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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에 적금을?… 핀테크 넘어 테크핀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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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에 적금을?… 핀테크 넘어 테크핀 시대

남건우 기자 입력 2019-07-03 03:00수정 2019-07-03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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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IT기업들이 주도하는 금융서비스
“최대 연 5% 혜택 적금 받으세요!”

얼핏 보면 금융회사의 상품 홍보문 같지만 사실 통신사 광고에 나오는 문구다. SK텔레콤이 올해 5월 핀테크 업체 ‘핀크’, DGB대구은행과 손잡고 내놓은 ‘T high5 적금’은 최대 5%의 혜택을 제공한다. 오랜만에 등장한 고금리 적금에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나온 지 4주 만에 4만 명이 가입했다. 특히 젊은층이 크게 호응해 20, 30대가 전체 고객의 65%를 차지했다. 이 상품은 SK텔레콤 고객이 핀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SK텔레콤 고객에겐 우대금리가 적용되고, 5만 원 이상의 휴대전화 요금제를 사용하면 캐시백도 받는다. 한명진 SK텔레콤 MNO사업지원그룹장은 “SK텔레콤이 가진 정보기술(IT)과 데이터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통신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고객의 디지털 금융생활을 돕는 방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내외에서 ‘테크핀’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테크핀은 IT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내놓는 금융서비스를 뜻한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2016년 처음 제시한 용어로, 금융사가 주도하는 IT 기반 금융서비스인 ‘핀테크’의 반대 개념이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기준 중국 모바일페이 결제시장에서 53.8%의 시장점유율을 보일 정도로 테크핀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테크핀이 주목받는 건 금융사의 IT 도입보다 IT 기업의 금융업 진출 속도가 더 빠르고, 파급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IT 기업은 금융사에 비해 고객 범위가 넓고, 갖고 있는 데이터도 많다. 게다가 자체 기술도 있어 서비스 개발비용이 금융사에 비해 적게 든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말장난 같지만 핀테크가 아닌 테크핀의 시대”라며 “구글페이, 애플페이, 삼성페이만 보더라도 IT와 금융의 융합을 주도하고 있는 건 기술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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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핀의 부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다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경험하게 됐다. 국내 IT 기업들은 테크핀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라인의 경우 지난달 일본에서 개인 신용평가 서비스인 ‘라인 스코어’를 내놨다. 라인은 일본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의 신용평가모델을 바탕으로 자체 결제 및 송금서비스인 라인페이 사용 명세 등을 분석해 이용자의 신용을 평가한다. 그러면 라인 사용자는 부여받은 신용점수를 토대로 개인 무담보 대출 서비스 ‘라인 포켓머니’를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도 올해 5월 다른 금융회사에 있는 자기 계좌를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 통합조회’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내 금융업계는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테크핀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IT 기업들은 자체 기술을 이용해 가볍게 시장을 잠식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금융사에는 테크핀이 가장 큰 위협”이라며 “기존 금융사들은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IT 기업의 도전에 대응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했다.

테크핀도 장애물은 있다. 기존 금융사의 서비스를 고집하는 소비자들의 습관을 깨야 하는 과제가 있다. 한중섭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은 “신용카드 사용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굳이 모바일페이를 사용할 이유가 적다는 점은 IT 기업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 테크핀(TechFin)

기술을 뜻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와 금융을 의미하는 ‘파이낸스(Finance)’를 합친 말. 금융과 기술의 합성어인 ‘핀테크’의 앞뒤를 바꾼 것이다. 금융사가 주도하는 정보기술(IT) 기반 금융서비스가 핀테크라면, 테크핀은 IT 기업이 주도하는 금융서비스를 뜻한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2016년 처음 사용했다.

남건우 기자 woo@donga.com
#핀테크#테크핀#통신사 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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