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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PC방들 “전기료 겁나 ‘24시간 영업’ 중단”

입력 2022-06-30 03:00업데이트 2022-06-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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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전기-가스료 인상 앞두고 자영업자와 취약계층 등 부담 가중
PC방 컴퓨터 140대중 70대 스톱… 오전 6~11시까지 영업 접기도
식당선 “재료값 인상에 전기료까지… 에어컨은커녕 선풍기 켜기도 겁나”
29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PC방에 “전기료 절감을 위해 일부 좌석의 운영을 중단한다”는 안내문 뒤로 일부 PC의 전원이 꺼진 채 놓여 있다. 이 PC방은 최근 총 140대의 PC 중 70대의 전원을 꺼두고 있다. 한국인터넷피씨카페협동조합 제공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무더위 속에서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이 예고되자 자영업자와 취약계층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를 반겼던 자영업자들은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인한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기료와 도시가스 요금 인상까지 예고되자 ‘가게를 계속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울상을 짓는 모습이다.
○ 무더위, 재료값, 전기료로 삼중고(苦)
경기 고양시에서 20년째 PC방을 운영 중인 A 씨는 지난주부터 컴퓨터 140대 중 절반인 70대의 운영을 중단했다. A 씨는 29일 “손님도 없는데 PC를 그냥 켜놓자니 전기료가 부담돼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에 따르면 PC방의 전기요금은 100석 규모 기준으로 통상 월평균 300만 원 안팎이 나온다. 상시 냉난방이 필요한 여름과 겨울에는 400만 원에 육박하는데 이른 무더위 때문에 에어컨을 강하게 틀지 않으면 손님들의 불만이 쏟아진다.

경기 용인시에서 PC방을 운영 중인 김모 씨(43)는 “올 4월에도 전기료가 올라 월 20만 원씩 더 내고 있는데, 7월부터 또 오르면 월 20만∼30만 원 이상씩 더 나가게 될 것 같다”며 “매출 중 전기료 비중이 10%가 안 돼야 운영이 가능한데, 조만간 이를 넘어설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일부 PC방은 24시간 영업을 중단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6년째 PC방을 운영 중인 박모 씨(79)는 최근 오전 6∼11시 운영을 중단했다. 박 씨는 “요즘 전기료가 비싸 에어컨 틀기도 솔직히 겁난다”고 했다.

식당들도 걱정이 크다. 식용유와 밀가루 등 재료값이 급상승했는데 전기료와 가스요금까지 오르면 원가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광주에서 냉면집을 운영하는 강동호 씨(55)는 “음식 질은 유지해야 하는데 원가가 크게 오른 데다 전기·가스 요금까지 더 올린다니 눈앞이 캄캄하다”고 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주점을 운영 중인 이모 씨(37)도 “지난해 여름엔 늘 에어컨을 켜뒀는데, 올해는 선풍기 켜기도 조심스럽다”며 “7월부터 전기료 부담이 월 5만∼10만 원씩 커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 “전기료 인상으로 월세도 오를 듯”
서울 종로구, 영등포구 일대 쪽방촌 주민들은 전기료 인상이 월 임차료 인상으로 이어질까 봐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쪽방촌에선 집주인이 세입자 전기요금을 월세에 포함해 받는 게 보통이다.

이날 동아일보 기자가 찾은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주민 박모 씨(62)는 “전기요금이 더 오르면 결국 월세가 오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위를 피해 골목을 돌아다니던 변모 씨(79)는 “선풍기도 무더위엔 소용없다”며 “전기요금이 오르면 잠깐씩 공용 에어컨 트는 시간도 줄어들 텐데 걱정”이라고 했다.

‘홈리스행동’의 이동현 씨는 “쪽방촌 집주인들이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임대료를 인상하거나 에어컨 사용 시간을 줄이고, 가전 사용에 대한 추가 비용을 받게 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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