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으로 퍼지는 아파트값 조정…대구·세종·전남 하락률 50%↑

  • 뉴스1
  • 입력 2023년 2월 21일 08시 18분


코멘트
대구 도심 아파트. 특정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대구 도심 아파트. 특정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전국 아파트 매매 시장이 조정장으로 접어들면서 일부 지방은 낙폭이 50%를 상회하고 있다. 가격 하락폭이 줄고 거래량이 늘며 연착륙 가능성을 보이는 서울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기 지방 아파트 수급 예측에 실패한 측면이 있어 당분간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대구, 세종, 전남 등 지역 아파트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모두 자산 가격 상승기 아파트 가격이 수도권과 함께 큰 폭으로 올랐던 곳이다. 작년 말부터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이달 들어 낙폭이 50%를 상회하며 사실상 ‘반값’, ‘3분의 1값’ 처지로 전락한 것이다.

세종시 호려울마을3단지 84㎡는 지난 13일 4억9000만원에 거래되면서 2021년 5월 최고가 11억5500만원 대비 57% 하락률을 보였다. 수루배마을1단지는 96㎡가 6억6500만원(2월14일)에 매매, 2021년 3월 15억보다 55% 내렸다. 해들6단지e편한세상세종리버파크는 99㎡가 7억원(2월11일)으로, 2021년 5월 14억에서 정확히 반값이 됐다.

대구의 하락세도 만만치 않다. 수성구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이 한창이던 2020년 10월 75㎡가 13억9000만원까지 올랐던 만촌삼정그린코아에듀파크는 지난 12일 반값인 6억9000만원에 팔렸다. 서구 중리일신4차 55㎡는 2021년 6월 2억3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었지만 2년도 되지 않은 이달 13일 1억500만원에 거래돼 54% 떨어졌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16일 오후 서울 의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수도권 공공기관 전남 이전 국회 토론회에서 인사말를 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2023.2.16 뉴스1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16일 오후 서울 의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수도권 공공기관 전남 이전 국회 토론회에서 인사말를 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2023.2.16 뉴스1


전남 순천에선 중흥S클래스메가타운6단지 84㎡가 2021년 1월 6억원에서 이달 8일 2억9800만원에 거래되며 2년 만에 정확히 반값이 됐다. 경남 창원 힐스테이트아티움시티 84㎡도 2021년 11월 9억8500만원 대비 46% 하락한 5억2400만원(2월13일)에 거래됐다. 언급된 아파트 단지 중 100여가구 규모인 대구 중리일신을 제외하면 모두 1000~2000가구 안팎의 대단지다.

이 같은 지방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전국적인 조정 추세와 맞물려 이뤄지는 것이지만, 그 낙폭은 훨씬 가파르다. 서울의 대표적인 부동산 투자 집중 지역인 강남·서초·송파 3구나, 이른바 ‘영끌족’이 몰린 노원·도봉·강북 3구 모두 최근 2주 사이 고점 대비 매매가 하락 폭은 30% 안팎에 그친다. 단기간내 급격한 가격 하락으로 인한 부작용이 서울보다 지방에서 더 클 수 있단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가격 하락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초부터 수요 예측에 실패한 초과 공급 물량이 예정된 데다, 가뜩이나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이들 지역엔 산업 투자나 별다른 호재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과 달리 대구 등 지방에는 계속 공급 계획이 잡혀 있고 이미 중단이 어려운 (공급) 사업이 많아 좀 더 하락할 여지가 있고 당분간은 크게 오르기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구는 올해와 내년 6만3858가구가 입주 예정으로, 서울 입주 예정 가구수(6만1752세대)보다도 많다. 같은 기간 세종은 9123가구와 인근 대전 2만5184가구 및 충남 5만659가구, 전남 2만288가구, 경남 3만9480가구 등의 입주 물량이 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현재 낙폭이 큰 지역들은) 몇 년간 저금리 유동성을 통한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이라며 “최근 (서울) 강남도 수억씩 조정을 받는 만큼 올라간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가격이 강하게 조정받으면 거래량이 회복되는 면이 있어 낙폭은 좀 줄 수 있다”고 봤다.

올 연말 가시화될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은 지방 부동산 가격과 관련된 최대 변수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들의 유치 경쟁도 치열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있다.

송 대표는 “공공기관은 임금인상도 보수적인 집단이고 지역 내 소비에도 한계가 있어서 (지방 집값을 반등시키기엔 효과가) 한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전이 이뤄지는 지역에 한해 선별적으로 수요 공백을 일부 메우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일단 지방은 작년에 수도권보다 가격이 덜 빠졌기 때문에 지금 더 하락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