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간부 첫 소환조사…“사직 교사? MZ는 신인류, 그게 되겠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6일 10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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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소환조사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3.6/뉴스1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소환조사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3.6/뉴스1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이 6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의사들의 파업은) 가짜뉴스와 허위 선동에 맞서 싸우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전공의 집단 사직을 교사·방조한 혐의로 주 위원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주 위원장은 경찰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1978년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살인적인 저수가로 출발할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 의료보험이 도입된 이래 오늘의 이 사태는 이미 예견됐다”며 “의사들은 지난 수십 년간 현재의 잘못된 의료를 방치하면 언젠가는 대한민국 의료가 순식간에 몰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부터인지 사이비 관변학자와 이에 놀아나는 보건복지부 고위관계자들이 현 사태는 의사 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며, 따라서 의대 정원 증원만이 이 모든 사태의 해결책인 것으로 국민들을 호도하고 여론을 조작해 가고 있다”며 “이러한 여론과 정부의 잘못된 주장에 맞서 싸우는 의사들은 집단 이기주의고 밥그릇 싸움이나 하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치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 중 하버드대 연설에서 ‘허위 선동과 가짜뉴스로부터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된다’고 말했다”며 “오늘날 우리 의사들의 이런 저항이 가짜뉴스와 허위 선동에 맞서 싸우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강한 압박에 맞서 의사들은 이 운동을 비폭력 무저항 자발적 포기라고 명명했다”며 “자발적 포기라는 의미를 훼손시키지 않고 빨리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정부의 고집을 꺾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주 위원장은 전공의 집단사직 교사·방조 혐의에 대해 “교사한 적이 없기 때문에 교사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방조죄도 전공의 집단사직 상황을 우리가 알고도 가만히 뒀다는 건데 현 정부가 착각하는 것”이라며 “MZ세대는 완전히 신인류인데 우리가 후배들을 방조하고 교사했다는 것은 본질과 다른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주 위원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등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을 의료법 위반과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 1일 이들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아울러 노 전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주 위원장을 시작으로 노 전 회장은 오는 9일, 김 위원장과 박 위원장은 오는 12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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