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빌리던 처지서 기부자로… 사랑의열매, 생계 지원 ‘선순환’

  • 동아일보

생활비 부족에 시달리던 계한임 씨
7년간 도움받다 보험설계사로 재기
작년 300만원 기탁… ‘나눔리더’로

한국언어심리협회에 300만 원을 지정 기탁한 계한임 씨(가운데)가 지난해 9월 세종 사랑의열매에서 열린 ‘나눔리더’ 가입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랑의열매 제공
한국언어심리협회에 300만 원을 지정 기탁한 계한임 씨(가운데)가 지난해 9월 세종 사랑의열매에서 열린 ‘나눔리더’ 가입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랑의열매 제공
세종시에 사는 계한임 씨(53)는 지난해 7월 사랑의열매에 300만 원을 기부하며 ‘세종 나눔리더’로 가입했다. 나눔리더는 1년에 100만 원 이상을 기부하거나 기부를 약정한 개인 기부자를 뜻한다.

불과 5년 전까지 계 씨는 사랑의열매의 지원을 받는 수혜자였다. 2010년 남편과 이혼한 계 씨는 두 딸을 홀로 키워야 했다. 낮에는 식당에서 불판을 닦고, 밤에는 채칼을 조립하는 부업을 했다. 새벽에도 즙 배달을 하며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

하지만 생활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월세와 관리비 등을 내고 나면 수중에 남는 돈은 매달 몇만 원뿐이었다. 쌀이 없어 옆집에 빌리러 가야 했고, 결핵으로 입원했다가 병원비가 없어 퇴원을 못할 뻔한 적도 있었다.

이때 사랑의열매가 도움의 손을 내밀었다. 계 씨 가족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11차례에 걸쳐 월동비, 생활용품 등 111만 원 상당의 지원을 받았다. 계 씨는 “월동비는 난방비에 요긴하게 보탰고, 생리대 등 여성용품도 지원돼 큰 도움이 됐다”며 “그때부터 형편이 나아지면 내가 받은 도움을 꼭 돌려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후 계 씨는 보험설계사로 일하며 경제적으로 여유를 찾았고, 마음 한구석에 묻어뒀던 나눔의 결심을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계 씨는 사랑의열매를 통해 300만 원을 한국언어심리협회에 지정 기탁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어르신과 장애인 대상 문해교육 사업에 보탬이 되고 싶어서였다. 당시 해당 사업은 사업비 부족으로 운영 중단 위기에 놓여 있었다. 계 씨는 “시골에서 가난하게 자라 글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게 우리 어머니의 한이었다”며 “어르신들이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계 씨가 재직 중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도 힘을 보탰다. 계 씨의 기부 사실을 알게 된 회사가 계 씨의 기부액만큼 추가 기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관계자는 “회사는 평소에도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직원의 나눔 활동에 동참하게 돼 더욱 뜻깊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계 씨는 장애인 아동과 이주가정 등을 돕기 위한 추가 기부도 계획 중이다. 자녀들도 어머니를 따라 매달 2만 원씩 각자가 원하는 기관에 후원을 하고 있다. 계 씨는 “누군가의 나눔으로 지금의 나와 우리 가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랑의열매는 이번 사례가 수혜자가 기부자가 되고, 다시 기업의 후원으로 이어진 ‘나눔의 선순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성도 사랑의열매 모금사업본부장은 “앞으로도 기부를 통해 자립과 희망을 전하고 참여와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나눔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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