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 ‘노사정 합의안’ 통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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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委서 노동개혁안 진통끝 수용
노사정委 15일 대타협 선포하기로… 당정은 16일 ‘5大 법안’ 국회 제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노사정(勞使政) 4자 대표가 합의한 노동시장 개혁안을 수용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15일 본위원회를 열고 노사정 대타협을 선언한다.

한국노총은 14일 서울 영등포구 노총회관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집행위원 투표를 통해 찬성 30표, 반대 10표(기권 8표·4명 불참)로 노동시장 개혁안을 수용했다. 중집은 한국노총의 산별노조 위원장, 지역본부 의장 등 52명이 참석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다.

이에 따라 노사정위는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대환 노사정위원장과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본위원회를 열고 노사정 대타협을 선포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 시작된 한국노총 중집은 금속노련, 공공연맹 등 강경파의 반발로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이들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의 기준을 명확히 하기로 한 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지도부 사퇴를 요구했다. 김동만 위원장은 “정부가 일방 시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문서로 합의했다”며 “핵심 쟁점은 제도개선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한 만큼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호소했다.

갈등은 오후 3시 20분경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이 단상으로 뛰어나오며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하다 저지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며 최고조에 달했다. 옆에 있던 금속노련 간부가 분신을 막기 위해 소화기를 뿌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소화기 분말로 가득해진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지도부는 정회를 선포한 뒤 오후 4시 반 회의를 재개했고, 오후 6시 40분경 투표를 통해 합의안을 의결했다.

노사정 대타협이 극적으로 이뤄지면서 노동시장 개혁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정부 여당은 16일 노동 개혁 5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올해 안에 통과시킬 방침이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빠졌기 때문에 진정한 대타협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와 경영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기권 장관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청년의 절실함을 노사정 모두가 공감한 것이 큰 의미”라고 밝혔고, 경총 관계자도 “첫발을 내디딘 만큼 노동시장 유연성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노사정이 양보와 타협을 통해 나라를 살리는 앞길을 연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유성열 ryu@donga.com·강홍구·이샘물 기자
#한노총#노사정합의안#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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