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듀오’ 라베크 자매 “각자의 개성이 함께 드러나는 게 듀오의 매력”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9일 13시 00분


“비결 같은 건 없어요. 기적과도 같다고 할 수 있죠. 핵심은 음악을 함께 만들고 연습하고, 새로운 레퍼토리를 배우고자 하는 열망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자매인 카티아(76)·마리엘 라베크(74)는 동아일보 서면 인터뷰에서 약 반세기 동안 듀오를 유지해올 수 있었던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들은 26일 서울LG아트센터, 2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미국 현대음악의 거장인 필립 글래스가 작곡한 ‘장 콕토 3부작’을 연주한다. 두 사람의 단독 내한 리사이틀은 2008년 이후 18년 만이다.

장 콕토 3부작은 프랑스 시인이자 영화감독 장 콕토(1889~1963)의 영화 ‘미녀와 야수’, ‘오르페’, ‘앙팡 테리블’을 바탕으로 글래스가 작곡한 오페라를 두 대의 피아노 버전으로 재구성해 자매에게 헌정한 작품이다. 공연에선 거대한 샹들리에 아래 강렬한 타건이 돋보이는 30여 곡이 연주된다.

카티아는 “글래스 음악의 놀라운 점은 두 대의 피아노만으로도 오케스트라에서 들을 수 없던 풍부한 음악을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마리엘은 “미녀와 야수 중 ‘정원 산책’을 연주할 때면 영화의 흑백 이미지들이 떠오른다”며 “장 콕토의 영화를 미리 감상하고 오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라베크 자매의 시작은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던 두 사람은 ‘솔로 피아니스트’라는 기존의 성공 공식 대신 남다른 듀오의 길을 택했다.

“파리 음악원에서 솔리스트로 1등상을 받았음에도 피아노 듀오로 활동하고 싶다고 하자, 음악원 측은 처음에 ‘피아노 듀오를 정식 실내악 범주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거절했어요. 하지만 결국 카티아가 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해 설득했고, 성공했죠.”(마리엘)

자매의 개척자 정신은 재즈, 바로크, 현대음악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거침없는 행보의 발판이 됐다. 특히 1981년 발매된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Rapsody in Blue)’는 50만 장 이상 판매됐다. 2016년 오스트리아 빈 쉔브룬 궁전에서 가진 야외 공연은 관객 10만 명이 운집했고, 세계 시청자 100만 명에게 생중계됐다.

두 사람은 “솔로 활동에 대한 갈망을 느낀 적은 없다”며 듀오로서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피아노 듀오의 매력은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과 무대를 함께 나눈다는 것입니다.”(카티아)

“저희는 무대 위에서도, 삶에서도 매우 다릅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개성이 함께 드러날 때 피아노 듀오 음악이 더 흥미로워진다고 생각해요.”(마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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