가 내일모레 70입니다. 피클볼은 누구나 해도 됩니다. 쉽게 배울 수 있고 다칠 염려도 적어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어요. 특히 어르신들이 재밌게 즐기며 체력도 키울 수 있어 최고의 실버 스포츠라 할 수 있습니다.”피클볼을 한 뒤 무릎이 좋아졌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임상학적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데, 힘들던 계단 오르내리기가 어느 순간부터 쉬워졌다”고 했다. 그동안 간간이 산책과 걷기 정도를 하다 주기적이고 체계적으로 꾸준히 운동을 하니 무릎 상태가 좋아졌다는 것이다.전남 목포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던 박 씨는 2006년 위암 진단을 받았다. 수술하고 항암 치료까지 마치니 90kg이던 체중이 70kg으로 줄었다. 2012년 거스 히딩크 및 허정무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합심해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만든 ‘H&H재단’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명예퇴직하고 교직을 떠났다. 이후 H&H재단 일을 그만두고 딸들이 있는 고양시에 둥지를 틀었고, 2019년 지역 축구 발전을 위해 ‘J FC클럽’을 만들었다. 12세 이하 및 15세 이하 유소년팀부터 성인반까지 운영했다. 지금은 모든 운영을 축구 후배에게 넘기고 피클볼에 매진하고 있다.박 씨는 지난해 10월부터는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에 코트를 마련해 ‘J FC’란 피클볼 동호회를 만들었다. 현재 60여 명의 회원과 매일 피클볼을 치고 있다. 그의 목표는 피클볼을 통한 시니어 스포츠 활성화다. 최근 피클볼 프로 2급 자격증도 획득했다. 직접 피클볼을 치며 시니어들에게 노하우도 전수할 계획이다.“이젠 제 건강도 챙기면서 시니어 건강 증진에도 힘쓰고 싶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대부분 시니어가 걷기만 합니다. 그래선 건강하게 살기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즐겁게 게임도 하면서 체력을 키우기에 피클볼이 정말 좋습니다. 나이 들수록 함께 어울려야 외롭지 않습니다. 피클볼은 정말 배우기 쉽고 잘 다치지도 않습니다. 꼭 한번 해 보세요.”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yjongk@donga.com}

    • 202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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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시멘트-서울아산병원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대표이사 사장 한수희)은 제23회 ‘2026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을 발표했다. 압도적 경쟁 우위와 진심 어린 경영으로 시장 신뢰를 얻은 장수 기업의 저력이 돋보였다. 산업별 조사에서는 한일시멘트가 23년 연속 시멘트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재무 건전성, 제품 품질, 경영 역량을 종합적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불확실한 건설 경기와 구조적 전환기 속에서도 탄소중립 정책 같은 환경 대응 역량을 고도화하며 경영 안정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서울아산병원은 ‘올스타’ 및 종합병원 부문에서 각각 13년, 20년 연속 1위로 선정됐다. 고난도 중증 환자 진료 역량과 연구 중심 의료 체계를 자랑하는 서울아산병원은 진료 시스템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고도화했으며 환자 중심 서비스를 더욱 개선해 신뢰와 ‘품질’ 기반 경쟁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친환경 혁신으로 지속 가능 성장 입증1961년 설립 이후 대한민국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해 온 한일시멘트는 친환경 기술 혁신과 스마트 공정 도입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 기후변화 대응 제품 폭이 넓어진 것이 눈에 띈다. 초(超)유지 콘크리트는 생산 후 3시간 이상 유동성 등 작업성을 유지해 혹서기 도심 타설에 최적이고, 내한(耐寒) 콘크리트는 섭씨 영하 10도에서도 얼지 않고 48시간 내 목표 강도를 발현해 난방 설비 없이도 시공이 가능하다. 40kg 포장을 25kg으로 경량화한 ‘프리미엄 미장용 레미탈’(물만 부어 쓸 수 있도록 미리 시멘트와 모래를 배합한 자재)은 현장 인력 고령화에 대응해 최근 2년간 출하량이 약 4배 증가했다. 층간소음 저감용 ‘고밀도 바닥용 레미탈FS600HD’, 이산화탄소 주입으로 온실가스를 낮추는 친환경 모르타르도 선보였다. 디지털 혁신도 가속화했다. 부천 레미콘 공장에 도입 중인 인공지능(AI) 기반 자율형 공장은 디지털 트윈 기술로 공정을 제어하고 이상 유무를 사전 감지해 생산 효율과 안전을 높인다. 환경 경영 성과도 입증했다. 에너지효율목표제도(KEEP 30)에서 2년 연속 우수기업 인증을 받았다. 영월 공장은 2024년 에너지원단위 개선율 6.72%로 최고 S등급을 획득했다. 폐열 활용 에코 발전으로 전기 사용량의 약 30%를 자체 생산 중이다.● 세계 25위 중증 치료 역량2446병상 규모 서울아산병원은 암, 심장, 어린이병원 등 3개 전문 병원과 50여 전문센터를 통해 고난도 중증 질환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4차병원으로서 중증 진료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리고 중환자실(281병상)과 신생아중환자실(62병상) 전문 인력을 보강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간 이식 9000건, 대장암 로봇수술 3000건, 폐 이식 300건을 달성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 ‘2025 세계 최고 병원’ 평가에서 세계 25위에 선정됐고, 7년 연속 국내 1위를 지켰다. 임상 분야별로는 암 분야 세계 4위를 비롯해 소화기, 내분비, 신경, 비뇨기, 정형 등 6개 분야에서 세계 10위 안에 들며 미국 유수의 병원인 메이오클리닉, 클리블랜드클리닉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미래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이다. 암 치료의 새 지평을 열 중입자치료기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에 대비해 입원부터 퇴원 후까지 통합 지원하는 위드원(WithONE) 진료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내외에서 사회적 책임도 수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진료의뢰협력센터를 운영해 병의원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시뮬레이션센터에서 의료진과 협력 병원 교육을 진행했다. 2009년부터 아시아 저개발국에 의료 기술을 전수하며 의료 환경 개선을 돕는 ‘아산 인 아시아’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세계 100여 개국에서 연간 2만 명의 외국인 환자가 방문하고, 60여 개국 의학자 500여 명이 연수를 오는 등 글로벌 영향력도 확대하고 있다. KMAC의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조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기업의 혁신 능력, 주주, 직원, 고객, 사회, 이미지 등 6대 핵심 가치를 종합 평가하는 지표다. 이번 조사는 산업계 종사자, 증권 전문가, 일반 소비자 등 1만1240명의 설문 조사를 통해 전체 산업 30대 기업을 선정하는 올스타 조사와 87개 산업별 1위 기업을 선정하는 산업별 조사로 진행됐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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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치는 60대 부부 “2시간 넘게 땀 흠뻑 흘리면 날아갈 듯 가벼워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평일 오후 서울 강동구 코리아탁구체육관. 이동명(68) 씨는 아내 김석순(66) 씨와 탁구를 쳤다. 포핸드와 백핸드를 자유자재로 주고받았다. 10분도 안 돼 이마에 땀이 맺혔다. 게임은 하지 않고 2시간 넘게 랠리를 했다. 탁구를 마치자 마치 사우나에서 나온 것처럼 땀이 흠뻑 젖었다. 두 부부는 최근 한 달 넘게 매일 이렇게 탁구하고 있다. 이 씨는 “30년 전에 아내와 함께 탁구를 시작했지만 서로 바빠 간간이 치다가 이제야 시간이 돼 매일 치고 있다”고 했다. 탁구는 부부의 평생 스포츠라고 했다.이 씨는 탁구 고수다. 중학교 때부터 취미로 탁구를 시작했다. 1990년대 중반 문화체육관광부 탁구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을 따서 동호인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제가 동네에서 통장을 하고 있었어요. 탁구를 좀 치니 동장님이 자격증을 따서 생활체육동호인들 지도해보라고 했죠. 그래서 시작했습니다.”그즈음 김 씨도 탁구에 입문했다. 김 씨는 회사에 다녔기 때문에 주로 저녁때와 주말에 쳤다. 그러다 이 씨가 12시간 근무하고 교대하는 직장을 지방에 잡는 바람에 부부의 탁구는 사실상 중단됐다. 2024년 이 씨가 은퇴하면서부터 부부의 탁구 치기는 다시 시작됐고, 지난해 말로 김 씨까지 은퇴하면서 매일 탁구로 정을 쌓고 있다.이 씨는 최근 장애인활동지원사 자격증을 획득해 다시 일을 하게 됐다. 그는 “은퇴한 뒤 다시 탁구 레슨하며 살고 있는데 옛 직장 동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이후 실명을 했다며 자기를 도와달라고 했다. 그런 자격증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그 친구를 돕기도 해야 하고 일도 찾아야 했기에 시작했다. 지금은 그 친구의 생활을 도우며 탁구도 치고 있다”고 했다.장애인활동지원사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있어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 수급자에게 신체활동 및 가사활동, 이동보조 등을 도와주는 사람을 말한다. 이 씨는 그 시각 장애인을 아침 점심 저녁에 맞춰 돕고 오후 짬을 내 아내와 탁구 치고 있다. 김 씨는 “처음 시작할 땐 ‘탁구가 운동이 될까’라고 생각했는데 10분만 쳐도 땀이 흘러 놀랐다. 2~3시간 치고 나면 온몸이 땀범벅이 되는데, 그 맛에 탁구 치고 있다. 땀 흠뻑 흘리고 샤워하고 나면 너무 상쾌하다”고 했다. 김 씨는 주로 남편하고 탁구 친다. 남들과 게임도 안 한다. 그는 “솔직히 게임을 해보지 않아 힘들다. 사람마다 공의 구질이 달라 적응하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부부는 원래 살이 없는 체질이라 체중 변화는 없다. 하지만 지인들은 몸이 탄탄해졌다고 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 탁구 덕분에 지방은 빠지고 근육은 선명해져 더 날씬해졌다는 평가다. 탁구는 전신운동인 만큼 에너지 소모가 크다. 탁구를 30분만 쳐도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 등 다른 운동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탁구는 중강도 운동으로 체중 60kg인 사람이 20분에 100칼로리를 소모한다. 한 시간이면 300칼로리를 소모한다. 비만 예방에 좋은 스포츠다. 짧은 시간에 운동량이 많아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탁구는 비만을 예방해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이 씨는 젊을 때 권투에 빠지기도 했다. 프로 테스트를 받고 데뷔하려 했지만, 형들이 만류하는 바람에 그 꿈을 이루진 못했다. 그러다 어릴 적 취미인 탁구를 다시 만난 것이다. 그는 아마추어 탁구계에선 잘 나가는 고수다. 지역에선 1~2부, 전국에선 5부로 출전하고 있다. 지역은 물론 전국 대회 우승도 많이 했다.이제 이 씨의 꿈은 아내랑 함께 대회에 출전해 우승하는 것이다.“아내가 수줍음이 많아 다른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지를 못합니다. 저랑 치다가도 제가 다른 사람들하고 치면 집으로 가 버리죠. 솔직히 그동안은 저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하고 게임을 했는데 이젠 아내랑 같이하려고 합니다. 아내와 함께 다른 사람들하고도 적극적으로 어울릴 겁니다. 그렇게 아내의 게임 감각을 살려 대회에 출전할 생각입니다.”부부는 2월 7일 열린 2026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서울시 탁구 대표 선발전에 출전했다. 이 씨는 1위로 대표로 선발됐고, 김 씨는 탈락했다. 4년 연속 서울시 대표로 발탁된 이 씨는 4월 경남 일대에서 열리는 대축전에 출전한다. 김 씨는 “이제부터 게임 감각을 터득해 내년에는 꼭 남편과 함께 출전하겠다”고 했다. 부부는 매일 새벽 함께 유연성 운동을 하며 몸을 깨운다. 이 씨는 “탁구 하나로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문제가 없지만 나이 들수록 몸이 굳어져 자주 풀어주고 있다. 그래야 탁구도 잘 친다”고 했다. 팔다리 몸통 스트레칭체조를 시작으로 폼롤러를 이용해 굳어진 근육까지 푼다. 그럼, 몸이 날아갈 듯 상쾌해진다. 부부는 말했다. “사느라고 바빠 서로를 챙겨주지 못했습니다. 이젠 평생 탁구 함께 치며 건강하게 살 생각입니다. 인생 뭐 있나요? 건강이 가장 중요하죠.”이 씨 부부의 탁구 치기는 노년을 슬기롭게 즐기는 좋은 방법이라는 평가다. 스포츠심리학에 사회적지지(Social Support)라는 게 있다. 특정인이 어떤 행동을 계속할 수 있게 해주는 요인으로 정서적, 정보적, 물질적, 동반자 지지(지원) 등이 있는데 이중 동반자 지지가 가장 강력하다고 한다.스포츠심리학 박사 김병준 인하대 교수는 “스포츠심리학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운동이나 스포츠를 지속해서 실천하게 하는 것이다. 스포츠를 즐길 때 함께 해주는 동반자가 중요한데 그 동반자가 남편이나 아내면 더 오래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부부가 한 종목을 함께 즐기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부부가 함께 즐길 때 운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고 건강 증진은 물론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도 생긴다. 아직 연구 논문을 보지는 못했지만, 부부가 함께 스포츠를 즐기면 건강이 따라오니 건강수명도 늘어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특히 탁구는 나이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다. 실력이 비슷하면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칠 수 있다. 동작을 크게 움직이지 않고 포핸드나 백핸드 랠리만으로도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부상 위험 없이 건강도 챙길 수 있다. 시간과 경비도 얼마 들지 않는다. 주변에 탁구장이 있으면 라켓에 신발, 운동복만 있으면 된다. 눈비 등 날씨에도 상관없이 즐길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6-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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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2시간 넘게 탁구 함께 치며 부부의 정 쌓아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평일 오후 서울 강동구 코리아탁구체육관. 이동명 씨(68)는 아내 김석순 씨(66)와 탁구를 쳤다. 포핸드와 백핸드를 자유자재로 주고받았다. 10분도 안 돼 이마에 땀이 맺혔다. 게임은 하지 않고 2시간 넘게 랠리를 했다. 탁구를 마치자 막 사우나에서 나온 것처럼 땀에 흠뻑 젖었다. 부부는 최근 한 달 넘게 매일 이렇게 탁구를 하고 있다. 이 씨는 “30년 전에 아내와 함께 탁구를 시작했지만 서로 바빠서 간간이 치다가 이제야 시간이 돼 매일 치고 있다”고 했다. 탁구는 부부의 평생 스포츠라고 했다. 이 씨는 탁구 고수다. 중학교 때부터 취미로 탁구를 쳤다. 1990년대 중반 문화체육관광부 탁구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을 따서 동호인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그즈음 김 씨도 탁구에 입문했다. 김 씨는 회사에 다녔기 때문에 주로 저녁이나 주말에 남편과 탁구를 쳤다. 그러다 이 씨가 지방에서 12시간 근무하고 교대하는 직장을 잡는 바람에 부부의 탁구는 사실상 중단됐다. 주말부부가 돼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았다. 2024년 이 씨가 은퇴하면서 부부의 탁구는 다시 시작됐고, 지난해 말 김 씨까지 은퇴하면서 이젠 매일 함께 탁구로 정을 쌓고 있다. 이 씨는 최근 장애인활동지원사 자격증을 획득해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는 “은퇴한 뒤 다시 탁구 레슨를 하며 살고 있는데 옛 직장 동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이후 실명했다며 자기를 도와달라고 했다. 그런 자격증이 있는지도 몰랐지만 친구를 돕기도 해야 하고 일도 찾아야 했기에 시작했다. 지금은 그 친구를 도우며 탁구도 치고 있다”고 했다. 장애인활동지원사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있어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 수급자에게 신체 활동 및 가사 활동, 이동 등을 도와주는 사람이다. 이 씨는 시각장애인 친구를 아침 점심 저녁에 맞춰 돕고, 오후에 짬을 내 아내와 탁구를 친다. 김 씨는 “처음 시작할 땐 ‘탁구가 운동이 될까’라고 생각했는데 10분만 쳐도 땀이 흘러 놀랐다. 두세 시간 치고 나면 온몸이 땀범벅이 되는데, 그 맛에 탁구 치고 있다. 땀 흠뻑 흘린 뒤 샤워하면 너무 상쾌하다”고 했다. 김 씨는 주로 남편하고 탁구를 한다. 부부는 원래 살이 없는 체질이라 체중 변화는 없다. 하지만 지인들은 “몸이 탄탄해졌다”고 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 탁구로 지방은 빠지고 근육은 선명해져 더 날씬해 보인다는 평가다. 이 씨는 젊을 때 권투에 빠지기도 했다. 프로 테스트를 받아 데뷔하려고 했지만, 형들이 만류하는 바람에 꿈을 이루진 못했다. 그러다 어릴 적 취미인 탁구를 다시 만난 것이다. 아마추어 탁구계에선 잘나가는 선수다. 지역에선 1∼2부, 전국에선 5부로 출전하고 있다. 지역은 물론 전국 대회 우승도 많이 했다. 이 씨의 꿈은 아내랑 함께 대회에 출전해 우승하는 것이다.“아내가 수줍음이 많아 다른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지를 못합니다. 저랑 치다가도 제가 다른 사람들하고 치면 집으로 가 버리죠. 솔직히 그동안은 저만 생각해서 다른 사람들하고 게임을 했는데 이젠 아내랑 같이 하려고 합니다. 아내와 함께 다른 사람들하고 적극적으로 어울릴 겁니다. 그렇게 아내의 게임 감각을 살려 함께 대회에 출전할 생각입니다.” 부부는 이달 7일 열린 2026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서울시 탁구 대표 선발전에 출전했다. 1위를 한 이 씨는 대표로 선발됐지만 김 씨는 탈락했다. 4년 연속 서울시 대표로 발탁된 이 씨는 4월 경남 일대에서 열리는 대축전에 출전한다. 김 씨는 “이제부터 게임 감각을 터득해 내년에는 꼭 남편과 함께 출전하겠다”고 했다. 부부는 매일 새벽 함께 유연성 운동을 하며 몸을 깨운다. 이 씨는 “탁구 하나로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문제는 없지만 나이 들수록 몸이 굳어져 자주 풀어주고 있다. 그래야 탁구도 더 잘 친다”고 했다. 팔다리와 몸통 스트레칭 체조를 시작으로 폼롤러를 이용해 굳어진 근육까지 푼다. 몸이 날아갈 듯 상쾌해진다. 부부는 말했다. “사느라고 바빠 서로를 챙겨주지 못했습니다. 이젠 평생 함께 탁구 치며 건강하게 살 생각입니다. 인생 뭐 있나요? 건강이 가장 중요하죠.”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yjongk@donga.com}

    • 20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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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 준비해 세계 최고 UTMB 100마일 완주했더니 25kg 빠졌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운동과 거리가 멀었던 한의사가 4년 만에 세계 최고의 트레일러닝대회를 완주했다. 학창 시절 체육을 싫어했고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던 조상호 달리기한의원 원장(42)은 2024년 9월 1일(한국시간) 트레일러너 꿈의 무대인 UTMB(울트라트레일몽블랑) 100마일(160km)에서 39시간 46분 3초에 결승선을 통과했다.조 원장은 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2019년 말 체중이 늘고 체력이 떨어졌다는 생각에 산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 무렵 ‘아무튼, 산(장보영 저)’을 읽고 UTMB을 알게 됐다. ‘약골’로 알려졌던 서른 중반의 그의 눈빛은 빛났고, 산악마라톤인 트레일러닝 도전에 나섰다.“운동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산을 조금 오르는 것도 힘겨웠어요. UTMB를 달리는 사람들을 보고 ‘나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너무 멋있어 보였죠. UTMB 완주를 목표로 설정한 뒤 산을 달렸습니다. 그 선택이 제 인생을 바꾸었습니다.”당시 경기 광명에 살던 조 원장은 근처 도덕산(해발 200m)에 주로 갔다. 처음엔 1km도 제대로 못 올랐다. 계속 거리를 늘렸고, 어느 순간 힘들었던 2시간 산행이 쉬워졌다. 나중엔 3시간 이상 산행도 거뜬해졌다. 2020년 국내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바람에 스포츠시설은 폐쇄됐지만 산은 엄격하게 통제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매일 오전 오후 산을 오를 수 있었다. 트레일러닝은 모든 고민을 떨쳐내고 산 달리기에만 몰입하게 해주는 마법이 있었다. 당시 지인이 혈액암으로 사망했고,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많았는데 산을 달리며 버틸 수 있었다.85kg이던 체중이 빠지기 시작했다. 1년여 지났을 때 체중이 60kg대로 들어갔다. 2021년 11월 트렌스제주 50K에 출전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50km 이상을 달리는 울트라트레일레이스에 집중했다. 그리고 2024년 자신의 생일날 UTMB 100마일 완주란 목표를 완성했다. 공식적으로는 100마일 대회이지만 산길 코스를 정확하게 설계할 수 없어 실제론 175km를 달리는 지옥의 레이스다. 상승 고도만 1만m가 넘는 험난한 코스다. 그는 “공교롭게 제 생일날 완주하게 돼 기쁨이 더 컸다”고 했다.조 원장은 UTMB를 완주하기 위해 대회가 열리기 전 일찌감치 도착해 코스를 사전답사까지 했다.“제가 4년간 준비한 것인데 중도 포기하면 얼마나 억울합니까? 그땐 UTMB 완주를 위해 모든 것을 쏟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대회 열리기 전에 도착해 천천히 다 돌아보면서 주요 포인트를 점검했습니다. 그래서 40시간 안에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UTMB는 다른 대회에서 일정 포인트(스톤)를 쌓아야 출전권을 얻는다. 조 원장은 UTMB를 앞두고 2023년 거제 100km와 트랜스 제주 100km, 울주나인피크 123km에서 몸을 만들었고, 2024년 4월 일본 후지산 162km를 달린 뒤 그해 8월 UTMB 출발 및 골인점인 프랑스 샤모니로 향했다.당시 조 원장은 UTMB 완주를 위해 오전 오후로 나눠 하루 25km를 달렸다. 월 700km. 산과 도로를 350km씩 달렸다. 산만 달리다 한계에 부딪혀 도로도 달렸다. 스피드를 끌어 올리려면 도로 훈련이 필요하다. UTMB를 완주한 뒤 체중이 딱 60kg으로 줄었다. 트레일러닝에 집중하면서도 마라톤 42.195km 풀코스 대회는 UTMB 완주를 마친 뒤에 2차례 출전했다. 최고 기록은 지난해 경기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 21분 40초.조 원장의 다음 목표는 이탈리아 아오스타에서 열리는 ‘토르330(토르 데 지앙·Tor des Geants)’ 출전이다. 150시간 동안 2000m가 넘는 25개의 산악 고개, 30개의 고산 호수 등을 지나는 지옥의 레이스다. 총 상승고도만 2만4000m다. 그는 “UTMB를 준비하듯 천천히 준비해 완주할 계획”이라고 했다.사실 조 원장은 인생을 잠시 돌아왔다. 그는 “원래 꿈이 한의사였는데 공부가 부족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꿈을 가져라’라고 자주 말했는데, ‘그럼 내 꿈은 뭐였던가’를 고민하게 됐다. 그래서 다시 한의사가 됐다. 그리고 UTMB 완주란 또 다른 목표에 도전했고 성공했다. 이젠 러너들과 함께 달리며 그들이 부상 없이 달릴 수 있도록 돕는 게 또 다른 꿈”이라고 했다.조 원장의 한의원은 서울 올림픽공원 몽촌토성역 근처다. 일부러 러너들이 많은 곳에 잡았다. 조 원장도 수시로 달린다.“제 집은 분당(경기도 성남시)입니다. 출근하기 전 올림픽공원을 달리고, 점심, 저녁에도 달려요. 한번 달릴 때 짧게는 3~4km, 길게는 6~10km를 달립니다. 걷고 달리기 좋은 올림픽공원 안에서 코스를 조정해 달립니다.”조 원장은 자연스럽게 산을 달리다 다치거나 위험에 빠진 러너들을 돕는 레이스 메딕(race medic)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레이스 메딕을 만든 최창휴 가천대 길병원 교수(57·심장혈관흉부외과)와 함께 하고 있다. 트레일러닝 대회에 출전할 때 각종 의료 기구를 갖추고 달리며 다친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있다.“달리다 보면 러너들에게 가벼운 찰과상과 골절 같은 외상성 손상부터 탈진, 심혈관 이상처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도와주고 있습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달리다 아픈 사람들이 있으면 침을 놓거나, 마사지 등 응급처치를 해주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 큰 도움이 됩니다.”레이스 메딕은 대회 스태프가 아니고 참가자이면서 응급 상황에 러너들을 돕는 자원봉사자다. 레이스 메딕이 되려면 중급 코스 이상의 트레일러닝 완주 경험이 있어야 한다. 10명에서 15명의 의료진(의사 한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산악구조대원 소방공무원 등)이 기본 의료 장비를 메고 달린다.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는 무전을 받으면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레이스 메딕이 뛰어가 돕는다. 모든 트레일러닝대회에 레이스 메딕이 갖춰진 것은 아니고 현재는 일부 대회에서만 운영되고 있다.조 원장은 대회 때마다 그 나라의 특색이 드러난다고 했다.“UTMB는 3개국을 돕니다. 프랑스의 산새는 부드럽고 아름답다는 느낌이고, 이탈리아는 수려하고 화려합니다. 사람들도 에너지가 넘치죠. 스위스로 넘어가면 좀 소극적이고 조용한 느낌입니다. 중국은 대국답게 스케일이 큽니다. 음식을 엄청 많이 줍니다. 일본은 사람들이 친절하면서 대회가 아기자기합니다.”한의원을 개원했다가 접고 대형 한방병원에서 일하던 조 원장은 UTMB를 완주한 뒤 한의사로서 갈 방향을 잡았다. 올 초 러너 전문 달리기한의원을 개원했다. 조 원장은 ‘마라톤 메카’ 미국 보스턴에 가서 러너 부상에 대한 공부를 하기도 했다.“산을 달리면서 발목과 무릎 등 정말 많이 다쳤습니다. 부상은 단순히 아픈 부위를 가라앉히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달릴 수 있도록 ‘복귀를 설계하는 과정’이 함께 있어야 해결됩니다. 한의사로서 산을 달리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입니다. 다치고 달리면 더 부상이 심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알고도 포기하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한의사로서 참 한심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제 몸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테스트했고, 그 경험을 이제 러너들에게 돌려주고 싶습니다.”조 원장은 달리기에 빠진 사람들은 부상에도 포기를 모른다고 했다.“진정한 러너들에게 달리기는 취미를 넘어 삶의 의미이자 목적입니다. 그래서 조금 아파도 참고 이겨내려고 합니다. 저도 그랬죠. 그런데 대부분 병원에 가면 뛰지 말라고만 합니다. 그러니 달리고 싶은 러너들이 혼란스럽죠. 왜 다쳤는지, 그리고 안 다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자세히 알려주는 곳이 없습니다. 일단 다치면 훈련을 멈추고 치료하고 재활한 뒤 다시 달려야 오래 달릴 수 있습니다. 그것은 진리입니다. 인생은 깁니다. 마라톤, 트레일러닝도 깁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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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 문외한 한의사, 4년 걸린 세계 최고 UTMB 완주기[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2019년 말 체중이 늘고 체력이 떨어져 산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 무렵 ‘아무튼, 산’(장보영 저)을 읽고 세계 최고의 트레일러닝대회인 UTMB(울트라트레일몽블랑)도 알게 됐다. 학창 시절 체육을 싫어했고, 체력이 약해 조금만 걸어도 헉헉대던 서른 중반의 한 가장이 트레일러닝 도전에 나섰다. 조상호 달리기한의원 원장(42)은 4년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2024년 UTMB 100마일(160km)을 완주했다.“운동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산을 조금 오르는 것도 힘겨웠어요. UTMB를 달리는 사람들을 보고 ‘나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너무 멋있어 보였죠. UTMB 완주를 목표로 설정한 뒤 산을 달렸습니다. 그 선택이 제 인생을 바꾸었습니다.” 당시 경기 광명에 살던 조 원장은 근처 도덕산(해발 200m)에 주로 갔다. 처음엔 1km도 제대로 못 올랐다. 계속 거리를 늘렸고, 어느 순간 힘들었던 2시간 산행이 쉬워졌다. 나중엔 3시간 이상 산행도 거뜬해졌다. 2020년 국내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바람에 스포츠시설은 폐쇄됐지만 산은 엄격하게 통제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매일 오전 오후 산을 오를 수 있었다. 트레일러닝은 모든 고민을 떨쳐내고 산 달리기에만 몰입하게 만들었다. 당시 지인이 혈액암으로 사망했고,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많았는데 산을 달리며 버틸 수 있었다. 85kg이던 체중이 빠지기 시작했다. 1년여를 지났을 때 체중이 60kg대로 들어갔다. 2021년 11월 트랜스제주 50K에 출전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50km 이상을 달리는 울트라트레일레이스에 집중했다. 조 원장은 2024년 자신의 생일인 9월 1일(한국 시간) UTMB 100마일을 39시간46분3초에 완주했다. 공식적으로는 100마일 대회이지만 산길 코스를 정확하게 설계할 수 없어 실제론 175km를 달리는 지옥의 레이스다. 상승 고도만 1만 m가 넘는 험난한 코스다. 알프스산맥을 달리는 UTMB는 다른 대회에서 일정 포인트(스톤)를 쌓아야 출전권을 얻는다. 조 원장은 UTMB를 앞두고 2023년 거제 100km와 트랜스제주 100km, 울주나인피크 123km에서 몸을 만들었고, 2024년 4월 일본 후지산 162km를 완주한 뒤 그해 8월 UTMB 출발 및 골인점인 프랑스 샤모니로 향했다. 당시 조 원장은 UTMB 완주를 위해 오전 오후로 나눠 하루 25km를 달렸다. 월 700km. 산과 도로를 350km씩 달렸다. 원래 산만 달렸는데 한계에 부딪혀 도로도 달렸다. 스피드를 끌어올리려면 도로 훈련이 필요하다. UTMB를 완주한 뒤 체중이 딱 60kg으로 줄었다. 사실 조 원장은 인생을 잠시 돌아왔다. 그는 “원래 꿈이 한의사였는데 공부가 부족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꿈을 가져라’라고 자주 말했는데, ‘그럼 내 꿈은 뭐였던가’를 고민하게 됐다. 그래서 다시 한의사가 됐다. 그리고 UTMB 완주란 또 다른 목표에 도전했고 성공했다. 이젠 러너들과 함께 달리며 그들이 부상 없이 달릴 수 있도록 돕는 게 또 다른 꿈”이라고 했다. 한의원을 개원했다가 접고 대형 한방병원에서 일하던 조 원장은 트레일러닝을 통해 한의사로서 갈 방향을 잡았다. 올 초 러너 전문 달리기한의원을 개원했다. “산을 달리면서 발목과 무릎 등 정말 많이 다쳤습니다. 부상은 단순히 아픈 부위를 가라앉히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달릴 수 있도록 ‘복귀를 설계하는 과정’이 함께 있어야 해결됩니다. 한의사로서 산을 달리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입니다. 다친 뒤 달리면 상태가 더 심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알고도 포기하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한의사로서 참 한심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제 몸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테스트했고, 그 경험을 이제 러너들에게 돌려주고 싶습니다.” 조 원장은 달리기에 빠진 사람들은 부상에도 포기를 모른다고 했다. “진정한 러너들에게 달리는 건 취미를 넘어 삶의 의미이자 목적입니다. 그래서 조금 아파도 참고 이겨내려고 합니다. 저도 그랬죠. 그런데 훈련을 멈추고 치료하고 재활한 뒤 다시 달려야 오래 달릴 수 있습니다. 인생은 깁니다. 마라톤, 트레일러닝도 깁니다.”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yjongk@donga.com}

    • 202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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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양종구]“인생을 경험하고 싶다면 42.195km를 달려라”

    필자는 2009년 11월 1일(현지 시간) 온몸 55%에 화상을 입은 이지선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당시 컬럼비아대 석사과정)와 함께 뉴욕 마라톤에 출전했다. 화상을 입으면 피부 호흡에 문제가 있어 조금만 달려도 숨이 가쁘다. 42.195km 풀코스 완주는 다소 무리한 도전이었다. 푸르메재단 홍보대사였던 그는 기금 모금을 위해 출전을 강행했다. 함께 참가한 사람들이 “힘들면 지하철 타고 오라”고 걱정했다. 이 교수는 7시간 22분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걷다 쉬다 울다’를 반복했다는 그는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말에 새삼 공감하게 됐다. 수많은 고비가 왔지만 참고 견디니 완주의 꿈이 이루어졌다”고 했다.‘마라톤 영웅’ 자토페크가 한 명언 흔히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한다. 1952년 핀란드 헬싱키 올림픽에서 5000m와 1만 m, 마라톤까지 3관왕에 오른 체코의 마라톤 영웅 에밀 자토페크도 “달리기를 원한다면 1마일을 뛰어라, 하지만 색다른 인생을 경험하고 싶다면 마라톤을 하라”고 했다. 마라톤과 인생은 장기 레이스로 숱한 고비를 이겨내야 한다는 의미다. 마라톤 대회에서 달리다 보면, 35km를 넘는 순간부터 걷는 사람이 많아진다. 경련이 일어나 근육을 주무르거나, 절뚝거리며 걷기도 한다. 아예 누워서 거친 숨을 몰아 쉬는 사람도 있다. 소위 ‘마의 35km’라고 불리는 이 구간은 육체의 한계를 넘어 영혼의 바닥까지 확인하게 되는 잔인한 구간이자, 완주의 환희로 가는 통로이기도 하다. 이 고비를 넘기 위해 세계적인 선수들은 대회 3개월 전부터 주당 230km 이상 달린다. 하루 평균 약 40km를 달리는 강행군이다. 마의 35km를 넘어 끝까지 페이스를 잃지 않고 완주하기 위한 특별 훈련도 한다. LSD(Long Slow Distance)로 35∼45km를 대회 레이스 속도의 80%로 달린다. 대회를 앞두고 최소 4회 이상 실시한다. 1km를 90∼100%로 달리고 100∼200m를 조깅한 뒤 다시 1km를 달리는 것을 10회 이상 반복하는 인터벌 트레이닝도 한다. 체내에 생기는 피로물질 젖산 내성을 키우는 것으로 젖산 역치 훈련이다.마의 35km 넘으면서 인생을 배운다 마스터스 마라토너도 대회 전에 30∼35km 이상 달리는 LSD를 최소한 2∼3회는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35km 이후는 그야말로 ‘지옥’이다. 달려 본 사람은 안다. 준비가 안 되면 거의 모든 부위 근육에서 경련이 생긴다. 달릴 수가 없다. 이렇게 꾸준히 노력하고 레이스 당일에도 다양한 고비를 넘어서 결승선을 통과해야만 ‘마라토너’가 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풀코스를 완주한 모든 러너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12월 청년(15∼29세) 실업률이 6.2%로 1년 전에 비해 0.3%포인트 오르는 등 청년들이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청년층을 포함한 마라톤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메이저 대회는 물론 지방 군소 대회도 참가 신청이 조기 마감한다. 실제로 시도 때도 없이 달리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반가운 현상이다. 운동이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오래전부터 나왔다. 마라톤 같은 힘든 운동은 자기 효능감을 높여 자신감을 키워준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 사람들이 그러지 않는 동료보다 높은 임금을 받는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 거침없는 활력과 에너지의 상징 ‘붉은 말(赤馬)’의 해가 벌써 한 달을 넘었다. 입춘도 지났다. 달리기 좋은 계절이 오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달리며 희망과 꿈을 찾기를 기대해 본다. ‘인간 기관차’ 자토페크는 이런 말도 했다.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사람은 달린다.”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부장급 yjongk@donga.com}

    • 20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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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생 취미 등산 덕분에 88세 성균관장 도전” 설균태 성균관 고문회장[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등산 마니아 설균태 성균관 고문회장(88)이 병오년 새해 성균관장에 도전한다. 2024년 성균관 고문단(전국 37명)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그는 성균관과 각 향교에 모셔져 있는 아국 18현 중 가장 첫째 자리에 모셔진 홍유후 설총 선생의 41대 직계 후손이다. 성균관의 뿌리를 신라 최초의 교육기관 국학(國學 )에서 찾는다. 설총 선생이 국학 박사(교수)로 임명돼 유교 경전과 문학을 가르쳤다. 이게 고려 국자감을 거쳐 조선시대 성균관으로 이어졌다.“공자 맹자 등을 공부하며 마음을 다스렸던 선혈들의 교훈을 젊은 세대에 전해주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인성 및 도덕 교육이 땅에 떨어졌습니다.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 판단도 제대로 못 합니다. 이러다 나라가 망합니다. 재정경제부와 금융기관 및 공기업의 CEO로 재직하면서 터득한 경륜과 식견 그리고 그동안 맺어온 수많은 인맥을 성균관과 전국 유림의 발전을 위해 마지막 혼신을 다해 봉사하고 싶습니다.‘”재정경재부에서 28년간 일한 설 회장은 재경(財經) 문학회와 산악회 회장을 맡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재무부 공무원 시절인 1974년부터 등산으로 다져진 탄탄한 체력이 버티고 있다.“아버지 어머니께서 50대의 이른 나이에 돌아가셔 제가 유전적으로 단명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건강에 신경을 쓰고 있을 때 재무부(현 재정경제부)에 산악회가 생겼어요. 그래서 바로 가입했죠. 당시 공무원 축구대회에 출전하는 축구 동호회가 인기가 있었는데 전 축구에 소질이 없어서 못 하고 있었습니다. 시골 출신이라 산에서 뛰어논 기억이 있어 등산은 친근하게 다가 왔습니다.”설 회장은 50년 넘게 산을 올랐다. 5년 전 경기 남양주 수동면으로 이사를 왔다. 근처 축령산을 오르기 위해서다. 그는 “산을 오른 뒤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했고, 그 덕분에 지금까지 잘살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현직에 있을 땐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주 2회, 현직을 떠난 뒤엔 매주 평균 5회 이상 산을 오르고 있다”고 했다.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대모산 등 수도권 산행이 주를 이뤘지만, 설악산 한라산 등 원정 등산도 자주 갔다. 그는 “현직에 있을 때 주말 산행은 2일간 평균 8km, 요즘은 한 번 산행에 6km를 걷고 있다. 그는 재무부 출신들로 매월 두 번째 토요일산에 오르는 재경산악회를 만들었고, 회장을 맡아 29년째 이끌고 있다.“좋은 공기 마시며 산을 올라서인지 정말 몸이 달라졌어요. 병원 다니며 치료해도 밤마다 잠을 못 이루게 절 고생시키던 알레르기성 비염이 산을 타면서 사라졌죠. 고혈압 등 성인병은 물론 사람들 많을 때 눈앞에 모기 같은 게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비문증(飛蚊症)도 없어졌어요.”설 회장의 건강 비결은 꾸준함이다. 재경산악회 등 등산 모임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비나 눈이 와도 산에 올랐다. 아내 손인자 씨(57)는 “주위분들이 괴물이라고 한다”고 했다. 설 회장은 매일 아침 ‘기초체력 훈련’을 한다.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양쪽 다리 전체를 움직여 엄지발가락을 부딪치는 일명 ‘발끝치기’를 1000개 한다. 윗몸일으키기도 60개 한다. 50년 넘게 등산하며 큰 부상이 없었던 배경에 이런 세심한 관리가 있었다.50여 년 전 함께 등산을 시작한 회원 중 유일하게 설 회장만 아직도 산을 타고 있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느려도 착실하면 이긴다(Slow and Steady wins the race)’다. 건강도 길게 보고 꾸준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도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건강하다고 자신하다 망가지기 쉽다. 건강 지키는 것도 공짜가 아니다.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나이가 들어갈수록 느낄 수 있는 것은 건강 관리도 때가 늦지 않도록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저는 30대부터 준비해 왔던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산을 오르내리며 걷는 등산이 참 좋다고 느낍니다. 가끔 평지도 걷지만 같은 유산소운동이라도 평지를 2시간 걷는 것과 산을 2시간 걷는 것은 운동 후에 느끼는 쾌감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설 회장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50~60대 회원들과 산행할 때도 선두그룹에 합류해 정상까지 거뜬히 오른다. 아흔이 가까운 나이에도 머리대고 물구나무서기와 엄지 검지 중지 세 손가락 팔굽혀펴기를 주기적으로 한다. 그는 “4년 전 병원에서 골밀도 조사를 했는데 50대 초반 수준으로 나왔다”고 했다. 설 회장은 정신 건강에도 관심을 가졌다. 재무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 선후들과 재경문학회에서 글을 쓰고 있다. 회원들이 창작한 시와 시조, 수필 등을 묶어 ‘재경문학’을 매년 발간하고 있다. 그는 수필을 쓴다. 수필로 등단도 했다.설 회장은 아내와 매일 축령산을 2시간 이상 탄다. 그는 상처한 뒤 10년 전 지금의 아내와 재혼했다. “둘이 취미도 비슷하고 잘 맞았다”고 했다. 그는 “수도권 여기저기를 돌아다녀 봤지만 이렇게 남양주 수동면처럼 잣나무로 이뤄진 휴양림이 있고, 계곡이 아름다운 곳은 강원도 말고는 못 봤다. 건강을 관리하기 참 좋은 곳이다”고 했다.“산에 가면 기분이 좋아져요. 나무와 꽃, 바위, 계곡의 물…. 자연하고 교류하는 느낌이랄까. 또 산은 늘 변해요. 꽃이 피고 신록이 우거지고 단풍으로 물들죠. 눈 덮인 산도 예술이죠. 이런 좋은 자연 속에서 걸으니 건강해질 수밖에 없죠. 이쪽으로 이사와 너무 행복합니다.”설 회장은 국민카드 수석 부사장, VISA International 국제이사, 전북신용보증재단 초대 이사장, 교보생명보험 사외 이사,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수석특별위원, 삼성화재보험 고문, 여수광양항만공사 감사위원장, IBK 투자증권 감사위원장 등을 역임했다.“등산으로 다진 체력 덕분에 아직 막걸리 1병을 마셔도 끄떡없어요. 이젠 성균관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산을 타겠습니다. 100세 넘어서도 산에 오를 겁니다.”성균관장 선거는 3월 중 열린다. 임기는 4월 1일부터 3년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6-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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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3년째 클럽 축구…64세지만 아직 75분 플레이는 거뜬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1974년 7월 서울 도봉구(현 노원구) 월계동 광운전자공고(현 광운인공지능고) 운동장. 10살에서 12세 아이들 18명이 모여 공을 차기 시작했다. 일부 축구 선수도 있었지만 공 차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당시 12세이던 변석화 험멜코리아 회장(64)이 주축이 됐다. 올해로 53년째를 맞는 월계축구회는 그렇게 시작됐다. 구단주인 변 회장은 아직도 일요일마다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당시 월계동엔 힘겹게 사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아이들도 할 게 없으니 동네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에서 공 찰 때였습니다. 축구하면서 희망을 찾았죠. 우리끼리 ‘축구 열심히 해서 누구든 국가대표 선수를 만들어 보자’며 축구 모임을 만들었죠. 학교 끝나고 매일 공 찼고, 주말에는 다른 팀들과 경기했어요.”또래 축구팀이 없어 대학생 형들이나 조기 축구팀 아저씨들과도 경기했다. 어렸지만 당당했다. 변 회장이 20대 초반인 1980년대 중반 지금의 월계축구회란 클럽으로 자리 잡았다. 국가대표도 나왔다. ‘왼발의 달인’ 하석주 아주대 감독과 ‘박지성의 스승’ 이학종 전 수원공고 감독이 월계축구회에서 공을 찼다.“오랫동안 직접 축구하고, 국내외 프로팀과 대표팀 경기를 지켜보면서 많이 느꼈습니다. 축구하는 사람은 항상 겸손해야 합니다. 투쟁적으로 경기를 하면서도 상대를 존중해야 하죠.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싫어합니다. 도전 정신도 있어야 합니다. 경기라는 게 질 수도, 이길 수도 있습니다. 졌다고 포기하면 안 되고, 이겼다고 자만하면 안 됩니다. 항상 그다음을 준비해야 합니다. 열심히 준비하면 패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인생도 그렇지 않나요?”변 회장은 1994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축구 사업을 시작했다. 좋아하는 축구에만 전념하기 위해서다. 축구 유니폼을 전문으로 만드는 의류회사 ‘월계스포츠’를 만들었고, 이게 나중에 ㈜대원이노스가 됐다. 변 회장은 1998년 덴마크에 본사를 둔 험멜의 제품을 한국으로 들여오는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1919년 독일에서 시작해 1923년 덴마크에 터를 잡은 험멜은 종합스포츠브랜드다. 독일 말로 ‘벌’을 뜻하는 험멜(Hummel)의 정신과 같이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기업이다. 벌이 무리를 지어 협동하며 살듯 험멜코리아도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상생하는 자세로 운영하고 있다.막 사업을 시작했을 때 외환 위기가 닥쳤다. 변 회장의 축구에 대한 열정은 이때부터 더 빛을 발했다. 국민은행 한일은행 기업은행 같은 실업축구팀이 줄줄이 해체됐다. 당연히 갈 곳 없는 선수들이 생겼다. 변 회장은 이들을 그냥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이들을 직원으로 고용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축구하라는 뜻이다.이들이 경기감각을 잃지 않도록 1999년엔 험멜 실업축구팀을 만들었다. 월계축구회 소속 선수들도 포함됐다. 오전 5시 30분부터 새벽 운동을 하고 회사로 출근해 일하는 시스템이었다. 선수를 영입해 팀을 꾸리던 험멜 실업축구팀은 충주 험멜이란 이름으로 2013년 K리그 챌린지(현 K리그2)로 진출했다. K리그 클래식(현 K리그1) 밑의 프로 2부 리그에 해당하는 K리그 챌린지에 팀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선뜻 프로화를 진행한 것이다. 사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구단 운영비가 3∼4배는 훌쩍 뛰기 때문이다. 변 회장은 당시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2부 리그 창단한다고 팀을 모으는데 반응이 미지근해서 2부 리그가 출범도 못 하고 무산될 위기에 놓였었다”고 말했다.“우리는 동네 축구 출신이지만, 50년 넘게 축구를 따라다니며 살았어요. 우리처럼 작은 팀이 먼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죠. 우리 같은 작은 회사도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서 프로축구팀을 만든다면 다른 기업에서도 더 많이 프로리그에 참여해 줄 것 같아서 프로화를 결심했어요.”실업팀 험멜 출신 5명을 포함해 총 33명으로 팀을 구성했다. 월계축구회 출신들이 구단 운영과 지도를 맡았다. 구단주인 변 회장을 비롯해 당시 한규정 단장, 이재철 감독 등이 월계축구회 출신이었다. 충주 험멜은 연고지 이전 등 난항을 겪다 2016년 해체됐다.험멜코리아는 한국스포츠 발전에도 힘을 보탰다. 제품 홍보도 중요했지만, 인기 없는 대회나 팀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1999년 대학축구대회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했다. 이게 인연이 돼 2003년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을 맡았고, 2025년 4월까지 대학축구 발전을 위해 힘썼다. 험멜코리아는 대한장애인축구협회와 프로농구 동부도 후원했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실제 모델이었던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대표팀을 지원했고, 남녀 하키 국가대표팀도 후원했다. 지금도 프로축구 K리그2 안산과, 수원 FC, 경남 FC, 프로농구 동부 프로미, 프로배구 OK 저축은행, 대한세팍타크로협회, 대한핸드볼협회 등을 후원하고 있다.변 회장이 팀 후원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뭘까. 그는 “구단 용품 후원은 프로축구 울산 현대와 2001년 시즌부터 3년간 계약을 한 것이 첫 인연이었다. 당시 울산이 유니폼 스폰서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먼저 연락이 왔고 우리 회사도 덴마크 브랜드인 험멜에 대한 국내 권리를 확보한 초창기여서 브랜드 홍보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험멜 브랜드를 K리그 선수들이 입고 뛰는 것은 서로에게 윈윈(win-win)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변 회장은 “험멜 브랜드를 입고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면서 팀이 좋은 성적을 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단순히 우리 브랜드의 홍보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용품이 좋은 결과를 내는 데 일조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면 그 이상 기분 좋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변 회장은 현재 아시아대학축구연맹 회장과 대한축구협회 고문을 맡고 있다.변 회장은 60대 중반으로 접어들었지만, 축구 덕분에 아직도 탄탄한 체력을 자랑하고 있다. 1월 18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신정고교 운동장. 화곡4동 FC 초청으로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4시간 축구했다. 50대 이하, 60대 이상으로 팀을 나눠 25분씩 치러진 경기에서 변 회장은 최종 수비수로 2게임을 소화했다. 보통 3게임 이상 뛰는데 지난해 6월 경기 중 왼쪽 무릎을 다쳐 재활에 집중하다 오랜만에 실전에 나서다 보니 무리하지 않았다. 월계축구회는 광운인공지능고 운동장을 홈으로 쓰며, 매주 일요일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다른 클럽들과 홈 앤드 어웨이로 경기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마카오 등 해외 원정 경기도 다닌다.변 회장은 축구하기 위해 체력 관리를 철저하게 한다. 매일 새벽 피트니스센터에서 고정식 자전거를 30분 타고, 근육 운동도 30분 한다. 점심 저녁 먹고 30분씩 걷는다. 축구하지 않는 날의 운동 루틴이다. 다쳐 재활할 때도 녹색 그라운드에 나와 회원들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주변을 계속 걷는다.“이 세상에 축구만큼 아름다운 게 없습니다. 11명의 하모니가 맞아야 하잖아요. 골키퍼를 포함해 수비에서 공격까지 서로 배려하고, 희생하고, 그렇게 한 팀이 돼 플레이해야 합니다. 스포츠지만 문화 예술적인 측면도 강하죠. 그렇게 팀을 만들어 좋은 성적 내 봐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때 행복하지 않았나요? 올해 북중미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펄펄 날아 또 한 번의 신화를 창조하면 더 행복하겠죠. 그게 축구입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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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세에 월계축구회 만들어 53년째 주말마다 공 찹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1974년 7월 서울 도봉구(현 노원구) 월계동 광운전자공고(현 광운인공지능고) 운동장. 10세에서 12세 소년 18명이 모여 공을 차기 시작했다. 일부 축구 선수도 있었지만 공 차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당시 12세이던 변석화 험멜코리아 회장(64)이 주축이 됐다. 올해로 53년째를 맞는 월계축구회는 그렇게 시작됐다. 현재 구단주인 변 회장은 아직도 일요일마다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당시 월계동엔 힘겹게 사는 사람이 많았어요. 아이들도 할 게 없으니 동네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에서 공만 찰 때였습니다. 축구하면서 희망을 찾았죠. 우리끼리 ‘축구 열심히 해서 누구든 국가대표 선수를 만들어 보자’며 축구 모임을 만들었죠. 학교 끝나고 매일 공 찼고, 주말에는 다른 동네 아이들과 경기했어요.” 또래 축구팀이 없어 대학생 형들이나 조기 축구회 아저씨들과도 경기했다. 어렸지만 당당했다. 변 회장이 20대 초반인 1980년대 중반 이 축구 모임은 지금의 월계축구회란 클럽으로 자리 잡았다. 국가대표도 나왔다. ‘왼발의 달인’ 하석주 아주대 감독과 ‘박지성의 스승’ 이학종 전 수원공고 감독이 월계축구회에서 공을 찼다.“오랫동안 직접 축구하고, 국내외 프로팀과 대표팀 경기를 지켜보면서 많이 느꼈습니다. 축구하는 사람은 항상 겸손해야 합니다. 투쟁적으로 경기를 하면서도 상대를 존중해야 하죠.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싫어합니다. 도전 정신도 있어야 합니다. 경기란 질 수도, 이길 수도 있습니다. 졌다고 포기하면 안 되고, 이겼다고 자만하면 안 됩니다. 항상 그다음을 준비해야 합니다. 열심히 준비하면 지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인생도 그렇지 않나요?” 변 회장은 1994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축구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좋아하는 축구에만 전념하기 위해서다. 축구 유니폼을 전문으로 만드는 의류회사 월계스포츠를 만들었고, 이는 나중에 ㈜대원이노스가 됐다. 변 회장은 1998년 덴마크에 본사를 둔 험멜 제품을 한국으로 들여오는 독점 계약을 땄다. 1919년 독일에서 시작해 1923년 덴마크에 터를 잡은 험멜은 종합 스포츠 브랜드다. 독일 말로 ‘벌’을 뜻하는 험멜의 정신과 같이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기업이다. 벌이 무리를 지어 협동하며 살듯 험멜코리아도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상생하는 자세로 운영하고 있다. 변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로 실업팀들이 해체될 때 험멜코리아 실업 축구팀을 만들었다. 이 팀은 프로축구 2부 리그까지 참가하기도 했다. 2003년부터 2025년 4월까지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도 지냈다. 지금은 아시아대학축구연맹 회장과 대한축구협회 고문을 맡고 있다. 변 회장은 60대 중반으로 접어들었지만 축구 덕분에 탄탄한 체력을 자랑하고 있다. 18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신정고교 운동장. ‘화곡4동 FC’ 초청으로 오전 8시부터 낮 12시까지 4시간 축구했다. 50대 이하와 60대 이상으로 팀을 나눠 25분씩 치른 경기에서 변 회장은 최종 수비수로 2게임을 소화했다. 보통 3게임 이상 뛰는데 지난해 6월 경기 중 왼쪽 무릎을 다쳐 재활에 집중하다 오랜만에 실전에 나선 터라 무리하지 않았다. 광운인공지능고 운동장을 홈으로 쓰는 월계축구회는 매주 일요일 오전 8시부터 낮 12시까지 다른 클럽들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마카오 등으로 원정 경기도 다닌다. 변 회장은 축구하기 위해 체력 관리를 철저하게 한다. 매일 새벽 피트니스센터에서 고정식 자전거를 30분 타고 근육 운동도 30분 한다. 점심과 저녁 먹고 30분씩 걷는다. 축구하지 않는 날의 운동 루틴이다. 무릎을 다쳐 재활할 때도 운동장에 나와 회원들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주변을 계속 걷는다.“이 세상에 축구만큼 아름다운 게 없습니다. 11명의 하모니가 맞아야 하잖아요. 골키퍼를 포함해 수비에서 공격까지 서로 배려하고 희생하고, 그렇게 한 팀이 돼 플레이해야 합니다. 스포츠이지만 문화 예술적인 측면도 강하죠. 그렇게 팀을 만들어 좋은 성적 내 봐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때 행복하지 않았나요? 올해 북중미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펄펄 날아 또 한 번의 신화를 창조하면 더 행복하겠죠. 그게 축구입니다.”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yjongk@donga.com}

    • 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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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리어에 아이 업으면 17kg 훌쩍… 산 오르면 모든 스트레스 훨훨”[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1월 8일 오후 서울 광진구 아차산 기원정사. 오언주 베이비하이킹클럽(베하클) 회장(36)과 베하클 운영을 함께하는 김지영 씨(29)는 각각 아들(인주호·1년 10개월)과 딸(강다경·1년 8개월)을 업고 아차산 해맞이코스를 올랐다. 섭씨 영하의 날씨였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간식 및 방한 도구를 넣은 캐리어에 아이 몸무게까지 17kg이 넘었다. 군대 단독군장보다 무거웠지만 아차산 1보루까지 20분 넘게 걸리는 코스를 쉬지 않고 단번에 올랐다. 둘은 입을 모았다.“솔직히 아이 업고 산을 오르는 게 힘들죠. 하지만 그 힘든 것을 참고 올랐을 때 더 큰 성취감을 느껴요.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고 기분도 좋아지죠. 아이들과 함께 산에 오르면서 육아가 더 재밌어졌어요.”베하클은 오 회장 덕분에 탄생했다. 그는 2024년 2월 출산한 뒤 학창 시절부터 즐기던 등산을 못하자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래서 52일 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무작정 집(서울 중랑구 상봉동) 근처 봉화산에 올랐다. 그는 “봉화산은 유모차를 끌고 올라갈 수 있는 완만한 코스라 가능했다. 그런데 체력이 예전과 달라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산에 오르자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갔다. 계속 산에 오르며 사진을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올렸더니 함께 하겠다는 엄마들로부터 연락이 왔다. 가정주부였던 오 회장은 2024년 9월 아기를 안거나 업고 산에 오르는 베하클을 만들었다. 오 회장은 “엄마도 건강해 지지만 아이들도 자연을 배우며 튼튼해진다”고 했다.“아이를 안거나 업고 오르면 처음엔 힘들지만 바로 적응해요. 당연히 체력도 좋아지죠. 무엇보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합니다. 새 짖는 소리에 반응하고, 꽃과 나무, 돌, 바위 등을 만지며 자연을 느껴요. 걷기 시작하면서 개울에서 물장구치면 너무 행복해하죠. 말귀를 알아들을 때 ‘어디 갈까?’ 하면 바로 ‘산’이라고 말해요.”현재 베하클 온라인 회원은 1800명이 넘는다. 매 모임 참연 인원은 10~20명. 지난해 10월 서울여대에서 열린 1주년 기념행사엔 100가정이 참여했다. 요즘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는 겨울임에도 매주 2~4회 산을 오르고 있다. 날씨 좋은 봄가을엔 거의 매일 오른다. 주로 북한산, 불암산, 아차산, 우면산, 불암산, 정발산 등 수도권 산을 오르지만, 강원도와 부산, 대구 등 전국의 산도 찾고 있다. 보통 험하지 않은 완만한 코스로 왕복 2시간 이내로 잡지만, 4시간 이상 이어질 때도 있다. 오 회장은 “사실 이 모임을 처음 시작할 때 결국 혼자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왜냐하면 등산을 좋아했던 친구들이 아기를 낳으면 아무도 산에 오르지 않았어요. 그래서 모임을 만들면서도 걱정이 앞섰죠. 그런데 김지영 씨를 비롯해 엄마들이 한두 분 참여하면서 10명이 됐고, 결국 1800명이 넘은 겁니다.”참가한 엄마들이 우울증에서 벗어났다.“많은 엄마가 산후 우울증을 경험했어요. 애를 낳고 하루 종일 집에 있다 보면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요. 고립감도 느끼죠. 자신감도 없어지죠. 엄마들이 육아하면서 오는 우울증을 등산으로 털어내면서 좋아했죠. 체력이 좋아야 우울증도 이길 수 있어요. 체력이 좋아지니 엄마들이 늘 웃게 되고, 아이에 대한 애정도 커지고 있어요. 솔직히 아이를 위한 문화센터, 아이 수영장은 아이들만 운동하잖아요. 엄마들이 운동하려면 딴 사람에게 애를 맡겨야 하죠. 등산은 함께 할 수 있어 좋아요.”산에 오르는 것을 두려워하는 엄마들을 위해 체력 훈련도 했다.“아이를 메고 산을 오르는 것을 두려워하는 엄마가 많았죠. 그래서 유모차를 잡고 스쾃과 런지를 했고, 달리기도 했어요. 아이를 안고 스쾃을 하기도 했죠. 체력이 좋아지니 산을 쉽게 올랐어요. 체력이 좋아지면서 정신적으로도 성장했죠.”가장 신경 쓰는 게 안전이다. 오 회장의 말이다.“산악 안전 교육을 받습니다. 코스도 안전한 곳으로 잡습니다. 건강해지려고 하다 다치면 안 되니까요. 혹 험한 코스를 갈 땐 산을 많이 탔던 엄마들하고 갑니다. 회원 아이 생일 잔치를 설악산 대청봉에서 한 적도 있습니다.”오 회장은 중고교 시절부터 친구들이랑 북한산을 자주 올랐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까운 북한산을 찾게 됐다. 그는 “산을 오르면 공부하면서 오는 온갖 스트레스가 날아갔다”고 했다. 성인이 된 뒤는 국내외 산을 올랐다. 2016년 혼자서 남미 페루 마추픽추를 찾기도 했다. 2017년 여행자 모임에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다’는 남편을 만났고, 이후 함께 전 세계를 트레킹하고 있다. 국내 명산은 물론 남미 최남단 파타고니아도 함께 다녀왔다. 두 부부는 아이와 함께 지난해 1월부터 3개월까지 영국과 프랑스, 포르투갈 등 유럽 여행도 다녀왔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테니스 선수로 활약한 김 씨는 “아이를 낳고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오언주 님 SNS를 보고 합류했다”고 했다. 걷지도 못하는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최고의 건강법이라고 생각했다. 김 씨는 “요즘 키즈 카페 등 실내 놀이시설이 많은데 야외로 나가니 아이가 솔방울, 도토리를 만지며 너무 좋아했다”고 했다.오 회장과 김 씨는 산에 오르며 계속 아이들과 얘기를 나눴다. ‘와 짹짹이(새)가 짖네. 짹짹이 어딨지?’ ‘저기’, ‘저건 뭐지?’, ‘나무’, ‘배고파? 간식 줄까? ‘응’…. 지난해 영국 국영방송 BBC월드서비스가 베하클 스토리를 방영했다. 오 회장은 “BBC가 전 세계적으로 저출산 국가로 유명한 대한민국에 이런 독특한 문화가 있다는 것에 신기해하며 촬영했다”고 했다. KBS 등 국내 방송에서도 베하클 활동을 전했다.대한민국 저출산에 대한 해결책이 있을까? 오 회장은 지난해 유럽 여행 갔을 때 에피소드를 들려줬다.“스페인 마드리드 왕궁에 갔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애가 울어 당황했어요. 남편이 아이를 안고 밖으로 뛰어나가려고 하자 직원이 달려와서 ‘왜 그러느냐?’고 물었어요. 애가 울어 나가려고 한다고 했더니 ‘무슨 소리냐. 애가 우는 게 당연한 건데 신경 쓰지 말아라. 애 잘 달래고 다 보고 나가라’고 하는 겁니다. 우리나라였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이 눈치 주고 직원들도 뭐라고 했을 겁니다. 결국 애를 키울 수 있는 문화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김 씨도 거들었다.“딸을 데리고 박물관에 갔는데 어떤 분이 안내데스크에 ‘여긴 아이를 데리고 올 수 없는 곳인데 왜 아이와 엄마를 입장 시키느냐’고 따지는 것을 보고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다른 엄마들과 표도 다 끊었는데…. 그때부터 공공장소에 아기를 데리고 갈 수 없게 됐습니다.”오 회장은 다른 사례도 들었다.“유럽에서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유모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요. 그리고 항상 비어 있습니다. 그런 문화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느 곳을 가든 아이를 동반한 부모가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사회적 배려가 보였어요. 우리 사회도 그런 배려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오 회장은 산에서는 어느 누구도 ‘왜 아이 데리고 오냐?’고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랬다. 8일 산을 오를 때 오가는 등산객들이 ‘야 엄마들 대단하다. 아이를 업고 오르다니’ ‘아이고 아이들 정말 예쁘다. 추운데 울지도 않네’라며 격려와 칭찬을 해 줬다. 오 회장은 “베하클 엄마들은 출산율이 높다”고 했다. 이렇게 등산객들이 칭찬해 주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니 애가 크면 둘째를 낳는다고 했다.엄마끼리 서로 재능기부도 수시로 한다. 김 씨는 테니스를 배우고 싶은 엄마들에게 레슨을 해주고 있다. 오 회장은 “회원 중 피트니스 트레이너와 필라테스 강사, 검도 유단자가 있다. 회원들이 원하면 시간과 장소를 정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오 회장은 말했다.“아이를 낳는 순간 제 삶은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 삶과 애의 삶이 공존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죠. 육아에만 전념해야 했거든요. 그런데 아이와 함께 산에 오르니 저도 아이도 건강해졌어요. 새로운 도전이었고, 제 체력도 좋아졌어요. 아이도 즐거워하고, 자연을 사랑하게 됐어요. 아이가 부쩍 성장하는 만큼 저도 성장하고 있어요. 엄마와 아이의 삶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죠. 정말 너무 행복합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2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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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 업고 등산해 봤나요? 스트레스 확 날아갑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출산한 뒤 학창 시절부터 즐기던 등산을 못 하자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래서 52일 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무작정 집(서울 중랑구 상봉동) 근처 봉화산에 올랐다. 힘들었지만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갔다. 계속 산에 오르며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더니 함께 하겠다는 엄마들로부터 연락이 왔다. 가정주부 오언주 씨(36)는 2024년 9월 아기를 안거나 업고 산에 오르는 ‘베이비하이킹클럽(베하클)’을 만들어 회장을 맡았다. 오 회장은 “엄마도 건강해지지만 아이들도 자연을 배우며 튼튼해진다”고 했다. “아이를 안거나 업고 오르면 처음엔 힘들지만 바로 적응해요. 당연히 체력도 좋아지죠. 무엇보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합니다. 새 지저귀는 소리에 반응하고 꽃과 나무, 돌, 바위 등을 만지며 자연을 느껴요. 걷기 시작하면서 개울에서 물장구치면 너무 행복해하죠. 말귀를 알아들을 때 ‘어디 갈까?’ 하면 바로 ‘산’이라고 말해요.” 오 회장은 베하클 운영을 함께하는 김지영 씨(29)와 함께 8일 각각 아들(인주호·1년 10개월)과 딸(강다경·1년 8개월)을 업고 서울 광진구 아차산 해맞이코스를 올랐다. 영하의 날씨였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간식 및 방한 도구를 넣은 캐리어에 아이 몸무게까지 17kg이 넘었다. 군대 단독군장보다 무거웠지만 아차산 1보루까지 20분 넘게 걸리는 코스를 쉬지 않고 단번에 올랐다. 둘은 “솔직히 아이 업고 산을 오르는 게 힘들다. 하지만 그 힘든 것을 참고 올랐을 때 더 성취감을 느낀다. 기분도 좋다. 아이들과 함께 산에 오르며 육아가 더 재밌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베하클 온라인 회원은 1800명이 넘는다. 매 모임 참여 인원은 10∼20명. 지난해 10월 서울여대에서 열린 1주년 기념행사엔 100가정이 참여했다. 요즘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는 겨울임에도 매주 2∼4회 산을 오르고 있다. 날씨 좋은 봄가을엔 거의 매일 오른다. 주로 북한산, 불암산, 아차산, 정발산 등 수도권 산을 오르지만 강원도와 부산, 대구 등 전국의 산도 찾고 있다. 보통 험하지 않은 완만한 코스로 왕복 2시간 이내로 잡지만, 4시간 이상 이어질 때도 있다. 오 회장은 “사실 이 모임을 처음 시작할 때 결국 혼자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왜냐하면 등산을 좋아했던 친구들이 아이를 낳으면 아무도 산에 가지 않았어요. 그래서 모임을 만들면서도 걱정했었죠. 그런데 김지영 씨를 비롯해 엄마들이 한두 분 참여하면서 10명을 넘겼고, 결국 1800명이 넘었어요. 많은 엄마가 산후 우울증을 경험했어요. 엄마들이 육아하면서 오는 우울증을 등산으로 털어내면서 좋아했죠. 체력이 좋아야 우울증도 이길 수 있어요. 체력이 좋아지니 엄마들이 늘 웃게 되고, 아이에 대한 애정도 더 커지고 있어요.” 오 회장은 중고교 시절부터 친구들이랑 북한산을 자주 올랐다. 경기 고양시 일산에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까운 북한산을 찾게 됐다. 그는 “산에 오르면 공부하면서 오는 온갖 스트레스가 날아갔다”고 했다. 성인이 된 뒤는 국내외 산을 올랐다. 2016년 혼자서 남미 페루 마추픽추를 찾았다. 2017년 여행자 모임에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다’는 남편을 만났고, 이후 함께 전 세계를 트레킹하고 있다. 국내 명산은 물론이고 남미 최남단 파타고니아도 함께 다녀왔다. 부부는 아이와 함께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영국과 프랑스, 포르투갈 등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테니스 선수로 활약한 김 씨는 “아이를 낳고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오언주 님 SNS를 보고 합류했다”고 했다. 걷지도 못하는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최고의 건강법이라고 생각했다. 김 씨는 “요즘 키즈카페 등 실내 놀이시설이 많은데 야외로 나가니 아이가 솔방울, 도토리를 만지며 너무 좋아했다”고 했다. 지난해 영국 국영방송 BBC월드서비스가 베하클 스토리를 방영했다. 오 회장은 “BBC가 전 세계적으로 저출산 국가로 유명한 대한민국에 이런 독특한 문화가 있다는 것에 신기해하며 촬영했다”고 했다. 그는 “아이를 낳는 순간 제 삶은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와 함께 산에 오르니 저도 아이도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yjongk@donga.com}

    • 20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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