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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물을 오래 팠더니 엄청난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대한민국 뮤지컬 배우를 대표하게 돼 영광스럽지만 책임감과 부담도 느낍니다.”배우 아이비(44)가 세계적인 뮤지컬 ‘시카고’의 ‘록시 하트’역으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선다. 한국 배우가 미 브로드웨이에서 ‘시카고’ 주연을 맡은 건 처음이다.아이비는 2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깨가 무겁고 무대를 상상하면 숨이 막힐 때도 있다”면서도 “영어를 못해도, 나이가 많아도, 스타가 아니어도 기회가 온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아이비는 2012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 무대에서 록시 하트를 592차례 연기했다. 뉴욕 앰버서터 극장에선 8월 17일부터 9월 6일까지 같은 역할을 선보인다. ‘시카고’ 한국 제작사인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는 “아이비가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건 한국 뮤지컬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어서 뿌듯함과 자부심을 갖는다”며 “예전부터 우리나라 주연급 배우들은 해외 시장에 어느 무대에 출연해도 될만한 세계적인 기량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아이비는 “4, 5년 전에도 오디션 제안을 받았지만 영어를 못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한 귀로 흘렸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해 다시 제안을 받았고, 세 차례 영상 오디션 끝에 배역을 따냈다.“1차 오디션에서 발음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았어요. 그 부분을 집중 연습해서 2차 오디션을 본 뒤 악센트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고, 3차에선 다시 그 부분을 열심히 수정했습니다. 완벽함보다는 발전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아이비는 오디션에 합격한 뒤에도 영어를 언어, 발음, 목소리, 연기 등 다양한 분야로 나누어 공부하며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저를 가르쳐 주는 원어민 선생님이 총 9명”이라며 “언어 공부에 더해 연기 전공자, 보이스 코치, 실제 무대에 서는 원어민 배우들에게 악센트와 연기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브로드웨이 제작진은 한국 프로덕션에 “아이비가 영어로 작품을 처음부터 다시 익히며 이뤄낸 발전은 놀라운 정도”라며 “뉴욕 무대에서 노래와 연기, 춤을 갖춘 아이비의 트리플 스렛(triple threat) 재능을 선보일 날을 기다린다”고 밝혔다.아이비는 “록시는 감옥에서도 다시 스타가 되길 꿈꾸며 위기를 헤쳐 나가는 영리한 사람”이라며 “저 스스로 강인하고 긍정적인 면이 록시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에게 꿈과 용기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장진 감독의 새로운 연극 ‘댄포스가 옳았다’가 12일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개막했다. 장 감독이 대본과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12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존 조우’와 그를 추적하는 천재 프로파일러 ‘조너스 보튼’이 주인공. 일곱 차례 대면을 통해 서로의 내면을 파고드는 과정을 그린 심리극이자 2인극이다. 장 감독은 18일 예스24스테이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 이야기는 8, 9년 전부터 쓰기 시작했다”며 “영화 시나리오로 먼저 완성했다가 지난해 2인극으로 전면 각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전적이면서 밀도 높은 연극으로 무대에 먼저 올리고 싶었다”며 “5명이 등장하는 시나리오는 향후 영화화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파일러 보튼 역으로는 배우 박건형과 강승호·최영준이, 연쇄살인범 조우 역은 이현우·김한결·고상호가 출연한다. 이현우는 “살인 과정보다 전직 펜싱 선수이지만 시한부 삶을 살게 된 인물의 상태와 심리에 접근해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연기를 벗어나려고 했다”며 “이 작품은 관객에게 ‘나는 세상을 그대로 보고 있는가, 아니면 보고 싶은 대로 보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했다. 제작사인 트위스트 1971 공연제작소는 “장 감독의 치밀한 텍스트를 바탕으로 두 등장인물의 혀끝과 몸짓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사투를 그리고자 한다”며 “깊은 잔상을 남기는 스릴러를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8월 30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1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난 영국 현대미술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의 장례식이 고인의 유지에 따라 두 명의 조문객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졌다. 1937년 영국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난 호크니는 런던에 있는 자택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호크니의 홍보담당자인 에리카 볼턴을 인용해 “고인의 장례식은 비공개로 치러졌으며, 조문객은 호크니의 파트너인 장피에르 곤살베스 드 리마(61)와 친척이자 사진작가인 리처드 호크니(33) 2명만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호크니가 2008년 설립한 ‘데이비드 호크니 재단’의 이사이기도 하다. 볼턴은 가디언에 “보내주신 수많은 추모 메시지에 깊이 감동했고, 큰 위로가 됐다”며 “장례식에 두 사람만 참석한 건 생전 호크니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크니는 생전에도 소박한 분위기를 좋아했다. 여러 차례 “소란스러운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으며, 1990년 영국 왕실이 기사 작위를 제안했을 때도 거절한 바 있다. 고인은 13년 뒤 현지 인터뷰에서 작위를 거절한 이유에 대해 “내게 상 같은 것들보다 더 가치 있다고 여기는 건 오직 친구들뿐이다”고 말했다. 장례식은 조용히 치러졌지만, 고인에 대한 추모식은 호크니가 머물렀던 세계 곳곳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BBC방송에 따르면 먼저 내년 봄에 런던에서 추모식이 열리며, 영국 요크셔와 프랑스 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도 추모식을 준비하고 있다. 런던 추모식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는 호크니가 디자인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기념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있다. 아울러 내년에는 호크니의 탄생 90주년을 맞아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멀티미디어 작품 설치 전시가,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에서 회고전이 개최될 예정이다. 고인은 1960년대 영국 팝아트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2018년 ‘예술가의 초상, 두 사람이 있는 수영장’은 9030만 달러(약 1373억 원)에 낙찰됐는데, 이는 당시 생존 작가 회화 작품 중 경매 최고가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1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난 영국 현대미술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의 장례식이 고인의 유지에 따라 두 명의 조문객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졌다. 1937년 영국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난 호크니는 런던에 있는 자택에서 유명을 달리했다.영 일간 가디언은 호크니의 홍보담당자인 에리카 볼턴을 인용해 “고인의 장례식은 비공개로 치러졌으며, 조문객은 호크니의 파트너인 장 피에르 곤살베스 드 리마(61)와 증손자이자 사진작가인 리처드 호크니(33) 2명만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호크니가 2008년 설립한 ‘데이비드 호크니 재단’의 이사이기도 하다.볼턴은 가디언에 “보내주신 수많은 추모 메시지에 깊이 감동했고, 큰 위로가 됐다”며 “장례식에 두 사람만 참석한 건 생전 호크니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호크니는 생전에도 소박한 분위기를 좋아했다. 여러 차례 “소란스러운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으며, 1990년 영국 왕실이 기사 작위를 제안했을 때도 거절한 바 있다. 고인은 13년 뒤 현지 인터뷰에서 작위를 거절한 이유에 대해 “내게 상 같은 것들보다 더 가치 있다고 여기는 건 오직 친구들뿐이다”고 말했다.장례식은 조용히 치러졌지만, 고인에 대한 추모식은 호크니가 머물렀던 세계 곳곳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영 BBC방송에 따르면 먼저 내년 봄에 런던에서 추모식이 열리며, 영 요크셔와 프랑스 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도 추모식을 준비하고 있다.런던 추모식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는 호크니가 디자인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기념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있다. 아울러 내년에는 호크니의 탄생 90주년을 맞아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멀티미디어 작품 설치 전시가,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에서 회고전이 개최될 예정이다.고인은 1960년대 영국 팝아트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2018년 ‘예술가의 초상, 두 사람이 있는 수영장’은 9030만 달러(약 1373억 원)에 낙찰됐는데, 이는 당시 생존 작가 회화 작품 중 경매 최고가다.호크니의 별세 소식에 수많은 이들이 애도를 표하고 있다. 찰스 3세 국왕은 “많은 이들에게 소중한 친구이자 영감이었다”고 했으며, 키어 스타머 총리도 “영국에서 가장 찬사를 받은 예술가 중 한 명”이라고 추모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장진 감독의 새로운 연극 ‘댄포스가 옳았다’가 12일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개막했다. 장 감독이 대본과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12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존 조우’와 그를 추적하는 천재 프로파일러 ‘조너스 보튼’이 주인공. 일곱 차례 대면을 통해 서로의 내면을 파고드는 과정을 그린 심리극이자 2인극이다.장 감독은 18일 예스24스테이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 이야기는 8, 9년 전부터 쓰기 시작했다”며 “영화 시나리오로 먼저 완성했다가 지난해 2인극으로 전면 각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전적이면서 밀도 높은 연극으로 무대에 먼저 올리고 싶었다”며 “5명이 등장하는 시나리오는 향후 영화화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프로파일러 보튼 역으로는 배우 박건형와 강승호가, 연쇄살인범 조우 역은 이현우·김한결·고상호가 출연한다. 이현우는 “살인 과정보다 전직 펜싱 선수이지만 시한부 삶을 살게 된 인물의 상태와 심리에 접근해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연기를 벗어나려고 했다”며 “이 작품은 관객에게 ‘나는 세상을 그대로 보고 있는가, 아니면 보고 싶은 대로 보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했다.제작사인 트위스트 1971 공연제작소는 “장 감독의 치밀한 텍스트를 바탕으로 두 등장인물의 혀끝과 몸짓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사투를 그리고자 한다”며 “깊은 잔상을 남기는 스릴러를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8월 30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원로 배우들이 출연하는 고전 연극 작품이 7월 연달아 무대에 오른다. 고대 그리스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는 박정자와 남명렬이 출연하며, ‘태조 왕건’ 등 사극 연기로 사랑받은 최수종이 주연을 맡았다. 셰익스피어 희극 ‘베니스의 상인’은 박근형이 주연 샤일록은 연기하며, 신구도 함께한다. 다음 달 4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선보이는 ‘오이디푸스’는 운명을 피하려고 발버둥 치지만, 결국 그 덫에 빠져들어 파멸하고 마는 비극. 배우 황정민, 박해수가 오이디푸스를 연기하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이번엔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가 무대를 꾸린다. 이번 작품에서 오이디푸스는 최수종과 뮤지컬 배우 양준모가 더블 캐스팅됐다. 2017년 연극 ‘하늘로 가지 못한 선녀씨’ 이후 9년 만엔 연극무대로 돌아온 최수종은 “연습한 지 일주일쯤 됐을 때 위약금을 물더라도 관둬야 하겠단 생각이 들었다”며 긴장감을 토로했다. 그러나 “박정자 신구 박근형 등 선배님들의 무대 연기를 보며 반성하고 무대에 오르기로 다짐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에서 박정자와 남명렬은 각각 테레시아스와 코린토스 사자로 출연한다. 2011년에 이어 다시 테레시아스를 연기하는 박정자는 “이번에는 오이디푸스에 대한 연민이 많이 느껴진다”며 “운명과 맞서는 오이디푸스를 관객들이 정면으로 경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8월 23일까지. 셰익스피어 희극 ‘베니스의 상인’은 나흘 뒤인 다음 달 8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살 1파운드를 받도록 한 고리대금업자 샤일록과 상인 안토니오의 계약을 다룬 작품이다. 박근형이 샤일록을, 신구는 베네치아의 법과 질서를 상징하는 공작 역을 맡았다. 두 배우는 원 캐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베니스의 상인이자 친구를 위해 목숨을 거는 안토니오는 이승주·카이, 지혜와 재치로 법정의 흐름을 바꾸는 포셔는 소녀시대 최수영과 원진아가 연기한다. 신구, 박근형이 출연해 102회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던 ‘고도를 기다리며’(2023년 12월∼2024년 5월)의 오경택 연출가가 다시 두 배우와 호흡을 맞춘다. ‘베니스의 상인’ 각색도 맡은 오 연출은 “관객이 ‘샤일록이 꼭 나쁜가?’란 질문을 떠올릴 수 있도록 각색했다”며 “희극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돈과 사랑이란 보편적인 이야기로 시작해 정의는 무엇인가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비극적 요소도 담겨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형은 샤일록을 1959년 중앙대 재학 시절 학부 공연에서 연기했다. 그는 “젊었을 때는 샤일록을 권선징악의 틀 안에서 표현했다면, 이번엔 인물을 둘러싼 시대적 환경과 아픔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신구는 “나이 들고 보니 내 몸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건강이 부실하다”면서도 “공연하는 게 제일 좋고 내가 할 일이라 선뜻 출연을 결정했다. 아직 남아 있는 힘을 동력 삼아 해보겠다”고 밝혔다. 8월 9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32)이 국립중앙박물관의 글로벌 홍보대사로 한국 문화유산 알리기에 나선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일 RM을 글로벌 홍보대사로 위촉하며 “RM과 함께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고 박물관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RM은 향후 국립중앙박물관의 홍보 활동에 참여하며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소개한다.19일 글로벌 홍보대사 위촉식을 위해 박물관을 찾은 RM은 첫 공식 행보로 박물관의 주제전 ‘단원 김홍도, 시대를 그리다’를 관람했다. RM은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안내로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이 주제전을 둘러봤다. 박물관은 위촉을 기념해 소장품인 ‘대동여지도’ 원본을 축소 제작한 문화상품 ‘대동여지도 족자 스페셜 에디션’을 RM에게 증정했다.유 관장은 “RM과 함께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세계인과 나눌 수 있게 돼 매우 뜻깊다”며 “국립중앙박물관이 세계인이 찾고 사랑하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M은 “국립중앙박물관의 글로벌 홍보대사로 위촉돼 매우 기쁘다”며 “우리 문화유산이 지닌 아름다움과 가치가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기쁜 마음으로 함께하겠다”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철새들이 내비게이션도 없이 수천 km를 날아가고, 문어가 순식간에 주변 환경과 똑같은 색과 무늬로 변신하며, 물고기와 개구리가 한겨울 혹독한 추위에도 얼어 죽지 않는 비결. 더 나아가 뱀이 먹이의 신경과 근육을 순식간에 마비시키는 독을 만들 수 있는 능력. 자연의 이 모든 생태의 이면에는 ‘단백질’이 있다. 흔히 단백질이라고 하면 식단과 식품 성분표를 떠올린다. 하지만 책은 단순히 섭취하는 단백질이 아니라,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연결하고 놀라운 능력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동력으로서 단백질을 조명한다. 단백질은 분자 단위에서 기능을 수행하는 아주 작은 기계로, 이 기계들이 어떤 형태로 접히느냐에 따라 다른 기능을 갖게 된다고 한다. 철새가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도 없이 정확한 길을 날아갈 수 있는 건 눈에 들어 있는 단백질 ‘크립토크롬’ 덕이다. 햇빛이 이 단백질에 닿으면 전자가 분리되고, 이 전자는 지구 자기장에 맞춰 정렬된다. 새의 몸속에 나침반이 생기는 셈이다. 문어의 피부 속 단백질은 주변 색을 감지하고, 물고기의 몸속 단백질은 분자가 얼어붙는 걸 방지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책은 복잡한 공식이나 전문 용어 대신 단백질 이야기를 정교한 춤이나 언어의 문장 구성에 비유하는 등의 방식으로 독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정적인 문체로 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어릴 적 할머니가 부엌에서 마늘을 빻으면 번지는 냄새, 육아하며 집에서 발견한 거미줄 같은 일상 속 이야기를 소재로 단백질 이야기를 전한다. 두 저자는 모두 시인이며, 매기 M 핑크는 삽화가로도 활동한다. 저자가 그린 삽화가 책 곳곳에 등장해 단백질의 다양한 구조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책 후반부는 인류가 마주한 여러 위기를 해결할 열쇠로서 ‘인공 단백질’의 가능성을 조명한다. 인류가 단백질의 언어를 이해하고 설계할 수 있다면 의학을 혁신해 불치병을 치료하고, 지구 온난화와 환경 오염으로 신음하는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최근 국내에선 고미술에 관한 관심이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부쩍 커지는 모양새다. 젊은 세대들이 찻잔이나 그릇, 가구를 비롯한 일상용품을 고미술품으로 마련하는 등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인기를 모으자 ‘호작도(虎鵲圖·까치 호랑이 그림)’가 주목받은 것처럼, 고미술품에서 신선함을 느끼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고미술상가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답십리 고미술상가는 청계천, 황학동 등 서울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골동품 상인들이 도시 개발로 임대료가 오르던 1970년대 모여들며 형성된 대규모 시장. 도자기는 물론이고 밥그릇, 숟가락, 농기구까지 다채로운 골동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1980년대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수입 디자인 제품이나 현대 미술품으로 대중의 관심이 옮겨가며 서서히 활력을 잃어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포토제닉한 오브제와 인테리어를 앞세운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젊은 세대의 발길이 늘고 있다. 벽면부터 진열장까지 모두 검은색으로 통일한 뒤 간접 조명을 넣어 작은 전시실에 온 듯한 분위기를 만든 ‘OF’, 서양 미드센추리 디자인 가구와 조선 시대 고가구를 섞어 전시하는 ‘고복희’, 현대 미술 작품 포스터나 운동화를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 편집숍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 ‘호박포크아트갤러리’ 등 개성 있는 상점들이 잇달아 문을 열어 관심을 끌고 있다. 오래된 가게의 골동품들 사이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물건을 찾아내는 ‘디깅(digging·수집, 탐구)’에서 재미를 느끼는 젊은 세대들도 많아졌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춘 전시들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올봄엔 서울 종로구 아트스페이스 보안1942(보안여관)에서 젊은 수집가들의 골동품을 소개하는 ‘젊은 골동’전이 열렸다. 고복희, 고요, 사로, 오앗, 오자크래프트, 큐레이티드컬럼스, 민예사랑, 이도옥션 등 8팀의 수집품을 소개했는데 이틀 동안 500여 명이 찾았다. 이들은 부산의 복합문화공간 ‘오초량’에서 7월 5일까지 전시를 이어간다. 전시와 연계해 이달 24일엔 ‘골동골동한 나날’의 저자 향운재(박영빈·36)가 ‘남성 한복과 전통 장신구의 멋’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과 독일 사샤 발츠 무용단 등 세계적인 무용단과 작업해 온 벨기에 출신 안무가 다미앵 잘레(50). 그는 안토니 곰리,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등 유명 현대 미술가와의 협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잘레 안무가는 일본 예술가 나와 고헤이(51)와 2016년부터 여러 작품을 함께해 왔다. 이 가운데 ‘플래닛(방랑자)’과 ‘미스트’, ‘프리즘’이 한국을 찾는다. 2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GS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작품의 무대 미술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플래닛’을 중심으로 미리 살펴봤다. 나와 작가는 박제된 동물의 표면을 수정 구슬로 덮은 작품으로 국내 미술품 소장가들에게도 익숙하다. 동물뿐 아니라 의자, 컴퓨터 같은 일상적 사물에도 유리구슬을 입히는데, 여기서 그가 관심을 갖는 건 ‘피부’다. 작가는 “세상 모든 물체가 입자로 구성돼 있고, 이 입자를 모아 형태와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 피부라고 본다. 24∼26일 먼저 무대에 오르는 ‘플래닛’은 2021년 프랑스 파리 샤요 극장에서 초연됐다. 인터내셔널 시어터 암스테르담(ITA), 싱가포르 국제예술축제 등 주요 페스티벌과 극장을 투어 중인 작품으로 국내에선 초연이다. 플래닛 무대에선 나와 작가가 설치 미술에 사용했던 끈적한 액체나 반짝이는 가루가 무용수의 피부가 된다. 춤에 방해가 되는 다양한 물질을 뚫고 움직이는 안무가들은 무대 위에서 일종의 조각품이 되는 셈. 나와 작가는 “언제인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행성의 가혹한 환경으로 설정하고, 그에 저항하며 방황하는 생명의 모습을 그려내고자 했다”고 말했다.‘플래닛’ 무대 바닥엔 빛을 반사하는 검은 알갱이들이 깔려 있다. 태초의 행성이 태어나는 칠흑 같은 어둠을 표현했다. 이 입자들은 무용수들이 움직일 때마다 흩어지며 행성의 지형이 변하는 과정을 표현한다. ‘플래닛’은 잘레 안무가와 나와 작가가 함께 방문한 일본 이시노마키 지역에서 본 풍경에서 출발했다. 이곳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봤던 지역 중 하나. 파도에 밀려와 해안가에 처참하게 내동댕이쳐진 거대한 나무 그루터기와 뿌리를 보며 두 사람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 놓인 연약한 생명은 지구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투쟁, 쾌락, 고통 등 상반되는 여러 감정을 끌어온다. 잘레 안무가는 “플래닛의 핵심은 다양한 재료”라며 “좀처럼 길들여지지 않는 나와의 무대 세트와 무용수들이 관계를 맺는 것이 관건”이라며 “바닥은 모래로 덮여 있어 불안정하고, 지면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다. 그 위에서 움직이려면 완전히 새로운 감각을 발달시켜야 한다” 고 했다. 나와 작가는 “다미앵이 무용수의 안무를 짜듯, 나는 무대 위에서 전개되는 다양한 재료를 안무한다. 말하자면 ‘재료의 춤’”이라고 설명했다. 플래닛 외에도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 1)와 협업해 선보인 댄스 필름 ‘미스트’(2021년)가 28일 상영된다. GS아트센터가 공동 제작한 ‘프리즘’도 28일 초연한다. ‘미스트’는 나와 작가가 안개를 이용해 불, 화산, 폭포 등 자연의 다양한 모습을 구현하고, 잘레 안무가가 그 자연에 직면한 원초적인 인간의 모습을 무용수를 통해 표현했다. ‘프리즘’은 나와 작가의 연작에서 출발해 무용수들의 신체가 보는 각도에 따라 변형되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과 독일 사샤 발츠 무용단 등 세계적인 무용단과 작업해 온 벨기에 출신 안무가 다미앵 잘레(50). 그는 안토니 곰리,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등 유명 현대 미술가와협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잘레 안무가는 일본 예술가 나와 코헤이(51)와 2016년부터 여러 작품을 함께 해왔다. 이 가운데 ‘플래닛(방랑자)’과 ‘미스트’, ‘프리즘’이 한국을 찾는다. 2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GS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작품의 무대 미술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플래닛’을 중심으로 미리 살펴봤다.나와 작가는 박제된 동물의 표면을 수정 구슬로 덮은 작품으로 국내 미술품 소장가들에게도 익숙하다. 동물뿐 아니라 의자, 컴퓨터 같은 일상적 사물에도 유리구슬을 입히는데, 여기서 그가 관심을 갖는 건 ‘피부’다. 작가는 “세상 모든 물체가 입자로 구성돼 있고, 이 입자를 모아 형태와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 피부라고 본다. 24~26일 먼저 무대에 오르는 ‘플래닛’은 2021년 프랑스 파리 샤이요 극장에서 초연됐다. 인터내셔널 시어터 암스테르담(ITA), 싱가포르 국제예술축제 등 주요 페스티벌과 극장을 투어 중인 작품으로 국내에선 초연이다.플래닛 무대에선 나와 작가가 설치 미술에 사용했던 끈적한 액체나 반짝이는 가루가 무용수의 피부가 된다. 춤에 방해가 되는 다양한 물질들을 뚫고 움직이는 안무가들은 무대 위에서 일종의 조각품이 되는 셈. 나와 작가는 “언제인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행성의 가혹한 환경으로 설정하고, 그에 저항하며 방황하는 생명의 모습을 그려내고자 했다”고 말했다.‘플래닛’ 무대 바닥엔 빛을 반사하는 검은 알갱이들이 깔려 있다. 태초의 행성이 태어나는 칠흑 같은 어둠을 표현했다. 이 입자들은 무용수들이 움직일 때마다 흩어지며 행성의 지형이 변하는 과정을 표현한다. ‘플래닛’은 잘레 안무가와 나와 작가가 함께 방문한 일본 이시노마키 지역에서 본 풍경에서 출발했다. 이 곳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봤던 지역 중 하나. 파도에 밀려와 해안가에 처참하게 내동댕이쳐진 거대한 나무 그루터기와 뿌리를 보며 두 사람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거대한 자연의 힘 앞 놓인 연약한 생명은 지구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투쟁, 쾌락, 고통 등 상반되는 여러 감정을 끌어온다.잘레 안무가는 “플래닛의 핵심은 다양한 재료”라며 “좀처럼 길들여지지 않는 나와의 무대 세트와 무용수들이 관계를 맺는 것이 관건”이라며 “바닥은 모래로 덮여 있어 불안정하고, 지면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다. 그 위에서 움직이려면 완전히 새로운 감각을 발달시켜야 한다” 고 했다. 나와 작가는 “다미앵이 무용수의 안무를 짜듯, 나는 무대 위에서 전개되는 다양한 재료를 안무한다. 말하자면 ‘재료의 춤’”이라고 설명했다. 플래닛 외에도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 1)와 협업해 선보인 댄스 필름 ‘미스트’(2021년)가 28일 상영된다. GS아트센터가 공동 제작한 ‘프리즘’도 28일 초연한다. ‘미스트’는 나와 작가가 안개를 이용해 불, 화산, 폭포 등 자연의 다양한 모습을 구현하고, 잘레 안무가가 그 자연에 직면한 원초적인 인간의 모습을 무용수를 통해 표현했다. ‘프리즘’은 나와 작가의 연작에서 출발해 무용수들의 신체가 보는 각도에 따라 변형되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976년 만들어진 ‘극단 76’이 올해 창단 50주년을 기념하는 세 가지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집단 창작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극단은 ‘연극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란 모토를 다시 한 번 관객들에게 작품을 통해 선사한다. 극단 76은 먼저 지난달 29∼31일 낭독 공연 ‘극단 76 50년의 발자취’를 공연했다. 이어 서울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4일부터 개막한 ‘리어의 역’(포스터)은 30년 동안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연기해 온 배우가 치매로 무대를 떠난 뒤 자신의 이름을 딴 극장 아래 공간에 머물며 과거와 현재, 현실과 연극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그린 메타극. 홍원기와 김왕근, 정아미, 오화라 등이 무대에 올라 다음 달 5일까지 선보인다. 다음 달 8일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개막하는 ‘관객모독’은 1978년 극단 76의 기국서 연출이 국내 초연한 것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시간 순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나 인물 중심의 플롯 대신에 배우의 말과 관객의 반응만으로 무대의 긴장을 만들어낸다. 연극의 형식과 본질, 배우와 관객의 관계를 되묻는 실험극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극단 76이 한국 실험 연극의 흐름을 상징하는 대표 극단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초연 연출가였던 기국서가 다시 연출을 맡았으며, 그의 형제이자 예술적 동반자인 배우 기주봉, ‘관객모독’을 비롯해 극단 76의 여러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 정재진 등 극단 76 창단 멤버들이 의기투합한다. 이기현, 선재, 유민정 등 새로운 배우들도 합류했다. 차세대 연출가 양지모가 협력 연출, 주다컬쳐 이규린 대표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976년 만들어진 ‘극단 76’이 올해 창단 50주년을 기념하는 세 가지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집단 창작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극단은 ‘연극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모토를 다시 한번 관객들에게 작품을 통해 선사한다. 극단 76은 먼저 지난달 29~31일 낭독 공연 ‘극단 76 50년의 발자취’를 공연했다. 이어 서울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4일부터 개막한 ‘리어의 역’은 30년 동안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연기해 온 배우가 치매로 무대를 떠난 뒤 자신의 이름을 딴 극장 아래 공간에 머물며 과거와 현재, 현실과 연극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그린 메타극. 홍원기와 김왕근, 정아미, 오화라 등이 무대에 올라 다음 달 5일까지 선보인다.다음 달 8일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개막하는 ‘관객모독’은 1978년 극단 76의 기국서 연출이 국내 초연한 것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시간 순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나 인물 중심의 플롯 대신, 배우의 말과 관객의 반응만으로 무대의 긴장을 만들어낸다. 연극의 형식과 본질, 배우와 관객의 관계를 되묻는 실험극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극단 76이 한국 실험 연극의 흐름을 상징하는 대표 극단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초연 연출가였던 기국서가 다시 연출을 맡았으며, 그의 형제이자 예술적 동반자인 배우 기주봉, ‘관객모독’을 비롯해 극단 76의 여러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 정재진 등 극단 76 창단 멤버들이 의기투합한다. 이기현, 선재, 유민정 등 새로운 배우들도 합류했다. 차세대 연출가 양지모가 협력 연출, 주다컬쳐 이규린 대표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박물관을 찾은 복원 전문가 조셉과 시나리오 작가 끌로이. 실수로 고대의 가면을 깨뜨리는 사고를 내고 만다. 그런데 두 사람이 거짓말을 할 때마다 고대 부족이 나타나 미친 듯이 춤을 추고 노래하며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만든다. “가면을 쓰고 살아가며, 자신이 가면을 썼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유쾌하게 비튼 작품”(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 뮤지컬 ‘더 트라이브’다. 2024년 초연됐던 ‘더 트라이브’가 더욱 강렬한 안무와 음악, 웃음으로 관객을 찾는다.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 단장은 “초연이 잔잔한 드라마와 같았다면, 재연은 중극장에서 열리는 만큼 인물들이 더 격렬하게 갈등하고 퍼포먼스도 확장했다”며 “캐릭터와 연출을 새롭게 다듬었다”고 소개했다. ‘더 트라이브’는 202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공연에서 독회로 처음 선보인 뒤 2022년 창작산실 대본 공모에 선정됐다. 이후 서울시뮤지컬단을 통해 정식으로 무대에 올랐다. 2024년 소극장 S씨어터에서 초연했을 때엔 객석 점유율이 99%를 기록했다. 전동민 작가는 “이 소재를 처음 떠올렸을 때 고대 부족이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음악으로 관객에게 직관적인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뮤지컬을 바랐는데, 이번 버전이 꿈꿨던 무대에 가깝다”고 했다. 채현원 안무가는 “조셉과 끌로이가 고대 부족들과 함께 춤을 추며 점점 거짓말에서 벗어나고, 이 과정에서 느끼는 자유로움과 해방감이 핵심”이라며 “이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최대한 강렬한 퍼포먼스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곡을 연주하는 라이브 밴드도 5인조에서 8인조로 확대했다. 임나래 작곡가는 “아프리카 리듬이나 어쿠스틱이 대부분이었던 초연 때와 달리, 이번에는 이야기가 더 풍부해졌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더 잘하기 위해 전자 음악도 과감하게 사용했다”고 했다. 작품은 ‘거짓말에서 벗어나 진짜 나를 찾는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표상아 연출은 “대본을 보고 ‘춤춰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이라는 시구가 떠올랐다”며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나다움’을 구현하려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9일 개막한 ‘더 트라이브’는 27일까지 공연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박물관을 찾은 복원 전문가 조셉과 시나리오 작가 끌로이. 실수로 고대의 가면을 깨뜨리는 사고를 내고 만다. 그런데 두 사람이 거짓말을 할 때마다 고대 부족이 나타나 미친 듯이 춤을 추고 노래하며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만든다. “가면을 쓰고 살아가며, 자신이 가면을 썼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유쾌하게 비튼 작품”(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 뮤지컬 ‘더 트라이브’다.2024년 초연됐던 ‘더 트라이브’가 더욱 강렬한 안무와 음악, 웃음으로 관객을 찾는다.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 단장은 “초연이 잔잔한 드라마와 같았다면, 재연은 중극장에서 열리는 만큼 인물들이 더 격렬하게 갈등하고 퍼포먼스도 확장했다”며 “캐릭터와 연출을 새롭게 다듬었다”고 소개했다.‘더 트라이브’는 202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공연에서 독회로 처음 선보인 뒤 2022년 창작산실 대본 공모에 선정됐다. 이후 서울시뮤지컬단을 통해 정식으로 무대에 올랐다. 2024년 소극장 S씨어터에서 초연했을 때엔 객석 점유율이 99%를 기록했다. 전동민 작가는 “이 소재를 처음 떠올렸을 때 고대 부족이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음악으로 관객에게 직관적인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뮤지컬을 바랐는데, 이번 버전이 꿈꿨던 무대에 가깝다”고 했다.채현원 안무가는 “조셉과 끌로이가 고대 부족들과 함께 춤을 추며 점점 거짓말에서 벗어나고, 이 과정에서 느끼는 자유로움과 해방감이 핵심”이라며 “이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최대한 강렬한 퍼포먼스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곡을 연주하는 라이브 밴드도 5인조에서 8인조로 확대했다. 임나래 작곡가는 “아프리카 리듬이나 어쿠스틱이 대부분이었던 초연 때와 달리, 이번에는 이야기가 더 풍부해졌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더 잘하기 위해 전자 음악도 과감하게 사용했다”고 했다.작품은 ‘거짓말에서 벗어나 진짜 나를 찾는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표상아 연출은 “대본을 보고 ‘춤춰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이라는 시구가 떠올랐다”며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나다움’을 구현하려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9일 개막한 ‘더 트라이브’는 27일까지 공연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50세 나이에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주인공 스티븐 밀스. 대학 강사로 커리어는 정체됐고, 아내와 아들마저 곁을 떠났다. 삶이 무너지는 상황 속에서 스티븐은 자신의 삶을 망가뜨린 근원적인 수수께끼를 해결하기로 결심한다. 그 수수께끼는 약 40년 전, 그가 열두 살이던 해 불명예스러운 상처를 남긴 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아버지였다. 스티븐은 아버지의 행방을 추적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를 따라 이동하며 아버지의 친구와 동료, 친척들을 차례로 만난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는 50세 스티븐의 상황과 1980년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보낸 불안한 유년 시절을 오간다. 아버지는 총명하고 카리스마 있는 대학교수였지만, 종신 재직권을 받지 못하자 완전히 무너져 가족을 떠난다. 이 공백은 아들 스티븐의 삶 전체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 소설이 흥미로운 건 실종된 아버지의 진실을 찾는 여정이 결국 ‘그 진실을 끝내 완전히 알 수 없다’는 지점에 이르기 때문이다. 스티븐의 현재와 아버지의 과거는 놀랍도록 평행선을 그리며 흘러간다. 독자는 그래서 추리한다는 쾌감보다 기억이 어떻게 한 사람의 정체성을 만들고 왜곡하는지를 따라가게 된다. 때문에 소설은 미스터리의 외피를 쓴 심리극에 가깝다. 작가는 가정의 균열, 남성성, 실패, 관계의 거리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인상이나 기억에서 출발해 이야기를 전개하며, 설명보다 관찰과 정밀한 포착을 중시하는 문체가 특징이다. 겉으로는 단정하고 간결하면서도, 이를 통해 내면의 균열을 날카롭게 드러내는 게 강점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과거의 장면과 그때를 함께했던 사람들의 기억이 조금씩 겹치기에 소설은 드라마보다는 조용한 긴장감과 회고의 정서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1980년대를 휩쓸었던 후천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의 공포와 동성애 혐오 같은 시대적 배경이 아버지의 공백을 더 복합적으로 만든다. 결국 독자는 ‘우리가 부모를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 이 답에 대한 지나친 설명을 하려 하지 않고 절제하는 문체가 작품의 여운이 더 오래 남게 만든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영국 현대미술 거장인 데이비드 호크니(사진)가 별세했다. 향년 89세. 호크니의 홍보 담당자는 11일(현지 시간) “호크니가 영국 런던 자택에서 생일을 한 달 앞두고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1937년 영국 북부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난 호크니는 런던 왕립예술대 졸업 후 30대부터 영국 팝아트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며 세계적 인지도를 얻었다. 1960년대부터는 주로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지내며 작품 활동을 했다. 대표작 ‘더 큰 첨벙(A Bigger Splash)’ 등 수영장 연작에서 보듯 수영장, 야자수, 햇살 등 캘리포니아의 야외 풍경은 그의 작품 세계의 주요 소재가 됐다. 2018년 ‘예술가의 초상, 두 사람이 있는 수영장’은 9030만 달러(약 1373억 원)에 낙찰됐는데 이는 당시 생존 작가 회화 작품 중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2000년 영국의 고향 근처로 돌아온 후로는 영국과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자택을 오가며 앤디 워홀, 로버트 라우션버그를 포함한 수많은 예술가와 교류했다.그가 남긴 그림과 사진, 스케치는 약 2000점에 달한다. 회화뿐 아니라 팩스나 컬러복사기를 활용해 그림을 그리기도 했으며,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도 공개해 시선을 끌었다. 2018년에는 아이패드로 디자인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헌정했다.호크니는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지만, 생전 그는 스스로를 그저 ‘지치지 않고 일하는 노동자’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풍경화를 특히 사랑했던 호크니는 “물웅덩이에 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그것을 그림으로 남기는 것은 참 흥미로운 일”이라고 했다.마지막 대규모 회고전은 2025년 프랑스 파리 루이뷔통재단 미술관에서 열린 것이었다. 여전히 왕성한 작업 욕구를 자랑했던 그는 “세상을 아름답고, 짜릿하며, 신비로운 곳으로 바라본다면 당신은 언제나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느낄 것이다”라고 말했다.한국에서는 2019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아시아 최초 대규모 개인전 ‘데이비드 호크니’를 개최했다. 당시 전시는 8개월간 37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모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영국 현대미술 거장인 데이비드 호크니가 별세했다. 향년 89세.호크니의 홍보 담당자는 11일(현지 시간) “호크니가 영국 런던 자택에서 생일을 한 달 앞두고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1937년 영국 북부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난 호크니는 런던 왕립예술대 졸업 후 30대부터 영국 팝아트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며 세계적 인지도를 얻었다. 1960년대부터는 주로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지내며 작품 활동을 했다. 대표작 ‘더 큰 첨벙’(A Bigger Splash) 등 수영장 연작에서 보듯 수영장, 야자수, 햇살 등 캘리포니아의 야외 풍경은 그의 작품 세계의 주요 소재가 됐다. 2018년 그린 ‘예술가의 초상, 두 사람이 있는 수영장’은 9030만 달러(약 1373억 원)에 낙찰됐는데 이는 당시 생존 작가 회화 작품 중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2000년 영국의 고향 근처로 돌아온 후로는 영국과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자택을 오가며 앤디 워홀, 로버트 라우센버그를 포함한 수많은 예술가와 교류했다.그가 남긴 그림과 사진, 스케치는 약 2000점에 달한다. 회화뿐 아니라 팩스기나 컬러 복사기를 활용해 그림을 그리기도 했으며,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도 공개해 시선을 끌었다. 2018년에는 아이패드로 디자인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헌정했다. 그림 뿐 아니라 판화, 무대 디자인, 사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약했다. 호크니는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지만, 생전 그는 스스로를 그저 ‘지치지 않고 일하는 노동자’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풍경화를 특히 사랑했던 호크니는 “물웅덩이에 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그것을 그림으로 남기는 것은 참 흥미로운 일”이라고 했다. BBC는 그런 그가 “최근까지도 예술 작업을 이어가며 호기심과 탐구 정신을 잃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마지막 대규모 회고전은 2025년 프랑스 파리 루이뷔통 재단 미술관에서 열린 것이었다. 여전히 왕성한 작업 욕구를 자랑했던 그는 “세상을 아름답고, 짜릿하며, 신비로운 곳으로 바라본다면 당신은 언제나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느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2019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아시아 최초 대규모 개인전 ‘데이비드 호크니’를 개최했다. 당시 전시는 8개월간 37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모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뜨거운 여름이 온다. 1년 중 해가 가장 긴 날인 ‘하지’가 오면 스웨덴에선 크리스마스만큼 큰 명절인 ‘미드솜마르(Midsommar·한여름)’ 축제가 열린다. 이때쯤 북유럽은 해가 지지 않는 ‘한밤의 태양(백야)’ 현상이 일어나고, 사람들은 한데 모여 여름의 태양 빛과 활기를 만끽한다. 이러한 미드솜마르 축제에서 영감을 얻은 무용 작품이 한국 무대에 처음으로 오른다. ‘비주얼 쇼크’를 선사하는 안무가로 유명한 알렉산더 에크만의 ‘한여름 밤의 꿈’이다. 11∼14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한여름 밤의 꿈’은 에크만이 안무를 맡고 도르트문트 발레단이 공연한다. 에크만 안무가는 지난해에도 작품 ‘해머’를 국내에 선보이며 강렬한 에너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작이 ‘과도한 자아를 망치로 두드린다’는 개념적 주제를 갖고 있다면, 이번 공연은 여름 축제와 로맨틱한 꿈 등 서사를 따라가는 구성이란 점이 다르다. ‘축제’를 표현한 1막에선 건초 더미가 뒤덮인 무대가 등장한다. 미드솜마르 축제를 상징하는 ‘메이폴’(꽃기둥)을 세우고, 화관을 쓴 사람들이 먹고 마시며 춤추는 장면을 그린다. ‘꿈’을 표현한 2막은 스웨덴의 오래된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집 근처 7개 들판에서 꽃을 하나씩 따서 베개 밑에 놓고 자면, 미래의 연인을 꿈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스웨덴 출신 작곡가 미카엘 칼손이 맡은 음악은 스웨덴 전통 민요부터 전자음 등 다채로운 사운드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소규모 오케스트라 음악이 라이브로 연주되고, 몽환적인 목소리의 보컬이 더해진다. 에크만 안무가는 “꿈은 뭐든 이뤄질 수 있기에,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최고의 공간”이라며 “머리가 없는 사람, 공중에 떠오르는 테이블 등 상상력을 마구 펼쳐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임팩트 있는 이미지를 연출하겠다”고 말했다. 역시 스웨덴 출신인 에크만 안무가는 어린 시절 해마다 미드솜마르 축제를 보며 즐기고 자랐다고 한다. 그는 “1년에 한 번씩 메이폴 주변에서 춤을 춘다는 게 참 신기했다”며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스웨덴에 온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다른 세계를 들여다보는 경험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화가 천경자(1924∼2015)의 1964년 작품 ‘시장’(사진)이 처음으로 경매에 나온다. 서울옥션은 11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23일 개최하는 제193회 미술품 경매에 ‘시장’이 출품된다”고 밝혔다. ‘시장’은 천 작가가 1969년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 완성한 작품으로, 1960년대 전반 작가의 화풍을 보여준다. 1964년 작가의 서울 종로구 옥인동 화실 사진에 작품이 등장해 제작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경매엔 ‘시장’ 외에도 근현대 미술과 고미술 작품 등 총 127점이 출품된다. 백남준의 작품 ‘세종대왕’과 김구림 작가의 초기 작품 ‘월.산.학’도 경매에 나온다. 근현대 미술품 중에는 변시지 화백의 ‘자유·평화·애’와 ‘고한’, 황염수의 ‘산’, 이우환의 ‘무제’가 나온다. 대우그룹 전문 경영인이었던 김용원 회장의 소장품이다. 극동그룹 창업가인 고 김용산 회장의 조선시대 도자 작품 7점도 출품된다. 경매에 나온 미술품은 12일부터 23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관람할 수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