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례후보들, 與비례연합 공천 앞번호 배치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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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보잡 후보들 앞번호 이해 못해”… 11번이후 후순위 공천방침에 반기
이해찬 “원칙 무너뜨리면 안돼”… 열린민주 공천엔 “각자의 길 가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시스
“과거 행적을 알 수 없는 ‘듣보잡’ 후보들에게 왜 표를 줘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파견되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자들이 비례대표 순번의 앞 번호 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소수정당 후보들은 1∼4번, 시민사회 후보들은 5∼10번, 민주당 후보자들은 11번부터 후순위에 배치하기로 한 더불어시민당의 공천 방침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들은 22일 당 지도부에 전달한 의견서에서 이렇게 주장하며 “많은 당원이 그럴 바에야 열린민주당에 투표를 하겠다고 한다. 검증된 민주당 후보를 전면 배치함으로써 더불어시민당이 유일한 여당 비례정당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했다. 최근 친문·친조국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운 열린민주당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고 있다. 지지층이 겹치는 더불어시민당이 얻을 수 있는 의석수가 당초 구상했던 17석에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민주당 영입 인사들 대다수는 당선권 밖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은 열린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열린민주당은 현재의 공천 절차를 중단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그는 “우리 당 공천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거나 불출마 선언을 한 분들이 열린민주당 예비후보 명단에 들어 있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우리 당 공천 과정에 대한 도전”이라고 했다. 그는 또 “(선거 후)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은 없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도 “더불어시민당이 제대로 지지율을 얻지 못해 14번까지만 당선되면 우리 당 출신 후보는 7명이 아닌 4명으로 줄어든다”고 우려했다.

당 내부에선 “상황이 변한 만큼 재협상을 통해 군소정당들의 양보를 받아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더불어시민당 등과의 협약을 깰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11번부터 하기로 했으면 그 원칙을 우리가 무너뜨리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열린민주당에 대해서도 “각자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더불어시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정당 추천 후보자 33명과 시민사회 공모 후보자 78명 등 111명을 놓고 후보자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강성휘 기자
#더불어민주당#비례후보#더불어시민당#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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