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 왕곡면 송죽리 금사정 동백나무. 500여 년 전에 심어진 이 동백나무를 주제로 한 축제가 올해 처음 열린다. 나주시 제공
천년 목사골 전남 나주에는 500년 역사와 향기를 간직한 동백나무 한 그루가 있다. 나주시 왕곡면 송죽리 ‘금사정(錦社亭)’ 옆에 심어진 동백나무는 높이 6m, 뿌리 근처의 줄기 둘레가 2.4m나 된다. 금사정은 조선 중종 14년인 1519년 조광조 구명 상소를 올렸던 나주 출신 태학관 유생 11인이 낙향해 ‘금강계(錦江契)’를 조직하고 세운 정자다. 이들은 정치의 비정함을 한탄하면서 변치 않는 절개를 상징하는 동백나무를 심었는데 500년이 넘은 오늘날까지 뿌리를 내리고 매년 꽃을 피우고 있다. 지금까지 조사된 동백나무 가운데 가장 굵고 크며 수세가 아름다워 2009년 천연기념물 제515호로 지정됐다.
금강계 후손 대표, 이장 등으로 꾸려진 금사정 동백축제 추진위원회가 올해 처음으로 동백나무를 주제로 축제를 연다. 29일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4시까지 다양한 공연과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왕곡 풍물패를 시작으로 시립국악단, 설장구, 시조 경창, 각설이 품바, 초청 가수 등의 공연이 이어진다. 초등학생 동백 사생대회, 마을별 윷놀이, 금사정과 동백나무의 역사적 고찰 강연, 동백차 시음, 동백꽃 압화 체험 등 이벤트도 진행된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금사정 동백나무를 테마로 한 마을 축제를 통해 주민 공동체를 키우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숨겨진 보물 같은 나주의 지역 문화를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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