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XRVP 랩 “딥테크와 콘텐츠 산업 결합, 스타트업·대학·지역 상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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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3월 7일 1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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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는 한국 영화 산업의 메카로 통한다. 한국 영화 업계를 그냥 ‘충무로’라고 통칭할 정도로 상징적인 장소다. 최근에는 영화를 넘어선 영상 산업의 중심지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런 충무로에 확장현실(XR) 기술을 활용한 버추얼 프로덕션(VP) 스튜디오가 새롭게 들어섰다. 바로 동국대학교 충무로영상센터 신관 내 하이 스타트업 타운(HAI STARTUP TOWN)에 위치한 XRVP 랩(Lab)이다.

버추얼 프로덕션은 최근 몇 년 새 영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대세로 떠오른 촬영 및 제작 방식이다. 초록색 벽이나 바닥을 배경으로 촬영한 뒤 특수효과를 입히는 종전의 방식과 달리 대형 LED 화면을 활용하는 게 특징이다. LED 화면에 메타버스로 실감나게 구현한 가상 공간을 표시하고, 이를 세트장처럼 활용한다. 영상 제작 업계뿐만 아니라 홈쇼핑 업계 등에서도 활용되는 등 점차 활용도를 넓히고 있다.

XRVP 랩을 소개하는 전병훈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단장 / 출처=IT동아

동국대의 XRVP 랩은 캠퍼스타운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캠퍼스타운은 대학과 지자체가 손잡고 창업 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유망 기업 육성으로 창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지역 문제 해결이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린다.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단 전병훈 단장은 “올해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의 특화 분야는 문화 콘텐츠와 딥테크”라며 “충무로는 영화 산업의 메카이자 인쇄 산업의 메카다. 지역의 이 전통적인 문화 콘텐츠 산업에 딥테크를 결합해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동국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XRVP 랩은 동국대 충무로영상센터 신관 내 하이스타트업 타운에 위치해 있다 / 출처=IT동아

XRVP는 메타버스와 AI가 접목된 대표적인 딥테크 분야이자 문화 콘텐츠 기술의 대표적인 사례다. XRVP 랩은 동국대 캠퍼스타운의 특화 분야를 상징하는 공간인 셈이다. 동국대 창업기술원의 창업 지원 공간인 ‘메이커 스페이스 이지랩’의 XR 스튜디오를 맡았던 메타버스 전문 스타트업 디지포레가 이번 XRVP 랩 구축과 운영도 맡았다. 앞으로 XRVP 랩은 창업 기업들의 제품 및 서비스 홍보, IR 영상 등의 콘텐츠 촬영에 활용하는 등 지원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동국대 캠퍼스타운 사업단은 XRVP 랩에 대한 아이디어를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부터 구상했다. 당시 화상회의로 해외 바이어들과 만나야 했던 스타트업 대표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고,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실감형 콘텐츠를 보완책으로 떠올렸다.

XRVP 랩 구축과 운영을 맡은 디지포레의 박성훈 대표가 기술을 시연 중이다 / 출처=IT동아

팬데믹은 끝났지만 조금이라도 더 눈에 띄어야 하는 스타트업들에게 XRVP 랩을 통해 제작할 수 있는 홍보 콘텐츠가 판로 개척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동국대 캠퍼스타운 사업단은 기대 중이다. “창업자가 자신의 아이템이나 브랜드를 실감형 융복합 콘텐츠를 활용해 스토리텔링 한다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자신의 비지니스의 가치를 높이는데 확실히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동국대 캠퍼스타운은 현재 입주 기업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향후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XRVP 랩의 존재와 활용 방안을 알리고, 맞춤형 교육을 통해 다양한 협업 사례와 수요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단 전병훈 단장 / 출처=IT동아

XRVP 랩은 창업 기업 지원 외에도 대학의 콘텐츠 개발, 국가기관의 과제 수행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 사례 중 하나가 메타버스로 재현한 정각원이다. 정각원은 동국대 서울캠퍼스 안에 있는 불교사찰이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0호이기도 하다. 디지털 스캔으로 가상 공간에 재현한 정각원은 XRVP 랩의 기술 시연하는 ‘테스트 데모’이자 문화재 연구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선례가 될 전망이다.

전 단장은 XRVP 랩이 단순히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XRVP 랩을 단순한 무상 지원 공간으로 쓰기보다는, 캠퍼스타운 내외부 기업들의 수요를 바탕으로 자립할 수 있는 캠퍼스 사업의 사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전 단장은 “이런 신기술을 활용한 사업이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 비용을 받는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 수요 기업들도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사업에 좀 더 애착과 정성을 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입주 기업들에는 우선과 비용 지원 등 차등을 둘 예정이다.

동국대 캠퍼스 내 문화재인 정각원을 LED 화면 속 메타버스로 구현했다 / 출처=IT동아

XRVP를 비롯한 동국대 캠퍼스타운 사업에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건 ‘기업가형 대학’이라는 지향점에 한 걸음 다가서는 일이기도 하다. 전 단장은 “과거 대학의 임무가 취업 위주였다면 현재는 창업도 대학의 중요한 임무”이라며 “그만큼 창업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게 중요해졌다. 성공 사례를 만들기 위해 대학이 다방면으로 도움을 주고, 성공한 기업들이 다시 대학 발전에 기여하며 유망 기업 육성의 자양분을 마련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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