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정책금융도 고신용 쏠림… 14조 중 60%가 1,2등급

  • 동아일보

8~10등급엔 0.037% 공급 그쳐
서민금융 ‘근로자 햇살론’ 지급도
950점 이상 4년새 3배 넘게 늘어
정부, 취약층 소외개선 TF 준비중

금융권의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부족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의 재원으로 열악한 소상공인에게 대출을 지원하는 신용보증 지원 사업마저 고신용 쏠림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고물가 속에서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신용보증 사업이 경기 침체에 취약한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의 ‘2025년 소기업·소상공인 신용보증 지원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7개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신규 보증 공급액 14조6708억 원 중 신용등급 1, 2등급인 이용자에게 공급한 금액은 8조7096억 원(59.4%)이었다. 고신용 공급 비중이 59.5%에 달했던 2020년 이후 5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신용등급 1, 2등급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점수 890∼1000점에 해당한다. 저신용자로 분류되는 8∼10등급 차주에게는 54억 원(0.037%)만 돌아갔다.

고신용 공급 비중은 팬데믹 기간인 2021년(54.9%), 2022년(45.5%)을 지나며 50%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2023년 53.8%로 반등한 뒤 2024년 58.0%까지 올랐다.

신용점수를 기준으로도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900점이 넘는 차주에게 공급한 금액은 7조6517억 원(52.2%)이었다. 비중은 2022년(37.2%) 집계 이래 가장 컸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는 제1금융권을 이용했을 때의 금리와 신용보증재단을 거친 뒤 낮아진 금리의 차이를 토대로 지난해 소기업·소상공인이 아낀 금융 비용이 2235억1000만 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절반가량에 달하는 1048억 원(46.9%)이 고신용 차주에게 돌아간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대해 신용보증재단중앙회는 신용점수가 과하게 높게 책정되고 있어 신용등급이 1, 2등급인 이용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보증재단이 발급한 보증서를 토대로 최종적으로 대출을 승인해 주는 은행들이 고신용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정책금융에서도 고신용 쏠림이 공통으로 발견됐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햇살론 상품 중 하나인 ‘근로자 햇살론’ 이용자 중 950점 이상 ‘초고신용자’ 비중은 2021년 대비 3배 넘게 늘었다.

햇살론은 연 소득이 3500만∼4500만 원일 경우에는 신용점수 하위 20%여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해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연 소득 3500만 원 이하 차주에 대해선 보증 심사 과정에서 신용점수를 고려하지 않는다. 햇살론 보증기관인 서금원은 고신용 쏠림에 대해 신용등급은 높지만 소득은 낮은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지역신용보증재단 신용 보강 사업은 소상공인들이 주로 이용해 서민대출과 달리 매출과 담보를 확인하므로 평균 신용점수가 높아지는 측면이 있다”며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더라도 상환 능력을 따져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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