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출산인데 상황 더 나빠지면 어쩌죠”…전공의 이탈 이틀째 불안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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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2월 21일 10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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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해 빅5 병원(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며 근무를 중단하기로 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시화하면서 공공 의료기관과 군 병원을 총동원하고 필요시 비대면 진료도 전면 허용한다고 밝혔다. 2024.2.20/뉴스1 ⓒ News1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해 빅5 병원(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며 근무를 중단하기로 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시화하면서 공공 의료기관과 군 병원을 총동원하고 필요시 비대면 진료도 전면 허용한다고 밝혔다. 2024.2.20/뉴스1 ⓒ News1
“출산이 두 달 뒤인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걱정이에요.”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의료 대란이 곳곳에서 나타나며서 환자들의 불안감도 더 커지고 있다. 특히 계속해서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는 임신부와 암환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전공의 집단 이탈 이틀째인 21일 오전 9시쯤 출산을 두 달여 앞두고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서 모 씨(37)는 “파업(전공의 이탈) 후 처음 병원을 찾았는데 현재까진 진료에 불편함이 없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 갑자기 전공의 선생님들이 파업하신다고 하니 솔직히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또 “암에 걸려 생사가 오가시는 분들도 있는데 죽음의 길에 서 있는 분들을 두고 의사들이 떠나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대병원을 찾은 30대 임신부 A 씨도 “아직 진료가 늦춰지거나 그런 부분은 없지만 혹시 모르니 불안하긴 하다”고 말했다.

‘빅5’로 불리는 서울 주요 병원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한산했다. 전공의 집단행동에 대비해 수술 및 진료, 입원 일정 등을 조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암으로 투병 중인 환자와 가족들도 불안을 나타냈다.

3년째 방광암으로 투병 중인 남편과 함께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최 모 씨(80)는 “남편이 방광암이라 지속해서 치료해야 하고, 연세도 많은데 의사들이 환자를 볼모로 이렇게 하면 안 된다”며 “경기도 안 좋은데 이렇게 하면 국민들이 더 불안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초등학교 5학년에 올라가는 손자와 함께 병원 진료를 보러 안동에서 올라온 정 모 씨(57)는 “환자 생명 갖고 너무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내 가족의 문제가 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곱지만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22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점검 결과 소속 전공의의 약 71.2% 수준인 8816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63.1%인 7813명으로 늘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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