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발생과정 밝히는 ‘폐세포 지도’ 나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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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네덜란드 공동연구진 첫 공개

천식이 일어나는 과정이 세포 단위에서 밝혀져 신약 개발의 가능성이 커졌다. 콧속과 기관지, 폐에 이르는 호흡기 전체 세포들을 영역별로 분석한 이른바 ‘인간 폐세포 지도’가 처음으로 완성된 덕분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웰컴생어연구소와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의료센터, 독일 뮌헨 폐질환연구센터 연구진은 건강한 사람 17명과 천식 환자 6명의 호흡기 세포들을 개별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17일(현지 시간)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과 천식 환자의 비강에서 기관지, 폐의 호흡기 세포 3만6931개를 개별적으로 분석한 뒤 영역별로 분포된 세포의 종류를 지도처럼 표시했다. 그 뒤 건강한 사람과 천식 환자의 폐지도를 비교해 천식이 어떻게 발생해 진행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건강한 사람은 비강에 점액을 만드는 ‘술잔세포’와 ‘2형 섬모세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기관지에는 기관지벽을 이루는 ‘곤봉체 세포’가 많았고 다른 부위에 비해 세포 종류가 다양했다. 폐의 조직인 폐포는 대부분 기체 교환을 하는 호흡세포로 이뤄져 있었다. 비강과 기관지 윗부분은 항원을 T세포에게 보여주는 수지상세포가 많지만 폐 깊숙한 곳일수록 직접 병원균을 공격하는 대식세포와 호중구가 많았다.

반면 천식 환자의 폐는 건강한 폐에 비해 염증이 잘 일어나 점액을 과다 분비하는 환경으로 변했다. 기관지에도 점액을 만드는 술잔세포가 많았고,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특정 면역세포(Th2세포)가 지나치게 많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박동원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이전에도 Th2세포가 천식 환자에게 많이 생성되고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어떻게 천식을 발생시키고 악화시키는지 구체적인 과정은 알 수 없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Th2세포가 천식을 발생시키는 과정을 제어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신약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정아 동아사이언스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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