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특허괴물’ 맞설 지식재산관리社 만든다

  • 입력 2009년 7월 30일 03시 00분


■ 국가경쟁력강화위 추진

특허를 닥치는 대로 사들여 국내 기업들을 압박하는 외국계 ‘특허괴물’에 맞서기 위한 국내 ‘특허 괴물’이 탄생한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이하 국경위)는 민관 공동으로 2011년부터 5년간 최대 5000억 원 규모의 지식재산관리회사를 국내에 처음 설립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국경위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5회 국가경쟁력강화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식재산 강국 실현 전략’을 보고했다. 지식재산관리회사는 아이디어, 특허권 등을 매입해 부가가치를 높인 뒤에 기업들에 빌려주는 회사로 해외에서는 220여 개가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계 지적재산관리회사인 인텔렉추얼벤처스(IV) 등이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면서 경제계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새로 출범하는 지식재산관리회사는 이들의 공세로부터 국내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장기적으로는 해외에서도 아이디어나 특허권을 사들이게 된다.

정부는 지식재산관리회사 설립에 앞서 올해부터 200억 원 규모의 특허펀드인 ‘창의자본’을 조성한다. 기업 주도로 설립하고 운영하되 초기에 정부가 50억 원을 지원해 정착을 돕는다. 우수한 지식재산을 보유한 대학이나 공공연구소 등이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할 때는 2013년까지 200억 원을 지원하고 설립요건도 완화한다.

한국 인재의 소중한 아이디어와 특허가 부가가치 높은 사업으로 열매를 맺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예산 중 사업으로 연결되는 것의 비중을 지난해 0.7%에서 2013년 3%로 확대한다는 수치목표를 설정했다. 지식재산을 대형 사업과 연계하는 예산은 올해 110억 원가량 신설하고 이를 2011년에는 1900억 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특허 강국의 기본 틀을 다지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지식재산 정책 총괄조정 기구인 ‘국가 지식재산위원회’를 만들고 관련 법 제정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국무총리실에 지식재산 전담기획단을 설치하고, 유관부처 및 기관들이 참여하는 지식재산정책협의회를 운영한다.

지식재산 분쟁 관련 민간기업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소송관할제도도 특허법원 중심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특허괴물(Patent Troll)

많은 양의 특허를 사들여 모아 놓고 다른 기업들의 특허 침해를 문제 삼아 거액의 소송을 낸 뒤 합의금을 받는 등의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일종의 특허 소송 전문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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