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긴축 장기화 여파… 환율 연중 최고, 코스피는 나흘연속 하락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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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2원 올라 1348원
파월 발언이후 美 국채금리 상승
기관 4730억-외국인 455억 순매도
中헝다 재차 위기, 시장 불안 부추겨

향후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6일 코스피가 1.3% 이상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 증시와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향후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6일 코스피가 1.3% 이상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 증시와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미국 긴축 장기화 여파로 26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장기화와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우려로 강(强)달러 현상이 심화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부동산 위기 재점화도 투자 심리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0원 급등한 1348.5원으로 마감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23일(1351.80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1349.3원까지 올랐다. 올 들어 환율은 지난달 17일 1343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등락을 거듭하다 이달 들어 다시 오르는 추세다. 코스피는 기관과 외국인 매도세에 전날보다 32.79포인트(1.31%) 내린 2,462.97에 거래를 마쳐 나흘 연속 하락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4730억 원, 455억 원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4976억 원 순매수했다.

이날 원화 가치와 주가 하락은 최근 연준의 긴축 기조 영향이 컸다. 앞서 20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동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을 연준 목표인 2%까지 되돌리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글로벌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미국 긴축 기조 장기화와 이에 따른 강달러는 외국인 투자가의 이탈을 부추긴다. 고금리에 따른 글로벌 투자심리 악화는 신흥국 주식 등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낮출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 투자가들은 코스피에서 455억 원, 코스닥시장에서 986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는 1조3079억 원을 팔았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각국 채권 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25일(현지 시간) 기준 연 4.5%를 넘어섰다. 세계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0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다. 30년물 미 국채 금리도 4.65%로 마감해 2011년 이후 가장 높았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그룹이 재차 위기를 맞은 것도 금융시장 불안에 한몫했다. 샤하이쥔(夏海鈞) 전 최고경영자(CEO)와 판다룽(潘大榮) 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구속되고 신규 채권 발행이 중지되는 등 악재가 한꺼번에 터졌다. 25일 헝다는 중국에서 발행한 40억 위안(약 7338억 원)의 채권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홍콩 증시에서 헝다 주가는 25% 이상 급락하며 최종 파산이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경제 지표 등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몇 주 안에 나오는 미국 경제 지표들이 부진하면 환율이 1360원대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美긴축 장기화#환율#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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