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에 러 전술핵’ 우려 고조…獨 “무책임”·야권 “안보 위협”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28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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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벨라루스 전술 핵무기 배치 계획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일 정부는 “무책임하다”고 규탄했고 벨라루스 야권은 “국제 안보를 위협한다”고 맹비난했다.

27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안드레아 사세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베를린에서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계획에 대해 “핵 위협을 위한 또 다른 시도”라며 “이 발언은 무책임하고 우리는 명시적으로 거부한다”고 비판했다.

또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확고한 지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외교관 30명 추방이 임박했다는 독일 언론 보도에 대해선 “현재 그런 조치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벨라루스 야당 지도자인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도 이날 CNN 인터뷰에서 “벨라루스를 종속시키기 위한 것이자 헌법 위반”이라며 “국제 안보를 위협하고 국민의 의지에도 반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우리는 핵보유국이 아니고 우리 국가에 핵무기를 배치하고 싶지도 않다. 우리는 두 지도자의 야망을 위해 전장에서 죽이거나 죽임을 당하고 싶지 않다”고 역설했다.

그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향해서는 “푸틴 대통령의 모든 명령을 이행하는 테러리즘의 후원자”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완전 공범”이라고 맹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 루카셴코 대통령과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수십년동안 해 온 것처럼 동맹국 영토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이라면서 “핵무기 이전은 아니며 통제권은 러시아가 가질 것”이라고 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은 아니라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 운반체계인 이스칸데르 미사일 여러 대와 전술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항공기 10대를 이미 벨라루스에 주둔시켰다면서 오는 7월1일까지 전술 핵무기 저장고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핵무기를 언제 배치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 전진 배치는 서방과 우크라이나의 우려를 사고 있다.

러시아의 우방 벨라루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장 동쪽에 있는 폴란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우크라이나와는 남쪽으로 국경을 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넘어 동유럽이 핵 전쟁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을 향해 여러 차례 수사(rhetoric)적으로 핵 위협을 해왔다. 지난달 28일엔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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