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만 먹으면 금방”이라는 자체 핵무장…얼마나 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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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2월 8일 1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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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대담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2024.2.7/뉴스1
7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대담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2024.2.7/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시일이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라고 언급한 자체 핵무장의 기간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의 기술 수준에 비춰 1~2년이면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리 군이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 등 핵투발 수단도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에 핵탄두 개발에만 나선다면 자체 핵무장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오후 방영된 한국방송공사(KBS) 신년 대담에서 “핵 개발 역량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에 비춰 마음만 먹으면 시일이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어떤 분은 한국은 북한같이 단단한 화강암층이 없어서 지하 핵실험을 하기 어려워서 곤란할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도 들었다”면서도 “종합적으로 우리가 마음을 먹으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현재 25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고, 원전 기술을 해외에 수출까지 하는 ‘원전 강국’으로 평가받는다. ‘마음만 먹으면’ 1~2년 안엔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 1~2년 안엔 핵물질과 재처리 시설 등 제반 환경을 갖추는 시간도 포함된다.

통상 핵무기 개발 단계는 △핵물질 획득과 기폭장치 개발 △핵 폭발장치 제조 △핵실험 △소형화 및 전력화로 나뉜다.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 2023.9.26/뉴스1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 2023.9.26/뉴스1
국내 원전 가동으로 핵연료인 ‘플루토늄 239’를 얻을 수 있는데, 이를 재처리하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 소량의 핵탄두 개발이 목적이라면 그에 알맞은 규모의 재처리 시설을 짓는 데는 6개월이면 충분하다는 전망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자체 핵무장을 위해선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시설이나 우라늄 농축시설을 지어야 한다”라며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기술은 다 있기 때문에 빠르면 1년 안에도 초보적인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라고 봤다.

핵실험 또한 화강암 기반의 산이 남한에도 적지 않기 때문에 북한처럼 갱도 등 지하시설에서 핵실험도 가능하다고 정 센터장은 진단했다.

핵공학 박사인 이상규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생산능력이나 시설에 따라 다르겠지만 2년 이내에 핵무기 개발이 가능하다고 본다”라며 “만약 물질과 시설이 갖춰져 있다면 6개월 안에도 핵무기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플루토늄이 아닌 ‘우라늄 235’를 핵탄두로 개발하는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국내에 우라늄 광산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광산을 발견하더라도 채굴과 농축 등 과정을 거치려면 2년이 더 걸릴 수 있다. 수입을 추진하더라도 수출국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을 이유로 수출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이 위원은 “실제 핵실험을 해 보는 것이 검증 측면에서 확실하다”라면서도 “만약에 기술력이 충분하다면 실제 핵폭발 실험을 하지 않았고, 임계 전 핵실험이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스라엘은 아직 핵실험을 하진 않았지만 높은 기술력으로 인해 암묵적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정성장 센터장은 또 “핵탄두보다 투발 수단을 만드는 데 비용이 4배 정도 더 든다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우리가 지금 핵을 개발한다고 하면 아마 북한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경제 제재를 받게 된다”라며 “현실적이지 못한 얘기”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는 아마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핵확산방지조약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라며 “국가 운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NPT를 철저하게 준수하는 것이 국익에도 더 부합한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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