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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속도 50km이후… 사고 23%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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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속도 50km이후… 사고 23% 줄었다

서형석 기자 입력 2019-07-03 03:00수정 2019-07-03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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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운전 1000명을 살린다]<10> 종로구간 60km→50km 시행 1년 “버스중앙차로와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놓고 거기다 통행차량 속도까지 줄인다고 했을 때 차가 더 막히지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운전하기에는 더 나아진 것 같아요.”

지난달 17일 오전 1시. 서울역에서 기자를 태우고 세종대로사거리를 지나 흥인지문(동대문) 방향으로 달리던 택시 운전사(57)가 신호대기 중 한산한 종로 거리를 보면서 말했다. 이 운전사는 서울시가 지난해 6월 27일 종로 세종대로사거리∼흥인지문사거리 2.9km 구간의 제한 최고속도를 기존의 시속 60km에서 50km로 낮췄을 때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2017년 12월 이 구간에 중앙버스전용차로(BRT)가 개통되면서 택시가 다닐 수 있는 차로가 편도 3개 차선에서 2개 차선으로 줄었다. 지난해 4월엔 자전거도로까지 생기면서 차로 폭도 좁아졌다. 그런데 이제는 차량 속도까지 낮추겠다고 하니 낮 시간대에만 빚어졌던 정체가 밤까지 이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기우였다. 서울시가 택시 7만여 대의 속도 정보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5분마다 측정한 결과 올해 5월 한 달간 세종대로사거리∼흥인지문사거리 2.9km 구간의 양방향 차량 평균속도는 시속 22.7km였다. 제한 최고속도가 시속 50km로 낮아지기 전인 지난해 5월 한 달간의 시속 21km보다 더 빨라졌다. 제한 최고속도가 낮아졌지만 우려했던 정체 악화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통행 차량들의 평균 주행 속도가 더 빨라진 것이다.



종로에서의 제한 최고속도 하향 조정은 2021년 4월 전국 단위로 시행 예정인 일반도로 속도하향 정책 ‘안전속도 5030’의 성공 가능성을 미리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안전속도 5030’은 현재 대부분 시속 60km로 돼 있는 주요 간선도로의 제한 최고속도를 50km로 낮추고 간선도로에서 뻗어나가는 이면도로의 제한 최고속도는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과 같은 시속 30km까지 떨어뜨리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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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는 달리던 차량이 멈춰서는 일이 잦다. 교차로와 신호등이 많기 때문이다. 종로 일대의 경우 교차로 간 거리가 짧은 곳은 200m도 채 안 된다. 이 때문에 시속 60km로 달리나 50km로 달리나 실제 주행 거리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BRT가 없고 속도하향도 이뤄지기 전이던 2017년 5월과 올해 5월의 종로 속도하향 구간 차량 평균속도에 맞춰 신호에 한 번도 걸리지 않고 흥인지문 방향으로 달렸을 때 걸린 시간은 각각 5분30초와 6분20초로 50초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서울 간선도로 3곳(개화동로 마들로 천호대로)에서 예측한 속도하향 이후 결과도 비슷했다.

교통사고는 눈에 띄게 줄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7∼12월 종로 속도하향 구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59건에 그쳤다. 2017년 같은 기간의 78건에 비해 23.4% 줄었다. 부상자 수도 111명에서 88명으로 감소했다. 연간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의 40%는 차량에 치인 보행자다. 속도하향 이후 부상자 수가 감소한 것은 이 같은 보행자 교통사고가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교차로 간격이 짧은 곳에서 무리하게 가속을 하다 신호가 바뀌는 상황에서 보행자를 치는 사고가 줄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실험에서 시속 60km 차량에 치인 보행자가 중상을 입을 가능성은 92.6%였지만, 시속 50km 주행 차량의 경우 72.7%로 떨어졌다.

과속 적발 차량이 증가한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속도하향 구간에 있는 6개 무인 과속단속카메라에 적발된 차량은 2017년 9월 176건이었지만 속도하향 이후인 지난해 10월엔 1920건으로 집계됐다. 10배 이상 많아진 것이다. 이후 차츰 줄어들고 있지만 올해 4월과 5월에도 각각 599건과 498건으로 속도하향 이전과 비교하면 3배가량 많은 수치다. 이 구간의 제한 최고속도가 낮춰진 것에 적응하지 못한 운전자가 많다는 얘기다.

종로 흥인지문사거리∼신설동역오거리 1.3km 구간의 제한 최고속도는 여전히 시속 60km다. 속도하향 정책이 효과를 내려면 연결된 도로 전체에서 속도하향이 이뤄져야 한다. 세종대로사거리 서쪽에서 종로와 연결되는 새문안로는 올해 3월 서울시의 ‘4대문 안 속도하향 정책’에 따라 시속 50km로 조정됐다.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 교통안전·방재연구센터장은 “속도하향 정책 시행 초기에는 운전자들이 다소 불편해했지만 종로의 속도하향을 통해 제한 최고속도를 줄여도 실제 통행시간에는 큰 차이가 없고 교통사고 감소 효과는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5030 협의회’는 일반도로 속도하향 정책 ‘안전속도 5030’이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2021년 4월까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주행 속도를 낮추는 도로를 단계적으로 늘려가기로 했다.


○공동기획 :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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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제한속도 50km#종로구간#속도하향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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