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과’ 물밑협상 對北 압박용?

동아일보 입력 2010-09-18 03:00수정 2010-09-1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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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국자 “北 전시비축미 100만t 이상” 확인‘北 변화없이 대량지원 없다’ 여권내 공감대 확산된 듯 정부와 여당 내에서 북한이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하지 않으면 대규모 대북 쌀 지원을 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대북 쌀 지원을 정치적 거래의 수단으로 사용해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 등을 이끌어내야 할 때라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17일 “북한이 전쟁이 났을 때 군인과 일부 민간인이 먹을 식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전시 비축미’가 100만 t 이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전날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의원총회 발언을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이 쌀을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에 분산 보관하고 있으며 100만 t을 넘어선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라고 전했다.

100만 t은 1인당 하루 쌀 소비량 500g을 기준으로 할 때 북한 인구 2300만 명이 3개월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또 북한의 정규군 119만 명에게 4년 7개월 동안 배급할 수 있다.

일부 주민이 굶어죽는 가운데 북한이 100만 t의 쌀을 창고에 쌓아두고 남측에 쌀 지원을 요청한다는 사실을 여권 지도부가 밝히고 나선 배경에는 북한의 태도 변화 없이는 대북 쌀 지원은 어렵다는 공감대가 여권 내에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지난달 22일 정부에 대북 쌀 지원 재개를 요청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생각과는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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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처럼 50만 t 규모의 쌀을 북한에 지원해야 한다’는 민주당 측 주장에 대해 “대규모 식량지원은 인도주의 차원과 별개”라며 “천안함 사태, 남북관계 등 모든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태효 대통령대외전략비서관도 15일 열린 국방개혁 세미나에서 “대규모 대북 인도적 지원은 천안함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국자들의 발언을 뒤집어보면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사과를 하면 대규모 식량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혀 남북이 물밑에서 천안함 사태 해결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쌀을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북한의 정치적 양보를 이끌어내는 거래의 대가로도 사용할 수 있다”며 “북한의 천안함 사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인도적 지원용이 아닌 정치적 거래의 대가로 쌀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동영상=대북 긴급 첫 수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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