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태닉호를 보기 위해 심해 잠수정 ‘타이탄’에 올랐다가 숨진 5명의 탑승객은 타이태닉호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함께 탐험에 대한 열망이 높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탑승객 중 최고령인 프랑스 국적의 폴 앙리 나르젤렛(77)은 ‘미스터 타이태닉’이라는 별명을 가진 해양 탐사 전문가다. 해군 출신인 그는 1987년 최초의 타이태닉호 복구 작업을 이끌었고 37회에 걸쳐 북대서양을 잠수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타이태닉호 선체 인양권을 가진 기업 ‘RMS 타이태닉’에서 5000여 개에 이르는 유물 발굴 작업을 이끌기도 했다.
항공업체 ‘액션애비에이션’ 회장이자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로 알려진 해미쉬 하딩(58)도 여러 기네스 세계기록을 보유한 탐험가다. 2019년 제트기 세계 일주 최단시간 기록을 경신했고, 2021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에서 가장 오래, 가장 멀리 해저를 탐사한 기록도 세웠다. 지난해에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민간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을 통해 우주여행을 다녀왔다.
타이탄 운영사인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스톡턴 러시 최고경영자(CEO)는 부인이 1912년 타이태닉호 침몰로 사망한 스트라우스 부부의 고손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등석에 탔던 이 노부부는 사고 당시 다른 이들에게 구명보트를 양보한 뒤 죽음을 맞았다고 한다. 러시 부부는 타이태닉 잔해를 수차례 찾아 나서기도 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아들 술래만(19)과 함께 타이탄에 오른 파키스탄의 재벌 샤자다 다우드(48)는 파키스탄의 최대 식품·비료기업인 엔그로 홀딩스 부회장이다. 그의 누나는 미 NBC 인터뷰에서 “동생은 어릴 때부터 1958년 영화 ‘타이태닉호의 비극’을 여러 번 봤을 정도로 타이태닉에 집착했다”라며 “조카인 술래만은 이번 여행이 무섭다고 말하면서도, 아버지를 기쁘게 해주려 동반 탑승을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타이탄 해저 탐사를 두고 1인당 비용이 25만 달러(약 3억4000만 원)에 달하는 초호화 익스트림 관광 상품이란 시각도 있다. 일각에선 14일(현지 시간) 그리스 해안에서 파키스탄인 약 400명을 포함해 최대 750명의 실향민이 탄 선박이 침몰한 상황에서 억만장자들이 초호화 관광에 나서다 변을 당한 사건에 세계에 이목이 쏠리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영국 BBC 등은 “비슷한 시기 발생한 두 사건이 다른 대우를 받는 것에 대해 계층 분열을 언급하는 논쟁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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