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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英 수낵 “中과 황금시대 끝났다”… 對中 강경정책 예고

입력 2022-11-30 03:00업데이트 2022-11-30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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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공안, BBC 기자 구타’ 언급하며 취임후 첫 외교정책 연설서 경고
英, 신규 원전 사업서 中기업 배제… 中 “난폭한 내정간섭” 강력 반발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28일 수도 런던에서 열린 한 연회에 참석해 활짝 웃고 있다. 런던=AP 뉴시스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28일 수도 런던에서 열린 한 연회에 참석해 활짝 웃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28일 취임 후 첫 외교정책 연설에서 “무역을 통해 중국의 정치·사회 개혁을 유도할 수 있을 거란 순진한 발상과 함께 영국과 중국의 ‘황금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황금시대란 2015년 침체된 영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국 투자 유치가 절실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예고하며 도입한 개념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함께 중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세계질서를 바꾸려는 세력으로 인식되면서 미국과 민주주의 가치 동맹 구성을 추진하는 유럽에서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더 강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올 6월 처음으로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했다.

수낵 총리는 전날 중국 ‘제로 코로나’ 항의 시위를 취재하던 영국 BBC방송 기자가 공안(경찰)에게 구타당하고 체포된 일을 언급하며 “중국은 우리 가치와 이익에 체계적 도전을 가하고 있으며 이 도전은 중국 권위주의가 강화되면서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의식적으로 모든 국가권력을 지렛대 삼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며 “영국은 미사여구가 아닌 굳건한 실용주의로 국제적 경쟁자들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재무장관 시절 대중(對中) 온건파로 불린 수낵 총리의 경고 메시지는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정부는 29일에는 총 투자금 약 200억 파운드(약 32조 원) 규모의 자국 내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설계 사업에서 중국 국유 기업을 배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중국광허그룹(CGN)과 프랑스 전력공사(EDF)가 영국 동부 서퍽주에서 건설 중이던 사이즈웰C 원전 사업에서 CGN을 제외시켰다. EDF와 CGN이 각각 투자금의 80%,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결정은 일부 영국 의원들이 중국의 원자력 산업 참여에 우려를 표명한 뒤 나왔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BBC방송 기자의 체포 관련 수낵 장관 발언에 대해 “흑백전도” “난폭한 내정간섭” 등의 거친 언어를 쓰며 반발했다. 자오 대변인은 수낵 총리가 중국의 체계적 도전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유럽의 탈(脫)중국화 움직임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나토는 29∼30일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열리는 외교장관 회담 주요 의제로 대중 견제 정책을 다룰 예정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5일 “중국 같은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나토 의존도를 평가하고 ‘중국 도전’에 맞설 대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1일 중국을 방문하는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이 예정대로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게 되면 제로 코로나 항의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 우려를 전달할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며칠 확대된 중국 시위는 유럽 국가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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