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재판’…억류 美여기자 2명 참관인도 없이 판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6월 6일 02시 56분



미국 국무부는 4일 미국 국적 여기자 2명에 대한 북한 중앙재판소의 재판이 참관인들을 배제한 가운데 열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에서 미국의 영사업무를 대행하는 스웨덴 관계자를 포함해 어떤 참관인도 재판에 참석할 수 없다는 통보를 북한 측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커런트TV 소속 한국계 유나 리 및 중국계 로라 링 기자에 내려진 판결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언제 판결 내용을 공표할지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 여기자는 3월 17일 북-중 국경에서 탈북자 관련 취재를 벌이던 중 북한군에 체포됐고 ‘불법 입국’과 ‘적대행위’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미 정계에는 북한이 여기자들에게 중형을 선고한 뒤 추방 형식으로 신병을 처리하지 않겠는가 하는 관측이 많다.
여기자들이 소속된 커런트TV의 설립자인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특사로 북한에 파견될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해 AFP통신은 “미국 정부가 고어 전 부통령을 파견할 수도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언 켈리 미 국무부 대변인이 4일 정례 브리핑에서 고어 전 부통령을 파견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말해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어 전 부통령이 특사로 부각되는 것은 빌 클린턴 정부 시절 8년 동안이나 부통령을 지낸 거물급 정치인이지만 지금은 민간인 신분이어서 방북이 비교적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고어 전 부통령이 방북할 경우 여기자 문제 외에도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악화된 북-미 관계 및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미국의 의중을 전달하지 않겠는가 하는 분석도 나온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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