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평균의 2배인 복제약값, 16% 내린다

  • 동아일보

신약 가격 대비 기존 53%서 45%로, 올해부터 연차별 단계적으로 인하
2037년까지 건보지출 10조 절감 전망
희귀질환 등재 240일→100일 이내로
영세 제약사 “생존 기반 흔들려” 반발

만성 고지혈증 환자 김모(가명) 씨는 한 정에 663원인 고지혈증약(리피토정)을 매일 복용하고 있다. 건강보험을 적용받아 약값의 30%인 연간 7만2599원을 부담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약값이 한 정에 574원으로 인하돼 본인 부담금이 연간 9746원 줄어든 6만2853원만 낼 수 있게 된다.

정부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복제약(제네릭) 가격을 약 16% 내리기로 했다.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약값이 비싸게 책정돼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많고 환자 부담도 컸기 때문이다. 복제약은 신약의 특허가 만료된 뒤 다른 제약사가 신약의 성분과 효능이 같게 개발한 약이다. 김 씨가 복용하는 고지혈증약의 경우 복제약이 128종이다.

● 건강보험 적용 복제약 가격 16% 인하

보건복지부는 26일 제6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복제약 가격을 신약 대비 기존 53.55%에서 45%로 낮추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의결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국민의 약제비 부담을 완화하고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라며 “약값 조정은 올해 하반기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신약은 주요국 평균 약값의 90∼100% 선에서 책정된다. 하지만 특허가 만료되면 신약과 복제약 모두 약값은 53.55%로 하락한다. 국내 복제약 가격의 경우 2022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약 2.2배로 책정되는 등 비싼 편이다. 그동안 복제약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는 소홀한 채 복제약 판매에만 의존하고 영세 제약사가 난립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복지부는 복제약이 건강보험에 등재된 시점을 기준으로 그룹을 나눠 약값을 새로 정하되 제약업계가 받을 영향을 고려해 2036년까지 연차별, 단계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또 복제약이 난립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20번째 복제약부터 적용하는 ‘계단식 약값 인하’는 13번째 복제약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복제약 가격 인하로 올해부터 2037년까지 10조 원 이상의 건강보험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2037년 이후에는 연간 2조4000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

● 희귀질환 치료제 100일 이내 건보 등재

대신 의약품 개발에 매진해 온 혁신 제약사를 독려하기 위해 이들이 기존에 출시한 복제약 가격은 3, 4년간 신약 대비 47∼49%로 책정하기로 했다. 향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등을 개발한 혁신 제약사에는 복제약 가격을 최대 4년간 신약 대비 50∼60% 수준에서 정한다. 또 올해부터 희귀질환 치료제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현재 최대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단축하기로 했다.

제약업계는 반발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매출액 10억 원 미만이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영세한 곳이 많아 생존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복제약 가격 인하로 남는 건강보험 재원이 신약 개발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당장 경영만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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