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KAIST 교수팀 분석 결과
위험 시기 최대 336일까지 지속
“봄철 중심 현행 산불 관리 체계
상시 대응 시스템으로 개편해야”
23일 오후 경남 밀양 삼랑진읍 검세리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에 확산되고 있다. 2026.2.23/뉴스1
기후변화로 한반도의 산불 위험기간이 최대 3.2배까지 늘어나면서 사실상 연중 산불 위험 상태에 놓일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형준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팀은 최근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의뢰로 분석한 산불 위험도 변화 양상을 발표했다. 김 교수팀은 고해상도 기상 데이터를 활용해 미래 기온이 산업화 이전에 비해 각각 1.5도, 2도, 4도 상승한 시나리오를 가정해 최초 산불 위험 발생 시점이 얼마나 앞당겨지는지 측정했다. 또 기온, 습도, 바람 등 기상 요소를 토대로 산불위험지수(FWI)를 산출해 지수가 20 이상이면 위험 시기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산업화 이전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4월에 시작된 산불 위험이 기온 상승에 따라 최대 1∼3개월 이상 빨라졌다. 하지만 산업화 이전에 비해 기온이 1.5도 오르면 산불 위험 시점은 평균 35일 앞당겨졌다. 경북 일부 지역은 1월, 경남권은 2월부터 산불 위험이 시작된다는 얘기다.
더 나아가 2도 오른 시나리오에서는 경북, 경남, 경기 서부, 전남 남부, 충북 등이 일제히 1, 2월부터 산불 위험이 시작됐다. 4도 오른 시나리오에서는 산불 위험 시점이 59일이나 앞당겨져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1, 2월부터 산불 위험이 시작됐다.
1년 동안 FWI가 20 이상인 날을 모두 더한 ‘산불 위험 기간’은 산업화 이전 시나리오에서는 평균 67일, 최대 186일이었다. 하지만 1.5도 상승 시나리오에서는 평균 163일, 최대 282일로 각각 100일 가까이 늘었다. 4도 오른 시나리오에서는 평균 214일, 최대 336일로 급증해 사실상 산불 위험이 1년 내내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부산과 대전, 광주, 대구, 울산, 경남이 연간 260∼340일이 산불 위험 기간인 ‘상시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서울과 경기, 인천은 220∼250일로 산업화 이전 대비 증가 폭이 가장 큰 ‘급증형군’으로 나타났다. ‘상대적 저위험군’인 제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산불 위험 기간이 190∼260일로 ‘고위험 전환군’에 해당됐다.
김 교수팀은 기존에는 산불 관리 체계가 봄철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연중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장기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선주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이번 연구는 한반도의 기후가 대규모 산불에 취약한 방향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산불의 연중 상시화가 예상되는 만큼 현행 방재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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