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급 가시화’ 의대생 대표, 이주호 만날까…오늘 답신 시한 마지막

  • 뉴시스
  • 입력 2024년 3월 13일 06시 55분


코멘트

이주호, 의대협에 대화 제안…"13일 오후 6시까지 답 달라"
의대협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전제 없는 대화는 무의미"

ⓒ뉴시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전국 의과대학 학생단체 대표와 직접 만나자며 답을 달라고 요청한 시한인 13일이 다가온 가운데, 의대생과 정부가 실제 마주 앉아 대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이 부총리는 지난 11일 전국 40개 의대 학생 대표로 구성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측에 대화를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현재 의대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김건민 순천향대 의대 학생대표, 권나현 인제대 의대 학생대표, 전우혁 중앙대 의대 학생대표 등 3인이 공동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의대협 측 답신을 기다리겠다고 밝혔지만, 의대협 측은 전날(12일) 언론을 통해 증원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지 않는 이상 정부와의 대화는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정부가 의과대학 2000명 증원 추진을 원점 재검토해야 하며, 휴학 등 학사 운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교육부와 마주 앉아 대화할 수 없다는 게 의대협 측 주장이다.

교육부는 일단 이날 오후 6시까지 의대협 측 연락을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전날 오후까지 의대협 측에서 돌아온 답변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간에 (의대협이) 마음을 바꿀지 알 수 없지만 일단 13일 오후 6시까지로 답을 달라했으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의대생의 대화 가능성이 요원해 보이는 가운데,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 우려는 점점 더 현실화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학칙상 요건을 지켜서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은 누적 5451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의대 재학생(1만8793명)의 약 29%이 휴학계를 낸 것으로, 요건을 지키지 않고 제출한 휴학계까지 합하면 전체 의대생의 70%(1만4000여명)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수업 거부 등 단체행동이 나타난 대학은 6개교로 지난 10일(10개교)보다는 다소 줄었다. 나머지 대학에서는 개강을 연기하거나 수업을 일시 중단하는 식으로 학사 일정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의과대학을 보유한 대학들은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학사 일정을 늦추고 있지만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남 지역 사립대 관계자는 “상황을 봐서 개강을 계속 늦추고 있는데, 대학 입장에서도 상황이 빨리 정리됐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추가로 연기할지) 아직 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의대생과 이 부총리의 대화가 극적으로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지난 11일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전공의들이 비공개 만남을 가진 점에 비춰볼 때 대화의 여지가 아예 없진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대협 비대위원장들과 이 부총리가 마주 앉아 대화하더라도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 또한 깊다.

정부는 ‘2000명 증원’을 굽힐 생각이 없고 의대생 또한 정부의 증원 철회를 일관되고 요구하고 있어서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

의대생들이 전공의 등 의료계 전반과 행동·입장을 같이 하고 있는 만큼, 의·정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지 않는 이상 의대생들이 직접 나서서 정부와 화해할 기미는 없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증원 논의를 1년 미루고, 전공의와 정부 등이 참여하는 대화 협의체를 꾸려 다시 결정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의대 정원을 확정 짓지 말고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여·야, 국민대표, 전공의, 교수가 참여하는 대화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복지부는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은 더 늦추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제안을 거절했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전국 의대 교수들도 가세해 집단 사직을 예고하고 있다.

전날 전국 33개 의과대학 교수들이 모여있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성명서를 내고 “전공의와 학생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경우 현 사태를 야기한 정부에 대해 단호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고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도 정부가 합리적 방안을 내놓지 않는 이상 오는 18일 집단사직을 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