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교도소 10개 신설 공약 등
범죄 강력대응-트럼프와 협력 주장
변호사 출신… “마약 소탕”도 내세워
내달 페루서도 우파 대통령 가능성
21일 치러진 콜롬비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강경 보수 정당 ‘조국의 수호자들’ 소속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후보(48·사진)가 승리했다. 변호사 출신의 정치 신인인 그는 아마존 정글에 대형 교도소 10개 신설 등 초강력 범죄 대응책을 외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력 확대를 주장해 ‘콜롬비아의 트럼프’로 불린다.
2023년 12월 ‘아르헨티나의 트럼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집권을 필두로 최근 중남미에선 우파 정권의 연쇄 집권을 뜻하는 ‘블루 타이드(blue tide)’ 흐름이 거세다. 지난해 대선을 치른 온두라스 칠레 볼리비아 에콰도르, 올해 2월 코스타리카 대선에서 모두 우파 후보가 승리했다. 지난달 7일 실시돼 다음 달 중 승자가 가려질 페루 대선 결선투표에서도 역시 강경 보수 성향인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 ‘범죄와의 전쟁’ 외친 변호사
콜롬비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9.99% 기준 에스프리에야는 49.66%를 득표해 여당 ‘역사적 동맹’의 이반 세페다 카스트로 후보(48.70%)에게 신승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콜롬비아 역사상 가장 적은 약 25만 표에 불과하다. 세페다 후보 측은 “최종 공식 검표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에스프리에야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부르고 있다.
에스프리에야는 X 등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 성명에서 “우리는 낡은 얼굴들, 기득권 세력을 물리쳤다”고 자축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에 그의 승리 기사를 공유하며 “큰 승리를 거뒀다”고 축하했다.
1978년 수도 보고타에서 태어난 에스프리에야는 형사 전문 변호사로 활약했다. 이탈리아산 맞춤 정장을 입고 롤스로이스 등 고급 외제차, 전용기를 이용하는 화려한 생활을 과시했다. 지난해 7월 “좌파 정권을 끝내겠다”며 대선 출사표를 냈다. 자신을 ‘호랑이(El Tigre)’라 칭하며 ‘범죄 척결’을 공약해 돌풍을 일으켰다.
콜롬비아는 60년 넘게 마약 밀매 조직, 좌파 게릴라 조직, 우파 군벌 등이 난립해 극심한 치안 위기를 겪고 있다. 특히 2022년 8월 집권한 좌파 구스타보 페트로 정권은 이들 무장 조직과의 협상을 통한 평화 정책을 주창했지만 범죄 조직의 세력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에스프리에야는 마약 밀매 조직에 대한 공습을 검토하고 필요하면 계엄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감세, 원유 탐사 확대 등 우파 성향 경제정책도 내세웠다.
● ‘블루 타이드’ 파죽지세
중남미에서는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1999∼2013년 집권)의 등장 후 좌파 정권의 연쇄 집권, 즉 ‘핑크 타이드(pink tide)’가 맹위를 떨쳤다. 다만 좌파 정부의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에 따른 재정 붕괴, 치안 악화 등이 겹친 가운데 지난해 1월 재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이 중남미 각국의 우파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하자 블루 타이드 물결이 거세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차이나 머니’를 앞세워 중남미 각국에 ‘원조 외교’를 펼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중남미 주요국의 우파 정권 등장을 배후에서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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