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열차 시험운행]한번 가기까지 5454억 들어

  • 입력 2007년 5월 1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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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함께한 여행북한 금강산역에서 17일 동해선 시험운행 열차에 탑승한 남북한 탑승객들이 차내에서 다과를 즐기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
남북이 함께한 여행북한 금강산역에서 17일 동해선 시험운행 열차에 탑승한 남북한 탑승객들이 차내에서 다과를 즐기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
경의-동해선 56년 만에 군사분계선 넘어 17일 경의선과 동해선에서 6·25전쟁으로 철길이 끊어진 지 반세기 만에 시험운행 열차가 각각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과 북을 이었다. 남측 경의선 열차(왼쪽)가 문산역을 출발해 목적지인 개성으로 가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금강산역을 출발해 남측 제진역에 도착한 북측 동해선 열차. 문산=사진공동취재단 · 고성=변영욱 기자
경의-동해선 56년 만에 군사분계선 넘어 17일 경의선과 동해선에서 6·25전쟁으로 철길이 끊어진 지 반세기 만에 시험운행 열차가 각각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과 북을 이었다. 남측 경의선 열차(왼쪽)가 문산역을 출발해 목적지인 개성으로 가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금강산역을 출발해 남측 제진역에 도착한 북측 동해선 열차. 문산=사진공동취재단 · 고성=변영욱 기자
■ 시험운행 비용과 의미

17일 이뤄진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의 시험운행은 반세기 동안 끊어진 남북한의 허리를 잇는 시발점이라는 의미를 띤다.

남북한의 열차가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이번 시험운행은 일단 군사적 긴장 완화 및 신뢰 구축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남북 간 육상 물류의 통로가 트였다는 의미도 적지 않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사업과 함께 3대 경협사업의 하나였던 철도 도로 연결사업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해 남북경협이 확대 국면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이번 열차 시험운행이 남북 교류협력의 미래를 타진하는 상징적 행사에 그쳤다는 평가가 많다.

남북은 이번 시험운행에 관한 군사보장합의서에서 군사분계선을 ‘17일 9시부터 17시까지 임시로 개방한다’고만 했다. 따라서 시험운행을 일과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정식 개통이나 정기 운행으로 이어가려면 남북 군 당국 사이의 항구적인 군사보장 조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남북이 2000년 제1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경의선 철도 연결에 합의한 뒤 북측 군부의 반대로 이를 이행하지 못하다가 7년 만에 시험운행을 실시하게 된 점을 고려할 때 항구적인 군사보장 조치의 이행 전망은 매우 불투명하다는 게 중론이다.

정식 개통이 돼도 남측이 구상하는 서울∼평양 정기열차 운행을 위해선 북한 철도의 현대화 작업이 필수적이다. 북한의 열차는 노후한 철로 사정으로 평균 시속이 25∼40km에 그치고 있기 때문. 북한 철도의 현대화 작업엔 최소 3조 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열차 시험운행이 성사되기까지 투입된 남측의 공사 비용은 5454억 원에 이른다.

이와는 별도로 이날 시험운행 행사 비용으로 15억 원이 들었다. 남측은 또 시험운행 성사와 연계해 북측에 경공업 원자재 비용으로 8000만 달러(약 742억 원)를 제공하기로 했다.

따라서 공사 비용을 제외하고 시험운행과 관련해 투입됐거나 앞으로 북측에 제공해야 할 돈은 모두 757억 원이다. 이날 남측에선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에 100여 명씩 200명이 탑승했기 때문에 결국 남측 승객 1인당 3억8000여만 원의 시험운행 비용이 들어간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열차 운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파주=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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