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미분양 등 건설업계 위기… 공공투자 확대-규제 완화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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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건설산업의 위기와 기회

1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동아 건설·부동산 정책포럼’에서 이원재 국토교통부 1차관이 ‘주택공급 정책 및 제도개선 방향’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1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동아 건설·부동산 정책포럼’에서 이원재 국토교통부 1차관이 ‘주택공급 정책 및 제도개선 방향’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올해 국내 건설투자 규모는 259조 원으로 2015년 이후 최저치가 될 전망입니다. 공공부문 투자를 늘리고, 주택 시장은 선(先) 규제 완화가 필요합니다.”(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미분양이 늘고 있는 경북 경주 포항, 대구 대전 세종 인천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터질 수 있는 위험지역입니다.”(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

동아일보와 채널A가 1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복합위기 시대, 주택건설산업의 위기와 기회’라는 주제로 개최한 ‘2022 동아 건설·부동산 정책포럼’에서는 당장 건설업계가 직면한 위험 요인을 들여다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참석한 정부와 국회,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고, 성장 동력을 확보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건설사 부실 우려 큰 우발채무 6조 원”
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이원재 국토교통부 1차관은 “고(高)물가, 고(高)환율로 건설 자재 가격이 오르는 등 경제 전반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금리 인상과 미분양 등으로 건설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재 부동산 시장을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부동산 시장은 자잿값 급등에 시장 침체가 겹치며 미분양이 늘고 착공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 전국 주택 미분양 물량은 올해 9월 말 기준 전국 4만1604채로 지난해 말(1만7710채)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올 1∼8월 착공 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했다.

이날 ‘2023년 국내 건설산업 이슈 진단’ 발표에 나선 박철한 연구위원은 “내년 국내 건설 수주액은 206조8000억 원으로 올해(223조5000억 원) 대비 7.5%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부 지출 구조조정 등으로 공공수주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민간주택 부문 역시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현 책임연구위원은 ‘건설산업 PF 리스크 진단과 제언’ 발표에서 “호황기 때 공격적인 투자를 했던 건설사를 중심으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건설사들은 유동성을 확보하고 리스크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대형·중견건설사 22곳의 우발채무는 18조4000억 원이었다. 사업 단계와 사업성(분양률), PF 대출 만기 등 위험요인에 가중치를 부여해 실제 부실 우려가 큰 ‘조정 우발채무’는 5조8000억 원으로 조사됐다.
○ “연착륙 위한 선제적 대응 필요”
참석자들은 정부와 건설업계가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위험이 커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 차관은 “이미 규제지역 해제 등의 조치를 취했고, 앞으로도 국민에게 불편을 준 세제를 정상화하고 대출규제는 합리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1기 신도시 정비기본계획과 마스터플랜을 2024년 내로 수립하는 한편 안전진단 완화 등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잿값 급등이 공사비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스마트 건설 등 건설 산업 혁신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했다. 특히 500억 달러 해외 건설산업 수주 등 제2 중동 붐 실현을 위해 외교 역량도 집중시킬 계획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를 대비해 공공부문에서 선제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토목 등 건설 투자 규모가 줄어들면 국내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공공부문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2024년 착공 예정 물량을 내년으로 앞당겨 경기침체 위험을 적절히 흡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대응책도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길제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인구구조·주거의식 변화와 미래의 주거’ 발표에서 “1인 가구 수가 2050년 전체의 39.6%, 65세 이상 가구주 비중이 51.6%로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이어 “1인 가구 증가세에 맞춰 중소형 주택을 공급하고 내부 공간 활용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주택 공급 때부터 개인 라이프스타일에 대응해 입지, 유형 등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며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며 “국토교통위원으로 입법적 대안을 마련하고 빠르게 추진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명교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 이영규 한국주택협회 상근부회장 직무대행,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GS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부영그룹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2022 동아 건설·부동산 정책포럼#건설업계#주택건설산업#미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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